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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9

알라딘: 여덟 번의 위기 원톄쥔

알라딘: 여덟 번의 위기:

여덟 번의 위기 - 현대 중국의 경험과 도전, 1949~2009   
원톄쥔 (지은이),김진공 (옮긴이)돌베개2016-07-04



여덟 번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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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쪽155*225mm750gISBN : 9788971997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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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현대 중국의 경제 위기를 다룬다. 현재 10퍼센트를 넘나들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멈추어 섰고,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추동력도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아홉 번째 위기가 ‘여덟 번의 위기’와 다른 점은, 중국의 경제가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와 긴밀하게 연동된 국면에서 중국의 위기가 곧 글로벌 위기이자, 중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한국에는 거대한 쓰나미 같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1949~2009년의 중국이 겪은 위기를 다루고 있지만, 글로벌 산업화와 금융화의 체제 속에서 중국발 경제 위기가 세계의 위기이고 한국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덟 번의 위기’는 현재의 위기와 앞으로 도래할 위기에 대한 경고로 읽혀야 할 것이다. 현재의 위기 국면을 분석하고 타개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추천사
자서
개념 해설

서론

1장. 발전의 함정과 중국의 경험
1. 외자와 외채의 시각으로 분석한 ‘중국의 경험’
(1) 중국은 여타 개발도상국과 무엇이 다른가
(2) 중국의 주기적 경제 위기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분석

2. 위기 해소라는 시각에서 본 중국 발전의 지속가능성
(1) 근래 거시적 환경의 새로운 변화
(2) 농촌의 사회경제적 조건의 새로운 변화
(3) 위기의 추세와 정책 제안

2장. 1958~1976: 외자와 외채로 인한 공업화 초기 세 번의 위기
1. 제1차 외자 도입의 배경: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지정학적 변화

2. 위기 1: 1958~1960년, 소련의 투자 중단으로 중국에서 벌어진 일

3. 위기 2: 1968~1970년, ‘삼선 건설’ 중의 국가전략 조정과 경제 위기

4. 제2차 외자 도입과 구조조정의 배경: ‘43방안’에서 ‘82방안’까지

5. 위기 3: 1974~1976년의 마지막 상산하향

3장. 1978~1997: 개혁개방 이후 세 번의 내발적 경제 위기
1. 위기 4: 1979~1980년, 개혁개방 이후 첫 번째 경제 위기
(1) 개혁개방 이후 첫 번째 경제 위기의 특징
(2) 1980년 경제 위기의 도시 지역 ‘경착륙’과 ‘삼농’에 의존한 위기 극복

2. 위기 5: 1988~1990년, 개혁개방 이후 두 번째 경제 위기
(1) 1988~1990년 경제 위기의 특징과 내재적 메커니즘
(2) ‘삼농’으로의 비용 전가와 ‘농민공 붐’

3. 1988~1994년 제3차 외자 도입의 배경과 목표: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

4. 위기 6: 1993~1994년, 개혁개방 이후 세 번째 경제 위기와 외향형 경제로의 전환
(1) 개혁개방 이후 세 번째 경제 위기의 내재적 메커니즘과 특징
(2) 도시와 농촌이 공동 분담한 1993~1994년의 위기 비용

4장. 1997년과 2008년에 발생한 두 번의 ‘외래형’ 위기
1. 현상의 귀납: 60년 동안의 네 차례 외자 도입이 불러온 여덟 번의 위기

2. 위기 7: 1997년 동아시아 금융 위기의 대응조치와 그 영향
(1) 위기의 근원의 변화: 왜 외래형 위기인가
(2) 외래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
(3) 이번 위기가 삼농과 삼치三治에 미친 영향

3. 1997~2008년 제4차 외자 도입: 국내외 ‘생산능력 과잉’의 충돌

4. 위기 8: 2008년 금융 위기의 대응조치와 그 영향
(1) 위기 발생 이전의 국내 거시적 환경
(2) 2008년 위기의 ‘연착륙’에서 ‘민생신정’民生新政의 역할
(3) 2008~2009년: 제2차 외래형 위기 발생 후 중국의 대응조치
(4) 두 차례 외래형 위기의 대응 환경과 조건 비교

중국 및 세계의 주요 사건
저자 인터뷰: 원톄쥔이 돌아왔다!
후기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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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원톄쥔 (溫鐵軍)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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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베이징 출생. 현재 중국인민대학 교수이자, ‘농업 및 농촌발전 대학’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1983년 중국인민대학 신문학과를 졸업한 이후, 중앙군사위원회 총정치부 연구실, 국무원 농촌발전연구센터, 농업부 농촌경제연구센터, 중국경제체제개혁연구회 등에서 근무했으며, 1999년에 중국농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10년 이상을 군대와 농촌 등 기층 현장에서 일했고, 현장의 정책 연구에 20년 이상 종사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른바 ‘삼농三農 문제’를 처음 제기하여, 중국의 최우선 어젠다로 확립했다. 그 덕... 더보기
최근작 : <삼농과 삼치>,<여덟 번의 위기>,<백년의 급진> … 총 6종 (모두보기)
김진공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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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서울 출생. 2001년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 문예를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하대학교 국제어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간 루쉰 (상, 하)』, 『백년의 급진』, 『프티부르주아 사회주의 선언』, 『탈정치 시대의 정치』(공역), 『베이징 컨센서스』(공역)를 번역 출간하였다.
최근작 : <중국현대문학론 (워크북 포함)> … 총 9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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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꽃가루받이 경제학>,<베들레헴을 향해 웅크리다>등 총 608종
대표분야 : 역사 4위 (브랜드 지수 666,959점), 음악이야기 4위 (브랜드 지수 22,574점), 한국사회비평/칼럼 9위 (브랜드 지수 50,725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서구 주도의 세계체제에 대한 비판과 대안,
지속가능한 문명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동방지사東方之士 원톄쥔의 독창적 목소리

이론과 현장을 결합하는 실사구시의 경제학자
경제사의 관점으로 중국 현대사 해석의 틀을 전복시키는 통찰
낮은 곳으로 향하는 심원한 사상가 원톄쥔, 30년 공부를 완성하다

“원톄쥔은 근래 최고의 지적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유시민 (작가, 전 보건복지부 장관ㆍ국회의원)

“전혀 공정하지 않은 이 세상에서 권력과 공모하기를 거부하는 것이 권력에 맞서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보다 어쩌면 더욱 진실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사실상 우리에게 일깨워준 사람이 바로 원톄쥔이다.”
―쑨거 (『중국의 체온』ㆍ『사상이 살아가는 법』의 저자, 중국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연구원)

“발전 지상주의 시대, 원톄쥔은 중국을 대표하는 혁신적이고 한편으로 양심적인 지식인이다.”
―이정훈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 이론과 현장을 결합하는 실사구시의 경제학자, 중국 발전 방향에 대해 혁신적인 논의를 펼쳐
『여덟 번의 위기』의 저자 원톄쥔은 중국의 지식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인물이다. 대학 졸업 이후 현장의 정책 연구에 20년 이상 종사했는데, 이를 통해 이론과 현장을 결합하는 실사구시의 실천적 태도를 견지할 수 있었으며, 이데올로기적 선입관 없이 중국 경제의 실상과 발전 경로를 통찰할 수 있게 되었다. 2003년 CCTV(중국중앙텔레비전)가 선정하는 경제부문 올해의 인물로서 조명받았다. 중국 경제와 발전 방향에 대하여 혁신적인 논의를 펼치면서도 농민과 민중의 삶에 뿌리내린 성찰의 결과를 내놓고 있다.

■ 중국 현대사 해석의 새 인식틀 제공, 지속가능한 문명의 패러다임이라는 새 지평을 열어
‘중국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또는 ‘중국 경제의 실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라는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원톄쥔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는 오랫동안 국내외 현장에서 일하며 중국 및 세계 경제의 실상을 관찰했으며, 이로써 중국의 발전 경로를 이론화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중국이 서구의 현대화와 도시화로 대표되는 발전 경로로 설명될 수 없는 특징과 메커니즘을 지녔다고 보며, 그 경로를 똑같이 밟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데올로기의 편견에서 벗어나, 현장의 실제와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중국의 발전 경로를 분석하는 그의 연구는 지금껏 알지 못했던 중국 현대사 해석의 새 인식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문명의 패러다임이라는 새 지평을 열고 있다.

■ ‘여덟 번의 위기’는 현재의 위기와 앞으로 도래할 위기에 대한 경고
이 책은 현대 중국의 경제 위기를 다룬다. 현재 10퍼센트를 넘나들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멈추어 섰고,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추동력도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아홉 번째 위기가 ‘여덟 번의 위기’와 다른 점은, 중국의 경제가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와 긴밀하게 연동된 국면에서 중국의 위기가 곧 글로벌 위기이자, 중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한국에는 거대한 쓰나미 같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덟 번의 위기』가 표면적으로 1949~2009년의 중국이 겪은 위기를 다루고 있지만, 글로벌 산업화와 금융화의 체제 속에서 중국발 경제 위기가 세계의 위기이고 한국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덟 번의 위기’는 현재의 위기와 앞으로 도래할 위기에 대한 경고로 읽혀야 할 것이다. 이 책이 현재의 위기 국면을 분석하고 타개하는 데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는 이유이다.

■ 1950년대 중국공산당의 지향은 ‘극좌’가 아니라 ‘친자본’이자 ‘우파’의 노선
마오쩌둥毛澤東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선포했을 때 중국에는 분배는커녕 기본적인 생산수단, 사회적 인프라, 즉 ‘기초자본’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한국전쟁 참전을 계기로 소련의 설비와 외자를 도입(제1차 외자 도입)하여 공업화를 추구하는데, 이를 통해 국가자본주의의 발판을 마련한다. 1950년대 중국공산당의 지향은 ‘극좌’가 아니라 ‘친자본’이자 ‘우파’의 노선이었다는 것이 원톄쥔의 분석이다. 이때 자본의 원시적 축적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총동원체제와 대약진운동은 자본을 만들기 위한 노동력 대중 동원이었다. 따라서 대약진운동은 극좌적 오류가 아니라 자본 형성을 위한 농민 동원, 공업화와 자본 축적의 비용을 농민에게 전가한 것이다.

■ 문화대혁명의 배경에는 대규모 실업난이 있어
원톄쥔은 중국 경제의 실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경제사의 관점으로 중국 현대사를 재구성할 수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 문혁과 상산하향은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과 관련되어 있다고 해석한다.
1960년대에 미국과 서방이 중국을 봉쇄하자 중국 지도부는 전쟁의 위협을 느껴 연해 지역의 공업화 설비를 내륙으로 옮기는 ‘삼선三線 건설’에 착수한다. 이는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중국 지도부의 자구책이었다. 중소분쟁으로 소련의 지원과 투자도 중단된 상태였다. 중국이 서둘러 핵무기를 개발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공업화 설비를 무리하게 옮겨 공업이 분산되자 효율은 급감하였고, 도시에는 취직을 하지 못한 젊은 실업자들이 수천만 명에 이르렀다(위기2ㆍ3). 마오쩌둥은 도시 경제가 수용할 수 없는 실업자와 예비 실업자인 젊은 학생들을 정치적 선동을 통해 농촌으로 내려 보내는데, 이것이 이른바 지식청년들의 상산하향이었다. 문혁이라는 정치운동의 저변에는 대규모 실업난이라는 경제 위기가 있었다. 그리고 홍위병 운동은 높은 실업률에 좌절한 젊은이들의 정치적 저항이자 시위였다.

■ 실용주의 세력으로의 권력 교체와 천안문사건은 경제 위기의 결과이자 대가
마오쩌둥이 죽고 화궈펑華國鋒이 잠시 후계자가 되지만, 결과적으로 덩샤오핑鄧小平 등의 실용주의 세력으로 권력이 교체된다. 이른바 중국공산당 2세대의 등장이다. 원톄쥔의 견해에 따르면 여기에도 역사 해석의 시차가 있다. 덩샤오핑 등 실용주의자들이 집권하여 ‘개혁개방’ 노선을 추구했다기보다는, 1970년대 말 경제 위기(위기 4)의 국면으로 중국은 개혁개방 노선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러한 국면에서 실용주의자들에게로 권력이 넘어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신중국에서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에 일어난 정권 교체는 결국 경제 위기를 대가로 해서 완성된 것이었다.”(170쪽)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민주화를 요구한 시위로 알려진 천안문사건의 배후에는 1980년대의 누적된 경제적 모순이 자리한다. 대외개방을 통해 외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중앙정부는 농촌과 국유기업에서 손을 놓고(책임을 지지 않고) ‘퇴장’하기 시작했다. 개혁개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물가 폭등으로 나타났고, 물가를 잡기 위해 조정을 하면 시장은 얼어붙었다. 1988년과 1989년의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천안문사건은 이 경제 위기(위기 5)에서 파생된 상황에 불과하다는 것이 원톄쥔의 분석이다.

■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도 향촌사회는 위기를 연착륙시키는 매개체로 기능
1997년 동아시아 금융 위기가 발발했을 때(위기 7), 위기가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거대한 향촌사회 덕분이었다는 게 원톄쥔의 판단이다. 도시에서 일자리를 잃은 수천만 명의 농민공들에게는 되돌아갈 농촌공동체가 있었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위기 8) 때도 노동력과 자본의 거대한 저수지인 향촌사회가 위기를 연착륙시키는 매개체가 되었다. 당시 친민생 정책의 일환으로 향촌사회에 대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농민들의 소비 여력이 죽지 않았고 이 소비수요가 위기를 완충하고 극복하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 서구의 농업 산업화, 도시 현대화와 공업화는 맹목적으로 따라야 할 경로가 될 수 없어
원톄쥔은 개발 투자를 통해 과잉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미래의 과잉’으로 ‘현재의 과잉’을 덮으려고 하는 임시방편이라고 우려한다. 중국의 첨예한 사회 문제인 도농ㆍ빈부ㆍ지역 격차도 개발 투자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원톄쥔은 중국이 서구 산업자본의 터전이 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한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 경로가 될 수 없다. 이미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의 대기 오염은 체제 존속 위기의 문제로 대두할 정도로 심각하다. 원톄쥔은 지금 중국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는 ‘삼농 문제’라고 역설한다. 중국의 향촌사회는 중국을 떠받드는 거대한 안전판이기 때문에 향촌사회를 파괴해서는 절대로 중국사회가 존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산업자본이 집중된 거대 도시를 계속 만들기보다는 현급의 작은 도시를 통한 경제 발전 즉 성진화城鎭化를 추구하고, 대규모 농장 농업이 아닌 농민의 생존이 보장되는 소농경제를 육성하는 것이 중국사회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대농장 운영 방식의 농업 산업화, 대도시 중심의 현대화와 공업화는 중국 대륙을 거대한 불모의 땅으로 만들 것이고,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까지 끔찍한 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중국의 발전 경로는 종국적으로 생태문명에 기반해야 한다.
원톄쥔은 서구식의 자본주의적 현대화와 도시화, 산업화는 개발도상국이 따라야 할 경로가 될 수 없다고 조언해왔다. 어떤 개발도상국도 서구의 발전 경로를 밟았다가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 원톄쥔은 이를 ‘발전의 함정’이라는 말로 요약한다. 너무 멀리 왔다고, 늦었다고 개탄하기 이전에,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그의 조언을 곰곰이 음미해보아야 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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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농촌이 중국을 경제위기에서 구했다 <여덟 번의 위기: 현대 중국의 경험과 도전 1949~2009> 새창으로 보기
오쿠무라 사토시의 <새롭게 쓴 중국현대사>를 읽은 후, 뭔가 부족한 점이 많아 중국근현대사 과정 중에 전개된 세부적인 사회경제적 변동을 알아보기 위해 읽기 시작했다.

저자 원톄쥔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21세기의 첫 번째 10년에 이르기까지 중국현대사의 전과정을 경제사의 시각으로 다시 정리한다.
중국현대사에 대한 그의 저서에 호감이 가는 이유는, 그가 대학 졸업 후 정책 연구에 20년 이상 종사하며 이론과 현장을 결합하는 실사구시의 실천적 태도를 견지하였고, 이를 토대로 이데올로기적 선입관 없이 중국 경제의 실상과 발전 경로를 통찰하였다는 출판사의 소개 때문이다.(실제 그의 책을 읽어보면 사회주의 사상이론의 흔적이 별로 발견되지 않는다.) 
저자는 중국 경제와 발전 방향에 대해 혁신적인 논의를 펼치면서도 농민과 민중의 삶에 뿌리내린 낮은 곳으로 향했기 때문에 나름 성찰의 결과를 내놓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원톄쥔은 이 책에서 중국이 서구의 현대화 및 도시화로 대표되는 발전 경로로 설명될 수 없는 특징과 메커니즘을 지녔다고 보고, 그 경로를 똑같이 밟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와 논리가 <여덟 번의 위기>의 핵심 내용이다.

원톄쥔은 중국 건국 이후 60년 동안 중국에 '여덟 번의 위기'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익숙하게 기억하고 있는 당대 중국의 주요 사건들은 원톄쥔이 경제사의 시각으로 재구성해 놓은 현대사의 지평 위에 그 좌표를 찍어보면 대부분 이 '여덟 번의 위기'에 겹쳐진다.
1958년에 시작된 대약진과 그로 인한 파멸적 재난, 1966년부터 고조되어 1968년에 정점을 찍은 문화대혁명의 혼란과 그것에 이어진 대규모 상산하향(上山下鄕),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문혁의 종결과 개혁개방이라는 극단적 변화와 더불어 진행된 권력 교체, 1989년에 중국공산당의 집권 기반을 뒤흔든 천안문 사건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원톄쥔은 1949년 이후 중국에서 발생한 경제적 위기를 크게 여덟 차례로 분석했고, 각 위기를 시기에 따라 분류했다. 
그에 의하면 중국에서는 1956~1976년 동안 외자와 외채로 인한 공업화 초기에 세 번의 위기가 있었다. 1958~60년에는 소련의 투자 중단으로 인해, 1968~70년에는 '삼선 건설' 중의 국가전략 조정에 따른 경제 위기가 일어났고 1974~76년에 세 번째 위기가 발생하여 이때 마지막 '상산하향'이 전개되었다.
1978~1997년 동안에는 개혁개방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내발적 경제 위기가 발생했다. 1979~80년. 개혁개방에 따른 도시지역의 경제가 '경착륙'하였고 중국 지도부는 '잠농'에 의존하여 위기를 극복하였다. 1988~90년에는 내재적 메카니즘에 의한 다섯 번째 위기가 발생하여 또다시 '잠농'으로 비용을 전가하였고 이로 인해 '농민공'이 대거 발생하기 시작했다. 1993~94년 여섯 번째 경제 위기가 발생하였으나 도시와 농촌이 공동으로 위기 비용을 분담하였고 중국경제는 외향형 경제로 전화하게 된다.
1997~2009년 동안에는 세계 경제에 깊숙히 편입한 중국경제에 외래행 위기가 발생했다. 1997년 동아시아 금융 위기에는 중국정부에 적극 금융과 시장에 개입하여 위기를 극복하였다. 이때 제4차 외자도입이 실시되었고 중국 국내의 생산능력 과잉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겹쳐 여덟 번째 경제 위기가 발생했다. 중국정부는 마지막 경제 위기마저 '연착륙'시켰다.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무려 여덟 차례의 경제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었을까. 원톄쥔은 그 비결을 농촌에서 찾았다. 경제 위기가 여러 차례 발생하는 와중에 중국정부는 광대한 농촌 지역을 매개체로 이용하여 연착륙을 실현했다. 
"그것이 가능했던 중요한 원인은 농촌이 노동적령 인구 5억 명을 보유한 저수지 역할을 했고, 그 저수지의 근간인 농촌 토지재산 공유제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이 농촌의 기본 제도를 바꾸지 않은 덕분에, 2억 4,000만 농민 가구의 대부분은 여전히 손바닥만 한 땅이나마 위험 없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300만 이상의 촌락공동체가 예비토지/촌락공동 체기업 및 기타 여러 사업체를 보유하여, 심각한 부정적 외부효과의 비용을 내부화하여 처리할 여력이 있었다. 
따라서 일자리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농민공들은 단순히 농업노동에만 종사하지 않고, 능력이 되는 대로 각 가구나 촌락공동체 내부의 여러 공업 및 부업과 기타 각종 사업에 참여했다."(74쪽)

서구 역사가들이나 중국 관련 전문가들은 지금껏 대약진운동이든 문화대혁명이든 개혁개방이든 천안문사건이든 오로지 선정적인 정치적 시각으로 설명하는 데 익숙했다. 또는 좌우 냉전구도나 이념적 경쟁구도로 사고해 왔다. 국내외 독자들 역시 그런 설명의 결과물로 얻어진 이미지를 중국의 실상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원톄쥔이 '여덟 번의 위기'로 재구성한 중화인민공화국 60년을 살펴보면 서구 세계의 인식이 얼마나 편협하고 부실한 것이었는지 금방 깨닫게 된다. 편집증적인 독재 권력의 무모한 정책으로만 여겼던 대약진, 마오쩌둥에 대한 광신에 사로잡힌 젊은 폭도들의 난동으로 이해했던 홍위병 운동, 중국공산당 내 실용주의적 세력이 집권하여 정책을 합리적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결과라고 여겼던 개혁개방, 독재적 권력에 항거한 대학생과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로 규정했던 천안문사건 등은 모두 그 이면에 경제 위기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사건이었고, 그런 원인을 이해하고 해당 사건에 접근하면 각 사건의 실체는 지금껏 독자들이 생각한 것과는 크게 달라진다. 

단적인 예로, 문혁 시기 홍위병들의 무정부적 폭력 행위의 주요 원인은 겉으로 보이는 어떤 광기나 광신이나 이데올로기라기보다는, 당시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른 재정적자와 도시공업 위기로 인해 최악으로 떨어진 청년 취업률로 해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그렇다면 권력이 선택한 해결책은 현실에 대한 분노를 폭력으로 표출하는 청년들을 도시 밖으로 밀어내는 상산하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즉 우리가 괴물처럼 여기는 홍위병 청년들의 심리가 오늘날 월스트리트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미국의 젊은이들이나 편의점 알바를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심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420쪽)

원톄쥔이 제시한 중국의 경제 위기 극복에 대한 이론은 중국공산당과 학계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이론에 기반을 두면서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세계경제 추이를 예상하면서 중국 경제가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을 몇 가지 대안을 책의 초반에 제시한다.
중국은 20세기에 10%를 넘나들던 경제성장률이 몇 년 전부터 한 자릿수에 멈춰 섰고,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추동력도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 저자의 분석과 대안이 중국경제의 양적 질적 성장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의 농촌과 농업경제가 떠올랐다. 한국의 농촌과 농민들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도시와 공업의 성장을 위해 저곡가와 저투자로 희생되고 있다. 이승만과 박정희를 비롯한 한국의 역대 위정자들이 미국정부의 조언만을 받아 서구 경제에서 성과를 보인 '수출공업 중심의 경제개발 패러다임'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70년간 밀어붙인 도시 만능, 수출 만능, 공업 만능, 재벌만능, 세계화 만능, 성장 만능의 사회경제 시스템의 결과는 농민 뿐 아니라 도시민에게까지 도달했다.(정권이 바뀌어도 정책기조는 변함이 없다.) 부동산값과 저임금, 빈부격차와 자살률 등 수많은 나쁜 통계가 세계 최고 수준이 되었다. 

[2017년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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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구름 2017-07-09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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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본 축적의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대부분 농촌에 떠넘김으로써 저발전국가의 성장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이 전반적인 내용. (그렇게 농촌에 떠넘긴 것 중 큰 부분이 도시의 실업자 청년이었고 이는 '상산하향'이란 이데올로기의 포장으로 이루어짐.)
hiphop99dan 2018-01-0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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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국의 경험과 도전 새창으로 보기
중국 관련 뉴스가 매일 빠지지 않듯이 중국 관련서도 매주 출간된다. 최근에 나온 유력한 책은 원톄쥔의 <여덟 번의 위기>(돌베개, 2016)이다.'현대 중국의 경험과 도전, 1949-2009'가 부제. 49년 건국 이후 60년의 중국 현대사를 다룬 책. 그런데 그렇게만 소개하기에는 저자가 너무 거물급이다.

 



 

책은 전작 <백년의 급진>(돌베개, 2013)에 이어서 두번째로 소개되지만, 중국 런민대(인민대) 교수인 저자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의 한 명이라고 한다.

"<여덟 번의 위기>의 저자 원톄쥔은 중국의 지식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인물이다. 대학 졸업 이후 현장의 정책 연구에 20년 이상 종사했는데, 이를 통해 이론과 현장을 결합하는 실사구시의 실천적 태도를 견지할 수 있었으며, 이데올로기적 선입관 없이 중국 경제의 실상과 발전 경로를 통찰할 수 있게 되었다. 2003년 CCTV(중국중앙텔레비전)가 선정하는 경제부문 올해의 인물로서 조명받았다. 중국 경제와 발전 방향에 대하여 혁신적인 논의를 펼치면서도 농민과 민중의 삶에 뿌리내린 성찰의 결과를 내놓고 있다."



 

추천사에 인용된 대담에서 유시민은 원톄쥔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경제사의 시각으로 중국 현대사를 설명하는 독법은 놀랍고 충격적이다. 하지만 그의 의견에 수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톄쥔은 근래 최고의 지적 긴장감을 안겨주었다." 곧 중국 현대경제사에 관한 책으로는 단연 '이 한권'에 해당하는 책(유시민 전 장관과의 인터뷰 기사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0202223105&code=210100). 찾아보니 안희경의 석학 인터뷰집 <문명, 그 길을 묻다>(이야기가있는집, 2015)에도 인터뷰가 수록돼 있다(지면 기사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6092151435&code=210100 참고). 두 편의 인터뷰를 미리 참고하여 일독해보아도 좋겠다...

 

16. 07. 12.

 

 



 

P.S. 덧붙이자면,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5>(한길사, 2016)도 출간되었다. 1년에 한권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몇 권까지는 가는지 모르겠지만 이 또한 '장정'에 값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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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16-07-12 공감 (3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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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백년의 급진

백년의 급진 - 중국의 현대를 성찰하다  | 현대중국의 중국의 사상과 이론 1  
원톄쥔 (지은이),김진공 (옮긴이)돌베개201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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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향과 귀향 사이에서 - 농민공 문제와 중국 사회

탈정치 시대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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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급진 - 중국의 현대를 성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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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중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혁신적 사상가 원톄쥔의 저작 최초 번역. 이 책은 총동원체제, 개혁개방 등 사회주의 중국이 지난 백년간 걸어온 과정을 반추해보고 “어떻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현대화의 역사를 대할 것이며, 어떻게 적합한 발전의 경로를 선택할 것인지를 성찰”한다.

21세기 중국이 기획하고 있는 국가 정책과 향후 중국의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원톄쥔의 사유를 알아야 한다. 원톄쥔은 현재 중국의 변화를 견인하는 사상가로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금의 세계 자본주의 체제, 서구식 현대화와 도시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중요한 이론가로서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로 직면한 현대화 문제에 대해 의미 있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중국은 어떤 길을 가는가

1부 백년의 급진을 성찰하다

중국에게 ‘백년의 급진’은 무엇이었는가
‘백년의 급진’과 이별을 고하다 | 자본의 극단적 결핍에서 3대 자본의 과잉으로 | 청말, 민국 시기의 자본 결핍과 경제 붕괴 | 신중국의 위기는 민국 재정금융 위기의 연장 | 소련식 경제 건설의 부작용 | ‘계획’ 없는 계획경제, 1970년대의 산업구조 조정 | 1990년대 이후의 변화와 새로운 모순의 등장

중국이 겪은 여덟 차례의 위기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경험 위에서 분석하자 | 1950년의 위기: 신중국 자신의 위기가 아니라 민국 위기의 연속 | 위기에 대한 대응: 농민을 전통으로 회귀시키고, 현대 경제와의 연계를 차단한 토지개혁 | 1950년대는 ‘극좌’가 아니라, 공업화와 친자본을 추구한 시기 | 농민을 산업노동자로 만드는 일은 진보인가 퇴보인가? | 1960년대: 지식청년의 하향은 자본의 원시적 축적의 대가 | 1970년대: 외자 도입이 초래한 재정 적자 위기 | 1980년대: 짐 보따리를 내던지는 것이 곧 개혁 | 1990년대: 화폐화의 가속은 구소련의 교훈 덕분 | 21세기: 생산 과잉의 위기 해결에 필요한 향촌사회

‘중국의 경험’과 ‘비교 우위’
현대 중국이 실제로 경험한 것 | 중국의 개혁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소련과 동유럽 해체의 이유 | 치열한 듯 보이지만 사이비似而非인 논쟁들 | 중국 향촌에 대한 실험적 연구 | 중국이 지닌 ‘비교 우위’의 실체

개혁 이래 대외개방 과정의 변화와 그 내재적 논리
1980년: 미완의 개방, 그리고 적자의 압력에 따른 개혁 | 1988년: 도시의 이익집단이 주도하는 ‘원재료도 국외에서, 판매도 국외에서’ 모델 | 1994년: 외환 적자 상황에서의 환율 조정 |21세기: 국제경제의 새로운 순환 속의 대외개방 | 중국이 직면한 새로운 과제


2부 중국의 길을 묻는다

삼농으로 돌아가자: ‘오바마-김정일 딜레마’를 풀기 위한 토론
제도의 비용 이론: ‘오바마-김정일 딜레마’ | 세기의 교체기에 중국이 직면한 중대한 도전 | 중국사회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

중국 농촌의 토지 사유화는 절대 안 된다
삼농 문제 해결과 거리가 먼 서구 이론 | 토지의 규모의 경제는 특정 사례에 국한된 서구 이론
일 뿐 | 서구의 교조적 가르침에 충실한 개발도상국 | 중국 신농촌 건설과 배치되는 토지 사유화

삼농 문제에 대한 세기적 성찰
중국의 문제는 무엇인가? | 두 가지 기본적인 문제 | 발전에 대한 제약 요인과 정책의 선택

발문 원톄쥔의 집요한 질문
해제 6억 중국 농민의 대변자, ‘三農’ 원톄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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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원톄쥔 (溫鐵軍)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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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베이징 출생. 현재 중국인민대학 교수이자, ‘농업 및 농촌발전 대학’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1983년 중국인민대학 신문학과를 졸업한 이후, 중앙군사위원회 총정치부 연구실, 국무원 농촌발전연구센터, 농업부 농촌경제연구센터, 중국경제체제개혁연구회 등에서 근무했으며, 1999년에 중국농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10년 이상을 군대와 농촌 등 기층 현장에서 일했고, 현장의 정책 연구에 20년 이상 종사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른바 ‘삼농三農 문제’를 처음 제기하여, 중국의 최우선 어젠다로 확립했다. 그 덕... 더보기
최근작 : <삼농과 삼치>,<여덟 번의 위기>,<백년의 급진> … 총 6종 (모두보기)
김진공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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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서울 출생. 2001년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 문예를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하대학교 국제어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간 루쉰 (상, 하)』, 『백년의 급진』, 『프티부르주아 사회주의 선언』, 『탈정치 시대의 정치』(공역), 『베이징 컨센서스』(공역)를 번역 출간하였다.
최근작 : <중국현대문학론 (워크북 포함)> … 총 9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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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꽃가루받이 경제학>,<베들레헴을 향해 웅크리다>등 총 608종
대표분야 : 역사 4위 (브랜드 지수 666,959점), 음악이야기 4위 (브랜드 지수 22,574점), 한국사회비평/칼럼 9위 (브랜드 지수 50,725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중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혁신적 사상가 원톄쥔의 저작 최초 번역 출간
당대 중국의 사상 지형도에서 가장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인 원톄쥔(溫鐵軍)의 저작 『백년의 급진―중국의 현대를 성찰하다』가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총동원체제, 개혁개방 등 사회주의 중국이 지난 백년간 걸어온 과정을 반추해보고 “어떻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현대화의 역사를 대할 것이며, 어떻게 적합한 발전의 경로를 선택할 것인지를 성찰”한다.
21세기 중국이 기획하고 있는 국가 정책과 향후 중국의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원톄쥔의 사유를 알아야 한다. 원톄쥔은 현재 중국의 변화를 견인하는 사상가로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금의 세계 자본주의 체제, 서구식 현대화와 도시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중요한 이론가로서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로 직면한 현대화 문제에 대해 의미 있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중국의 현대’, 소농경제가 자본주의적 현대로 바뀌어가는 과정
원톄쥔은 중국의 현대는 관개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소농경제가 서구식의 자본주의적 현대화로 바뀌어가는 과정이었다고 분석한다. 자본의 결핍에서 자본의 과잉 상태로, 산업화 이전에서 산업화의 단계로 그리고 산업화의 단계에서 다시 금융화의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이 중국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중국의 현대는 자본주의의 발전 단계가 그대로 수용되는 과정이었다. ‘백년의 급진’이라 함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삼농 문제, 지속가능한 발전과 중국사회 안정의 열쇠
서방세계의 자본주의적 현대화, 도시화가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이 될 수 없고 ‘중국적 특색’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원톄쥔은 ‘삼농’(三農) 문제에 주목한다. 삼농은 농촌, 농민, 농업을 가리키는데, 1996년에 원톄쥔이 처음 제기하여 2000년대 초반에 중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개념이다.
원톄쥔에게 삼농의 문제는 “농촌을 살려야 한다”라고 하는 듣기 좋은 당위적 주장이 아니다. 삼농은 중국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배후이다. 중국이 경제 위기를 겪을 때마다 농촌의 소농경제가 지니고 있는 저력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 다수가 아닌 중산층의 이익을 대변하기보다는, 인구의 다수인 농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 그들은 산업화의 비용을 고스란히 치렀지만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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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급진을 읽어나가면서 중국의 현대 발전 과정을 전체적으로 훑어나가게 되었고 동시에 작금의 중국의 상황에 대한 진정한 토론을 진행하는 윈태쥔과 같은 학자가 있음에 부러웠다. 동시에 한국을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좌우를 떠나서 진정으로 한국을 고민하는 학자가 있는가  구매
수잔 2019-02-24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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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11 빌려온 책마실 외 새창으로 보기
바다가 보이는 카페가 호젓하다옛그림을 보는 법 ㅡ 백년의 급진 을 본다. 톤이 높은 손님들 톤에도 책들은 입감이 좋다매화와 달빛 .ᆞ 그리고 은은한 눈풍경ㅡᆞᆞᆞ
여울 2014-03-11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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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삼농문제에서 우리의 농업을 생각하다. 새창으로 보기 구매
20세기후반 중국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발전'이라면 농민은 발전의 예외지대에 놓인 존재이거나  이발전을 가능하게 하는데 소요되는 보이지 않는 소모품 이었으며 ,때로는 발전에 따른 각종위기를 떠넘기기에 적합하고 편리한 대상이었다.

원테쥔은 이러한 발전 지상주의 시대에 중국농민의 자리는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  양심의 목소리로 대표한다. 그는 오늘날 중국에서 처해있는 상황을 삼농문제로 나타난다고 진단한다.

사회계층 혹은 계급문제로서의 농민문제가 그 첫번째요, 인재와 자본의 유출에 의해 발전의 동력을 상실하고 내부적 해체에 직면한 지역문제로서의 농촌문제가 두번째이며, 산업으로서의 농업이 직면한 경쟁력의 상실과 저소득 구조의 고착화라는 산업문제로서의 농업문제가 세번째이다.  ... 244P

 

원테진은 중국농촌이 처한 삼농문제의 역사적 근원이 토지 대비 과도한 인구라는 자연적 조건에 , 1949년 이후 국가가 농업부문에서 잉여가치를 착취하여 국가주도 공업화에 투자하면서 생겨난 구조적 모순,그리고 외자도입과 연관된 경제의 주기 변동에 따라 나타난 부담을 농촌에 전가함으로써 생겨난 부가적 모순이 종합된 결과라고 말한다. 이제 합당한 조치들이 농민을 위해 마련되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원테쥔의 주장과 노력은 상당한 반향을 일으켜 2002년부터 정부 핵심과제 1호에 농촌관련정책 삼농문제가 핵심적 정책과제로 정착되었다. 농가소득증대,농업세와 각종잡부금폐지,농산물 가격안정,수리시설보수와 증축, 의료보험제 실시등 농민들의 삶의질 향상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중국의 농촌문제를 들여다보며 우리 농촌문제를 생각해본다.

우리는 오랜시간 서구식 발전모델을 그대로 따라온 결과 망가질대로 망가져 농촌인구 절벽시대를 맞이하고있다.  우리상황을 직시하고 우리에게 맞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하고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복잡한 미로에서 새길을 찾는것은 쉽지가 않다. 

 농업문제에 관심있는분들은 한번쯤 읽어볼만하다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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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2017-12-25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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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백년의 급진 새창으로 보기
인구팽창과 80%의 농민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어떻게 근대화, 공업화를 이루었는가에 대한 내용.마오쩌둥만의 중국식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지만, 저자의 강연내용을 묶어낸 책이라 그런지 중복되는 내용이 많다.
hyss 2015-02-13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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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중국의 탈출구라는 학자 새창으로 보기 구매
저자 원태쥔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무서운 속도로 경제성장을 해 온 중국 내에서, 이제는 대외개방과 글로벌화보다는 농촌 안으로 가야할 때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학자이다. 즉, 그는 중국 내 주류 계열에서 옆으로 한발 벗어난 비주류 경제학자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의 문제는 수십년 간 중국 중앙의 1호문건이었고, 저자는 직접 농촌으로 들어가 대안농업 등을 시도하였기에, 농촌이나 식량문제가 이슈로 거론될 때마다 언론의 관심을 받아온 스타 학자이기도 하다.


저자에게

Pros는 농촌, 중국적, 가족농, 자립, 계획 등이며

Cons는 개방, 친자본, 금융, 종속, 부채, 서구식, 글로벌화 와 같은 것이다.


저자의 비용전가론에 의하면, 모든 초기 발전에는 자본의 집중이 필요하고, 발전이 계속되면 자본의 과잉이 일어나는데, 서구의 경우에는 이 비용을 외부 식민지를 통해 해결했고,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다른 거대 개발대상국들은 잉여 농민이 도시빈민화가 되는 부작용을 초래하였으나, 중국의 발전은 거대한 농업과 농민의 희생이 이러한 비용을 흡수(모순의 내부화)함으로써 성공적인 개발이 가능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제는 자본의 과잉이 초래하고 있는 현재의 위기를 농촌의 개발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농촌의 개발은 토지의 사유화와 거대 농업화와 같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서구식 농업이 아니라, 가족이 중심이 된 향촌규모의 전통적 농업 개발과 생태 농업이 중국에 적합하다고 말한다(성진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국가의 21세기 농업방향에 대한 의견인데, 참 독특하다.


너무 독특해 이해 안되는 부분도 여럿 있다. 가령 1950-60년대 수천만명의 죽음이 발생한 대약진 운동은 비판받는 정책으로 생각해 왔으나, 저자에 따르면 이는 소련의 지원 중단으로 불가피하게 시행된 상부구조로 이것의 성공여부는 따로 판단할 일이라고 주장한다 (p46). 심지어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 시대를,

"비록 수천수만의 농민들이 국가 공업화를 위한 자본 축적의 단계에서 희생되었지만, 중국은 결국 최단시간 내에 이 단계를 뛰어넘었고, 국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인 공업의 토대를 형성했다..... 이 특수한 역사적 단계가 바로 '마오쩌둥의 시대'이다. 또는 모든 사람들이 헌신해서 천하를 공평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영웅시대'하고 일컫기도 한다" (p230)라고까지 말한다


앞으로 중국에서 농업의 발전을 통해 생태영농 등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정도의 주장이라면 저자의 논지에 어찌 이의가 있을까마는, 중국이라는 큰 나라에서 개방, 금융, 글로벌화 대신 향촌 경제 중심의 개발로 가야한다는 하나의 주장이 너무 강해서, 책을 읽으며 여러 부분에서 선뜻 와닿지 않은 내용들이 많았다. 중국은 전체 유럽을 다 합친 것만큼 큰 나라이니, 유럽에서 공업국가 독일과 농업국가 덴마크가 공존하듯이, 글로벌화와 개방을 통해 성장한 동쪽 도시의 개발과, 동쪽의 잉여를 이용한 서쪽의 향촌 개발이 양방향으로 지속공존할 수 있는게 중국일 것이라고 믿어보는 나였기에 더욱 더 그러했다. 농민 비중이 80%가 넘는 시기에 농민을 중심으로 중국은 공산혁명을 일으켰고 지금은 40%를 밑돈다. 따라서 생산에서 10%를 차지하는 농업과 40%의 인구를 구성하는 농민의 비중을 이제부터 어떻게 프로답게 다루어 나갈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주제이다. 아직도 농민 비중이 50% 이상인 인도나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살펴볼 주제이고. 참고로 40년 전 우리나라의 농민은 1,400만명으로 인구의 절반에 육박했는데, 지금은 250만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5% 정도이다.


지난 번에 읽은 덩샤오핑 평전과 비교해볼 때

덩샤오핑의 사회주의는 글로벌 개방을 통한 시장개발에 방점을 찍은 '중국적 개방경제론자'였다면

원톄쥔의 사회주의는 자족경제식 향촌개발을 주장하는 '중국적 농촌경제론자'로 보인다.


흥미로운 관점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중국이 WTO에 가입하는 등 세계경제에 급격히 편입된 이후의 일들을 바라보는 두 시선이다. 중국 내 농촌론자인 저자는 이를 기생적인 세계금융의 폐혜, 도농격차 등으로 중국에는 부정적인 위기로 보는 반면, 네오콘 등 미국의 반중 정서를 지닌 정치그룹들은 미국 내 온건파들이 중국을 세계경제에 편입시키는 실수를 함으로써 중국이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이 되도록 방치했다고 비판한다는 점이다. 같은 일을 두고 내외부에서 자국 중심으로 바라보는, 아이러니한 두 개의 질투어린 우려이다. 이렇게 사람들은 종종 자기 울타리 내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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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무 2020-11-02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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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삼농과 삼치 - 중국 농촌의 토대와 상부구조 원톄쥔,양솨이

알라딘: 삼농과 삼치


삼농과 삼치 - 중국 농촌의 토대와 상부구조  |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 근현대사 총서 12  
원톄쥔,양솨이 (지은이),조형진 (옮긴이)진인진2020-02-11원제 : 三農與 三治



삼농과 삼치

정가
38,000원
564쪽

책소개

중국 산업화 과정에서 '원시적 축적'의 부담을 짊어진 농촌의 문제를 '삼농'과 '삼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집대성한 연구서다. 서울대학교 아시아 연구소는 이미 『중국의 감춰진 농업혁명』, 『중국 동북 지역 도시사 연구』와 같은 연구서 번역을 통해 2차대전 이후 급진적으로 전개된 중국사회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삼농과 삼치 - 중국 농촌의 토대와 상부구조』는 중국 농촌 경제학 연구의 대가인 원테쥔 런민 대학교수와 그의 제자인 양솨이 베이징이공대학 교수의 2016년판 『三農與 三治』를 조형진 인천대학교 교수가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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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읽기 전에 7
서론 ‘중국 경험’, 비교우위 그리고 향촌건설 실험 17

제1부 문제: ‘삼농’과 ‘삼치’란 무엇인가 33
제1장  향토중국의 토대 ‘삼농’과 상부구조 ‘삼치’ 35
제2장  발전단계의 전환과 국가전략의 중대한 조정:
중국 공업화 과정의 ‘삼농’ 문제 56
제3장  시장실패와 삼농 문제 67
제4장  신농촌 건설의 적대적 충돌에 대한 완화 메커니즘:
향촌 거버넌스 개선에 대한 합리적 논의 80
제5장  후농업세 시대의 향촌 거버넌스와 농촌 발전:
‘풀 윗동’이 꺾인 이후의 ‘풀뿌리’ 문제 90
제6장  촌락 이성: 삼농과 삼치 문제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각 98

제2부 배경: 거시경제와 제도 변천 109
제7장  30년의 개혁에서 실천을 통해 검증된 세 개의 사유 111
제8장  거시환경의 변화에 따른 도농 통합과 중국 발전의 지속가능성 124
제9장  농촌의 재정•세수 체제와 공공 서비스 135
제10장  중국 농촌의 금융시스템 건설과 메커니즘 혁신 146
제11장  신시기 향촌 거버넌스와 빈곤구제 개발[扶貧開發]: 문제점과 대책 161
제12장  거시경제 변동과 토지 자본화:
개혁 이후 세 차례 ‘인클로저[圈地]’에 대한 실증분석 180
제13장  거시경제의 변동과 노동력 유동의 문제 208
제14장  거시경제의 변동과 집체 산림재산권 제도의 개혁:
1980년대 이후, 집체 삼림지역의 세 차례
산림재산권 개혁에서 ‘분할과 합병[分合]’의 제도 변천 224

제3부 분석: 미시 메커니즘과 지역 발전 249
제15장  세 개 촌의 지난 30년: 농촌개혁 과정에서 재산제도의 변천 사례들 252
제16장  신농촌 건설의 중점과 토지 사유화의 이론과 논리: 삼농 문제의 완화 방법 272
제17장  ‘피동적 여가[被動閑暇]’: 노동력의 기회비용과 식량생산에 대한 영향 283
제18장  제약조건의 변화와 농가의 경제행위:
중국의 자본화 가속과 소농의 합리적 선택 315
제19장  공업화를 위한 자본의 원시적 축적이 초래한
부정적 외부효과와 해결 메커니즘 338
제20장  농촌의 기본제도 건설과 농업의 안정적 성장:
1987~1997년 산둥성 핑두시 농촌의 종합적인 제도 실험 357
제21장  부문과 자본의 ‘하향’과 농민 전업합작 경제조직의 발전 382
제22장  농촌 자금호조사의 ‘엘리트 포획’과 ‘대농 의존’:
중앙의 새로운 민생 정책과 ‘보편적 혜택 금융’의 딜레마 406
제23장  농촌 인프라의 장기효과적 투입: 문제, 경험, 그리고 대책 416

제4부 비교: 국제 조사•연구 437
제24장  중국의 ‘성진화[城鎭化]’와 개발도상국 도시화의 교훈 439
제25장  생태 농업 발전의 국제적 경험과 현지 실험 456
제26장  일본의 농촌 종합건설의 투입 방식과 농업 파산에 대한 구제 469
제27장  아르헨티나의 대안 화폐와 빈민의 시장경제 477
제28장  네팔의 ‘과학적 토지개혁’과 발전 489
제29장  이집트 농촌의 토지권 분쟁 498

추가 설명 513
참고문헌 541
역자 후기 555

접기
책속에서
실사구시로 '삼농'과 '삼치'에 대해 논의하다

본 저서를 읽는 사람은 의식적으로 자신의 문제의식을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세계화는 개발도상국 경제를 발전주의를 통해 '성장만 있고 발전이 없는' 상태로 만들었으며, '발전의 함정'이라는 경로의존을 형성하였다. 체제와 상관없이 모두 자본의 수익만을 추구하게 되었고, 빈부 격차의 현저한 확대가 필연적 추세가 되었다. 정말로 성공과 실패가 모두 자본에 달려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경제가 장기간 고성장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마침내 L자 형태의 경제침체기로 접어들게 되자, 모든 것이 정부에 달려 있었다. 당시 중국의 정책에 대한 득과 실을 논의하면서 가장 토론할 가치가 있었던 것은 처음에는 경시되었으나 나중에 '가장 중요한 것[重中之重]'으로 불리게 된 '삼농[三農]' 문제였다.
이런 배경에서 본 저서는 실사구시적으로 '삼농' 문제를 논의한다.
전 세계적 자본화가 당대 자본주의의 주류가 되면서 오직 자본을 통해 세계의 자원을 더 많이 점유해야만, 자본화의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태생적으로 자본의 요구에서 파생된 글로벌 거버넌스는, 자연자원의 태생적인 다양성으로부터 형성되고 천차만별한 지방 거버넌스와 대립할 뿐만 아니라, 투자유치를 통해 친자본적인 제도를 유지하는 정부들에게도 해결할 수 없는 난제가 되었다! 주류를 지지하는 자들은 국제정치경제의 질서가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지 아니면 재구성되어야만 하는지를 논쟁하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은 상이한 지방 농촌사회의 복잡한 모순이 적대적 충돌로 변화하면서 직접적인 국가안보의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저서는 '삼치[三治]' 문제를 주제로 하여 향촌 거버넌스를 논의한다.

<읽기 전에> 중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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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원톄쥔 (溫鐵軍) (지은이) 

1951년 베이징 출생. 현재 중국인민대학 교수이자, ‘농업 및 농촌발전 대학’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1983년 중국인민대학 신문학과를 졸업한 이후, 중앙군사위원회 총정치부 연구실, 국무원 농촌발전연구센터, 농업부 농촌경제연구센터, 중국경제체제개혁연구회 등에서 근무했으며, 1999년에 중국농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10년 이상을 군대와 농촌 등 기층 현장에서 일했고, 현장의 정책 연구에 20년 이상 종사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른바 ‘삼농三農 문제’를 처음 제기하여, 중국의 최우선 어젠다로 확립했다. 그 덕분에 농민, 농업, 농촌 관련 문제들이 2000년대 들어서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가 되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CCTV가 선정하는 경제부문 올해의 인물이 되었다. 현재 중국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으로서, 국제적으로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 문제에 조예가 깊으며, 북한의 경제 개혁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강연록과 기고문을 선별?편집한 『백년의 급진』이 2013년 국내에 번역 출간되어 본격적으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접기
최근작 : <삼농과 삼치>,<여덟 번의 위기>,<백년의 급진> … 총 6종 (모두보기)

양솨이 (楊帥) (지은이) 

1984년 후베이성 샹양[襄陽]에서 출생했으며, 원톄쥔 교수의 제자이다. 2013년 런민대학 농업·농촌발전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베이징이공대학 경제학과 교수이다. 신제도경제학, 발전경제학, 중국 농촌의 금융과 토지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작 : <삼농과 삼치>


조형진 (옮긴이) 

2015년 중국 농민에 대한 논문으로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쓰촨성을 중심으로 중국 농촌에 대한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 2016년부터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중국의 농촌, 일대일로, 한중 관계 등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작 : <동아시아 지역 거버넌스와 초국적 협력> … 총 3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중국 산업화 과정에서 '원시적 축적'의 부담을 짊어진 농촌의 문제를 '삼농'과 '삼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집대성한 연구서 『삼농과 삼치 - 중국 농촌의 토대와 상부구조』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 근현대사 총서 시리즈 12권으로 번역 발간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아시아 연구소는 이미 『중국의 감춰진 농업혁명』, 『중국 동북 지역 도시사 연구』와 같은 연구서 번역을 통해 2차대전 이후 급진적으로 전개된 중국사회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간된 『삼농과 삼치 - 중국 농촌의 토대와 상부구조』는 중국 농촌 경제학 연구의 대가인 원테쥔 런민 대학교수와 그의 제자인 양솨이 베이징이공대학 교수의 2016년판 『三農與 三治』를 조형진 인천대학교 교수가 번역한 것입니다.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이자 실천가인 원테쥔 교수는 농촌/농업/농민을 지칭하는 '삼농' 문제현대 중국사회가 해결해야 할 근본 문제로 설정하고, 촌치/향치/현치로 표현되는 '삼치'라는 중국근대화의 부담을 농업/농촌 부문으로 전가시켜 온 지배기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21세기에 이르러 중국 중앙권력이 삼농 삼치 문제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을 환영하면서, 그 해결책으로 전통적인 중국 향촌사회에 내재된 '촌락의 이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농과 삼치』 두 저자가 30여 년간 수행해 왔던 연구작업을 4개의 묶음으로 선별하여 각각의 주제에 맞도록 재배치한 총 29건의 논문으로 구성된 총 564쪽의 방대한 이론서입니다. 

  • 1부는 삼농과 삼치를 중국 산업화 과정의 주요한 문제 틀로 설정하게 된 방법론에 대한 소개로서, 총 6개의 논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2부는 중국 향촌사회가 겪게 되는 변화과정의 배경을 거시경제와 제도 변천사를 9편의 논설을 통해 제시합니다. 
  • 3부는 미시적인 사례 연구로서 9편의 논문입니다. 
  • 4부는 중국의 사례와 비교될 수 있는 해외 농업정책에 대한 비교 연구로서 일본, 아르헨티나, 네팔, 이집트의 사례를 포함한 6편의 논문이 소개됩니다.

『삼농과 삼치 - 중국 농촌의 토대와 상부구조』는 농촌이 감당해야 했던 부담에 의해 초래된 도농격차 및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향후 중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 경로를 모색하는 데 필수적인 과제임을 천명하고 있으며, 시장에 의존한 사유화, 민영화로 귀결되는 신자유주의적 방식을 지양하고 중국 향촌사회의 전통을 계승한 '촌락 이성'을 중심으로 종합적인 합작을 통해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극복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고유의 방법론과 시각으로 자국의 농촌문제 해결을 모색한 저자들의 학문적 실천적 문제의식은 중국 못지않게 급속한 변화를 경험한 우리나라 역시 겪고 있는 생태, 환경, 양극화, 도농격차 등의 문제 해결에 유용한 시각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접기

2021/04/13

‘삼농三農’에 잠재한 성장 여력을 중국의 새로운 발전 동력으로 삼는 전략을 수립한다 – 다른백년

<중국의 삼농정책을 배워야 한다>
현재 온나라를 분노에 들끓게하고 있는 택지와 산업단지의 개발을 구실로 농지에 대한 투기를 조장했던 공기관의 헛점과 문정부의 정책을 재정비하고,
망국의 근원인 모든 일체 부동산의 투기행위에 대하여 예외없이 강력한 징벌적 조세정책을 조속히 수립하여 추진해야 한다.
아래의 글은 2020년 절대빈곤을 완벽히 추방한 중국당국이 이젠 빈곤추방에서 향촌진흥 또는 현대화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역사적 경험을 토대로 농민들이 주체가 된 협업형태의 조직기반, 쌍순환의 내수증진, 도농관계의 유기적 결합, 생태문명의 인프라 형성 등 참으로 부럽도록 화려한 전략들을 추진하는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근대화와 새마을운동으로 한때 중국에게 가르침을 제공했던 대한민국이 이젠 중국에게서 역으로 부끄럼없이 배워야 한다.
배움에 있어 과거의 오만함이 현재의 주저함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삼농三農’에 잠재한 성장 여력을 중국의 새로운 발전 동력으로 삼는 전략을 수립한다 – 다른백년


기획칼럼
김유익의 [중국 신향촌건설]
‘삼농三農’에 잠재한 성장 여력을 중국의 새로운 발전 동력으로 삼는 전략을 수립한다

2021년 중앙 1호 문건, 원톄쥔 해설김유익 2021.04.01 0 COMMENTS


역자 주:

중앙1호 문건은 중국공산당 중앙이 매년 연초에 발행하는 주요 국가 정책 방침이다. 2004년부터 중앙1호 문건의 주제는 변함없이 삼농이었다. 2018년부터는 향촌진흥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빈곤구제정책의 성공을 선언하고, 중앙정부의 ‘국무원부빈개발영도소조사무소國務院扶貧開發領導小組辦公室’를 향촌진흥국으로 개명하면서, 정책 추진을 보다 본격화하고 있다. 이 조직은 1986년에 설치됐기 때문에, 30여년의 역사를 마감하고 중점업무를 전환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농촌의 절대빈곤문제가 이제 상대적 빈곤문제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농촌과 도시의 융합과 같이, 두 주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훨씬 더 난이도가 높은 일이 될 것임이 예견되고 있다. 향촌진흥의 세부 정책들은 이미 농촌 일부지역에서 실험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풍요롭기 때문에 농촌과 도시의 격차나 지역간 격차가 적은 져장성浙江과 광둥성廣東 등의 남방지역이 앞장서고 있다. 이는 지역 농촌의 상대적 인프라, 자연인문환경에 이점이 있어 도시민에 대한 소구력이 높고, 주변에 1,2선 도시가 많아서, 이와 같은 이점을 좇아 농촌으로 이주하려는 도시민들이 많으며, 도시와 농촌을 자매권역화하여 쌍방 인구 유동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상하이, 항저우 등의 1,2선 도시와 져장성浙江省의 모간산莫干山지역 등이다. 이곳은 자연경관이 수려하면서도 대도시에서 접근성이 좋아서, 아름다운 농촌美麗鄉村으로 불리며 향촌진흥 정책이 거론되기 이전부터 지방정부의 유인정책과 민간의 수요가 만나 모범적으로 개발이 진행된 곳이다.

쌍순환전략중 내순환은 내수의 진작을 전제로 하는데, 중국정부는 내수가 원하는 수준으로 증가하지 않아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래서, 2008년 경제위기를 각종 소비우대정책에 의한 농촌 내수진작으로 돌파한 것을 거울삼아, 다시 5억 농민의 소비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고민중이다. 하지만, 농촌 인구 감소와 노령화 등의 문제 때문에, 단기적 소비진작이 아닌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다. 이를테면, 대도시 혹은 중소도시로 집중되는 교육과 의료자원이 유발하는 소비를 어떻게 농촌에 배분할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문제가 있다. 청년 인구가 완전히 성이나 시정부 차원의 지역을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중소도시에 자원을 집중화하여 규모를 키우고, 품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지역적 차원의 자원집중이 불가피한 점도 있기 때문이다.

농촌토지의 시장진입 문제, 혹은 오랜기간 유지된 도농이원화 체제에서, 도시민과 농민의 호구제도나 이와 연결된 농촌과 도시의 자원이, 쌍방으로 유동하는 인구에 대해서 어떻게 합리적으로 재분배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들은 모두 모순적인 상황을 불러 일으킨다.

원톄쥔: 베이징대학 시진핑신시대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연구원 향촌진흥센터 주임

2월23일 충칭重慶일보가 기획한 ‘향촌진흥전략-강연’에서 삼농전문가 원톄쥔 교수가 2021년의 중앙1호문건에 대해서 해설했다.



1. 삼농을 국가 안보의 주요 기초로 삼는다

올해 1호문건은 첫마디부터 삼농의 국가 중대전략으로써의 의의를 강조한다. “농업농촌의 발전이 새로운 역사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는 향후 경제 및 사회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든든한 반석이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삼농 사업이 글로벌라이제이션 시대의 도전을 헤쳐나가기 위한 내공쌓기이며 국가안보의 주요한 기초라는 것을 보여준다.

농업농촌부 부장 탕런졘唐仁建은 2월22일 기자회견장에서 2020년 팬데믹과 세계경제 침체국면에도 불구하고, 3천3백만 농민공들이 고향에 남거나 고향으로 돌아감으로써, 중국 사회가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농촌이 인력과 자원의 저수지로 기능함으로써, 사회적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이 가져올 미래의 리스크와 불안정성을 생각할 때, 삼농이 사회와 국가의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국가의 종합적인 안보체제에서, 우선 식량안보를 생각해야 한다. 각급 지방정부는 책임지고 이를 지켜야 하고, 농민과 시민을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 성단위에서는 리더쉽이 양곡확보를 책임지고 “省長米袋子성장쌀가마“ 시단위 (역자주 – 중국의 시市급 행정구역은 한국의 도道규모에 해당한다)에서는 채소 등의 기타 식량을 책임진다는 “市長菜籃子시장채소바구니“ 정책을 관철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로컬푸드가 결합된 푸드플랜을 수립하여, 적절한 수준의 식량자급과 합리적 생산자 수입을 보장하고, 도농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 그 다음으로는 토종 종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종자의 상업화로 인해, 농민들이 종자를 남기고 키우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고 종자를 지키려는 의식도 사라졌다. 세번째는, 농지의 보호이다. 최근 도시가 팽창하면서 근교의 농지가 대단위 택지로 변경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본보호면적해당 농지를 임야지대로 옮기거나 (역자주 – 중국은 식량안보를 위해 정책적으로 국가가 지적한 일정 면적의 농지를 지켜야 한다. 기존의 농지나 농지에서 지역 향진기업 등의 부지로 사용하던 기본농지를 택지로 바꾸어 개발하고, 대신에 해당면적 만큼 임야 등을 농지로 개간하는 경우가 있다. 도시의 교외지역의 농지가 도시확장에 따라 이렇게 전용되는 경우가 많다), 농가거주지의 합병 (역자주 – 전통적으로 자신이 경작하는 농지 부근에 위치하던 농가주택을 농지로 전환하고, 분산되어 있던 농가를 한곳으로 모아서 아파트와 같은 집단주거형태로 이주시키거나, 주택을 밀집시키는 형태로 개발한다)으로 농민이 경작지에서 먼 곳으로 이주하는 등, 경작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임야지대에서의 농사는, 기계를 이용한 경작, 그리고 인력에 의한 경우 모두 난이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기본농지보호가 형식에 치우침으로써, 실제로는 경작되지 않는 황폐한 농지도 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농민들은 주거지 주변의 텃밭에서 자급할 수준의 농사만 짓고 있는데, 이는 농민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변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농촌거주민들의 생활방식도 갈수록 시장에 종속되고 있다. 농민도 식품을 구매하고 있고, 그래서 중국 전체의 농산물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2. 중국특색사회주의에 맞는 향촌진흥의 정확한 정치적 방향

지금은 빈곤구제정책을 향촌진흥정책으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시점이다. 당중앙과 각급 당위원회가 책임감있게 실행한 덕택에 빈곤구제정책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향촌진흥정책의 실천은 훨씬 더 복잡하고, 오랜 기간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위아래가 통일된 사상을 바탕으로 과거의 도시화 중심 정책을 삼농중심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왜 중국특색사회주의가 지향하는 향촌진흥정책인가 ? 왜냐하면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자본은 고도의 표준화, 집중화, 규모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사회의 국가에 적합한 것이 아니었고,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크게 훼손시키면서, 기계화한 단작형 대량생산 산업방식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산업화는 유럽의 복지사회주의, 소련의 국가사회주의, 동아시아의 사회자본주의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실은 모두 대량생산을 강조하는 자본주의, 산업화 단계의 이념이다. 。

비록 중국의 산업자본총량과 금융자본총량은 세계1위이지만, 그 발전방향은 향촌진흥정책 및 생태문명전략과 직접적으로 결합돼 있다. 그래서 국가가 금융자본을 규제하여, 금융을 위한 금융산업이 되는 것을 막고 있다. 2019년에 제시된 금융공급측개혁은 실물경제를 위해 운용되어야하는 금융의 본령과 목적을 명확하게 한다. 이와 함께 농업의 공급측 개혁을 행함으로써, 이 단계에서 생태문명전략과 향촌진흥정책이 만들어 나가는 생태경제를 지원할 수 있다. 이것은 단지 농업생산량 증가를 목표로 움직이는 경제와 전혀 다른 것이다.

그래서, 중국특색사회주의에 걸맞는 정확한 정치적 방향성을 가진 향촌진흥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국가의 농업농촌현대화 정책과는 차별화되며, 중국 사회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특히, 중국특색사회주의 향촌진흥정책 체계안에서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량산兩山사상 (역자 주 –綠水青山金山銀山)에 기반하여 생태자원 가치를 입체적, 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3. 중국특색사회주의 농업농촌현대화의 이해

우선 명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 자본주의 선진국의 현대화 농업은 하나의 통일된 모델이 아니다. 농업은 자연의 변화, 경제의 변화가 고도로 결합된 결과이다. 현대농업발전 모델을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북미 오세아니아로 대표되는 앵글로아메리칸모델은 대농장을 운영한다. 식민화를 통해서, 광대한 자원을 이용하는 규모화와 자본화를 특징으로 한다. 그래서 기업과 산업화된 정책이 만들어졌다. 두번째는 EU가 대표하는 라인모델이다. 중소형농장이 중심이 되고, 인구증가에 따라 신대륙으로의 이주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여전히 인구 밀도가 높고, 자원에 제한이 있다. 현대농업자본화와 생태화가 결합되는 것으로만 유지가능하고, 60%의 농장은 중산층시민이 겸업형태로 운영한다. 이들은 환경운동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세번째 모델은 한중일이 대표하는 동아시아 모델이다. 인구밀집도가 높아서 자원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농협과 같은 전국조직을 만들어서, 사회자원의 자본화를 이루고, 삼농의 상대적인 안정을 달성했다.

중국특색사회주의의 농업농촌현대 모델로서 가장 참고할 가치가 높은 것은 중산층 시민들이 주체가 된 라인모델과 농협이 주체가 되는 동아시아 모델이다. 이번 1호문건은 도농융합을 추진하면서, 현급지역縣(역자주 – 한국의 군단위 규모의 지역)을 종합적으로 발전시킨다. 생산자협동조합의 종합적인 심화개혁을 통해, 생산, 소매, 신용의 삼위일체 종합협동조합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새로운 집체경제모델을 만들어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고, 조직화 수준을 높인 농민경제주체를 육성한다. 이렇게 과거 식민지 대농장 위주의 미국모델을 목표 삼아 만들어 놓은 구조를 서서히 탈피하도록 한다.



4. ‘새로운 이념’으로 개혁을 심화하여 새로운 국면을 창조한다

1호 문건은 농촌의 재산권제도와 생산요소 시장화 메커니즘을 개선할 것을 주문한다. 농촌발전의 내적 동력을 충분히 활성화시켜야 한다. 건전한 토지경영권장기임대(流轉) 서비스 체계를 포함하여, 적극적으로 농촌 집체가 경영에 사용할 수 있는 건설용지를 시장에 편입시킬 수 있는 제도 등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토지삼권분립 (역자 주 – 소유권, 수익권, 경영권) 등 정책의 실시에 따라, 농촌재산권 개혁이 계속 진전되고 있고, 적지 않은 농민들이 농지와 택지 등 경영권 장기임대로, 안정적인 자산성 수입을 얻고 있다. 하지만, 3,4선이하의 도시 및 현급지역은 토지와 주택 공급 과잉현상도 있어서, 심지어는 전체 현인구의 정상 수요의 2배가 넘는 건설면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은 당연히 현縣정부 재정내 부채율을 높이고, 현내 금융시장 리스크를 증가시킨다. 개혁도 점차 위험요소가 많고 난이도가 높은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그래서, 시급하게 당의 량산사상을 제대로 이해시켜야 한다. 과거 생태문명전략 이전의 농촌재산권개혁은 대개 산업자본이 성장하면서 농촌에서 평면화된 토지, 주택, 노동력 등의 각각의 자원요소들을 쪼개어 약탈해 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오늘날의 농촌재산권개혁은 생태문명안의 새로운 이념에 따라서, 새로운 국면의 제도 혁신에 적응하도록 변신해야 한다.

생태문명 전략하의 생태경제수요는 평면을 탈피한 입체적인 생태자원의 통합적인 개발방법을 요구한다. 그래서 이를 “공간의 정의 空間正義”라고 칭하되 이에 상응하는 개혁은 종합적일 수 밖에 없다. 생태문명의 기초위에서 재산권개혁중의 문제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올해 1호문건은 재차 녹색발전과 생태를 보호하고 키워나가는 것을 강조한다. 이것 자체가 생태화 요소시장의 공간을 개척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산수임전호초山水林田湖草와 같은 자연생태 요소를 하나로 묶어 ‘생명공동체‘라고 이름지었다. 이러한 공간생태자원은 량산이념하의 새로운 생산성 요소이다. 그리고 쪼갤 수 없는 입체성, 종합성을 가지고 있으며 표준화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과거 수십년간 이어져온 양적성장에 맞는 시장개념을 적용해서는 안된다. 이미 여러 곳에서 새로운 개혁적 실천과 과거의 낡은 제도간에 복잡한 양상의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각지역 각부문마다 1호문건의 향촌건설행동을 관철하기 위해서, 과거의 기득권구조를 조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만 개혁을 심화할 수있다.



5. “원활한 도농경제순환”으로 내수를 진작하는 정책의 중점사항

문건과 시진핑 총서기가 강조하는 “새로운 단계, 새로운 이념, 새로운 방식”은 다음 문장과 관련이 있다 “발전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한다. 여기서 관건은 삼농이고, 농업농촌의 약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도농이 함께 발전하도록 추진해야 한다. 새로운 발전의 방식을 만들고, 삼농이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여, 농촌의 내수를 빠르게 확대시켜야 한다. 도농경제순환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현재 직면한 국내외의 각종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기초는 삼농의 지원이다. 시급히 농업의 기반을 안정화시켜 삼농의 기초를 수호해야 한다. “ 여기서 볼 수 있듯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도농의 협력을 활성화시키고, 원활한 도농경제순환을 통해 농촌 내수가 확대되어야 한다. 이는 도농융합전략이 향촌진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1호 문건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새로운 발전 방식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잠재력은 삼농에 숨어 있다. 농촌의 수요를 시급히 확대할 필요가 있고, 도농경제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야 한다”. 마치 소의 코뚜레를 잡아 끄는 것과 같다. 농민 소비가 최근 계속 하락하고 있다. 어림잡아 농촌인구 40%의 소비 금액이 도시지역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5억이 넘는 농촌 거주자의 노령화와 이에 따른 수입의 하락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생산에 종사하는 노동력 대부분이 노년이고, 인력시장에서는 노동생산력으로 간주되지도 않는다. 당연히 노동생산성을 제고할 수 없다. 도농융합을 통해 도농경제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만, 농촌의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그래서, 농민은 그냥 농민이 아니고, 농촌은 그냥 농촌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1호 문건 전반부에서 다루는 통합적인 체제개혁이 필요하다. 두가지 상반되는 양쪽 방향으로의 종합적 시책이 필요하다.

첫째는 도농의 두 요소 시장을 융합하기 위해 필요한 ‘삼변三變개혁 (자원은 자산으로, 자금은 자본으로, 농민은 주주로 세가지 변화를 추구한다)’을 추진해야 한다. 123차산업을 융합하고, 농민이 신형집체경제의 자산변화속에서 장기적인 자산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서 농민이 시민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역량과 연대하여 창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입을 늘리게 한다.

둘째, 관련부서의 전략적 사고방식을 강화해야 한다. 현급이하의 소도시지역에 발생하는 과잉 부동산 부채를 막아야 한다. 의료, 교육자원이 도시로 집중됨에 따라서, 수입이 적은 농민도 도시에 집을 사고, 농민들의 소비가 다시 도시로 이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농민의 수입이 적어서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현금을 사용하는 농민의 고정소비조차 도시의 통계로 잡히게 된다. 가장 좋은 예가 교육부문이다. 농촌학교를 병합하고, 교육자원을 비농업지역의 소도시로 집중시키면서, 농촌학생들도 도시에서 학교에 다니게 된다. 관련된 소비가 결코 적지 않다. 이런 소비가 모두 도시의 소비 통계에 포함된다. 의료도 마찬가지이다. 농민이 도시의 병원을 찾는데 의료서비스가 시장화되면서 비용도 증가하고, 도시 소비 통계의 일부가 된다.

이러한 소도시의 소비가 증가하는 것은 농촌의 소비가 이전한 것과 연관이 깊다. 이번 1호문건은 ‘향촌건설행동’을 강조하고있는데, 이 안에는 현급지역경제의 종합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도농융합 발전의 조율과 같은 정책적 요구가 미래수요를 고려하는 개혁의 내용이다. 생태문명과 향촌진흥전략의 종합적인 관철만이 자원이 지나치게 도시로 집중되는 폐단을 개선할 수 있다.

5억이 넘는 방대한 인구의 시장을 어떻게 해야 되살릴 수 있을까? 중앙1호문건이 여러방면에서 연관된 상층부의 설계를 제시하고 있다. 도농융합을 강조하고, 구빈지역의 5년 과도기도 설정하여, 기존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도록 한다. 그리고 실제 상황에 맞게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다. 이것은 구빈정책이 시작한, 빈곤농촌지역 소득증대의 지속가능한 메커니즘의 구현과 향촌진흥을 결합하는 것이고, 저수입군이 안정된 수입원을 얻도록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건속에서 특별히 두가지 요소시장의 유동을 언급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농촌에 남은 농민의 현재 지출수입구조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소비를 촉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므로 도농융합 정책을 관철하여, 원하는 농민은 도시에 갈수 있도록 지원하고, 반대로 시민이 농촌으로 가서 농민과 함께 창업하는 것을 돕는다. 동시에 농촌에서, 다양한 주체가 자주적으로 금융, 물류, 그리고 부동산을 개발하게 하고, 문화교육 등의 업태가 혁신을 통해서 발전한다. 이렇게 농촌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강삼각지대는 져장浙江성과 상하이가 하나의 권역이 되어, 상하이 시민들이 져장성 농촌으로 들어가 종합적인 개혁적 발전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과거 빈곤한 산간지역의 주민들의 수입이 늘고, 도시로 이주한 경우도 많다. 동시에, 상하이 시민들을 중심으로 외지인들이 대규모로 농촌으로 내려가 도시의 소비여력을 농촌으로 이전했다. 그래서, 도농간의 자원요소가 쌍방향으로 유동함으로써, 농촌소비의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오늘날, 농업에만 의존하는 1차산업은 실질적으로 농민의 수입을 늘릴 수 없다. 비록 많은 곳에서 많은 이들이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지만, 효율이 상당히 낮다. 이에 대해 중앙1호문건은 현급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경제의 가치 증대분이 농민에게 더 많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생산자들이 123차산업융합을 통해서 수익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반드시 123456차산업과 같이 다양한 업태의 융합을 추구해야 한다. 농민이 주체가 되는 종합협동조합이 이러한 산업에 진출해야 한다. 마을집체법인화제도개혁을 지속하여, 자원성 자산을 지분화하고 현단위縣 플랫폼 회사가 이를 인수하여, 현급에서 다양한 업태를 발전시킬 때만이 유효하게 농민의 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다.

향촌산업은 어떻게 더 많은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할 수 있을까. 과거에 향촌산업은 관련기관에 의해, 투자자가 자원점유를 확대하는 것을 지원하고, 농업외부의 산업의 규모를 키우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런 방식은 물량이 증대하는 초기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농업의 산업 가치사슬이 길어지면서, 결국 생산자의 수입은 감소하게 된다. 혹은 구조적 과잉 때문에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고 도주하여 부채만이 지역에 부담으로 남는 결과를 가져오곤 했다. 식민지의 대농장 경영방식을 제외하고, 중소규모 농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다. 서구 선진국의 모델은 대기업이 농업의 산업화를 진행하여, 수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환원하고, 생산자에게는 10%만 남기는 불공평한 구조이다.

그래서 농민이 향촌진흥정책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되도록, 중앙1호문건은 현급경제의 구조를 통합적으로 설계할 것을 주문한다. 생산, 유통, 신용의 삼위일체 종합협동조합을 통해서 123차산업을 융합시키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듯이, 다양한 우대 정책을 통해서 농민의 조직화 수준을 높이고, 모든 산업 수익이 현과 마을에 남도록 한다. 이를 통해, 농민이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산업을 현지역 내에 남게 해야 한다. 과거 현지역 개혁의 함정은 가치사슬내에서 ‘외부자본이익’을 낳는 금융, 보험, 물류 등 제3산업의 증가분이 모두 현의 바깥에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외부의 자본이익에 대한 종합적 개혁이 필요하다. 즉 자원요소 및 수익 유실의 원인을 파악하고 현향촌縣鄉村의 삼급 기층 지역을 묶어서 향촌건설행동을 실행해야 한다. 현이 한 단위가 되는 전역적인 공간생태자원의 개발이 이러한 생태경제체계에서 로컬라이제이션의 주요한 내용이 된다. 이것은 농업농촌이 과거의 양적 발전에서 질적 발전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농융합의 거대한 흐름속에, 사회의 인력과 자원이 농촌으로 내려와 발전을 촉진하게 해야 한다. 다시 강조하듯이 123차산업이 융합함으로써 농민의 수입이 올라가고, 농촌의 소비도 늘게 된다.




김유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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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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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익


和&同 青春草堂대표. 부지런히 쏘다니며 주로 다른 언어, 문화, 생활방식을 가진 이들을 짝지어주는 중매쟁이 역할을 하며 살고 있는 아저씨. 중국 광저우의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오래된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데 젊은이들이 함께 공부, 노동, 놀이를 통해서 어울릴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한다. 여생의 모토는 “시시한일을 즐겁게 오래하며 살자.”

2021/03/25

향촌건설과 縣域현급지역경제 – 다른백년 김유익

향촌건설과 縣域현급지역경제 – 다른백년


기획칼럼
김유익의 [중국 신향촌건설]
향촌건설과 縣域현급지역경제
김유익 2021.03.11 0 COMMENTS


역자 주:

중국 정부는 최근 향촌진흥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와 실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정책 실천과정에서 ‘향촌건설행동’이라는 강령을 제시함으로써, 정부의 정책이 과거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향촌건설운동의 맥을 잇고 있음을 천명했다. 2월말에 발표된 중앙1호문건에도 언급되었다. 2021년 2월25일, 중국의 농촌빈곤 구제 정책의 성공을 시진핑이 공식적으로 선언함과 동시에 베이징에 위치한 국무원부빈개발영도소조國務院扶貧開發領導小組 사무실의 명패를 국가향촌진흥국國家鄉村振興局으로 바꿔 달았다. 2020년 후반기 팬데믹 상황하에서 발표된 쌍순환 경제구조로의 재편 전략에서 국내대순환의 주요한 산업적 역할이 향촌진흥 정책의 실천에 부여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책 성공의 관건은, 농촌 기층행정단위의 지역경제 재구성에 놓인다. 20분 정도의 짧은 강연이지만, 그 역사적 맥락과, 현재의 실천을 위한 주요한 관점을 살펴 볼 수 있다.

2021년 1월16일 원톄쥔 교수가 “칭화清華대학 현역縣域노동력조사” 보고회에서 온라인으로 행한 강연의 녹취내용이다.



본 강연에서 두가지 관점을 제시하려 한다. 첫째, 근대중국 공업화 초기에 있었던 현縣, 진鎮, 촌村의 기층 농촌 행정단위 종합발전사례. 둘째, 현재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현급지역 경제의 재구성에 대한 것이다.

첫번째 관점을 소개하기에 앞서 역사적 배경에 대해 설명하겠다. 중국이 공업화 위주의 소위 근대화과정에 진입하면서, 초기에 양무운동의 부국강병을 위한 공업화를 발전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1894년 청일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중국 정부는 민간 상인과의 협업하에 새로운 공업화단계로 진입했다. 당시 산업을 진흥시켜 나라를 구하겠다는 실업구국實業救國이라는 구호가 있었다. 이때부터, 민간자본과 정부의 자본이 함께 공업화를 진행하면서, 소위 지역경제, 특히 현급 이하의 지역 경제문제가 이미 매우 중요한 연구와 실천영역으로 여겨졌다. 2020년 시진핑 총서기가 대표적 사례인, 쟝쑤江蘇성 南通난퉁의 장지엔張謇 기념관을 둘러보기도 했다.

장지엔은 중국근대사에 있어, 현급 지역 경제발전을 실천한 대표인물이다. 그는 동시에, 중국 공업화 초기, 양무운동 당시, 민관협력에 참여한 소위 민간자본가로서도 중요하다. 청나라 말기 과거제도 최후의 장원급제자로도 유명한, 그는, 청일전쟁의 패배에 충격을 받고, 1896년 당시 난퉁현에 대생大生그룹을 창업하게 된다. 이것은 놀랍게도, 오늘날 강조되는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현급지역의 종합발전’ 등으로 익숙하게 불리는 것들을 그런 개념도 채 존재하지 않던, 19세기에 선구적으로 실천한 것이다. 그 반대 개념인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은 서방자본주의의 역사발전과정에서, 금융자본의 유동성을 강조하는, 금융자본주의 단계에 진입하면서, 출현한 것이다. 산업자본은 초기에는 국가단위로 형성되어, 국적을 갖고 있었는데, 이를 로컬라이제이션으로 부를 수도 있다. 금융자본과 같이 마음대로 국경을 넘나들며, 이윤을 추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가단위의 산업자본이 양무운동하에 부국강병을 목표로 군사공업위주로 발전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의 민관이 협업하는 산업자본은 민간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지역에 기반한 진정한 로컬라이제이션 개념에 부합한다. 장지엔이 난퉁현에서 만든 대생그룹이 지역에서 1,2,3차 산업을 종합적으로 발전시킨 것이 좋은 예이다.

그래서, 다시 지역경제를 재건함에 있어, 이를 잘 참고해야 한다. 또, 난퉁의 실험이 단순히 산업과 자본의 발전이 아니라, 문화, 교육 등 각종 사회사업과 함께 연동해서 진행된 것도 주목해야 한다. 장지엔은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농회農會를 만들어 농지를 간척하고 면화를 재배했는데, 이는 일차산업 생산물로 이차산업을 지원한 것에 해당한다. 80년대 출현한 향진鄉鎮기업들의 원형을 여기서 찾아 볼 수 있다. 이렇게 농민이 생산한 면화로 방사공장에서 실을 잣고, 다시 개별 농가가 이를 이용해 직물을 짜게 했다. 당시, 강남지역 농민의 방직 역량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전체 사회사업의 발전이 대생그룹의 밑바탕이 됐다. 자본과 민간사회가 대립이 아니라, 상생을 추구했다.

이번 중앙오중전회中央五中全会에서 ‘향촌건설행동’을 특별히 강조했다. 역사속에서 사용된 ‘운동’이라는 표현을 행동으로 대체한 것은, 정치이념적 오해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이 내용중에 현급지역 및 그 이하 행정단위의 통합적인 발전 계획 수립에 대한 요청이 있다. 당연히 난퉁의 사례를 참고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하부의 행정단위인 향진鄉鎮급 지역 경제를 예로 들자면, 루쭈어푸盧作孚의 실천사례를 찾을 수 있다. 현재, 충칭重慶의 베이베이구北碚區이고, 당시에는 베이베이진鎮으로 불리던 곳이다. 지역의 각종 자원을 통합해서 발전을 꾀했다. 가장 하부단위인 촌村에서는 푸졘성福建 창러현長樂縣 잉쳰촌營前村의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촌장인 황쟌윈黃展雲은 쑨원의 비서로 일하다, 국민당 푸졘성 당서기, 국민당 정부의 푸졘성 교육청 청장을 역임한 거물이었지만, 고위 관직을 사퇴한후 마을발전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모두 지역 자원을 통합해서 발전을 추구한 사례이다.

근대사를 공부하면, 이처럼, 각 행정단위로 좋은 지역경제 발전모델의 사례를 발굴할 수 있다. 일방적인 산업화, 자본화, 공업화가 아니라, 지역에서 도농이 상생하면서, 통합적, 종합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한 사례들이다.

두번째는 현대의 새로운 산업발전에 대한 관점이다. 지금 연근해의 지역경제에는 지역별로 구조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갈수록 국면의 차이가 명확해진다. 남방지역에서는 원래, 가공무역 수출형산업이 발전했었다. 외국자본이 들어와 값싼 노동력과 자원환경의 지대 이점을 활용해서 이윤을 얻던 산업들이다. 이제 이런 생산요소들의 비용이 중가하면서, 자본이 외부로 이동하고 있다. 초기의 외국 자본은 이미 일찌감치 철수해서, 중국내 자본이 접수한 상태였다. 이런 경제구조는 다양한 산업과 자원을 통합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하므로 로컬라이제이션형으로 볼 수 없다. 성별, 연령 등의 노동력 제한이 있고, 취업난으로 이어진다. 이들은 이미, 과거의 중국과 유사한 조건을 가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지로 혹은 그보다는 조건이 떨어지는 태국, 미얀마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노동력 조사에 있어서,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같은 무역형 산업이라고 해도, 져쟝성浙江, 푸졘성, 광둥성廣東의 경우가 다르다. 져쟝성의 일반무역형의 수출산업은 산업내 가치사슬이 모두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이다. 이러한 차이에 주목하면, 일반무역형 수출산업이 가공무역형 수출산업에 비해서 로컬라이제이션 성격을 많이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말하려는 두번째 관점은 이러한 국면이 심층적으로 의미하는 바이다. 팬데믹 위기이후, 특히 미국이 그 이전부터 중국을 상대로 벌여온, 무역전쟁, 과학기술전쟁, 그리고 금융전쟁, 아마도 다음 타자가 될, 환경전쟁 등, 다양한 ‘중국때리기’국면의 맥락에서 살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국 중앙 정부는 베이스라인 底線전술을 강조하고 있다. 외부의 공격과 봉쇄속에서 생존을 위한 베이스라인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국내대순환이 주가 되는 쌍순환 전략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수출지향의 국제대순환 위주의 경제를 과거 약 20년간 운영해왔다. 반대로 국내대순환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녹수청산 금산은산綠水青山金山銀山”의 양산兩山이론을 현급지역 경제에서 실현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생태적 발전이다. 소위 123차산업 융합이 중요하다. 과거와 같이 단일한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업태의 경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모든 생태공간자원을 신경제발전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런 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현급지역경제가 중요하다. 그 하부 행정 단위인 향진과 촌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생태자원의 재산권은 촌단위경계의 연고에 기반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촌단위 집체경제를 새롭게 구축해서, 공간생태자원의 관리와 개발에 대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이러한 마을집체가 123차산업 융합과 국내대순환 발전방향의 중요한 주체가 될 수 있다.

촌단위의 정치, 행정과 재산권이 중첩되는 것이 이러한 개혁에 유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촌 단위에서는 개발을 위한 자본 동원 능력이 부족하고, 융자를 해줘야 할 금융기관은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여, 소극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공간생태자원에 대한 표준화된 가치측정기준이 없고, 생태자원은 추상적인 인문자원까지 포함된 통합적 자산인 고로 개별요소로 쉽게 분할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금융기관이 평가와 관리를 할 수 없다.

그래서 현급행정단위가 역할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상업은행 지점은 현급단위에 개설돼 있다. 이 단위에서만 농업생산자와 금융공급자를 연결시킬 수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서만, 현급지역 경제의 종합적 발전을 꾀할 수 있다.

현재 전국 각지에서 이러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유가증권발행시장의 메커니즘을 도입해서, 농촌의 생태자원을 자산화하고, 현급 플랫폼회사의 자본으로 삼아야 한다. 이렇게 형성된 플랫폼회사의 자산을 토대로, 금융기관들이 평가와 융투자를 할 수 있다. 동시에 금융기관외에도, 국가재정부문, 보험, 농업담보회사 등이 함께 손잡고, 이 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상의 혁신이 현급지역경제의 종합적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장지엔의 100년전 실험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대생그룹은 이미 1,2차산업뿐 아니라, 물류, 저장, 금융, 보험 등을 함께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 30년간 지속된 난퉁의 실험은 포용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주목할만하다.




김유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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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同 青春草堂대표. 부지런히 쏘다니며 주로 다른 언어, 문화, 생활방식을 가진 이들을 짝지어주는 중매쟁이 역할을 하며 살고 있는 아저씨. 중국 광저우의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오래된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데 젊은이들이 함께 공부, 노동, 놀이를 통해서 어울릴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한다. 여생의 모토는 “시시한일을 즐겁게 오래하며 살자.”

2020/06/11

[7인의 석학에게 미래를 묻다]⑥원톄쥔 “내년 안에 식량위기…글로컬라이제이션이 새 트렌드 될 것” - 경향신문

[7인의 석학에게 미래를 묻다]⑥원톄쥔 “내년 안에 식량위기…글로컬라이제이션이 새 트렌드 될 것” - 경향신문















7인의 석학에게 미래를 묻다

[7인의 석학에게 미래를 묻다]⑥원톄쥔 “내년 안에 식량위기…글로컬라이제이션이 새 트렌드 될 것”안희경 재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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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11 06:00 수정 : 2020.06.11 08:15글자 작게글자 크게





7인의 석학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묻다...오늘부터의 세계

코로나19 위기는 전 지구를 가로질러 덮쳐왔다. 이번에는 아시아의 농업경제학자인 원톄쥔(溫鐵軍)의 시선을 따라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온 서구 중심 논리와 코로나19 위기 해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원톄쥔은 강단을 넘어 생태운동가로서 중국 전역 2000여개 지역에서 로컬경제 시민조직인 공동체 기반 농업(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CSA) 운동을 20여년간 이끌고 있다. 그는 과거 냉전시기를 거쳐 현재까지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지구의 다른 반쪽 현장을 누비며 연구하고 대안을 모색해왔고, 중국 주류 기득권에게도 거침없이 발언해왔다. 5월14일 인터넷 화상 인터뷰로 진행했다.







중국의 농업경제학자이자 생태운동가인 원톄쥔 전 런민대 교수는 ‘7인의 석학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묻다…오늘부터의 세계’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화의 실패’는 명확해졌다고 진단한다. 그는 생태마을 등 자연으로 돌아갈 것을 인류에게 충고했다. 2014년 6월 중국 런민대 사무실에서 ‘문명, 그 길을 묻다’ 기획 당시 안희경씨와 인터뷰하는 원톄쥔 교수. ⓒ안선영



인구 절반 이상 농촌 사는 중국

자립할 수 있는 생계 있어서

고립 선택하고도 코로나 견뎌



안희경(이하 안) = 중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진정세로 돌아선 듯한데, 특별히 진행한 정책이 있나요.





원톄쥔(이하 원) = 바이러스와 싸우는 나라들에 도움이 되고자 전하고 싶은 두 가지 내용이 있습니다. 중국에선 한의학을 사용해서 병자들을 돌봤습니다. 중국 한의학 병원에서는 서양의학과 혼용해서 환자를 치료하는데요.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전통 한의학 약재를 처방했어요. 이 과정에서 사망에 이른 사람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한서도 한의학 병원은 사망자가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주류 언론은 아주 드물게 보도합니다. 중국에서도 한의학이 주류가 아니기 때문이고, 그들은 신냉전 이데올로기 덫에 빠져 세계로부터 비판을 받을까 몸을 사리기 때문이죠. 2003년 사스가 발생했을 때 홍콩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 전통의학을 꺼렸습니다. 그 지역은 사망률이 높았죠. 뭔가 잘못된 것을 알고 광둥성에 한의학 의료진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어요. 광둥성 의료진이 한의학 약재를 사용해 도움을 줬습니다. 매우 효과적이었죠. 두 번째로 말하고 싶은 점은 농촌의 바이러스 대응입니다. 중국에는 아직 50% 넘는 사람들이 농촌에 삽니다. 농촌에는 마을에 의사가 없어요. 병원도 없습니다. 상상해보세요. 의사도 없고 병원도 없는 곳에서 사람들이 바이러스 공격을 무엇으로 막을까요? 그들은 자신들 마을을 폐쇄했습니다. 스스로 고립시킴으로써 자립을 이뤘죠. 마을 안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보낼까요? 모두들 농작물을 키웁니다. 광활한 경작지가 있고, 닭을 치고 소와 돼지를 기르고, 작은 가게들이 즐비하며 목수도 있고, 전기 기술자도 있고, 식당과 술집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마을 안은 하나의 독립적인 사회죠. 자립할 수 있는 생계가 있어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외부인이 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라면 안전할 수 없겠죠. 저는 지난겨울과 봄에 푸젠성에 있는 산골 마을에 있었어요. 인터넷으로 강의하고 회의도 하며 숲에 나가 죽순도 캐고 봄나물을 뜯어 만족스러운 생활을 했습니다.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었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지냈어요. 중국이 이 심각한 바이러스를 다스릴 수 있는 이유는 중국 인구의 반이 어떤 보살핌도 필요치 않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에 관한 일체의 비용을 치를 필요가 없죠. 당신이 진실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바랍니다.





안 = 코로나19 치료에 중국 한의학이 효과적이라는 기사를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원 = 많은 사람들이 웹에 올렸습니다만 중국 공식 사이트에서는 보기 어려울 겁니다. 여러 지방 정부들은 밝히고 있고요. 지금 이 바이러스 위기는 의료적인 위기일 뿐 아니라 사상적 위기이기도 합니다. 중국 공식 매체들은 우리의 경험에 대해서 말하기를 꺼립니다. 서구 언론들이 중국은 거짓말쟁이고 투명하지 않다고 비판의 날을 세우기에 몸을 사리는 겁니다.





인터뷰 1주일 뒤 베이징에서 열린 양회에서 중국 의학계 권위자이자 인민대표인 장보리(張伯禮) 원사가 중의약 관련 법을 발의하며 우한에서 82일간 실시한 임상시험 사례를 보고했다. 한방 치료를 통해 병세를 악화시키지 않고 경증 상태에서 치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의학 독감 치료제 가운데 롄화칭원(蓮花淸瘟)은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했고, 브라질·캐나다·인도네시아 등 10여개국에 수출됐다(공산당 기관지 베이징 광명일보 5월24일 보도).







안 = 서구 미디어에서는 동아시아 국가가 코로나19 위기를 빨리 극복한 이유는 독재를 경험했고, 민족주의적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합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전체주의 체제라서 가능했다고 해석하는데요.





원 = 서구 사람들, 특히 미국에서는 각자가 마스크를 벗을 권리가 있다고 하죠. 만약에 당신이 그들의 권리를 막는다면 그들은 총을 들어 싸울 겁니다. 개인 중심 사회입니다. 개인주의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죠. 하지만 동양 토착 사회에서 사람들은 사회 전체를 위해 어떤 종류의 자유는 포기하려 합니다.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서요. 토착민의 대륙에서 지속 가능한 안전은 무엇일까요? 공동체의 관심사를 중시할 때, 공동체적인 합리성을 가질 때, 지속 가능한 안전을 갖습니다. 두 사회는 서로 다른 합리성을 갖고 있어요. 우리는 미국인들을 비판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이렇게 요구하고 싶어요. ‘그러니 우리를 비난하지 말라.’ 우리를 집단주의, 전체주의, 독재 등등 많은 이름으로 부릅니다. 별스럽지 않아요.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런 종류의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지금은 신냉전 이데올로기예요. 신냉전은 미국에서 조지 W 부시가 권력을 잡고 나서 도래했습니다. 부시는 중국을 새로운 악의 축 동맹으로 만들었죠. 러시아·이란·이라크 등을 포함해서요. 이 중 누구도 스스로 신냉전 이데올로기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만약 당신이 무엇이 구냉전 이데올로기냐고 묻는다면 저는 회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고만 말하겠습니다.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방식

평화·안전 위한 새 이데올로기



안 = 그렇다면 평화와 안전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이데올로기는 무엇인가요.





원 = 자연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무엇이 인류를 위해 의미로운지 생각하고 새로운 생태시스템을 갖도록 하는 거죠. 저와 우리 동료들의 새 이데올로기예요. 이는 정부가 아니라 민간에서 일어난 사상입니다. 생태문명 속에서 순리대로 속도를 늦추어 사는 생태마을, 슬로 푸드, 슬로 라이프를 추구하고 그럼으로써 자연자원 소비를 줄이고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생계 방식이죠. 이 방향이 새로운 철학을 위한 목표이고 새로운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아 가는 길입니다.





안 = 코로나 위기가 경제위기가 됐습니다. 식량위기로까지 번질까요.





원 = 식량위기는 반드시 일어납니다. 2008년 월스트리트에서 금융 혼란이 일었을 때 미국 정부는 양적완화를 했어요. 대규모로 화폐를 발행한 다음 식량시장에 투자했죠. 그리고 밀 가격이 100% 올랐습니다. 옥수수 가격은 70%, 쌀 가격은 40% 올랐어요. 그 결과 38개의 식량 부족 국가가 나왔습니다. 이들의 배고픔은 사회불안으로 변했고, 카이로 혁명이 일어났죠. 이집트를 비롯해 북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봉기가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이 광장에 집결했어요. 국제시장에서 식량을 사오던 이들 나라에 국제시장의 위기가 급속도로 번져 그린 인플레이션이 뜨거워지자 국민들이 일어난 겁니다. 이것이 지난 위기에서 우리가 배운 수업입니다. 이번에는 더 큰 파장이 일 거예요. 미국이 양적완화를 6조달러 이상 늘렸습니다. 2008년에는 4조달러였어요. 만약 유럽 국가들과 일본마저 양적완화를 한다면 거품 자본은 10조달러를 넘어섭니다. 식량위기는 어떤 나라의 생산이 부족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는 금융자본에 의해서 생성됐습니다.





안 = 2008년에는 금융권에 공적자금이 지원됐습니다만, 이번에는 민간에 직접 전달되는 성격이 강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긴급지원금 논의가 상원에서 난항을 겪은 이유가 법안에 트럼프 호텔 지원을 포함한 여러 기업 지원 방안이 포함되었기 때문인데요.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식량위기는 언제쯤 올 것 같습니까.





원 =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예요. 아마도 올해 혹은 내년일 겁니다. 왜냐하면 바이러스 위기는 미국이 보유하는 제품량이 상당히 줄어들도록 했어요. 글로벌 산업 사슬이 끊어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농업도 산업화되었고, 이 산업화된 농업의 글로벌 사슬 역시 끊어졌죠. 재건하는 데 2~3년 걸릴 겁니다. 제조업 시장 또한 심각한 위기죠. 생산이 중단됐습니다. 아시아는 특히 중국·한국·일본은 여유 생산품을 갖고 있습니다. 서구는 여유분이 부족합니다. 원래 우리는 글로벌 사슬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시장이었는데, 이 사슬이 끊어지면서 우리의 초과 생산품은 이동이 막혔습니다. 이는 큰 재앙이 될 겁니다. 이 위기는 정치·사회, 심지어 문화 위기로까지 이어질 거예요. 복합적인 위기가 벌어지는 거죠. 저는 이 위기를 ‘세계화의 내부 통제에 의한 세계화의 위기’라고 이름 짓습니다.





글로벌 산업 사슬 끊어지면서

초과 생산품 이동 막혀

정치·사회 위기로 이어질 것



안 = 자초한 위기군요. 리쇼어링이 일어나리라 예상하는가요. 한국 대기업 대표들이 정부에 더욱 강도 높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요구했습니다. 이제 외국에 있는 생산공장을 국내로 이전하려 하는데, 국내 생산비용이 너무 부담스럽다며 내놓은 요청이었습니다.





원 = 새로운 트렌드가 나올 겁니다.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입니다. 지역 중심 세계화예요. 세계를 이끄는 나라들이 지역에서 생산체계를 통합하여 세계 경제의 축을 이룰 겁니다. 첫 번째 축은 미국이 선도하는 북미 글로컬 체계입니다. 미국이 선도국가가 되어 캐나다의 자연자원, 멕시코의 노동력 자원을 통합하는 재건입니다. 멕시코는 노동력에서 거대한 잉여 자원을 갖고 있고, 캐나다는 천연자원이 풍부하죠. 미국은 금융에 잉여 자본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선도국가는 반드시 미국이 됩니다. 미국이 캐나다·멕시코를 재건하여 북미 통합을 조직하는 거죠. 두 번째는 유럽입니다. 유럽연합은 러시아와 가까워질 거예요. 그들 사이에 어떤 논쟁이 진행되건, 얼마나 많은 갈등이 있건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 만납니다. 러시아는 에너지와 자연자원으로 지역 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요. 인적 자원은 동유럽과 중동 일부에서 충당합니다. 그들은 노동력, 천연자원, 서유럽의 자본으로 지역 통합을 건설하는 조직화를 합니다. 세 번째가 아시아입니다. 인도는 지역 통합에서 선도국가가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거대 자본과 거대 산업이 아직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이죠. 산업적인 잉여와 자본적인 잉여는 중국·일본·한국에 있습니다. 그래서 북아시아 국가들이 선도해야 하는데, 한국 경제 상황으로 이를 혼자 선도할 수는 없어요. 한국은 동북아에서 어떻게 선도 역할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세 국가가 함께 선도하는 거죠. 거대한 산업화, 자본화된 국가들로서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10+1, 10+2 혹은 10+3을 의미합니다.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를 아우르는 조직화로 지역 통합의 세 번째 축이 됩니다. 이는 삼각형처럼 세 개의 지역 중심 세계화, 글로컬라이제이션 청사진을 갖는 겁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위기를 맞았고, 세계는 이 세 청사진을 인지하게 될 거예요.





안 = 삼각형 구조가 자리 잡기까지 얼마나 걸린다고 예상하는지요.





원 = 자연스럽게 진행될 겁니다. 이는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규칙에 따라 자연스러운 통합이 일어나는 거니까요. 왜냐하면 지역 통합은 수직적 통합으로 가능합니다. 선도국가가 있어야 가능하기에 수평적 통합으로는 힘듭니다. 지금 세계화는 고장났어요. 실패했습니다. 만약에 당신네 대통령이 단일국가로 경제구조를 새롭게 하겠다고 강조한다면 이는 극단적일 만큼 힘들 겁니다. 그러기엔 충분한 천연자원이 없어 기존 구조를 새롭게 하기 어렵죠. 누구라도 경제 규칙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세계화는 무너질 거고 새로운 지역적 통합이 삼각형 구조로 나타나리라 예상합니다.





안 =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을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역시 비판하고요. 양 진영이 모두 중국을 비난하는 이유가 뭘까요. 작년에 치열했던 미·중 관세전쟁과 관련이 있나요. 미래 산업을 두고 이어지는 갈등의 연장선인지요.





■“서구문화 답습해온 아시아, 노자의 ‘반자도지동’ 되새겨야 할 때”







전 지구적 차원의 ‘세계화’로 상징되는 세계경제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극도로 취약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글로컬라이제이션’(지역 중심 세계화)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진정된 지난 4일 사람들이 늘어선 쓰촨성 청두의 야시장 모습(왼쪽 사진)과 수술용 마스크를 쓰고 키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을 그린 지난 4월29일 독일 베를린 마우어파크의 벽화. 코로나19 사태 이후 벌어진 미·중 간 갈등은 세계의 리더십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금의 ‘세계화’는 고장나

미국의 중국 분리 시도가

지역 공동체 회귀 기회 될 수도



원 = 이 비난의 시작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됐어요. 그가 정권을 잡고 중국을 몰락시키고자 중국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서구 정치인들과 언론은 하나의 개념을 구축했습니다. 바로 중국 붕괴입니다. 소비에트연합이 붕괴하자 서구 사회는 모두들 다음 차례는 중국이 될 거라고 확신했죠. 그들 속에 중국붕괴론에 대한 비판은 전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철의 장막이 무너졌으니까요. 중국은 그저 죽의 장막 아닙니까. 우리는 훨씬 더 쉽다는 거죠. 1990년대 초부터 10년 동안 중국을 공격합니다. 그리고 중국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신도 1993년 일어난 동아시아 금융 혼란을 기억할 겁니다.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들이 금융위기에 빠졌고 침몰했어요. 한국 역시 심각한 문제를 그때부터 겪기 시작했죠. 이 혼란은 미국이 그들의 전통적인 산업구조를 데이터 산업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소비에트연합이 붕괴하고 3년 뒤, 미국은 그들에게 군사적으로 우위를 갖도록 제공했던 기술들을 풀었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죠. 오직 군사 시스템에서만 사용했고, 상업적으로는 쓰지 않던 기술들입니다. 기밀이던 이들 기술을 해제하자, 1994년부터 하이테크 기업들이 이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가 번성했습니다.





안 = 컴퓨터, 인터넷, GPS, 터치스크린 다 미국 국방부에서 개발했고, 반도체는 미국 해군에서 개발했습니다. 아이폰에 적용한 기술의 99%가 미국 국방연구에서 나왔죠. 실리콘밸리의 기술력은 미국 정부 자금과 국방부가 주도한 공공 연구에서 출발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원 = 네, 이 새로운 산업은 합병을 반복하며 거대한 자본을 빨아들입니다. 금융자본이죠. 바로 동아시아에서 흘러와 미국 서부 신산업으로 들어온 자금이고 동아시아를 위기로 몰아넣은 자금입니다. 그러나 우리 동아시아 사람들은 이를 분석할 수가 없었어요. 그저 우리가 잘못해서 자초했다고만 자책했습니다. 진실은 우리 땅에서 위기가 일어나고, 미국 신산업 단지가 이익을 차지했다는 거죠. 당시 중국도 혼란에 빠졌어요. 중국의 거대 은행들은 모두 열악한 상태였습니다. 불량 대출이 3분의 1을 넘었죠. 한국보다 심했고,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보다 위험했습니다. 그렇지만 중국 금융은 특별한 체계 아래 있었습니다. 재정 시스템이 은행 시스템과 분리되어 있지 않았어요. 모두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았습니다. 국가가 은행의 모든 불량 대출을 없애라고 명령했고, 재정 쪽에서 모두 가져갔습니다. 그런 다음 해외무역에서 나오는 잉여 자본을 은행에 줬죠. 중국 은행은 그 어느 나라보다 건강해졌습니다. 불량 대출 하나 없이 자기자본으로 채워졌죠. 단 3년 만에 일어난 변화입니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3년 동안 중국 정부 소유였던 대부분의 거대 은행은 상업 은행이 됐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자본 시장에 뛰어듭니다. 미국이 선도하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경쟁하기 시작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때 미국에서 문제가 일어납니다. 2001년 금융위기입니다. 너무도 많은 금융자본이 미국으로 들어와 거품을 만들더니, IT 버블이 터진 겁니다. 동시에 그해 9월 ‘9·11사태’가 발생합니다. 경제위기에 정치위기가 덮치죠.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보내고 전쟁에 4조달러를 씁니다. 미국 경제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돼요. 반면 중국은 역대급 성장을 합니다. 하늘은 중국에 성장할 기회를 줬고, 미국은 거대한 위기를 맞아 산업이 대규모로 중국으로 가버립니다. 중국 산업 구조의 3분의 2가 다국적 기업에 의해 움직이게 됐어요. 그들은 중국에서 연 23%의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왜 미국 주식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을까요? 중국과 같은 새로이 출현하는 경제 발전 국가들 속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이익을 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중국은 두 가지 면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그들의 산업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의 주식시장입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중국이 세계화로부터 너무 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제가 말할게요. “미국에는 중국을 세계화로부터 분리시키려는 강력한 정치적 힘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 달러 체계로부터 분리시키려 한다. 그러나 이는 매우 영리하지 않은 지도력이다.” 저는 ‘멍청하다’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그저 ‘매우 영리하지 않다’고 하겠습니다. 네, 역으로 이는 우리 중국인들, 또 우리 아시아 국가들에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세계화를 내던지고 싶어도, 우리는 할 수 없거든요.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드니까요. 우리 아시아인들은 그걸 해낼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가 성공해서 우리를 구해주면 좋겠어요. 세계를 구하는 겁니다. 인류가 우리가 왔던 우리의 대지로, 우리의 공동체 사회로, 우리의 문화로 돌아가는 거예요. 우리는 그에게 이렇게 축원해야 합니다. 트럼프 오래 사세요!





안 =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어떻게 끝날 것 같습니까.





원 = 저는 과학자가 아닙니다. 바이러스가 어떻게 종식될지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사회마다 문화적 행동이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해요. 특히 서구 사회는 많은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경제위기는 언제까지 지속될지, 어떤 종류의 사회적 위기가 일어날지 더욱 알 수 없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더 이상 이런 거대한 위기를 감당할 수 없을 만한 상태에 도달할 수도 있어요. 그럼 어떤 방법이 쓰일까요? 인류에겐 엄청난 무기가 있습니다. 어쩌면 어떤 정치인들은 광기 어린 행동을 표출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 대해 말을 하는 것조차 달갑지 않습니다.







원톄쥔 교수가 인터뷰 후 직접 써서 보낸 노자의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되돌아가는 것이 도의 움직임이다)’ 글귀. 안희경씨 제공



현대화, 우리를 대지 밖에 던져

바이러스가 비평문 대신 써



독립적인 존재가 아닌 인류

빠르게 질주하던 관성 멈추고

자연과 공동체로 돌아가야



안 = 문명사적으로 코로나19 위기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원 = 바이러스는 현대화에 대한 일종의 비평문을 작성했다고 봅니다. 현대화가 우리의 머리채를 잡아 대지 밖으로 던졌어요. 인류는 자연과 분리되기를 바랐습니다. 우리는 성찰해야 합니다. ‘어떻게 다시 자연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을까’라고요. 인류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에요. 자연의 일부입니다. 바이러스의 도전과 마주한 지금 자연은 우리에게 각성하라고 호통칩니다. 가르침을 주려 하죠. 우리는 이 수업을 잘 듣고 어떤 행동을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적어도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어요. 빠르게 질주해오던 관성을 멈춰야죠. 그런 다음 자연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역사 속으로요. 우리의 오랜 문화로 돌아가면 됩니다. 그 속에 살아남을 방법이 있습니다.





안 = 2014년 인터뷰에서 당신은 CSA 운동에 대해 말했습니다. 최근에 검색해보니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도시와 마을이 2000곳이 넘더군요. 어떻게 이렇게 확산할 수 있었죠.





원 = 지역 단위 협동조합들을 세웠습니다. 개인과 농장들이 결합하고, 농촌 사람과 도시 사람이 함께하죠. 이제 협동조합은 지방정부뿐 아니라 중앙정부로부터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의 미래는 협동조합 속에서 지역 자립을 이뤄나갈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도시의 중산층은 대지로 돌아가고 싶어 해요. 농민들은 시장 속에서 거래 주체로 자리하길 원합니다. 우리는 단지 농촌 사람들이 유기농 식품 생산자가 되고 도시 사람들이 유기농 소비자가 되는 것뿐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번성하도록 틀을 짜고 있습니다. 그래서 농촌 재건 운동인 CSA 운동 아래 5개 부문 운동도 벌여 나갑니다. 도시 중산층의 잉여 자본이 농촌으로 가도록 하면서 농촌과 도시 사람들이 생산·소비뿐 아니라 문화의 주인공이 되도록 창작 문화를 키우는 운동을 합니다. 반응이 매우 좋아요. 또 이주민으로 불리는 농촌을 탈출한 3억명을 위한 운동도 합니다. 농촌에서 해안 공업지대로 이주해 온 인구가 거의 3억명입니다. 미국 인구와 맞먹는 숫자예요. 이 중 1억2000만명은 시골에 거주지를 둔 채 현금 받는 일을 하며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거주 도시의 시민으로 등록되지 못하기에 복지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이들의 자녀를 위한 교육과 이들의 노동자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지역 센터를 만들어 운영합니다.





안 = 중앙이나 지방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나요.





원 = 중앙으로부터의 경제 지원은 없습니다. 하지만 지방정부들과는 함께합니다. 요청을 받아 몇몇 지방 대학교에 우리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학과와 연구소를 설치했고, 지원하고 있어요. 20년 전에 방송국 기자가 저를 취재하며 묻더군요. 왜 이런 바보같은 일을 하냐고요.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말해도 알 수 없는 일이죠. 노아의 방주 아시죠? 우리는 사람들이 방주를 짓도록 지원하는 거예요. 우리가 도시에 살건 농촌에 살건 서로를 인식하는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다면 이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주가 될 겁니다.





안 =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개인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원 = 우리는 서구 문화, 서구적 행동을 너무 많이 답습했어요. 스스로 변화해야 합니다. 무엇을 하던지 생각해보는 거예요. 우리 부모님, 부모님의 부모님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우리에게 남겨진 역사적 유산은 무엇인가? 그러면 안전을 구축하리라 봅니다. 제가 요즘 되새기는 글귀가 있습니다.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되돌아가는 것이 도의 움직임이다)’. 도(道)의 움직임에 대한 노자의 말씀입니다. 불합리하게 진행해온 세계 자본화 흐름이 지금 다각적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노자의 말씀을 되새기지 않을 수 없는 오늘입니다.





다음 석학은 닉 보스트롬





다음 회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미래연구소 소장인 닉 보스트롬 교수와 함께 코로나19 위기 너머 인류가 직면할 잠재적 위기에 대해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①장하준 ②제러미 리프킨 ③마사 누스바움 ④반다나 시바 ⑤케이트 피킷 ⑥원톄쥔 ⑦닉 보스트롬 ⑧에필로그



▶원톄쥔(溫鐵軍)은







2016년 중국 런민(人民)대학교 ‘지속 가능성을 위한 선진교육대학’ 교수를 정년퇴임 하기 전인 2013년부터 런민대학 ‘농업 및 농촌발전대학’ 학장, 중국 경제개혁회 사무차장과 중국 거시경제연구재단 사무차장, 제임스 옌 농촌재건기관 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푸젠 농림대학교 농촌재건대학 학장이자 신농촌건설연구소 최고 책임자이며, 난시(南西)대학교 중국 농촌재건대학 학장을 겸직하고 있다. 그는 강단을 넘어 생태운동가로서 중국 전역 2000여개 지역에서 로컬경제 시민조직인 공동체 기반 농업(CSA) 운동을 20여년간 이끌고 있다.



1983년 런민대학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군사위원회 총정치부 연구실, 국무원 농촌발전연구센터, 농업부 농촌경제연구센터, 중국경제체제개혁연구회 등에서 일했으며, 1999년 중국농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8년 지역으로 파견된 후 11년 동안 노동자·농민·군인으로 일했다. 20년 넘게 여러 중앙 정책 싱크탱크에서 연구했으며, 30여개 국가의 국제조직, 학술집단에 자문해왔다.





▶필자 안희경은







재미 저널리스트다. 2002년 미국으로 이주, 서구의 문명사적 성찰과 대안 모색 등을 소개하는 글을 쓰고 있다. 세계적 마음 전문가들의 인터뷰집 <사피엔스의 마음>, 리베카 솔닛 등 세계 여성 지성들과의 대화를 엮은 <어크로스 페미니즘>, 재러드 다이아몬드 등 세계 지성 11명과의 대담집 <문명 그 길을 묻다>, 놈 촘스키 등 세계 석학 7인과의 대담집 <하나의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윌리엄 켄트리지 등을 인터뷰한 <여기, 아티스트가 있다> 등 저서와 다수의 번역서를 펴냈다.

2020/02/11

20 중국을 바꾸는 ‘반향청년’들의 도전 - 시사IN

중국을 바꾸는 ‘반향청년’들의 도전 - 시사IN



중국을 바꾸는 ‘반향청년’들의 도전



푸젠·광둥 이오성 기자

호수 645

승인 2020.02.07



중국에서 청년들이 이끄는 새로운 귀농·귀촌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은 친환경 농사를 짓고 생태주의를 학습하며 농촌을 바꾸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최우선 과제도 ‘삼농 문제’다.



ⓒ대산농촌재단인린 생태농장에서 라오짜오 씨, 구얼라이 씨, 민 씨가 손을 흔들고 있다(왼쪽부터).

묶음기사

도시에서 사람을 유기농으로 키우는 타이완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중국은 농민의 나라다. 샤오미와 알리바바의 나라가 아니다. 대장정의 중심에 섰던 농민 혁명군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의 중국 이야기다. 2018년 국가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농촌인구는 7억9000만여 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 13억9500만여 명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다.



중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은 ‘농민공’ 역시 도시가 아니라 농촌 문제다. 호적은 농촌에 두고 있지만 도시에서 일하는 농민공 2억8800만여 명을 빼도 중국의 농촌인구는 5억명이 넘는다. 전체 인구의 36% 정도다. 2018년 한국의 농가인구 비율이 4.5%임을 감안하면 중국의 농촌인구 비중은 엄청나다. 급속한 도시화가 이루어지는 중국에서도 여전히 농민의 위상은 낮지 않다. 이런 현실은 앞으로 중국 사회가 갈 방향을 가늠케 한다. “중국을 알고 싶으면 농촌을 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1호 문건’이라는 중요 자료가 있다. 중국 공산당이 그해 최우선 과제를 담아 연초에 발표하는 ‘신년 교시’다. 2003년부터 2019년까지 매해 어김없이 중국 공산당이 최우선 과제로 거론한 것이 있다. 바로 ‘삼농(三農)’ 문제다. 삼농이란 농민의 생계, 농촌의 지속가능성, 농업의 안정을 뜻한다. 2019년 1호 문건은 농촌 빈곤 탈피, 농촌 주거환경 개선, 농민 소득증대 등을 역점 과제로 삼았다.





개혁·개방 이후 공업화와 도시화로 질주하던 중국이 농촌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여긴다는 건 한국인에겐 낯선 이야기일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 언론은 미·중 패권 전쟁이나 미세먼지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중국 사회의 방향은 확고하다. 후진타오 시대에는 ‘신(新)농촌 건설’, 시진핑 시대에는 ‘향촌 진흥’이라고 명명한 ‘농촌 살리기’다.



민간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신향촌 건설운동’이라 불리는 청년들의 귀농·귀촌 운동이다. 1920~30년대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기치로 추진됐던 향촌 건설운동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 중국 각지의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들어가 농사를 짓고, 학교를 세우고, 도시에서 벗어나 대안적 삶을 꿈꾼다. 이 또한 해외 언론에는 잘 소개되지 않았다.



〈시사IN〉은 2019년 11월22일부터 12월2일까지 대산농촌재단 해외연수단과 함께 변화하는 중국과 타이완의 농촌 현장을 찾았다. 전국 각지에서 농민과 활동가, 전문가 등 19명이 참여했다. 농업 지원 공익재단인 대산농촌재단은 1992년 농업 연수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래 70차례 넘게 해외 농촌을 방문했다.



ⓒ대산농촌재단치시 생활농장 대표이자 수미 생태학교 공동설립자인 하오관후이 씨.

‘바링허우 세대’의 성찰



광둥성 광저우시는 베이징·상하이와 함께 중국 3대 도시다. 1500만 인구가 밀집한 도시 중심가에서 1시간이면 닿는 곳에 ‘인린(銀林) 생태농장’이 있다. 화난(華南) 농업대학 출신 동문 3명이 주주가 되어 설립한 농장이다. 농장주는 1981년 이 지역에서 태어난 구얼라이 씨.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스물아홉 살 때인 2009년부터 토지사용권을 임차해 농사를 짓고 있다.



중국 농업을 알려면 토지제도를 이해해야 한다. 도시 토지의 경우 국가 소유이고, 농지는 쉽게 말해 마을 소유다. 선거를 통해 뽑는 촌민위원회가 농지를 관리한다. 농민은 ‘토지사용권’을 갖되, 이를 30년씩 남에게 빌려줄 수 있다. 구얼라이 씨 역시 아버지에게 토지사용권을 물려받고, 주변 농민으로부터 농지를 빌려 모두 70무(1무=200평·약 660㎡) 규모의 농사를 짓는다.



인린 생태농장에는 농약도, 화학비료도, 살충제도 없다. 대신 한약재를 이용한 퇴비, 바이오다이내믹(생명역동) 농법에 기초한 녹비(녹색 작물로 만든 퇴비) 등을 사용한 농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유기농 기술로 인정받고 있지만, 귀농한 젊은이들이 처음부터 유기농을 한 것은 아니었다. 첫해와 이듬해는 남들 하는 대로 관행농(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농사법)으로 작업했다. 그러다 돼지를 키우면서 2013년부터 돼지 분변을 퇴비로 쓰기 시작했다. 유기농으로 첫발을 떼며 다양한 시도가 뒤따랐다.



인린 생태농장에는 밭마다 노란 끈끈이가 보초처럼 서 있다. 살충제 대신 끈끈이로 해충을 잡는다. 자잘한 잡초는 뽑지도 않는다. 잡초 뿌리에서 오히려 토양에 좋은 미생물이 자라기 때문이다. 한약재 퇴비는 해마다 200평마다 5t 정도씩 뿌려준다. 토양 산성도 조사 결과 한약재 퇴비의 토양 개선 효과가 탁월했기 때문이다.



농장은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기도 하다. 사탕수수·브로콜리·배추·바나나·파파야 등이 한데 어울려 자라며 토양을 더 건강하게 한다. 농장에 있는 연못은 물고기를 키우는 양어장인 동시에 밭에 물을 대는 저수지다.



농장에서 키운 작물은 워투궁팡(沃土工坊)에서 판매된다. 워투궁팡은 귀농인과 소농의 생태농업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워투궁팡에서 들어오는 돈이 농장의 중요한 운영자금이다. 농장 살림을 총괄하는 라오짜오 씨는 현재 수입과 지출이 딱 맞아떨어지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 농장은 광둥성 지역 농민과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의 교육장으로도 사용된다. 그동안 농장에서 워크숍이 30여 차례 열렸는데, 800여 명이 참여했다. ‘농장 인턴’ 제도를 만들어 젊은이의 참여도 꾀한다.



연수단이 방문한 날도 한 청년이 농업용 장화를 신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1989년생인 민 씨는 상하이에서 살다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대학을 다녔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에 농촌문제와 유기농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중국으로 돌아와 ‘WWOOF(World 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농가에서 숙식하며 일하는 것)’ 활동을 체험했다. 그는 이곳에서 유기농법을 배워 농사를 지을 계획이라고 했다.



일부 첨단산업 분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경제대국 중국에서 왜 구얼라이 씨나 민 씨처럼 젊은이들의 농촌행이 잇따르는 걸까. 라오짜오 씨가 말했다.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대도시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이 늘어났다. 그런 이들이 자연스럽게 농촌을 제2의 삶터로 여기고 있다.” 딱히 큰 이문을 남기지도 못하면서도 농장을 10년이나 끌어온 원동력에 대해 라오짜오 씨는 “비록 느리더라도 중국 농촌이 변화하는 모습을 눈으로 보는 것이 즐겁다”라고 말했다.



도시화에 염증을 느낀 청년들은 집단으로 움직이며 한 마을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광저우 남쪽 중산시에 있는 ‘치시(旗溪) 생활농장’은 중국 신세대가 주도하는 생태주의 귀농운동의 현황을 앞서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농장에 서면 고층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보일 만큼 도시와 가깝다.



농장 주변 마을에는 토박이 주민과 함께 도시에서 이주한 청년들이 생활한다. 이들은 농사를 짓고 생태주의를 학습한다. 청년들에게 유기농 기술을 가르치고 관련 잡지도 발행한다. 2017년 귀농청년대회에는 120여 명이 참여했다. 말하자면 이곳은 귀농 플랫폼이자 인재 양성소다.



마을 내 ‘수미(舒米) 생태학교’는 배움의 공간이다. 대안 생태학교로 이름난 영국 슈마허 칼리지에서 공부한 청년들이 그 교육 이념을 전파하고자 문을 열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2018년 8월 개교한 이 학교에서는 맥주 만들기, 공예 교육, 미니멀리즘 교육 등이 이루어진다. 2~3일짜리 워크숍도 있고, 9주짜리 장기 생태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Soil, Soul, Society(흙, 영혼, 사회)’를 철학으로 유기농부터 경제학까지 가르친다.



ⓒ시사IN 이오성치시 생활농장과 수미 생태학교는 음식을 통해 사람과 땅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한다.



치시 생활농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음식이었다. 화이트와인(생강차)과 레드와인(로젤차)으로 시작한 점식 식사는 단연 이번 연수 기간 중 최고였다. 조와 퀴노아 등으로 지은 잡곡밥, 강황 커리, 토마토 스튜, 가지와 고구마 구이, 강황 빵으로 이어지는 식사에 연수단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동백 열매 가루로 만든 친환경 세제로 스스로 설거지까지 마치면서 한 끼니가 완벽하게 마무리됐다. 음식을 통해 사람과 땅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농장과 학교의 목표다.



치시 생활농장이 있는 마을은 과거 무분별한 관행농으로 인해 토지·환경 오염이 심각한 곳이었다. 이후 젊은 청년들이 마을로 들어오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생태농업을 실천하려는 농부, 도시를 떠나 살고자 하는 예술가, 채식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이들, 발도르프 교육 같은 대안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가 이곳으로 모였다. 모두 ‘삶의 전환’을 꿈꾸는 이들이다.



치시 생활농장 대표이자 수미 생태학교 공동설립자인 하오관후이 씨 역시 1980년대생이다. 하오관후이처럼 1980년대에 태어난 이들을 ‘바링허우(八零後)’ 세대라 부른다. 덩샤오핑의 ‘한 가구 한 자녀’ 정책 이후 태어난 세대로 급속한 경제성장 속에서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자란 이들이다. 이 세대를 흔히 ‘소황제’ 또는 ‘소공주’라며 비꼬기도 했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이들 세대는 중국 인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 바링허우 세대가 역설적이게도 중국의 신향촌 건설운동을 이끌고 있다. 바링허우 세대는 도시화의 상징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상당수는 농촌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중국 농촌은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다. 이들은 먹고살 만했던 농촌에 대한 향수를 지닌 동시에 1990년대 이후 공업화로 농촌인구가 빠져나가면서 급속히 쇠락하는 ‘고향’의 모습을 지켜봤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농촌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이후부터다. 당시 중국 전역의 대학에서 한국의 ‘농활’ 같은 농촌 교류 움직임이 일면서 ‘반향청년(返鄕靑年)’이라 불리는 귀농 청년들이 생겨났다.



ⓒ대산농촌재단푸젠성 룽옌시에 있는 페이톈 마을. 신향촌 건설운동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들어오면서 마을이 변화했다.

시진핑의 국가전략 ‘향촌진흥’



반향청년들은 삼농 문제 최고 권위자이자 활동가인 원톄쥔 중국 런민대학 교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원톄쥔 교수는 저서 〈백년의 급진〉을 통해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학자다. 그는 서구식 경제발전 모델의 파산을 선언하고, 중국처럼 식민지를 가지지 못했던 나라는 소농 중심 경제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설파해 아시아 전체에 큰 울림을 주었다.



청년들은 2003년 허베이성에 설립된 ‘옌양추 농민학교’ 등 귀농 교육단체에서 교육을 받고 농촌으로 스며들었다. 하오관후이 대표 역시 옌양추 농민학교 출신이다. 이들은 중국의 유기농과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농가와 소비자가 직접 계약을 맺고 농산물을 재배하는 공동체 지원 농업)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바링허우 세대 사이에서는 자녀를 농촌에서 공부시키는 ‘농촌 유학’ 프로그램도 인기를 끈다. 푸젠성 룽옌시에 ‘페이톈(培田)’이라는 마을이 있다. 800년 역사를 지닌, 주민 1700명이 사는 하카(客家) 마을이다. ‘하카’란 전쟁 등 재난을 피해 북방에서 남쪽 푸젠성과 광둥성 등으로 이주한 사람들을 말한다. 하카 문화 특유의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아름다운 이 시골 마을은 ‘농촌 스테이’로 이름난 곳이다. 도시 가족들이 마을에서 먹고 자며 수공예 등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페이톈 마을도 과거에는 쇠락하는 농촌 마을이었다. 2009년경 신향촌 건설운동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들어오면서 마을이 살아났다. 운동의 1단계는 마을 주민과 친해지는 것이었다. 청년들은 마을 서원에서 먹고 자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환경보호 활동을 펼치며 주민들의 신뢰를 얻었다. 2단계는 주민 활동가를 발굴하는 일이었다. 유서 깊은 마을에는 뛰어난 솜씨를 가진 수공예 장인들이 많았다. 3단계는 주민 스스로 마을의 주체가 되는 일이다.



2011년 마을에 만들어진 ‘노인 공익식당’이 딱 그런 곳이다. 당시 청년들이 혼자 사는 노인들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2년 동안 운영했다. 이후 주민들이 이어받아 지금껏 재료 수급부터 요리까지 자체 운영하고 있다. 한 끼에 2.5위안(약 420원)을 내고 40여 명이 점심과 저녁을 이곳에서 해결한다.



‘쯔농(滋農) 유학’은 이런 경험을 토대로 2014년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아이들을 위한 자연교육, 성인을 위한 농촌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마을 내 마이크로크레디트(서민을 위한 무담보 대출) 설립과 지역 농산물 판매 및 가공을 지원하기도 했다. 쯔농 유학 부대표를 맡고 있는 장리리 씨는 1987년생으로, 2009년경부터 페이톈 마을에서 신향촌 건설운동에 참여했다(59쪽 상자 기사 참조). 쯔농 유학은 현재 항저우 등에서도 마을 스테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중국에서 귀농·귀촌하는 청년들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2018년 전국 300여 개 현을 조사해 고향으로 돌아온 창업 농민공 숫자가 740만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현마다 인구 편차가 크지만, 중국 전체에서 농촌지역 현은 어림잡아 1800개 정도다. 여기에 치시 생활농장의 경우처럼 도시에서 태어나 귀농한 이들까지 더하면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중국 공산당 차원에서도 ‘21세기 버전 상산하향(上山下鄕)’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상산하향은 마오쩌둥 시기 도시 지식청년을 농촌으로 보낸 운동이다. ‘하방(下放)’이라 부르기도 했다. 공산당 청년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000만 대학생 등을 농촌으로 보내는 ‘삼하향(三下鄕)’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대졸 청년의 귀농 창업 지원 등이 핵심 정책이다.



이런 계획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조해온 ‘향촌진흥’의 일환이다. 도시 지역의 취업난을 해소하면서 농촌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전략이다.



시진핑은 2002년 칭화대학에서 49세 나이에 ‘중국 농촌 시장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진핑은 청소년 시절부터 산시성 농촌에 7년간 ‘하방’되어 농촌 현실을 체험했다. 대학 졸업 후에도 베이징의 공산당 중앙위원회 직책을 마다하고 허베이성 농촌 지역의 당 서기로 일하는 등 농촌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국가주석에 오른 뒤, 시진핑은 지속적으로 농촌문제를 살폈다. 2015년 3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공식화한 ‘생태문명’ 추진이 그것이다. 환경오염과 빈곤으로 망가진 농촌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다. 시진핑이 2005년 저장성 당 서기를 지내던 시절 직접 만든 표어인 ‘녹수청산 금산은산(깨끗한 자연환경이 금이고 은이다)’은 지금도 중국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시진핑의 국가 전략이 밖으로 ‘일대일로’라면 안으로는 ‘향촌진흥’과 ‘생태문명’인 셈이다.



이번 연수에 동행한 박경철 충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진핑의 ‘중국몽’ 실현은 결국 삼농 문제로부터 시작한다. 중국이 강하려면 농업이 강해야 하고, 중국이 아름다우려면 농촌이 아름다워야 하고, 중국이 잘살고자 하면 농민이 잘살아야 한다는 게 시진핑 삼농 사상의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동병상련, 동아시아의 농촌 현실



이번 연수의 주제는 ‘협동과 연대로 전환하는 동아시아의 농(農)’이었다. 광저우시 선징(深井) 마을에서 열린 토론회는 이에 걸맞은 행사였다. 연수단과 중국 신향촌 건설 활동가 등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다. 뜻밖의 상황이 연출됐다. 중국의 신향촌 건설운동이 주제가 아니었다. 한국의 농촌 상황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경남 진주의 진주텃밭 협동조합 도상헌 총무팀장, 슬로우푸드문화원장 김원일씨, 괴산 눈비산마을 사무국장 배대우씨, 한살림 전경진씨, 청양 나눔영농조합법인 박영숙씨 등이 사례 발표를 할 때마다 중국 활동가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인린 생태농장의 라오짜오 씨는 도상헌 진주텃밭 총무팀장에게 생산자가 농산물 가격을 정하고 이 중 13%만 운영수수료로 책정해 진주텃밭을 운영하는 데 대한 어려움을 물었다. 둘은 스마트폰 번역기를 사이에 놓고 손짓발짓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선징 마을의 한 사원에서 3시간을 훌쩍 넘긴 토론회는 해가 넘어가도록 끝날 줄 몰랐다. 중국 참가자들은 한국의 사례 발표를 계속 듣고 싶어 했다. 질문도 계속 이어졌다. “농촌에 침투한 자본에 농민들이 쉽게 투항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동학사상이 한국의 농촌에 미치는 영향이 있나” “거대한 협동조합은 대기업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중국이 한국에 던지는 질문이 아니었다. 한국 활동가들이 매일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했다.



동아시아 국가는 서로 많이 닮았다. 농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규모 기업농 위주인 서구와 달리 소농 기반 농업구조가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다. 식량을 담보로 한 무역전쟁 시대에 농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도 동병상련이다. 그럼에도 양국의 농민들은 서로를 몰랐다. 중국, 타이완 등 동아시아 국가의 농촌문제는 관심 밖이었고 민간 차원의 교류도 거의 없었다. ‘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공포만 있었다.



중국 현지에서 발견한 것은 대단한 성공 사례나 해법이 아니었다. 일부 사례는 한국에서도 현재 진행되고 있거나 시행착오를 겪은 것들이다. 가장 뜻깊은 발견은 농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의 존재를 동아시아 차원에서 확인했다는 점이다. 서구가 제시하지 못하는 농업의 미래가, 어쩌면 동아시아에 있는지도 모른다.



취재도움:김유익 화&동 청춘초당 대표









여기가 정말 선전 맞아?



ⓒ시사IN 이오성



광둥성 선전시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린다. IT, 전자 등 첨단산업의 집결지다. 우퉁다오(梧桐島)는 선전공항 인근에 있는 오피스 단지다(사진). IT 스타트업 기업 등이 입주했다. 이곳에 가면 진기한 구경을 할 수 있다. 우선 단지 내 큰 연못이 있다. 빗물을 저장해 조성한 인공 연못이다. 건물 주변에는 닭, 오리, 공작, 토끼, 다람쥐가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닌다.



각 건물 옥상은 친환경 농장이다. 바나나, 백향과, 갓 등이 자란다. 입주 직원이 키워 먹거나 단지 내 유치원에 기증하기도 한다. 함께 기르는 닭의 분뇨는 퇴비로 쓴다. 단지 내 정체불명의 파란색 통은 낙엽 등을 모아 만든 퇴비 저장고다.



단지가 조성된 지는 6년쯤 됐다. 모두 24개 동인데, 각 건물에 ‘춘분’ ‘추분’ 등 24절기 이름을 붙였다. 농업과 생태에 관심 있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단지를 조성했다. 임차료가 비싼 편이지만 공실률이 1%밖에 안 된다. 단지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지역 농민들이 참여하는 파머스 마켓(농산물 직판장)도 열린다. 100여 개 점포가 참여하는데 매번 1만명씩 몰린다. 한국으로 치면 판교 같은 곳에 1만명이 운집하는 파머스 마켓이 열리는 셈이다. 농업이 건축과 만나 어떻게 도시를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독특한 장소다.









“해법은 농촌에 있다”



ⓒ시사IN 이오성



둘은 부부다. 장치 씨(왼쪽)는 쯔농 유학 대표, 장리리 씨(오른쪽)는 부대표를 맡고 있다. 쯔농 유학은 ‘향촌의 아름다운 재발견’을 슬로건으로 농촌 체험활동을 진행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바링허우 세대인 부부는 푸젠성 신향촌 건설운동 과정에서 만나 마음이 맞아 2016년 11월11일 광군제 때 결혼했다.







중국의 신세대 부모가 자녀의 농촌 유학에 적극적이라니 뜻밖이다.



바링허우 세대는 농촌에서 자랐다. 이들은 자녀가 농촌에서 공부하는 걸 좋아하고, 교육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전교생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등학교도 있다.



청년들의 귀농·귀촌이 뚜렷한 사회적 현상인가?



물론 크게 보면 여전히 도시화와 공업화가 중국 사회의 주류다. 하지만 농민공의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농촌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는 이미 생산 과잉과 노동력 공급 과잉에 접어들었고, 이걸 해결할 방책이 없다. 과거엔 지식인과 학생 위주였다면 이제 보통 청년들도 농촌에 관심을 가지는 추세다.



중국 정부의 향촌진흥 정책이 농촌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2017년 19차 당 대회 이후 중국 사회의 최대 역점 사업이다. 환경정비와 녹화사업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푸젠성의 경우 마을 단위마다 1500만 위안(약 25억원), 시진핑 주석이 당 서기를 지냈던 저장성의 경우 마을마다 3000만 위안(약 50억원)까지 투자가 이뤄졌다. 일부 시범지역은 억대 단위로 투자되기도 했다. 지금 중국 농촌은 경천동지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 사이에 협력은 잘 되나?



시진핑 이전과 이후가 다르다. 시진핑 이전엔 민간 위주였다면 이후엔 정부의 역할이 커졌다. 정부가 신향촌 건설운동의 많은 구호를 받아들였다. 해가 갈수록 훨씬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



도시에서 성공하는 삶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그런 생각이 없을 수는 없다. 처음엔 후회한 적도 있다. 혹시 내가 도시의 경쟁에서 도피하려고 농촌운동을 하는 게 아닌지 생각하기도 했다. 지금은 나 자신이 변증법적 정반합 과정을 통해 발전해나간다고 생각한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무엇인가?



돈이 문제가 아니다. 농민을 조직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농촌에서 리더로 성장할 만한 사람을 발굴하면 나중에 도시로 돈 벌러 나가버린다. 농민들은 여전히 농촌의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한다. 우리더러 고생한다면서도 자기 자식에게는 저렇게 살면 안 된다고 말한다.



언제 보람을 느끼나?



페이톈 마을 만들기 사업이 농민들로부터 인정받았을 때 기뻤다. 농촌에 정착했다는 느낌이랄까. 농촌 사람들이 스스로 농촌의 가치를 깨달았다는 점이 뿌듯하다. 아 참, 뜻이 맞는 동반자를 만나서 결혼한 게 가장 즐겁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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