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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지은이)
엘도브2024-05-15

























책소개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 ‘한반도 대운하’ 백지화를 위한 오체투지에 나서서 길바닥을 법당으로 삼아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간구했던 수경 스님. 수경 스님이 이번에는 작은 책을 통해 우리에게 왜 기도해야 하는지, 왜 기도가 필요한지를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들은 스님의 체험을 통해 나온 이야기들로 강한 주장이나 논리로 설득하려는 내용 없이도 우리의 공감을 자아낸다. 체험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의 힘이다. 이 책은 ‘기도에 관한 스님의 체험 이야기’와 ‘화계사 주지로 있을 때 신도들과 기도하며 송독한 기도문’, ‘오체투지를 할 때의 심경을 밝힌 글’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목차
Ⅰ 수경 스님의 기도 이야기
1. 간월암에서 만난 관세음보살
2. “선승이라면서 염불이 웬 말입니까?”
3. 한 할머니의 49재
4. 좋은 삶의 방편, ‘기도’로서의 환경운동
5.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
Ⅱ 기도문
1. 화계사 관음기도 발원문
2. 수험생을 위한 발원문
3. 타태아기 영가천혼 기도문
Ⅲ 오체투지
1. 오체투지의 길을 떠나면서
2. 만사가 ‘기도’여야 합니다
책속에서
P. 20 기도란 직면한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바로 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입니다. 그런 기도가 되려면 간절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지요. 목전에 죽음이 다가온 듯 절박해야 하는데, 일생에 그런 일이 몇 번이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일상이 기도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P. 24 기복을 위한 기도를 한다 할지라도 기도가 깊어지면 마음의 길은 마땅히 가야 할 곳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오로지 이기심으로 기도한다 해도 그 과정에서 적나라한 자신을 마주할 수밖에 없으므로 참회가 수반되게 마련입니다.
P. 25 기도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 불완전한 우리의 기도가 성취되었다면 그것은 불보살님들의 본원력이 작용한 것입니다. 그것이 가피입니다.
P. 28 참선, 염불, 간경이 모두 지혜의 완성이라는 한 목적의 다른 수단일 뿐입니다. 참선이든 염불이든 간경이든 중요한 것은 마음을 오로지 하는 것입니다. 간화선의 화두 역시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P. 45 간절하면 통하는 법입니다. 마음을 한곳으로 모아서 이미 내 안에 갖춰져 있는 원의 성취 조건을 발현시키는 것이 기도입니다.
P. 46 세상사를 보면 많은 사람이 하는 일마다 안 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춰 놓고는 무조건 잘 되기만을 빕니다. 기도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조건을 변화시키는 것이 기도입니다.
P. 49 의심을 달리 일컬어 의정 또는 의단이라고도 합니다. 의단은 의심을 즉물적으로 표현한 말로, ‘의심 덩어리’라는 것이지요. 그 의심 덩어리가 똘똘 뭉쳐서 오직 의심만 홀로 남은 상태를 일러 ‘의단독로’라고 하는 것이고요. 말과 생각의 길이 완벽하게 끊어진, 비유컨대 은산철벽에 가로막힌 상태입니다.
P. 60 작게 살고, 적게 쓰고, 감사하는 것만이 참회의 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오랜 습관과 전생과 금생의 온갖 업이 뒤엉킨 것이 우리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도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불교환경운동의 정신적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P. 76 기도는 믿음의 적극적인 표현입니다. 강을 건너는 자가 사공을 믿듯이, 아이가 어머니를 무한정 신뢰하듯이, 불보살님께 모든 것을 믿고 맡기는 것이 기도입니다.
P. 83 현재의 인류 문명은 오만의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이미 바벨탑과 다를 바 없습니다. 특정 종교를 불문하고 현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하심입니다. 불자들도 ‘깨닫기만 하면 너도 나도 부처’라는 태도가 아니라, 부처님께서 이루신 깨달음의 삶을 살아 내는 것이 절실한 때입니다.
P. 114 기도란 세상 속으로 스며드는 일입니다.
P. 117 기도란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입니다.
P. 119 기도란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세상을 우러러보는 일입니다.
P. 121~123 나는 나의 기도가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발원할 따름입니다. 세상을 제대로 보고 사물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로 서는 계기가 되어서 내가 변한 만큼이라도 세상이 변하고, 나와 인연이 닿은 생명들과 선한 기운을 나누어 평화의 싹을 틔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 130 기도란 상대를 섬김으로써 서로를 높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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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수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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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화계사 주지 역임.
현 (사)세상과함께 한주.
이 책 맨 마지막 페이지에 실은 수경 스님의 약력은 위와 같이 간략하다. 스님이 그렇게 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여기서는 스님의 뜻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약간의 부언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수경 스님’ 하면,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 한반도대운하 백지화를 위한 ‘오체투지’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강한 인상을 남겼고 그로 하여 ‘삼보일배’ ‘오체투지’는 이제 평화적 저항, 사회적 발언의 한 수단이 되었다.
수경 스님의 삼보일배, 오체투지는 어느 날 갑자기 선방 문을 박차고 나와 ‘할’을 외치고 ‘방’을 휘두르듯 한 일이 아니었다. 그 이전에 오랜 시간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떻게 현실 속에 구현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했다. 평생 도반인 도법, 연관 스님 등과 뜻을 모아 ‘선우도량’(1990년 창립)이라는 수행 결사체를 조직하여 ‘청정·화합·헌신의 승풍 진작’과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탁마했다. 이런 과정에서 ‘지리산 댐’ 문제가 불거졌고 ‘지리산 살리기 국민행동’ 상임대표(2000년)를 맡게 된 것이 환경 운동에 투신한 계기가 되었다. 이때도 스님의 문제의식은 무조건 지리산 댐 반대가 아니었다. 낙동강 오염 문제를 방치한 채 댐을 세워서 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문제 해결 방식이 더 큰 문제라고 봤다. 당시 스님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지리산 댐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정부의 물 관리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지요. 현행 정부 정책으로는 지리산 댐을 포기하면 또 다른 곳에 댐을 세우려 할 것이니까요.”(경향신문, 2000.11.10. 조운찬 기자)
“지리산과 낙동강 그리고 내가 따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닌가. 내 수행과 내가 참여하는 운동이 일치하는 길을 찾고 싶었다.”(시사저널, 2001.05.17. 이문재 기자)
수경 스님은 이런 고뇌와 성찰의 시간 끝에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2001)를 맡아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2003년), ‘한반도 대운하’ 백지화를 위한 오체투지(2008년)에 나섰다. 삼보일배· 오체투지는 가톨릭, 개신교, 원불교, 불교 등 종교계의 성직자와 수행자가 연대하여 이룬 일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삼보일배는 65일 동안 322km, 오체투지는 124일 동안 350km의 길바닥을 교회와 법당으로 삼아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간구하는 기도였다.
현재 수경 스님은 ‘세상과함께’ 회원들이 보살의 길을 걷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으로 뒷방 노인 신세를 면하고 있다. 접기

최근작 :
<기도>출판사 제공 책소개

불안과 혼돈의 시대
수경 스님이 건네는 위안과 성찰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 ‘한반도 대운하’ 백지화를 위한 오체투지에 나서서 길바닥을 법당으로 삼아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간구했던 수경 스님.
수경 스님이 이번에는 작은 책을 통해 우리에게 왜 기도해야 하는지, 왜 기도가 필요한지를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들은 스님의 체험을 통해 나온 이야기들로 강한 주장이나 논리로 설득하려는 내용 없이도 우리의 공감을 자아낸다. 체험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의 힘이다. 이 책은 ‘기도에 관한 스님의 체험 이야기’와 ‘화계사 주지로 있을 때 신도들과 기도하며 송독한 기도문’, ‘오체투지를 할 때의 심경을 밝힌 글’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이유
책 소개에 앞서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연유부터 밝혀야 할 것 같다.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수경 스님은 한반도 대운하 백지화를 위한 ‘오체투지’ 이후 대외 활동을 중단했다. 본디 수경 스님은 오랜 세월 선방에서 화두를 참구한 선승이다. 이런 스님이 기후 위기나 생태 문제, 참선 수행에 관한 책이 아니라 ‘기도’를 주제로 한 책을 냈으니, 조금은 의아할 법도 하다. 당연한 의문인 듯하니, 이에 대해 답을 하는 것이 바른 순서일 듯하다.
애초에 이 책은 수경 스님이 ‘(사)세상과함께’(이하 세상과함께) 회원들에게 무언가 선물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세상과함께는 환경과 생태 문제 해결에 매진하는 환경단체와 환경운동가를 지원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봉사 단체다. 스님은 세상과함께 회원들이 늘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스님은 이들에게 공양하기 위해 대내용으로 작은 책을 구상했다. 그런데 이를 지켜본 몇몇 사람들이 세상과함께라는 단체의 취지에 비추어 봐도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스님을 설득했다. 스님은 적이 망설이다가 “이런 얘기가 세상에 무슨 소용이 될지 모르겠으나, 정히 생각이 그렇다면 마음대로 하시오.” 해서 이렇게 『기도』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삶이 기도가 되게 하고, 기도가 삶이 되게
이 책 『기도』는 기도란 무엇인가를 설명하거나, 기도하는 법을 일러 주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왜 기도해야 하는지, 왜 기도가 필요한지를 스님의 체험을 통해 이야기한다. 그야말로 수경 스님의 기도 이야기다. 강하게 주장하지도, 논리적으로 설득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공감된다. 체험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의 힘이다.
수경 스님은 참선 수행에서 화두 거각擧却이 잘 되어 의단독로疑團獨露한 경계와 염불로 일심불난一心不亂하여 삼매현전三昧現前한 경계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난행이니 이행이니, 자력이니 타력이니 하는 분별도 하지 말고 오로지 간절히 구하면 통한다고 말한다. 그 구하고 통하는 바를 삶의 원리로 삼자는 것이, 이 책 ‘기도’의 주제다.
수경 스님이 이 책에서 말하는 기도는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삶과 기도, 삶과 수행이 따로따로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삶이 기도가 되게 하고, 기도가 삶이 되게 하자는 것이다. 이는 ‘일상을 벗어나 따로 구해야 할 도가 없다’는 조사선祖師禪의 도리와도 통한다.
어떻게 일상이 기도가 되게 할 것인가?
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부분은 수경 스님이 출가 초기 은사 스님을 모시고 살 때부터, 화계사 주지,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로서 살아오면서 겪었던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왜 기도해야 하는지를 밝혔다. 둘째 부분은 화계사 주지 소임을 살 때 신도들과 기도하면서 송독한 기도문이다. 화계사라는 특정 사찰과 시점에 구속되지 않는 보편성을 띤 기도문이므로 독자들이 처한 저마다 업의 문제를 감내하고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부분은 오체투지를 할 때의 심경을 밝힌 글이다. 이 글을 읽어 보면 수경 스님의 오체투지가 단순히 환경운동의 수단이 아니라 성찰과 참회의 기도였음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일상을 어떻게 기도가 되게 할 것인지 깨닫는 바가 있을 터이다. 접기

‘그저 기도하라‘라는 책이 아니라 스님의 경험을 통해 사람들과 나눈 소통, 감동, 의로를 줍니다. 특히 <한 할머니의 49재>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야옹이 2024-04-25 공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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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일배 오체투지의 수경스님의 책!!! 이제껏 수경 스님의 책이 나온 적 없었는데, 너무나 읽고 싶어요 ㅠㅠ 기도라는 주제도 넘 와닿아요. 지금 시대는 정말이지 위안과 성찰이 필요한 듯요.
B.ok 2024-04-25 공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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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절박하지 않으면 일념을 이루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2. 된다, 안 된다는 생각도 하지 말고 기도하십시오. 3.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인간의 불완전성과 유한성을 성찰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 세가지 글이 깊이 와 닿네.
박하정 2024-05-17 공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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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기도

삶을 살아감에 있어 하나의 지표가 되는 책이었습니다.잔잔하게, 때로는 격랑이 몰아치는 감동까지 오랜만에 좋은 글을 만났습니다.^^
별바라기 2024-05-01 공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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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읽고서...

수경 스님의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와 샀습니다. 어찌나 반갑고 좋던지요. 사실 수경 스님이 책 내시는 일은 없으신가 싶어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오체투지, 삼보일배 때 그야말로 길바닥을 법당으로 삼아 구도의 길을 가셨던 수경 스님에 대한 존경심을 늘 마음속에 품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받고 차례를 먼저 보면서 정말 좋았습니다. 기도에 대한 스님의 체험담부터 우리 모두를 위한 기도문 그리고 환경운동에 대한 스님의 마음까지... 늘 곁에 두고 오래오래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철홍 2024-05-02 공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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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읽고, 간화선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다

지당한 얘기, 특히 종교적 당위에 입각한 글을 읽은 다음, ‘공감’보다는 ‘공허감’을 더 크게 느낄 때가 있다. 이상과 현실, 교리와 실천 사이의 괴리감 때문이다. ‘좋은 말씀, 옳은 얘기인 줄은 알겠는데, 그래서 어쩌라고요.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든데 어떻게 공자님 맹자님처럼 살겠어요’ 하는 반감이 들기도 한다. 그런 한편 마음 한 구석이 저리는 것도 사실이다. ‘남 탓’ ‘세상 탓’으로 자기방어에 급급한 애처로운 나 자신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기도’는, 불교라는 종교를 떠나 ‘삶의 보편 원리’로서 기도다. 수경 스님이 말하는 기도는 ‘알뜰한 삶, 정성스런 삶’ 그 자체다. 그리고 그 기도의 성취는 ‘좋은 삶의 결과로서 복과 덕’이다. “우리의 삶과 목숨을 알뜰히 여기는 것,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복덕구족’의 삶입니다.”(68쪽)
수경 스님의 기도 이야기는 현실의 지평에 뿌리 내리고 있다. 고원한 이상 추구 같은 ‘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재활용하고, 종이컵 안 쓰는 것이 ‘방생’이라는 인식 정도는 하고 살자”고 말한다. 스님에게 기도는 이런 삶이다. 허투루 삶을 소진하지 않는 것이다.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 ‘한반도 대운화 백지화를 위한 오체투지’를 하며, 세상에서 가장 작고 여린 존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본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한때 선(禪)의 세계를 깊이 동경했다. ‘목불을 태우고(丹霞燒佛)’,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殺佛殺祖)’는 선사들의 파격과 호방에 매료됐다. 선종 사서와 선사 어록을 탐닉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빠져들었던 것은 선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신화와 전설로 떠도는 형해화된 선이었다. ‘단하소불’과 ‘살불살조’는 ‘성과 속’의 경계를 허문 소식이었는데, 나는 ‘성상 파괴’라는 새로운 성(聖)을 떠받들었던 것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계로서 선의 세계에서 꿈인 줄도 모르고 꿈을 꾼 꼴이다.
이 책을 읽고 얻은 과외의 소득은 ‘간화선’에 대한 나의 오해를 풀었다는 점이다. ‘과외의 소득’이라고 말하기에는 얻은 바가 너무 크다. 오랫동안 나는 ‘화두’ 자체에 깨달음이라는 것이 내재돼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 한편 1,700 공안의 근원인 수많은 오도 기연, 이를테면 스승과의 문답 가운데 ‘언하에 깨달았다’거나 ‘돌멩이가 대나무에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확철대오했다’는 식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화두에 대한 앞의 생각과 상반된 생각을 하기도 했다. 오도 기연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은 한 순간이 일, 전무후무 유일무이한 하나의 사태일진대 그것이 지금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깨달음에 대한 하나의 준거로서 참조 사항일 뿐 아닌가. 깨달음이라는 것이 복제가 가능한 물건이 아닌 다음에야 그것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한들 기껏해야 ‘깨달음에 대한 이해’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런 나의 생각은 모두 오해였다. 이 책을 읽고 그것을 알게 되었다. 길지 않은 한 문장이었다. “화두는 의단 독로를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그 동안 나는 화두를 목적으로 혼동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수경 스님은 참선 수행에 대해 깊이 거론하지는 않았다. 살아온 얘기를 하면서, “참선과 염불과 간경이 모두 지혜의 완성이라는 한 목적의 다른 수단”이라는 언급에 딸려 나온 정도다. 하지만 그 울림은 컸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과문한 탓이겠지만) 그 동안 나는 어디에서도, 평생을 바친 수좌의 살림살이를 이토록 진솔하게 내보인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선(禪)에 관한 대부분의 책들은 웅장하고 신비롭고 고원한 얘기로 가득했다. 여기에 ‘10년 장좌불와’, ‘용맹정진’, ‘무문관’ 같은 처절한 수행담이 곁들여진다. 내가 할 수는 일은 경이와 감탄 그리고 좌절이었다.
이 책을 통해 선의 세계를 충분히 이해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 세계는 여전히 높고 멀다. 설령 맹목적이라 할지라도 화두 일념에 매진하는 수행 그 자체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깨달은 것은, 선에 대한 나의 오해는 내 스스로 안개를 뿌리고 구름을 만들어 그 안에 선을 가두고 신비화, 절대화 시켰다는 사실이다. 탐내어 들어갈 수 있는 ‘선의 세계’는 없다. 구하여 얻을 수 있는 ‘도’는 없다. 이 또한 속단일지는 모르겠지만, 선에 대해서 나는 영원히 모를 것 같다.- 접기
포산 2024-05-08 공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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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길바닥 법당에서 건져 올린 실천과 성찰의 기록
이 책은 평생을 선방에서 보낸 수좌이자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 한반도 대운하 백지화 오체투지 등으로 한국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었던 수경 스님이 최초로 펴낸 참회와 성찰의 기록이다. 책은 스님의 수행 체험담, 화계사 주지 시절 신도들과 함께 읽은 보편적 기도문, 그리고 오체투지 현장에서 기록한 심경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님은 사미계를 받은 직후 은사인 응담 스님과 함께 서산 일대에서 행했던 절박한 탁발의 기억을 소환한다. 굴욕감과 낮 뜨거움 속에서 수행하던 중, 그믐밤 개펄 한가운데서 방향을 잃고 고립되어 죽음의 공포와 직면했던 사건은 스님의 수행 인생에 거대한 전환점이 된다. 은사 스님과 진흙탕 싸움을 벌이다 탈진한 극한의 상황에서 터져 나온 <관세음보살>이라는 일념의 절규는 의지처이자 살길을 여는 가피가 되었고, 기도의 본질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체득하는 계기가 된다.
스님이 정의하는 기도는 고원한 불교 교리의 문학적 성찬이 아니라, 현실의 괴로움을 도피하지 않고 직면하여 바로 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기복을 위한 이기적 기도일지라도 깊어지면 적나라한 자신을 마주하며 참회가 수반된다. 스님은 간화선의 화두 참구 역시 의단독로를 위한 수단일 뿐이며, 참선, 염불, 간경은 모두 지혜의 완성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향한 서로 다른 방편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환경운동 역시 잘못된 삶의 조건을 변화시키는 기도의 연장선이며, 일상에서 종이컵을 쓰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소한 행동이 곧 현대적 의미의 <방생>이자 기도의 실천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만사가 기도가 되어 삶과 기도가 하나로 융합되는 <여여한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지다.
평론: 신화화된 선(禪)의 해체와 일상적 복덕의 회복
이 책은 한국 불교계에서 신비화되고 형해화되었던 간화선 중심의 엘리트 수행주의를 과감히 해체하고, 종교의 본질을 평범한 중생의 일상 지평으로 끌어내렸다는 점에서 탁월한 종교적 성찰을 보여준다. 흔히 선방의 수좌들이 보여주는 장좌불와나 무문관 같은 신화적 영웅담 대신, 개펄에서 은사 스님과 엎치락뒤치락 싸우고 탁발 중 조롱을 받으며 굴욕감을 느꼈던 적나라한 체험을 고백함으로써 독자에게 가식 없는 공감과 위안을 선사한다.
스님이 던지는 가장 날카로운 통찰은 <화두는 의단 독로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선언에 있다. 대다수 현대 수행자들이 화두 자체에 대단한 깨달음이 내재된 것처럼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여 선을 관념화할 때, 스님은 염불 삼매나 화두 일념이나 마음을 오로지 모으는 본질은 동일함을 천명하여 자·타력의 이분법적 분별을 단숨에 깨뜨린다. <깨닫기만 하면 부처>라는 오만한 태도를 버리고 부처의 삶을 일상에서 살아내야 한다는 <하심>의 강조는 관념적 깨달음의 유희에 빠진 한국 불교계를 향한 뼈아픈 죽비다.
특히 이 책은 과거 사회운동가로 각인되었던 스님의 삼보일배와 오체투지가 외부를 향한 정치적 저항을 넘어, 내면의 탐욕을 씻어내기 위한 철저한 참회 기도였음을 증명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가장 낮은 자세로 바닥에 엎드렸다는 고백은 종교적 당위가 주는 공허함을 밀어내고 삶의 보편적 원리로서 기도의 가치를 복원한다. 작게 살고, 적게 쓰고, 이웃 생명을 알뜰히 여기는 소박한 실천이 곧 <복덕구족>의 삶이라는 메시지는, 무한 소비와 문명의 오만으로 치닫는 현대인들이 귀감으로 삼아야 할 진정한 창조적 실존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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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수경 스님) 1,000단어 요약+평론
※ 현재 업로드된 PDF는 책 전체가 아니라 출판사 소개용 미리보기(약 20쪽)로 보입니다. 목차와 서문, 그리고 첫 장 일부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아래 글은 확인 가능한 부분을 중심으로 한 요약+평론입니다.
요약
<기도>는 수경 스님이 생애 마지막 시기에 남긴 영적 유언과도 같은 책이다. 제목은 단순히 "기도"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기도는 특정 종교의 의례나 개인적 소원 성취를 위한 간청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태도이며, 생명과 세계를 대하는 근본 자세이다.
책의 첫머리에서 수경 스님은 오늘의 시대를 "괴로움 수밖에 없는 세계"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그는 절망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괴로움의 현실을 정직하게 응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삶의 문제를 외면하거나 이상적인 이야기만 반복해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삶의 조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살아가고 살아내는 일이다. 스님은 바로 이것이 기도라고 말한다.
"살아가고 살아내고 하는 것" 자체가 기도라는 그의 말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이다.
목차를 보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수경 스님의 기도 이야기>이다. 여기에서는 스님의 수행 경험과 인생 이야기가 소개된다. 간월암에서 만난 관세음보살, 은사와의 인연, 출가 49년의 회고, 그리고 왜 기도가 필요한가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
두 번째는 <기도문>이다. 화계사 관음기도 발원문, 수험생을 위한 발원문, 타향살이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세 번째는 <오체투지>이다. 오체투지 수행을 회고하며 "만사가 기도여야 합니다"라는 주제를 더욱 깊게 전개한다.
미리보기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첫 장인 <간월암에서 만난 관세음보살>이다.
수경 스님은 젊은 시절 간월암에서 수행하던 시절을 회상한다. 당시 간월암은 지금처럼 관광지가 아니라 매우 척박하고 고된 수행처였다. 스님은 은사인 용담 스님을 통해 수행이 무엇인지를 배웠다고 말한다. 은사는 말로 가르치기보다 몸으로 보여주는 분이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노장님과 함께 갯벌을 건너 부석사로 가던 이야기이다. 갯벌은 깊고 위험했다. 밤에 길을 잃으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스님은 길을 잃고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다. 방향을 잃고 헤매는 가운데 은사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스님은 그 순간 관세음보살을 외치게 된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그 외침은 단순한 주문이 아니라 절박한 생명의 외침이었다. 죽음 앞에서 모든 계산과 집착이 사라지고 오직 삶을 향한 간절함만 남게 된 순간이었다. 결국 그는 길을 찾는다.
이 경험은 이후 스님의 생애 전체를 지배한 영적 체험이 된다. 관세음보살은 어딘가 초월적 세계에 존재하는 신비로운 존재라기보다, 인간이 절망 속에서도 다시 살아가게 하는 자비와 희망의 힘으로 이해된다.
평론
수경 스님은 한국 현대불교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많은 사람들이 수경 스님을 새만금 운동, 4대강 반대 운동, 삼보일배와 오체투지의 지도자로 기억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그러한 사회운동의 뿌리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 뿌리는 정치가 아니라 기도였다.
수경 스님에게 기도는 세상을 떠난 수행자의 명상이 아니었다. 오히려 세상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였다.
새만금 갯벌이 파괴되는 것을 보고, 강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생명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그가 거리로 나선 이유도 결국 기도 때문이었다.
그에게 기도는 현실도피가 아니라 현실 직면이었다.
이 점에서 수경 스님은 흔히 종교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을 넘어선다. 종교가 현실을 외면하게 만든다는 비판 말이다. 수경 스님의 경우 기도는 오히려 현실을 더욱 아프게 보게 만들었다.
그는 기도를 통해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게 되었다.
이는 불교의 동체대비(同體大悲) 정신과 연결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 책이 매우 소박하다는 것이다.
철학적 개념이나 복잡한 교리 설명이 거의 없다. 대신 수행 경험과 일상 언어가 중심이다.
"살아가고 살아내는 것"
"괴로움을 외면하지 않는 것"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것"
이런 표현들은 불교를 잘 모르는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반면 한계도 있다.
이 책은 철학서가 아니다. 따라서 생명평화 사상이나 생태불교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도법 스님의 저작들이 비교적 사회철학적이고 체계적인 논의를 제공한다면, 수경 스님의 이 책은 철저히 체험과 수행 중심이다.
그래서 독자에 따라서는 "구체적인 사회 대안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하다.
수경 스님은 사회 변혁 이전에 인간 내면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세상을 바꾸기 전에 먼저 자기 마음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세진님께서 최근 읽고 계신 도법 스님의 생명평화운동 관련 책들과 연결해서 본다면, 도법 스님이 "생명평화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했다면, 수경 스님은 그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영적 원천"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기도>는 기도에 관한 책이라기보다 삶에 관한 책이다.
수경 스님은 말한다.
삶은 괴롭다.
그러나 그 괴로움을 외면하지 말라.
살아가고 살아내라.
그리고 만사를 기도로 삼아라.
이 단순한 가르침이야말로 수경 스님이 남긴 가장 깊은 유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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