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이은선 교수의 삶과 사상, 그리고 주요 저서들의 핵심 주제를 정리
1. 삶과 학문적 여정
이은선 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에코페미니스트 신학자이자 유학 연구자, 한나 아렌트 연구자다. 초현실주의 신학자이자 목회자였던 고 이신 목사의 딸이기도 하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감리교신학대학교를 거쳐, 스위스 바젤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으로 신학박사 학위(Dr. Theol.)를 취득했다. 귀국 후에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과에서 한국철학 및 유교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Ph.D.)를 받으며 동서양을 아우르는 사상적 지평을 구축했다.
세종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고,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한국여성신학회 회장, 한국아렌트학회 회장, 한국유교학회 및 양명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퇴임 후에는 강원도 횡성에 <한국信연구소>와 <현장아카데미>를 일구며 기독교·유교·페미니즘·정치철학의 대화와 인류세 문명 전환을 위한 글쓰기와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2. 핵심 사상: 상호침투와 통전의 사유
이은선 사상의 핵심은 <동서 문명의 창조적 융합>, <가부장성을 탈각한 탈서구 페미니즘>, <공적 영역의 회복을 통한 생명 영성>으로 집약된다.
<1> 聖(종교)·性(여성)·誠(정치)의 통전 서구 근대가 분리해 놓은 종교(聖), 여성·생명(性), 정치·윤리(誠)를 한 몸으로 짜내는 통전적 사유를 펼친다. 유교의 내재적 초월성과 기독교의 예언자적 영성을 결합하여, 사적 영역에 갇혀 있던 돌봄과 생명(性)의 감수성을 공적·정치적 실천(誠)의 자리로 확장한다.
<2> <神學(신학)>에서 <信學(신학)>으로의 전환 초월적이고 절대적인 남성신(神) 중심의 도그마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의 존재론적 신뢰와 믿음(信)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신학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이는 기후위기와 생태 파괴로 대변되는 인류세 문명에서 모든 생명체가 공존하기 위한 새로운 영성적 토대를 제공한다.
<3> 유교와 페미니즘의 접목 (탈서구적 한국 페미니즘) 유교를 단순한 가부장적 억압 체계로 단죄하는 서구 중심적 페미니즘 시각을 비판적으로 넘어선다. 이황, 이이, 최제우 등 한국사상과 유교 전통 내에 내재된 생명성, 돌봄, 우주적 상호연결성을 발굴하여 한국적 맥락에 뿌리내린 주체적인 생태여성주의를 주창한다.
<4> 한나 아렌트의 정치철학과 공공신학의 결합 한나 아렌트의 <활동적 삶>, <사유와 판단>, <악의 평범성> 개념을 한국의 역사적 비극과 정치 현실(세월호 참사, 국가 폭력 등)에 투영한다. 사유하지 않는 무사유가 낳은 사회적 재난 앞에서 종교와 교육이 어떠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 비판적으로 묻는다.
3. 주요 저서와 핵심 주제
<1> 페미니즘과 유교·기독교의 대화
<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 / <다른 유교 다른 기독교> / <유교 기독교 그리고 페미니즘>: 서구 페미니즘의 틀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고 동아시아 유교 텍스트(논어, 맹자, 퇴계 등)를 재해석하여, 유교적 인(仁)·예(禮)·성(誠)이 여성적 영성과 만나는 지점을 정초한다.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읽기>: 가사 노동과 돌봄이라는 일상의 자리(집사람)에서 출발하여 고전 <논어>를 현대적 생명과 평화의 시각으로 다시 읽어낸다.
<2> 聖·性·誠의 영성과 신학 패러다임 전환
<神學(신학)에서 信學(신학)으로: 참 인류세를 위한 한국 信學>: 절대타자로서의 신론에서 벗어나 공공성과 관계성, 생태적 연대를 회복하는 한국적 신학의 완결형 테제를 제시한다.
<동북아 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 / <한국 생물 여성영성의 신학>: 분단과 군사주의로 얼룩진 동북아 현실 속에서 여성주의적 평화 영성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영성과 정치 윤리의 합일을 강조한다.
<한국 여성조직신학 탐구> / <포스트모던 시대의 한국 여성신학>: 한국 조직신학의 가부장성을 해체하고 포스트모더니즘과 한국적 상황 속에서 여성의 체험을 신학화한다.
<3> 한나 아렌트와 정치·교육철학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읽기> / <생물권 정치학시대에서의 정치와 교육: 한나 아렌트와 유교와의 대화 속에서>: 서구의 아렌트 철학과 동양의 유학을 접목해 생물권 위기 시대에 공적 영역과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규명한다.
<세월호와 한국 여성신학: 한나 아렌트와의 대화 속에서> / <묻는다, 이것이 공동체인가>(공저): 세월호 참사를 마주하며 국가와 기독교의 타락을 고발하고, 고통받는 타자와 연대하는 예언자적 사유를 피력한다.
<통합학문으로서의 한국 교육철학>: 분과 학문으로 쪼개진 교육학을 철학·종교·생태와 통전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교육철학의 지평을 탐색한다.
<4> 종교개혁과 한국적 신학의 유산
<이신의 예술과 한국 信學> / <환상과 저항의 신학>(공저): 부친인 이신 목사의 예술과 초현실주의 신학을 재조명하여 한국 토착화 신학의 깊이를 밝힌다.
<그때도, 지금도 그가 옳다: 변선환 학장 종교재판 30년 역사를 회고하며>(공저): 감리교 종교재판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며 종교간 대화와 다원주의적 열린 신학의 정당성을 증언한다.
이은선의 삶과 사상 — <神學에서 信學으로>, 유교·기독교·페미니즘을 잇다
첨부하신 알라딘 목록을 시간순으로 보면 이은선의 작업은 상당히 일관된 궤적을 보입니다. 1990년대의 <포스트모던 시대의 한국 여성신학>에서 출발하여, 2000년대에는 <유교·기독교·페미니즘>, <한국 여성조직신학 탐구>,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로 나아가고, 2010년대에는 <한국 생물 여성영성의 신학>, <동북아 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 2020년대에는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 읽기>, <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 그리고 마침내 <神學에서 信學으로―참 인류세를 위한 한국 信學>에 이릅니다. 즉 단순히 ‘여성신학자’라기보다, 갈수록 <한국적 통합종교사상>을 만들려 한 사상가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첨부 목록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1. 삶: 서양 기독교 신학에서 한국 유교와 여성주의로
이은선은 이화여대에서 불문학과 철학을 공부한 뒤 감리교신학대학을 거쳤고, 스위스 바젤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성균관대학교에서 한국철학과 종교학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학문적 형성 자체가 처음부터 한 분야 안에 있지 않았습니다. 서구 철학·기독교 신학과 한국 유교 전통을 모두 깊이 통과한 사람입니다. 예스24
세종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한국여성신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한나아렌트학회, 양명학회 등 여러 학문 공동체에서 활동했습니다. 2018년 세종대에서 명예퇴직한 뒤에는 강원도 횡성에서 <한국信연구소>를 열어 연구와 저술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남편 이정배와 함께 현장아카데미를 중심으로 종교·철학·교육·생태 문제를 연결하는 활동을 이어갑니다. BOOKCLUB
또 하나 중요한 배경은 부친 이신(李信)입니다. 이신은 한국 토착화 신학과 ‘영(靈)의 신학’, 초현실주의 예술을 결합하려 했던 신학자·예술가였습니다. 이은선이 최근 <이신의 예술과 한국 신학(信學)>까지 쓰는 것을 보면, 그의 ‘信學’ 구상이 아버지 이신의 ‘信’과 ‘영’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스24
2. 이은선 사상의 출발점: <한국·여성·종교인>
그가 자신의 위치를 설명할 때 반복해서 등장하는 세 단어가 있습니다.
<한국인–여성–종교인>
이 세 위치가 그의 사상 전체의 출발점입니다. 서구에서 형성된 기독교 신학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하는 것도 거부하고, 전통 유교를 그대로 복원하는 것도 거부합니다. 동시에 서구 여성주의를 단순 수입하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질문은 이렇게 됩니다.
한국 여성의 역사적 경험에서 출발해 기독교와 유교를 동시에 비판하고 다시 구성한다면 어떤 종교사상이 가능한가?
이 질문이 거의 30년에 걸친 그의 작업을 관통합니다. 기존 소개에서도 그의 연구를 ‘한국·여성·종교인의 시각에서 유교와 기독교, 페미니즘과 교육을 함께 보는 작업’이라고 설명합니다. 예스24
3. 첫째 축: 한국 여성신학 — 가부장적 기독교를 넘어
초기의 대표작은 첨부목록의 1997년 <포스트모던 시대의 한국 여성신학>과 2004년 <한국 여성조직신학 탐구>입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초기 이은선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독교 신학 자체가 얼마나 남성 중심적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전통적 신학에서 하나님은 ‘아버지’, 구원자는 남성 그리스도, 교회의 지도자는 남성 성직자였습니다. 여성은 신학의 주체라기보다 신앙의 수용자로 놓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은선은 여기서 단순히 ‘하나님을 여성으로 부르자’는 수준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합니다.
<누가 신학을 하는가?>
신학의 주체가 서양 남성 신학자에서 한국 여성으로 바뀐다면 기독교 전체의 언어와 구조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의 여성신학은 여성에게 자리를 조금 더 주자는 평등론보다 <신학의 인식론 자체를 바꾸는 프로젝트>에 가깝습니다.
4. 둘째 축: 유교의 재발견 — 가부장제와 유교를 동일시하지 않는다
이은선의 가장 독특한 점은 여성신학자이면서도 유교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국 여성주의에서는 흔히 유교를 가부장제의 핵심 원인으로 비판합니다. 실제로 조선 후기의 가부장적 가족제도와 여성 억압에서 유교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은선은 이렇게 묻습니다.
<가부장적 유교가 곧 유교 전체인가?>
그의 대답은 ‘아니다’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유교, 기독교 그리고 페미니즘>,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 읽기> 같은 책에서 유교 안에 들어 있는 다른 가능성을 찾아냅니다. 첨부목록에서도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한국유교의 종교적 성찰과 여성주의>, <유교 기독교 그리고 페미니즘>,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읽기>가 한 흐름을 이룹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특히 그가 발견한 것은 유교의 <성인(聖人)>, <인(仁)>, <성(誠)>, <성(性)>입니다.
유교의 초월은 서양 유일신 종교처럼 세계 밖에 있는 신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일상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초월입니다. 그는 이것을 현대의 세속사회에서도 의미가 있는 종교성으로 봅니다.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의 핵심도 바로 이러한 ‘세간적 초월’입니다. 예스24
여기에는 중요한 역전이 있습니다.
기독교 = 초월적 종교
유교 = 세속윤리
라는 전통적 구분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이은선에게 유교 역시 깊은 의미에서 하나의 종교적 삶의 방식입니다.
5. 셋째 축: 聖·性·誠 — 이은선 사상의 핵심 공식
이은선의 사상을 가장 간단하게 압축하면
<聖·性·誠>
이라는 세 글자가 됩니다.
그는 이것을 대체로
聖 = 종교·초월·궁극성
性 = 여성·몸·생명
誠 = 윤리·정치·실천
이라는 서로 연결된 영역으로 사용합니다.
<한국 여성조직신학 탐구―聖·性·誠의 여성신학>, <한국 생물 여성영성의 신학―종교 聖, 여성 性, 정치 誠의 한 몸 짜기>, <동북아 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이라는 제목 자체가 이 구조를 보여줍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 영역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종교적 깨달음(聖)이 개인의 내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몸과 성과 생명(性)에 관계해야 하며, 다시 정치와 사회적 책임(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은선의 종교론은 순수한 ‘내면적 영성’과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그에게 종교는
<초월 → 몸 → 정치>
를 하나로 묶는 작업입니다.
6. 넷째 축: <생물(生物)> 여성영성 — 생태로의 확장
2011년 <한국 생물 여성영성의 신학>은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여기서 ‘생물’은 단순히 biological being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生物’, 즉 <만물을 살린다>는 유교적 뜻이 들어 있습니다.
여성해방을 인간 여성의 권리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생명세계 전체와 연결합니다.
그래서 이은선의 여성신학은 점차
여성 → 인간 → 자연 → 지구생명
으로 확대됩니다.
이 때문에 그의 후기 작업에서 ‘인류세’가 중요해집니다.
페미니즘은 단순히 여성 대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자연을 지배해온 문명 자체를 다시 묻는 문제가 됩니다.
7. 다섯째 축: 한나 아렌트 — 정치와 책임
이은선에게 예상외로 중요한 인물이 한나 아렌트입니다.
첨부목록 첫 책이 2026년의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읽기>이며, 그는 아렌트의 <삶은 하나의 이야기다>를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이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아렌트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이 함께 세계를 구성하는 <복수성(plurality)>과 공적 세계입니다.
이은선은 이를 동아시아의
<朋友有信>, 즉 친구 사이의 믿음
과 연결합니다.
그래서 후기의 ‘信’은 단순한 종교적 신앙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믿을 수 있는 공적 세계>
라는 정치철학적 뜻까지 갖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여성신학, 유교, 아렌트의 정치철학이 하나로 만납니다.
8. 여섯째 축: 종교간 대화 — <다른 유교, 다른 기독교>
2016년 책 제목 <다른 유교 다른 기독교>는 그의 사상을 매우 잘 압축합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그가 원하는 것은
기독교를 버리고 유교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유교를 기독교화하는 것도 아닙니다.
둘 다 변해야 합니다.
<다른 유교>는 가부장적·권위주의적 유교에서 벗어나 인(仁)·성(誠)·관계적 인간성을 되찾는 유교입니다.
<다른 기독교>는 배타적 교리주의와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타종교와 대화하고 생명과 평화를 실천하는 기독교입니다.
따라서 종교간 대화는 ‘서로 사이좋게 지내자’는 수준이 아니라 <상호변혁>입니다.
9. 일곱째 축: 동북아 평화와 한국적 종교사상
첨부목록에는 <동북아 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2020)이 있습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여기에서 이은선의 신학은 개인과 여성 문제를 넘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역사로 확장됩니다.
그는 구한말 유학자 이기(李沂) 같은 인물까지 새롭게 읽으며, 제국주의와 강대국 경쟁 속에서 한국이 어떻게 자주성·공동체·평화를 만들어갈 것인가를 묻습니다. 그의 이기 연구에서도 자주·민권·공동체와 동북아 평화를 연결합니다. KCI
따라서 후기의 이은선에게 ‘한국적 신학’은 민족문화 자랑이 아닙니다.
<제국과 자본과 전쟁의 질서 속에서 작은 존재들이 어떻게 주체성을 회복할 것인가>
라는 문제입니다.
10. 여덟째 축: 神學에서 信學으로
이은선 후기 사상의 가장 중요한 변화입니다.
2023년 <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神學에서 信學으로>, 2024년 <神學에서 信學으로―참 인류세를 위한 한국 信學>으로 발전합니다. 첨부자료에도 두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神學은 문자 그대로 ‘신에 관한 학문’입니다.
그런데 이은선은 이제
神 → 信
으로 중심을 옮깁니다.
여기서 信은
신앙(faith)
신뢰(trust)
성실(faithfulness)
사람 사이의 믿음
궁극적인 것에 대한 신뢰
를 동시에 포함합니다.
따라서 질문도 변합니다.
<신은 존재하는가?>
보다
<우리는 무엇을 믿으며 서로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가 더 중요해집니다.
이것은 단순한 한자 바꾸기가 아닙니다. 그의 30년 연구가 도달한 철학적 결론에 가깝습니다.
11. 아홉째 축: 교육 — 지식을 넘어 인간을 만드는 공부
이은선이 오랫동안 세종대 교육학과 교수였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첨부목록에
<한국 교육철학의 새 지평>
<통합학문으로서의 한국 교육철학>
<생물권 정치학시대에서의 정치와 교육>
같은 책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그에게 교육은 지식전달이 아니라 인간 형성입니다.
유교의 수양과 기독교의 신앙, 여성주의의 자기주체화, 아렌트의 세계책임을 한데 묶습니다.
그래서 교육의 목적은 경쟁력 있는 인간보다
<세계에 책임질 수 있는 인간>
을 만드는 것입니다.
12. 저서들을 사상 발전 단계로 읽으면
첨부하신 29권을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사상발전사로 읽으면 대략 다섯 단계가 보입니다.
| 시기 | 대표 저작 | 중심 문제 |
|---|---|---|
| 1990년대 | <포스트모던 시대의 한국 여성신학> | 서구 신학과 남성중심주의 비판 |
| 2000년대 | <유교 기독교 그리고 페미니즘>, <한국 여성조직신학 탐구>,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 | 유교와 기독교의 여성주의적 재구성 |
| 2010년대 | <한국 생물 여성영성의 신학>, <다른 유교 다른 기독교> | 聖·性·誠, 생명·종교간 대화 |
| 2020년 전후 | <동북아 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 읽기> | 평화·생활·유교의 일상화 |
| 2023년 이후 | <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 <神學에서 信學으로>, <이신의 예술과 한국 信學> | 신 중심 신학에서 관계적 ‘信’의 철학으로 |
이 흐름은 알라딘 첨부자료에 나타난 출간 순서에서도 상당히 분명합니다. 알라딘 이은선 29건
13. 이은선 사상의 특징과 한계
제가 보기에는 이은선의 가장 중요한 성취는 <한국 여성신학을 서구 여성신학의 한국판에 머물지 않게 한 것>입니다.
유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그것을 다시 기독교·페미니즘·교육·아렌트 정치철학과 연결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업은 ‘비교종교학’이라기보다 <새로운 한국 사상 만들기>에 가깝습니다.
특히 <聖·性·誠>과 <神學 → 信學>이라는 두 공식은 그의 독창성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논쟁적인 점도 있습니다.
첫째, 유교의 <仁·誠·聖人> 전통을 적극 복원하는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유교가 가부장제와 신분질서를 정당화했던 측면을 얼마나 충분히 처리했는가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둘째, <한국적>이라는 범주가 너무 크게 사용될 때 한국 내부의 계급·세대·성적 소수자·문화적 차이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위험도 있습니다.
셋째, 聖·性·誠과 信學의 체계가 매우 포괄적이어서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는 대신, 사회경제적 권력구조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힘은 민중신학이나 해방신학보다 약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앞서 우리가 이야기한 <심층종교–해방종교–생태종교>의 세 축으로 보면 특히 흥미롭습니다.
14.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은선의 평생 작업은 이렇게 압축할 수 있습니다.
<서구 남성 중심의 神學을 한국 여성의 삶, 유교의 仁·誠, 기독교의 신앙, 페미니즘, 생태·정치·교육과 다시 엮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서로 믿을 수 있는 ‘信學’으로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그래서 이은선을 단지 <여성신학자>라고 부르는 것은 이제 너무 좁습니다. 후기 이은선은 오히려 <한국적 여성주의 통합종교철학> 혹은 자신이 쓰는 말 그대로 <한국信學>의 구성자로 이해하는 것이 그의 저작 전체를 더 잘 설명합니다. 현재 그는 세종대 명예교수이자 한국信연구소 소장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예스24
그리고 앞서 살펴보신 <이정배·변선환·오강남>과 연결하면 꽤 흥미로운 자리가 생깁니다. 변선환이 <종교해방>, 오강남이 <심층종교>, 이정배가 <생태·토착화 신학> 쪽으로 각각 무게중심이 있다면, 이은선은 이 세 요소를 <여성·유교·信>이라는 언어로 다시 묶으려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네 사람을 <심층–해방–생태–여성/관계>라는 네 축으로 비교하면 차이가 훨씬 선명하게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