2021/05/12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마이클 셸런버거

채식주의·종이봉투·풍력발전이 친환경? 그건 당신의 착각! - 조선일보
채식주의·종이봉투·풍력발전이 친환경? 그건 당신의 착각!
反核·채식했던 30년 환경운동가
“전 인류 채식해도 탄소 겨우 4%↓
종이백 44번 써야 비닐보다 친환경
獨 풍력발전 年 1조마리 곤충 죽여
종말론적 환경주의, 유사종교일 뿐”
양지호 기자
입력 2021.05.01 03:00 | 수정 2021.05.01 03:00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노정태 옮김|부키|664쪽|2만2000원

환경보호에 진심인 사람이 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인 풍력발전으로 집 전기를 댄다. 잡화점에서 물건을 사면 비닐봉지 대신 종이봉투에 담아온다.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실 때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쓴다. 동물 복지를 위해 목장에서 방목해 키워 얻은 쇠고기를 먹는다. 이 사람은 지구 환경 보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을까.

저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풍력발전은 기류를 타고 이동하는 철새와 곤충을 죽여 생태계를 파괴한다. 종이백은 제조 과정에서 비닐봉지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44회 이상 재사용해야 비닐봉지보다 친환경적이다.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연간 900만톤의 플라스틱 중 빨대는 0.03%에 불과하다. 방목한 소는 사육 기간이 더 길어지면서 더 많은 사료를 먹고 방귀를 뀌므로, 고기 1㎏당 탄소 배출량이 공장식 축산으로 기른 소보다 4배 많다. 지구와 동물을 위한다는 ‘인간의 착각’이라는 것이다. 이런 노력보다 탄소 배출량이 거의 없는 ‘원자력’을 쓰는 것이 낫고, 어획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거북이를 지키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30년 이상 환경운동가로 활동했고, 2008년 미국 타임(Time)지가 선정한 ‘환경 영웅’인 마이클 셸런버거는 책에서 기후변화 위험은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Apocalypse Never)’라는 책의 원제처럼 지구의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다. 2007년에서 2018년 사이 미국은 탄소 배출량을 27%, 영국은 63% 낮췄다. 1920년대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은 삶은 540만명이었지만 2010년대는 40만명에 불과했다. 기후변화에도 세계 식량 생산량은 2050년까지 최소 20% 늘어날 것이라는 국제연합(UN) 연구도 있다. 기후 재앙의 상징처럼 된 북극곰은 온난화에도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는 근거는 없다. “2030년쯤 문명은 종말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일부 보도, ’2050 거주불능 지구' 같은 책은 크게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2018년 파리의 한 수퍼마켓에서 비닐 사용을 줄이자며 벌어진 ‘플라스틱 어택’ 시위. 저자는 “비닐봉지가 종이봉투나 에코백보다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한다. /플라스틱어택파리 인스타그램
2018년 파리의 한 수퍼마켓에서 비닐 사용을 줄이자며 벌어진 ‘플라스틱 어택’ 시위. 저자는 “비닐봉지가 종이봉투나 에코백보다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한다. /플라스틱어택파리 인스타그램
이어 그는 환경보호에 대한 일련의 신념을 도장깨기 하듯 해체한다. 먼저 채식주의. 흔히 채식주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고 생각한다.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사료로 쓸 곡물을 재배할 필요도 없고 소와 돼지 등이 트림하고 방귀를 뀌며 내놓는 메탄 같은 온실가스 배출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전 지구적으로 보면 모든 인간이 채식주의자가 되더라도 탄소 배출량은 고작 전체의 4%가 줄어들 뿐이다.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는 태양광과 풍력발전도 초라한 실체가 드러난다. 이들이 원자력보다 비효율적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저자는 “미국 전체 국토의 25~50%를 태양광·풍력발전소로 만들어야 현재 미국에서 소비하는 모든 에너지를 댈 수 있다”고 한다. 풍력발전은 자연 친화적이지도 않다. 2018년 독일 연구에 따르면 풍력발전 과정에서 매년 약 1조2000억 마리의 다양한 곤충이 죽는다. 곤충 무리는 기류를 이용해 이동하는데 그 ‘기류’가 있는 곳이 효율이 좋아 발전기가 설치되기 때문이다. 조류와 박쥐도 비슷하게 풍력발전기에 희생된다. 저자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에게 탈원전 정책 재검토를 촉구하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그린 뉴딜이 아니라 그린 뉴클리어(원자력) 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연을 보호하는 것은 ‘인류의 문명’이라는 아이러니도 설명한다. 숲을 보전하려면 어떤 조치를 해야 할까. 발전소가 있어야 한다. 저개발국에서 전기가 없어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일을 막아준다. 공장도 있어야 한다. 숲을 태워 농사짓는 화전민은 공장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공장식 축산을 도입해야 한다. 브라질처럼 아마존을 불태워 만든 목초지에 소를 키울 필요가 없어지면서, 원시림을 보전할 수 있다.

저자는 인류 문명이 종말을 맞을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을 ‘환경 종말론자’ ‘기후 양치기 소년’이라 부르며 경계한다. 이들이 유사 종교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종교에서 제공하는 것과 같은 영적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세계를 기후변화에서 구하기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삶의 목적을 제공해준다.” 저자는 자신도 한때 그 신도 중 한 사람이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기후변화가 엄연한 현실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 해법은 ‘자연’이 아니라 ‘문명’에 있다고, 인류가 더 발전해야 기후변화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는 논리를 현장 사례와 80페이지에 달하는 참고 문헌으로 뒷받침한다.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가 아니고, 포경을 멈춘 것은 그린피스가 아니라 고래기름 대체재 발견이며, 플라스틱 발명이 거북이를 구했다는 ‘깨알 지식’도 책이 선사하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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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   
마이클 셸런버거 (지은이),노정태 (옮긴이)부키2021-04-27원제 : Apocalypse Never: Why Environmental Alarmism Hurts Us All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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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664쪽145*212mm863gISBN : 978896051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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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환경 구루” “기후 구루” “환경 휴머니즘 운동의 대제사장”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환경, 에너지, 안전 전문가 마이클 셸런버거가 30년간의 현장 활동과 연구, 고민과 열정, 대안과 해법을 총결산해 선보이는 문제작이다. 이 책은 기후 변화를 둘러싼 논란, 특히 최근 만연하고 있는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환경 운동 진영과 과학계뿐 아니라 언론과 일반 대중에게까지 큰 파장과 충격을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에서 우리는 “얼음이 녹아 북극곰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 “아마존이 곧 불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린피스가 고래를 구했다” 같은 익숙한 통념과 정반대되는 과학적 근거와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또 “공장이 떠나면 숲이 위험해진다” “자연을 구하려면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역설을 이해하게 된다. 나아가 “원자력은 지극히 위험하고 비싸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가 유일한 길이다”라는 주장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분명히 깨닫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환경 문제에서 허구와 사실을 또렷이 구분하고, 기후 위기 대응에서 우리가 가진 긍정적 잠재력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하여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번영을 가져다주는 진정한 해결책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 기후 변화의 진실을 찾아서

1_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 자연은 회복하고 인간은 적응한다 | 진짜 지옥은 이런 곳이다 | 수십억 명이 죽는다고? | 자연재해 피해 규모를 좌우하는 진정한 요인 | 기후 변화 대책보다 발전이 더 절실한 사람들 | 누가 위기를 부풀리는가 | 기후 종말은 없다

2_ 지구의 허파는 불타고 있지 않다
지구의 허파를 구하자 | “그 말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요” | 환경 식민주의자의 모순된 눈물 | 하늘에서 내려다본 낭만과 가난한 땅의 현실 | 인류 발전의 밑거름이 된 불과 삼림 개간 | 그린피스와 파편화된 숲 | “아마존 기부금 따위 도로 들고 가시오” | 환경 양치기를 넘어서

3_ 플라스틱 탓은 이제 그만하자
“정말 미안해, 거북아” | 플라스틱의 끈질긴 위협 | 말뿐인 재활용 | 그 많은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거북과 코끼리의 목숨을 구한 발명품 | 사람이 문제다 | 플라스틱은 진보다 | 자연을 지키려면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 | 어떤 이들은 쓰레기 문제보다 더 속상한 일이 훨씬 많다

4_ 여섯 번째 멸종은 취소되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 부풀려진 멸종 위기 | 숯이 야생 동물을 위협한다 | 누가 왜 댐 건설에 총부리를 겨누는가 | 환경 보호의 탈을 쓴 새로운 식민주의 | 원주민의 우선순위는 다르다 | “야생 동물이 우리보다 더 소중해?” | 무장 집단이 날뛰는 무법천지 | 그들에게는 석유가 필요하다 | 발전을 위한 동력 갖추기

5_ 저임금 노동이 자연을 구한다
패션과의 전쟁 | 고향을 떠나 도시로 | 산업화와 농업 생산성 향상이 숲을 회복시킨다 | “위대한 탈출”이 가져다준 혜택 | 부는 힘이 세다 | 나무 연료 사용을 끝내야 한다 | 공장이 떠나면 숲이 위험해진다 |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만든 옷을 입자

6_ 석유가 고래를 춤추게 한다
고래의 위기와 그린피스의 등장 | 유전이 발견되고 고래는 목숨을 구했다 | 포경을 사양 산업으로 만든 기술 발전 | 에너지 전환은 어떻게 일어날까 | 〈가스랜드〉의 ‘불타는 물’ 사기극 | 프래킹의 기후정치학 | 야생 물고기 대 양식 물고기 | 계층과 정치에 좌우되는 에너지 전환

7_ 고기를 먹으면서 환경을 지키는 법
동물을 먹는다는 것 | 채식주의와 리바운드 효과 | 방목형 축산 대 공장식 축산 | 고지방 식단의 진실 | 동물의 죽음에 생명을 빚진 우리 | 무엇이 동물에게 가장 인도적인가 | 교조적 채식주의자들이 저지르는 오류 | ‘프렌치 패러독스’가 알려 주는 과학 | 가축 혁명과 야생 동물 고기 집착에서 벗어나기 | 선악을 넘어 공감으로

8_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
원자력 에너지 최후의 날 |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오해와 진실 | 원자력이 정말 더 위험할까 | 대단히 싸고 안전하고 효율 높은 에너지원 | 원전 폐쇄가 초래한 결과 | “원자력은 자연 보호의 희망이다” | 평화를 위한 원자력 | 원자력을 향한 전쟁 | 원전 반대로 치르는 값비싼 대가 | 원자력 발전은 비싸다? | 핵전쟁을 막는 핵무기

9_ 신재생 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
태양광이 유일한 길이다? | 신뢰할 수 없는 신재생 에너지 | 신재생 에너지가 야생 동물을 죽인다 | 친환경 에너지 유토피아 건설이라는 꿈 | 신재생 낭비 에너지 | 저밀도 에너지가 불러오는 생태 재앙 | 바람길은 새와 곤충의 것 | 자연산 선호 오류와 스타벅스 법칙

10_ 환경주의자와 친환경 사업의 겉과 속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의 돈줄 | 위선으로 일군 환경 운동 | 이해관계로 얽힌 환경 단체의 민낯 | 원자력을 프래킹하다 | 어느 주지사의 추악한 탈원전 전쟁 | 캘리포니아주의 뿌리 깊은 정경 유착 | 친환경은 인터넷보다 더 큰 사업 기회 | 유일하고 실질적인희망이 사라지게 놔둘 것인가

11_ 힘 있는 자들이 가장 좋은 해결책에 반대한다
가진 자들의 초호화판 환경 놀이 | 가난한 나라의 성장을 가로막는 환경주의자들 | 가난한 나라의 인프라 구축에 반대하는 선진국 | 맬서스, 처칠, 히틀러가 초래한 인류 역사의 비극 | 진보 좌파의 이념이 된 맬서스주의 | 구명보트의 윤리학: 일부는 죽게 내버려 둬야 한다 | 맬서스식 인구 폭발과 기아 만연은 틀렸다 | 인구 폭탄이 실패하자 기후 폭탄을 들고 나오다 | 세계 최고 극빈층을 상대로 한신재생 에너지 실험

12_ 왜 우리는 가짜 환경 신을 숭배하게 되었나
북극곰이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 | 기후 정치가 과학을 위협한다 | 누가 로저 펠키 주니어를 모함했나? | 사이버네틱스와 생태학, 그리고 새로운 가짜 신의 탄생 | 환경주의는 어떻게 종교가 되었나 | 불안은 환경주의를 잠식한다 | 기후 종말론이 마음을 병들게 한다 | 환경 휴머니즘의 길 | 우리에게는 ‘그린 뉴클리어 딜’이 필요하다 | 모두를 위한 자연과 번영 이루기: 우리의 불멸 프로젝트 |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는 가장 간단명료한 이유

에필로그: 기후 소식은 생각보다 훨씬 좋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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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28 프롤로그 | 기후 변화의 진실을 찾아서
나는 지난 30여 년을 환경 운동가로서 살아왔다. 그중 20여 년은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 관해 조사하고 글을 쓰는 데 바쳤다. 내 목표는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보편적 풍요를 누리게끔 하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이 책을 썼다.
사실과 과학을 올바로 전달하는 것 또한 나의 관심사 중 하나다. 과학자, 언론인, 활동가는 환경 문제를 정직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령 대중의 관심과 열광을 이끌어 내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될지라도 정직해야 한다.
환경과 기후 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 중 상당수는 잘못되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야 한다. 환경 문제를 과장하고, 잘못된 경고를 남발하고,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조장하는 이들은 긍정적이고, 휴머니즘적이며, 이성적인 환경주의의 적이다.  접기
P. 38~40 1장 |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
사실 기후 변화의 악영향은 이전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10년 기준 자연재해 사망자 수는 1920년대에 정점을 찍은 뒤로 92퍼센트나 줄었기 때문이다. 1920년대에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540만 명이었던 반면 2010년대는 40만 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사망자 수 감소는 세계 인구가 거의 4배로 폭증한 시기의 현상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상 이변으로 피해를 입는 정도는 지난 수십 년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는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모두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2019년 학술지 《지구환경변화Global Environmental Change》에 실린 중요한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지난 40여 년간 기상 현상으로 인한 사망과 경제 피해는 80~90퍼센트가량 급감했다.
1901년부터 2010년까지 해수면은 19센티미터 상승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는 2100년까지 해수면은 중간 수준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66센티미터, 심각한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83센티미터 높아질 것이라 경고했다. 설령 이런 예측들마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상당히 과소평가한 수치라 할지라도, 해수면 상승은 느린 속도로 이루어지기에 각 사회는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다. (…)
그럼 식량 생산은 정말 급감할까?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다양한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놓고 볼 때 식량 생산량은 확연히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늘날 인류는 현재 인구수보다 25퍼센트 많은 100억 명을 부양하기에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식량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접기
P. 78~79 선진국의 탄소 배출량은 10년 넘게 감소해 왔다. 유럽의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보다 23퍼센트 낮다.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5퍼센트 줄어들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은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2007년에서 2018년 사이 미국은 27퍼센트... 더보기
P. 87 2장 | 지구의 허파는 불타고 있지 않다
넵스태드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가 최근 발표한 아마존에 대한 보고서의 주저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나는 그에게 아마존이 지구 전체 산소의 주요 공급원이라는 말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헛소리예요.” 넵스태드가 말했다. “그 말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요. 아마존이 생산하는 산소가 엄청나게 많은 건 맞지만 호흡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빨아들이니까 결국 마찬가지입니다.”
그 주제에 대해 연구한 옥스퍼드대학교 생태학자들에 따르면, 아마존의 식물들은 스스로 생산해 내는 산소의 60퍼센트가량을 호흡 과정에서 소비한다(식물은 낮에는 광합성이 호흡보다 활발해 산소를 방출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밤에는 호흡만 해서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이 생화학적 과정으로 식물들은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나머지 40퍼센트는 열대우림의 바이오매스를 분해하는 미생물의 몫이다.  접기
P. 97~98 2019년 8월로 돌아와 보자. 언론은 탐욕스러운 대기업들. 자연을 혐오하는 농부들, 부패한 정치인들이 열대우림에 불을 지른다고 묘사하고 있었다. 나는 짜증이 났다. 내가 25년 넘게 알고 있던 아마존의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였다. 삼림 파괴와 화재 증가는 근본적으로 경제 성장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에 정치인이 부응한 결과다.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 부족 탓이 아니다.
2013년부터 브라질에서 삼림 개간이 다시 늘어난 원인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심각한 경기 불황이 닥치면서 법 집행이 느슨해졌던 것이다. 2018년 보우소나루가 당선되면서 자신의 땅을 원하는 농민들의 요구는 더욱 높아졌고 그에 따라 삼림 개간 역시 늘어났다. 브라질 인구 2억 1000만 명 가운데 5500만 명이 빈곤 속에서 살아간다.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200만 명의 브라질인이 빈곤선 아래로 떨어졌다. (…)
왜 브라질은 수출용 콩과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베어 내는 걸까. 그 이유를 알고 싶은 사람은 우선 브라질의 현실을 똑바로 보아야 할 것이다. 브라질은 인구 중 4분의 1이 빈곤에 허덕이는 나라다. 내가 콩고에서 만난 여성 베르나데테와 다를 바 없는 가난 속에서 산다. 그런 사람들의 고통을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환경주의자들은 간과하거나, 때로는 아예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