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4

꽃을 던지고 싶다 | 너울 | 알라딘

꽃을 던지고 싶다 | 너울 | 알라딘
꽃을 던지고 싶다 - 아동 성폭력 피해자로 산다는 것
너울 (지은이)르네상스201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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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동 성폭력을 여러 차례 경험하고 오랜 세월 트라우마와 힘겹게 싸워온 한 생존자의 용기 있는 고백. 초등학교 시절, 수차례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이 25년 만에 자신의 피해 경험을 증언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은 어린 여자아이가 겪은 끔찍한 사건과 그로 인해 황폐해진 삶, 그리고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아동 성폭력의 특성과 그 후유증은 무엇인지, 피해자에게 ‘회복’이란 어떤 의미인지, 성폭력 피해자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어떠한지, 그 시선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아동 성폭력을 하나의 ‘사건’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아동 성폭력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성찰하게 해주는 매우 의미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목차


추천사 절대로 잊히지 않는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_전희경
프롤로그 내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1 25년간 내 삶을 관통해온 기억을 풀어내며
2 내 몸은 4월을 기억한다
3 첫 번째 강간에 대한 기억
4 왜 맞았는가? 라는 질문은 어리석다
5 엄마가 사라졌다
6 가정이 좀더 빨리 해체되었더라면
7 친족 성폭력, 지금도 누군가는 겪어내는 일
8 안전한 곳은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9 25년 전의 어린 나를 만나러 가다
10 오늘은 상담을 받으러 가는 날이다
11 강간당한 여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12 나는, 불쌍한 여자인가?
13 계단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
14 그랬구나, 나도 소중한 딸이었구나
15 한 생존자가 다른 생존자에게
16 아동 성폭력이 나에게 남긴 것
17 성폭력과 성관계, 불안한 경계
18 ‘가족’이라는 어려운 관계
19 대한민국에서 20대 여자로 산다는 것
20 내가 상실한 것은 무엇일까?
21 외도 상대 따위는 되지 않을 거야
22 전생의 업?
23 죽기로 결심하다
24 단란주점에서 보낸 일주일
25 등록금을 준 손님, 그러나 고맙지 않았다
26 왜 우리는 성폭력을 기억하고 있는가
27 성판매, 내가 사람이 아님을 확인하는 길
28 ‘치유’는 천사의 모습을 하고 오지 않는다
29 트라우마를 이야기한다는 것
30 내 삶에 일어난 사건들에 이름을 붙이다
31 산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가

나에게 힘이 되어 준 책들
글을 마치며

해제 우리 모두의 평화를 위한 용감한 고백_김영옥

접기


책속에서


‘세월이 약’이라는 말, ‘시간이 지나면 상처도 잊힌다’는 속설은 적어도 나에겐 해당사항이 없었다. 절대로 강간의 피해는 잊히지 않았다. 그 공포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도 흐려지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명확하게 각성되었다. 나는 참을 수 없는 불안감과 혼자 감당하기 힘든 공포에 휩싸였다.
25년 전 사건 혹은 과거의 한 시점에서 겪은 경험이 아니라 25년 동안 나를 관통한 사건을 이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접기
그 남자는 나를 끌어당기더니 가슴이라고 할 것도 없는 가슴을 혀로 빨기 시작했다.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별로’라고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이번에는 남자가 내 입에 혀를 집어넣고 핥기 시작했다.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불쾌함이 밀려 왔다. 그 남자를 밀어내려고 애를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남자는 이렇게 물었다.
“어디가 더 기분이 좋아? 가슴이야 혀야?”
생생한 기억. 어디가 더 좋을 수가 있었을까? 그 상황에서 어느 것이 더 좋을 수가 있었을까?
“둘 다 별로예요.”
그 남자는 내게 한 가지를 선택하라고 했다. 어른이 묻는 말에 대답을 잘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나는 겁에 질려 차라리 가슴 쪽이 낫다고 했다. 그것 말고 다른 대답은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어른들 말에 순종해야 한다고 배우기만 했지 싫다는 말을, 안 된다는 말을 해도 된다는 사실은 배운 적이 없었다. 그때는 성폭력 예방교육도 없었고, ‘노’라고 말하는 법을 알지도 못했다.
설령 내가 ‘노’라고 말을 했다면 그 상황이 달라졌을까? 겨우 9살이던 내가 ‘노’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행동을 멈추고 사과를 했을까?
나에게 일어난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도 알지 못할 정도로 어린 나이였지만, 분명하게 느꼈던 것은 비밀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만일 이 일이 알려지기라도 하면 나는 비난받거나 더러운 사람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그런 막연한 두려움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 나를 보호해줄 어른이 존재하지 않았다. 접기
그 남자는 방공호로 나를 밀어 넣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두려움 속에서도 나는 주변을 살폈다. 방공호에는 술병이 어지러이 놓여 있었고, 바닥에는 박스가 깔려 있었다. 어둡고 퀴퀴한 냄새로 인해 공포감이 더욱 커졌다. 무엇보다 폭력이 가해질까 두려웠다. 엄마가 맞는 모습을 지겹도록 보며 자란 탓에 나는 누구보다도 폭력에 대한 공포가 심했다.
그 남자는 나를 박스 위로 밀쳤다. 그러고는 너무나 익숙하게 내 옷을 벗겼다. 나는 두려움에 눈을 감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밖은 너무도 적막하다.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는 곳. 나 혼자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 남자가 나를 죽여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또다시 그 긴 시간을 고통에서 보내고 싶지 않다. 어차피 죽고 싶었던 삶이니. 죽으면 고통이 끝날까? 머릿속은 온통 죽음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 찬다.
그 남자의 숨소리가 방공호를 가득 메운다. 너무나 적막해서 숨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듯하다. 남자의 숨소리가 ‘너는 하찮은 존재야’라고 말하는 것 같다. 퀴퀴한 냄새에 땀 냄새가 더해진 듯하다. 역한 기운이 몰려온다. 토하고 싶다. 정신이 희미해진다. 조금 지나면 죽을 수 있을 것 같다. 접기
25년 만에 다시 찾은 그 공간. 그러나 그곳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산은 벌써 아파트 단지로 바뀌었다. 등산로도, 그 안에 있던 방공호도 존재하지 않았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 버린 것이다.
단 한 번도 그곳이 변했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상상만으로도 두려운 곳이므로, 흉측하게 내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곳이므로.
나는 열세 살을 살고 있는 서른여덟의 몸을 가진 괴물이 되어 있었지만, 세상은 내 고통과 상관없이 변하고 성장하고 있었다. 오직 나만 25년 전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5년 전의 나를 만나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라고. 네가 도망치지 못했다 하더라도, 설령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더라도, 네가 강간을 당할 이유는 없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오랫동안 혼자 두어서 미안하다고, 이제야 너를 만나러 왔다고, 미안하다고 말해야 했다. 접기
집에서 상담소까지 지하철로 족히 2시간은 걸린다. 앞자리에 어린아이가 엄마와 나란히 앉아 웃고 있다. 나에게도 아이가 있으면 좋겠다. 온전히 나에게 의지하며 내가 헌신할 수 있는 새 생명. 어릴 때, 그러니까 상처 입지 않아 아직 미래를 꿈꿀 수 있던 시절에,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아이들을 많이 낳아 살뜰히 보살피면서 살고 싶었다. 삼촌한테 폭력을 당한 후 아이를 낳을 자궁도, 아이에게 젖을 물릴 젖가슴도 다 더렵혀졌다고 생각했다.
내가 조금 더 일찍 페미니즘을 만나고 죄의식에서 벗어났다면, 가능했을까? 나를 닮은 생명을 잉태하는 일이.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생명이었던가? 나도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존재였던가? 눈물이 나려고 해서 아기와 젊은 엄마에게 눈인사를 건네고 한 정거장 전에 내린다. 이놈의 눈물은 마르지도 않아. 아무 때나 터져 나와서는 쉽게 멈추지도 않는다. 접기
P. 74 나처럼 강간당한 여자는 어찌 살아야 하는지 알고 싶었다. 왜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 질문할 수 없는 일이기에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위인전을 탐독했다. 나처럼 강간당한 여자도 훌륭한 삶을 살아낼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한때는 판검사가 되어 폭력을 휘두르는 나쁜 사람들을 다 잡아가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위인전에서는 강간당한 여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강간당한 여자가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소설책을 읽기 시작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고 싶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강간당한 여자들은 다 미쳐버리거나 창녀가 되었다. 지금은 제목도 기억이 나지 않는 수많은 책 속에서 강간당한 여자는 너무나 불행했다.
도서관의 책을 다 읽어도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무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지금처럼 아동성폭력에 관한 책도, 페미니즘 서적도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내 꿈은 사라졌다. 나는 판검사가 되어 정의를 실현하는 사람이 될 수 없는 몸이었다. 나는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예쁜 선생님이 될 수도 없는 몸이었다. 책에 나오는 여자들처럼 미치지 않으면 창녀가 되어야 한다고 믿기 시작했다. 미치지 못했으니 창녀가 될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접기
P. 176 내가 성판매를 그만둔 데는 딱히 특별한 계기가 없었다. 나는 성판매를 하지 않아도 다른 직업을 구할 수 있을 만큼의 학력과 기회가 있었다. 가난했지만 큰돈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빚이 있지도 않았고, 그 일을 지속해야 할 다른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후로 몇 년간 미칠 것 같은 공포와 우울감에 사로잡히는 4월이 되면 성판매를 하러 나서기도 했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에도 그러했고, 돈이 필요하지 않아도 성판매를 하러 나섰다. 가만히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나 스스로가 나를 죽이는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4월이 되면, 내가 사람이 아님을 확인해야만 했다. 내가 사람이 아님을 확인하는 방법은 스스로를 죽이는 것이었다. 몇 번이나 자실 기도를 했으나 내 마음대로 죽어지지도 않았다. 결국 나는 성판매를 통해서 나를 죽이는 방법을 택했다. 접기


추천글
숱한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지만, 폭력에 대해 분노하는 여론은 연기와도 같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가 허무하게 사라지곤 한다. 이 책은 아동 성폭력을 ‘사건’이 아닌 한 사람이 살아낸 삶의 이야기로, 과정으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울림과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한다.
끔찍한 상처일수록 ‘묻어야 할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차가운 세상에서, 자신의 피해 경험과 고통을 드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며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 이 책의 독자가 되는 것은 타인의 아픔을 들어주고 함께 치유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참여하는 일이 될 것이다.

- 조이여울 (〈여성주의 저널 일다〉대표)

성폭력 생존자의 고통의 기억, 생존의 기록을 읽고 그 경험에 공감한다는 것은 그래서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조금이라도 타자의 관점을 유지하는 평화로운 관계를 소망하는 우리 모두의 시민적 과제다. 사람 사이의 평화(로운 관계)는 지역-시민사회 공동체와 국가가 함께 공동으로 생성해내야 할 가치다.
저자가 폭력의 기억을 독자들과 공유하겠다는 용기를 낸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기록에 정동적으로 공감하며 평화로운 관계, 환경 만들기에 동참할 것을 소망한다.

- 김영옥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 한겨레 신문 2013년 3월 9일 새 책



저자 및 역자소개
너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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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었지만 여전히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철없는 30대를 보내고 있다. 사는 것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물음표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것만은 분명히 알게 되었다.
꽃, 재즈, 책, 커피 그리고 소주.
한 끼 밥보다 꽃을 사는 것을 더 좋아한다. 조용한 재즈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행복을 만끽한다. 포장마차에서 마시는 소주가 최고의 만찬이라 여긴다. 옷 대신 책을 사며 뿌듯해한다.
어릴 적 공지영, 신경숙, 김형경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멋진 문장을 가지고 싶다’는 꿈을 가진 적이 있다. 아쉽게도 소설 대신 수기를 쓰게 되었다. 하지만 글을 쓰고 싶은 꿈에 한 발짝 다가갔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높은 물가와 대출 이자를 걱정하는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하고 싶은 것이 아주 많다. 30대에 자신을 치유하는 길을 걸어왔다면 40대에는 사람들과 함께 회복을 나누고 싶고, 50대가 되면 철학자가 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불혹의 나이가 되면 마음이 흐려지거나 무엇에 홀리는 일이 없다고들 해서 40대의 삶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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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꽃을 던지고 싶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아동 성폭력을 여러 차례 경험하고
오랜 세월 트라우마와 힘겹게 싸워온
한 생존자의 용기 있는 고백

초등학교 시절, 수차례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이 25년 만에 자신의 피해 경험을 증언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은 어린 여자아이가 겪은 끔찍한 사건과 그로 인해 황폐해진 삶, 그리고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의 증언을 담은 책이 매우 드물다.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경험에 대해 말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성학자 전희경은 이에 대해 “말해도 되는가? 말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말한다고 해서 누가 이해할 것인가? 끝없이 고개를 드는 질문에 맞서 성폭력 피해에 대해 말하고 쓴다는 것은 그 자체가 투쟁이다.”라고 설명한다.
모든 의심과 반문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성폭력 피해를 기록하기로 용기를 냈다. 다른 범죄의 피해와는 다르게 성폭력 사건은 말을 꺼내기조차 어렵다. 피해자에게 침묵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성폭력은 끔찍한 사건으로 재구성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아닌 피해자 자신의 언어로 사건을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가 될 수 있다. 저자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다.
또한 자신의 증언을 통해 다른 생존자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내 문제를 해결하려고 책을 많이 봤는데, 성폭력 생존자의 수기만큼 힘이 된 것이 없다. 그런데 외국 수기가 대부분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왜 없을까? 도움을 받았으니 나도 용기를 내서 쓰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자신이 겪은 피해를 기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시의 기억을 고스란히 떠올려야 했기에 죽을 것처럼 두렵고 힘들었다. 글을 쓰다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다시 힘을 내서 쓰다가 앓아눕기를 되풀이하면서 4년 만에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아동 성폭력의 특성과 그 후유증은 무엇인지, 피해자에게 ‘회복’이란 어떤 의미인지, 성폭력 피해자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어떠한지, 그 시선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아동 성폭력을 하나의 ‘사건’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아동 성폭력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성찰하게 해주는 매우 의미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성폭력의 기억은 왜 잊히지 않는가?
저자는 지독하게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다. 아버지는 외도와 가정 폭력을 일삼았고, 엄마는 남편의 폭행을 감내하며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러니 동네 아저씨에게, 삼촌에게 연이어 성폭행을 당하고도 엄마에게조차 말을 꺼낼 수 없었다. 9살 어린 나이였던 만큼 자신이 당한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도 못했을 뿐더러, 힘든 엄마를 더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입을 다문 것이다. 또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12살 등굣길에 또다시 끔찍한 성폭력을 경험했으나 그 모든 고통을 혼자 감내해야 했다.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고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그 사건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과 우울감이 자주 찾아오기는 했지만, 고통에 익숙해진 채 그럭저럭 살았다. 그러다 서른이 넘은 어느 평화로운 날, 강간당하는 꿈을 꾸었다. 그 꿈과 함께 어릴 적 기억이 너무도 선명하게 떠올랐다. 꿈 속의 남자는 12살 때 자신을 강간한 남자가 입고 있던 것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꿈을 꾸고 난 뒤 어릴 때 겪은 폭력과 공포가 재현되었다. 호흡곤란이 오고 심장이 멈추는 것 같은 공포가 엄습했다. 잠도 못 자고 밥도 먹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다. 왜 갑자기 과거의 상처에 직면한 것일까? “그 사건들을 이겨낼 힘이 생겼기 때문에 해결하라고 내 무의식이 끌어올린 것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동 성폭력은 한 시점에 일어난 사건에 불과하지만, 엄청난 후유증을 남긴다.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저자의 경우처럼 가장 평화로운 시기에 불쑥 과거의 사건과 직면하는 사람도 있고, 여자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안 순간 직면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아동 성폭력은 한 사람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날 내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비슷한 피해를 경험해도 주변 상황과 지원의 정도, 성폭력을 둘러싼 그 사회의 문화에 따라 결과는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저자의 경우는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 없었기에 더욱 더 힘들고 상처가 깊었다.
저자는 청소년기에 ‘강간당한 여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몹시 궁금했다. 누구에게도 이야기를 할 수 없어서 도서관에 있는 책을 전부 다 찾아 읽었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위인전에 강간당한 여자는 없었고, 소설에서 강간당한 여자는 자살을 하거나 창녀가 되었다. 저자는 당시의 사회적 통념을 그대로 받아들여 스스로를 ‘더럽혀진 여자’로 인식했다. 스스로 가치 있고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자아존중감을 형성할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다.
성인이 되어 연애를 하게 되었을 때 자신을 존중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거부감이 들었다고 한다. 스스로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방적으로 성적인 관계를 요구하는 남자에게 저항하지 못했다. 무력한 아동기 때 당한 폭력은 그녀에게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저항하는 힘을 앗아가 버린 것이다.
무엇보다 이처럼 무가치한 삶을 계속 이어나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깊은 절망감에 자주 빠져들었다. 몇 차례 자살을 시도했으나 죽음도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없었다. 결국 저자는 소설 속 여자들처럼 ‘창녀’가 되기로 결심하고 성 판매에 나서기도 한다. 당시에 그녀에게는 성판매가 자신을 죽이는 길이었으므로.


멀고도 험난한 치유의 길
그러나 나는 언제나 회복의 길을 가련다!

과거의 상처와 직면하고 난 뒤 저자는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지난한 노력을 계속했다. 상담을 받고 성폭력 생존자들의 모임인 ‘자조모임’에도 나가고, 다른 피해자를 돕는 일을 하면서 한 발씩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려고 안간힘을 쏟았다.
그러나 치유는 ‘천사’의 모습으로 오지 않았다. 조금 나아진 듯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두려움과 통증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우울증과 통증이 엄습하면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싸워야 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제는 괜찮아질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기대를 갖는다. 그 기대를 다 채울 수는 없지만 다행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저자는 “피해 경험이 있는 사람은 치유의 길을 가는 과정에도 때때로 흔들리고 절망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와 같은 생존자뿐만 아니라 생존자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도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당부한다.
이제 저자는 세상의 시간보다 조금 서툴고 느리더라도 이제 온전한 한 사람으로서 삶을 살고자 한다. 그러하기에 “오늘보다 조금 더 평온한 내일을 기대하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내가 내일 우울감에 빠져든다 해도, 치유를 선택하기 전에는 몰랐던 빛나는 내일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알기에 나는 언제나 회복의 길을 가려고 한다.”라고 글을 마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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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당사자에게는 큰 용기이자 고통이다. 이 책을 쓴이는 정말 대단한 분이다. 상처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 우리사회에서는 더욱 더 글쓴이의 용기가 커 보인다.
걷는짱구 2013-05-23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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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견뎌야만 이를 수 있는 생존자의 길







죽음을 견뎌야만 이를 수 있는 생존자의 길
[서평] 꽃을 던지고 싶다_아동 성폭력 피해자로 산다는 것
(너울 지음│르네상스 펴냄│2013년 3월)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여자 '정혜'의 일상은 언뜻 단조롭고 평화로운 듯 보인다. 꽃이 놓인 식탁, 아파트 화단에서 주워온 고양이 한 마리가 노니는 풍경 속에 그녀는 홀로 외롭다. 어린시절 고모부에게 강간당한 '정혜'는 결혼하지만, 신혼여행에서 '첫 섹스'를 묻는 남편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결혼을 끝내고 만다. 고모부를 죽이는 것도 자신을 용납하는 것도, 그녀의 몫이 아니다. 어느 날 그녀에게도 사랑이 다가오지만, 그 사랑이 그녀의 오랜 상처를 다독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영화 <여자, 정혜>(2005)의 이야기다.






ⓒ LJ 필름


아동 성폭력 피해자로 산다는 것


한 달 넘게 책상에 놓여있던 책 한 권을 다시 폈다. 두려움에 차마 몇 장 못 넘기고 덮은 책이다. 들뜨지 않은 분홍 패랭이꽃 빛깔의 표지, 제목은 <꽃을 던지고 싶다>. '아동 성폭력 피해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에서부터 치유는 시작된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치유는 폭력 당한 경험을 잊으려는 노력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여성주의 시각으로 재해석할 때 가능하며, 이때 그들은 희생자가 아니라 생존자가 된다"고 썼다.


이 책은 13살 때 성폭행을 당했던 여성이 25년 만에 그것을 기록하면서 시작된다. 그것을 드러내 말하고 기록하는 것 자체가 투쟁이다. 저자는 그 투쟁의 과정을 때로 처참하고 때로 죽고 싶을 만큼 아프게 담아냈다. 피해자가 생존자가 되는 과정은 어쩌면 죽음을 관통해야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열세 살을 살고 있는 서른여덟의 몸을 가진 괴물이 돼 있었지만, 세상은 나의 고통과 치유와 상관없이 변화하고 성장했다. 오직 나만 25년 전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본문 62쪽)


저자는 9살, 12살, 13살, 그리고 스무살 언저리 대학생 시절을 걸쳐 수차례 성폭력을 당했다. 엄마가 일하러 가고 방치된 상태에서 얼굴도 모르는 아저씨에게, 삼촌이라는 친족에게, 등굣길에 만난 황토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아저씨에게, 그리고 대학생이 돼서도 아르바이트하던 곳에서 고용주에게 당한다. 9살 이후, 그녀는 저항할 수 없었다. 그 지독한 두려움은 그녀의 정신까지 짓밟았다.


유독 13살 때의 상처가 가슴에 남았다. 그날의 폭력이, 어느 날 그녀의 꿈속에서 재현됐다. 단순한 꿈 같았으나, 그녀의 삶까지 죽을 것 같은 공포로 지배했다. 불면의 날이 이어졌다. 해마다 3월이 되면 몸은 이유 없이 아팠다. 그녀의 몸은 그 해 4월에 있었던 폭력을 기억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신체화장애(somatizing syndrome)가 반복해서 그녀를 괴롭혔다.


그럼에도 그녀는 용기를 내기 위해 몸부림친다. 한때는 죽으려고도 했다. 삶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지만, 죽음만은 명확하게 자신의 선택이길 바랐다. 그러나 어느 날, 도서관에서 폴 발레리의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라는 글귀를 만나 '나도 살고 싶다'란 희망이 움트기 시작했다. 그녀는 상담소를 찾았고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자조모임'에도 참여했다.


치유는 결코 천사의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괜찮아졌다고 여기는 순간, 지독한 우울증이 예고 없이 그녀를 점령했다. 생존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느 순간 내 몸과 마음이 점령당하는 식민지의 상태'와 같다. 반복되는 일상이며 고통이었다. 평온한 삶은 여전히 그녀의 것이 아니었지만, 그녀는 끝내 절망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엇보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폭력에 맞서고 싶다.


"여성을 꽃으로 비유하면서 꽃을 취하는 행동을 자연의 섭리라고 말하는 세상을 향해 꽃을 던지고 싶다. 꽃이라고 '은유되는 여성'을 던져버리고 싶다. 성폭력 피해를 양산하는,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에게 폭력적인 문화를 향해 꽃을 던지고 싶다."(본문 204~205쪽)


그녀는 아직 투쟁 중이다. 극심한 전투 끝에 거둔 잠깐의 승리는 언제 다시 패배의 나락에 떨어질지 모른다. 부디 그녀가 그 투쟁에서 승리하길, 아니 몸과 마음이 더 이상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아직도 투쟁 중인 '그녀들'을 위해






그녀에게 '아동 성폭력의 경험은 지독한 가난과 같은 그림으로 새겨져 있다'. 모든 피해 여성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가난과 성폭력의 문제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설명될 필요가 있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교수는 "아동 성폭력이 가난한 동네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한다. 가난한 아이들이 성폭력에 취약하다는 것은 성폭력이 단순히 성의 문제가 아니라 약자에 대한 폭력의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성폭력 피해 여성들은 사실상 방치돼 있다. 국가는 가해자 처벌에만, 그것도 이슈가 될 때에만 집중한다. 성폭력 피해자에서 '생존자'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인프라가 확보돼야 한다. 치료는 물론, 최소한의 학업도 마쳐야 하고 직업 교육도 받아야 한다. 만만찮은 재정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하지만 국가는 피해 여성들을 돌보는 일을 대부분 여성단체로 떠넘긴다.


그녀의 바람대로, 이 고통스러운 기록이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특히 아동 성폭력에 희생당한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단초가 되면 좋겠다. 책을 읽으며, 그녀처럼 무도한 폭력을 당한, 숱한 피해 여성들이 생각났다. 더 큰 문제는 그 폭력 이후의 삶이다. 처음 겪는, 처음 걷는 생존자의 길. 상상만으로도 아득하고 아찔한 그녀들의 세상, 그리고 삶. 우리는 그녀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영화 <여자, 정혜>를 보고 난 후,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여자였던 '정혜'를 모두가 이해하게 됐던 것처럼, 이 책 <꽃을 던지고 싶다>를 읽은 이들이 '아동 성폭력 피해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섣부른 동정이 아닌, 사려 깊고 진중한 실천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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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 2013-05-04 공감(1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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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들의 삶은 많이 닮아있다.



'아동 성폭력 피해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테렌스 데 프레'의 <생존자>라는 책을 읽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

증인이 되기 위해서 꼭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




이 책을 읽으면서 테렌스 데 프레의 <수용소> 책이 겹쳐졌다는 것은

아마도 성폭력을 당하고 살아남아야 하는 저자 또한 말그대로 생존자이기 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7차례 성폭행을 당하고도 단 한번도 지지를 받거나 격려를 받지 못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얘기를 한번만이라도 들었다면,

저자의 삶이 조금은 달랐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은 부질 없는 것일까.




자신의 몸이 더러워졌다고 생각한 저자는 당연히 '창녀'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고

실제로 비슷한 일도 잠간동안 했었다고 하니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 일도 우리 모두의 숙제가 아닐까 한다.




뼈를 깎는 고통으로 심리상담을 계속적으로 받아오는 있는 저자는

조금씩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고 한다.




아프고 힘들지만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함으로 자신과 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저자 자신에게도 빛줄기 하나를 더 안겨주는 일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점 또한 <생존자>와 많이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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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쟁이 2013-06-0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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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의 기억



최근 국정감사 기사를 보면 성폭력 사건은 해가 갈수록 늘어 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처벌은 솜방망이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죄의 성격 상 신고되지 않은 사건들까지 감안한다면 아직도 성폭력은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는데 반해 적절한 사회적 조치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성범죄자 신상공개, 전자발찌, 화학적 거세 등 부수적인 대안책이 나오고 있지만 과연 실제로 얼마만큼의 효용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성범죄는 타 범죄에 비해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이고 성범죄 예방 및 성교육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



각설하고 이 책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저자의 성폭력 경험담 묘사가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이어서 몇몇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그리고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에게 강간을 당한 저자의 경험담이 마치 지어낸 이야기가 아닐까(아니 그랬으면 오히려 좋겠다) 싶을 정도로 좀 충격적이었다. 한 사람에게 이렇게 비참한 일이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일어 날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같은 여자이지만 사회적으로 알게 모르게 배어진 나의 편견 및 이중잣대는 저자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졌다.(이런 글을 저자가 읽게 된다면 피눈물을 흘릴테고 그래서 미안하지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어찌 되었든 저자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이다. 돌을 맞아야 할 자는 '그녀'가 아니라 '그xx'들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어찌 아직도 이렇게 돌아가는 걸까? 바로 어제 모중학교에 근무하는 시인 겸 교사가 여중생을 성추행하여 진상조사를 하였는데 가해자는 성적인 의도는 없었고 격려차원에서 뽀뽀를 하였다고 진술 했다. 모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는 다수의 미성년자들과 성관계를 맺고 동영상을 찍어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성범죄도 문제이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대하는 잘못된 사회 인식(나 조차도 할 말이 없다.)과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 피해자에 대한 보호 대책 조치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 책이 특별히 흥미롭고 재미있고 유익(?)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감추고 싶어하는 치부, 그래서 더 활짝 들러내야 할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재조명하고 재인식하는 데 의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추천하고 싶다. 다 알지만 모른 척 덮어만 두기에는 어둠의 늪에서 고통 받고 허우적 거리는 가련한 딸들이 너무도 많다. 이 점을 '그xx'들은 알고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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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1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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