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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시대 저항시인 김지하 별세…‘타는 목마름’에서 생명의 바다로 - 헤럴드경제

유신시대 저항시인 김지하 별세…‘타는 목마름’에서 생명의 바다로 - 헤럴드경제
유신시대 저항시인 김지하 별세…‘타는 목마름’에서 생명의 바다로
입력 2022-05-08 20: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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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미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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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시인
김지하 시인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五賊) 의 저항시인 김지하가 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김지하는 필명으로 본명은 김영일이다.

고인은 최근 1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해오다 이날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타계했다.

1941년 전남 목포 출생으로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69년 ‘시인’지에 시 ‘황톳길’, ‘비’ 등의 시를 발표하며 공식 등단한 후 유신 독재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자 민족문학 진영의 대표 문인으로 활동했다.

민주화의 길에 놓인 그의 족적은 뚜렷하다. 1964년 대일굴욕외교 반대투쟁때 ‘곡(哭) 민족적 민주주 의’라는 조사(弔辭)와 데모가 ‘최루탄가’를 써 4개월간 투옥됐다. 1970년 정부를 비판하는 저항시 ‘오적’을 사상계에 발표해 반공법 위반 혐의로 옥살이를 했고, 1974년엔 민청학련 사건을 배후조종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투옥됐다.

국제적인 구명운동으로 10개월 만에 풀려났지만, 민청학련 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글을 써 유신이 끝날 때까지 6년을 더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생명사상으로 나아가 이를 사상적으로 정립하고,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상상력으로 많은 시를 쏟아냈다. 또한 아시안 네오 르네상스 시대를 예견하고,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인은 21세기에 요구되는 미학으로 ’흰그늘’을 제시하는데, 이는 고통과 죽음, 질병이라는 명백한 현실을 뜻하는 ’그늘’과 이를 벗어나려는 방향성, 희망을 의미하는’ 흰 빛’ 사이의 관계를 압축한 문화개념으로 써왔다.


그런 와중에도 고인은 설화와 필화에 계속 엮였는데,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가 하면 진보적 문학평론가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를 노골적으로 매도, 진보진영으로부터 ‘변절자’란 비난도 받았다.

고인의 시집으로는 ‘황토’‘ '타는 목마름으로’,‘오적’,‘애린’‘‘검은산 하얀방’‘별밭을 우러르며’‘중심의 괴로움’‘화개’등을 펴냈으며, ‘밥’‘남녘땅 뱃노래’‘살림’‘사상기행’‘김지하의 화두’등 여러 저서를 펴냈다. 2018년 시집 ‘흰 그늘’ 산문집 ‘우주생명학’을 마지막으로 절필을 선언했다.

고인은 각종 문학상도 휩쓸었다. 1975년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회의 로터스 특별상을 받았고, 이 해에 노벨문학상과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됐다. 1981년에는 국제시인회 위대한 시인상, 브루노 크라이스키상을 수상했으며, 정지용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만해대상 등을 받았다.

고인은 1973년 소설가 박경리의 딸 고(故) 김영주 전 토지문화재단 이사장과 결혼했다. 김 이사장은 2019년 별세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장남 김원보(작가)씨와 차남 세희(토지문화재단 이사장 겸 토지문화관 관장)씨가 있다. 빈소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