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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5

‘일’, ‘천·지·인’, 선도에서는 ‘한’, ‘얼·울·알’로 표현 - K스피릿 2021

‘일’, ‘천·지·인’, 선도에서는 ‘한’, ‘얼·울·알’로 표현 < 문화 < 기사본문 - K스피릿




‘일’, ‘천·지·인’, 선도에서는 ‘한’, ‘얼·울·알’로 표현
K스피릿 입력 2021.07.19 

[기고] 정경희 교수, 한국선도의 천·지·인(원·방·각) 사상1


한국선도 인식의 출발점은 기철학적 세계관, 곧 ‘선도기학’이다. 선도기학은 존재의 본질 및 시始·종終에 대한 인식, 많은 존재들 중 만물의 영장인 사람의 본질에 대한 인식, 사람의 내적 수행 및 외적(사회적) 실천에 대한 인식 등 선도와 관련된 일체의 사상이 파생되어 나오는바, 선도문화의 출발점이자 뿌리이다. 선도기학에서는 존재의 본질이자 우주의 근원적인 생명에너지로 ‘일一, 일기一氣’를 제시하고 이것이 천天·지地·인人 삼원三元(삼三, 삼기三氣)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바라본다. 한국사 속 선도 전통에서는 ‘일’, ‘천·지·인’이라는 표현보다는 우리말 ‘한’, ‘얼·울·알’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해 왔다.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천·지·인 삼원은 기에너지의 3대 요소로서 ‘정보·질료(물질화되기 이전의 원물질)·기에너지’, 또는 ‘빛(광光)·파동(파波)·소리(음音)’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기는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느껴지는 에너지’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정보’나 ‘질료’까지 포함하여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기이다. ‘천기=정보·의식=빛[光], 지기=질료·원물질=파동[波], 인기=기에너지=소리[音]’는 이러한 관점의 해석이다.

천·지·인 삼원은 모두 기이며 다만 기의 형태만 다를 뿐이다. 곧 기는 ‘천기(정보, 빛[光]) ↔ 인기(기에너지, 소리[音]) ↔ 지기(질료, 파동[波])’의 순으로 밝고 가벼운 차원에서 어둡고 무거운 차원 사이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천·인·지 삼기 중에서도 특히 ‘인기’는 삼원을 조화調和시키는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물론 인기가 천기나 지기보다 우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선도에서는 ‘일一’이라는 삼원의 바탕을 중시하므로 천·지·인 삼기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서열성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합일·비서열적’ 천·지·인관은 ‘천·지·인 합일관’으로 명명된다.

이처럼 ‘일(일기)’와 ‘천·지·인 삼(삼기)’는 존재의 ‘본질’로서 불가분리성을 띠기 때문에 ‘일·삼, 일기·삼기’(이하 일기·삼기)로 표현된다. 일기·삼기는 ‘정보와 원물질을 지닌 기에너지’ 또는 ‘미세한 소리와 진동을 지닌 빛’으로 이것이 동북아 상고 이래의 선도문화에서 이야기하는 ‘밝음’의 실체이다.

일기의 우리말이 ‘한’, 천·지·인 삼기의 우리말이 ‘얼·울·알’이라면 일기·삼기의 분리될 수 없는 속성을 염두에 둘 때 ‘얼·울·알’은 ‘한얼·한울·한알’이 된다. 또한 천·지·인 삼기 중에서 대체로 인 차원이 삼기를 조화調和하는 중심 역할을 담당하여, 인 차원에 천·지·인의 대표성이 부여되어 왔기에 ‘얼·울·알’ 전승 중에서 특히 ‘알’ 전승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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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를 품에 안은 인류의 어머니 ‘마고’ < K스피릿, 정경희 2010

[칼럼] 세계를 품에 안은 인류의 어머니 ‘마고’ < K스피릿


[칼럼] 세계를 품에 안은 인류의 어머니 ‘마고’
K스피릿
입력 2010.01.01 
업데이트 2018.03.18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세계 여러 민족이 전해주는 창세신화들은 인간의식의 출발점에서 비롯된 기억들로 인류의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라 할 수 있다. 한민족의 창세신화로는 흔히 ‘단군’을 들지만, 그 이전의 기록으로 ‘마고麻姑 신화’가 있음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마고신화’는 환웅이나 단군으로 표상된 시간 이전의 기억으로 한국사 및 인류사의 밑그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고신화’의 주인공인 ‘마고’는 한국학 관련 연구자들에게 지명, 산 이름, 산성 이름 등으로 비교적 익숙한 이름이다. 전래의 설화 속에서는 육지를 만들어내는 창조신의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는데, 민간전승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스꽝스러운 거인 할머니의 이미지로 희화화되었다. 가령 제주도의 선문대할망(詵麻姑,선마고)이나 전국 각처에 흩어져 있는 노고산老姑山, 또는 대모산大母山의 노고老姑 할미와 관련한 일화들이 바로 그것이다.

여러 갈래 퇴영적 모습으로 남아 있는 마고 전승들은 고사서「부도지符都誌」속에서 ‘마고’ 의 원형을 찾을 수 있다. 「부도지」는 신라 눌지왕대의 관인 박제상朴堤上(363~419)에 의해 편찬된 선도사서『징심록澄心錄』중의 일편이다. 박제상은 삽량주 간으로 재직할 당시 왕실도서관 보문전에서 열람했던 자료와 가문에 전해오던 비서秘書들을 정리하여『징심록』을 펴내었다. 이는 상교·중교·하교 각 5지誌씩 총 15지로 이루어졌는데, 상교 5지중의 일편이 바로 「부도지」이다. 후대에 이르러『징심록』에는 박제상의 아들 백결선생이 편찬한「금척지」, 조선 초 김시습이 편찬한「징심록추기」가 추보되었다고 한다.

『징심록』은 영해 박씨 가문에서 오랜 세월 비장되어 오다가 1950년대 영해 박씨의 후손 박금 씨에 의해『징심록』중 일부인「부도지」와「징심록추기」2편이 공개됨으로써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부도지」속에는 중국계 사상 전통과 구별되는 한국선도만의 고유한 철학, 역사론, 정치론 등이 허다하게 담겨 있기 때문에, 사료비판의 문제와는 별개로 매우 중요하게 연구되어야 한다.

신라 박제상의 「부도지」에 한민족의 창세신화 마고 등장, 한국사 및 인류사의 바탕

「부도지」의 첫머리에 창세의 주인공인 ‘율려律呂’, 그리고 율려의 주관자로서 ‘마고’가 등장한다. 태초에 율려가 몇 번 부활하면서 별들이 출현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마고가 탄생하였다고 한다. 율려는 기에너지의 3대 요소인 ‘빛光, 소리音, 파동波’으로 한국선도의 오랜 전통에서는 이를 ‘하늘天, 사람人, 땅地’으로 표현해왔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현대인들의 안목에 맞추어 ‘정보, 기에너지, 질료’로 설명되기도 한다.

율려에 의해 탄생된 창조의 여신 마고는 율려를 타고 지구의 생명을 창조하기 시작하였다. 두 딸인 궁희穹姬와 소희巢姬를 낳았고 궁희와 소희는 4명의 천녀天女, 4명의 천인天人을 낳았다. ‘마고’가 율려(기에너지) 자체, 또는 율려의 3대 요소인 빛, 소리, 파동이라고 한다면, 그 자손들은 율려가 물질로 현상화하는 과정을 상징한다. 곧 궁희와 소희는 음과 양, 천인·천녀들은 존재계의 4대 원소인 공기氣, 불火, 물水, 흙土을 상징하는데, 이들의 작용에 의해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한다.

많은 창조물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존재인 천인들은 천지창조 후 혼란스러운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였다. 이들이 모든 인류의 시조가 된다. 이렇게 마고여신이 율려를 움직이고 뒤섞어 세상을 창조해 냈으니 마고여신은 율려 자체, 또는 우주의 법칙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고가 율려 자체, 우주의 법칙 자체라고 한다면 그 피조물인 우리 역시 율려이자 법칙이 펼쳐진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율려의 주재자인 ‘마고’ 이미지를 통하여 마고할미설화로 퇴락되기 이전 마고의 본모습을 만나게 된다. 무한한 창조의 권능을 지닌 아름다운 마고여신의 이미지를 따라가다 보면 최종적으로 우리 속에 존재하고 있는 우주의 법칙, 율려와 만나게 된다.

마고는 우리 속에 살아 숨 쉬는 기에너지의 법칙, 율려에 다름아닌 것이다. 마고신화는 율려, 곧 기에너지의 펼쳐짐을 통한 우주 탄생의 과정을 설명한 한국 선도의 우주론이 문학적 대서사시의 방식으로 표현된 것이다. 약 2천여 년의 시대적 간격을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 속에 잠들어 있는 율려의 존재를 일깨워주고 있다. 시대를 초월한 한국 선도의 강한 생명력과 함께 우리를 흔들어 깨우는 한국선도의 내밀한 깊이를 고민해 보게 된다.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news@ikoreanspir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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