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4

사상계 2026 신년특별호 | 사상계 편집위원회 | 알라딘

사상계 2026 신년특별호 | 사상계 편집위원회 | 알라딘


사상계 2026 신년특별호
사상계 편집위원회 (지은이)사상계(잡지)202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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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상계》는 1953년 장준하 선생께서 창간하시고 1970년 5월에 폐간된 종합잡지입니다.
2025년, 55년 만에 복간해 계간을 거쳐 올해 2026년 격월간으로 재창간했습니다.

《사상계》는 문명전환종합지이자 지성인반려잡지입니다.

25년 봄호(통권 206호) 특집: 응답하라 2025!
25년 여름호(통권 207호) 특집: 불이야不二也!
25년 가을호(통권 208호) 특집: 아나키즘을 호출하다!
25년 겨울호(통권 209호) 특집: 행복이 항복한 나라, 대한민국
26년 1·2월호(통권 210호) 특집: 5K, 오케이?(한류 특집)
26년 3·4월호(통권 211호) 특집: 외계인(이주민 특집)
26년 5·6월호(통권 212호) 특집: 마피아(한국의 ‘마피아’ 특집)

*25년 1년간은 계간지로 네 번 나왔는데 서점에는 안 보내고 정기구독만 받았습니다. 26년 올해부터는 진용을 정비하고 시스템을 일신하여 격월간으로 여섯 번을 내고 서점에도 처음 선을 보입니다.

*26년 신년호는 표지1과 표지4를 이철수 화백의 ‘무문관無門關’ 판화와 안상수 선생의 한글 타이포그라피로 장식합니다. 내용으로는 진주의 현인 김장하 선생의 생애 최초 인터뷰와 법륜스님 등의 신년대담을 실었습니다.

◇ 연재 소개
이 아무개의 예수선생전_이현주
이 아무개는 30대에 《예수의 죽음》이라는《예수전》을 썼다. 80대 들어서의《예수전》은 어떨까? 정중하게 청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아이처럼 매달렸다. “써지는 대로 써 보는 게지!”.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그래서 ‘써지는 대로’ 글이 오면, ‘사정 되는 대로’ 글을 올리기로 했다. “그게 다예요”. 자크 프레베르의 싯구처럼.

무문관無門關_이철수
올 1월부터 2년 동안, 12회에 걸쳐 이철수 화백의《무문관》을 연재한다. 이 화백은 ‘도장 깨기’를 좋아한다. 화두든 공안이든 고승이든 부처든 부닥치면 깨고 나간다. 보리본유菩提本有, 깨달음은 본래 갖추고 태어난다는 말이니 두려울 게 뭐 있으랴 하고. 남송 때 만들어진 선문답집 『무문관』을 사유하고 사족하여 《사상계》에 올린다.

S.O.S._현경
Soul of Seoul의 줄임말로 ‘살림이스트salimist’의 눈으로 바라보는 서울에 대한 인문학적, 문명전환적 영적 명상 에세이이다. 그만의 창조적 작업이다. 늘 그렇듯 현경은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오만’ 현상을 씨줄 날줄로 엮어 때로는 현란하게 때로는 처연하게 펼쳐보인다. 믿고 보는 작가임에 분명하다.

도시락都시樂_유다님
‘도시와 시골의 락’의 줄임말이며 동일한 주제로 도시와 시골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기획 시리즈이다. 업종은 같지만 내용은 사뭇 다른 가게, 외양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은 공간을 보여드린다. 도시에도 시골에도 오아시스가 사라져가는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유토피아를 찾아내는 가장 흥미있고 인기있는 연재물이다.

사상계 가라사대
‘가상 라이벌 사상 대담’의 줄임말이며, 사상가들의 가상대담을 통해 사상적 지식과 통찰적 지혜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사상계》만의 독창적 기획물이다. 그간 ‘노자와 하이데거’를 비롯해 여러 편을 실었는데, 반응이 썩 좋았던 연재물이기도 하다.

외 다수

◇ 작가(사상계) 소개글

복간 思想界(사상계)의 일곱 특징
1. 세계 최초 앞뒤가 따로 없는 잡지
2. 세계 최초 소장용 잡지 별도 제작
3. 지역에서 만드는 지역중심형 잡지
4. 문명전환을 위한 지성인 반려잡지
5. 우리말글을 살려쓰는 세종표 잡지
6. 자자손손 볼 수 있는 대물림 잡지
7. 재생지 사용 및 색채 인쇄 최소화

복간 思想界(사상계)의 일곱 주제
1. 정치. 기존 정치에 대한 준엄한 비판과 혁명적 대안 제시
2. 경제. 성장 중심 경제에서 탈피할 대안적 경제 체제 구축
3. 사회. ‘계몽의 계몽’에 바탕한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건설
4. 문예. 문학과 예술의 르네상스를 통한 시민 삶의 질 구현
5. 교육. 문명전환을 위한 생태전환 교육과 대안교육 활성화
6. 생태. 기후재난 극복을 위한 인간비인간의 협업체계 구축
7. 건강. 의료 및 복지 사각지대 보완을 통한 건강시대 구현


목차


최재천의 신년시
권두언: K는 무엇을 말하는가?_조성환
인터부人taboo: 김장하는 법_장백산
사상계 옛글 갈무리: 사랑과 신념과 사명_이정하

신년대담: 생명과 평화의 한 해를 기원하며
- 원로대담: 산이 높아지니 골은 깊어지고_법륜, 정성헌, 강대인
- 돌봄대담: [서평] 경계에서 말한다_김경화
- 돌봄대담: [오픈포럼2] 말은 가 닿을까_우에노 지즈코
- 평화대담: 가자Gaza로 가자!_해초, 강물, 셀림, 미니, 송강호

특집: K-K-K-K-K 5K, OK?
[K-문화]
- ‘K-’라는 프리미엄 라벨_설재원
- 옛날옛적에 K-김구가 벌떡 일어나 거친 브레이크 댄스를 췄다나_서윤빈
- 케이팝 시각 문화와 세계관_전민규
[K-문학]
- 뿌리 뽑힌 언어, 몸을 바꾸는 문학_박술
-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_유성호
- K-문학의 현재와 뿌리_곽효환
[K-푸드]
- 한국의 떼루아, 미식의 재정의_유다님
- K-푸드, 그리고 지속가능한 한식_장민영
- 탁발의 그릇에서 미래의 밥상까지_김현진
[K-민주주의]
- K-민주주의는 무엇으로부터 생명력을 얻는가_양소희
- K-민주주의 응원봉은 원피스 깃발과 만날 수 있을까_임명묵
[K-기술]
- 각자도생 시대, 커뮤니티를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_한재선
- [대담] 총력전 2035: 미중 기술패권전쟁과 격변의 세계질서_이효석, 신형관
- 데이터를 보는 다양한 시각에 대하여_김영희


시사時思
- 쿠팡과 프랑켄슈타인_이소연
- K-방산의 문제점, 그 두려움 직면하기_신재욱
- 베를린 이후 30년, 흔들리는 다자주의와 기후협상_노건우
- AI에 투자하기 전에 미리 알아야 할 것들_윤신영

연재 : 사상을 잇다
김재형의 신년주역괘(1)_주역으로 본 붉은 말의 해_김재형
- 이 아무개의 예수선생전(1)_써지는 대로 써 보는 예수 이야기_이현주
- 무문관無門關(1)_이철수
- S.O.S.(1)_정순왕후와 창신동 여인시장_현 경
- 神學에서 信學으로 (1)_한국 信學 서설_이은선
- 구해우의 신동학 이야기(1)_문명전환과 신동학, 인도의 신불교_구해우
- 이계호의 생명나눔 이야기(1)_오호통재 嗚呼痛哉라!_이계호
- 사상계 가라사대(4)_함석헌 선생에게 할 말이 있다!_갈매나무


문예 : 자연을 짓다
- 문예란을 맡으면서: 인간의 공존지, 문학_김경주
- 김수경의 TV문학관: 편혜영과 김지운의 〈홀〉_김수경
- 김혜나의 도시: 압천 서릿벌에 해가_김혜나
- 시: 오후 내내_유정융
- 시: 해피엔드_한준석

환경/생태 News&Olds
크리스챤아카데미 60주년 생명중심 인간화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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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20 청와대로부터 연락받은 교육감이 부랴부랴 선생님한테 와서, 아니 왜 안 가시려고 합니까? 안 가시면 제 모가지가 날아갑니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딱 한 마디! “약방을 비울 수가 없다!”
- 연재 〈인터부人taboo: 김장하는 법〉, 장백산, 백표
P. 82 동묘에 가서 여인시장의 자리를 보았다. 지금은 온갖 잡동사니를 파는 구제품 시장 같다.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자주색 천을 파는 노비 신분의 천민, 정순왕후를 만난다. 그녀를 지키려 “가요, 가요! 남자는 못 들어 와요”라고 큰 목소리로 외치며 손사래를 치는 여인시장의 문지기, 어깨가 떡 벌어진 튼튼한 언니의 모습이 보인다. 서로 ... 더보기
P. 118 함 선생 그러면 우리는 같은 길 위에 다른 발자국을 남길 뿐이겠지요. 앞 선 발자국이 길을 만들면, 뒤따르는 발자국이 길을 넓힙니다. 길이 넓어지면 더 많은 이가 지나갑니다.
윤 신부 그 길 위에서 미사의 종이 울리고, 씨앗이 터지길 바랍니다. 종은 모이게 하고, 씨앗은 흩어지게 합니다. 모임과 흩어짐이 교회의 호흡이요, ... 더보기
P. 134 동주의 시어를 나열하며 잠에 다시 빠져 볼까 했으나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지기만 했다.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그만 몸을 일으키고 이부자리를 걷어냈다. 침대에서 내려가 방바닥에 발을 대자 낯선 감각이 먼저 전해졌다. 평소 내딛던 마룻바닥이 아닌 다다미 바닥의 결이었다.
- 문예 〈압천 십릿벌에 해가〉, 김혜나, 백표
P. 25 법륜 세상에 많은 가르침이 있지만, 종교는 그중에서도 가르침이란 뜻이지않습니까? 어떤 가르침이 으뜸일까 생각해 보면, 개인에게는 자유롭고 행복한 것이 가장 중요하니 그렇게 이끄는 가르침이 으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가 겸손할수록, 내가 검소할수록 갈망이 줄어들어 더 행복해집니다. 타인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내가 더 자유로워집니다.
- 원로대담 〈산이 높아지니 골은 깊어지고〉, 법륜 외, 흑표 접기
P. 47 우에노 지즈코 우리가 나이가 드는 것을 귀찮은 사람이 된다던가 폐를 끼친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는데, 이 책에 쓴 하나의 문장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살아간다는것은 내가 살아가는것에 대해 다른사람한테 괜히 신경을 쓰거나 배려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아기들이 엉엉우는 것은 자기가 살기 위한 의지로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얼마 전 열 살이 된 아이가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저는 이런 사회를 만든 것에 굉장한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목소리 높여 자기 삶의 의지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이든 사람들도 주변의 것에 너무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살아가려는 부분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혜정, 곡기를 끊지 않아도 괜찮습니다(웃음).
- 돌봄대담 〈[오픈포럼2] 말은 가 닿을까〉, 우에노 지즈코, 흑표 접기
P. 81 선생이 말한 ‘높은 문화의 힘’은 결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 훈장이 아니었다. ‘우리자신을 행복되게 하는’ 어떤 힘이 있다면 그 힘은 결코 경제지표나 빌보드순위 같은 숫자로 환산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아픔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갈 이유를 찾아내는 생명력은 오직 마음만이 감지할 수 있다. 또한 K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마다 남겨지는 피로감을 직시해야 한다. 수출품으로서의 삶을 멈추고 주체적인 삶을 갈망하는 우리 영혼의 신호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이다.
- 특집, 〈옛날옛적에 K-김구가 벌떡 일어나 거친 브레이크 댄스를 췄다나〉, 서윤빈, 흑표 접기
P. 138 응원봉 혁명이 핵잠수함과 GPU, 코스피를 숭배하는 K-민주주의로 순치된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무력감에 빠지지 않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바로 그렇기에 변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소위 구미 선진국에 우리의 K-민주주의를 인정해 달라고 구애하는 것을 멈출 필요가 있다. (…) 2025년을 빛냈던 응원봉의 동지는 세계 제국이 승인한 핵잠수함이 아니라, 각지의 도시를 가득 메운 원피스의 해적 깃발이어야 하니 말이다.
- 특집, 〈K-민주주의 응원봉은 원피스 깃발과 만날 수 있을까〉, 임명묵, 흑표 접기
P. 169 “택배 노동자 사망과 전 국민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악재가 배달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경기도 김포에서 일하는 한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는 질문 자체가 어긋났다는 듯 답했다. “오히려 늘었죠. 날씨가 추워졌잖아요” 그의 답변은 실로 정확한 예측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폭염과 한파, 폭우와 같은 기후위기가 오프라인 이동을 줄이고 이커머스 수요를 늘린다고 본다. 재난은 ‘편리한 혁신’을 자처하는 기업의 성장조건이 된다. 사회적 보호장치가 부재한 상태에서 맞이하는 위기는 결국 또 다른 괴물을 길러낸다.
시사, 〈쿠팡과 프랑켄슈타인〉, 이소연, 흑표 접기
P. 182 COP은 ‘작동’했다. 그러나 ‘충분’하진 않았다. 이 두 사실은 동시에 ‘진실’일 수 있다. 다자적 세계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메르켈의 조언은 오늘날 새삼스레 무겁게 다가온다. 질서가 흔들리면 기후협약도 함께 흔들린다. 지금이 바로 그렇다. 국내에서는 물가와 산업이, 국제에서는 힘의 정치가, 기후행동의 속도를 끊임없이 늦춘다.
시사, 〈베를린 이후 30년, 흔들리는 다자주의와 기후협상〉, 노건우, 흑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사상계 편집위원회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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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사상계 2026 신년특별호>


출판사 제공 책소개

권두언 : K는 무엇을 말하는가?

조성환 (본지 편집주간)

신년조복新年造福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장호권 발행인이 편집위원들에게 보낸 연하장 문구이다. 장원 편집인은 〈복짓는 새해 되소서〉라는 시로 화답했다. “과연 《사상계》답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복을 받는다”는 말은 수동적이고 개인적이지만 “복을 짓는다”는 능동적이고 이타적이기 때문이다. 퇴계의 16대 종손 이근필(1932∼2024) 옹은 “예인조복譽人造福”이라는 말을 좋아하셨다. “예인조복”이란 “남을 칭찬해 복을 짓는다”는 뜻이다. 10여 년 전쯤 찾아뵌 적이 있는데, 하루 일과가 이 문구를 붓으로 써서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일이셨다. “독짓는 늙은이”가 아니라 “복짓는 선비”이다. 그에게는 조복造福이 곧 행복幸福이었다. 《사상계》의 과업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사상계》 신년대담에는 ‘복짓는 사람들’을 모셨다. 정성헌, 강대인, 법륜. 이 세 분은 평생 이 땅에 ‘생명평화’라는 가치를 짓기 위해 헌신하신 어르신이다. 처음에 장원 편집인으로부터 “이 분들을 신념대담에 모시겠다”는 기획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헉!’ 소리가 났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생명평화 헌터스’ 같은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이 살아있는 헌터스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니……. 이런 발상은 《사상계》가 아니면 어려울 것이다.

평화를 짓는 사람들

신년대담의 취지는 녹색연합 한윤정 공동대표의 말을 빌리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과거에는 종교계 또는 정계·문화계 지도자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공동체의 가치를 형성해가는 전통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져서 아쉽다. 그 사라진 전통을 되살려 한국 민주주의의 새길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대담의 질문은 좋은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종교의 권위 회복’과 ‘시민운동의 활성화 방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에 대한 원로들의 응답은 ‘자유 평등 우애’라는 근대적 가치와 ‘생명 평화 공경’이라는 종교적 가치가 어우러진 새로운 민주주의 사상을 모색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장공 김재준 선생이 “종교는 민주주의의 혼이다”라고 설파했던 말씀이 떠올랐다.
(김재준,《인간 생활과 종교》, 《사상계》 창간호, 1953년 4월호, 24쪽).
대화문화아카데미의 강대인 원장은 남과 북이 추구한 자유와 평등에는 ‘우애’라는 가치가 빠져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한국의 시민운동도 국가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한일 양국이 독도를 ‘평화의 섬’으로 공동 관리하자는 제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하였다.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의 정성헌 이사장은 “민주화 운동은 이제 고도의 정치성과 더 높은 종교성이 통합된 새로운 운동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하면서, 양성평등도 그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양성공경’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하였다.
법륜스님은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정치제도 개선의 시급함을 지적하면서, ‘모두에게 열려 있는’ 종교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운동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특히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는 검소와 겸손의 미덕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타인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성인들의 가르침’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였다.
이어지는 돌봄대담《말은 가 닿을까》는 실로 강대인 원장이 제언한 한일 시민의 우애와 연대를 오랫동안 실천해온 장본인들의 대화이다. 도쿄대학의 우에노 지즈코 명예교수와 연세대학의 조한혜정 명예교수는 20여 년 전에 탈근대와 페미니즘 등을 주제로 1년 간 서신 교환을 하였고, 그 전문을 한일 양국에서 출판하였다. 이들이 작년 10월에 제주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그리고 올해 3월부터는 《사상계》 지면을 통해서 1년 동안 서간 연재를 재개하기로 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본격적인 서신 교환에 앞서 서로의 근황을 나누고, 동아시아 페미니즘을 진단하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였다.
마지막으로 평화대담《가자Gaza로 가자!》에서는 바다에서 ‘평화를 짓고’ 있는 5명의 평화운동가들을 모시고,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땅” 가자지구의 비극을 말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이들은 ‘항해운동’의 경험과 의미를 중심으로 우리가 어떤 식으로 팔레스타인과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누었다. 그 연결의 접점은 ‘평화와 해방’이었다. 팔레스타인의 평화와 해방이 우리의 그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이들의 주장은 “3·1정신은 전 세계의 모든 비非자유 국민의 자유와 해방을 위하여 같이 싸우는 것”이라는 백낙준 선생의 생각과 일맥상통한다(백낙준, 《삼일정신론》, 《사상계》 창간호, 1953년 4월호, 118쪽). 아울러 “한국도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학살 행위에 관여하고 있고, 따라서 우리도 부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셀림(이동화)의 말은 시사時思 섹션에서 신재욱이 “K-방산은 가자 학살에 책임이 있다”고 한 말과 공명하고 있다.
(《K-방산의 문제점, 그 두려움 직면하기》)

K의 복잡성을 성찰하기

지난 1년은 국내적으로는 ‘민주주의의 위기의식’이 고조되었지만, 지구적으로는《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열풍으로 케이팝의 위상이 제고된 한 해였다. 반면에 일각에서는 K의 남발에 대한 피로도와 거부감도 제기되었다. 이에 《사상계》에서는 문화, 문학, 교육, 푸드, 민주주의, 기술 분야에서 ‘K라는 현상’을 다각도로 조망하고 전망하는 특집을 기획하였다.
먼저 ‘K-문화’에 대해서, 《K-Writer》의 설재원 편집장은 ‘K의 복잡성’을 지적하면서 K-성공 이후를 사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이어서 ��파도가 닿는 미래��의 저자 서윤빈(1997~) 작가는 유독 젊은층이 K접두어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것이 20세기의 ‘수출신화’와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정말로 K-컬쳐가 우리 사회의 행복에 이바지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대중문화연구자 전민규는 2010년대 중반 케이팝 시장에 ‘세계관’ 개념이 등장한 점에 주목하여, 서구의 팝스타들이 ‘모더니즘적 주체’를 강조한 반면에 케이팝 아이돌에게는 다수의 멤버가 하나로 뭉쳐야 하는 당위가 요구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대비는《겨울왕국》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K-철학’의 관점에서 동서양의 인간관과 세계관의 차원에서도 분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어서 ‘K-문학’에서는, 김혜순의 시집 ��죽음의 자서전��을 독일어로 번역한 박술 교수(힐데스하임대학)가 ‘K-문학’과 ‘한국문학’을 구분하면서, “K-문학은 한국어의 품을 떠나고 있으며,” “한국어를 모어로 하지 않는 번역자들에 의해 재창조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한다. 한양대학의 유성호 교수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지니는 의미를 “새로운 세계문학 지도 속의 K-문학”으로 자리매김한다.
지금까지의 K가 글로벌한 K였다면, ‘K-푸드’에서의 K는 ‘토착성’이 강조된다. 본지 홍보팀장인 유다님은 프랑스어의 ‘떼루아terrior’를 우리말의 ‘토종’으로 번역하면서, 갈수록 자본화하는 식탁과 자극적인 입맛을 넘어 토종의 다양성과 자연의 맛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K-푸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전망한다.
다음은 ‘K-민주주의’다. 양소희 유난무브먼트 대표는 “정치란 최선의 사랑을 실천하는 수단”이며, “민주주의는 이런 정치를 가장 잘 작동시킬 수 있는 토대”라는 민주주의론을 전개한다. 나아가서 “우리는 이제 서구 민주주의를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가 아니라 자생적인 넥스트 민주주의 모델을 설계할 때”에 도달했다고 진단한다. 한편 ��K를 생각한다��의 저자 임명묵은 작년에 인도네시아와 네팔, 아프리카에서 전개되었던 Z세대의 ‘원피스One Piece 시위’를 국내의 ‘응원봉 시위’와 대비시키면서, K-민주주의가 연대해야 할 “동지는 핵잠수함이 아니라 원피스의 해적 깃발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는 두 시위의 차이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혁명을 넘어 ‘개벽’의 단계에, 즉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 진입한 데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마치《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마지막 장면에서 루미가 “우리는 새로운 혼문을 만들 수 있어. We can make a new one”고 외쳤던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은 ‘K-기술’이다. 다오랩의 한재선 랩장은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의 유무가 아니라 그것이 적용되는 방향이라고 하면서, 모두가 참여하는 일종의 ‘기술민주주의’를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각자도생의 AI시대에 공동체의 기능을 강화하는 균형추 역할을 한다고 제언한다. 홍익대학교 김영희 교수는 ‘데이터’에는 사회와 역사 속에 내재한 편견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데이터가 가진 편향성을 경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편 최근에 두드러지고 있는 미중 간의 기술경쟁을 진단하는 ‘기술대담’도 진행되었다. 이효석아카데미의 이효석 대표는 총력전 태세의 미국과 AI문명화를 지향하는 중국의 대결구도가 오히려 한국으로서는 양자의 빈틈을 메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았고, 중국자본시장연구소의 신형관 대표는 중국에 대한 혐오를 멈추고 ‘기술독립’을 하려고 하는 중국의 모습을 직시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진행을 맡은 신문명기획자 정은수는, 마치 양소희 대표가 새로운 민주주의 모델을 만들자고 제안했듯이, “미국과 중국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팔로워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문명과 질서를 개창하는 파운더가 될 것인가?”라는 도전적 질문을 던졌다.

K시대의 《사상계》

지금까지 K-특집에 실린 14편의 글들을 정리해 보았다. 다양한 분야의 상이한 관점을 읽어가면서 K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절감하였다. 그만큼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는 뜻이리라. 그것은 한국이 점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세계의 중심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새로운 소용돌이의 의미를 파악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데 일조하기 위해서 ‘문명전환종합지 《사상계》’가 부활한 것이 아닐까?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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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K-컬쳐



1970년 5월 김지하 시인의 풍자시 〈오적(五賊)〉을 《사상계(思想界)》가 게재하자 박정희 군부독재정권은 “북한의 선전에 이용될 수 있다”는 망상적인 가능성을 적용 확대하여 시의 표현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아 창작자와 발행인의 일신을 구속하고 당대의 지성과 양심을 대표하던 종합지 《사상계(思想界)》는 강제 폐간 시켰다. 그 던적스러웠던 시절의 사정은 건너뛰기로 하고, 55년 만인 2025년 복간되어 1년의 실험 출간을 거쳐 2026년 1월부터 격월간의 ‘지성인 반려’와 ‘문명전환’ 종합지로 변화된 시대정신에 맞춰 출간됨을 함께 축하하는 마음이다.



시대의 사정이 1960~70년대와 달라졌다고 하지만, 내겐 이 사회의 지성과 양심의 현주소에 있어서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思想界》의 시대비판적 정신의 기조가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 기본적 토대가 흔들린다면 새로운 기치인 문명전환이든 지성인들의 반려로든 대중의 지성들은 외면할 것이다. 물론 시대정신과 함께하여야 하지만 그것에 부응한다는 명분으로 양심의 목소리를 잃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호의 원로 대담의 참여자인 강대인선생의 《思想界》에 거는 기대와 조언 중에 “불특정 다수를 위한 잡지가 되면 좋겠습니다.”와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대립하는 시민 집단의 연결을 제안하는 말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움을 느꼈다.



지난 정권 아래서 권력에 충성하며 언론의 기능을 걷어찼던 신문, 잡지, 기타 방송 미디어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은 중립적이라는 말을 앞세우며, 옳음과 그름, 정당함과 부당함이란 이 세상에 존재치 않다는 듯, 옳음과 정당함을 거짓과 부정과 동일한 비중으로 다룸으로써 불편부당(不偏不黨)의 균형을 유지했다고 주장하곤 했다. 매체들의 이러한 양비론적 회색지대에 갇히면 옳음과 정당함이라는 진실은 상대화되어 부패와 불의에 대한 비판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비판의 시선이 어느 한쪽, 즉 옳음의 자리에 서는 것이 잘못이라면 대체 지성의 양심이란 것이 무얼 의미하는 것일 수 있겠는가? 또한 불특정 다수라는 표현처럼 모호한 말도 없다. 요즘 대중문화 속에 발견되는 저급함으로써의 통속성을 지적하면 우르르 몰려들어 엘리트적 위계의식의 반동성이라며 뭇매를 가한다. 하지만 어떠한 매체건 고유하고 특정한 대상 층이 있다. 모두를 위한 것이 존재한다면 아마 그것은 일용의 소비물이기 십상이다.



‘종합(綜合)’은 단순히 여러 가지를 한데 모으는 것만이 아닐 것이다. 종합은 서로 모순되고 대립되는 것을 지성과 양심의 판단을 거쳐 통합하여 새로운 단계를 창출하는 것이어야 한다. 즉 새로운 관념이나 개념을 구성, 창발하기 위해 종합하는 것이지, 그저 여러 가지를 나열하여 산만한 집합을 이루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종합이라는 단어 앞에 문명전환이라는 목적개념이 성취되기 위해서는 분명 이에 부합하는 지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불특정한 홍길동이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불특정 다수와 한쪽으로 쏠리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은 매우 우려스러운 말로 여겨진다. 이쯤에서 꼰대의 노파심은 접어두기로 한다.










이번 호에서 주목하여 읽은 것은 ‘K-문화’ 특집지면이다. 2026년 현재의 한국문화는 주변부 문화에서 세계의 중심부로 이동하는 과정중인 것 같다. 이에따라 접두사 ‘K’가 의미하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문학과 영화, 음악을 비롯 음식에서 민주주의에 이르는 분야별 전문연구자들의 담론은 시의 적절한 반성과 새로운 목표 설정의 뜻있는 지표가 되어줄 것 같다.



특히 K로 표기되는 기표가 담지하고 있는 의미의 변화를 분석한 《계간 K-Writer》의 설재원 발행인의 그 기의의 통제와 가치 축적에 대한 사유의 제안은 많은 관련자들이 반드시 생각해야 할 지적으로 여겨진다. 또한 독일 힐데스하임大 철학과 박술 교수의 한국문학의 세계 내 보편성 획득의 사정을 “피해자로서 목소리를 빼앗겼던 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목소리를 찾은 자로서 주류문화의 세련된 언어를 다루면서도 동시에 피지배자와 폭력의 트라우마를 짊어지고 있는 매우 특수한 담론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지적은 국내 비평가들로부터 들을 수 없었던 외부적 시선이어서 신선한 인상을 받았다. 한강이나 김혜순이 서구 주류의 시선에 수용되는 저간의 사정을 읽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아마 이번 호의 가장 인상적인 담론은 〈미중 기술패권전쟁과 격변의 세계질서〉의 중국과 미국의 대표적 전문가로부터 두 국가의 기술 전선의 현황과 전선의 이동과 AI의 현 국면을 전해들을 수 있는 적절한 기회가 되어 준 듯하다. 중국과 미국의 기술전략 사이에서 한국의 위기는 무엇이고 기회는 무엇일지에 대한 제언들은 우리의 미래전략에 대한 귀중한 조언으로 읽힌다. 과연 이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새로운 광역질서의 주체적 창조자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새로운 문명과 질서를 만들어내는 선도자가 될 것인지, 이 거대한 질서의 변화를 조망하는 기회가 되어주었다.



한편 〈쿠팡과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시론(時論)은 왜 이런 기형적 기업이 탄생했으며 사회적 물의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지를 우리사회가 방치한 구조적 공백에서 발견하고 있다. 시민대중을 비롯한 정부와 각종 사회기구, 기업들 모두가 더불어 풀어야 할 과제이다. 바쁨의 덧에 갇힌 과로사회, 살림의 외주화와 돌봄 공백, 지역소멸이라는 불편한 장기적 과제가 놓여있다. 이 괴물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상상은 이제 우리 모두의 몫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K-방산에 관한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글들에서부터 김장하 선생과의 인터부(inter不) 또는 人taboo의 희귀한 대담글은 반가움이었다. 기타 문예란의 글이나 여러 종교에 터 잡은 글들이 과연 ‘지성의 반려’인지는 머리를 갸우뚱하게 한다. 글의 내용적 깊이나 사유의 미흡이 드러나는 몇몇 글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思想界》가 자리 잡아 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성과 통속성은 구별되어야 한다. 211호는 안정되고 짜임새 있는 내용과 구성으로 더욱 성숙된 지성인의 잡지로 거듭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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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식 2026-01-29 공감(1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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