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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30

알라딘: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어빈 D. 얄롬 (지은이)

알라딘: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 개정
임옥희 (옮긴이)필로소픽2014-02-12

'Meaning of Life' 시리즈 11권. 니체, 루 살로메, 브로이어, 프로이트 등 걸출한 실존 인물들이 허구의 세계에서 펼치는 세기말 빈의 사랑과 운명, 지성과 의지의 드라마. 심리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어빈 얄롬이 광기의 천재 철학자 니체와 정신분석의 창시자 브로이어가 서로의 절망과 고통을 치료한다는 기발한 상상을 심리추리소설 기법으로 풀어냈다.

프로이트의 꿈과 무의식, 니체의 권력의지와 영원회귀 사상 등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정신분석학이 태동할 무렵의 풍경과 니체 철학의 정수를 맛보는 지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얄롬이 재구성한 정신분석학의 탄생 설화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1992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이듬해 '커먼웰스클럽' 소설 부분 금메달을 수상했다. 이 책은 작가와의 인터뷰를 추가하고 번역과 문장을 다듬은 개정판으로, 필로소픽의 '나와 세계 그리고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Meaning of Life 시리즈' 제 11권이다.


목차


1. 루 살로메
2. 불경한 삼위일체
3. 꿈
4. 니체 교수의 방문
5. 혼란스러운 환자
6. 세 가지 질문
7. 두 질의 사본
8. 스트레스 논쟁
9. 망가진 심리치료
10. 성적 상상과 죄의식
11. 발작
12. 이상한 거래
13. 올가미 전략 짜기
14. 먼저 발가벗기 전략
15. 물구나무선 관계
16.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소년
17. 베르타와 불타는 집 환상
18. 3일간의 심리 운동
19. 위험한 탈주
20. 묘지에서 풀린 수수께끼
21. 가지 않은 길
22. 초인의 눈물

작가 노트
작가 후기
어빈 D. 얄롬과의 대화
옮긴이 후기
접기


책속에서


P. 157-158“감사하군요, 브로이어 박사님. 박사님과 얘길 나누니 이런 생각들을 확실히 하는 데 도움이 되는군요. 맞습니다. 내게 병은 축복이었지요. 심리학자들에게 개인적인 고통이 축복이듯이 말입니다. 그들에게 개인적인 고통은 실존의 고통과 대면하는 훈련장이지요. (…)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무엇이든지 결국 나를 강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내 병은 축복이다’라고 고쳐 말할 수 있겠군요.”
브로이어의 확신과 자신감이 증발해버리고 말았다. 그는 니체가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뒤집는 것에 지적인 현기증을 느꼈다. 그에게 흰 것은 검은 것이고, 좋은 것은 나쁜 것이었다. 비참한 편두통은 축복이었다. 브로이어는 상담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다시 통제력을 회복하려고 애썼다. 접기
P. 364“프리드리히, 그래서 당신이 도무지 거부할 수 없었던 그 여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니체는 주춤하다가 시계를 꺼내 보았다.
“오늘은 우리가 꽤 의미심장한 부분을 건드린 것 같은데, 혹시 또 모르죠. 우리 둘 다에게 의미심장한 부분일지. 하지만 당신은 아직 할 말이 많아 보이는데,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군요. 베르타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봐요.”
브로이어는 어느 때보다도 지금이 니체가 자신의 문제를 드러낼 수 있는 때임을 알았다. 아마 이 시점에서 니체에게 한 번 더 부드럽게 물어만 보았어도 니체의 말문이 터졌을 수도 있었다. 하여튼 니체가 브로이어에게 ‘멈추지 마세요. 생각이 흘러나오고 있으니까’라고 말했을 때 브로이어는 자기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기뻤다. 접기
P. 400-401“영원회귀란 당신이 어떤 행위를 선택하는 순간마다 그 행위를 영원히 또한 기꺼이 선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취하지 않은 행동, 사산된 생각, 하지 않은 선택, 그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아보지 못한 삶은 당신 내면에 영원히 부풀어 오른 채 남아 있어요. 억눌려 있던 본심의 목소리가 영원히 당신에게 소리칠 것입니다. (…) 이 생각을 좋아합니까, 아니면 싫어합니까?”
브로이어는 비명에 가까운 대답을 했다.
“당연히 싫지요! 내가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유도 맛보지 못했다는 걸 의식하며 영원히 살라고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군요.”
“그렇다면 그 생각을 좋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살면 되잖소! (…) 의무와 성실함은 속을 숨기는 커튼이고 속임수예요. 자기 해방은 의무에 대해서 신성한 ‘아니오!’를 말할 수 있는 용기거든요.” 접기


추천글
고증이 훌륭하면서도 풍부한 상상력이 가미된 지적 소설.
- 보스턴 글로브

이 책은 사르트르의 《프로이트 시나리오》 이래 위대한 사상가의 사유를 가장 잘 극화한 사례이다.
- 시카고 트리뷴

서로 충돌하는 프로이트와 니체의 천재성, 그 천재성이 태동하기 직전을 다룬 매력적인 소설이다. 흥미로운 스토리의 페이지터너.
- 팰로앨토 퍼닌설러 타임스 트리뷴

이 경탄할 만한 소설에서 어빈 얄롬은 강력한 스토리텔러이자 인간 정신의 찬란한 예언자로서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 롤로 메이 (미국 실존주의 심리학자, 《권력과 거짓순수》의 저자)

이 책은 어빈 얄롬이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에서 심리학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결과물이다. 깊은 사유가 뛰어난 스토리텔링 속에 직조되어 있다.
- 시어도어 로작 (《정보의 숭배》의 저자)

매력적이고 빈틈없는 지식 스릴러.
- LA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강렬하고 진정성 있는 책이다. 마법처럼 한순간에 경이를 느끼게 한다.
- 워싱턴포스트 북월드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2014년 2월 22일자 '책꽂이'


줄거리
정신분석 기법이 아직 등장하지 않은 1882년, 성공한 의사 요제프 브로이어는 환자 베르타 파펜하임에 대한 강박적 욕망과 중년의 위기로 절망에 빠져 있었다. 어느 날 그에게 묘령의 여인 루 살로메로부터 은밀하게 한 무명 철학자를 치료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환자는 바로 만성적인 편두통과 발작, 루 살로메와의 실연으로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던 니체였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니체는 치료를 거부하고, 브로이어는 생각 끝에 기발한 거래를 제안한다. 자신의 절망을 니체가 철학으로 치유하고, 니체의 질병은 자신이 의학으로 치료하자는 것. 니체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두 사람은 ‘대화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속마음을 감춘 채 치열한 지적 공방을 벌이며 마음의 벽을 높게 쌓던 두 사람은, 차츰 가면을 벗고 각자의 내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우정이 깊어지는 가운데 브로이어는 마침내 니체의 철학적 상담을 통해 자기 내면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실존적 불안의 실체를 직시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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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어빈 D. 얄롬 (Irvin D. Yalom)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스탠퍼드대학교 정신과 명예교수인 어빈 D. 얄롬은 국제적인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 『치료의 선물』, 『비커밍 마이셀프』, 그리고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등의 저자이다.

최근작 : <죽음과 삶>,<입원환자의 집단 정신치료>,<삶과 죽음 사이에 서서> … 총 176종 (모두보기)

임옥희 (옮긴이)

경희대학교 문학박사. 사단법인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소장과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역임. 저서로 ≪메트로폴리스의 불온한 신여성들≫, ≪젠더 감정 정치≫, ≪채식주의자 뱀파이어≫, ≪발레하는 남자, 권투하는 여자≫, ≪페미니스트 정신분석이론가들≫(공저), ≪한국의 식민지근대와 여성공간≫(공저) 등이 있으며, 번역도 하고 잡다한 글을 쓰면서 여이연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

최근작 : <실격의 페다고지>,<팬데믹 이후의 시민권을 상상하다>,<팬데믹 패닉 시대, 페미스토리노믹스> … 총 7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철학자 니체가 심리치료를 받는다면? 정신분석의 탄생 과정을 추리소설 기법으로 그려낸 숨 막히는 걸작
니체, 루 살로메, 브로이어, 프로이트 등 걸출한 실존 인물들이 허구의 세계에서 펼치는 세기말 빈의 사랑과 운명, 지성과 의지의 드라마. 심리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어빈 얄롬이 광기의 천재 철학자 니체와 정신분석의 창시자 브로이어가 서로의 절망과 고통을 치료한다는 기발한 상상을 심리추리소설 기법으로 풀어냈다.

프로이트의 꿈과 무의식, 니체의 권력의지와 영원회귀 사상 등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정신분석학이 태동할 무렵의 풍경과 니체 철학의 정수를 맛보는 지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얄롬이 재구성한 정신분석학의 탄생 설화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1992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이듬해 ‘커먼웰스클럽’ 소설 부분 금메달을 수상했고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책은 작가와의 인터뷰를 추가하고 번역과 문장을 다듬은 개정판으로, 필로소픽의 ‘나와 세계 그리고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Meaning of Life 시리즈’ 제 11권이다.

※ 1992년 캘리포니아 커먼웰스클럽 올해의 책 금메달(소설 부문) 수상작
※ 2009년 오스트리아 빈 ‘원 시티, 원 북’ 프로그램 선정작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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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사랑에 대한 고민지점의 실마리를 찾게 될지는 몰랐다. 분석심리학자 로버트 A. 존슨은 사랑은 자신의 가장 이상적인 부분을 상대방에서 투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책에서는 신이 죽은 곳에 차오르는 고독, 허무를 막아내기 위한 사람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이 사랑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릇 2014-03-13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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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했던 세 인물이 허구의 세상에서 가상의 만남을 통해 상호 교감하는 대단히 정교하고 지적인 소설
시시프 2014-12-02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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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중반까지는 흥미로운데 막판에 갈수록 혼란스럽다해야하나 좀 읽는데 스피드가안난다
니체가 어려워선가 능력부족인가 멍때리면 읽게되네...
sky100000 2015-07-22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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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마음에 그리 와닿지 않았는데 마지막으로 갈수록 손을 못놓겠더라구요.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hyunju791 2017-09-15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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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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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니체의 영원회귀 힘의의지 진실의 반대말은 신념등의 문구를 정신분석학 임상에 나타나게 잘 적은 소설...마지막에 아모르파티 영원회귀를 다소 억지스러운 면도 있고,저자가 의사이다보니 정신분석틀에 니체를 억지로 꿰어 맞춘 느낌이 남..결론은 좀 허무하고 정신분석 만세라는 느낌....그러나 마지막 장을 제외하곤 니체의 사상이 잘 우러나온 소설... 진실의 반대말은 거짓이 아니라 신념이다...니체다운 말이라고 생각이 드네.
BackAttack 2017-05-11 공감(1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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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철학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요?



라포르시안에 [북소리]코너를 시작하고 두어 달쯤 지난 다음이라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강원대학교에서 철학을 강의하시는 김선희교수님의 <철학자가 눈물을 흘릴 때; http://blog.joins.com/yang412/12474996>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인간의 삶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하여 철학이 기여할 수 있는 바를 모색해본다는 내용입니다. 리뷰를 마무리하면서 어빈 얄롬교수의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의 영향을 받은 것 아닌가 싶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당시에는 책이 절판되어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추측에 머물렀던 것인데, 이번에 읽어보니 확신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인연도 있고, 책을 읽어보니 생각거리가 많아서 [북소리]에서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어빈 얄롬는 세계적인 정신과 의사이자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정신과의 명예교수입니다. 정신의학분야의 전문서적도 저술하는 한편 심리치료에 관한 베스트셀러 소설의 작가로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는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미에 붙여둔 작가노트에는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가 사실과 허구를 잘 엮어낸 팩션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1882년의 빈은 정신요법의 메카이기도 했습니다. 이야기의 핵심적 구성요소인 니체의 절망, 브로이어의 정신적 고뇌, 안나 O(베르타 파펜하임), 루 살로메, 브로이어와 프로이트의 관계, 정신분석 치료법의 동향 등은 1882년 당시 실재했던 사실들이라고 합니다.




출판사가 요약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정신분석 기법이 아직 등장하지 않은 1882년, 성공한 의사 요제프 브로이어는 환자 베르타 파펜하임에 대한 강박적 욕망과 중년의 위기로 절망에 빠져 있었다. 어느 날 그에게 묘령의 여인 루 살로메로부터 은밀하게 한 무명 철학자를 치료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환자는 바로 만성적인 편두통과 발작, 루 살로메와의 실연으로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던 니체였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니체는 치료를 거부하고, 브로이어는 생각 끝에 기발한 거래를 제안한다. 자신의 절망을 니체가 철학으로 치유하고, 니체의 질병은 자신이 의학으로 치료하자는 것. 니체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두 사람은 ‘대화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속마음을 감춘 채 치열한 지적 공방을 벌이며 마음의 벽을 높게 쌓던 두 사람은, 차츰 가면을 벗고 각자의 내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우정이 깊어지는 가운데 브로이어는 마침내 니체의 철학적 상담을 통해 자기 내면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실존적 불안의 실체를 직시하게 되는데….” 이야기의 전개가 물 흐르듯 유연하고, 상황마다의 심리묘사가 뛰어나서 마치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책을 읽고 난 다음에도 여운이 길게 남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우선은 김선희교수가 주장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점입니다. 브로이어박사는 아내와 함께 베네치아를 여행하는 동안 루 살로메라는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헤어진 친구 니체교수가 절망으로 자살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그의 절망을 치료해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브로이어박사는 절망을 의학적 증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모호하고 부정확하며 관념적인 것이라서 의학적 치료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로이어박사가 니체교수를 맡게 된 것은 아름다운 루 살로메의 부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루 살로메는 브로이어박사와 니체교수의 만남을 주선하는 역할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루 살로메와의 만남과 이별에서 니체는 환희와 절망을 오갔고, 절망을 딛고 일어나 창조를 일구어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루 살로메가 가진 묘한 재능이 일조를 한 셈인데, 그녀는 당대의 수많은 창조적 인물들의 내면에 불을 질러 자극하는 특출한 능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니체가 그랬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그랬던 것입니다. 니체와 루 살로메의 관계는 고명섭기자가 <니체극장; http://blog.joins.com/yang412/12970004>에서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고명섭 지음, 니체극장 311-351쪽, 김영사, 2012년).




니체교수를 진찰한 브로이어박사는 그의 지독한 편두통치료를 위하여 입원을 제안하는데, 편두통을 빌미로 니체교수의 자살의도를 확인하려는 생각이었습니다. 정작 니체교수가 치료를 거부하고 떠나려 하자 자신의 절망을 니체교수가 철학으로 치유하고, 니체교수의 편두통은 자신이 의학으로 치료해보자는 기발한 제안을 하게 됩니다. 브로이어박사의 절망은 안나 O라는 익명의 젊은 여자환자에게 빠져들었다가 아내의 강압으로 관계를 정리한 뒤에 생긴 것으로 설정하고 니체교수에게 치료를 부탁한 것입니다. 그런데 니체교수와 대화를 이어면서 설정했던 절망이 실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의학의 길에 들어서면서 환자와의 감정이 깊어지는 것에 주의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적절한 관계로 윤리적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환자와의 관계는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어떻든 니체교수는 브로이어박사의 이야기를 듣는 가운데 철학이 인간의 관념적 문제에 대하여 해결방안을 내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종의 응용철학의 영역을 시도하는 셈입니다. 환자진료를 두고 간섭하는 아내와의 갈등이 깊어가고 있는 브로이어박사에게 니체교수는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버리고 자기 인생을 탐구하는데 바쳐야 한다’(288쪽)라고 하면서 사고실험을 해볼 것을 권유합니다. 드디어 브로이어박사는 프로이트박사에게 최면요법을 부탁하게 됩니다. 스스로 최면상태에 들어 니체교수가 권유한 자유로의 도피를 경험하려는 것입니다. 최면상태에서 브로이어 박사는 아내 마틸데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집을 떠나 안나O가 입원하고 있는 요양원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향하던 마음이 부질없는 것이었음을 깨닫고 돌아섭니다. 다음은 아내의 성화로 해고했던 에바를 만나 도움을 얻고자 하지만, 그녀의 마음이 이미 돌아섰다는 것을 확인하였을 뿐입니다. 브로이어박사가 향한 곳은 이야기가 시작된 베네치아입니다. 베네치아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 자신을 변모시키기 위하여 수염을 깍고 적당한 옷가지를 찾지만 그는 결국 아내 마틸데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브로이어는 부자집 딸인 마틸데와 결혼함으로써 사회적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었지만, 반대급부적으로 아내가 자신을 구속한다는 생각을 해왔던 것입니다. 그녀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다고 생각한 그는 다른 여자들, 다른 삶을 경험할 자유를 꿈꾸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아내를 떠나 자유를 얻은 상황에서 또 다른 구속을 찾아 안나O 그리고 에바를 찾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진실을 선택해야 한다’라는 니체교수의 조언대로 아내와의 결혼은 자신이 결정한 선택인 만큼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결국 브로이어박사는 니체교수의 철학적 사유를 통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절망을 치유하는데 성공한 셈입니다. 우리 시대에서 많은 브로이어박사를 만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자신의 절망이 잘못된 생각의 결과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현재의 삶에서 행복을 찾게 되었다고 말한 브로이어박사는 그동안 접근하지 못하던 문제, 니체교수에게 비슷한 문제는 없는가 묻습니다. 루 살로메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라고 압박한 것입니다. 니체교수도 루 살로메와의 관계를 털어놓으면서, 브로이어교수가 안나O와의 관계로 인한 절망을 치유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신 또한 루 살로메와의 관계로 절망하고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브로이어박사 역시 루 살로메의 요구로 자신이 니체교수의 진료를 맡게 되었다고 고백하자 니체교수가 발작을 일으킵니다. 니체교수를 진정시킨 다음 두 사람은 서로의 입장과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습니다. 그 과정에서 루 살로메의 실체를 깨닫게 된 니체교수는 눈물을 흘립니다. 루 살로메가 허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니체교수는 자신의 눈물에 대하여 홀로 죽어가는 것에 대하여 브로이어에게 말하면서 역설적으로 안도감을 느꼈으며, 그러한 느낌을 브로이어와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강렬한 감동 때문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합니다. 철학자의 눈물을 일반인과는 그 의미까지도 다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에 있어 눈물을 마음을 정화시키는 치료제인 것은 분명합니다.




브로이어박사와 니체교수의 이야기에서 욕망의 허상을 깨닫게 된 것도 큰 깨달음입니다만, 어느 의사에게도 중요한 두 가지를 다시 새긴 것도 수확입니다. 의사-환자와의 관계는 적절한 거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앞서 말씀드렸고, 두 번째 중요한 점은 의사가 환자의 질병에 대한 전통적인 접근방식입니다. 니체교수는 만난 브로이어박사는 90분에 걸쳐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꼼꼼하게 기록하면서 철저하게 진찰을 합니다. 정리해보면, “우선 환자가 자기의 병에 관해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주의 깊게 들은 다음 체계적으로 각각의 증상을 조사했다. 증상의 처음 양상,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 치료에 대한 반응을 기록했다. 다음 단계는 몸에 있는 모든 기관계를 체크하는 것이었다. 머리끝에서 시작해 점점 내려와 발끝까지 샅샅이 살폈다. (…) 이와 같은 기능검사는 환자의 기억과 일일이 대조를 거쳐 아무 것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했다. 브로이어는 심지어 이미 진단을 확신하는 경우에도 그 어떤 것도 빼먹지 않았다. 다음으로 환자의 병력을 주의 깊게 살폈다. 환자의 어린 시절 건강 상태, 부모와 형제들의 건강상태, 직업 선택, 사회생활, 군 복무, 지리적 이동, 식습관과 여가 시간 선호도 등 생활의 다른 측면들을 샅샅이 살폈다. 마지막 단계는 통찰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지금까지의 자료를 토대로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었다.(90-91쪽)”




여기 요약한 내용만을 보면 우리나라의 의료현실에서는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의료현실에서 환자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는 이유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중심으로 포괄적인 검사를 진행하고 검사결과에 따라서 문제를 압축해 들어가는 접근방식이 우리나라의 의료현장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와 관련하여 검사실 검사에 대한 브로이어박사의 견해는 참고할 만합니다. “빈 의대에서는 자네에게 뭘 가르친 게야? 오감으로 검사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프로이트박사? 실험실 테스트는 잊어버리게. 그건 유대인 의학이야. 실험실 결과는 자네가 이미 오감으로 검사한 것을 확인해주는 것뿐일세.(130쪽)” 요즈음 우리나라 병원에서는 검사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에 이세돌기사와 대국에서 승리함으로써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던 알파고의 다음 목표가 의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환자를 두고 누가 빠른 시간에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가를 두고 시합을 한다면 이런 방식의 진료에 익숙해진 우리나라의 어느 의사도 알파고를 이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니체교수의 수많은 저작물에 담긴 내용을 인용하고 있는데, 지나치게 단편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보로이어박사가 니체교수를 처음 진찰할 때 <즐거운 학문>에 나오는 ‘죽은 자의 최후의 보상은 더 이상 죽지 않으리라!’라는 대목을 인용합니다.(115쪽). 아마도 제가 읽은 <즐거운 지식>이 같은 책이 아닐까 싶어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저자가 인용한 대목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농담, 음모 그리고 복수’라는 제목으로 된 독일식 압운의 서곡과 모두 5부로 구성된 <즐거운 지식>은 아주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것은 짧은 경구의 형식을, 어떤 것들은 엽편소설(葉篇小說)처럼 짧은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를 읽고 난 느낌을 정리해보면, 가볍지 않은 두께만큼이나 생각거리가 많은 책읽기였습니다.
- 접기
처음처럼 2016-04-25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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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빈 얄롬]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When Nietzsche Wept (1992, 2003)



3.7




479페이지, 25줄, 28자.




(본 블로그의 글은 줄거리가 포함되거나, 감추어진 비밀 등이 묘사될 수 있습니다.)




브로이어는 아직 마흔인데 루랑 비교하면서 나이가 절반도 안된다고 생각하고(절반은 넘지요.) 아내는 36살인데 열 살 가까이 (고작 네 살 차이인데) 차이난다고 생각하네요. 본문을 읽을 때 처음에는 40대 중반인 줄 알았는데, 작가가 일부러 골탕 먹이려고 하는 걸까요, 아니면 이것도 암시일까요?




아내가 자기가 본 여자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자인 데도 미인 환자를 대하면 빠져드나 봅니다. 뒤로 가면 그게 아닌 것처럼 기술되지만 그건 한참 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2006년도에 이미 출간되었던 책이네요. 리더스북이라는 출판사에서. 이번엔 출판사가 다르지만 같은 번역자인 것으로 보아 조금 고치고 나왔을까요? 아니면 그냥 계약만 하고 판형만 새로 짰을까요?




저자가 정신의학자로 되어 있네요. 글이 좀 딱딱해 보인다고 했더니만. 내용 자체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손에서 책을 내려놓고 싶어져서 곤란했습니다. 겨우겨우 두 번째로 빌려왔다는 걸 상기하여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문득 블로그를 몇 들춰보았더니 책 표지가 보이더군요. 그런데 설명은 책 표지가 아니라 영화 포스터라고 붙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둘을 대충 비교해 보니 다르네요. 포스터의 여자는 사진이지만 표지의 여자는 그림이고 약간 변형되었습니다. 같은 블로그에서 루 살로메의 사진이 있더군요. 음, 실제 인물이군 하고 다 읽은 다음 작가 노트, 후기를 읽으니 몇 유명 인물은 실제이고 관계나 말은 창작인 모양입니다.




등장인물(호칭순)

니체(프리드리히 니체, 철학자, 환자명 에카르트 뮐러), 루 살로메(21살, 러시아 미녀, 니체 소개자), 마틸데(브로이어의 아내, 36세), 베르타(베르타 파펜하임, 환자 겸 애인, 환자명 안나 O, 대략 23세), 브로이어(요제프 브로이어, 의사, 대화요법 시도자, 40살), 프로이트(지그문트 프로이트, 26세, 젊은 의사)




160401-160402/160402




그녀는 보기 드문 미인이었다. 반듯한 이마, 강인하고 조각처럼 빚어놓은 턱, 밝게 빛나는 푸른 눈동자, 충만하고 관능적인 입술, 꾸밈없이 빗어 넘긴 은빛 섞인 금발, 아름다운 귀와 길고 우아한 목선을 드러낸 올림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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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 2017-03-27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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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정신분석학이 만난 소설



<치료의 선물>,<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카우치에 누워서>에 이어 얄롬의 또 다른 작품이다. 제목을 검색하고 나서 책을 떠올리자 먼저 루살로메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오래전에 봤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왜 이 책을 읽어볼 생각조차 못했을까? 기이한 생각이 들었다. 아직 때가 아니었던가 보다. 이제야 이 책을 소화할 수 있는 때가 됐나보다.




소설은 180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주요 등장인물인 프리드리히 니체, 요제프 브로이어, 안나O, 루 살로메, 지그문트 프로이트 등 실제 역사적 상황 속에서 존재했던 인물들이지만 소설은 실제와 허구가 적적히 배합되었다. 소설은 주로 브로이어와 안나O의 사랑,니체와 루 살로메와의 사랑을 철학과 정신분석학과 버무려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정신분석학이 탄생하는 과정에 대한 우화로도 읽힐 수 있다.



요제프 브로이어는 루 살로메로부터 절망에 빠져 자살할지도 모르는 자신의 친구 니체를, 니체 자신도 모르게 치료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니체를 치료하기 위해 브로이어는 그를 로종에 입원시켜 자신이 니체의 편두통을 지켜보며 치료하고, 대신 니체는 자신의 절망을 철학적으로 치유하기로 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브로이어와 니체는 오히려 그 역할이 전도되어버린다.




"이상해요. 하지만 내 생애 처음으로 가장 깊은 내면에서 나의 고독을 드러냈을 때,바로 그 순간 그 고독이 눈 녹듯 사라지다니! 내가 다른 사람과 접촉해본 적이 결코 없었다고 당신에게 말했던 그 순간이야말로 다른 사람이 나에게 접촉하도록 허용해준 최초의 순간이죠. 엄청난 순간이죠. 마치 아주 커다란, 내 속의 얼음덩어리가 갑자기 쩍 갈라지면서 산산조각 난 것 같아요."..."역설이군요! 고독은 오직 고독 속에서만 존재하죠. 일단 같이 공유되면 그것은 소멸합니다" .....p559



니체를 생각하면 "신은 죽었다"라는 허무주의 사상이 먼저 떠오르며 철학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소설은 그들의 사랑과 조화되면서 철학과 정신분석학에 어렵지 않게 접근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실존인물이었다는 점은 소설이 독자에게 현실감있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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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미로 2015-01-10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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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정신치료



얄롬이 소설의 형식으로 쓴 정신치료의 한 모습이다. 궁극의 절망의 철학자 니체와 정신분석의 효시라 할 수 있는 브로이어와의 대화를 소설로 구성했다. 얄롬은 쇼펜하우어나 니체를 자신의 치료철학의 모토로 삼은 듯 한데 그들이 주장한 허무와 절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삶을 살아내는 극복인의 정신을 얄롬은 이 책 곳곳에서 니체의 핵심사상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지금 여기에서 환자와 치료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중점을 두는 얄롬의 치료법과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사상이 어떻게 접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날 정신치료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대화치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두 주인공을 통해 알 수 있다.
니체와 브로이어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실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물론 모두가 역사적 사실은 아니지만 니체와 브로이어는 실제 환자와 의사로 만날 뻔 했다. 안나 오로 알려진 베르타 퍼펜하임, 루 살로메, 프로이트도 등장한다. 실제 이들의 역사를 알고보면 이 소설이 꽤나 있을 법한 사건으로 보여지며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거절할 수 없는 여인 루 살로메의 부탁 때문에 니체를 치료하기 위해 브로이어는 자신도 니체에게 철학적인 치료를 받겠다고 거짓믈 말하며 둘은 계약을 맺는다. 브로이어는 물론 거짓이지만 처음으로 환자 역할을 하며 대화치료에 임하게 되는데 종국에는 니체 철학의 치유적 요소와 대화치료가 갖는 치유적 요소로 인해 진짜 환자가 되어 버리며 자신의 변화를 경험한다. 철학 역시 충분히 정신치료적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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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4mind 2014-08-21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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