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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2

50년째 간화선 수행해온 박영재 서강대 명예교수 2024.04.17

이른 아침 잠깐 앉은 힘으로 온 하루를 힘차게 부리십시오



이른 아침 잠깐 앉은 힘으로 온 하루를 힘차게 부리십시오

[마음을 찾는 사람들]
50년째 간화선 수행해온 박영재 서강대 명예교수
김한수 기자
입력 2024.04.17. 03:00업데이트 2024.05.0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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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공간 ‘정안헌’에서 좌선하는 박영재 교수. 정안헌은 선도회 법사였던 고 권영두 선생이 선도회에 기증한 소박한 연립주택이다. 박 교수는 “최근 명상센터가 고급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수행하고 입실점검하기에 정안헌은 충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장련성 기자

이론물리학자인 박영재(69) 서강대 명예교수는 50년째 간화선(看話禪) 수행을 해오고 있다. 1975년 서강대 물리학과 2학년 때 수행을 시작해 대학원을 거쳐 교수직에서 정년퇴직한 지금까지 매일 아침·저녁 1시간씩 좌선을 한다. 대학 2학년 때 재가자들의 수행 모임 ‘선도회(禪道會)’를 이끌던 종달 이희익(1905~1990) 노사(老師)를 만나 간화선 세계에 입문한 그는 1987년 스승에게 인가(印可)를 받았다. 1990년 스승의 입적 후에는 2대 지도 법사로 회원들의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선도회 회원은 교수, 교사, 사업가, 예술가, 종교인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선도회 회원들은 하루 8분의 1은 좌선 수행, 나머지 시간은 본업에 충실[坐一走七]한, 생활과 수행이 분리되지 않는[生修不二] 것을 지향한다. “이른 아침 잠깐 앉은 힘으로 하루를 부리자”는 신조로 수행하는 박 교수를 지난주 서울 행촌동 수행 공간인 정안헌(正眼軒)에서 만났다.

-천주교 집안에서 성장하셨는데, 처음 참선 수행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대학 입학 후 1년간 방황하다 2학년 여름방학 때 법정 스님이 번역한 ‘숫타니파타’를 읽고 인간 석가세존의 체취에서 자유로움을 느꼈고, 아함경에서 ‘독화살의 비유’를 읽고 ‘지금 나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2학기 개강 후 불교 학생회인 혜명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불교학생회에서 간화선을 만나셨나요?

“학생회 선배가 선도회 종달 노사님을 안내했습니다. 서울 세검정 불심원(佛心院)에서 열린 선도회 모임에 참가했는데, 스승님이 맨 뒷자리에 앉은 저에게 다가오셔서 자세를 바로잡아 주셨습니다. 제 삶의 새로운 장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수행을 어떻게 지도하시던가요?

“처음엔 호흡을 하면서 숫자를 세는 수식관(數息觀)으로 시작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세고, 처음으로 돌아와서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향(香) 한 대가 탈 동안(약 1시간) 그렇게 했습니다. 매주 한 번 모임에서 지도받고 집에 와서도 시간 날 때마다 수식관을 했더니 6개월쯤 지나자 집중력이 확실히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번 본 것은 각인된 것처럼 잊어버리지 않게 됐고, 평소 5시간 공부할 내용도 1시간 반이면 끝냈고요. 덕분에 3학년 때는 1,2학기 모두 4.0 만점을 받았어요.”

-4학년 때는 만점이 아니었나요?

“좋은 질문입니다(웃음). 1년을 원 없이 공부하고 나니 그 후로는 ‘학점에 연연하지 말자’ 생각하게 됐지요. 수행을 한 후로 뭔가에 끌려다니는 데서 자유로워지니 갈등이 없어지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습니다. 집에서도 계속 좌선을 하니 (천주교 신자인) 어머니가 6개월 정도 지켜보시다가 ‘그게(참선) 뭔지는 몰라도 네가 긍정적으로 변해서 좋다’고 하셨어요. 스승님 지도를 받으며 화두 참구도 함께했는데 한 1년쯤 지나니 선 수행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수행을 계속하셨나요?

“그렇습니다. 수행한 지 5년쯤 됐을 때는 과거 같으면 한 달쯤 가슴에 답답하게 맺혔을 일들이 일주일이면 사라지게 됐습니다. 한 10년쯤 지나니 힘든 일이 닥쳐도 그 일을 무심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고 지금까지 스트레스 제로(0)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과학자로서 수행과 연구 생활이 충돌하지는 않았습니까.

“대학원 1학년 2학기 때 교수님이 과제를 주면서 1주일 안에 풀어 오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아무리 끙끙대도 풀리지를 않아요. 마침내 마감 날 새벽에 눈을 뜨는데 아이디어가 딱 떠올랐어요. 1주일 동안 화두를 풀듯이 매달린 덕분이죠. 그때 선승들이 선방(禪房)에서 화두를 드는 것과 전문가들이 자기 일에 몰입하는 것이 다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또 수행을 하면서 연구에 탄력이 붙어서 퇴임 때까지 SCI급 논문을 177편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선도회는 ‘좌일주칠(坐一走七)’이란 원칙이 있다고요?

“송나라 때 원오극근 선사의 어록에 있는 말씀입니다. 수행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삶과 수행이 하나인 ‘생수불이(生修不二)’를 추구합니다. 하루 24시간 중 8시간 수면과 식사·이동 시간 등을 뺀 시간 중 8분의 1은 좌선하고 나머지는 본업을 충실히 하자는 것입니다. 저는 그 말을 ‘이른 아침 잠깐 앉은 힘으로 오늘 하루를 부리자’고 표현합니다. 원래 선가(禪家)의 핵심은 상속(相續)입니다. 이때 상속은 순간순간 깨어 있으면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주도적으로 몰입한다는 뜻입니다.”

-하루 중 수행을 어떻게 하십니까.

“아침 6시 전후 눈을 뜨자마자 다리를 틀고 앉아(반가부좌) ‘오늘도 한 가지 선행(善行)을 하고, 한 가지 집착을 버리자’ 등 네 가지 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누구나 하루 한 가지 선행과 집착 버리기는 할 수 있잖아요?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기도를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성인의 ‘평화의 기도’로 바꾸어도 좋습니다. 이후 1시간 정도 좌선하며 화두를 살핀 후 오늘 해야 할 시급한 일을 새기며 ‘오늘도 일과에 온몸을 던져 뛰어들기’를 위한 준비를 마칩니다.”

-길가의 쓰레기를 ‘나의 선행을 돕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쓰레기가 보이면 바로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지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항상 깨어있지 않으면 주변에 쓰레기가 있어도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직장에서는 업무에 집중합니다. 일과 후에는 버스와 전철로 귀가하면서 하루의 피로를 풀 겸 눈을 감고 호흡하면서 ‘수식관’에 집중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아침에 계획했던 일을 제대로 했는지 되돌아봅니다. 만약 누구와 다툰 일이 있다면 ‘내일은 화해해야지’ 다짐하고 낮에 응어리진 일이 있다면 풉니다. 미처 착한 일을 하지 못했다면 자기 전에 1000원이라도 저금통에 넣고 마지막으로 ‘참나 찾기’ 기도문을 염송하고 수식관을 하면서 잠이 듭니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날마다 좋은 날)이란 말 들어보셨죠? 수행을 지속하다 보면 월월시호월(月月是好月), 연년시호생(年年是好生) 하면서 통찰과 나눔이 둘이 아닌 멋진 인생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종달 이희익 노사

☞선도회와 입실점검

1965년 종달 이희익 노사가 일반인(재가자) 간화선 수행을 위해 만든 모임. 남송 시대의 ‘입실점검(入室點檢)’의 전통을 잇고 있다. 입실점검은 스승과 제자가 일대일로 마주 앉아 화두를 점검하는 방식. 큰 방에서는 수행자들이 좌선하며 화두 참선을 하는 가운데 종소리가 울리면 순서대로 한 명씩 지도 법사가 있는 방에 들어가 마주 앉아 수행의 진전을 점검받는다. 점검받는 시간은 처음에는 20~30분도 걸리지만 수행이 무르익음에 따라 불과 1분 안팎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지도자가 구체적으로 개인의 수행 정도를 점검한다는 뜻에서 선도회 수행의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여긴다. 또한 다른 수행자를 지도할 수 있는 법사를 양성하는 것도 선도회의 중요한 목표이다. 이희익 노사 생전에 박영재 교수를 비롯해 김인경 조선대 미대 교수 등 10명이 법사로 인가받았고 박 교수가 제2대 지도 법사를 맡은 후에도 심상호 정신과 의사 등 23명이 법사로 인가받았다. 성철 스님의 선 사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예수회 서명원(전 서강대 교수) 신부는 선도회에서 수행해 법사로 인가받아 국제 거점 모임의 지도 법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2009년 사단법인 선도성찰나눔회로 개칭하고 통찰(깨달음)과 나눔(보시)을 실천하고 있다.







김한수 기자 종교전문기

참선수행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가 < 현대불교 2002

참선수행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가 < 전체 < 종합 < 기사본문 - 현대불교
참선수행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가

기자명 입력 2002.01.01 


‘이른 아침 잠깐 앉은 힘으로…’ 박영재 엮음

책소개

선도회 초대 지도법사셨던 종달 이희익 노사의 입적 10주기(2000년 6월 7일)를 기리기 이해 편찬,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바르게 간화선 수행을 지속했을 때 승속 및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체득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상황을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오래 수행했으나 별 진전이 없는 분들이나 새로 선가에 입문하고자 하는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 모두에게 각자의 수행의 현 위치를 잘 파악할 수 있게 하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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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부 세월을 자재하게 부리며...9
제2부 재가에 부는 간화선풍...101
제3부 인생의 계단...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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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향 한대 타는 시간 앉지 않으면 굶는다.’


선도회(禪道會)의 가풍 가운데 하나다. 선도회는 효봉 스님의 후원으로 이희익 씨가 1965년 조직한 재가수행모임이다.


<이른 아침 잠깐 앉은 힘으로 온 하루를 부리네>(운주사)는 선도회의 성립 과정과 창시자 이희익 씨의 생애 그리고 선도회의 활동 과정을 정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참선 수행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참선 수행은 중국 남송의 대혜 종고 선사가 주창한 간화선을 말한다. 선도회는 바로 간화선의 전통을 복원하여 이를 재가자들에게 돌려주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 글의 핵심은 간화선에서 가장 중요시하는‘무’자 화두와 ‘좌선’ 그리고‘입실(入室)지도’다.


엮은이 박영재(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는 선은 끈기와 올바른 지도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실린 다양한 경험들 즉 남녀노소, 신분, 직업을 초월한 재가불자의 수행담이 이를 잘 말해준다. 값 8천5백원.

선도회 참선수행 입문자 마음자세/수행과정

 http://seondohoe.org/






날마다 온몸으로 성찰하기 | 박영재 | 비움과소통 - 2016

날마다 온몸으로 성찰하기 | 박영재 | 비움과소통 - 교보ebook

날마다 온몸으로 성찰하기
박영재 지음
비움과소통

2016년 04월 22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12월 05일 출간




정가 : 6,900원
들어가는 글

1부 초심자를 위한 첫걸음
1장 성찰을 위한 이론편
2장 성찰을 위한 실천편

2부 성찰태도 익히기
3장 넉 달 간의 집중 참선 수업
4장 성찰의 삶 지속하기

3부 사례: 성찰 여정 사십년
5장 선과의 만남 이전
6장 선과의 만남 이후

나가는 글
후기
부록
작품소개

책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eBook > 종교 > 기독교 > 기독교일반
『날마다 온몸으로 성찰하기』는 전체적으로 성찰과 관련하여 언어자체를 부드럽고 평이한 일상어로 기술하여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마음공부 초심자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성찰은 단지 머리로만 헤아리는 관념덩어리가 아니라, 몸과 마음 그리고 실천이 다 함께 어우러져 행해지는 참된 의미의 성찰을 전제로 한다. 제1부 초심자를 위한 첫걸음에서 성찰을 위한 이론과 실천편이 딱딱하게 느껴질 경우, 제2부 성찰태도 익히기를 먼저 일독하여 동시대를 호흡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체험담을 통해 무한경쟁시대를 100세까지 살아내야 하는 젊은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여 동기부여를 한 후, 제1부로 되돌아와서 성찰의 구체적 방법을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37년 전통 재가수행모임 선도회(禪道會) < 법보신문 2004

37년 전통 재가수행모임 선도회(禪道會) < 바라밀(날마다좋은날) < 이전 연재모음 < 지난연재 < 기사본문 - 불교언론 법보신문




37년 전통 재가수행모임 선도회(禪道會)
기자명 김형규
입력 2004.08.10 


“一香 타는 시간 앉지 않으면 不食”“360개 뼈마디와 8만4000여 개 털구멍으로, 온 몸으로 의단을 일으켜 밤낮으로 ‘무(無)’자를 참구하라. 그러다 갑자기 뭉쳐졌던 의심 덩어리가 대 폭발을 일으키면 하늘이 놀라고 땅이 진동할 것이다. 이것은 마치 관우 장군의 대도를 빼앗아 손에 넣은 것과 같아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는 것과 같고, 생사의 기로에 섰을지라도 자유자재를 터득하여, 어디서 어떻게 태어나든지 마음대로 행하여도 해탈무애(解脫無애)한 참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남송 무문 혜개 선사



65년 종달 노사에 의해 시작



수행도 이제는 하나의 상품처럼 고르는 시대가 됐다. 스승이 제자에게 비밀스럽게 전해 주던 사자상승(師資相承)의 전통은 고리타분한 옛 유물이 돼 버렸다. 남방에서 수입돼 각광을 받고 있는 위파사나에서, 쉽고 간편하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무슨 무슨 수행법들. 이제 화두 타파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는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은 고리타분하고 효용의 가치가 떨어진 수행의 대명사가 돼 버렸다. 오죽하면 간화선이 한국불교를 망치고 있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을까?

서강대 물리학과 박영재 교수가 지도법사로 활동하고 있는 선도회(禪道會)는 세간의 이러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화두 타파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간화선을 고집스럽게 이어오고 있는 재가 수행 단체다.

1965년 종달 이회익 노사(1990년 작고)로부터 시작됐으니, 횟수로도 벌써 37년째. 재가 참선 모임으로 적지 않은 세월이다.

긴 역사만큼 수행력이 높은 사람도 많다. ‘무(無)’자 화두를 타파해 거사호와 대자호를 받은 회원이 60여 명에 이르고, 무문관을 끝까지 투과해 인가를 받고 법사 자격을 갖춘 사람이 10여명이나 된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간화선 만큼 쉬운 수행도 없을 듯 싶다.

화두 타파는 바로 견성을 말하기 때문이다. 선도회가 일반 선원에서도 만나보기 힘든 수행력이 높은 인물을 많이 배출할 수 있는 이유는 스승과 제자간의 사자상승의 전통을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입실지도로 불리는 전통 수행법이 그것이다. 입실지도는 제자가 스승과 일대일로 만나 끊임없이 수행력을 점검받는 것.

오늘날 간화선이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것도 이런 입실지도의 전통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큰 수행단체의 경우 1년에도 수 천명이 회원이 거쳐가는데 비해, 선도회가 40년 가까운 역사를 가졌음에도 1000여 명의 입참자 밖에 받지 않았던 것도 이런 입실지도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전국 6곳에 70여 회원 활동



“만약 화두에 진척이 없다면 이는 제자의 문제가 아니라 스승의 문제입니다. 스승은 제자의 근거와 상황에 맞는 지도로 끊임없이 제자를 분발시키고, 발전을 이뤄내야 합니다. 오늘날 간화선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개별적으로 입실지도를 해 줄 수 있는 눈 밝은 스승을 만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스승만 만난다면 간화선만큼 빨리, 그리고 간결하게 깨달음으로 갈 수 있는 수행도 없을 겁니다.”

선도회의 가풍(家風)은 간단하다. “하루 향 한 대 타는 시간동안 앉지 않으면 한끼를 굶는다.”

이 가풍 아래 서울 목동, 정릉, 서강대, 인천, 대전, 광주 등 6곳에서 70여명의 회원들이 화두 타파에 전념하고 있다.

선도회가 이렇게 뿌리내리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65년 조계사에서 첫 출발을 했지만, 재가 수행자들에 대한 스님들의 편견으로 성약사, 백우정사, 불심원, 원각회 등의 법당을 떠돌았으며, 결국 법당을 구하지 못해 가정집에서 모임을 갖기도 했다. 그럴수록 회원들은 열심히 분발했다. 전남 광주 모임을 이끌고 있는 조선대 미술교육과 김인경 교수는 1분간의 입실지도를 받기 위해 몇 해 동안 매주 토요일 지방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라오기도 했다. 그 결과 오늘날 5명의 법사들이 70여 명의 회원들을 지도하는 전국 모임으로 활성화 된 것이다.

선도회 회원들의 직업은 다양하다. 교수, 대학생, 벤처사업가, 예술가, 가톨릭 신부와 수녀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간화선을 통해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고 있다.

“이른 아침 잠깐 앉은 힘으로 온 하루를 부린다.”

선도회 회원들은 자신들의 일상을 이렇게 말한다. 수행이 쌓이면서 일의 경중을 헤아리는 힘이 생기고, 한가지 일에 잡념이 없이 몰두할 수 있게 된 것. 그래서 매일 매일이 즐겁다. 또 날이 갈수록 하루가 단조롭고 규칙적으로 변하지만, 항상 오는 오늘이 아니라 언제나 활기와 생기가 넘친 오늘이다. 선도회에 수 십년을 함께 수행해 온 도반이 어느 모임보다 많은 것도 이런 수행의 효과 때문이다.



남은 목표는 전문 재가 선원 건립



선도회는 작지만 알찬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일반인도 누구나 쉽게 간화선을 할 수 있도록 전문 재가 선원을 건립하는 일과 종달 이회익 노사의 10여 권이 넘는 저작들을 모아 새롭게 발간하는 일이 그것이다.

좌일주칠(坐一走七). 원오극근 선사의『원오불과선사어록』에서 하신 말씀이다. 하루 2시간 좌선하면 나머지 하루 일과를 어떤 잡념 없이 온전하게 뛰어든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경지는 선도회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 자신의 삶 속에 걸어 들어올 것이다.



선도회 지도법사 박영재 교수

“간화선은 바쁜 현대인에 적합한 수행”



“간화선은 일상생활과 수행을 함께 해야 하는 재가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수행입니다. 간결하고 명징할 뿐만 아니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지요. 간화선이 힘들고 어렵다는 주장은 그래서 절대 옳지가 않아요. ”

1990년 초대 지도법사인 종달 이회익 노사의 뒤를 이어받아 선도회를 이끌고 있는 서강대 물리학과 박영재 교수〈47〉는 “스승만 제대로 만나면 간화선 만큼 쉬운 수행이 없다”며 “한가지 일에 집중해야 하는 전문직 종사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행”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또 “향이 한 대 타는 시간동안 어떤 잡념도 없이 호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철저한 수식관을 통해 힘이 길러졌을 때 화두를 받아야 온전하게 몰두할 수 있다”며 “화두를 통해 길러진 집중력은 번잡한 생활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달라이라마의 법문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그러나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티베트 불교 수행을 시작한다고 해도 달라이라마와 같은 경지에 오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달라이라마가 4살부터 치열한 수행을 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지요. 그러나 간화선은 늦게 시작했다 하더라도 단 시일에 깨달음에 이를 수 있도록 다양한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화두, 즉 공안이지요”

“남송 무문 혜개 스님의 [무문관]을 소위 경전으로 수행을 하고 있다”는 박 교수는 “간화선이 불교 수행의 골수만을 모아 새롭게 제창한 가장 발전된 수행임에도 불구하고 남방불교국가에서 옛 수행법들을 다시 역수입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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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승자=도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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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인, 박영재, 송순현, 이영환 (지은이) 안티쿠스 2020-07-25

정가
22,000원

세일즈포인트 59
472쪽

책소개
영성과 사회과학이 만나는 접점에서 사회문제 해결의 열쇠를 탐색해 온 사회복지학 여교수, 다학제적인 지식 탐구를 통해 공동선 함양을 위한 실천적 방안을 모색해 온 경제학 교수, 과학자로서 또한 재가 수행자로서 수행과 생업이 둘이 아님을 몸소 보여준 영성 멘토 물리학 교수, 명상과 영성 분야의 도서출판과 대중들의 정신세계 향상에 기여해온 끝에 몸과 마음의 건강을 조화시키는 수련법을 개발한 춤 명상가, 이렇게 네 사람이 각자가 예순을 넘긴 삶의 여정을 뒤돌아보며 삶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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