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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1

동양포럼(58) / 국제포럼 ‘한·중·일 회의’ 소감문1 < 김용환 - 동양일보 2018

동양포럼(58) / 동양포럼 ·국제포럼 ‘한·중·일 회의’ 소감문1 < 동양포럼 < 기획·특집 < 기사본문 - 동양일보

동양포럼(58) / 동양포럼 ·국제포럼 ‘한·중·일 회의’ 소감문1
기자명 김용환

입력 2018.01.14 

동양포럼 밖의 영성론과 영성인문학 전망
국가 의존성 탈피 ‘동아시아 시민성’으로

김용환 충북대 윤리교육과 교수

지난 한 해 동양포럼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을 뿐만 아니라, 한·중·일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동아시아 시민성 함양의 기반을 다졌다. 동양포럼에서 다룬 주제들은 미래공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성’은 신령스러운 성능(性能)을 말하지만, 그 이외의 다양한 의미를 포함한다. 특히 동양포럼의 대화에서 동양의 정신문명을 아우를 필요성이 나타났다. ‘중용(中庸)’의 밝힘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영성반조를 통해 ‘근원적 생명력’으로 회귀되기에 동양의 정신문화를 탐색하며 동서회통이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동양고전, ‘중용(中庸)’에서는 우주생명력을 바탕으로 진실무망(眞實無妄)하게 만물을 낳고 키우는 ‘성자 천지도(誠者 天地道)’와 함께 ‘성(誠)’을 성실하게 받들고 따르는 ‘성지자인지도(誠之者人之道)’를 언급했다. 이에 따라 ‘만물을 낳고 키우는 에너지의 근원인 하늘과 그 하늘도리를 성실하게 믿고 따르고 행하는 사람도리’를 살릴 때, 만물이 다 함께 자라는 ‘만물병육(萬物竝育)’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우주생명과 개체생명이 상관 연동되어 영성의 ‘자기(自己)’와 혼의 ‘자아(自我)’가 육체와 결합하여 ‘영혼의 육신’을 이룬다. 그런데 욕망대상을 쫓다보면, 욕망대상을 ‘참나’로 착각하는 ‘영혼의 식민지화’가 발생하고, 욕망대상을 쫓아 사물화로 이루는 가운데, 전도몽상(轉倒夢想)의 ‘영혼의 영토화’가 일어나 다양한 사회병리 현상을 초래하므로 새로운 영성인문학 정립에 따른 진단과 해법이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영(靈)을 망각하고, 혼(魂)이 이기적 편협성으로 치닫는 ‘식민지화’와 끊임없는 사물화로 확장되는 ‘영토화’는 근원적 해결책을 요청한다. ‘영성자기’로서의 ‘참나’ 또는 ‘한얼’에 상응하는 ‘영(靈)’은 근원적 생명력과 연계되어 혼을 깨어나게 하거나, 영적 무지를 자각하게 한다. 동양포럼의 영성인문학은 지방 간·세대 간·남녀 간 사이를 아우르며 영혼을 느끼는 전문가 대화로 발전하여 과거 고립된 인문지식 패러다임을 극복하고, 동아사이 시민성 함양을 위한 미래공창으로 자리매김 했다.

서양의 레이몽 파니카(R. Panikkar: 1918-2010)는 가톨릭 수도사이자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타바바라대학 교수로서, ‘종교대화(The Intra-religious Dialogue)’, ‘신비표상의 신체험(The Experience of God: Icons of the Mystery)’, ‘존재리듬(The Rhythm of Being)’등에서 영성을 언급했다. 서로 다른 종교들 사이의 대화를 인정하고 상호존중의 대화 가능성에 대한 근거를 ‘우주신인론 영성’에서 찾았다. 파니카에 의하여 정초된 ‘우주신인론 영성’은 ‘신적인 것(Theos)’과 ‘하느님의 영(Spiritus Dei)’, ‘인간적인 것(Anthropos)’과 ‘사람의 생명(Vita Hominis)’, 그리고 ‘우주적인 것(Kosmos)’과 ‘땅의 생기(Anima Mundi)’를 함께 연동하여 유기체적 실재로서 다루었다. 이러한 실재는 형이상학적 측면의 초월적 측면과 지적 요소의 의식과 사유, 그리고 경험적이며 물질적인 요소를 공유한다.

우주신인론 영성은 실재의 세 차원들이 실재 궁극성을 이루는 필연적 삼원관계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땅은 살아 있으며, 어머니이다. 우주는 그 생명력이 전 우주로 확장되는 신적 생명의 창조자이자 후예이다. 김진 교수(울산대)는 ‘철학논총’ 52집에서 레이몽 파니카의 사상으로 다석 유영모를 분석한 ‘다석(多夕)의 종교다원주의와 파니카의 우주신인론’을 다루었고, 김경재 교수(한신대)는 ‘생태계 위기와 종교적 영성의 각성-우주·신·인간적 영성과 생태학적 중추신경계 비유론’을 신학연구 46집에서 발표했다. 여기서 밝혀진 다석은 예수 그리스도 이외의 다른 그리스도가 가능하며 영성을 자각한 사람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천명했다.

파니카는 예수가 그리스도이지만 그리스도는 예수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석도 하느님의 존재는 하나이면서 모든 것인 절대인 동시에 절대적인 ‘빔’의 무로 보았으며, 한사상의 ‘한’ 개념과 상통한다고 햇다. 파니카는 인도 힌두교를 정점으로 하는 동양사상과 로마 가톨릭사상을 정점으로 하는 서양사상이 회통함으로써 인간과 우주와 신이 상즉상입(相卽相入: 우주생명이 대립하지 않고 융합해 작용하여 무한히 상관연동 관계를 유지함)하는 파노라마를 연출한다고 보았다. 하느님의 얼, 또는 영이 주관하는 나는 얼나(靈我)이고 참나(眞我)이다. 얼의 생명을 얻은 자들은 바탈(性)을 살려낸 ‘얼나’로서, 하느님의 영(靈), 또는 법신불의 불성(佛性)과도 상통한다.

파니카는 우주생명을 우주신인론적 영성의 관점에서 자연과 우주를 고립된 물질이 아니라 살아움직이는 에너지로 파악하였다. 우주생명은 단순한 물질이나 전환 가능한 에너지가 아니며, 세계 역시 단순한 거주지나 실재의 확장된 일부분이 아니다. 모든 외부실재나 초세계적인 것까지도 시공차원의 존재를 전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계외부성이나 초세계성조차도 세계적인 것 또는 세속적인 것과 연관되어 있다. 신적 차원이나 인간이 없는 우주차원은 따로 존재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그리스도는 기독교의 메시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의 그리스도는 예수이다. 그러나 힌두교와 불교의 그리스도는 예수가 아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는 그리스도이지만 그리스도는 예수가 아니다’라는 파니카의 명제를 정식화할 수 있다. 역사적 예수를 넘어서 현존하는 그리스도가 여러 종교전통에서 각각의 방식으로 구원역사를 펼친다 한다. 파니카의 그리스도는 모든 종교에 적용될 수 있는 ‘우주신인론적 영성의 현현’이다. 그런데 이러한 파니카의 영성도 지방 간·세대 간·남녀 간의 사이를 아우르는 간주관적 밝힘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공공하는 영성작용’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하였다. 이들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청주 발 영성인문학에 대한 정유년의 동양포럼의 성과를 살펴본다.

동양포럼은 한 해 동안 동아시아 시민성 함양에 초점을 맞추었다. 지금의 생활지형은 저성장·저출산·고령화·양극화·세계화의 추세가 뚜렷함에 따라, 새로운 시민성 함양을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유럽연합(EU)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였다. 한·중·일은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면서 상생을 이루어오면서도 대립과 갈등의 상극상황을 올바르게 극복하지 못했다. ‘국민’이라는 개념이 국가의존·종속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한·중·일 삼국은 국민감정으로 말미암아 상호 배타적인 상극상태를 지속하였던 것이다.

이제는 지나친 국가의존성에서 벗어나 ‘동아시아시민성(East Asian Citizenship)’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동아시아시민성’은 동아시아 시민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자과 실천을 요하는 인간 파악이다. 이를 위해 동아시아 시민공동체 구성원을 양성하는 동아시아 시민교육이 필요하다. 한·중·일은 동아시아 시민공동체 토양을 다지면서 문화교류를 이어왔지만, 동아시아 시민공동체에 관한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성립되지 못하고 상생보다 상대적 우월감을 과시하거나 상대국민을 정복대상으로 삼았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국민형성에 중점을 둔 국민윤리 교육이 실시되었고, 일본에서는 대화교를 통한 일본국의 세력화를 이루었고, 중국에서는 신실학운동이라는 정치 이데올로기로 인민 계몽을 획책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동아시아 시민의식 함양이 요청되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동아시아의 대량생산제조업을 지탱하게 하는 수요자로서 시장역할을 했다. 앞으로 한·중·일이 이러한 역할을 이행하지 못하면 동아시아의 미래공창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래공창을 위한 ‘동아시아시민성’은 동아시아시민성의 회원자격에 합당한 ‘행위표준’으로서 자질이나 품성을 가진 미래형 인간이 요구된다. 동아시아시민의 ‘행위표준’에는 동아시아 공동체 삶을 중시하고 동아시아시민의 행위자 중심의 성품이나 인격형성에 도움이 되는 대화를 중시하면서 동아시아의 미래지향적 삶의 비전을 함께 모색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동아시아 시민에 대해 상호존중과 상호배려가 전제되며 국가횡단매개의 관점에서 자국중심에서 벗어나 배려범위를 동아시아시민성 함양 수준으로 확대하고 동아시아 시민이라는 자각에 토대를 둔 공공인식이 정착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동아시아 시민성 함양을 위한 공감담론의 콘텐츠도 개발되어야 한다. 텍스트에 나타난 상호배타적 담론을 과감하게 해체하는 비판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 동아시아 생태공통체가 파괴되면 동아시아시민 모두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리는 공감교육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

한·중·일이 과거의 국민국가 공동체에서 벗어나 21세기를 새롭게 열기 위한 동아시아시민 공동체 형성을 위해서는 상호존중과 배려 그리고 소통을 실천하는 가운데 상호고통을 경감시켜가는 개신방안이 구체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실심실학(實心實學)’과 중국의 ‘실리실학(實理實學)’, 그리고 일본의 ‘실용실학(實用實學)’의 인문학을 서로 이어주고 매개하는 영성인문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한·중·일을 함께 살리는 국가횡단매개의 합당성으로 동아시아시민성 함양교육이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정유년 한 해 동안의 동양포럼에서는 무심개신(無心開新)에 의한 영혼식민지화 치유방안이 끊임없이 모색됐다. 무심개신은 고려 말 백운선사께서 진실을 직시하는 가운데 개체생명의 집착에서 벗어나 무심의 존재성을 깨닫는 자유로운 생명개신의 방향이다. 그리고 조선 후기 사주당 이씨는 활명개신(活命開新)에 의한 영혼영토화 치유방안이 모색되면서 근원적 생명력을 태교에 활용함으로 21세기 군자 양성을 위해 새 밝힘하였다. 태교가 현대판 군자공동체 형성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기회였다. 아울러 의암 손병희 선생이 ‘무체법경(無體法經)’에서 제안한 ‘체천개신(體天開新)’으로 하늘영성을 자각함으로 청정하늘의 자성을 회복하는 ‘인내천(人乃天)’을 체화함으로 인간존엄성을 회복하는 인존시대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낳았다.

파니카의 ‘우주신인론의 영성’의 골격과 일맥상통하지만, 동양포럼에서는 청주지역을 토대로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영성가치로서 재조명하였기에 음양합덕으로 회통하는 영성인문학의 새 토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동아시아의 공동가치를 모색하기 위한 ‘그리운 인물’ 시리즈와 ‘잊을 수 없는 도서’ 시리즈를 구성하기 위한 좌담회가 연속적으로 개최되었다. 이 좌담회에서는 ‘청주인’·‘충북인’·‘한국인’·‘세계인’의 범주를 설정하여 서로를 아우르며, ‘문학’·‘철학’·‘종교’· ‘영성’을 아우르며 서로 잇고 매개하고 살리는 가운데 한국인의 영성의 멋과 맛을 생동적으로 구조화하였다.

먼저 ‘그리운 청주인’으로 민병산 시인을 다루면서, 사주당 이씨와 같이 ‘활명개신(活命開新)’의 연장선에서 파악하였다. 근원적 생명력에서 우러나온 호롱불 서체로 글을 써서 주변에 보시하는 보시바라밀의 즐거움, 고향 청주에 부치는 ‘으능나무와의 대화’ 등에서 으능나무와 함께하는 우주생명력의 이치를 지혜바라밀로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근본악과 끊임없이 저항하며 근원적 생명력 가치를 노래한 신동문 시인도 근원적 생명력이 시인의 양심활동으로 조명하였다. 양심에 뿌리를 두고 정치적 참여의식을 태동한 신동문의 시에서는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아픔을 근원적 생명력 차원에서 노래하며 행동파 시인으로서의 결연한 의지를 시 세계에 융해시켰다. 특히 ‘낙동강’이라는 작품을 통해, 4.19 데모를 하면서 받은 흥분을 되살려 민주주의가 생명가치로 정착되기를 염원하였다.

또한 ‘무심개신’의 정신을 살려 장사로 자금을 모아, 교육사업에 봉헌한 석정 김영근 옹에 대해서 청주 얼, 무심천을 배경으로 ‘활상개신(活商開新)’ 기치의 상인정신을 기림으로 상인도를 청주에 정착하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청주대 설립자로서 거금을 쾌척하였지만, 그 흔적에서 자유로운 육바라밀 실천의 보살자로서 그의 인품을 기릴 수 있었다. ‘수기상인(修己商人)’에서 체용불이의 참 마음을 일깨웠다.

일제 치하에서 청풍명월을 노래한 만해 한용운 선생은 저항한 항일투사로서 겨레얼을 지켜낸 저항시인으로, 근원적 생명력을 ‘그리운 님’으로 노래하였다. ‘님의 침묵’을 통해, 조국이 일제의 계박에서 벗어나 해방을 누리기 위한 희망을 절규하였고, 동북아 시민성 함양에서 근대화와 사회진화에 대해서 깊은 사색을 이어갔다. ‘복종’이라는 시에서 근원적 생명에 대한 절대적 복종을 향유할 때 비로소 자유가 성취된다는 에토스를 살렸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운 한국인’의 고운 최치원 선생은 당시 당나라에 가서 최고문물을 접한 사상가로서, 미래공창의 표상이다. ‘포함삼교 접화군생’을 통한 풍류도에는 동인의식이 나타났고, 광명의식의 근원적 생명력 인식은 한국인의 영명(靈明)을 밝히는 지표로서 공공하는 영성작용을 구체적으로 살렸다.

동양포럼에서 ‘그리운 세계인’으로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근원적 생명력으로서 무한자와의 연결고리가 타자윤리 의식으로 조명되었다. 서양윤리의 아버지, 소크라테스와 그 이후 전개된 사상이 이성중심의 주체성 모색에 역점을 둔 것이라면, 레비나스는 이를 해체시켜 영성가치를 모색하여, 타자본위의 윤리로 대위시켰다. 이러한 타자의식으로 정지용 시인의 시 세계를 바라볼 때, ‘향수’에서 드러난 ‘흙에서 자라난 내 마음의 파란 빛’이 무한을 지향하는 영성가치의 현 주소임이 확인됐다.

서로의 주체성을 강조하기보다 타자지향의 시인의 마음으로 이웃과 일상에 다가갈 수 있는 따뜻한 시선을 선사하였다. 자기본위 양식의 삶으로 찌들고 고뇌하는 지식인의 삭막함에서 정지용 시인의 시를 살리기 위해서는 생명의식에서 타자본위의 자유로운 영혼을 살려낼 필요성을 깨닫게 한 영성인문학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회고된다.

레비나스의 ‘존재와 다르게’라는 책도 잊을 수 없는 도서로 다루면서, 하이데거의 ‘죽음에로의 존재’와 정면 승부한 초월지향의 가치를 탐색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세계구성 요인으로써 자기정립과 타자와 만남은 치명적인 분열상을 낳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러한 분열은 역설적이게도 초월지평을 재구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초월지평에서 체화되는 타자의 ‘가까움’은 윤리적 의미와 함께 ‘수동의 수동성’을 경험하는 실존체험이 된다. 이는 곧 타자고통을 직면하는 감수성을 촉발시켜 타자의 윤리적 부름을 스스로의 책임으로 실천하는 일종의 타자본위의 ‘사로잡힘’의 계기로 작동하게 한다.

꽃동네 대학에서 이뤄진 ‘영성과 사회’ 주제의 국제회의에서는 영성 조명이 이루어졌다. 이 자리에서 ‘꽃동네 영성’과 ‘마더 테레사’의 영성, ‘아라이 오오수이(新井奧邃)’ 영성, 남아프리카의 ‘우분투’, 러시아 영성, 조선의 퇴계 영성, 기학(氣學)과 동학(東學)에 나타난 영성 등에 대해 발표가 이루어지면서 한국영성의 독특성이 드러났다. 아울러 꽃동네 대학의 오웅진 이사장과 야마모토 교시 미래공창신문 발행인과의 대화를 통해서 하느님의 성령이 방언으로 나타나 생명과 생명 사이를 이어주는 가능성이 모색되었다. 동경대학 명예교수, 미야모토 히사오(宮本久雄)는 마더 테레사의 영성을 말하면서 자기를 무화하는 케노시스(Kenosis)에서 암흑의 영성가치를 부각시켰다. 일본 가톨릭신학회 이사 아베 나카마로(阿部仲麻呂)는 호흡에 주목하고 호흡으로 인간이 근원적 생명력과 연결되기에 근원적 생명력으로서 신에 대한 통찰을 강조하였다.

‘나’에서 ‘참나’에 이르는 길은 가까우면서도 먼 길이다. 오감? 생각? 감정의 굴레의 ‘나’를 깨어나게 하여 근원적 생명력의 ‘참나’, 순수한 양심의 존재로 반조되는 길은 쉬우면서도 지난한 여정이다. 한·중·일의 미래공창을 위한 도덕적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청주시민과 충북도민과 함께하며 생명과 태양의 땅을 새롭게 탈바꿈하고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개신의 새밝힘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공공철학을 제창한 김태창 동양포럼 주간은 새로운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을 두고 생각하는 심학 패러다임으로부터 삶-살림-삶앎(생명의 자각)에 초점화하는 영성(=근원적 생명에너지) 패러다임으로의 패러다임전환을 모색해 왔다.

내년에는 영성 패러다임으로 저출산·고령화·저성장의 삼중고에 얽매어 있는 사회현실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공창 철학운동을 더 활발하게 추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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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dynews@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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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5

신시(神市) 이화세계의 공공행복 연구 김용환 2011



신시(神市) 이화세계의 공공행복 연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https://kukhak.ube.ac.kr › ...



天經)”이라는 책에 천부경(天符經)과 삼일신고(三一神誥) 등과 같이 참전계. 경을 ... 26) 김태창, 「한사상⋅한철학과 공공윤리」 윤리교육연구 26집 2011, p.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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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神市) 이화세계의 공공행복 연구

김용환*

* 충북 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sunyanan@cbnu.ac.kr

60)

. 머리말

. 신시개천(神市開天)의 이화세계

. 성신애제(誠信愛濟)의 공공작용

. 화복보응(禍福報應)의 공공응답

. 맺음말

【국문요약】

우리는 이 글에서 신시개천에서 성신애제(誠信愛濟)’의 공공가치

를 통한 공공살림의 실천과 화복보응(禍福報應)의 이화세계를 통한 공공행복의 구현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된다. 이러한 정신은 󰡔참전 계경󰡕에 나타난 홍익인간 정신을 이화세계로 풀어냄으로써, 21세기 의 세계평화 화용의 길을 예비할 수 있을 것이다. 󰡔참전계경󰡕은 이화 세계의 참전사상을 366가지 일, 8가지 항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성신 애제(誠信愛濟)는 하늘의 섭리를 공적으로 반 하고 있으며, 화복보 응(禍福報應)은 개개인의 응답을 사적(私的)으로 나타내고 있다.

화복보응(禍福報應)은 공공행복의 이화세계를 개인적 응답이치를 통해 기술하고 있다. 화복은 모든 행실을 쌓는() 바에 따라 오나니 악을 일삼는 사람에게는 큰 벌을 내리어 이를 갚으시며 착함을 쌓는 사람에게는 모두 축복을 내리시어 이를 갚아주는 이화세계의 이치이다. 그 결과는 아들에게도 미치게 되는데, 악과 선은 당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손에게까지 파급됨을 의미한다. 훌륭한 문화유산(文化遺産) 은 장래의 문화적 발전을 위하여 다음 세 또는 젊은 세 에게 계 승상속할 만한 가치를 지닌 사회의 문화적 소산을 의미한다.

단군 366가지 일은 팔 강령으로, 팔 강령은 팔괘로, 팔괘는 결국 서로 음양이 마주보는 가데 공공작용을 일으킨다. 이화세계에서 하늘의 섭리에 벗어나면, 화를 입는다. 반면에 선심을 발휘하여 공공 작용을 일으키면, 축복의 은혜를 누린다. 정성의 공공심으로 꾸준히 공공작용을 일으켜 이화세계를 펼치면, 보은으로 감동이 펼쳐진다

주제어 : 성신애제, 화복보응, 이화세계, 공공행복, 참전사상, 공공살림

. 머리말

21세기의 새로운 문명이 정립되는 혼돈의 상황에서 우리 민족, 우 리 겨레가 우리를 넘어 세계시민과 더불어 번 하고, 평화와 안정을 누리기 위해서는 보다 새로운 생각과 발상을 가슴에 품고 실천할 필 요가 있다. 지금 세계는 금융의 지각변동뿐만 아니라 인권개선, 여권 신장 등이 정보통신혁명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이 루어지고 있다. 세계 각 민족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세계무 를 현실로 실감하면서 세계시민성 함양이라는 시 적 과제를 부담하고 있다. 이제 우리 민족은 남북의 화해와 상생의 화두를 풀지 못하면, 한민족 공동체의 비전은 미래문명사의 비전으로 승화되고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족숙원에 해당하는 남북 화해와 상생의 화두를 풀고자 신시개천 과 이화세계의 상관연동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우리민족은 신시개천 의 정신을 계승한 가운데 이화세계를 제시함으로써 미래문명사에 겨 레의 얼이 담긴, ‘의 새 판으로 개신(開新)할 수 있는 창조성을 제 시하 다. 21세기에 이화세계는 홍익인간의 개천의 사명을 계승한 가운데, 미래문명사에서 성 인본주의’(spiritual humanism)의 비전을 드러내면서 생태정의와 인류평화 실현에 기여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단군의 홍익이념은 열린 하늘을 더욱 새롭게 열어가는 이화의 기운으로서 21세기에는 세계시민성의 함양에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1971년에 복합문화주의 정책’(Multi-culturalism Policy)을 채택한 이후 관련 법안들, ‘시민권 조례’(1977), ‘캐나다 인권 조례’(1977, 1985 개정), ‘캐나다 권리 및 자유 헌장’(1982), ‘고용 평등 조례’(1986), 그리고 캐나다 복합문화주의 조례’(1988)를 잇따라 제정 하여 다문화사회의 기초를 확립하 다.

라이너 바우벡(R. Baubeck)이 진단하 듯이 민주국가들에서의 일 반적인 경향은 민족정체성이 더 이상 정치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포

스트-민족적(post-national), 민족중심시 이후 단계로 향할 것으로 기 하며, 다양성(diversity)의 도전에 응답하여 민족정체성의 변형인 다문화 국가형태의 방향으로 나아갈지 모른다.”[1]) 그렇지만 언제까 지나 개체문화가 공존하는 형태로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에는 문화 간 교류를 통해서 절충과 조화, 나아가서 상호변화가 이루어지

문화 간 교류이론’(inter-cultural theory)이 두된다. 이 단계에서는 언젠가 참된 지구화가 나타날 수 있다. 캐나다를 참고하여 민족공동 체는 미래지향적인 자리매김을 해야 할 것이다. 세계화가 완성되더 라도, 민족문화는 적어도 하나의 분명한 선택으로서 남아있을 가능 성이 있지만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는 예측이 쉽지 아니하다.2) 이러한 맥락에서 박달나무와 신시개천을 살펴보고, ‘성신애제(誠信愛濟)’의 공공가치를 통한 공공살림의 실천, 화복보응(禍福報應)의 이 화세계를 통한 공공행복의 구현과 그 가능성을 모색함으로써, 󰡔참전 계경󰡕에 나타난 홍익인간 정신을 이화세계로 풀어냄으로써, 21세기 의 세계평화 화용의 길을 예비할 수 있을 것이다.3)

. 신시개천(神 開天)의 이화세계

신시개천(神 開天)의 박달은 밝은 땅’, ‘광명이 비추는 땅을 말하 며, ‘배달(倍達)’이라고도 한다. 그 연원은 신단수와 연관된 여러 문 헌에서 나타나고 있다.

(1) 환인의 아들 환웅이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목적으로 바람, , 구름 을 각각 주관하는 부하들을 거느리고 태백산에 내려와 신시를 열고, 곡식, 생명, 형벌 등 인간에게 필요한 360여 가지를 주관하며 사람들을 다스렸다. 그러던 중 곰이 찾아와 사람이 되기를 원하므로 환웅은 곰을 여자로 변하

2)  리차드 로티는 지구화가 완성되면 세계가 단일문화(mono-culture)가 되고 개 별 문화유산은 사라질 것이라는 實用主義的 예측을 하 다. Richard Rorty,

Philosophy and Social Hope (London: Penguin Books, 1999), p. 230.

3)  󰡔참전계경󰡕󰡔단군 예절교훈 팔리 삼백육십육사󰡕라는 책명으로, 단기 4,300(서기 1,967)12월에 박노철(朴魯哲)선생님이 편집하고, 권선정(權善正)선생님이 발행인이 되고, 안호상(安浩相)철학박사님이 감수를 맡아, 단군예절교훈학술 연구원 출판부의 명의로, 비매품으로 처음으로 출판, 배포되기 시작하 다. 그 후 단기 4,317(서기 1,984)년 송호수(宋浩洙)박사님이삼화개천경(三化開天經)”이라는 책에 천부경(天符經)과 삼일신고(三一神誥) 등과 같이 참전계 경을 치화경이라는 제목으로 실어 출판하여 알려진 후, 비로소 󰡔참전계경 (팔리훈)󰡕이 널리 보급되었다.

게 하고, 그녀와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가 곧 단군이다. 왕검은 요임금 이 왕위에 오른 지 50년인 경인년에 평양성에 도읍을 정하고 비로소 조선 이라 불 다. 또다시 도읍을 백악산 아사달에 옮겼다. 그곳을 궁홀산 또는 금미달이라 한다. 그는 1,500년 동안 여기서 나라를 다스렸다. 주나라 무왕 이 왕위에 오른 기묘년에 기자를 조선에 봉하니, 단군은 이에 장당경으로 옮겨갔다가 후에 돌아와 아사달에 숨어서 산신이 되었는데, 나이가 1,908세 다고 한다.4)

(2)      옛적에 신인이 박달나무 아래에 내려오니 나라 사람들이 그를 세워 임금으로 삼고 단군이라 불 다. 때는 요임금 첫 해 다. 누가 처음 나라를 세워 풍운을 이끌었는가? 석제의 손자로서……이름을 단군이라 하 는데, 조 선의 땅을 차지하여 왕이 되었다. 1038년을 다스리다가 아사달에 들어가니, 신이 되어 죽지 않은 까닭이다.5)

(3)      단군고기에 이르기를, “상제 환인에게 서자가 있었는데, 이름이 웅이 었다. 인간 세상에 내려가 교화하려는 뜻을 갖고 천부인을 받아 태백산 신 단수 아래에 내여오니 이를 일러 환웅천왕이라 하 다. 환인이 손녀로 하여 금 약을 먹고 사람이 되게 한 다음 단수신과 혼인시켜 아들을 낳게 하 으 니 이름이 단군이었다. 나라를 세워 조선이라 불 다.6)

환웅천왕이 신시개천을 한 것을 󰡔고기󰡕(古記)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신단수는 박달나무이다. 삼신께서 점신한 땅이란 의미의 배달로서 나라를 세우고 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박달나무 즉 박달나무이다.

위 한 웅, 환웅(桓雄)이 천하를 평정하고 나라를 세웠기 때문에 환웅이며, 신시는 광명이 비추는 밝은 땅에 하늘이 세운 나라로서 배달이라는 의미이다. 한민족이 세우 배달의 나라는 한반도와 만주, 요동지역과 몽골 지역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한국은 환웅천왕으로부

4)  󰡔三國遺事󰡕 「古朝鮮條」

5)  󰡔帝王韻紀󰡕

6)  󰡔檀君古記󰡕

터 시작된 신시개천의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정통성을 반 하면서 극기의 가치를 부각시킨다.

마늘은 맛이 맵다. 이를 한자 한 글자로 표기한다면 ()’ 자가

된다. 쑥은 그 맛이 쓰니 ()’ 자로 표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마 늘과 쑥은 신고(辛苦)’ 고통스러움을이다. 곰은 자기와의 싸움이 라는 고통을 이긴, ‘극기(克己)’를 해 낸 것이다. 인간에 있어서 가장 힘든 싸움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거기서 이겨낸 웅녀(熊女)는 진정으 로 강한 사람이었고, 우리는 그 분을 조상으로 하고 있으니, 우리 민 족이 강한 민족임을 표상한다.

세계사적으로 하늘이 열린 날을 건국일로 정하는 우리민족은 배달 의 자손으로 자긍심을 계승할 필요가 있다. 단군신화는 당 의 정치 적 지배이념이나 종교적 이해관계에 따라 그 내용이 상이한 부분이 적지 않다. 이를 감안하여, 󰡔삼국유사󰡕의 맥락화용 관점에서 웅녀의 잉태를 위한 기원을 살펴보면 이와 같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해 주는 이 없으므로 항상 단수(檀樹) 아래서 축 원하기를, 아이를 배어 지이다고 하 다. 환웅이 이에 잠깐 변하여 결혼하 여 아들을 낳으니, 이름을 단군왕검이라 하 다.7)

웅녀는 더불어 혼인할 곳이 없었으므로 단수의 무성한 숲 밑에서 잉태하 기를 간곡히 원하 다. 그래서 임시로 변화하여 한이 되고 그와 더불어 혼 인하니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호적에 실리게 되었다.8)

웅녀는 신단수에서 빌어서 아기를 낳고자 하는 자신의 요구를 표 출하고, 그 기원의 결과 한웅이 화용하여 웅녀와 결혼하여 아들을 낳 았다. 여자로부터 어머니로 변신한다는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9)

7)  󰡔三國遺事󰡕 古朝鮮條 王 朝鮮篇

8)  󰡔三成記󰡕下篇

단수는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온 곳인 동시에 기원을 드리는 주술의 장소이다. 웅녀행위를 지배하는 원리는 주술을 바탕으로 하는 기원 (祈願)이며, 웅녀의 일생을 구성하는 원리는 변신이다. 웅녀의 기원 행위는 󰡔삼국유사󰡕에서 주원(呪願)”이라고 기록한 데서 드러난다. 「 단군신화」에 드러난 웅녀의 행위를 지배하는 원리는 주술에 의한 기 원이며, 웅녀의 여성상은 기원에 의한 변신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의 라깡(J. Lacan)에 의하면 여성의 요구는 다른 사람에게 말로 건넨 욕구이다.10)욕망(desire)과 요구(demand), 그리고 욕구(needs)는 각각 다른 의미를 가진다. 태어날 때부터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본능 은 욕구이다.

욕구를 타인에게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요구이고, 그 요 구의 이면에 숨어 있는 진실은, 요구와 상관적으로 연동되어 있는 비 가시적 욕망이다. 어떠한 결핍상황이 요구를 유도한다고 한다. 충족 이 아닌 부족한 상태에서 요구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라캉은 인간의 욕망이 정체성의 근본적인 이해의 기초이다.11)

이 신화에서 드러난 웅녀의 요구의 기원은 결혼하여 잉태하는 일

이다.12) 웅녀와 결혼할 상 가 없다는 것은 웅녀에게 있어서 결핍의 상황이고, 이 결핍의 상황은 다시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문제로 이 어진다. 이에 웅녀는 결핍의 상황을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 여 신단수 아래서 생명잉태를 빌었다.

웅녀가 신단수 아래에서 잉태를 비는 일은 현실상황이 자신의 문

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 결과이다. 웅녀는 현실에서 해결할 수 없는 자신의 동기를 비는 행위로 이루고자 하 다. 어떠한

9)    신원기, 「檀君神話의 女性像과 說 受容」, 󰡔어문학교육󰡕 16, 1994, pp. 167193.

10)  맹정현 역 󰡔라캉과 정신의학󰡕(A Clinical introduction to Lacan Psychoanalyses, Theory), 민음사, 2002, p. 83

11)  Lacan, Jacques. Ecrits, trans. Alan Sheridan (London: Routledge, 2001). pp.23-5.

12)  앞의 책, p. 173.

결핍이 요구의 상황을 만들었다. 제시된 신화를 라캉의 욕구/요구/ 욕망의 개념으로 살펴보자. 여기서는 웅녀의 잉태에 관한 요구 (demand)가 드러난다. 스스로 아이를 가지고자 하는 욕구(needs)를 기 원의 형태로 타인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웅녀의 요구는 그녀가 겉으로 드러낸 생명에 한 욕구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는 그녀의 성적 욕망(desire)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단군신화에서 웅녀의 성적 욕망에 관한 부분은 남성 중심적

사고와 문화 속에서 오랫동안 소외되어 있었던 것 같다. 웅녀의 잉태 에 관한 요구는 그녀의 성적 갈망에서 오는 것일 수 있으며, 이는 관 계성’(relationality)에 한 열망으로 사랑을 찾고 잉태를 원하 던 여인 의 비틀림, 성적인 일치를 보여주는 신화적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13) 이러한 웅녀의 요구는 환웅의 도움으로 실현된다. 웅녀가 결혼하

고 잉태하는 일은 혼자서는 실현될 수 없고, 웅녀와 결혼할 남성의 존재가 필요했기에 이러한 웅녀의 동기를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환웅이 거짓으로 화하여 웅녀와 결혼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웅녀 가 동기를 실현하는 과정에는 남성의 도움이 개입하게 된다. 결국 웅 녀는 환웅과 결혼하여 단군을 탄생시킴으로써 자신의 요구를 성취하 게 되는데, 이는 웅녀의 기원이 성취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처 럼 타인과의 관계성에서 자신의 존재론적 의미가 확보될 수 있다.

단군신화의 이런 부분 때문에 라캉의 시각으로 웅녀의 요구를 분

석하면, 그녀의 생명에 한 요구가 그녀의 성적 욕망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녀의 생명에 한 요구를 지켜보던 천상의 존재인 환웅이 그 녀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인간의 몸이 되어 육화하는 사건 이 발생하게 된다. 환웅이 육화됨으로써만 그녀의 요구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는 비정상적인 신의 탄생, 동정녀의 잉태, 알에서의 탄 생과는 상이한 선천개천의 지극히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3) 신은희, 「그 신비한 춤 : 단군신화에 나타난 성 상징주의」, 󰡔단군학연구󰡕 6, p. 31.

단군신화는 땅의 중요성과 함께 지모신의 역할과 그에 따른 여성

의 주기성이 신성화되고 하늘과 땅은 항상 하나이며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유지되는 것이 기본신앙이었던 농경문화의 신성을 잘 드러내 고 있다고 생각된다. 환웅과 웅녀의 사랑으로 탄생된 단군은 하늘의 남성원리와 땅의 여성원리, 즉 좀 더 상징적 존재론의 범위를 넓혀보 면 남신과 여신이 창조하는 사랑의 결실이라고 표현될 수 있다. 하늘 과 땅, 과 몸, 그리고 여성성과 남성성이 자유롭게 만나 결합하는 사랑이야기이다. 억압과 죽임의 상이었던 성(sexuality)이 단군신화 에서는 전인적인 성의 기초가 되며 몸의 철학과 성애의 힘(erotic power)의 부활을 제시한다.

환웅과 웅녀의 성애(性愛)내적 관계성’(inter-relationality)을 상징 하며 창조성과 사랑의 우주적인 힘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성애는 하 나의 개체를 열어 다른 개체와 연합하게 하는 관계연동의 철학사상 이 담겨있는 것이며 성의 관점에서 볼 때 단군신화의 홍익인간의 사 상은 결국 내적 관계성의 성애’(inter-eroticism)라고 할 수 있다.[2]) 이 렇게 단군 신화는 하늘과 땅, 혹은 남성성과 여성성의 만남이라는 성 애의 관점과 더불어 새로운 인간성 혹은 인격의 창조라는 점에서 의 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성신애제(誠信愛濟)의 공공작용

󰡔참전계경󰡕에는 이화세계의 참전사상을 366가지 일, 8가지 항목으 로 분류하고 있다. 환웅은 366가지 일로 인간을 교화하고자 노력했으 며, 인간뿐만 아니라 짐승에게도 교화를 잘 하 다. 어느 날 곰과 범 이 환웅과 같은 존재가 되고자 환웅을 찾아왔다. 환웅은 이들에게 사 람이 되고자 할 때에는 동물의 속성이 제거되어야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다며, 그 방법을 알려준다. 곰과 범은 고난을 겪게 될지라도 사 람이 될 수만 있다면 따르겠다고 했다. 환웅은 쑥마늘을 주면서 동 굴에서 100일 동안 금기일 광으로 생활하면 곧 사람의 형체를 얻으 리라고 말했다.

이틀에게 쑥과 마늘은 약초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여기에서는 독

초이다. 곰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독초를 먹으며, 100일 동안 금기일광으로 동굴생활을 이행했다. 그려나 범은 그 약속을 이 행하지 못하 기에 인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환웅은 366가지 일로 교화를 잘 폈기에 동물과 상생하는 이상관계 를 이룰 수 있었다.[3]) 환웅이 짐승에게까지 교화가 잘 이루어진 까닭 은 환인이 전해준 천부인 3, 곧 거울방울칼의 이치로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이다.

농경을 맡은 풍백우사운사를 관리로 등용해 우순풍조를 이루 게 함으로써 백성들의 의식이 풍족했고, 농사생명질병 등 5(

)를 맡은 관리들이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366가지 일로써 올바르게 다스린 데 주요 원인이 있다. 성신애제(誠信愛濟)는 하늘의 섭리를 반 하고 있으며, 화복보응(禍福報應)은 개개인의 응답을 나타내고 있다. ()은 충심에서 우러나오기에 모든 행동의 지침은 이 성에 서 출발하게 된다. ()은 믿게 한다는 것으로 신뢰성과 관련되므 로 삼신의 섭리에 부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는 자비스런 마음 이 우러나는 것으로써 착한 마음씨가 기본이 된다. ()는 건짐으 로 덕의 갖추어진 착함을 말한다. 사람들이 그 덕화를 입게 된다. ()는 재앙으로 악을 부르는 것이니, 나쁜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함이다. ()은 행복을 의미하며 착함으로 받는 경사이다. ()는 응보로 서 착한 마음에서 복의 갚음이 따르고, 악한 사람에게는 재난이 수반 된다. ()은 순응함이니, 악함에는 응징의 벌을, 착함에는 축복의 은혜를 받게 된다.16)

이처럼 하늘의 진리를 본받아서 바르고 옳고 착하게 몸을 닦으면

삼신이 은혜를 내린다는 것이다. 환웅이 관리들에게 366가지 일을 매 일 한 가지씩 생각하고, 실천케 하여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하게 된 연유는 1년 동안을 아무 연고 없이 살고자 하는 것이다. 하늘의 진리 를 본받아 수신하면 하늘의 이치에 참여되는 것이다. 만약 하늘의 섭 리에 따르지 않고 나쁜 행위를 자행할 때에는 삼신이 악으로써 벌을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착하게 살면 삼신이 축복의 은혜를 내린다는 것이다. 정성에서 출발해야 삼신의 마음을 가지고 꾸준하게 행하면 삼신이 감동하여 은총을 내린다는 것이다.

󰡔팔리훈󰡕 강령의 제일장(第一章), ()1체는 경신, 2체는 정심, 3체는 불망, 4체는 불식, 5체는 지감, 6체는 효로 이루어져 있다. 그 의미내용과 공경 상을 상관 연동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6) 팔리훈 강령차례(八理訓 綱領 次例)는 제일장(第一章) (), 제이장(第二章) (), 제삼장(第三章) (), 제사장(第四章) (), 제오장(第五章) (), 제육장(弟六章) (), 제칠장(第七章) (), 제팔장(第八章) ()으로 이 루어져 있다.

 

의미 내용

공경 상

경신(敬神)

정성으로 공경

하늘의 정성

정심(正心)

바른 바탕

하늘의 마음

불망(不忘)

자연으로 잊지 않음

타고난 본심

불식(不息)

쉼이 없는 정성

천지의 움직임

지감(至感)

지극한 정성

하늘의 감동

(大孝)

큰 효도

사람나라하늘의 감동

사람들은 삼신의 춘하추동의 이치를 믿고 그를 모법으로 삼아 서 로에게 신뢰를 지키며 살아가게 된다. 마치 이는 환인의 아들 환웅 이 지상에 뜻을 두어 인간세상을 내려다보고 다스릴만한 것이다고 해 천부인 3개를 신표로 준 것이다. 천부인 세 개에 관한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거울방울을 말함이니, 지상을 다스릴 때는 하늘 의 광명을 상정하는 거울과 같이 밝게 다스리라는 뜻이며, 방울은 지의 리듬을 나타내므로 절도에 맞게 다스리라는 뜻이고, 칼은 사람 이 쓰는 도구이므로 사리가 분명하게 일올 집행해야 됨을 나타낸 것 이기에 환웅은 환인이 내린 신표를 금과옥조로 선용하여 나라를 다 스린 것이다.

환웅은 혼돈상태에 놓여있는 나라일지라도 천지인의 진리로 다스

리면 광명한 나라로 세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교화에 힘썼으며, 단군은 교화로 정화된 나라를 치화로 다스려 고조선 2000년 동안 내 려오는 이상국을 세운 것이다. 서로를 신뢰한다는 것은 이심전심(以心傳心)올 의미하므로 평화로운 생활을 뜻한다.

이처럼 의로움은 하늘의 진리에서 수용된 것이므로, 󰡔참전계경󰡕

2장 제55조 신은 하늘의 진리를 준칙으로 사람의 행동일체를 삼아 야 됨을 알 수 있다. 의로움은 다시 9가지로 나누게 되는데, 그 중에 제 57조의 정직은 바르고 곧음을 뜻한다. 이는 사사로움이 없는 바름 으로 뜻을 세우고 곧음으로 공무를 처리하면, 부정과 비리는 발붙일 곳이 없게 되어 서로 믿으며 살수 있다는 뜻을 담는다.

치자가 나라를 다스릴 때 믿음처럼 백성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는 것은 없다. 이는 훌륭한 정치가들의 행적에서도 볼 수 있는 바 와 같다. 단군이 강 국 사이에서 고조선을 건국할 수 있었던 것도 믿음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신리(信理)에 한 조항은 󰡔참전계경󰡕 95조까지 이르게 되는데, 사람으로 하여금 믿으며 살게 한다는 것 은 희망을 갖게 한다는 것과도 상관 연동된다.

󰡔참전계경󰡕의 애()는 단군신화에서 가장 중핵을 이루는 요소로, 홍익인간의 이상이 바로 이것과 연동된다. 환웅이 높게 인간을 이롭 게 한다는 이상으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한 것은 사람이 기본적으로 바탕이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을 높게 이롭게 한다는 것은 하늘 의 광명과 관계 되고 태양의 광명은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다. 생물이 태양의 밝은 빛을 받지 못했을 경우 결국 생존할 수 없듯이, 태양이 넓은 천지를 평등하게 비춰주는 것처럼 신은 만인을 크고 넓으신 사 랑으로 해야 한다. 홍익인간의 사상은 삼신과 자연과 인간을 조화 시켜 세상을 잘 살게 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삼신은 본 래 우주의 일신’(一神)이 현실세계에서 세 가지 신성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삼신은 생명의 근원이며, 만물을 생성, 변화시키는 우주의 조화성 신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천지 이치를 주재하여 우주를 통치하 시는 조화옹을 삼신 상제님또는 상제님으로 지칭하 다. 후세와 와서 상제님의 삼화’(三化)의 기능을 행한 환인, 환웅, 고조선의 단 군 성조의 삼성조’(三聖祖)를 삼신이라 부르며, 우주의 조화 삼신을 행하여 생명을 점지하는 조상신을 삼신이라 하 다.

다스림은 사랑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 「애리훈(愛理訓)

으로, 그 이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며, 태양의 광명이 만물을 비출 때 차별 없이 평등하게 비추는 것처럼 모든 생명을 하라는 의미이다.

()는 사랑이니 이는 자애로운 마음에서 자연히 우러나는 것으로써 착한 마음씨의 기본이 되는 것이니라.’17)

환인-환웅-환검의 3는 환웅이 환인의 뜻을 받들어 나라를 교

화로 다스려 하늘을 숭배하 다. 당시는 샤머니즘이 널리 보급됨에 따라 하늘을 믿게 되었으며, ‘환검에서 환하다에서 유래되었 으므로 태양과 관계된다. 나라를 다스리는 기틀도 태양의 광명사상 과 관련시켜 하늘의 진리를 표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단군이 하늘 의 이치로 백성을 다스린 것은 단군신화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시 관념에 의한 것이며, 이는 인간의 윤리와 법이 문제가 아니라 종 교적 신앙과 신의에 따라 고 인의 생활이 위되었음을 의미한다. 환웅이 366가지의 일로 백성을 교화하고 단군이 치화로 나라를 다스 리게 되었는데, 이 중에서 사랑은 큰 역할을 차지했다. 이 사랑은 6 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참전계경󰡕146조에는 ()’의 덕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때 를 맞추어 타인을 구제해야 함을 말한다. 때에 맞춰 낳고 자라고 열 매를 열게 하듯이 미리 준비하는 자세를 말한다. 이는 곧 농경문화를 반 한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이 남을 구제할 때는 때를 잃지 않고 남을 구제하는데 힘쓰면, 재난이 없는 것과 같다는 내용이다. 이 건 짐을 네 가지로 나누는데 시()에 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 내용 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때라 함은 만물을 구제함에 시기가 있음이다. 구제하는 데에 시기가 맞 지 않는다면 제비와 기러기가 서로 찾아오는 때가 다르고 물과 산이 서로 멀어지는 것과 같으며, 털과 껍질이 서로 같지 않은 것과 같아진다.”18)

17)  최동환, 󰡔366(참전계경)󰡕, 지혜의 나무, 2007, p. 304 ‘愛 慈心之自然 人性之本質

18)  위의 책, p. 344. ‘時 濟物之時也 濟不以時 燕鴻相違 水 山遠 毛甲不動

때를 맞추어 구제한다는 것은 천시와 지시를 잘 맞추는 것을 의미 하는 것으로, 하늘이 지를 돕는 데는 때를 잘 맞추어야 된다. 봄에 는 따뜻한 기운을, 여름에는 더운 기운을, 가을에는 서늘한 기운을, 겨 울에는 찬 기운을 발산시킴으로써, 농부가 곡식의 씨를 거두며 수확 을 기약하게 된다. 때를 잘 맞춘다는 것을 󰡔중용󰡕에서는 시중’(時中) 이라고 하 다. 그 때에 가장 잘 맞는 중용의 도를 찾아냄을 말한다. 시기를 잘못 선택해서 남을 구제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 화복보응(禍福報應)의 공공응답

선천개천은 단군사상에 재세이화, 홍익인간, 천부지모의 사상으로

드러난다. 󰡔참전계경󰡕5장은 제 183조 재앙에 해서 설명하 다. 1장-제4장까지는 자기의 수양을 하늘의 진리로써 본받아 수양을 쌓아, 그것을 토 로 실천하면 하느님으로부터 무한한 복록을 받게 되고 그렇지 않을 때는 화를 당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 성찰로써 수양을 쌓고 착한 마음과 행실로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실행에 옮겼 을 때, 하느님의 감응으로 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화복보응’(禍福報應)은 공공행복의 이화세계를 개인적 응답이치를 통해 기술한다. 󰡔 참전계경󰡕183조는 다시 6세목으로 나뉜다. 184조에 (: 속 임)’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사람의 허물은 속임에서 비롯되지 않음이 없으니, 속임은 본성을 불태 우는 화로이며 몸을 내리찍는 도끼이니 속임을 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 로 깨달으면 다시는 속이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속인다는 것은 비록 경계 해야 할 일이지만 씻어 버릴 수는 없다.”19)

19)  앞의 책, p.374. ‘人之過戾 無不由欺 欺 燒性之爐 伐身之斧也 自行欺各卽不在 故行欺雖警無滌

이 속임이란 하느님의 마음을 지니는 것으로 남을 속이지 않는 것 이다. 남을 속이는 행위는 하늘의 자손으로서 하늘의 이치를 배역하 는 일이므로 하늘로부터 재앙을 받는다는 것이다. 재앙은 진리를 따 르지 않는 행실에서 발생되므로, 관리들은 이러한 의 이치를 깨닫 고 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숙하고 실행에 옮겨야 될 것이다. 환웅은 관리들에게 이러한 화의 이치를 주지시키고 관리들은 백성에게 깨우 쳐 부정이 없는 사회를 이룩하고자 주력했다. 치자가 공무에 힘쓰고 욕심이 발동되는 일을 도모하게 되면 화를 당하게 된다는 점을 주지 시켜 각성케 한 것으로, 이에 한 문제는 제 183조에서 제231조까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선악은 선한 곳인 하늘나라에 살던 환웅이 악이 존재하는 이 세 상을 교화하고자 이 세상 에 스스로 내려온 것이므로, 반드시 다스려 야 할 또 하나의 공공경 방식이다. 선악을 다스리는 것에서부터 우 리 민족이 기본적으로 선을 삶의 기본원리로 삼는 윤리적 존재임이 입증되고 있다. 하늘나라는 신성한 나라, 지상은 세속화된 것으로 되 어, 악을 선으로 개정하기 위해 이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화는 악 으로부터 도래되는 것이므로 제거하고자 힘써야 한다. 행복은 하늘 이치를 따르고 실천함으로써 얻어지니, 상관연동을 「복리훈(福理訓)」 에서 다음과 같이 다룬다.

복이란 선을 행함으로써 받는 경사이다.”

체측(替測)은 사람들이 남이 고통 속에서 근심하게 됨을 불쌍하게 여기 지 않겠지만 오로지 철인은 이를 불쌍하게 여기며, 사람들은 남이 어려움을 당하여 가엽게 되어도 가엽게 여기지 않지만 오로지 철인은 이를 가엽게 여기니 불쌍하게 여김에 이르게 되고 가엽게 여김에 참됨이 있다.”20)

20)  앞의 책, p.414. ‘替測 人於當民人之憂不憫 唯哲人憫之 人於當憐誌困不憐唯哲人 憐之憫之有實 憐之致眞

하늘의 축복을 받기 위해서는 착함이 있어야 하며, 착함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착해야 경사스러움으로 축복을 받는다. 그러한 사람만 이 하느님이 계신 궁전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선은 사랑의 흐름에 맡겨 움직이는 것이며, 어짊의 어린 벼이다. 사랑을 심음으로써 일어나는 마음은 반드시 선하며 어짊에서 배움으로써 행하는

일은 반드시 착하다.’21)

착함으로 바탕을 이루게 되므로 경사스러움도 역시 착함을 바탕으 로 이른다. 이에 따른 응보는 하늘은 만물을 주관함으로 악한 사탑에 게는 반드시 벌을 주고 착한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내린다는 것으 로 되어 있다. 응보는 하느님께서 악한 사람에게 재난으로써 갚고 착 한 사람에게 복으로써 갚음을 말함이다. 이 중에서 적()은 은혜를 계단과 같이 쌓는다는 뜻으로 공든 탑과 같이 응보를 쌓게 되면, 하 느님이 축복을 내린다는 것이다. 선을 행하면 하느님이 은총을 내리 고, 악을 행하면 무서운 벌을 받게 됨을 나타낸다.

환웅에 교화와 단군의 치화의 개념이 잘 나타난 홍익인간사상을 여하히 실천하는데, 그 관계가 좌우된다. 이화세계의 순응에서, 착한 이에게는 착함에 가로 복을 주며, 악한 이에게 는 악함에 응징으로 벌을 준다는 것으로 모든 일에는 인과의 상관연동 관계로 되어 있다 는 이치를 확인할 수 있다.

21) 앞의 책, p. 418. ‘善愛之派流也 仁 童穉也 種於愛故 發心必善 學於仁故 行事必善

()

화와 복의 응보

()

하느님을 소 히 받듦

()

본심이 맑으면 복이 따름

()

가득 채움을 경계

()

악의 감염에 다른 응보

()

                   악의 감염에 한 경계

화복은 모든 행실을 쌓는() 바에 따라 오나니 악을 일삼는 사람

에게는 큰 벌을 내리어 이를 갚으시며 착함을 쌓는 사람에게는 모두 축복을 내리시어 이를 갚아주는 이화세계의 이치이다. 그 결과는 아 들에게도 미치게 되는데, 악과 선은 당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손 에게까지 파급됨을 의미한다. 훌륭한 문화유산(文化遺産)은 장래의 문화적 발전을 위하여 다음 세 또는 젊은 세 에게 계승상속할 만한 가치를 지닌 사회의 문화적 소산을 말한다.

자식이 부모의 재앙을 받으니, 모든 악인의 아내는 남편과 함께 재앙을 받으며, 남편이 없는 악녀는 자손과 함께 재앙을 받는다.”22)

환웅은 관리에게 매일같이 366가지 조항을 실천하게 함으로, 곰과 범도 천신의 존재인 환웅과 의견을 교환하며 살게 된 것은 팔리훈의 수용으로 볼 수 있다. 미래문명사에는 존중과 배려, 조화와 균형이 요 청된다. 존중과 배려, 조화균형은 미래문명사에서 (靈性) 인본주 의를 가능하게 한다. 이처럼 이화세계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 이를 중시 여겨 사이사이가 한울타리 되고, 사람과 사람이 한울이 되 어 온 세상이 지상선경 이루는 새 길이며, 상생으로 바뀌는 생명살림의 세계이다. 상생은 시간적으로 과거현재미래, 공간적으로 거기여 기저기, 존재론적으로 나우리가 공공으로 어우러짐이다.

22) 앞의 책, p. 502. ‘子受父禍 在惡人妻 和不同禍 無父惡女 和子孫同禍

유네스코(UNESCO)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 교육센터’(APCEIU) 의 문계간지, ‘상생(SANG SAENG)’의 부제는 서로를 도우며 더불 어 살아가기(Living Together, Helping Each other)’이다. 상생의 평화교 육은 비무장(Disarmament) 비폭력(Nonviolent) 인권(Human Right)인간유 (Human Solidarity)정의발전(Development Justice) (민주화(Democratization) 지속적 발전 (Sustainable Development)

등을 들고 있다. 또한 평화교육의 발전을 위한 가치태도의 내면화 를 위해서 자존(Self-Respect) 타인존중(Respect for others) 생명 존중(Respect for life) 지구사랑(Global concern) 생태사랑(Ecological concern) 협동심(Cooperation) 개방과 아량(Openness/Tolerance)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긍정적 비전(Positive vision)을 중시한다. 실제로 개체생명은 생태계와 자신의 주위 환경에 서로 의 존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생명을 지탱할 수 없다는 생태지혜를 중시 하기에 이르 다.

이러한 상생윤리는 세계주의를 지향하는 직업윤리 교육내용으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서 상생의 직업윤리라는 규범을 제시하 다. 상 생은 일종의 생명 살림살이. 이러한 살림살이를 온전히 지탱하기 위해서는 서로 먼저 살려줌공공살림이 이루어져서 성실하고 믿음 이 있고 사랑하며 서로 건너게 함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상생원리는 종교를 창설한 홍암에게 나타난다. 그는 일본침

략이 심해지자 1904년 호남출신의 지사를 모아 유신회(維新 )라는 비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 다. 1905, 일본에 건너가 동양평화를 위하여 한청 삼국은 상호 친선동맹을 맺고 한국에 해서는 선린의 교의로써 부조(扶助)하라는 의견서를 제시하 다. 홍암은 귀 국 후 46세 되던 1909115, 서울에서 단군 황조신위’(檀君大黃皇祖神位)를 모시고 제천의식을 행하며, 단군교의 중광’(重光)을 선포하고, 스스로 제1세 교주에 취임한다.

일제는 국조단군을 숭봉하는 항일교단이라고 명하여 압박을 가한다. 이에 홍암은 1914년 만주로 망명하여 지하활동을 계속한다. 홍암은 19164월에 종통을 무원(茂園 金敎獻)에게 전하고, 815일에 구 월산 삼성사(三聖祠)에서 순교삼조를 남기고 54세에 자결한다. 종 교 사상은 홍익인간 사상이 근간으로 단군신앙, ‘널리 인간을 크게 이롭게 한다.’는 홍익이념을 중광(重光)한다.

중광은 광명으로 세상을 다스렸다는 한 밝과 맥락 화용한다. 이 화세계는 삼신일여(三神一如)사상을 드러낸다. 삼신은 환인(桓因)환 웅(桓雄)단군으로, 사람의 성품과 생명과 정기가 상통한다고 본다. 감정을 억제하고(止感) 기운을 조정하며(調息) 욕심을 끊는(禁慾) 수 도를 하면, 본래 생명자리로 돌아가기에 삼진귀일’(三眞歸一)이다.

. 맺음말

바야흐로 세계는 물질개벽에 따른 정신개벽으로 말미암아 해결해야

하는 주요과제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의 인구 노령화와 제 3세계의 인구증가는 인구이동을 가속화시킬 것이며, 민족문제나 인종 간의 갈등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우리는 세계적인 경쟁력과 지도자의 도덕적 수월성을 합쳐서 유연하고 격 높은, 선천개천의 이상 인 홍익인간과 상생의 비전을 세계 속에 실현하여야 한다. 우리는 이 글에서 한민족 살림의 근원이 선천개천에 있다는 것을 밝혔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참전계경󰡕에는 이화세계의 공공작용을 366가지 일, 8가지 항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환웅은 366가지 일로 공공 작용을 했으며, 인간뿐만 아니라 짐승에게도 교화하 다. 무엇보다도성신애제(誠信愛濟)’로서 하늘의 섭리와 타자지향의 공적 의식을 반 하고 화복보응(禍福報應)’으로 인간의 행위와 사적으로 응답하는 개체의식을 반 하 다. 공과 사의 공공작용을 위해 성신애제(誠信愛濟)’화복보응(禍福報應)’󰡔성경팔리󰡕의 상관적 연동관계가 중

시된다.23)

()은 충심에서 우러나오기에 공공작용의 출발점이 되어 응() 과 상관연동을 이룬다. 이는 곧 순응함이니, 악함에 응징의 벌이 따 르고, 착함에 축복의 은혜가 따른다. 공적 성과 사적 응이 공공작용 을 통해 정성을 드린 만큼 응함이 있는 건()과 곤()이 응답하는 천지정위(天地定位)괘를 형성한다.24) ()은 공적으로 믿는 신심으 로 사적인 보()와 상관연동을 이룬다. 여기서 응보란 착한 마음에 서 복된 갚음이, 악한 마음에서 재난이 초래된다. 신과 보가 공공작 용을 일으키면 믿은 만큼 보답이 있다는 의미에서 태()는 간()과 상관하여산택통기(山澤通氣)괘를 이룬다. ()는 사랑스런 마음으 로 착한 마음씨가 기본이며, ()은 행복으로 착함의 경사가 수반 됨을 말한다.

()와 복()은 상관연동의 공공작용을 이룬다. 사랑한 만큼 복 이 있다는 의미에서 리()는 감()과 상 하여 수화불상사(水火不相 : 물과 불은 서로 다투지 않는다)’를 이룬다.

()는 건짐으로 덕의 착함으로 사람들이 덕화를 입는 것이며,

()는 재앙으로 악을 부른다. 제와 화가 공공작용을 이루면, 상 를 구하거나 건짐에 있어서 속이거나 숨김으로 재앙이 따르기에, ()은 손()과 상 하여 뇌풍상박(雷風相搏)를 이룬다. 이화세계의 팔리는 4쌍의 공공작용을 표상한다. 공공작용은 전통적 팔음으로 묘사된다. 󰡔부도지󰡕에서 말하는 팔음

23)  󰡔성경팔리󰡕2002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에서 󰡔단군교오 종지포명서󰡕 를 열람할 때 같은 마이크로필름에 이어져 있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1921년 필사본은 표지에 단군교팔리’, 또는 성경팔리로 되어 있었다. 1926 년 판본에는 단군교팔리가 없어지고 성경팔리로만 되어 있다. 원제목은 성경팔리지만, ‘단군교팔리이름으로 출판되었다.

24)  김용환, 「단군 366사에 나타난 천지정위」 󰡔고조선단군학󰡕 24, 2011, pp.47-76 참조.

은 우주의 음악이요, 창조의 음악이다. 팔음은 팔괘의 에너지이다. 팔 음가운데 율은 천인의 양이며 공()에 속하는 것이라면, 여는 천녀 의 음으로 사()에 속하는 것이다. 신시개천은 우주 에너지 진동으 로 율려의 선율을 들려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25) 이처럼 신시개천의 이화세계는 천지 일월이 정위(定位)하고 산택 (山澤)이 교기(交氣)하여 만물을 생양(生養)하는 상()이 나타난다. 그 다음 사간위(四間位)’에는 산해(山海) 뢰풍(雷風)이라는 지리현상 을 나타난다. 서북간에는 간위산(間位山)이 있고 동남간에는 태위택 (兌爲澤)이 있으니 그것은 동남 해상의 수기가 서북 산지 의 화기와 상교 변화하여 담우(曇雨) 풍뢰(風雷)를 일으키는 이치이다.

이화세계의 괘상(卦象)은 만물을 생성 자양으로 공공작용을 일으 키는 자연의 본상(本象)을 갖추고 있다. 하늘의 진리를 본받아서 옳 고 착하게 닦으면 하늘의 은혜를 받는다는 것이다. 환웅이 관리들에 게 366가지 일을 매일 한 가지씩 생각하고, 실천하게 하여 세상을 공 공으로 교화하 다. 하늘의 진리를 본받아 수신하면 의 이치에 수

렴된다.26)

단군 366가지 일은 팔 강령으로, 팔 강령은 팔괘로, 팔괘는 결국 서로 음양이 마주보는 가운데 공공작용을 일으킨다. 이화세계에서 하늘의 섭리에 벗어나면, 화를 입는다. 반면에 선심을 발휘하여 공공 작용을 일으키면, 축복의 은혜를 누린다. 정성의 공공심으로 꾸준히 공공작용을 일으켜 이화세계를 펼치면, 보은으로 감동이 펼쳐진다. ‘의 이화세계를 되살린 계기는 1909년 중창(重創)된 나철의 종교 에 의해서 개천절을 정했기 때문이다. 상해의 한민국임시정부의

25)  박제상 원저 윤치원 편저, 󰡔부도지󰡕, 원출판, 2002, pp.221-222.

26)  김태창, 「한사상한철학과 공공윤리」 󰡔윤리교육연구󰡕262011, p. 175.

󰡔天符經󰡕人中天地一’, ‘사람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하늘과 땅 어느 한쪽에 기울러지지 않고 양쪽을 적절하게 매개해서 하나로(), 여럿으로(), 크게(), 밝 게(), 옳게(), 맺기()도 하고 열기()도 하면서 새롭게()도 하지만, 언제 나 어디서나 하나의 모습으로굳어지거나 매이지 않는 여유()를 갖는다.’

정신이 그 로 계승하 었으며, 815해방 후에도 이를 잇고 살려 개천절을 국경일로 공식 제정함으로써 해마다 기념식을 거행할 수 있 게 되었다. 신시개천의 이화세계는 사랑으로 복되게 하는 공공세계 이다. 4345년의 한민족의 생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이 민족을 깊이 사랑하면 할수록 세 간의 복록을 더욱 누릴 수 있다는 겨레얼 살리기의 교훈을 오늘에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參 文獻】



󰡔大正新修大藏經󰡕

󰡔三國遺事󰡕

󰡔三成記󰡕

󰡔周易󰡕

󰡔符都誌󰡕

󰡔天符經󰡕

󰡔參佺戒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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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투고일 : 2013년 1월 10일 심사완료일 : 2013년 1월 31일 게재확정일 : 2013년 2월 1일

Abstract



A Study on the Public-common conviviality of Ewha world in the City of God

Kim, Yong-Hwan

(Prof. of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Historically, Korea’s Cham-jeon-gye-gyeong(參佺戒經) classify 366 things, Ewha world of public-common action in eight categories. Hwan-Ung had committed the 366 kinds of public-common action. Most of all, Providence of heaven and the other-oriented as the spirit of ‘Sincere belief and loving deliverance(聖信愛濟)’ had been reflected the public- common consciousness and respond to human behavior and private consciousness had been reflected as the spirit of Getting angry happiness and recompense response(禍福報應). They had focused correlative emphasis on Public-common conviviality by way of interlocking relationships.

Sincerity(誠) had been correlated with response linkage is the starting point of the public-common act to come from the bottom of the sincerest forms. This upcoming adaptation of wickedness and punish punishment follows and had been followed by a blessing of grace, goodness. ‘Heaven and earth’(天地定位) responds to private through public-common action as long as you gave qualitative recompense in formation. Belief(信) had been correlated with linkage private recompense(報). Retribution What a good heart in the blessed reward here, the disaster caused by an evil mind.

Ewha world with God city appears stereotaxic and two coquetry activates awards. Geographic phenomenon of companies between southeast and the manipulation of maritime. Ewha world with God city created all things, nourish, causing public-common action. All actions be good if you wipe the right and the truth of heaven, customized by heavenly grace. Every day, we think one thing among 366 things, and the practice makes Hwan-Ung manage public-common world rehabilitated. If you accept the truth of heaven, the convergence had been compensated as Han. Eight Code of Holy Pal-Li among 366 things facing each other as yin and yang had caused public-common action.

Key Words : public-common action, Ewha world, Responsive responsibility,

correlative relationship, God city



[1] ) Canadian Diversity, p. 4; Wendy F. Katkin, edit., Beyond Pluralism (Urbana and Chicago: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1998) 참조.

[2] ) 위의 책, pp. 545. 참조

[3] ) 부분의 기록에서 366사가 한웅천제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기술 하고 있다. 단기고사는 단군왕검께서 366사로서 교화하셨음을 밝히고 있다. 366사는 환웅천제께서 이루신 재세이화, 홍익인간과 반드시 연결된다. 삼국 유사에서는 재세이화만 나타나고 홍익인간이 빠져 있고, 규원사화에서는 재 세이화, 홍익인간이라는 단어 신 내용이 적혀있으며, 단기고사는 일월과 같이 밝은 신정으로 순순 교화 했다는 말로 신했다. ‘삼백육십육사’(三百六十六事)삼백육십여사’(三百六十餘事)라고 한 기록은 같은 내용을 약간 달 리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