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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5

알라딘: 불교와 그리스도교 깊이에서 만나다 이찬수 2003

알라딘: 불교와 그리스도교 깊이에서 만나다



불교와 그리스도교 깊이에서 만나다 
이찬 수 (지은이)
다산글방2003-12-10

목차
제1부 서양을 동양으로 포섭하다 : 쿄토학파
제2부 허무의 극단까지 가다 : 니시타니 케이지의 주요 사유를
제3부 불교와 그리스도교, 깊이에서 만나다

2023/04/06

2012 이찬수. **불교 없이는 신학도 불가능했다 - 불광미디어

불교 없이는 신학도 불가능했다 - 불광미디어

불교 없이는 신학도 불가능했다
불광출판사 
승인 2012.04.23

내가 만난 불교

나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다녔다. 고등학교와 대학 때는 집과 학교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교회였다. 그 시절 교회 생활은 즐거웠다. 
고교시절,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할까 생각한 적도 있지만, 대학은 화학과로 진학했다.

광주항쟁의 후폭풍으로 캠퍼스에는 전투경찰이 상주하던 시절이었다. 최루가스가 매캐한 교정을 거닐며 사회 문제에 대한 의식이 커지던 어느 날, 속에서 솟아오르는 강력한 메시지에 사로잡혔다. 목사가 되어 소외된 이들과 함께 불의한 시대를 살라는 요청이었다. 한 번뿐인 삶, 나는 그 내면의 요청에 따르기로 용감하게 결심했다. 그 뒤 부전공 제도를 이용해 종교학과에서 신학 공부를 병행했다.

신학으로 시작했다가 종교학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종교학은 내게 낯선 학문이었다. ‘힌두교’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여러종교에 대해 배우면서 이른바 ‘타종교’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불교, 유교, 도교 같은 동양종교의 가르침은 나의 뿌리를 되돌아보게 만들었고, 근동종교, 유대교, 이슬람을 통해 기독교의 역사적 제한성 내지는 상대성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불교의 매력은 대단히 컸다. 공空사상을 공부하면서 세상을 상대적이고 관계적으로 보는 안목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알지도 못하고 폄하하던 지난날의 무지가 부끄러웠다. 신학을 잘 하기 위해서라도 불교 공부를 해야겠다 싶어 대학원을 종교학과로 진학했다. 대학원에서는 특히 선과 화엄사상에 끌렸다. 『화엄오교장』에서 ‘육상원융’을 해설하며 나온 “기둥이 없으면 집도 없다.”는 식의 구절은 화두처럼 성찰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 학생에게 세상을 설명한답시고『화엄오교장』의 그 구절을 나도 모르게 내뱉고는, 그 말에 다시 휩싸이게 되었다. 그 뒤 그 말은 정말 나의 일부가 되었다. “아!”하며 화엄경의 연기론적 혹은 성기론적 세계 해석이 순식간에 내 속에 녹아들어갔다. 이론이 몸으로 느껴지는 신기한 순간이었다.   

지눌의 선사상에 나타난 믿음信의 문제를 중심으로 석사논문을 썼고, 화엄사상에 대한 대표적 영어권 저술인『The Buddhist Teaching of Totality』도 우리말로 번역했다(『화엄철학』, 경서원). 그럴수록 세상을 ‘상대’적 혹은 ‘관계’적으로 해석하게 되었고, 하나 안에서 전체를 보는 안목도 생겨났다. 신도 인간과의 관계속에서 보였다. 불교를 알수록 기독교가 더 잘 보인 것이다. 나는 불교와 기독교의 근저에서 상통하는 세계를 신앙의 근거이자 핵심, 학문의 목표로 삼게 되었다.

나는 초심에 따라 신학 석사과정을 한 번 더 했다. 그리고 박사과정에서는 일본 현대불교 철학자 니시타니 케이지와 탁월한 가톨릭 신학자 칼 라너의 사상을 비교하며 논문을 썼다. 박사 논문은 보완을 거쳐『불교와 그리스도교, 깊이에서 만나다』,『인간은 신의 암호』라는 두권의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이논문에 담긴 신은 어느 한 편에서 다른 편을 거부하는 대립적 존재가 아니었다. 공空이라고 표현해도 상관없을, 만물의 존재원리이자 때로는 만물 그 자체이기도 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기독교인이었다. 
불교적 세계관은 나의 신학적 관심사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갔다. 
공사상과 합일하다시피 한 신관으로 갈등 해소를 위한 종교 간 대화에 힘쓰게 되었다. 
그것이 나의 소명처럼 생각되었다.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신학 혹은 종교학이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는 불교였다. 
불교로 인해 기독교적 세계관의 확장과 심화를 경험하면서 
애초에 품었던 목회의 길로까지 다시 들어서게 되었으니 말이다. 

교회에서 신자들과 불교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대학에서 불교학으로 강의를 하기도 하는 내게 
불교 없는 기독교는 상상하기 힘들다.



이찬수.
서강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불교와 기독교를 비교하며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불교와 그리스도교, 깊이에서 만나다』,『한국 그리스도교 비평』등의 책을 썼고, 『화엄철학』,『불교와 그리스도교를 잇다』등의 책을 번역했다. 현재 강남대 교수이자 길벗예수교회 목사로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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