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 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은이),곽복록 (옮긴이),신안진 (낭독)커뮤니케이션북스2019-12-01
원제 : Die Welt von Ges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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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세기 유럽 최고의 인문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슈테판 츠바이크의 회고록.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아, 일부 번역의 오류를 바로잡아 출간하는 개정판이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이 책에서 1914년, 유럽에서 설마설마했던 전쟁이 어떻게 어이없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증언하고 있다. 그는 "이성에 맞는 단 하나의 이유, 단 하나의 동기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20세에 시집 <은빛 현>으로 문단에 데뷔한 이래, 1920년대와 1930년대에 걸쳐 전 유럽에 수백만의 독자를 가지고 있던 유명 작가였다. 그가 활동하던 오스트리아 빈은 1900년을 기점으로 이 무렵까지 프랑스의 파리와 함께 문화와 예술의 용광로 같은 역할을 했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작가 로맹 롤랑,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휘자 브루노 발터 등 다양한 예술가, 학자들과 친교를 맺으면서 그의 정신세계를 심화시켰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그 세계적 거인들과의 만남의 순간을 상세히 기록하며 시대의 풍경을 그려냈다.
** 커뮤니케이션북스 큰글씨책은 다양한 독자층의 편안한 독서를 위해 기존 책을 135~170퍼센트 확대한 책입니다. 기존 책과 내용과 쪽수가 같습니다. 주문받고 제작하기에 책을 받아 보는 데 3~4일 소요됩니다.
목차
유서
머리말
01 안정의 세계
02 전(前) 세기의 학교
03 사춘기
04 인생대학교
05 영원한 청춘의 도시, 파리
06 자기 자신에게 가는 길의 우회로
07 유럽을 넘어서
08 유럽을 덮은 빛과 그늘
09 1914년 전쟁의 처음 한동안
10 정신적 형제애를 위한 투쟁
11 유럽의 심장부에서
12 오스트리아로의 귀환
13 다시 세계에로
14 일몰
15 히틀러, 여기 시작하다
16 평화의 단말마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오늘날 아직 자신의 길에 확신이 없는 젊은 작가에게 충고를 준다면, 나는 상당히 위대한 작품을 각색하거나 번역하는 데 봉사하라고 권장할 것이다. 초심자의 모든 자기 헌신적인 봉사 속에는 자기가 창조하는 것 이상의 확실성이 있다. 그리고 사람이 몰두하여 행하는 일은 절대로 헛된 일이 없는 것이다.(p151) - AgalmA
나는 물론 자신을 이러한 것들의 소유자라고 느낀 것이 아니고 다만 일시적인 보관자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소유한다는 감정이나 자신을 위해 가진다는 감정이 나를 돋운 것이 아니라, 통합한다는 것에 대한 매력, 하나의 수집품들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 나의 마음을 북돋았던 것이다. 이 수집을 통해 영원한 생명의 전체로서 나 자신의 작품보다도 가치 있는 그 무엇을 만들었다는 것을 나는 의식하고 있었다. 448-449 접기
- iwasfaraway
우리 세대에게는 이전 세대와 같은 도피도 방관도 없었다. 시대를 항상 동시에 체험하게 만드는 우리의 새로운 체제 덕분에 우리는 언제나 시대 속에 휘말려 들어갔고 또 그래야만 했다. 폭탄이 중국 상해에 떨어져 집들을 파괴하면 부상자가 그 속에서 운반되어 나오기도 전에 우리는 유럽의 자기 방에 앉아 있으면서 그것을 알 수 있었다. 해상 수 천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들이 몽땅 그대로 영상화되어 우리가 있는 곳으로 날아 들어 왔다. 언제나 알려지게 되고 함께 휘말려 들어간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떤 방어도 안전도 없었다. 사람이 도망갈 수 있는 땅이라는 것도 남아있지 않았고, 사람이 사들일 수 있는 고요함이나 정적 같은 것은 더군다나 없었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운명의 손이 우리를 잡아 쥐고는 그 끝날 줄 모르는 놀음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이다. 사람은 언제나 국가의 요청에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되었고 가장 어리석은 정치의 먹이가 되었고 가장 공상적인 변화에 적응해 가며 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언제나 사람들은 공통의 문제라는 것들에 얽매이게 되었으며, 격분하면서 이에 대항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반항할 수도 없을만큼 사람을 끌고 다녔던 것이다. 접기
- Palaiologos
저자 및 역자소개
슈테판 츠바이크 (Stefan Zweig)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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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김나지움 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빈과 베를린 대학에서 독일문학과 프랑스문학을 전공했다. 1901년 첫 시집 『은빛 현』을 출간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14년 제1차세계대전 당시 자원입대하여 군 신문의 기자로 활동했고, 전쟁 종식 후 오스트리아로 돌아와 『세 거장』 『악마와의 투쟁』 『세 작가의 인생』 『로맹 롤랑』 등 유명 작가들에 대한 평전을 발표했다. 또한 역사적 인물을 통찰하는 심도 있는 전기 『조제프 푸셰』 『마리 앙투아네트』 『메리 스튜어트』 등을 집필하며 세계 3대 전... 더보기
최근작 : <감정의 혼란>,<아메리고>,<아메리고> … 총 157종 (모두보기)
곽복록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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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치(上智) 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수학.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독어독문학과 졸업. 미국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 독어독문학과 졸업.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 독문과 졸업(독문학 박사). 서울대학교?서강대학교 독문과 교수 역임.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 한국괴테학회 초대회장.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지은책 《독일문학의 사상과 배경》 옮긴책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친화력》 《헤르만과 도로테아》 《빌헬름 마이스터 수업시대?편력시대》 《괴테시전집》 요한 페터 에커먼 《괴테와의 대화》 프리덴탈 《괴테 생애와 시대》 토마스 만 《마의 산》 카를 힐티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행복론》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비극의 탄생》 《즐거운 지식》 아이스킬로스 《결박당한 프로메테우스》 에우리피데스 《히폴리토스》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그리스 희곡의 이해>,<울림과 되울림> … 총 8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2014년, 학계와 언론은 왜 새삼스럽게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의 <어제의 세계(Die Welt von Gestern)>에 주목하는가?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100년이 지난 오늘날, 그 음습한 전쟁의 광기가 동아시아 주변을 불길하게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188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사업가인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20세기 유럽 최고의 인문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그는 회고록 <어제의 세계>에서 1914년, 유럽에서 설마설마했던 전쟁이 어떻게 어이없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증언하고 있다. 그는 “이성에 맞는 단 하나의 이유, 단 하나의 동기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성의 눈으로 보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전쟁이 1차 대전이었다.
이 책은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아, 일부 번역의 오류를 바로잡아 출간하는 개정판이다.
1942년 독일어로 처음 출간된 <어제의 세계>는 독일의 재통일(1990년) 후에 프랑스에서 번역 출판되어 베스트셀러로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1차 대전 발발 100주년이 되는 오늘날 다시금 전 세계의 지성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20세에 시집 <은빛 현> 으로 문단에 데뷔한 이래, 1920년대와 1930년대에 걸쳐 전 유럽에 수백만의 독자를 가지고 있던 유명 작가였다. 그가 활동하던 오스트리아 빈은 1900년을 기점으로 이 무렵까지 프랑스의 파리와 함께 문화와 예술의 용광로 같은 역할을 했다. 츠바이크는 작가 로맹 롤랑,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휘자 브루노 발터 등 다양한 예술가, 학자들과 친교를 맺으면서 그의 정신세계를 심화시켰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그 세계적 거인들과의 만남의 순간을 상세히 기록하며 시대의 풍경을 그려냈다.
불행하게도 철저한 자유주의자이며 평화주의자였던 츠바이크. 그는 히틀러의 탄압에 못이겨 1934년 빈을 떠나 런던, 미국을 거쳐 브라질에 정착했다. 그는 어떻게 머나먼 이국땅에서 아무런 자료도 없이 순수히 기억에만 의지해 이 세기적인 증언을 남길 수 있었을까? “다음 세대에 진실의 한 조각이라도 전하고 싶은것이 그의 목적이었다”는 동료 작가이자 친구인 헤르만 케스텐의 말에서 우리는 츠바이크의 절실함과 위대함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슈테판 츠바이크가 만난 136명의 거인들
오귀스트 로댕
그는 나를 아틀리에로 데려간 사실을 잊고 있었다. 로댕은 부끄러워하면서 내게 말했다. “미안해요.” 그때 나는 모든 위대한 예술, 모든 지상의 성취의 비밀을 보았다. 그 순간 나의 전 생애를 위한 그 무엇을 배웠다.
로맹 롤랑
그는 전쟁에 의한 파괴를 더욱 뼈아파했다. “예술은 우리 개인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는 속수무책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다음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릴케, 군복을 입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였다! “나는 언제나 이런 군복을 싫어했지요.” 릴케는 낮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외국에 가고 싶어요. 갈 수만 있다면 말이오. 전쟁은 언제나 감옥과 같아요.”
막심 고리키
“우리와는 얼마나 달랐는지 몰라요. 우리 세대는 소심하다든지 매우 격렬하든지 했지요. 그러나 자신에 대한 확신은 절대로 갖지 못했어요.” 소렌토에서 망명의 세월을 보내고 있던 그날 밤 내내, 그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고리키는 다시 러시아로 돌아갔다.
발터 라테나우
암살되기 직전, 그는 내게 말했다. “당신은 자유로운 인간입니다. 자유를 이용하십시오! 문학은 멋진 작업입니다. 그 직업에서 서두른다는 것은 불필요하기 때문입니다. 1년이 더 걸리든 덜 걸리든 정말로 좋은 한 권의 책에는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그는 진리를 열광적으로 추구하지만, 동시에 모든 진리의 한계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프로이트는 말했다. “100%의 알코올이란 이 세상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100%의 진리는 없어요.”
베네데토 크로체
그는 그저 웃어 넘기며 말했다. “사람을 젊게 만드는 것은 저항 그 자체입니다. 정신적 인간에게 저항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만큼 해로운 것은 없습니다. 고독해지고 주위 청년들이 없어지니 스스로 젊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외 129명의 사람들
슈테판 츠바이크는 이 책에서 그들을 증언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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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의 회고록이다. 그는 ‘나의 운명’이 아니라, ‘한 세대 전체의 운명’을 이야기한다. 그가 살아있는 동안 세 번에 걸친 전쟁은 그의 집과 생활을 모두 뒤집어놓았다. 그 어느 곳에서도 정착할 수 없는 현실을, 아무데나 갈 수 있다는 자유로움으로 생각을 바꿔보기도 하지만 마음에 드리워지는 짙은 그림자는 어찌할 수가 없다.

쎄인트saint 2020-04-18 공감 (3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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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너무 문제가 많아서 읽기가 고통스러운 책. 차라리 제대로 번역해서 제대로 책값 받고 재출간 하는 것이 낫다 싶을 정도.

시간과공간 2016-05-28 공감 (1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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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것이 어제의 문장이라면 오늘의 문장은 왜 이리 매몰차고 배타적인 것일까
꼭 읽어볼 가치가 있는 시대의 고백

Gothgirl 2019-03-02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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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가 쓴 자신의 고향,살아온 날들에 대한 따뜻한 연민의 기록

박람강기 2014-12-12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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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도 좀 수정된 개정파으로 나와주어 반갑네요. 츠바이크는 언제 읽어도 늘 시의적절합니다. 좋은 글은 시대를 띄어 넘으니....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독서꽝 2014-02-25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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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서 태어나는 그림자

슈테판 츠바이크는 망명지 브라질에서 1942년 아내와 함께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것은 언제나 내면의 자유를 중시했던 그가 히틀러에 의하여 자신의 저작들이 불태워지고 반유대정책으로 친구, 가족들이 죽어가고 모국인 오스트리아마저 붕괴되자 그 자신이 인용했던 셰익스피어의 "시간이 우리를 찾는 만큼 우리 시간을 맞이하리."를 그 자신의 해석대로 구현한 듯하다. 그의 발자크는 발자크가 자신의 죽음 앞에서 그랬듯 완벽하게 완결되지 못한 채 그의 품 안에서 떠나 오히려 더 큰 생명력을 얻게 된다. "나는, 이 너무나 성급한 사나이는 먼저 떠나가겠습니다."라는 그의 마지막 고백은 운명에 의하여 패배 당하지만 도덕적 의미에서는 승리를 구가했던 그의 에라스무스, 카스텔리오의 그것이기도 했다. 이제 이 시대의 절망 속에서도 청년 시절의 마음의 별빛을 잃지 않았던 사내의 '한 세대 전체의 운명'과 만난 그의 '삶'을 감히 읽기 시작한다.
그 자신의 정체성은 스스로가 오스트리아인, 유태인, 작가, 휴머니스트이자 평화주의자라고 이야기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1차 세계대전 전의 안정적인 시대는 이 배움을 향해 온몸을 던질 태세가 되어 있던 청년 작가에게 더없이 좋은 학교가 되어준다. 김나지움 시절에 친구들과 몰려 다니며 빈 교향악단의 리허설에 숨어들고 골동품 가게를 더듬던 재기 발랄하던 아이는 모든 저속한 것을 못참아 했던 릴케에게 빌려준 책에 예쁜 리본이 묶여 되돌려 받는 빛나는 경험과 로뎅의 아틀리에에서 로뎅이 자신의 작품을 무아지경에 빠져 수정하는 모습을 목도하게 되는 생의 위대한 순간을 가지게 된다. 그 자신의 표현처럼 이러한 청춘은 "구애받지 않고 맛보고, 시도하고, 향유"하는 시간들로써 점차 이 세계를 향해 걸어나가는 지평을 확장하게 된다. 다채로운 경험들과 예술적 소양들을 쌓고 위대한 작가, 화가, 사상가들을 직접 만날 기회를 가지며 내면을 확장하는 그의 청춘의 그 무한한 깊이와 넓이의 스펙트럼이 참 부럽게 느껴졌다. 많은 미사여구나 과장을 동원하지 않고도 그의 문장 하나 하나가 마치 스무 살의 그것들처럼 생기 넘치고 발랄하게 다가와 읽는 과정도 마치 다시 젊음들을 맛보게 되는 것 같아 참 즐거웠다.
빛나던 성장의 시간들이 지나 많은 것을 성취하고 이제 유명인이 되어버린 츠바이크가 쉰의 생일을 맞아 느낀 그 알 수 없는 불안과 안정의 파괴 위에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그 불온한 소망은 그의 남은 시간들의 복선 같아 섬뜩했다. 회고하는 시점에서 그가 기억해 내는 그 오십 세 생일의 생각, 느낌들은 오래도록 그림자로 남았다. 경제적 안정, 명성으로 단단해진 지반은 곧 서서히 붕괴해 그의 그 불온한 소망을 비극적으로 실현시키게 된다. 이것은 소망이었다기 보다는 하나의 예감 같다.
1,2차 세계대전에 대한 츠바이크의 시선은 극명하게 대조된다. 2차 세계 대전이 비극의 극단으로 치닫는데에 일익을 담당한 히틀러의 잔학성은 그것을 묵인하고 동조한 거대한 무리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데에 더한 비극성이 있다. 양차대전이 실제 발발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신호나 가능성에 대하여 무심하였고 어떤 필연적인 인과관계로 이 거대한 살육의 참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과연 지금 우리의 시대는 어떠한가,라고 생각하니 불안감이 엄습했다. 히틀러의 등장을 가능하게 한 것이 독일의 인플레로 인한 경제적인 불안정도 한몫을 했다는 대목도 기억할 만하다. 위기를 부추기고 전쟁을 선동하는 무리들에 대한 그의 경고는 영원히 유효할 것이다. 58세의 나이로 그는 국적을 상실한다. 이 문장 위로 지나가는 비애는 시간과 공간을 뚫고 들어와 아프게 박힌다. 그의 회고의 문장들은 스스로가 자랑한 그 템포를 잃기 시작한다. 대신 눈물이 흐른다. 모든 보고 듣는 것들 위에 청명한 언어로 차근 차근 영롱한 집을 짓던 사나이는 무릎을 꿇고 주저앉는다. 차마 읽어나갈 수가 없을 만큼 그의 비애와 절망과 슬픔의 강은 범람한다. 조금만 더 참고 버텼더라면 그는 다시 인류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이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그 대부분의 것들을 다시 찾을 수도 있었을 텐데...하는 가정은 어리석다. 이 도덕적으로 염결했던 사나이는 그렇게 갈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다. 가슴 아프지만 그의 삶은 그러한 종결로 향한 것이었고 그의 죽음이 그가 절대 히틀러에게 양보하지 않았던 내면의 자유와 숱한 성취들을 허무한 것으로 전락시킨 것은 아니라는 후세의 깨달음은 오늘날 이 멀리 떨어진 이 나라에서 그의 글을 읽고 뒤늦게 배우고 깨닫는 나 같은 사람과도 만난다.
그러나 모든 그림자는 궁극적으로 빛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새벽과 황혼, 전쟁과 평화, 상승과 몰락을 경험한 자만이, 그러한 인간만이 진정으로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p.552
그는 진정으로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인간이었음을 스스로 고백하고 가버렸다. 이것은 오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 전체로 말하고 있다. 시대의 증언과 만난 겸허하고 진지한 삶의 고백이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 접기
blanca 2016-02-21 공감(24) 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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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 『어제의 세계』 - 잃어버릴 수 없는 고향을 찾고 있습니다
§ 자유는 어디 있습니까
한국의 어느 지식인이 자유는 서양에서 전해진 관념이라고 말할 때, 그의 자유를 의심했다. 자유를 위해 싸우고 죽었으며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 대한 모욕 같기도 했다. 나는 지나친 단정을 경계한다. 단정 속에서는 어떤 진실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걸 무수히 봐왔다. 오히려 진실은 매우 모호하고 유동적이었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는 더 불완전했다. 츠바이크는 ‘인간의 상상력은 매우 불충분하고 정말 중요한 감정은 직접 겪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고, 프로이트는 “백퍼센트의 알콜이 이 세상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백퍼센트의 진리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자기 이론의 단언자이기도 했던 프로이트의 말은 어딘지 역설적이다.
지금의 우리가 원시인이 자유를 몰랐다고 말할 수 있을까. 모든 원시인이 살아 돌아와 증언한다 해도 완벽한 사실일 수 없다. 우리에겐 언제나 모르는 게 남는다. 모른다고 인정할 때 어떤 앎을 가까스로 접하기도 한다(나는 ‘접한다’로 말하며 ‘가진다’는 뜻이 스며들지 않도록 했다). 자신이 살아보지 못한 시대, 삶, 생각에 대해 단정할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의 한계 속에서 말하고, 우리의 앎과 생은 영속적이 아니라 잠정적이기에, 최대한 다각도로 살펴보는 일이 절망스럽지만 최선이며 도리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노력에도 우리는 다 잃는다. 작은 희망이라면 마지막에 웃을 수 있길 바라지만, 해피엔딩은 가장 확인이 어려운 답이다.
“옛날에는 인간은 몸과 영혼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그밖에 여권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없으면 인간다운 대우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츠바이크는 자신이 피난민이자 망명자가 되고서야, 추방당한 러시아인의 이 말을 되새길 수 있었다.
나는 상상해봤다. 동서양의 구분도, 자유 관념도 표현할 필요가 없었던 아주 먼 옛날을.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를 잃은 게 아닐까.
한 번도 자유로운 적이 없었으면서 우리는 불가능한 자유를 원하는 게 아닐까.
지상에 완전한 자유란 없으며, 행복이든 불행이든 어떤 착각 속에서 자유가 ‘있다’고 말하며 끝없는 투쟁과 타협 속에 산다.
플라톤의 동굴 비유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창조주에 의해 특별한 운명과 사명을 가진 선민으로 택해졌다는 유대인의 신앙은, 지상의 어떤 권력도 거부하는 그들의 자유였다. 내겐 자유와 계율은 구분되기보다 가까워보인다. 인간은 왜 자궁을 귀환으로 비유하는가. 모유를 먹듯 우리의 앎은 의존성이 강하다. 내게 자유란 내가 왔던 곳만큼이나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자유 관념은, 이집트 이래로 추방이라는 공동 운명을 겪어온 유대인뿐 아니라 삶으로 추방당한 인간의 근원적 딜레마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삶을 얻었다라고 간주할 때, 감사와 겸양보다 착취와 위협일 때가 더 많지 않았는지? 자유와 추방에 대해 누구보다 겪어온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세운 뒤 희생과 전쟁을 일삼는 것을 보라. 세계 곳곳의 혁명 이후 필연적으로 따라오던 숙청과 독재를 생각해보라.
자유를 획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가 아는 자유와 행하는 자유는 괴리되어 나타났다. 역사 속에서 '자유'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처분'할 때 주로 거론되었다.『전쟁과 평화』, 『죄와 벌』, 『이방인』, 『심판』 같은 소설 제목이 그 내용보다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곤 했다. 그리고 『어제의 세계』란 제목의 에세이를 만났다.
§§ 츠바이크가 말한 어제의 문제
『어제의 세계』는 1942년 2월 22일로 서명된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서로 시작된다. 학업을 위해, 문학을 위해, 작가와 예술가들과의 우정과 교류를 위해, 마지막엔 전쟁을 피해, 평생을 방랑했던 그가 남긴 이 유고집은 한 인간의 기록이라기보다 그 자체로 시대였다. 그는 서문에서 “오직 스스로 남으려고 하는 회상만이 다른 여러 가지 회상에 대신하여 남겨질 권리를 갖는다.”고 말함으로써 이 책의 무게감을 전한다.
츠바이크에겐 ‘제발’ 또는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해본 적 없는 부유한 부모가 있었다. “남아프리카 전쟁(1899~1900), 러일전쟁(1904~1905), 발칸전쟁(1912~1913)”(p33)은 그들 생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1차‧2차 세계 대전은 양상이 달랐다. 그들이 유태인이었기 때문이다. 2차 세계 대전 때 귀국할 수 없게 된 츠바이크가 전해 들었던 그의 노모 일화는 정말 가슴 아팠다. 노령으로 피난도 못 갔던 그의 노모는 ‘아리안 인종법’ 시행으로 산책을 하더라도 벤치에 앉지 못했다. ‘죽어가는 자의 곁에 밤을 새울 수 없다’(p518)는 나치 법률에 의해 어떤 친인척도 그 임종을 볼 수 없었다. 어째서 이렇게 잔인해져야 했나. 왜 이렇게 될 때까지 놔뒀나. 프로이트의 이론을 빌어와 인간의 본성과 문명의 성질은 원래 그런 거지요, 말하면 끝나는 일인가. 츠바이크는 술회했다.
우리가 공통으로 가진 낙관주의가 우리를 배반했다는 점이다. ……(중략)…… 많은 지식인들의 태도는 유감스럽게도 무관심하고 소극적이었다. 우리의 낙관주의 때문에, 전쟁 문제는 그 모든 도덕적인 결과와 함께, 아직 완전히 우리의 내면적 시야로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시대의 뛰어난 사람들의 중요한 저술 중 어느 것에서도, 그것에 대한 원칙적인 논의나 정열적인 경고를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는, 우리가 유럽인으로서 생각하고 국제적으로 형제애를 두텁게 하고 있으면, 우리가 일상사에 단지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을 추구하며, 우리의 언어와 국경을 초월한 평화적인 이해와 정신적인 우정이라는 이상을 고백하고 있으면, 우리의 일을 다하는 것이라고 믿었다.(p249)
“아니, 이런 노동자와 군인의 공화국 같은 것이 2주일 이상 계속되리라고 도대체 누가 믿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것은 익숙한 생활을 포기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행하는 자기기만이었다,(p481)
유럽의 양심은ㅡ우리 문명의 불행이고 치욕이지만ㅡ결국 이들 폭력 행위는 ‘국경의 저 너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이유로, 간섭하지 않을 것을 열심히 강조했기 때문에 복용량은 점점 더 강해져서 급기야는 전 유럽이 이로 말미암아 파멸하기에 이르렀다. 히틀러가 한 것 가운데 이 전술만큼 천재적인 것은 없었다. 그것은 도덕적으로 그리고 머지않아 군사적으로도 약해져 가고 있던 유럽에 대해서, 천천히 신중하게 행동하면서 점점 강해져 가는 힘으로 압력을 높여 간다는 전술이었다. 독일에서 어떠한 자유로운 말도 어떠한 독립적인 책도 근절해버린다는, 오래 전부터 마음먹은 계획도 미리 떠보는 이런 방법으로 행해졌다. 우리의 저서를 단호하게 금지해 버린 법률도 즉각 발표한 것이 아니었다.ㅡ그것은 2년 후에야 발표되었다.(p465)
역사는 동시대인들에게 그들의 세대를 규정하는 커다란 움직임에 대해 그 첫 단계에서는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은 논박할 수 없는 역사의 철칙이다.(p457)
히틀러에게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넘어가도록 세계는 방관했고, 츠바이크와 아인슈타인 등의 책이 광장에서 불태워졌고, 오스트리아 국회도 불탔다. 아름다운 시를 썼지만 릴케는 어떤 정치적 입장도 거부했다. 로맹 롤랑은 국제적십자사 포로수용소에서 포로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슈트라우스는 음악과 가족을 위해 히틀러에 협조했다. 많은 이들이 감시당하다가 암살당했고 곳곳에서 자살했다. 희망을 찾아 브라질까지 갔던 츠바이크는 미국의 2차 세계대전 참전 소식을 듣고 『어제의 세계』를 집필한 뒤, 아내와 동반 자살했다.
§§§ 희생 끝에 얻은 비참함
대전 후에야 비로소 국가주의에 의한 세계 혼란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리 세기의 정신적 유행병이 가져온 첫 번째로 눈에 보이는 현상은 외국인 싫어하기였다. 즉 외국인에 대한 병적 혐오, 아니면 적어도 외국인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것이었다. 세계는 외국인에 대해 방어 자세를 취했으며, 어디에서나 외국인을 배척했다. 전에는 오로지 범죄자에 대해서만 강구했던 그런 모든 모욕이, 지금은 여행 전이나 여행하는 도중에 모든 여행자에게 부과되기에 이르렀다.(p521)
영혼을 짓이기는 불쾌한 것들로 인하여 우리의 창조 작업과 우리의 사고가 입은 손실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 여러 해 동안 정신적인 책보다 관청의 지령이나 규칙을 더 많이 연구했기 때문이다.(p522)
인간은 객체이며 자유롭게 태어난 영혼을 가진 주체가 아니라는 것, 권리는 아무 것도 없으며 모든 것은 관청의 은총에만 달려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심문을 받고, 등록되고, 번호가 매겨지고, 자세하게 조사받고, 스탬프가 찍혀졌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나는, 자유의 시대에 길들여져 굳어진 인간으로서, 또 꿈꾸었던 세계 공화국의 시민으로서, 내 여권에 찍힌 어떠한 스탬프도 낙인처럼, 그들이 행하는 어떠한 심문이나 검사도 굴욕처럼 느끼지 않을 수 없다.(p522)
지금의 우리는 외국인 체류자를 편하게 바라보고 있는가. 은연중에 철학이나 문학보다 영어책을 더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세계나 사회 문제보다 내 생활과 능력쌓기가 더 중요하다. 개인의 선택이자 자유라고 말하고 있지만 언제든 붕괴되기 쉽다. 다른 나라를 가기 위한 많은 절차에 순응하는 우리는 정말 자유로운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살았던 시대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 오, 흩어져버린 츠바이크의 수집품이여
거기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업 비망록 가운데 한 장이 있었다. 스케치에 관해 왼손으로 글씨를 쓴 노트였다. 또 나폴레옹이 거의 읽어낼 수 없는 글자로 4페이지에 걸쳐 휘갈겨 써서 리볼리에 있는 병사들에게 보낸 군대 명령서가 있었다. 또 발자크의 어떤 소설 전체의 교정지가 있었다. 어느 페이지나 그야말로 하나의 전쟁터였으며, 수없이 많은 수정과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명료함을 가지고 교정에 교정을 거듭하고 있는 그의 거인적인 투쟁을 표현하고 있었다. 사진 복사가 다행히도 어느 미국 대학에 보관되어 있다). 니체의 『비극의 탄생』의 알려져 있지 않은 초고도 있었다. 그것은 발표하기 훨씬 전에 사랑하는 코지마 바그너를 위해 씌어진 것이다. 또 바하의 칸타타와 글룩의 알체스테의 아리아가 있었고, 음악가 중에서 남아 있는 원고가 가장 드문 헨델의 것도 한 가지 있었다. 언제나 가장 특징적인 것을 찾았으며, 대부분은 발견되었다. 브람스의 ⌜유랑민의 노래⌟, 쇼팽의 ⌜바르카롤레⌟, 슈베르트의 불멸의 곡⌜음악에 바침⌟, 하이든의 것으로는 황제 사중주곡 중의 ⌜신이여 보호하소서⌟의 불후의 멜로디가 있었다. 몇 가지 경우에는 창조적 인간이 단 한 번 만든 구현물을 창조적 개성의 전 생활상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에 성공하기도 했다. 가령 모차르트의 것으로 11세 소년 시절에 쓴 유연성이 결여된 것 한 장뿐만 아니라, 그의 가곡 예술의 극치인 영원불멸하는 괴테의 ⌜제비꽃⌟을 가지고 있었고, 무도곡으로는 ⌜피가로⌟의 ‘그대 이 위를 가지 않으리라’를 패러프레이즈한 미뉴엣, 그리고 ⌜피가로⌟ 그 자체로부터는 케르빈의 아리아를 가지고 있었다. 또 매력적이고도 버릇없이 쓴, 아직 한 번도 원문 그대로 완전하게 인쇄된 적이 없는 아주머니에게 보낸 편지, 그리고 음탕한 카논의 한 장, 마지막으로는 그가 죽기 직전에 쓴 한 장, ⌜티투스⌟에서의 아리아 하나를 가지고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괴테의 생애도 하나의 아치가 형성되고 있었다. 처음 것은 9세 때 라틴어로부터 번역한 것이었으며, 마지막 한 장은 82세 때, 죽기 직전에 쓴 시 한 편이었다. 그 사이에는 그의 창조의 왕관을 이루는 작품의 거대한 한 장, 즉 『파우스트』 중의 두 페이지 분, 그리고 자연과학에 관한 원고 한 장, 갖가지 시, 그리고 그가 생애의 여러 단계에 그린 스케치가 있었다. 이렇게 하여 괴테의 전 생애를 이 15장으로 개관해 볼 수 있었다. 가장 존경하는 베토벤에 관해서는 이렇게 완전한 상을 얻을 수는 없었다.(p445)
예술에 있어 탁월한 식견이 있었던 츠바이크의 수집품이 지금 한 자리에 모여 있다면, 우리는 예술과 인간의 어떤 본질을 더욱 한 눈에 살펴볼 수도 있지 않을까. 모든 걸 버리고 떠나야 했던 츠바이크만큼 나도 한탄스럽다.
일생을 탐구하며 예술과 사람의 조화를 원했듯 현실세계도 다함께 어울리기 바랐던 故 슈테판 츠바이크(1881. 11. 28 ~ 1942. 2. 22, 오스트리아)의 명복을 늦게나마 빕니다.
§§§§§ 에필로그

츠바이크가 평생의 영감(靈感)으로 생각하고 죽을 때까지 가지고 다녔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가 그린 존 왕 초상화

그가 만났던 수많은 대가들 중, 제임스 조이스에 대한 일화도 짧지만 인상깊습니다.

구판/개정판 사진이 다른 게 많습니다.
위 사진은 구판/ 개정판 톨스토이의 묘지 사진 비교입니다.
묘지 옆 두 나무는 아름답고 의미있는 사연이 있습니다.
책 속에서 만나 보시길 :)
오늘날 아직 자신의 길에 확신이 없는 젊은 작가에게 충고를 준다면, 나는 상당히 위대한 작품을 각색하거나 번역하는 데 봉사하라고 권장할 것이다. 초심자의 모든 자기 헌신적인 봉사 속에는 자기가 창조하는 것 이상의 확실성이 있다. 그리고 사람이 몰두하여 행하는 일은 절대로 헛된 일이 없는 것이다.(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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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6-01 공감(15) 댓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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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이동진의 책에서도 나온다. 훌륭한 책은 반드시 서문이 좋다는 것. 그러면서 이 책의 서문을 예시로 들고 있다. 본문 전체의 맥락을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면서 그 자체로 힘 있는 멋진 글.
머리말
나는 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남들에게 들려주었으면 하는 유혹에 빠질 만큼 스스로를 대단한 인간이라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나의 세대에 보통 주어지는 갖가지 사건들, 파국, 시련보다 한없이 더 많은 사건들을 겪게 되고서야, 나를 주인공으로 삼아, 더 적절하게 말한다면 중심부에 내세워 책 한 권을 써 보려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 (중략)
사실 내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나의 운명이 아니라, 한 세대 전체의 운명이다. 역사의 진행 과정에서 어떠한 세대도 경험해 본 바 없는 그런 운명을 견뎌낸 우리 세대의 운명 말이다.
영원한 청춘의 도시 파리(158~159쪽)
파리 인상파 화가들의 생활은 외견상으로는 소시민이나 연금 생활자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들의 집은 증축한, 아틀리에를 가진 작은 집 같은 것으로, 뮌헨에서 렌바하나 다른 유명 화가들이 화화 별장에서 남에게 보이려고 만든 듯한, 모방한 사치스러운 그런 설비는 아니었다.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얼마 안 있어 개인적으로 친하게 된 시인들도 단순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거의 실제로 하는 일이 별로 없는 작은 정부 관리직을 갖고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최저 지위의 사람으로부터 최고 지위의 사람에까지 뚜렷이 보이는 정신적인 일에 대한 높은 존경이 수년 전부터 높은 수입을 얻지 못하는 시인과 작가에게 눈에 띄지 않는 한직을 주는 현명한 방법을 채택하게 했다. 예를 들어 그들은 해군성이나 상원의 부속 도서관 사서로 임명되었다. 이것으로 얼마간의 월급이 주어졌으나 일은 없었다. 상원 의원은 아주 드물게만 책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다행스러운 직장의 소유자는 훌륭한 양식의 오래된 상원 건물에서 뤽상부르 공원이 바라보이는 창문 앞에 조용하고 쾌적하게 앉아서, 집무 시간 중에도 조금도 원고료 생각을 할 필요 없이 시를 쓸 수가 있었다. 이 얼마 안 되는 안정도 그들에게는 충분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훗날 듀아멜과 듀르탕처럼 의사였다든지, 샤를 빌드라크처럼 작은 화랑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또 로맹이나 장 리샤르 블로크처럼 김나지움의 교사이기도 하고, 폴 발레리처럼 몇 시간을 통신사에 앉아 지내는 사람도 있었고, 출판사에서 일을 도와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중의 아무도, 영화나 많은 판매 부수로 버릇없게 되고, 최초의 예술적인 인기에 기고만장하여 곧 독립하여 살려고 하는 그들의 후배들처럼 오만하지는 않았다. 이 시인들이 그들의 작고 야심 같은 건 전혀 없는 직업에서 얻으려고 한 것은, 내면적인 작업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해 주는 외면적인 생활의 조그만 안정뿐이었다. 이 소박한 안정 덕분으로 그들은 부패한 파리의 대 일간 신문들을 경멸하며 그냥 지나쳐 갈 수 있었고, 개인의 희생에 의해서만 유지되고 있는 그들의 작은 잡지에 원고료 없이 글을 썼다. ...언제나 도와주고 충고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성실함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데가 있었으며, 시계 장치처럼 어김없던 그는, 다른 사람에 관한 모든 일에 신경을 썼지만, 절대로 자신의 개인적 이득에 신경을 쓰는 일이 없었다. 만약 친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시간 같은 건 그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고 돈도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참 이 책 맨 앞에는 유서도 있다. 사실 나는 슈테판 츠바이크를 60세에 아내와 동반 자살을 한 일로 그가 평생 펴낸 저작들보다 먼저 만나고 존재를 인지하게 되었으니, 그도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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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7-10-10 공감(12)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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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잘 맞이하게 하는 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는 전기 작가로 유명하다. 그런데도 아직 그의 이름을 듣는 것에 비해서는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 그가 자살했다는 사실도 잘 알지 못했고.. 그가 유대인이라는 사실도 잘 알지 못했다. 그가 한1960년대까지는 살아있지 않았을까라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츠바이크의 자서전이라고 해도 좋다. 그가 자신이 살아온 세계를 바라보며 시간 순서대로 내용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겪은 일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도 많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191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유럽의 지성사를 알게 되기도 한다.
츠바이크가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극작가이자 전기작가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시인으로 이름이 났고, 그의 작품들은 대단한 인기를 끌어서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이 되어 그의 작품이 읽혔으며, 또 그는 수집가로서도 능력을 발휘하여 작가의 친필 원고들을 많이 모았다고도 한다.
그러니 그의 생애를 좇는 이 책은 츠바이크 개인사이기도 하고, 당대 유럽의 지성사가 되기도 한다.
제목이 "어제의 세계"다. 어제의 세계란 이미 지나간 세계를 뜻한다. 자신이 지금 발딛고 있는 세계가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까지 거쳐온 세계를 말한다. 그래서 그런 세계는 바로 자신을 만들어낸 세계이기도 하다.
2차세계대전이 시작되고 영국에서 츠바이크 자신이 생각한 것으로 이 책을 끝맺고 있는데.. 그에게 어제의 세계는 긍정의 세계이기도 하고 부정의 세계이기도 하다.
마치 자신의 그림자를 보는 듯한... 그러나 그림자는 빛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모든 그림자는 궁극적으로 빛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새벽과 황혼, 전쟁과 평화, 상승과 몰락을 경험한 자만이, 그러한 인간만이 진정으로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552쪽)
그는 자신을 고향이 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그는 자신의 고국을 등지고 마는데... 단지 육체적으로 고국을 등졌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된 사고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코스모폴리탄. 세계주의자. 그는 유럽을 자신의 고향으로 삼고 살았는데... 그것이 바로 그가 살았던 어제의 세계였는데.. 이런 어제의 세계에 두 차례에 걸친 전쟁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웠고, 이 그림자는 너무나도 어둡고 커서 결국 빛을 몰아내 그를 어제의 세계에서 격리해 버리고 말았다고 할 수 있다.
범 유럽주의자임을 자처했는데.. 세계는 국가로 나뉘어 전쟁을 치르고 있는 현실. 그 현실 속에서 헤맬 수밖에 없는 지성인. 그가 바로 츠바이크다.
오스트리아라는 지정학적인 약소국에서 태어났다는 것. 유대인으로 태어났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가라는 것.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것.
이것이 결국 2차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과 전쟁을 하게 되자 자신의 목숨을 끊게 되는 결과를 낳게 하는데...
전쟁을 피해 남미의 브라질로 이주해 나름대로 삶을 유지해가던 그에게 또다른 전쟁은 그를 견디지 못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에게 전쟁으로 점철된 어제의 세계는 이제는 사라져야 할 세계인데... 그가 원하는 어제의 세계는 국경으로 사람들을 가르지 않는, 세계의 지성인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그런 세계였는데... 함께 공존하는 그런 사회. 그 사회를 여지없이 깨뜨려버린 히틀러라는 사람. 그에 대한 증오가 이 책에서는 가감없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이 지금 우리 사회에 의미가 있는 것은... 우리도 츠바이크처럼 어제의 세계를 겪었기 때문이 아닐까? 공동체로 서로 평화롭게 지내던 어제의 세계도 우리는 겪었고, 츠바이크가 겪었던 두 번의 전쟁과 같은 비극을 우리 역시 겪었으며, 히틀러만큼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독재자들을 겪었으니...
그 어제의 세계가 그냥 어제로만 머물었으면 츠바이크의 이 책은 서양의 과거를 겪었던 한 지식인의 초상에 불과했을텐데... 우리도 츠바이크와 비슷하게 어제의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지는 않았는지.
다만, 그는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어제의 세계로부터 도피하고 말았지만...우리는 이 세계를 오늘도 겪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다면 이미 우리에게는 먼저 간 길이 있으니.. 그 길을 우리에게 맞게 다시 만들어 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 이것이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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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ye91 2014-05-08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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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이 책은 2차 대전 발발 후 1941년 브라질에 정착한 츠바이크가 지난 시대의 유럽과 자신의 생애를 회고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나의 오늘은 나의 어제의 어느 것하고도 너무나 다르며 또 나의 상승과 전락이 너무도 기막히기 때문에, 나는 다만 하나의 인생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완전히 서로 이질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이따금 생각할 정도이다.
- 본문 11쪽에서 인용
십년 전에 읽었는데, 이번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고 다시 통독했다. 그동안 독서 이력이 좀 쌓여서 다시 보니, 의외로 많은 역사책들이 <어제의 세계>를 1차 사료로 인용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새롭게 들어왔다. 에세이이지만, 거의 역사서로 생각하고 읽어두면 좋을 듯하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쓸 말이 없다. 요약할 수 없는 성격의 책이다. 걍 읽고, 그의 운명을 만나야 한다.
이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후에 비로소 나도, 시련은 사람을 자극하고, 박해는 사람을 굳세게 만들며, 고독으로 파괴당하지만 않는다면 고독은 사람을 드높여 준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인생의 모든 본질적인 것들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인식도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오직 자신의 운명을 통해 배우는 것이었다.
- 421쪽에서 인용
또한 그가 관심가진 인물들의 운명도 만나야 한다.
그러나 이 희곡은 소위 '영웅'의 편에 서지 않고 항상 패배자 가운데서 비극을 보고자 하는 나의 내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을 이미 담고 있었다. 나의 소설에서 주인공은 늘 운명에 의해 쓰러진 자이며, 전기 작품에서도 현실적인 장(場)이 아닌 도덕적인 의미에서 성공한 인간의 참된 모습에 마음이 쏠렸다. 즉 루터가 아니라 에라스무스, 엘리자베스가 아니라 메리 스튜어트, 칼빈이 아니라 카스텔리오에 쏠렸다.
- 본문 211쪽에서 인용
그의 마음이 쏠린 운명은 각각 '정신적 도덕적 히로이즘'을 체현하는 인물의 운명이 아니었을까.
어떠한 공격도, 어떠한 술책도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는 없었다. 그는 두려움 없이 현명하게 세계의 혼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게서 나는 다른 히로이즘, 하나의 살아 있는 기념비라고도 할 수 있는 정신적 도덕적 히로이즘을 보았다. (중략) 광기의 발작에 빠졌던 유럽의 양심을 유지한 사람이 바로 그였던 것이다.
- 본문 327
베르하렌, 엘렌 케이, 로맹 롤랑, 톨스토이, 고리키, 릴케,,, 등등 그와 교류하고 영향을 주고받은 당시 유럽의 지성들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현재 내 입장에서는 젊은 책벌레였던 그가 작품을 쓰고 무작정 투고하고,,,, 작가로 자리잡아 가는 과정에서 겪고 느낀 이야기들도 재미있었다.
나의 '어제의 세계'를 회고해 보니, 고교 1학년 때의 국어 선생님 덕분에 알게 되어 그의 책과 보낸 세월이 어언 25년,,,, 그의 문장에 빠져 있다가도,,, 자유주의 서구 지식인의 전형적 모습에 의도적으로 멀리하다가도,,, 언제나 그를 다시 읽으면 가슴이 뛴다. 10년 전의 나는, 양차 대전을 거치며 잃어버린 유럽만을 안타까워하는 그가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 정도의 지성을 갖춘 남자가 유럽이 일으킨 전쟁에 신음하는 다른 지역 사람들의 고통을 거시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 의아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읽고 나니, 생각이 좀 바뀌었다. 그래, 그런 기질을 가진 사내가 있고, 그런 사내를 좋아하는 것이 뭐가 어떤가? 나는 그의 장점과 단점을 다 알고 사랑하는데! 앞으로 나는 아무 죄의식 없이 그를 읽고 사랑하리.
(2003년의 2판 2쇄로 읽었지만, 여기 2014년 개정판에 리뷰 남김. 인용문의 페이지는 이 개정판과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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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정드레스 2014-05-29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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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고백,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여운
츠바이크는 대단한 작가다.
그가 남긴 양만으로도 정말 정말 감탄스러움을 넘어 경이롭다.
그의 출발이 워낙 상쾌했기 떄문이리라.
만 20세가 안된 나이에 만들어낸 시를 막바로 출판할 수 있던 영광에서 시작되어
여러 신문 잡지로부터 원고를 의뢰받았다.
백만 장자인 집안에서 좋은 커리어로 시작하였기에 그는 행운아라 불리기에 전혀 문제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의 말년의 비극 - 브라질에서의 자살 - 을 알기에 그 사이의 삶들을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최근 가장 롱런하는 문화 영화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위대한 작가 츠바이크에 대한 헌정임을 상기해보자.
영화가 보여주는 스위스의 멋진 호텔, 그리고 한 명의 인도 출신 벨보이가 막대한 유산을 물려 받는 모험극. 이 기이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가의 열정.
이 모든 일은 실제 모델인 츠바이크와 그의 작품 활동에 대한 모방 내지 오마주다.
그리고 그 삶은 고스란히 이 책에 녹아 있다.
작가는 정말 호기심이 많았다.
어려서부터 여러 언어를 익혔고 사고 자체도 코스모폴리탄, 한 나라에 메이지 않고 전 유럽을 끌어 안았다.
그의 주인공들이 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 등 전 유럽을 넘나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인물 하나하나에 애정을 담뿍 담아 독자를 위한 더 나은 전기를 그려내 주었다.
그의 삶에서도 사람 만나기를 참 좋아했다. 이 책에서 150여명의 명사와의 교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로댕과 스트라우스였다.
로댕의 작업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해서 환담을 나누다가 그의 작업 모습을 가만 보게되었다. 무척 열정을 담은 작업이 끝났을 때 로댕은 이 방문자가 누구인지를 깜빡했다고 한다. 무서운 몰입이다. 이것 또한 작가에게 커다란 가르침이었다고 한다.
스트라우스와 인연은 작가에게 커다란 영광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또한 정치적 도전이었다. 이미 유태인 차별이 본격화된 독일에서 스트라우스라는 대가를 함부러 배제하기 어려운 나찌 수뇌부는 히틀러를 포함한 회의를 통해 작가에게 작품발표를 하는 예외를 인정해야만 했다.
인물과의 교류와 함께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시대 묘사였다는 점을 강조해야만한다.
이 책에 묘사된 전쟁 후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혼란은 이후 사회과학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참조가 되었다.
수조 마르크 단위로 올라가버린 환율 속에서의 혼란은 후일 히틀러의 집권을 가능하게 한 토양이 되어버렸다. 그 와중의 혼란상에 대한 세세한 묘사는 정말 생생하게 현실을 우리에게 전달해준다.
다시 츠바이크 본인과 영화 이야기로 엮어 가보면..
츠바이크가 좋아한 작가 발자크의 삶은 고스란히 츠바이크의 삶에 포개진다.
혼란시대를 묘사한 발자크의 전기를 쓰고 있는 새로운 혼란시대의 작가 츠바이크.
식민지의 이방인 나폴레옹이 정상에 올라가는 놀라움과 후폭풍을 그려내는 발자크의 필봉은 고스란히 모든 혼란기를 오가는 츠바이크의 필봉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아주 아주 압축되어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녹여내어진다.
난세를 아예 먼 이야기로 취급하던 1차 세계대전 전 오스트리아의 삶들..
황제의 우아한 통치와 금화로 인정된 부를 누리던 그들의 삶이 역사의 파도에 의해 침몰하는 모습은 영화 속 우화만은 아니다.
아마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비슷한 파도를 맞이할 때 츠바이크의 책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고난이라도 남의 이야기라면 희극이지만 내 이야기가 될 때는 비극이 되니 말이다.
다시 한번 작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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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4-07-16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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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어제의 세계

iwasfaraway 2016-09-04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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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어제의 세계

사실 20세기 유럽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본인은 이 책의 앞부분, 그러니까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린 시절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다. 기껏해야 성적으로 숨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풍속,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모두가 진보의 힘을 믿으며 힘차게 나아가던 긍정적인 `이성의 시대`의 모습을 서술해 놓은 것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당시의 모습을 서술한 것이 인상깊었다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인 프란츠 페르디난트와 소피가 세르비아에서 암살었다는 소식을 공원에서 접하게 되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빈 시민들의 일상 생활은 여전했으며 슬퍼하는 사람조차도 찾기 힘들었음을 츠바이크는 증언한다. 그리고 1871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이후 이렇다할 전쟁이 없이 평화 속에 젖어 지냈던 유럽이 1차 세계대전의 대재앙 속으로 쓸려 들어가는 모습이 잘 서술되어 있다. 츠바이크는 1차 세계대전의 각국 동원령이 내려지던 무렵 벨기에에서 휴가를 보내다 뜻하지 않게 전시법을 어기며 중립국 벨기에 침공을 시작하는 독일군의 모습을 본다. 그는 병사로 징집되는 대신에 전쟁자료과에서 근무하였으며 이 대전쟁 중에 동맹국과 협상국 사이에 적대감이 불 붙듯이 커지고, 서로를 비난하며 모든 것을 초토화시킬 기세로 옮아간 전쟁의 참상을 기록한다. 그리고 전쟁 중에 스위스로 가게 된 그는 중립국이던 스위스에는 오스트리아-독일에서도 전쟁 이전까지는 당연한 일상이던 평온함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전쟁으로 인해 모든 물자가 부족해지고 초토화된 조국 오스트리아와 비교하며, `국경을 가르고 있는 강의 물고기들도 저 쪽에선 교전 중이고, 여기서는 중립인 것 같다`고 말한다. 츠바이크는 스위스에서 프랑스인 작가 로맹 롤랑과 전쟁의 참화에서 고통받는 많은 지성인들을 직접 목격하고 평화를 위한 활동을 한다. 결국 1918년에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오스트리아로 돌아가던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카를이 기차를 타고 국외망명을 떠나는 것도 목격한다.
츠바이크가 어려서부터 자라오고 당연히 여겼던 오스트리아-헝가리 군주국은 이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히틀러의 발호 이전까지 츠바이크는 다시 나름의 안정적인 삶을 되찾으며 잘츠부르크에 거주하였다. 그런데 이곳은 바로 아돌프 히틀러의 별장인 남독일 베르히테스가덴의 근처였고, 이 오스트리아의 실패한 화가 출신인 히틀러가 반유대주의를 공공연하게 부르짖으며 독일에서 정권을 공고히 해나가는 모습까지 목도하게 되었고 마침내 오스트리아가 위협에 처한 1934년에 유대인 혈통인 츠바이크는 위협을 피해 그의 조국을 떠나게 된다. 1938년 3월에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완전히 합병됨에 따라, 그는 무국적자가 되어 영국에서 살아야 했고 코스모폴리탄적인 삶을 일찍부터 동경해왔으나 막상 조국을 잃게 된 후에는 국적이 없이 상대국의 `호의`에 의해 겨우 살아가며, 이 호의는 언제라도 철회할 수 있는 것이라 삶 자체가 가시방석처럼 된 무국적자의 설움 또한 잘 표현하였다.
결국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뒤 전보다 훨씬 비인간적인 전쟁까지 목도하게 된 슈테판 츠바이크의 삶은 결코 순탄치 못했음을 잘 살펴볼 수 있다. 1914년 이전 진보와 이성의 힘을 믿으며 끝없는 진보를 통해 전 유럽과 인류가 하나가 될 꿈을 꾸던 츠바이크는 순식간에 야만적인 광기로 얼룩진 세계사의 전환기를 겪게 된 것이다. 이러했던 `어제의 세계`를 넘어, 전 인류가 서로 평화롭게 공존할 세상은 과연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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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Doe 2015-07-07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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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 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서로 이 책은 시작한다.
<...모든 나의 친구들에게 인사를 보내는 바입니다! 원컨대,친구 여러분들은 이 길고 어두운 밤 뒤에 아침 노을이 마침내 떠오르는 것을 보기를 빕니다! 나는,이 너무나 성급한 사나이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슈테판 츠바이크, 페트로폴리스, 1942년 2월 22일 >
188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부유한 유태인 가정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난 츠바이크는 브라질에서 아내와 함께 동반자살 하는 것으로 생을 마감했다. '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나의 운명이 아니라, 한 세대 전체의 운명이다'라고 했듯이 자서전 형식을 빌어 자신이 살아냈던 그 시대를 바라보는 책이라 할 수 있을것이다.
19세기 말 언제 파괴될지도 모르는 일상의 편안함,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편리함으로 핑크빛 미래를 꿈꾸고 대비하며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던 그 시대 사람들이 1,2차 세계대전을 겪은 일을 생각하며, 그는 '우리의 문화와 문명이라는 것은 다만 표면의 엷은 층에 지나지 않으며 이것은 어느 때고 심층 세계의 파괴적인 힘에 의해 와해될 수 있는 것' 이라고 말했던 프로이트를 떠올렸다. 지금의 우리도 저러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시대라고는 하지만,곳곳에서 분쟁,테러가 일어나고,자국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지금, 이러한 안정된 세계가 어느 순간 무너질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의 제목은 <어제의 세계>이지만, 바로 <내일의 세계>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했다.
크게 두가지 축으로 읽혔다.문학가로서의 창작에 대한 이야기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너무나 큰 시련이었던 양차대전을 바라보는 시각들.결국 츠바이크라는 한 사람의 일생으로 녹아들었다.
그는 유태인이었기에 자기가 바라본 부모님과 유태인 가정의 모습들을 통해 유태인의 생각과 생활방식, 세기말 예술과 문화의 도시였던 빈의 모습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짐나지움 시절에 정해진 틀에서 배우던 교육에 싫증을 느끼고,뜻이 맞는 친구들과 극장,문학,예술에 심취했고,커피 하우스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영혼의 파악력과 정신적인 것으로의 약진은,정신이 형성되는 결정적인 시기에만 단련할 수 있는 것이고, 일찍부터 영혼을 넓게 펼치는 것을 배운 사람만이 나중에 세계를 자기 가슴 속에 포용할 수 있다'는 생각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는 '내면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맘이 그의 인생을 관통하고 있었다. 빈 대학에 입학한 이후로는 마지막 학기에 시험을 쳐서 졸업을 하는 것 외에는 의미를 두지 않았다. 스스로 인생대학이라고 말했듯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창작활동을 하는데 전념하게 된다. 세상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많은 것을 보고 배우기 위해서 수 많은 여행길에 오른다. '라테나우'와의 대화를 통해 그는 더 큰 세상을 만나기 위해 인도,미국으로의 여행도 하게 된다. 그가 만났던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행길에 만났던 많은 사람들에게서 받는 자극들은 그가 문학가로서 살아가는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독자로서의 우리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인사들의 면면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수많은 창작물이 탄생하게 된 배경, 문학가로서의 자세, 문학의 역할등 그의 문학가로서의 모습들을 보는것은 흥미로웠고.대단한 수집가였던 것을 알 수 있다.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전쟁이라는 것이 평범한 민중은 아무런 의사결정권도 없이 ,정치권자들의 권력싸움,국가간의 힘겨루기 등으로 일어나지만, 그 피해를 보는 것은 힘없는 민중들의 몫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룻밤 사이에 광신적인 애국자로 변하고 피냄새에 취해가는 과정을 바라보기도 한다.히틀러가 서서히 수면으로 올라와서 어떻게 정권을 잡아가는 지를 보면 한 인간이 어떻게 저런 힘을 가지고,세상을 엎을 수 있는지 이해하긴 힘들었다.하지만,지금 우리 정권의 모습을 보면 그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생각되기도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는 말했다. 1차 대전 중에는 말이 아직은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1939년에는 한 시인의 발언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1차대전 중,1차대전과 2차 대전 사이의 평화로웠던 10여년,2차 대전이 발발하고 그 속에 있던 몇 년동안의 이야기들. 평화주위자로서의 그가 사랑하는 고향 유럽이 붕괴되어 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마음이 고스란히 책 속에 담겨있다.
자신의 문학관처럼 자서전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는데,정말 군더더기가 없다는 것이 느껴졌다. 꼭 필요한 에피소드들을 넣고, 자신의 솔직한 감정들로만 꽉꽉 채워져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문체를 보면 담백하고,내용은 가볍지 않았다. 그 험난한 세월을 살아내고 지켜봐야했던,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인한 미국의 참전으로 충격을 받아 자살을 선택했던, 그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만나도 전혀 고루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나가야하는 지 강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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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24-08-06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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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어제의 세계
시대의 흐름이라는 운명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왜소하고 무력한 존재인가?
유복한 집안에 태어나 20살의 젊은 나이에 문학계에 데뷔한 슈테판 츠바이크. 그는 평화주의자로서의 신념을 간직했고, 이 신념에 따라 행동했기에 1차대전 때는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1차대전 이후에는 다시 작가로서의 성공을 거두게 된다. 50대가 되었을때, 평화로운 잘츠부르크의 전경을 보며 ‘어느 누가 나를 파멸시키리’라며 자신만만해 하였으나 1933년 독일에 나치 정권이 들어서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다. 나치는 호시탐탐 오스트리아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았고 유태인이었던 츠바이크는 친구들에게 같이 외국으로 도망갈 것을 권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스트리아 밖의 사람들은 모두 오스트리아의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으나, 오스트리아인 친구들은 내일도 오늘이나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세상이 이어지리라 믿고 해외로 망명하자는 권유를 거절한다. 츠바이크는 혼자 영국으로 망명하게 되고, 곧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병합한 후 오스트리아에 있는 유태인들을 박해하고 있다는 뉴스를 듣고 괴로워한다. 1939년 9월 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해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게 되고 이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해 하며 이 책은 끝난다.
하지만 이후 츠바이크의 생애를 살펴보면 이야기의 비극성은 더욱 깊어진다. 영국이 2차대전에 뛰어들면서 오스트리아 출신 츠바이크는 적대국 국민으로 간주되었고 결국 그는 미국으로, 다시 곧 브라질로 망명하게 된다. 오스트리아에 있었을 당시 그는 역사적 인물들의 필적을 수집하고 해외 곳곳을 여행하며 유명인사들과 만나는, 모두가 동경할만한 생활을 하였으나 브라질에서의 삶은 이전의 삶을 생각하기 어려울만큼 힘겨웠다. 전황은 추축국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었고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미국이 참전하게 되면서 전쟁은 유럽만의 전쟁이 아닌, 전세계의 전쟁으로 확대된다. 이러한 현실에 우울해하던 츠바이크는 결국 부인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게 된다.
츠바이크가 처하게 된 현실은 츠바이크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작가 중의 한 사람이었고 사회적 영향력도 있는 유명인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거친 운명의 손에 잡혀 내던져 졌다. 인간 개개인이 운명에 저항하는건 불가능한 것 일까? 츠바이크의 이 책은 마치 한 편의 그리스 비극을 감상하는 느낌을 준다.
우리 세대에게는 이전 세대와 같은 도피도 방관도 없었다. 시대를 항상 동시에 체험하게 만드는 우리의 새로운 체제 덕분에 우리는 언제나 시대 속에 휘말려 들어갔고 또 그래야만 했다. 폭탄이 중국 상해에 떨어져 집들을 파괴하면 부상자가 그 속에서 운반되어 나오기도 전에 우리는 유럽의 자기 방에 앉아 있으면서 그것을 알 수 있었다. 해상 수 천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들이 몽땅 그대로 영상화되어 우리가 있는 곳으로 날아 들어 왔다. 언제나 알려지게 되고 함께 휘말려 들어간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떤 방어도 안전도 없었다. 사람이 도망갈 수 있는 땅이라는 것도 남아있지 않았고, 사람이 사들일 수 있는 고요함이나 정적 같은 것은 더군다나 없었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운명의 손이 우리를 잡아 쥐고는 그 끝날 줄 모르는 놀음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이다. 사람은 언제나 국가의 요청에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되었고 가장 어리석은 정치의 먹이가 되었고 가장 공상적인 변화에 적응해 가며 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언제나 사람들은 공통의 문제라는 것들에 얽매이게 되었으며, 격분하면서 이에 대항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반항할 수도 없을만큼 사람을 끌고 다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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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aiologos 2020-02-22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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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미리 읽기
Sales Point : 89
10.0 100자평(1)리뷰(0)
종이책
50,000원 (+1,500원)
전자책
12,960원
종이책 페이지수 : 596쪽
재생시간 : 25시간 5분
책소개
이 오디오북은 지식공작소가 펴낸 종이책을 커뮤니케이션북스가 제작 발행했습니다.
<어제의 세계>는 슈테판 츠바이크가 60대에 쓴 회고록이고, 당연히 이야기를 풀어가는 화자는 츠바이크 자신이다. 낭독을 맡은 신안진 배우는 집필 당시 츠바이크의 심정을 반영해 한 문장 한 문장을 회고하듯이 담담하면서도 다소 느릿하게 낭독한다.
20세기 유럽 최고의 인문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슈테판 츠바이크의 회고록.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아, 일부 번역의 오류를 바로잡아 출간하는 개정판이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이 책에서 1914년, 유럽에서 설마설마했던 전쟁이 어떻게 어이없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증언하고 있다. 그는 "이성에 맞는 단 하나의 이유, 단 하나의 동기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20세에 시집 <은빛 현>으로 문단에 데뷔한 이래, 1920년대와 1930년대에 걸쳐 전 유럽에 수백만의 독자를 가지고 있던 유명 작가였다. 그가 활동하던 오스트리아 빈은 1900년을 기점으로 이 무렵까지 프랑스의 파리와 함께 문화와 예술의 용광로 같은 역할을 했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작가 로맹 롤랑,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휘자 브루노 발터 등 다양한 예술가, 학자들과 친교를 맺으면서 그의 정신세계를 심화시켰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그 세계적 거인들과의 만남의 순간을 상세히 기록하며 시대의 풍경을 그려냈다.
저자 및 역자소개
슈테판 츠바이크 (Stefan Zweig)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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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김나지움 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빈과 베를린 대학에서 독일문학과 프랑스문학을 전공했다. 1901년 첫 시집 『은빛 현』을 출간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14년 제1차세계대전 당시 자원입대하여 군 신문의 기자로 활동했고, 전쟁 종식 후 오스트리아로 돌아와 『세 거장』 『악마와의 투쟁』 『세 작가의 인생』 『로맹 롤랑』 등 유명 작가들에 대한 평전을 발표했다. 또한 역사적 인물을 통찰하는 심도 있는 전기 『조제프 푸셰』 『마리 앙투아네트』 『메리 스튜어트』 등을 집필하며 세계 3대 전... 더보기
최근작 : <감정의 혼란>,<아메리고>,<아메리고> … 총 157종 (모두보기)
곽복록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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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치(上智) 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수학.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독어독문학과 졸업. 미국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 독어독문학과 졸업.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 독문과 졸업(독문학 박사). 서울대학교?서강대학교 독문과 교수 역임.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 한국괴테학회 초대회장.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지은책 《독일문학의 사상과 배경》 옮긴책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친화력》 《헤르만과 도로테아》 《빌헬름 마이스터 수업시대?편력시대》 《괴테시전집》 요한 페터 에커먼 《괴테와의 대화》 프리덴탈 《괴테 생애와... 더보기
최근작 : <그리스 희곡의 이해>,<울림과 되울림> … 총 86종 (모두보기)
신안진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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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연극 <화가들>로 데뷔했다. 연극 <어둠상자> <가지> <얼굴도둑>,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영화 <변호인>, TV드라마 <송곳> 등에 출연했다.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세계환상문학걸작선> 등 오디오북 작업에 참여했다.
시대를 넘어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를 알려준 슈태판 츠바이크에게 감사.
anakin 2019-12-06 공감 (2) 댓글 (0)
오디오 북도 있었다면 들었을 것이다. 드디어 다 읽었다. 틈틈이 전자책으로 보고 시간이 허락하면 종이책으로 읽었다. 역시 종이책이 광속으로 그리고 필요하면 이곳저곳을 점프하며 읽을 수 있었다. 밑줄을 정말 많이 그었다. 덕분에 '독보적' 랭킹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이다. 에릭 와이너는 기차를 사랑하고 기차로 여행하며 14명의 철인 이야기를 한다. 그는 철학이 어디 먼 상아탑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일상에 스며들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물론 그래서 마지막에 핸드폰 액정이 깨어진 것을 여러 철인을 동원해서 결국 그 금 간 것이 예술품 같다며 그것을 바라본다. 철학이 삶에 스며든 것일 수도 삶이 철학에 다가간 것일 수도 있다.
핸드폰 액정이 깨졌으면 이런저런 사유하지 말고, 어서 갈아야지 아내에게 문자 보낸다고 피까지 흘리고 있남이라고 일상에 스며 들려는 철학을 오해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말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님을 안다.
철학은 우리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 존재하고, 그 삶 속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제대로 대응하고 또 수용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다. 14장을 어떻하든 정리해보려고 한다.


나의 무지는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우연히 골라서 멋진 책을 만났다며 즐거워하게 해주었다. 이 훌륭하고 유명한 책을 이제 알게 되었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또 그만큼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종이책은 평이 더 좋은 이화 북스 최신 완역판을 중고로 샀다. 다른 출판사의 책은 가격을 갑자기 올려서 평이 아주 좋지 않았다. 어제의 세계도 오디오북도 있어서 대기열에 넣어 두었다.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다 듣기 직전에 사이보그가 되다를 선택하게 되었다. 알라딘 서점 및 북플에서 많이 보여서 궁금하기도 하지만 아주 어려 보여서 섣불리 손이 가지 않았는데, 북친께서 좋다 하셔서 바로 들었는데 역시 좋다. 초반을 조금 들었는데, 예수께서 일어나라고 한 말 보다 너의 방식대로 일어나라고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연이어 첨단 기술로 장애를 미래의 공상과학 소설처럼 대체해주기 이전에 우리 일상에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살기 좋을 것이다.
우리가 '타이틀' 사회에 살고 있어서 안타깝다. 타이틀 사회는 내가 만든 말이다. 우리는 멋지고 창대하고 근사한 타이틀 아래에 있는 일만 하려고 하고 또 인정하려고 한다. 그래서 디테일이 부족하고, 추상화된 타이틀을 너도 나도 쓰다 보니 획일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한 정책이나 서비스 상품이 동떨어지고 그것을 발의한 사람이나 제공한 사람을 위한 것일 뿐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일요일 늦은 오후는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휴일을 안타까워함과 동시에 이제는 대범하게 다음 밀물에 몰려올 다음 주말을 계획하기도 한다. 아무튼 휴일의 늦은 오후를 기리기 위해 잠실 교보에 주차하고 주차비를 위해 '사이보그가 되다' 종이책과 휴먼카인드 종이책을 샀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 이런 내용을 여기에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 8시가 되면 잠실 교보 주차장에서 일하시는 분이 퇴근하신다. 게이트를 열어두고.

휴먼카인드와 질서너머를 고민했다. 사이보그가 되다를 이미 골랐으니, 둘 다 두 시간의 무료 주차를 위한 책값으로는 충분하다. 난 평점 인간이라 알라딘 평점 9.4를 달리고 있는 휴먼카인드를 샀다.
그리고 발을 재촉하며 알라딘 잠실점을 갔다. 알라딘 잠실점 앞 공용주차장은 중고 책 사는 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주차비로 나의 패턴은 이렇다. 잠실 교보에 주차하고 알라딘 잠실에 가서 마음껏 중고 책을 사고 다시 잠실 교보로 와서 새 책을 조금 사고 (3만 원 넘게) 무료 주차 2시간 이내에 집으로 가는 것이다. 아무튼 알라딘 잠실에 도착했을 때 본능적으로 방금 팔고 간 책 코너로 간다.
그리고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득했다! 얏호! 도련님 이후 다음 소세키 책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행운이다. :-)
물론 너무 묵직한 (두께도 내용도) 책들이 갑자기 나에게 와서 어떻게 읽고 소화할지가 걱정이다. 물론 이러고도 다음 주가 되면 평일에는 스트레스 받는다고 사고 주말에는 주말이라고 또 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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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06 공감 (69)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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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 - 광기와 우연의 역사
빈(비엔나)에 관해 찾다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회고록 '어제의 세계'와 어제 밤 우연히 조우했다. 오래 전 그 책을 읽고 츠바이크 부부가 망명지 브라질에서 자살했다는 사실에 맘이 많이 아프던 기억이 난다. 아래 옮긴 글은 '광기와 우연의 역사'(정상원 역)가 출처이다. 올해 나온 쏜살문고 '수많은 운명의 집'도 담아둔다.
[아침의 문장-'어제의 세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1062 [슈테판 츠바이크의 여행기 ‘수많은 운명의 집’ 출간]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9128
[네이버 지식백과]츠바이크 (독일문학사, 1989. 4. 1., 프란츠 마르티니, 황현수)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51041&cid=60603&categoryId=60603



Stefan Zweig, Die Welt von gestern 1942《어제의 세계》(1942) 퍼블릭도메인,위키미디어커먼즈

1927년 라이프치히에 있는 인젤Insel 출판사에서 『광기와 우연의 역사』 초판 발간
1933년 1월 히틀러가 독일에서 권력을 장악하자 츠바이크는 독일에서 작품을 출간할 수 없게 된다.
1936년 빈에 있는 라이히너Reichner 출판사에서 『광기와 우연의 역사』 개정판 발간
1938년 3월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합병되면서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에서도 작품을 출간할 수 없게 된다.
1938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코글룬트Skoglund 출판사에서 『광기와 우연의 역사』 스웨덴어 번역판을 발간.
1940년 런던의 캐설Cassell 출판사에서 『행운의 물결The Tide of Fortune』이라는 제목으로 영어 번역본 발간. (중략) 이 번역본 제작 과정에는 런던 망명 중이던 츠바이크가 참여한다.
2017년 파울 촐나이Paul Zsolnay 출판사는 최초로 문헌학적 고증을 거쳐서 작가의 최후 수정과 교정을 따른 완결판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발간한다. 이 잘츠부르크 판은 잘츠부르크에 자리한 슈테판 츠바이크 센터와 잘츠부르크대학교 독문학부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졌다. - 출판 과정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된 지 몇 주 후인 1939년 9월 말, 영국에 5년째 망명 중인 츠바이크는 일기장에 기막힌 심정을 토로한다. "키케로 이야기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영 들지 않는다. 어디에 이 글을 발표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현재 세계 최고의 유명 작가 중 하나인데도 말이다." 실제로 작가는 새 에피소드들이 『광기와 우연의 역사』라는 제목 아래 독일어로 출간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3년 후 브라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만다. 이렇듯 이 작품의 생성과정은 유대계 작가 츠바이크가 겪어야 했던 고난의 역사와 굽이굽이 얽혀 있다. -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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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0-04 공감 (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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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 환상도로와 어제의 세계
'언젠가 유럽- 도시와 공간,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여행'(조성관 지음) 중 빈 편이 아래 옮긴 글의 출처이다.

호프부르크 궁 - 사진: Unsplash의Arno Senoner
[네이버 지식백과] 호프부르크 궁전 [Hofburg Palace]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 1001, 2009. 1. 20., 리처드 카벤디쉬, 코이치로 마츠무라, 김희진)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50368&cid=43081&categoryId=43081
빈 대학교 - 사진: Unsplash의Daniel Lorentzen 이 대학교를 다닌 인물들 중에 노벨문학상을 탄 여성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엘프리데 옐리네크 [Elfriede Jelinek]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28372&cid=40942&categoryId=40492



부르크 극장 - 사진: Unsplash의Arno Senoner
슈테판 츠바이크의 회고록 '어제의 세계' 전자책에서 키워드 '부르크 극장'으로 검색하면 총 17회가 나오는데 그 중 이 문장을 가져온다: “부르크극장에서 자기의 연극 작품이 상연된다는 것은 모든 빈 작가의 최대의 꿈이었다.”

빈을 느끼려면 먼저 공간적인 측면에서의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도시 공간으로서의 빈을 이해하는 핵심 축은 링슈트라세, 즉 환상도로다. 도로가 반지처럼 동그란 원을 이루고 있어서 환상도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환상도로가 만들어진 것은 1850년대. 그럼 그전까지는? 빈은 현재의 환상도로를 따라 높다란 성곽이 둘러쳐져 호프부르크를 물샐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 요새(要塞) 성곽 안쪽에는 황궁을 포함한 주요 공공건물이 포진했다.
1806년 나폴레옹은 신성로마제국을 무너뜨리고 그 심장부 도시인 빈을 점령한 뒤 쇤브룬 궁전에서 잠시 지냈다. 이 시기에 나폴레옹 군대는 요새 성곽의 일부를 파괴한다.
합스부르크 제국은 나폴레옹군에 의해 파괴된 요새 성곽을 완전히 들어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요새 성곽이 차지하던 원형의 널따란 빈 공간에 제국의 위용을 과시할 상징적인 공공건물을 계획한다. 그렇게 생겨난 건축물이 연극 전용 극장인 부르크 극장, 국회의사당, 빈시청, 빈대학, 미술사박물관, 자연사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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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0-03 공감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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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세기 유럽 최고의 인문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슈테판 츠바이크의 회고록.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아, 일부 번역의 오류를 바로잡아 출간하는 개정판이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이 책에서 1914년, 유럽에서 설마설마했던 전쟁이 어떻게 어이없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증언하고 있다. 그는 "이성에 맞는 단 하나의 이유, 단 하나의 동기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20세에 시집 <은빛 현>으로 문단에 데뷔한 이래, 1920년대와 1930년대에 걸쳐 전 유럽에 수백만의 독자를 가지고 있던 유명 작가였다. 그가 활동하던 오스트리아 빈은 1900년을 기점으로 이 무렵까지 프랑스의 파리와 함께 문화와 예술의 용광로 같은 역할을 했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작가 로맹 롤랑,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휘자 브루노 발터 등 다양한 예술가, 학자들과 친교를 맺으면서 그의 정신세계를 심화시켰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그 세계적 거인들과의 만남의 순간을 상세히 기록하며 시대의 풍경을 그려냈다.
** 커뮤니케이션북스 큰글씨책은 다양한 독자층의 편안한 독서를 위해 기존 책을 135~170퍼센트 확대한 책입니다. 기존 책과 내용과 쪽수가 같습니다. 주문받고 제작하기에 책을 받아 보는 데 3~4일 소요됩니다.
목차
유서
머리말
01 안정의 세계
02 전(前) 세기의 학교
03 사춘기
04 인생대학교
05 영원한 청춘의 도시, 파리
06 자기 자신에게 가는 길의 우회로
07 유럽을 넘어서
08 유럽을 덮은 빛과 그늘
09 1914년 전쟁의 처음 한동안
10 정신적 형제애를 위한 투쟁
11 유럽의 심장부에서
12 오스트리아로의 귀환
13 다시 세계에로
14 일몰
15 히틀러, 여기 시작하다
16 평화의 단말마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오늘날 아직 자신의 길에 확신이 없는 젊은 작가에게 충고를 준다면, 나는 상당히 위대한 작품을 각색하거나 번역하는 데 봉사하라고 권장할 것이다. 초심자의 모든 자기 헌신적인 봉사 속에는 자기가 창조하는 것 이상의 확실성이 있다. 그리고 사람이 몰두하여 행하는 일은 절대로 헛된 일이 없는 것이다.(p151) - AgalmA
나는 물론 자신을 이러한 것들의 소유자라고 느낀 것이 아니고 다만 일시적인 보관자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소유한다는 감정이나 자신을 위해 가진다는 감정이 나를 돋운 것이 아니라, 통합한다는 것에 대한 매력, 하나의 수집품들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 나의 마음을 북돋았던 것이다. 이 수집을 통해 영원한 생명의 전체로서 나 자신의 작품보다도 가치 있는 그 무엇을 만들었다는 것을 나는 의식하고 있었다. 448-449 접기

우리 세대에게는 이전 세대와 같은 도피도 방관도 없었다. 시대를 항상 동시에 체험하게 만드는 우리의 새로운 체제 덕분에 우리는 언제나 시대 속에 휘말려 들어갔고 또 그래야만 했다. 폭탄이 중국 상해에 떨어져 집들을 파괴하면 부상자가 그 속에서 운반되어 나오기도 전에 우리는 유럽의 자기 방에 앉아 있으면서 그것을 알 수 있었다. 해상 수 천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들이 몽땅 그대로 영상화되어 우리가 있는 곳으로 날아 들어 왔다. 언제나 알려지게 되고 함께 휘말려 들어간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떤 방어도 안전도 없었다. 사람이 도망갈 수 있는 땅이라는 것도 남아있지 않았고, 사람이 사들일 수 있는 고요함이나 정적 같은 것은 더군다나 없었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운명의 손이 우리를 잡아 쥐고는 그 끝날 줄 모르는 놀음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이다. 사람은 언제나 국가의 요청에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되었고 가장 어리석은 정치의 먹이가 되었고 가장 공상적인 변화에 적응해 가며 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언제나 사람들은 공통의 문제라는 것들에 얽매이게 되었으며, 격분하면서 이에 대항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반항할 수도 없을만큼 사람을 끌고 다녔던 것이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슈테판 츠바이크 (Stefan Zweig)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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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김나지움 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빈과 베를린 대학에서 독일문학과 프랑스문학을 전공했다. 1901년 첫 시집 『은빛 현』을 출간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14년 제1차세계대전 당시 자원입대하여 군 신문의 기자로 활동했고, 전쟁 종식 후 오스트리아로 돌아와 『세 거장』 『악마와의 투쟁』 『세 작가의 인생』 『로맹 롤랑』 등 유명 작가들에 대한 평전을 발표했다. 또한 역사적 인물을 통찰하는 심도 있는 전기 『조제프 푸셰』 『마리 앙투아네트』 『메리 스튜어트』 등을 집필하며 세계 3대 전... 더보기

최근작 : <감정의 혼란>,<아메리고>,<아메리고> … 총 157종 (모두보기)
곽복록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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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치(上智) 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수학.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독어독문학과 졸업. 미국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 독어독문학과 졸업.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 독문과 졸업(독문학 박사). 서울대학교?서강대학교 독문과 교수 역임.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 한국괴테학회 초대회장.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지은책 《독일문학의 사상과 배경》 옮긴책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친화력》 《헤르만과 도로테아》 《빌헬름 마이스터 수업시대?편력시대》 《괴테시전집》 요한 페터 에커먼 《괴테와의 대화》 프리덴탈 《괴테 생애와 시대》 토마스 만 《마의 산》 카를 힐티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행복론》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비극의 탄생》 《즐거운 지식》 아이스킬로스 《결박당한 프로메테우스》 에우리피데스 《히폴리토스》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그리스 희곡의 이해>,<울림과 되울림> … 총 8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2014년, 학계와 언론은 왜 새삼스럽게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의 <어제의 세계(Die Welt von Gestern)>에 주목하는가?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100년이 지난 오늘날, 그 음습한 전쟁의 광기가 동아시아 주변을 불길하게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188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사업가인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20세기 유럽 최고의 인문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그는 회고록 <어제의 세계>에서 1914년, 유럽에서 설마설마했던 전쟁이 어떻게 어이없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증언하고 있다. 그는 “이성에 맞는 단 하나의 이유, 단 하나의 동기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성의 눈으로 보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전쟁이 1차 대전이었다.
이 책은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아, 일부 번역의 오류를 바로잡아 출간하는 개정판이다.
1942년 독일어로 처음 출간된 <어제의 세계>는 독일의 재통일(1990년) 후에 프랑스에서 번역 출판되어 베스트셀러로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1차 대전 발발 100주년이 되는 오늘날 다시금 전 세계의 지성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20세에 시집 <은빛 현> 으로 문단에 데뷔한 이래, 1920년대와 1930년대에 걸쳐 전 유럽에 수백만의 독자를 가지고 있던 유명 작가였다. 그가 활동하던 오스트리아 빈은 1900년을 기점으로 이 무렵까지 프랑스의 파리와 함께 문화와 예술의 용광로 같은 역할을 했다. 츠바이크는 작가 로맹 롤랑,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휘자 브루노 발터 등 다양한 예술가, 학자들과 친교를 맺으면서 그의 정신세계를 심화시켰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그 세계적 거인들과의 만남의 순간을 상세히 기록하며 시대의 풍경을 그려냈다.
불행하게도 철저한 자유주의자이며 평화주의자였던 츠바이크. 그는 히틀러의 탄압에 못이겨 1934년 빈을 떠나 런던, 미국을 거쳐 브라질에 정착했다. 그는 어떻게 머나먼 이국땅에서 아무런 자료도 없이 순수히 기억에만 의지해 이 세기적인 증언을 남길 수 있었을까? “다음 세대에 진실의 한 조각이라도 전하고 싶은것이 그의 목적이었다”는 동료 작가이자 친구인 헤르만 케스텐의 말에서 우리는 츠바이크의 절실함과 위대함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슈테판 츠바이크가 만난 136명의 거인들
오귀스트 로댕
그는 나를 아틀리에로 데려간 사실을 잊고 있었다. 로댕은 부끄러워하면서 내게 말했다. “미안해요.” 그때 나는 모든 위대한 예술, 모든 지상의 성취의 비밀을 보았다. 그 순간 나의 전 생애를 위한 그 무엇을 배웠다.
로맹 롤랑
그는 전쟁에 의한 파괴를 더욱 뼈아파했다. “예술은 우리 개인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는 속수무책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다음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릴케, 군복을 입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였다! “나는 언제나 이런 군복을 싫어했지요.” 릴케는 낮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외국에 가고 싶어요. 갈 수만 있다면 말이오. 전쟁은 언제나 감옥과 같아요.”
막심 고리키
“우리와는 얼마나 달랐는지 몰라요. 우리 세대는 소심하다든지 매우 격렬하든지 했지요. 그러나 자신에 대한 확신은 절대로 갖지 못했어요.” 소렌토에서 망명의 세월을 보내고 있던 그날 밤 내내, 그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고리키는 다시 러시아로 돌아갔다.
발터 라테나우
암살되기 직전, 그는 내게 말했다. “당신은 자유로운 인간입니다. 자유를 이용하십시오! 문학은 멋진 작업입니다. 그 직업에서 서두른다는 것은 불필요하기 때문입니다. 1년이 더 걸리든 덜 걸리든 정말로 좋은 한 권의 책에는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그는 진리를 열광적으로 추구하지만, 동시에 모든 진리의 한계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프로이트는 말했다. “100%의 알코올이란 이 세상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100%의 진리는 없어요.”
베네데토 크로체
그는 그저 웃어 넘기며 말했다. “사람을 젊게 만드는 것은 저항 그 자체입니다. 정신적 인간에게 저항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만큼 해로운 것은 없습니다. 고독해지고 주위 청년들이 없어지니 스스로 젊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외 129명의 사람들
슈테판 츠바이크는 이 책에서 그들을 증언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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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의 회고록이다. 그는 ‘나의 운명’이 아니라, ‘한 세대 전체의 운명’을 이야기한다. 그가 살아있는 동안 세 번에 걸친 전쟁은 그의 집과 생활을 모두 뒤집어놓았다. 그 어느 곳에서도 정착할 수 없는 현실을, 아무데나 갈 수 있다는 자유로움으로 생각을 바꿔보기도 하지만 마음에 드리워지는 짙은 그림자는 어찌할 수가 없다.


쎄인트saint 2020-04-18 공감 (3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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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너무 문제가 많아서 읽기가 고통스러운 책. 차라리 제대로 번역해서 제대로 책값 받고 재출간 하는 것이 낫다 싶을 정도.


시간과공간 2016-05-28 공감 (1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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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것이 어제의 문장이라면 오늘의 문장은 왜 이리 매몰차고 배타적인 것일까
꼭 읽어볼 가치가 있는 시대의 고백


Gothgirl 2019-03-02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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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가 쓴 자신의 고향,살아온 날들에 대한 따뜻한 연민의 기록


박람강기 2014-12-12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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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도 좀 수정된 개정파으로 나와주어 반갑네요. 츠바이크는 언제 읽어도 늘 시의적절합니다. 좋은 글은 시대를 띄어 넘으니....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독서꽝 2014-02-25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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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서 태어나는 그림자


슈테판 츠바이크는 망명지 브라질에서 1942년 아내와 함께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것은 언제나 내면의 자유를 중시했던 그가 히틀러에 의하여 자신의 저작들이 불태워지고 반유대정책으로 친구, 가족들이 죽어가고 모국인 오스트리아마저 붕괴되자 그 자신이 인용했던 셰익스피어의 "시간이 우리를 찾는 만큼 우리 시간을 맞이하리."를 그 자신의 해석대로 구현한 듯하다. 그의 발자크는 발자크가 자신의 죽음 앞에서 그랬듯 완벽하게 완결되지 못한 채 그의 품 안에서 떠나 오히려 더 큰 생명력을 얻게 된다. "나는, 이 너무나 성급한 사나이는 먼저 떠나가겠습니다."라는 그의 마지막 고백은 운명에 의하여 패배 당하지만 도덕적 의미에서는 승리를 구가했던 그의 에라스무스, 카스텔리오의 그것이기도 했다. 이제 이 시대의 절망 속에서도 청년 시절의 마음의 별빛을 잃지 않았던 사내의 '한 세대 전체의 운명'과 만난 그의 '삶'을 감히 읽기 시작한다.
그 자신의 정체성은 스스로가 오스트리아인, 유태인, 작가, 휴머니스트이자 평화주의자라고 이야기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1차 세계대전 전의 안정적인 시대는 이 배움을 향해 온몸을 던질 태세가 되어 있던 청년 작가에게 더없이 좋은 학교가 되어준다. 김나지움 시절에 친구들과 몰려 다니며 빈 교향악단의 리허설에 숨어들고 골동품 가게를 더듬던 재기 발랄하던 아이는 모든 저속한 것을 못참아 했던 릴케에게 빌려준 책에 예쁜 리본이 묶여 되돌려 받는 빛나는 경험과 로뎅의 아틀리에에서 로뎅이 자신의 작품을 무아지경에 빠져 수정하는 모습을 목도하게 되는 생의 위대한 순간을 가지게 된다. 그 자신의 표현처럼 이러한 청춘은 "구애받지 않고 맛보고, 시도하고, 향유"하는 시간들로써 점차 이 세계를 향해 걸어나가는 지평을 확장하게 된다. 다채로운 경험들과 예술적 소양들을 쌓고 위대한 작가, 화가, 사상가들을 직접 만날 기회를 가지며 내면을 확장하는 그의 청춘의 그 무한한 깊이와 넓이의 스펙트럼이 참 부럽게 느껴졌다. 많은 미사여구나 과장을 동원하지 않고도 그의 문장 하나 하나가 마치 스무 살의 그것들처럼 생기 넘치고 발랄하게 다가와 읽는 과정도 마치 다시 젊음들을 맛보게 되는 것 같아 참 즐거웠다.
빛나던 성장의 시간들이 지나 많은 것을 성취하고 이제 유명인이 되어버린 츠바이크가 쉰의 생일을 맞아 느낀 그 알 수 없는 불안과 안정의 파괴 위에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그 불온한 소망은 그의 남은 시간들의 복선 같아 섬뜩했다. 회고하는 시점에서 그가 기억해 내는 그 오십 세 생일의 생각, 느낌들은 오래도록 그림자로 남았다. 경제적 안정, 명성으로 단단해진 지반은 곧 서서히 붕괴해 그의 그 불온한 소망을 비극적으로 실현시키게 된다. 이것은 소망이었다기 보다는 하나의 예감 같다.
1,2차 세계대전에 대한 츠바이크의 시선은 극명하게 대조된다. 2차 세계 대전이 비극의 극단으로 치닫는데에 일익을 담당한 히틀러의 잔학성은 그것을 묵인하고 동조한 거대한 무리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데에 더한 비극성이 있다. 양차대전이 실제 발발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신호나 가능성에 대하여 무심하였고 어떤 필연적인 인과관계로 이 거대한 살육의 참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과연 지금 우리의 시대는 어떠한가,라고 생각하니 불안감이 엄습했다. 히틀러의 등장을 가능하게 한 것이 독일의 인플레로 인한 경제적인 불안정도 한몫을 했다는 대목도 기억할 만하다. 위기를 부추기고 전쟁을 선동하는 무리들에 대한 그의 경고는 영원히 유효할 것이다. 58세의 나이로 그는 국적을 상실한다. 이 문장 위로 지나가는 비애는 시간과 공간을 뚫고 들어와 아프게 박힌다. 그의 회고의 문장들은 스스로가 자랑한 그 템포를 잃기 시작한다. 대신 눈물이 흐른다. 모든 보고 듣는 것들 위에 청명한 언어로 차근 차근 영롱한 집을 짓던 사나이는 무릎을 꿇고 주저앉는다. 차마 읽어나갈 수가 없을 만큼 그의 비애와 절망과 슬픔의 강은 범람한다. 조금만 더 참고 버텼더라면 그는 다시 인류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이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그 대부분의 것들을 다시 찾을 수도 있었을 텐데...하는 가정은 어리석다. 이 도덕적으로 염결했던 사나이는 그렇게 갈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다. 가슴 아프지만 그의 삶은 그러한 종결로 향한 것이었고 그의 죽음이 그가 절대 히틀러에게 양보하지 않았던 내면의 자유와 숱한 성취들을 허무한 것으로 전락시킨 것은 아니라는 후세의 깨달음은 오늘날 이 멀리 떨어진 이 나라에서 그의 글을 읽고 뒤늦게 배우고 깨닫는 나 같은 사람과도 만난다.
그러나 모든 그림자는 궁극적으로 빛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새벽과 황혼, 전쟁과 평화, 상승과 몰락을 경험한 자만이, 그러한 인간만이 진정으로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p.552
그는 진정으로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인간이었음을 스스로 고백하고 가버렸다. 이것은 오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 전체로 말하고 있다. 시대의 증언과 만난 겸허하고 진지한 삶의 고백이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 접기
blanca 2016-02-21 공감(24) 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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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 『어제의 세계』 - 잃어버릴 수 없는 고향을 찾고 있습니다

§ 자유는 어디 있습니까
한국의 어느 지식인이 자유는 서양에서 전해진 관념이라고 말할 때, 그의 자유를 의심했다. 자유를 위해 싸우고 죽었으며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 대한 모욕 같기도 했다. 나는 지나친 단정을 경계한다. 단정 속에서는 어떤 진실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걸 무수히 봐왔다. 오히려 진실은 매우 모호하고 유동적이었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는 더 불완전했다. 츠바이크는 ‘인간의 상상력은 매우 불충분하고 정말 중요한 감정은 직접 겪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고, 프로이트는 “백퍼센트의 알콜이 이 세상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백퍼센트의 진리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자기 이론의 단언자이기도 했던 프로이트의 말은 어딘지 역설적이다.
지금의 우리가 원시인이 자유를 몰랐다고 말할 수 있을까. 모든 원시인이 살아 돌아와 증언한다 해도 완벽한 사실일 수 없다. 우리에겐 언제나 모르는 게 남는다. 모른다고 인정할 때 어떤 앎을 가까스로 접하기도 한다(나는 ‘접한다’로 말하며 ‘가진다’는 뜻이 스며들지 않도록 했다). 자신이 살아보지 못한 시대, 삶, 생각에 대해 단정할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의 한계 속에서 말하고, 우리의 앎과 생은 영속적이 아니라 잠정적이기에, 최대한 다각도로 살펴보는 일이 절망스럽지만 최선이며 도리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노력에도 우리는 다 잃는다. 작은 희망이라면 마지막에 웃을 수 있길 바라지만, 해피엔딩은 가장 확인이 어려운 답이다.
“옛날에는 인간은 몸과 영혼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그밖에 여권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없으면 인간다운 대우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츠바이크는 자신이 피난민이자 망명자가 되고서야, 추방당한 러시아인의 이 말을 되새길 수 있었다.
나는 상상해봤다. 동서양의 구분도, 자유 관념도 표현할 필요가 없었던 아주 먼 옛날을.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를 잃은 게 아닐까.
한 번도 자유로운 적이 없었으면서 우리는 불가능한 자유를 원하는 게 아닐까.
지상에 완전한 자유란 없으며, 행복이든 불행이든 어떤 착각 속에서 자유가 ‘있다’고 말하며 끝없는 투쟁과 타협 속에 산다.
플라톤의 동굴 비유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창조주에 의해 특별한 운명과 사명을 가진 선민으로 택해졌다는 유대인의 신앙은, 지상의 어떤 권력도 거부하는 그들의 자유였다. 내겐 자유와 계율은 구분되기보다 가까워보인다. 인간은 왜 자궁을 귀환으로 비유하는가. 모유를 먹듯 우리의 앎은 의존성이 강하다. 내게 자유란 내가 왔던 곳만큼이나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자유 관념은, 이집트 이래로 추방이라는 공동 운명을 겪어온 유대인뿐 아니라 삶으로 추방당한 인간의 근원적 딜레마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삶을 얻었다라고 간주할 때, 감사와 겸양보다 착취와 위협일 때가 더 많지 않았는지? 자유와 추방에 대해 누구보다 겪어온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세운 뒤 희생과 전쟁을 일삼는 것을 보라. 세계 곳곳의 혁명 이후 필연적으로 따라오던 숙청과 독재를 생각해보라.
자유를 획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가 아는 자유와 행하는 자유는 괴리되어 나타났다. 역사 속에서 '자유'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처분'할 때 주로 거론되었다.『전쟁과 평화』, 『죄와 벌』, 『이방인』, 『심판』 같은 소설 제목이 그 내용보다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곤 했다. 그리고 『어제의 세계』란 제목의 에세이를 만났다.
§§ 츠바이크가 말한 어제의 문제
『어제의 세계』는 1942년 2월 22일로 서명된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서로 시작된다. 학업을 위해, 문학을 위해, 작가와 예술가들과의 우정과 교류를 위해, 마지막엔 전쟁을 피해, 평생을 방랑했던 그가 남긴 이 유고집은 한 인간의 기록이라기보다 그 자체로 시대였다. 그는 서문에서 “오직 스스로 남으려고 하는 회상만이 다른 여러 가지 회상에 대신하여 남겨질 권리를 갖는다.”고 말함으로써 이 책의 무게감을 전한다.
츠바이크에겐 ‘제발’ 또는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해본 적 없는 부유한 부모가 있었다. “남아프리카 전쟁(1899~1900), 러일전쟁(1904~1905), 발칸전쟁(1912~1913)”(p33)은 그들 생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1차‧2차 세계 대전은 양상이 달랐다. 그들이 유태인이었기 때문이다. 2차 세계 대전 때 귀국할 수 없게 된 츠바이크가 전해 들었던 그의 노모 일화는 정말 가슴 아팠다. 노령으로 피난도 못 갔던 그의 노모는 ‘아리안 인종법’ 시행으로 산책을 하더라도 벤치에 앉지 못했다. ‘죽어가는 자의 곁에 밤을 새울 수 없다’(p518)는 나치 법률에 의해 어떤 친인척도 그 임종을 볼 수 없었다. 어째서 이렇게 잔인해져야 했나. 왜 이렇게 될 때까지 놔뒀나. 프로이트의 이론을 빌어와 인간의 본성과 문명의 성질은 원래 그런 거지요, 말하면 끝나는 일인가. 츠바이크는 술회했다.
우리가 공통으로 가진 낙관주의가 우리를 배반했다는 점이다. ……(중략)…… 많은 지식인들의 태도는 유감스럽게도 무관심하고 소극적이었다. 우리의 낙관주의 때문에, 전쟁 문제는 그 모든 도덕적인 결과와 함께, 아직 완전히 우리의 내면적 시야로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시대의 뛰어난 사람들의 중요한 저술 중 어느 것에서도, 그것에 대한 원칙적인 논의나 정열적인 경고를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는, 우리가 유럽인으로서 생각하고 국제적으로 형제애를 두텁게 하고 있으면, 우리가 일상사에 단지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을 추구하며, 우리의 언어와 국경을 초월한 평화적인 이해와 정신적인 우정이라는 이상을 고백하고 있으면, 우리의 일을 다하는 것이라고 믿었다.(p249)
“아니, 이런 노동자와 군인의 공화국 같은 것이 2주일 이상 계속되리라고 도대체 누가 믿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것은 익숙한 생활을 포기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행하는 자기기만이었다,(p481)
유럽의 양심은ㅡ우리 문명의 불행이고 치욕이지만ㅡ결국 이들 폭력 행위는 ‘국경의 저 너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이유로, 간섭하지 않을 것을 열심히 강조했기 때문에 복용량은 점점 더 강해져서 급기야는 전 유럽이 이로 말미암아 파멸하기에 이르렀다. 히틀러가 한 것 가운데 이 전술만큼 천재적인 것은 없었다. 그것은 도덕적으로 그리고 머지않아 군사적으로도 약해져 가고 있던 유럽에 대해서, 천천히 신중하게 행동하면서 점점 강해져 가는 힘으로 압력을 높여 간다는 전술이었다. 독일에서 어떠한 자유로운 말도 어떠한 독립적인 책도 근절해버린다는, 오래 전부터 마음먹은 계획도 미리 떠보는 이런 방법으로 행해졌다. 우리의 저서를 단호하게 금지해 버린 법률도 즉각 발표한 것이 아니었다.ㅡ그것은 2년 후에야 발표되었다.(p465)
역사는 동시대인들에게 그들의 세대를 규정하는 커다란 움직임에 대해 그 첫 단계에서는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은 논박할 수 없는 역사의 철칙이다.(p457)
히틀러에게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넘어가도록 세계는 방관했고, 츠바이크와 아인슈타인 등의 책이 광장에서 불태워졌고, 오스트리아 국회도 불탔다. 아름다운 시를 썼지만 릴케는 어떤 정치적 입장도 거부했다. 로맹 롤랑은 국제적십자사 포로수용소에서 포로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슈트라우스는 음악과 가족을 위해 히틀러에 협조했다. 많은 이들이 감시당하다가 암살당했고 곳곳에서 자살했다. 희망을 찾아 브라질까지 갔던 츠바이크는 미국의 2차 세계대전 참전 소식을 듣고 『어제의 세계』를 집필한 뒤, 아내와 동반 자살했다.
§§§ 희생 끝에 얻은 비참함
대전 후에야 비로소 국가주의에 의한 세계 혼란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리 세기의 정신적 유행병이 가져온 첫 번째로 눈에 보이는 현상은 외국인 싫어하기였다. 즉 외국인에 대한 병적 혐오, 아니면 적어도 외국인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것이었다. 세계는 외국인에 대해 방어 자세를 취했으며, 어디에서나 외국인을 배척했다. 전에는 오로지 범죄자에 대해서만 강구했던 그런 모든 모욕이, 지금은 여행 전이나 여행하는 도중에 모든 여행자에게 부과되기에 이르렀다.(p521)
영혼을 짓이기는 불쾌한 것들로 인하여 우리의 창조 작업과 우리의 사고가 입은 손실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 여러 해 동안 정신적인 책보다 관청의 지령이나 규칙을 더 많이 연구했기 때문이다.(p522)
인간은 객체이며 자유롭게 태어난 영혼을 가진 주체가 아니라는 것, 권리는 아무 것도 없으며 모든 것은 관청의 은총에만 달려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심문을 받고, 등록되고, 번호가 매겨지고, 자세하게 조사받고, 스탬프가 찍혀졌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나는, 자유의 시대에 길들여져 굳어진 인간으로서, 또 꿈꾸었던 세계 공화국의 시민으로서, 내 여권에 찍힌 어떠한 스탬프도 낙인처럼, 그들이 행하는 어떠한 심문이나 검사도 굴욕처럼 느끼지 않을 수 없다.(p522)
지금의 우리는 외국인 체류자를 편하게 바라보고 있는가. 은연중에 철학이나 문학보다 영어책을 더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세계나 사회 문제보다 내 생활과 능력쌓기가 더 중요하다. 개인의 선택이자 자유라고 말하고 있지만 언제든 붕괴되기 쉽다. 다른 나라를 가기 위한 많은 절차에 순응하는 우리는 정말 자유로운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살았던 시대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 오, 흩어져버린 츠바이크의 수집품이여
거기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업 비망록 가운데 한 장이 있었다. 스케치에 관해 왼손으로 글씨를 쓴 노트였다. 또 나폴레옹이 거의 읽어낼 수 없는 글자로 4페이지에 걸쳐 휘갈겨 써서 리볼리에 있는 병사들에게 보낸 군대 명령서가 있었다. 또 발자크의 어떤 소설 전체의 교정지가 있었다. 어느 페이지나 그야말로 하나의 전쟁터였으며, 수없이 많은 수정과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명료함을 가지고 교정에 교정을 거듭하고 있는 그의 거인적인 투쟁을 표현하고 있었다. 사진 복사가 다행히도 어느 미국 대학에 보관되어 있다). 니체의 『비극의 탄생』의 알려져 있지 않은 초고도 있었다. 그것은 발표하기 훨씬 전에 사랑하는 코지마 바그너를 위해 씌어진 것이다. 또 바하의 칸타타와 글룩의 알체스테의 아리아가 있었고, 음악가 중에서 남아 있는 원고가 가장 드문 헨델의 것도 한 가지 있었다. 언제나 가장 특징적인 것을 찾았으며, 대부분은 발견되었다. 브람스의 ⌜유랑민의 노래⌟, 쇼팽의 ⌜바르카롤레⌟, 슈베르트의 불멸의 곡⌜음악에 바침⌟, 하이든의 것으로는 황제 사중주곡 중의 ⌜신이여 보호하소서⌟의 불후의 멜로디가 있었다. 몇 가지 경우에는 창조적 인간이 단 한 번 만든 구현물을 창조적 개성의 전 생활상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에 성공하기도 했다. 가령 모차르트의 것으로 11세 소년 시절에 쓴 유연성이 결여된 것 한 장뿐만 아니라, 그의 가곡 예술의 극치인 영원불멸하는 괴테의 ⌜제비꽃⌟을 가지고 있었고, 무도곡으로는 ⌜피가로⌟의 ‘그대 이 위를 가지 않으리라’를 패러프레이즈한 미뉴엣, 그리고 ⌜피가로⌟ 그 자체로부터는 케르빈의 아리아를 가지고 있었다. 또 매력적이고도 버릇없이 쓴, 아직 한 번도 원문 그대로 완전하게 인쇄된 적이 없는 아주머니에게 보낸 편지, 그리고 음탕한 카논의 한 장, 마지막으로는 그가 죽기 직전에 쓴 한 장, ⌜티투스⌟에서의 아리아 하나를 가지고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괴테의 생애도 하나의 아치가 형성되고 있었다. 처음 것은 9세 때 라틴어로부터 번역한 것이었으며, 마지막 한 장은 82세 때, 죽기 직전에 쓴 시 한 편이었다. 그 사이에는 그의 창조의 왕관을 이루는 작품의 거대한 한 장, 즉 『파우스트』 중의 두 페이지 분, 그리고 자연과학에 관한 원고 한 장, 갖가지 시, 그리고 그가 생애의 여러 단계에 그린 스케치가 있었다. 이렇게 하여 괴테의 전 생애를 이 15장으로 개관해 볼 수 있었다. 가장 존경하는 베토벤에 관해서는 이렇게 완전한 상을 얻을 수는 없었다.(p445)
예술에 있어 탁월한 식견이 있었던 츠바이크의 수집품이 지금 한 자리에 모여 있다면, 우리는 예술과 인간의 어떤 본질을 더욱 한 눈에 살펴볼 수도 있지 않을까. 모든 걸 버리고 떠나야 했던 츠바이크만큼 나도 한탄스럽다.
일생을 탐구하며 예술과 사람의 조화를 원했듯 현실세계도 다함께 어울리기 바랐던 故 슈테판 츠바이크(1881. 11. 28 ~ 1942. 2. 22, 오스트리아)의 명복을 늦게나마 빕니다.
§§§§§ 에필로그
츠바이크가 평생의 영감(靈感)으로 생각하고 죽을 때까지 가지고 다녔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가 그린 존 왕 초상화
그가 만났던 수많은 대가들 중, 제임스 조이스에 대한 일화도 짧지만 인상깊습니다.
구판/개정판 사진이 다른 게 많습니다.
위 사진은 구판/ 개정판 톨스토이의 묘지 사진 비교입니다.
묘지 옆 두 나무는 아름답고 의미있는 사연이 있습니다.
책 속에서 만나 보시길 :)
오늘날 아직 자신의 길에 확신이 없는 젊은 작가에게 충고를 준다면, 나는 상당히 위대한 작품을 각색하거나 번역하는 데 봉사하라고 권장할 것이다. 초심자의 모든 자기 헌신적인 봉사 속에는 자기가 창조하는 것 이상의 확실성이 있다. 그리고 사람이 몰두하여 행하는 일은 절대로 헛된 일이 없는 것이다.(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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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6-01 공감(15) 댓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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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이동진의 책에서도 나온다. 훌륭한 책은 반드시 서문이 좋다는 것. 그러면서 이 책의 서문을 예시로 들고 있다. 본문 전체의 맥락을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면서 그 자체로 힘 있는 멋진 글.
머리말
나는 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남들에게 들려주었으면 하는 유혹에 빠질 만큼 스스로를 대단한 인간이라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나의 세대에 보통 주어지는 갖가지 사건들, 파국, 시련보다 한없이 더 많은 사건들을 겪게 되고서야, 나를 주인공으로 삼아, 더 적절하게 말한다면 중심부에 내세워 책 한 권을 써 보려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 (중략)
사실 내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나의 운명이 아니라, 한 세대 전체의 운명이다. 역사의 진행 과정에서 어떠한 세대도 경험해 본 바 없는 그런 운명을 견뎌낸 우리 세대의 운명 말이다.
영원한 청춘의 도시 파리(158~159쪽)
파리 인상파 화가들의 생활은 외견상으로는 소시민이나 연금 생활자와 다를 것이 없었다. 그들의 집은 증축한, 아틀리에를 가진 작은 집 같은 것으로, 뮌헨에서 렌바하나 다른 유명 화가들이 화화 별장에서 남에게 보이려고 만든 듯한, 모방한 사치스러운 그런 설비는 아니었다.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얼마 안 있어 개인적으로 친하게 된 시인들도 단순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거의 실제로 하는 일이 별로 없는 작은 정부 관리직을 갖고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최저 지위의 사람으로부터 최고 지위의 사람에까지 뚜렷이 보이는 정신적인 일에 대한 높은 존경이 수년 전부터 높은 수입을 얻지 못하는 시인과 작가에게 눈에 띄지 않는 한직을 주는 현명한 방법을 채택하게 했다. 예를 들어 그들은 해군성이나 상원의 부속 도서관 사서로 임명되었다. 이것으로 얼마간의 월급이 주어졌으나 일은 없었다. 상원 의원은 아주 드물게만 책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다행스러운 직장의 소유자는 훌륭한 양식의 오래된 상원 건물에서 뤽상부르 공원이 바라보이는 창문 앞에 조용하고 쾌적하게 앉아서, 집무 시간 중에도 조금도 원고료 생각을 할 필요 없이 시를 쓸 수가 있었다. 이 얼마 안 되는 안정도 그들에게는 충분한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훗날 듀아멜과 듀르탕처럼 의사였다든지, 샤를 빌드라크처럼 작은 화랑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또 로맹이나 장 리샤르 블로크처럼 김나지움의 교사이기도 하고, 폴 발레리처럼 몇 시간을 통신사에 앉아 지내는 사람도 있었고, 출판사에서 일을 도와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중의 아무도, 영화나 많은 판매 부수로 버릇없게 되고, 최초의 예술적인 인기에 기고만장하여 곧 독립하여 살려고 하는 그들의 후배들처럼 오만하지는 않았다. 이 시인들이 그들의 작고 야심 같은 건 전혀 없는 직업에서 얻으려고 한 것은, 내면적인 작업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해 주는 외면적인 생활의 조그만 안정뿐이었다. 이 소박한 안정 덕분으로 그들은 부패한 파리의 대 일간 신문들을 경멸하며 그냥 지나쳐 갈 수 있었고, 개인의 희생에 의해서만 유지되고 있는 그들의 작은 잡지에 원고료 없이 글을 썼다. ...언제나 도와주고 충고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성실함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데가 있었으며, 시계 장치처럼 어김없던 그는, 다른 사람에 관한 모든 일에 신경을 썼지만, 절대로 자신의 개인적 이득에 신경을 쓰는 일이 없었다. 만약 친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시간 같은 건 그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고 돈도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참 이 책 맨 앞에는 유서도 있다. 사실 나는 슈테판 츠바이크를 60세에 아내와 동반 자살을 한 일로 그가 평생 펴낸 저작들보다 먼저 만나고 존재를 인지하게 되었으니, 그도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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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7-10-10 공감(12)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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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잘 맞이하게 하는 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는 전기 작가로 유명하다. 그런데도 아직 그의 이름을 듣는 것에 비해서는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 그가 자살했다는 사실도 잘 알지 못했고.. 그가 유대인이라는 사실도 잘 알지 못했다. 그가 한1960년대까지는 살아있지 않았을까라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츠바이크의 자서전이라고 해도 좋다. 그가 자신이 살아온 세계를 바라보며 시간 순서대로 내용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겪은 일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도 많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191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유럽의 지성사를 알게 되기도 한다.
츠바이크가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극작가이자 전기작가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시인으로 이름이 났고, 그의 작품들은 대단한 인기를 끌어서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이 되어 그의 작품이 읽혔으며, 또 그는 수집가로서도 능력을 발휘하여 작가의 친필 원고들을 많이 모았다고도 한다.
그러니 그의 생애를 좇는 이 책은 츠바이크 개인사이기도 하고, 당대 유럽의 지성사가 되기도 한다.
제목이 "어제의 세계"다. 어제의 세계란 이미 지나간 세계를 뜻한다. 자신이 지금 발딛고 있는 세계가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까지 거쳐온 세계를 말한다. 그래서 그런 세계는 바로 자신을 만들어낸 세계이기도 하다.
2차세계대전이 시작되고 영국에서 츠바이크 자신이 생각한 것으로 이 책을 끝맺고 있는데.. 그에게 어제의 세계는 긍정의 세계이기도 하고 부정의 세계이기도 하다.
마치 자신의 그림자를 보는 듯한... 그러나 그림자는 빛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모든 그림자는 궁극적으로 빛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새벽과 황혼, 전쟁과 평화, 상승과 몰락을 경험한 자만이, 그러한 인간만이 진정으로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552쪽)
그는 자신을 고향이 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그는 자신의 고국을 등지고 마는데... 단지 육체적으로 고국을 등졌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된 사고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코스모폴리탄. 세계주의자. 그는 유럽을 자신의 고향으로 삼고 살았는데... 그것이 바로 그가 살았던 어제의 세계였는데.. 이런 어제의 세계에 두 차례에 걸친 전쟁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웠고, 이 그림자는 너무나도 어둡고 커서 결국 빛을 몰아내 그를 어제의 세계에서 격리해 버리고 말았다고 할 수 있다.
범 유럽주의자임을 자처했는데.. 세계는 국가로 나뉘어 전쟁을 치르고 있는 현실. 그 현실 속에서 헤맬 수밖에 없는 지성인. 그가 바로 츠바이크다.
오스트리아라는 지정학적인 약소국에서 태어났다는 것. 유대인으로 태어났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가라는 것.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것.
이것이 결국 2차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과 전쟁을 하게 되자 자신의 목숨을 끊게 되는 결과를 낳게 하는데...
전쟁을 피해 남미의 브라질로 이주해 나름대로 삶을 유지해가던 그에게 또다른 전쟁은 그를 견디지 못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에게 전쟁으로 점철된 어제의 세계는 이제는 사라져야 할 세계인데... 그가 원하는 어제의 세계는 국경으로 사람들을 가르지 않는, 세계의 지성인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그런 세계였는데... 함께 공존하는 그런 사회. 그 사회를 여지없이 깨뜨려버린 히틀러라는 사람. 그에 대한 증오가 이 책에서는 가감없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이 지금 우리 사회에 의미가 있는 것은... 우리도 츠바이크처럼 어제의 세계를 겪었기 때문이 아닐까? 공동체로 서로 평화롭게 지내던 어제의 세계도 우리는 겪었고, 츠바이크가 겪었던 두 번의 전쟁과 같은 비극을 우리 역시 겪었으며, 히틀러만큼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독재자들을 겪었으니...
그 어제의 세계가 그냥 어제로만 머물었으면 츠바이크의 이 책은 서양의 과거를 겪었던 한 지식인의 초상에 불과했을텐데... 우리도 츠바이크와 비슷하게 어제의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지는 않았는지.
다만, 그는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어제의 세계로부터 도피하고 말았지만...우리는 이 세계를 오늘도 겪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다면 이미 우리에게는 먼저 간 길이 있으니.. 그 길을 우리에게 맞게 다시 만들어 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 이것이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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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ye91 2014-05-08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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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이 책은 2차 대전 발발 후 1941년 브라질에 정착한 츠바이크가 지난 시대의 유럽과 자신의 생애를 회고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나의 오늘은 나의 어제의 어느 것하고도 너무나 다르며 또 나의 상승과 전락이 너무도 기막히기 때문에, 나는 다만 하나의 인생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완전히 서로 이질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이따금 생각할 정도이다.
- 본문 11쪽에서 인용
십년 전에 읽었는데, 이번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고 다시 통독했다. 그동안 독서 이력이 좀 쌓여서 다시 보니, 의외로 많은 역사책들이 <어제의 세계>를 1차 사료로 인용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새롭게 들어왔다. 에세이이지만, 거의 역사서로 생각하고 읽어두면 좋을 듯하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쓸 말이 없다. 요약할 수 없는 성격의 책이다. 걍 읽고, 그의 운명을 만나야 한다.
이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후에 비로소 나도, 시련은 사람을 자극하고, 박해는 사람을 굳세게 만들며, 고독으로 파괴당하지만 않는다면 고독은 사람을 드높여 준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인생의 모든 본질적인 것들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인식도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오직 자신의 운명을 통해 배우는 것이었다.
- 421쪽에서 인용
또한 그가 관심가진 인물들의 운명도 만나야 한다.
그러나 이 희곡은 소위 '영웅'의 편에 서지 않고 항상 패배자 가운데서 비극을 보고자 하는 나의 내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을 이미 담고 있었다. 나의 소설에서 주인공은 늘 운명에 의해 쓰러진 자이며, 전기 작품에서도 현실적인 장(場)이 아닌 도덕적인 의미에서 성공한 인간의 참된 모습에 마음이 쏠렸다. 즉 루터가 아니라 에라스무스, 엘리자베스가 아니라 메리 스튜어트, 칼빈이 아니라 카스텔리오에 쏠렸다.
- 본문 211쪽에서 인용
그의 마음이 쏠린 운명은 각각 '정신적 도덕적 히로이즘'을 체현하는 인물의 운명이 아니었을까.
어떠한 공격도, 어떠한 술책도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는 없었다. 그는 두려움 없이 현명하게 세계의 혼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게서 나는 다른 히로이즘, 하나의 살아 있는 기념비라고도 할 수 있는 정신적 도덕적 히로이즘을 보았다. (중략) 광기의 발작에 빠졌던 유럽의 양심을 유지한 사람이 바로 그였던 것이다.
- 본문 327
베르하렌, 엘렌 케이, 로맹 롤랑, 톨스토이, 고리키, 릴케,,, 등등 그와 교류하고 영향을 주고받은 당시 유럽의 지성들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현재 내 입장에서는 젊은 책벌레였던 그가 작품을 쓰고 무작정 투고하고,,,, 작가로 자리잡아 가는 과정에서 겪고 느낀 이야기들도 재미있었다.
나의 '어제의 세계'를 회고해 보니, 고교 1학년 때의 국어 선생님 덕분에 알게 되어 그의 책과 보낸 세월이 어언 25년,,,, 그의 문장에 빠져 있다가도,,, 자유주의 서구 지식인의 전형적 모습에 의도적으로 멀리하다가도,,, 언제나 그를 다시 읽으면 가슴이 뛴다. 10년 전의 나는, 양차 대전을 거치며 잃어버린 유럽만을 안타까워하는 그가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 정도의 지성을 갖춘 남자가 유럽이 일으킨 전쟁에 신음하는 다른 지역 사람들의 고통을 거시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 의아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읽고 나니, 생각이 좀 바뀌었다. 그래, 그런 기질을 가진 사내가 있고, 그런 사내를 좋아하는 것이 뭐가 어떤가? 나는 그의 장점과 단점을 다 알고 사랑하는데! 앞으로 나는 아무 죄의식 없이 그를 읽고 사랑하리.
(2003년의 2판 2쇄로 읽었지만, 여기 2014년 개정판에 리뷰 남김. 인용문의 페이지는 이 개정판과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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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정드레스 2014-05-29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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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고백,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여운

츠바이크는 대단한 작가다.
그가 남긴 양만으로도 정말 정말 감탄스러움을 넘어 경이롭다.
그의 출발이 워낙 상쾌했기 떄문이리라.
만 20세가 안된 나이에 만들어낸 시를 막바로 출판할 수 있던 영광에서 시작되어
여러 신문 잡지로부터 원고를 의뢰받았다.
백만 장자인 집안에서 좋은 커리어로 시작하였기에 그는 행운아라 불리기에 전혀 문제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의 말년의 비극 - 브라질에서의 자살 - 을 알기에 그 사이의 삶들을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최근 가장 롱런하는 문화 영화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위대한 작가 츠바이크에 대한 헌정임을 상기해보자.
영화가 보여주는 스위스의 멋진 호텔, 그리고 한 명의 인도 출신 벨보이가 막대한 유산을 물려 받는 모험극. 이 기이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가의 열정.
이 모든 일은 실제 모델인 츠바이크와 그의 작품 활동에 대한 모방 내지 오마주다.
그리고 그 삶은 고스란히 이 책에 녹아 있다.
작가는 정말 호기심이 많았다.
어려서부터 여러 언어를 익혔고 사고 자체도 코스모폴리탄, 한 나라에 메이지 않고 전 유럽을 끌어 안았다.
그의 주인공들이 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 등 전 유럽을 넘나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인물 하나하나에 애정을 담뿍 담아 독자를 위한 더 나은 전기를 그려내 주었다.
그의 삶에서도 사람 만나기를 참 좋아했다. 이 책에서 150여명의 명사와의 교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로댕과 스트라우스였다.
로댕의 작업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해서 환담을 나누다가 그의 작업 모습을 가만 보게되었다. 무척 열정을 담은 작업이 끝났을 때 로댕은 이 방문자가 누구인지를 깜빡했다고 한다. 무서운 몰입이다. 이것 또한 작가에게 커다란 가르침이었다고 한다.
스트라우스와 인연은 작가에게 커다란 영광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또한 정치적 도전이었다. 이미 유태인 차별이 본격화된 독일에서 스트라우스라는 대가를 함부러 배제하기 어려운 나찌 수뇌부는 히틀러를 포함한 회의를 통해 작가에게 작품발표를 하는 예외를 인정해야만 했다.
인물과의 교류와 함께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시대 묘사였다는 점을 강조해야만한다.
이 책에 묘사된 전쟁 후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혼란은 이후 사회과학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참조가 되었다.
수조 마르크 단위로 올라가버린 환율 속에서의 혼란은 후일 히틀러의 집권을 가능하게 한 토양이 되어버렸다. 그 와중의 혼란상에 대한 세세한 묘사는 정말 생생하게 현실을 우리에게 전달해준다.
다시 츠바이크 본인과 영화 이야기로 엮어 가보면..
츠바이크가 좋아한 작가 발자크의 삶은 고스란히 츠바이크의 삶에 포개진다.
혼란시대를 묘사한 발자크의 전기를 쓰고 있는 새로운 혼란시대의 작가 츠바이크.
식민지의 이방인 나폴레옹이 정상에 올라가는 놀라움과 후폭풍을 그려내는 발자크의 필봉은 고스란히 모든 혼란기를 오가는 츠바이크의 필봉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아주 아주 압축되어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녹여내어진다.
난세를 아예 먼 이야기로 취급하던 1차 세계대전 전 오스트리아의 삶들..
황제의 우아한 통치와 금화로 인정된 부를 누리던 그들의 삶이 역사의 파도에 의해 침몰하는 모습은 영화 속 우화만은 아니다.
아마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비슷한 파도를 맞이할 때 츠바이크의 책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고난이라도 남의 이야기라면 희극이지만 내 이야기가 될 때는 비극이 되니 말이다.
다시 한번 작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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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4-07-16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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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어제의 세계


iwasfaraway 2016-09-04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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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어제의 세계


사실 20세기 유럽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본인은 이 책의 앞부분, 그러니까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린 시절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다. 기껏해야 성적으로 숨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풍속,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모두가 진보의 힘을 믿으며 힘차게 나아가던 긍정적인 `이성의 시대`의 모습을 서술해 놓은 것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당시의 모습을 서술한 것이 인상깊었다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인 프란츠 페르디난트와 소피가 세르비아에서 암살었다는 소식을 공원에서 접하게 되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빈 시민들의 일상 생활은 여전했으며 슬퍼하는 사람조차도 찾기 힘들었음을 츠바이크는 증언한다. 그리고 1871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이후 이렇다할 전쟁이 없이 평화 속에 젖어 지냈던 유럽이 1차 세계대전의 대재앙 속으로 쓸려 들어가는 모습이 잘 서술되어 있다. 츠바이크는 1차 세계대전의 각국 동원령이 내려지던 무렵 벨기에에서 휴가를 보내다 뜻하지 않게 전시법을 어기며 중립국 벨기에 침공을 시작하는 독일군의 모습을 본다. 그는 병사로 징집되는 대신에 전쟁자료과에서 근무하였으며 이 대전쟁 중에 동맹국과 협상국 사이에 적대감이 불 붙듯이 커지고, 서로를 비난하며 모든 것을 초토화시킬 기세로 옮아간 전쟁의 참상을 기록한다. 그리고 전쟁 중에 스위스로 가게 된 그는 중립국이던 스위스에는 오스트리아-독일에서도 전쟁 이전까지는 당연한 일상이던 평온함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전쟁으로 인해 모든 물자가 부족해지고 초토화된 조국 오스트리아와 비교하며, `국경을 가르고 있는 강의 물고기들도 저 쪽에선 교전 중이고, 여기서는 중립인 것 같다`고 말한다. 츠바이크는 스위스에서 프랑스인 작가 로맹 롤랑과 전쟁의 참화에서 고통받는 많은 지성인들을 직접 목격하고 평화를 위한 활동을 한다. 결국 1918년에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오스트리아로 돌아가던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카를이 기차를 타고 국외망명을 떠나는 것도 목격한다.
츠바이크가 어려서부터 자라오고 당연히 여겼던 오스트리아-헝가리 군주국은 이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히틀러의 발호 이전까지 츠바이크는 다시 나름의 안정적인 삶을 되찾으며 잘츠부르크에 거주하였다. 그런데 이곳은 바로 아돌프 히틀러의 별장인 남독일 베르히테스가덴의 근처였고, 이 오스트리아의 실패한 화가 출신인 히틀러가 반유대주의를 공공연하게 부르짖으며 독일에서 정권을 공고히 해나가는 모습까지 목도하게 되었고 마침내 오스트리아가 위협에 처한 1934년에 유대인 혈통인 츠바이크는 위협을 피해 그의 조국을 떠나게 된다. 1938년 3월에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완전히 합병됨에 따라, 그는 무국적자가 되어 영국에서 살아야 했고 코스모폴리탄적인 삶을 일찍부터 동경해왔으나 막상 조국을 잃게 된 후에는 국적이 없이 상대국의 `호의`에 의해 겨우 살아가며, 이 호의는 언제라도 철회할 수 있는 것이라 삶 자체가 가시방석처럼 된 무국적자의 설움 또한 잘 표현하였다.
결국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뒤 전보다 훨씬 비인간적인 전쟁까지 목도하게 된 슈테판 츠바이크의 삶은 결코 순탄치 못했음을 잘 살펴볼 수 있다. 1914년 이전 진보와 이성의 힘을 믿으며 끝없는 진보를 통해 전 유럽과 인류가 하나가 될 꿈을 꾸던 츠바이크는 순식간에 야만적인 광기로 얼룩진 세계사의 전환기를 겪게 된 것이다. 이러했던 `어제의 세계`를 넘어, 전 인류가 서로 평화롭게 공존할 세상은 과연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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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Doe 2015-07-07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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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 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의 유서로 이 책은 시작한다.
<...모든 나의 친구들에게 인사를 보내는 바입니다! 원컨대,친구 여러분들은 이 길고 어두운 밤 뒤에 아침 노을이 마침내 떠오르는 것을 보기를 빕니다! 나는,이 너무나 성급한 사나이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슈테판 츠바이크, 페트로폴리스, 1942년 2월 22일 >
188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부유한 유태인 가정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난 츠바이크는 브라질에서 아내와 함께 동반자살 하는 것으로 생을 마감했다. '내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나의 운명이 아니라, 한 세대 전체의 운명이다'라고 했듯이 자서전 형식을 빌어 자신이 살아냈던 그 시대를 바라보는 책이라 할 수 있을것이다.
19세기 말 언제 파괴될지도 모르는 일상의 편안함,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편리함으로 핑크빛 미래를 꿈꾸고 대비하며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던 그 시대 사람들이 1,2차 세계대전을 겪은 일을 생각하며, 그는 '우리의 문화와 문명이라는 것은 다만 표면의 엷은 층에 지나지 않으며 이것은 어느 때고 심층 세계의 파괴적인 힘에 의해 와해될 수 있는 것' 이라고 말했던 프로이트를 떠올렸다. 지금의 우리도 저러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시대라고는 하지만,곳곳에서 분쟁,테러가 일어나고,자국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지금, 이러한 안정된 세계가 어느 순간 무너질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의 제목은 <어제의 세계>이지만, 바로 <내일의 세계>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했다.
크게 두가지 축으로 읽혔다.문학가로서의 창작에 대한 이야기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너무나 큰 시련이었던 양차대전을 바라보는 시각들.결국 츠바이크라는 한 사람의 일생으로 녹아들었다.
그는 유태인이었기에 자기가 바라본 부모님과 유태인 가정의 모습들을 통해 유태인의 생각과 생활방식, 세기말 예술과 문화의 도시였던 빈의 모습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짐나지움 시절에 정해진 틀에서 배우던 교육에 싫증을 느끼고,뜻이 맞는 친구들과 극장,문학,예술에 심취했고,커피 하우스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영혼의 파악력과 정신적인 것으로의 약진은,정신이 형성되는 결정적인 시기에만 단련할 수 있는 것이고, 일찍부터 영혼을 넓게 펼치는 것을 배운 사람만이 나중에 세계를 자기 가슴 속에 포용할 수 있다'는 생각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는 '내면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맘이 그의 인생을 관통하고 있었다. 빈 대학에 입학한 이후로는 마지막 학기에 시험을 쳐서 졸업을 하는 것 외에는 의미를 두지 않았다. 스스로 인생대학이라고 말했듯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창작활동을 하는데 전념하게 된다. 세상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많은 것을 보고 배우기 위해서 수 많은 여행길에 오른다. '라테나우'와의 대화를 통해 그는 더 큰 세상을 만나기 위해 인도,미국으로의 여행도 하게 된다. 그가 만났던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행길에 만났던 많은 사람들에게서 받는 자극들은 그가 문학가로서 살아가는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독자로서의 우리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인사들의 면면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수많은 창작물이 탄생하게 된 배경, 문학가로서의 자세, 문학의 역할등 그의 문학가로서의 모습들을 보는것은 흥미로웠고.대단한 수집가였던 것을 알 수 있다.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전쟁이라는 것이 평범한 민중은 아무런 의사결정권도 없이 ,정치권자들의 권력싸움,국가간의 힘겨루기 등으로 일어나지만, 그 피해를 보는 것은 힘없는 민중들의 몫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룻밤 사이에 광신적인 애국자로 변하고 피냄새에 취해가는 과정을 바라보기도 한다.히틀러가 서서히 수면으로 올라와서 어떻게 정권을 잡아가는 지를 보면 한 인간이 어떻게 저런 힘을 가지고,세상을 엎을 수 있는지 이해하긴 힘들었다.하지만,지금 우리 정권의 모습을 보면 그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생각되기도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는 말했다. 1차 대전 중에는 말이 아직은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1939년에는 한 시인의 발언은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1차대전 중,1차대전과 2차 대전 사이의 평화로웠던 10여년,2차 대전이 발발하고 그 속에 있던 몇 년동안의 이야기들. 평화주위자로서의 그가 사랑하는 고향 유럽이 붕괴되어 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마음이 고스란히 책 속에 담겨있다.
자신의 문학관처럼 자서전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는데,정말 군더더기가 없다는 것이 느껴졌다. 꼭 필요한 에피소드들을 넣고, 자신의 솔직한 감정들로만 꽉꽉 채워져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문체를 보면 담백하고,내용은 가볍지 않았다. 그 험난한 세월을 살아내고 지켜봐야했던,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인한 미국의 참전으로 충격을 받아 자살을 선택했던, 그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만나도 전혀 고루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나가야하는 지 강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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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24-08-06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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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어제의 세계

시대의 흐름이라는 운명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왜소하고 무력한 존재인가?
유복한 집안에 태어나 20살의 젊은 나이에 문학계에 데뷔한 슈테판 츠바이크. 그는 평화주의자로서의 신념을 간직했고, 이 신념에 따라 행동했기에 1차대전 때는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1차대전 이후에는 다시 작가로서의 성공을 거두게 된다. 50대가 되었을때, 평화로운 잘츠부르크의 전경을 보며 ‘어느 누가 나를 파멸시키리’라며 자신만만해 하였으나 1933년 독일에 나치 정권이 들어서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다. 나치는 호시탐탐 오스트리아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았고 유태인이었던 츠바이크는 친구들에게 같이 외국으로 도망갈 것을 권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스트리아 밖의 사람들은 모두 오스트리아의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으나, 오스트리아인 친구들은 내일도 오늘이나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세상이 이어지리라 믿고 해외로 망명하자는 권유를 거절한다. 츠바이크는 혼자 영국으로 망명하게 되고, 곧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병합한 후 오스트리아에 있는 유태인들을 박해하고 있다는 뉴스를 듣고 괴로워한다. 1939년 9월 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해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게 되고 이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해 하며 이 책은 끝난다.
하지만 이후 츠바이크의 생애를 살펴보면 이야기의 비극성은 더욱 깊어진다. 영국이 2차대전에 뛰어들면서 오스트리아 출신 츠바이크는 적대국 국민으로 간주되었고 결국 그는 미국으로, 다시 곧 브라질로 망명하게 된다. 오스트리아에 있었을 당시 그는 역사적 인물들의 필적을 수집하고 해외 곳곳을 여행하며 유명인사들과 만나는, 모두가 동경할만한 생활을 하였으나 브라질에서의 삶은 이전의 삶을 생각하기 어려울만큼 힘겨웠다. 전황은 추축국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었고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미국이 참전하게 되면서 전쟁은 유럽만의 전쟁이 아닌, 전세계의 전쟁으로 확대된다. 이러한 현실에 우울해하던 츠바이크는 결국 부인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게 된다.
츠바이크가 처하게 된 현실은 츠바이크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작가 중의 한 사람이었고 사회적 영향력도 있는 유명인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거친 운명의 손에 잡혀 내던져 졌다. 인간 개개인이 운명에 저항하는건 불가능한 것 일까? 츠바이크의 이 책은 마치 한 편의 그리스 비극을 감상하는 느낌을 준다.
우리 세대에게는 이전 세대와 같은 도피도 방관도 없었다. 시대를 항상 동시에 체험하게 만드는 우리의 새로운 체제 덕분에 우리는 언제나 시대 속에 휘말려 들어갔고 또 그래야만 했다. 폭탄이 중국 상해에 떨어져 집들을 파괴하면 부상자가 그 속에서 운반되어 나오기도 전에 우리는 유럽의 자기 방에 앉아 있으면서 그것을 알 수 있었다. 해상 수 천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들이 몽땅 그대로 영상화되어 우리가 있는 곳으로 날아 들어 왔다. 언제나 알려지게 되고 함께 휘말려 들어간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떤 방어도 안전도 없었다. 사람이 도망갈 수 있는 땅이라는 것도 남아있지 않았고, 사람이 사들일 수 있는 고요함이나 정적 같은 것은 더군다나 없었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운명의 손이 우리를 잡아 쥐고는 그 끝날 줄 모르는 놀음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이다. 사람은 언제나 국가의 요청에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되었고 가장 어리석은 정치의 먹이가 되었고 가장 공상적인 변화에 적응해 가며 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언제나 사람들은 공통의 문제라는 것들에 얽매이게 되었으며, 격분하면서 이에 대항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반항할 수도 없을만큼 사람을 끌고 다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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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aiologos 2020-02-22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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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es Point : 89


종이책
50,000원 (+1,500원)

전자책
12,960원

종이책 페이지수 : 596쪽
재생시간 : 25시간 5분
책소개
이 오디오북은 지식공작소가 펴낸 종이책을 커뮤니케이션북스가 제작 발행했습니다.
<어제의 세계>는 슈테판 츠바이크가 60대에 쓴 회고록이고, 당연히 이야기를 풀어가는 화자는 츠바이크 자신이다. 낭독을 맡은 신안진 배우는 집필 당시 츠바이크의 심정을 반영해 한 문장 한 문장을 회고하듯이 담담하면서도 다소 느릿하게 낭독한다.
20세기 유럽 최고의 인문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슈테판 츠바이크의 회고록.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아, 일부 번역의 오류를 바로잡아 출간하는 개정판이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이 책에서 1914년, 유럽에서 설마설마했던 전쟁이 어떻게 어이없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증언하고 있다. 그는 "이성에 맞는 단 하나의 이유, 단 하나의 동기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20세에 시집 <은빛 현>으로 문단에 데뷔한 이래, 1920년대와 1930년대에 걸쳐 전 유럽에 수백만의 독자를 가지고 있던 유명 작가였다. 그가 활동하던 오스트리아 빈은 1900년을 기점으로 이 무렵까지 프랑스의 파리와 함께 문화와 예술의 용광로 같은 역할을 했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작가 로맹 롤랑,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휘자 브루노 발터 등 다양한 예술가, 학자들과 친교를 맺으면서 그의 정신세계를 심화시켰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그 세계적 거인들과의 만남의 순간을 상세히 기록하며 시대의 풍경을 그려냈다.
저자 및 역자소개
슈테판 츠바이크 (Stefan Zweig)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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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김나지움 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빈과 베를린 대학에서 독일문학과 프랑스문학을 전공했다. 1901년 첫 시집 『은빛 현』을 출간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14년 제1차세계대전 당시 자원입대하여 군 신문의 기자로 활동했고, 전쟁 종식 후 오스트리아로 돌아와 『세 거장』 『악마와의 투쟁』 『세 작가의 인생』 『로맹 롤랑』 등 유명 작가들에 대한 평전을 발표했다. 또한 역사적 인물을 통찰하는 심도 있는 전기 『조제프 푸셰』 『마리 앙투아네트』 『메리 스튜어트』 등을 집필하며 세계 3대 전... 더보기

최근작 : <감정의 혼란>,<아메리고>,<아메리고> … 총 157종 (모두보기)
곽복록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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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치(上智) 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수학.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독어독문학과 졸업. 미국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 독어독문학과 졸업.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 독문과 졸업(독문학 박사). 서울대학교?서강대학교 독문과 교수 역임.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 한국괴테학회 초대회장.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지은책 《독일문학의 사상과 배경》 옮긴책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친화력》 《헤르만과 도로테아》 《빌헬름 마이스터 수업시대?편력시대》 《괴테시전집》 요한 페터 에커먼 《괴테와의 대화》 프리덴탈 《괴테 생애와... 더보기

최근작 : <그리스 희곡의 이해>,<울림과 되울림> … 총 86종 (모두보기)
신안진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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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연극 <화가들>로 데뷔했다. 연극 <어둠상자> <가지> <얼굴도둑>,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영화 <변호인>, TV드라마 <송곳> 등에 출연했다.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세계환상문학걸작선> 등 오디오북 작업에 참여했다.





시대를 넘어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를 알려준 슈태판 츠바이크에게 감사.

anakin 2019-12-06 공감 (2) 댓글 (0)
오디오 북도 있었다면 들었을 것이다. 드디어 다 읽었다. 틈틈이 전자책으로 보고 시간이 허락하면 종이책으로 읽었다. 역시 종이책이 광속으로 그리고 필요하면 이곳저곳을 점프하며 읽을 수 있었다. 밑줄을 정말 많이 그었다. 덕분에 '독보적' 랭킹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이다. 에릭 와이너는 기차를 사랑하고 기차로 여행하며 14명의 철인 이야기를 한다. 그는 철학이 어디 먼 상아탑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일상에 스며들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물론 그래서 마지막에 핸드폰 액정이 깨어진 것을 여러 철인을 동원해서 결국 그 금 간 것이 예술품 같다며 그것을 바라본다. 철학이 삶에 스며든 것일 수도 삶이 철학에 다가간 것일 수도 있다.
핸드폰 액정이 깨졌으면 이런저런 사유하지 말고, 어서 갈아야지 아내에게 문자 보낸다고 피까지 흘리고 있남이라고 일상에 스며 들려는 철학을 오해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말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님을 안다.
철학은 우리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 존재하고, 그 삶 속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제대로 대응하고 또 수용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다. 14장을 어떻하든 정리해보려고 한다.


나의 무지는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우연히 골라서 멋진 책을 만났다며 즐거워하게 해주었다. 이 훌륭하고 유명한 책을 이제 알게 되었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또 그만큼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종이책은 평이 더 좋은 이화 북스 최신 완역판을 중고로 샀다. 다른 출판사의 책은 가격을 갑자기 올려서 평이 아주 좋지 않았다. 어제의 세계도 오디오북도 있어서 대기열에 넣어 두었다.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다 듣기 직전에 사이보그가 되다를 선택하게 되었다. 알라딘 서점 및 북플에서 많이 보여서 궁금하기도 하지만 아주 어려 보여서 섣불리 손이 가지 않았는데, 북친께서 좋다 하셔서 바로 들었는데 역시 좋다. 초반을 조금 들었는데, 예수께서 일어나라고 한 말 보다 너의 방식대로 일어나라고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연이어 첨단 기술로 장애를 미래의 공상과학 소설처럼 대체해주기 이전에 우리 일상에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살기 좋을 것이다.
우리가 '타이틀' 사회에 살고 있어서 안타깝다. 타이틀 사회는 내가 만든 말이다. 우리는 멋지고 창대하고 근사한 타이틀 아래에 있는 일만 하려고 하고 또 인정하려고 한다. 그래서 디테일이 부족하고, 추상화된 타이틀을 너도 나도 쓰다 보니 획일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한 정책이나 서비스 상품이 동떨어지고 그것을 발의한 사람이나 제공한 사람을 위한 것일 뿐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일요일 늦은 오후는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휴일을 안타까워함과 동시에 이제는 대범하게 다음 밀물에 몰려올 다음 주말을 계획하기도 한다. 아무튼 휴일의 늦은 오후를 기리기 위해 잠실 교보에 주차하고 주차비를 위해 '사이보그가 되다' 종이책과 휴먼카인드 종이책을 샀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 이런 내용을 여기에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 8시가 되면 잠실 교보 주차장에서 일하시는 분이 퇴근하신다. 게이트를 열어두고.

휴먼카인드와 질서너머를 고민했다. 사이보그가 되다를 이미 골랐으니, 둘 다 두 시간의 무료 주차를 위한 책값으로는 충분하다. 난 평점 인간이라 알라딘 평점 9.4를 달리고 있는 휴먼카인드를 샀다.
그리고 발을 재촉하며 알라딘 잠실점을 갔다. 알라딘 잠실점 앞 공용주차장은 중고 책 사는 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주차비로 나의 패턴은 이렇다. 잠실 교보에 주차하고 알라딘 잠실에 가서 마음껏 중고 책을 사고 다시 잠실 교보로 와서 새 책을 조금 사고 (3만 원 넘게) 무료 주차 2시간 이내에 집으로 가는 것이다. 아무튼 알라딘 잠실에 도착했을 때 본능적으로 방금 팔고 간 책 코너로 간다.
그리고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득했다! 얏호! 도련님 이후 다음 소세키 책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행운이다. :-)
물론 너무 묵직한 (두께도 내용도) 책들이 갑자기 나에게 와서 어떻게 읽고 소화할지가 걱정이다. 물론 이러고도 다음 주가 되면 평일에는 스트레스 받는다고 사고 주말에는 주말이라고 또 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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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06 공감 (69)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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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 - 광기와 우연의 역사

빈(비엔나)에 관해 찾다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회고록 '어제의 세계'와 어제 밤 우연히 조우했다. 오래 전 그 책을 읽고 츠바이크 부부가 망명지 브라질에서 자살했다는 사실에 맘이 많이 아프던 기억이 난다. 아래 옮긴 글은 '광기와 우연의 역사'(정상원 역)가 출처이다. 올해 나온 쏜살문고 '수많은 운명의 집'도 담아둔다.
[아침의 문장-'어제의 세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1062 [슈테판 츠바이크의 여행기 ‘수많은 운명의 집’ 출간]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9128
[네이버 지식백과]츠바이크 (독일문학사, 1989. 4. 1., 프란츠 마르티니, 황현수)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51041&cid=60603&categoryId=60603




Stefan Zweig, Die Welt von gestern 1942《어제의 세계》(1942) 퍼블릭도메인,위키미디어커먼즈

1927년 라이프치히에 있는 인젤Insel 출판사에서 『광기와 우연의 역사』 초판 발간
1933년 1월 히틀러가 독일에서 권력을 장악하자 츠바이크는 독일에서 작품을 출간할 수 없게 된다.
1936년 빈에 있는 라이히너Reichner 출판사에서 『광기와 우연의 역사』 개정판 발간
1938년 3월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합병되면서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에서도 작품을 출간할 수 없게 된다.
1938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코글룬트Skoglund 출판사에서 『광기와 우연의 역사』 스웨덴어 번역판을 발간.
1940년 런던의 캐설Cassell 출판사에서 『행운의 물결The Tide of Fortune』이라는 제목으로 영어 번역본 발간. (중략) 이 번역본 제작 과정에는 런던 망명 중이던 츠바이크가 참여한다.
2017년 파울 촐나이Paul Zsolnay 출판사는 최초로 문헌학적 고증을 거쳐서 작가의 최후 수정과 교정을 따른 완결판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발간한다. 이 잘츠부르크 판은 잘츠부르크에 자리한 슈테판 츠바이크 센터와 잘츠부르크대학교 독문학부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졌다. - 출판 과정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된 지 몇 주 후인 1939년 9월 말, 영국에 5년째 망명 중인 츠바이크는 일기장에 기막힌 심정을 토로한다. "키케로 이야기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영 들지 않는다. 어디에 이 글을 발표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현재 세계 최고의 유명 작가 중 하나인데도 말이다." 실제로 작가는 새 에피소드들이 『광기와 우연의 역사』라는 제목 아래 독일어로 출간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3년 후 브라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만다. 이렇듯 이 작품의 생성과정은 유대계 작가 츠바이크가 겪어야 했던 고난의 역사와 굽이굽이 얽혀 있다. -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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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0-04 공감 (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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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 환상도로와 어제의 세계

'언젠가 유럽- 도시와 공간,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여행'(조성관 지음) 중 빈 편이 아래 옮긴 글의 출처이다.

호프부르크 궁 - 사진: Unsplash의Arno Senoner
[네이버 지식백과] 호프부르크 궁전 [Hofburg Palace]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 1001, 2009. 1. 20., 리처드 카벤디쉬, 코이치로 마츠무라, 김희진)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50368&cid=43081&categoryId=43081
빈 대학교 - 사진: Unsplash의Daniel Lorentzen 이 대학교를 다닌 인물들 중에 노벨문학상을 탄 여성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엘프리데 옐리네크 [Elfriede Jelinek]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28372&cid=40942&categoryId=40492



부르크 극장 - 사진: Unsplash의Arno Senoner
슈테판 츠바이크의 회고록 '어제의 세계' 전자책에서 키워드 '부르크 극장'으로 검색하면 총 17회가 나오는데 그 중 이 문장을 가져온다: “부르크극장에서 자기의 연극 작품이 상연된다는 것은 모든 빈 작가의 최대의 꿈이었다.”

빈을 느끼려면 먼저 공간적인 측면에서의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도시 공간으로서의 빈을 이해하는 핵심 축은 링슈트라세, 즉 환상도로다. 도로가 반지처럼 동그란 원을 이루고 있어서 환상도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환상도로가 만들어진 것은 1850년대. 그럼 그전까지는? 빈은 현재의 환상도로를 따라 높다란 성곽이 둘러쳐져 호프부르크를 물샐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 요새(要塞) 성곽 안쪽에는 황궁을 포함한 주요 공공건물이 포진했다.
1806년 나폴레옹은 신성로마제국을 무너뜨리고 그 심장부 도시인 빈을 점령한 뒤 쇤브룬 궁전에서 잠시 지냈다. 이 시기에 나폴레옹 군대는 요새 성곽의 일부를 파괴한다.
합스부르크 제국은 나폴레옹군에 의해 파괴된 요새 성곽을 완전히 들어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요새 성곽이 차지하던 원형의 널따란 빈 공간에 제국의 위용을 과시할 상징적인 공공건물을 계획한다. 그렇게 생겨난 건축물이 연극 전용 극장인 부르크 극장, 국회의사당, 빈시청, 빈대학, 미술사박물관, 자연사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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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0-03 공감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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