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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5

임건순 "한국은 하나의 무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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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투고용 글입니다.
제목 : "한국은 하나의 무속이다"

오구라 기조는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라는 책에서 유교국가 한국을 도덕쟁탈전을 벌이는 사회라고 말했다, 늘 화려한 도덕쟁탈전을 벌이는 하나의 거대한 극장이라고 말했는데 누구든 도덕을 쟁취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필사적으로 내가 도덕적인 인간이고 내가 속한 집단의 도덕성을 자기 선전한다는 것이다.

왜 도덕을 선점하려고 하고 거머쥐려고 하는 것일까? 오구라기조는 도덕을 쟁취하는 순간, 권력과 부가 저절로 굴러들어온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교국가 한국은 실제 도덕에서 권력이 창출되는 사회다. 공자는 군자만이 정치를 해야한다고 했고 유덕자만이 정치권력을 행사해야한다고 했는데 유교국가인 한국은 도덕을 선점하는 순간 권력까지 거머쥐고 부유함까지 향유한다, 그러니 필사적으로 도덕쟁탈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도덕만 가지고 쟁탈전을 벌이지 않는다. 망자와 귀신을 가지고도 쟁탈전을 벌인다. 한국은 유교국가이지만 무속국가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 표층은 유교지만 심층은 무속이다. 한국인들의 정서와 의식은 무속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자 유교란 무엇이고 무속이란 무엇인가? 덕 있는 자가 권력을 가져야한다는 게임이라면 무속은 망자를 대변하고 대신하는 자가 권력을 가지는 게임이다

유교는 인과 불인, 군자와 소인으로 세상을 설명한다. 어진자, 군자가 권력을 잡아야하고 어질지 못한 자, 소인은 정치판에서 퇴출 당해야한다. 오직 군자만이 정치를 하라는 것인데
무속은 원怨과 한恨으로 세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유교에서 문제는 모두 덕이 없는 자가 정치를 하는데에서 권력자의 부덕함에서 비롯된다, 모든 것을 도덕으로 특히 위정자의 도덕으로 환원시키는데 무속은 한과 원으로 문제를 다 환원시킨다, 한과 원을 품고 죽은 귀신과 망자의 존재로 인해 현실의 문제가 생기며 공동체구성원들이 고통 받는다고 주장하는게 무속이라는 종교, 세계관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항상 원과 한을 품은 망자와 귀신이 존재해서 현실이 문제가 생기고 그 망자와 귀신의 한을 치성과 굿이라는 퍼포먼스로 풀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하는데 결국 권력은 망자와 귀신을 대리, 대변하고 그 대상과 접신이 가능한 사람이 쥐게 된다. 유교에서는 유덕자, 군자라는 존재가 권력을 쥐게 되는데 무속에서는 접신이 가능하고 접신을 통해 망자와 망자의 한을 대변하는 이가 권력을 접수하는 것이다. 그게 무속이고 한국사회 정치에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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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치현상을 논할 때 유교만으로 설명이 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한국은 유교국가이면서도 무속국가이다. 그리고 정치현상에서 정치인들이 몰래 굿을 하거나 역술인을 만나 조언을 받고 묘자리를 옮기는 행동만 가지고 한국정치에서 무속이라는 현상을 특정할 수 있는가? 역시나 그렇지 않다. 사실 미신과 주술은 다른 나라, 선진국에도 많다. 선진국들의 정치인들이라고 해서 술사와 점쟁이들과 만나 조언받는 사례가 없을까? 외국에도 찾아보면그런 사례는 많다. 문제는 단순히 미신을 믿고 역술인들을 만나 상담을 받는게 아니라 망자를 팔고 귀신을 팔아 정치권력을 접수하는 것이다.

박근혜는 박정희라는 망자를 팔았다. 박정희의 망령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은 노무현이라는 망자를 팔았다, 노무현의 망령이라고 할 수 있다, 

박정희와 노무현만이라는 망자만이 정치비즈니스의 상품이었나 그렇지 않다. 세월호 망자들을 팔아 여의도에 입성한 사람도 있고 위안부라는 망자들을 팔아 정치권력을 접수해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재명은 봉하에 가서 노무현 묘지앞에서 왜 흐느꼈을까?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며 노무현이라는 비극적으로 생을 끝마친 망자, 귀신과 접신이 가능한 존재임을 사람들에게 인증 받고 싶었던 것이고 그런 퍼포먼스를 통해 권력을 가질 정당성이 내게 있음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그렇게 한국정치에서 망자 비즈니스, 귀신 비즈니스는 중요하다. 나와 우리 집단이 도덕적이다, 정의롭다는 평판의 획득 못지않게 귀신과 망자가 내 뒤에 있고 나야말로 그들의 한을 풀 적임자이다라고 선전하는 것이 권력획득과 선거 승리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공동체의 중요한 문제들을 푸는것보다 억울하게 죽은 망자의 한을 푸는게 중요한 사회고 그렇게 죽은 사람의 한과 원을 대변하며 풀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표를 주고 권력을 주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유권자 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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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적 정서와 의식에 기반한 망자비즈니스, 정치권력의 획득, 선거 승리는 사실 보수진영보다 진보진영이 월등히 잘활용해왔고 재미를 보았다. 그런데 상대진영을 무속의 힘, 청와대에서 굿판을 벌일 집단이라고 공격하는 것이 정당한가 그럴 자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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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서 특정 정치집단을 공격하거나 편들 생각은 없다. 다만 이런말을 하고 싶다. 우리 한국병에서 벗어나자고. 386들 권력에 큰 균열이 일어나고 있고 87년체제는 허물어진지 오래이다.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다, 그 새로운 세상은 어떤 세상이어야할까 난 한국병 없는 사회여야한다고 생각한다.

한국병이 무엇인가? 명분에 함몰된 지적전통, 고립주의적 세계인식이 한국병이다, 유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문제풀이보다 한풀이>에 집착하는 사고. <탁월함이 아닌 억울함>을 인정 받으려는 자세도 있다 그것들도 큰 한국병인데 무속에 기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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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이보다 문제풀이를 우선시하고 탁월함을 인정 받으려고 하고 명분이 아니라 실리에 기반한 유연한 사고, 고립주의적으로 세계를 보는 것이 아니라 늘 외부로 열린 가능성을 마주하며며 세계속의 한국인이 아니라 한국속의 세계인이 많은 나라. 87년 체제 다음의 세상, 386이 권력을 잃은 새로운 세상의 모습은 그런 사회여야지 않을까?
무속을 정확히 이해하고 한국의 정치현상과 같이 논할 때 구체적으로 좁혀서 지적하고 고심해야한다. 그래야 병을 제대로 고칠 수 있다. 무속이 만드는 정치의 병리현상과 퇴행을 제대로 뿌리뽑을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 망자들의 한이 아니라 미래새대의 꿈을 말하자. 젊은이들의 꿈을 가지고 권력을 다투고 경쟁하자. 이렇게 우리 정치에서 무속을 퇴장시키자.


Chee-Kwan Kim and 196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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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t relevant

  • 전종수
    무지무지 공감합니다.
    쌤!
  • Sanghoon Lee
    유교 자체가 귀신 제사치르는 게 특성 아닌가도 싶구요
    1
    Sanghoon Lee replied
     
    4 replies

  • 이영섭
    건국세력 산업화세력 민주화세력 그 다음은 무속에서 벗어나는세력 이렇게 됬으면. 망자팔이들 지겨워요!
  • 박형
    공감합니다.
  • Jae Min Shin
    巫俗+儒教+民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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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w
  • Nam Euiyoung
    훌륭합니다. 대안도 제시해주신다면 더더욱. 무속에서 벗어나 무엇을 향해 어떤 방법으로 갈 것인지. 앞으로의 논의 더욱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