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9

가벼운 고백 | 김영민 | 알라딘

가벼운 고백 | 김영민 | 알라딘
가벼운 고백 - 김영민 단문집 
김영민 (지은이)김영사2024-07-10




































Sales Point : 6,957

9.0 100자평(5)리뷰(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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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무겁기도 가볍기도 한 삶에서 완전한 희망에도 절망에도 치우치지 않고 절묘한 통찰을 끌어내는 우리 시대의 문장가, 서울대 김영민 교수의 아포리즘집. 2007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17년간 써내려간 문장을 선별해 엮은 단문 365편이 담겼다. 인생의 불전완함을 응시하는 예리하지만 따뜻한 사유, 세계의 진부함을 파헤치며 이면을 들추는 김영민식 위트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군더더기 없이 날렵한 문장은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독자의 심장에 가닿는다. 몇 문장에 인간사와 세상사를 담기란 가히 어려운데 그것을 능히 성취한 책이다.

《가벼운 고백》은 김영민 교수가 최초로 선보이는 단문집으로, 총 3부 〈마음이 머문 곳〉 〈머리가 머문 곳〉 〈감각이 머문 곳〉으로 나뉘어 주제별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발문〉에서 그는 자신의 아포리즘 일부를 ‘드립’으로 표현하는데, “삶은 종종 부조리와 경이를 간직한 모호한 현상이므로, 때로는 구름을 술잔에 담듯 삶을 담아야” 하며, “드립은 바로 언어로 된 그 술잔”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드립을 통해서만 표현되는 생의 진실을 음미하며, 다사다난한 일에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살아가자고 독자를 격려한다.

책 표지는 30여 년간 무라카미 하루키와 작업한 안자이 미즈마루의 작품 〈풋사과〉를 입혀 시각적 촉각적 청량감을 더했다. 풋사과처럼 시큼하면서 달달한 우리네 인생 조각을 품은 《가벼운 고백》을 찬찬히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목차


발문 성찰적 드립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부 마음이 머문 곳
2부 머리가 머문 곳
3부 감각이 머문 곳


책속에서


P. 21 취약함은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인간의 특징이다. 인간성을 발견한다는 것은 곧 인간의 취약함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취약하므로, 인간에게는 울어도 될 곳이 필요하다. 그곳을 성소(聖所)라고 부른다.
P. 45 누가 마음속 말을 다 할 수 있는가. 하지 못한 말들은 내장 속에서 고이 썩다가 마침내 사리(舍利)가 된다.
P. 72 그래 맞아, 당신이 분노하는 것은 삶의 불완전함에 민감해서 그런 거야. 그 분노에는 죄가 없다.
P. 87 아직 마흔이 되지 않은, 여섯 살 난 어린 딸을 둔, 졸업생이 전화했다. 총명해 수업 시간에 두각을 나타냈으며, 졸업식 때 졸업식사를 읽었던 학생. 삶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연락하던 학생.

암이 뇌로 전이되어 이제 길어야 2~3개월밖에 살 수 없다고. 임상 결과가 없는 신약이나마 마지막으로 써보기는 할 거라고. 작별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돌이켜보니 대학 시절이 너무 재밌고 좋았다고. 어린 딸에게 엄마가 처한 상황을 이제 사실대로 이야기할 거라고.

나는 위로에 서투르다. 그저 들어주는 일이 위로가 되길 바랄 뿐. 접기
P. 100 글을 읽다 보면 마음을 가리키는 다양한 비유를 만난다. 마음은 때로 무엇을 비추는 거울이며, 갈아야 할 밭이기도 하고, 흐르는 물이기도 하다. 오늘, 마음의 비유를 묻는다면, “매립지”라고 대답하겠다. 시간이 지나면, 묻은 많은 것이 썩으리라. 형체도 없으리라. 그래도 빛을 발하고 있다면, 당신에게 돌려주겠다.
P. 108 “젊은 날 난봉꾼이었으나.” 인생의 공(空)을 깨닫기 전에 대개 이 과정을 거치는 거 같더라…. 너무 어려운 첫 번째 관문 아닌가.
P. 116 비판적인 것과 시니컬한 것은 다르다. 얼마든지 삶을 비판적으로 사랑할 수 있다. 노예가 족쇄를 사랑하듯 삶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
P. 133 초심(初心)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종종 초심을 말해야 할 때가 있다. 깊은 성찰 없이 건국한 나라도 건국 정신을 말해야 할 때가 있듯. 제발 초심이 있었다고 이야기해주게. 다만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을 뿐이라고.
P. 208 함부르크의 미술공예박물관에서 본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과 실랑이를 벌이는 인간을 묘사한 〈타락,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한 우화(Allegorie von Sundenfall, Tod und Auferstehung)〉를 보았다. 그리고 ‘삶과 죽음의 역십자꺾기’라고 내 나름대로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죽음이 닥치기 전에 우리는 대개 우리 자신과 이미 역십자꺾기를 하고 있지 않나. 죽음은 마치 태그매치 하는 레슬러처럼 다가와서 말한다. “이젠 내 차례야.” 접기
P. 211 〈라이프 오브 파이〉(2012)는 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그 오랜 표류 기간을 견뎌 살아남았는가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뗏목에 호랑이와 함께 탔기 때문이다. 호랑이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그 긴장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고, 그 강함이 그로 하여금 대양을 건너게 했다. 현재 당신이 표류 중이라면, 당신의 호랑이는 누구인가.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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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영민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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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브린모어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동아시아 정치사상사, 비교정치사상사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서로 중국 정치사상사 연구를 폭넓게 정리한 《A History of Chinese Political Thought》(2017)와 《중국정치사상사》(2021)를 출간했다. 산문집으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2018),《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2019),《공부란 무엇인가》(2020),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2021),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2022)...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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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 시대의 문장가
김영민 교수가 최초로 선보이는 단문집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자, 누군가 “술 한잔하고 가자”라고 권할 때 “술 대신 요플레 먹자”라고 대꾸하는 자, 뱃살을 생각하며 “상반신과 하반신에 걸쳐 있는 이 무책임한 비무장지대를 묵상”하는 자, 통념의 경로를 이탈한 고품격 위트로 실소를 터트리게 하는 자, 난해한 문제를 난해하지 않게 다루며 본질의 과녁을 응시하는 자.

그의 이름은 김영민. 칼럼계의 아이돌, 20만 독자에게 사랑받은 베스트셀러 작가, 문장가들의 문장가라 불린다. 화제의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 되물어라〉로 식자들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이래, 《공부란 무엇인가》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으로 깊은 화두를 던졌다. 한 작가는 그의 책을 읽고 “좋은 질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떠올렸고, 한 평론가는 그의 글을 읽고 차가운 위트의 맛이 제대로라고 말한 까닭이 있을 터.

세상 모든 것을 연구나 사유의 대상으로 삼아온 그가 자신을 둘러싼 세계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성찰을 압축한 단문집 《가벼운 고백》을 선보인다. 2007년부터 17년간 “고라니처럼 튀어나온” 상념을 써내려간 단문 중 365편을 엄선해 엮었다. 우리 사회는 왜 김영민의 글에 주목하는가. 독자는 왜 김영민의 글에 열광하는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감히 권한다.

삶의 진실을 드러내는 성찰적 드립이란 무엇인가

김영민 교수는 《가벼운 고백》의 〈발문〉에서 본문을 개관하는 발문과 결별한 채 그만의 “성찰적 드립”론을 펼친다. “무엇을 위해 이 고단함을 견뎌야 하는지,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이 인생의 전모를 논리적 언어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에워싼 “단죄의 언어”부터 환심의 언어까지 “모든 언어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드립이 필요하다”라고 역설한다.

성찰적 드립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격언, 간언, 허언, 폭언, 과언, 췌언, 호언, 공언, 망언과는 다르다. 말초적이고 자극적 쾌감의 언어와 다르다. 그럴싸한 인생의 의미나 인류의 방향을 설파하는 언어와 다르다. 그것은 기존 언어가 포착하지 못한 삶의 뒷모습을 사유하게 하는 언어로, 독자에게 “엉망진창인 세계에 완전히 지배받고 있지 않다는 즐거운 감각을 선사”한다.

그는 자신의 단문 일부를 성찰적 드립으로 표현하는데, “드립을 통해서만 비로소 표현되는 삶의 진실”이 있으며, 드립은 무력한 일상의 “작은 변혁이자, 사소한 혁명이자, 진지한 행위예술”이기에,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바뤼흐 스피노자처럼, 심신의 건강을 살피며 함께 드립을 치자”라고 제안한다.

“인생이 농담은 아니다. 누구나 넘어지면 아프고, 살갗이 찢어지면 피가 나고, 때가 되면 배가 고프다. 그래서 인간은 진지하게 앞날을 계획하고, 먹거리를 사냥하고, 생로병사를 통제하려 한다. 생존에 관한 한 인간은 맷돌처럼 진지하다. 그러나 인간은 끝내 진지하기만 할 수는 없다.” 이렇듯 고되고 스산한 생에서 길어올리는 그의 통찰은, 비애를 구경거리나 반드시 피해야 할 것으로 놔두지 않고, 찬찬히 살펴보며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 무게를 조정한다. 그리하여 이 책은 “하중은 있되, 통증은 없이 살고픈” 모두에게 끝내 삶을 긍정할 위로와 웃음을 선사한다.

성찰적 마음과 머리 그리고 감각이란 무엇인가

총 3부로 나뉜 단문은 삶의 취약한 “수혜자이자 피해자이자 목격자”로서 현실을 바라보는 마음론, “공부하는 자”로서 자포자기하지 않기 위한 머리론, 예술과 여행 애호가로서 체득한 감각론에 이르기까지 독립적이되 연결되어 있다.

1부 〈마음이 머문 곳〉에서 김영민 교수는 삶이란 사태와 한계를 지그시 바라보면서도 간과된 빈틈을 찾아낸다.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는 그 묵직한 질문에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인간의 특징”은 “취약함”이며, 인간은 “필멸자(必滅者)”로 “인생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라 우아한 패배”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을 침과 똥과 오줌에 빗대며, “분변적 상상력(scatological imagination)은 문명의 오만을 깨우치는 데 효과적”이라고 기어코 웃음을 자아낸다.

“잘 먹고 플랭크를 하니까, 배로 가던 살들이 길을 잃고 온몸에서 방황하는 것 같다”라는 생활 밀착형 위트부터 “인과(因果)의 사슬대로 하는 게 행동이 아니라 인과의 사슬을 끊는 것이 행동이다”라는 본질을 꿰뚫는 사유까지, 예측 불가능한 인생의 아이러니를 다채롭게 표현하면서도 그것이 인생이기에 사랑하자는 소박하지만 절실한 격려를 나눈다.

2부 〈머리가 머문 곳〉에서 독자는 읽고 쓰고 말하고 궁리하는 삶을 살아온 김영민 교수의 면모를 만나볼 수 있다. “삶을 오리무중이라고 보면, 가장 적절한 직업은 탐색하는 자, 공부하는 자다”라는 글로 시작해 “어디 혁명뿐이겠는가. 잔소리도 세상을 바꾼다”라는 글로 끝맺기까지 삶을 위한 공부의 이유와 태도와 지향점을 이야기한다. 학자로서 학계에 관해 이야기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가르치는 자로서 학생들을 아끼고 염려하는 마음을 엄숙하지 않게 드러내며, 사상사 연구자로서 신랄하되 우아하게 정치적 견해를 밝힌다.

특히 제자들과의 일화는 진정한 배움과 가르침이란 무엇인가 되묻게 하고, 동료들과의 일화는 학문과 학계란 무엇인가 곱씹게 한다. 성장은 “허장성세와 근거 없는 희망과 비문으로 점철된 자신을 첨삭해가는 과정”이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갈 만큼 가고, 갈 데까지 가고, 그러고도 더 가버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무능하고 부패한” 굴레에 갇히지 않도록 “‘진리’에 대한 열망과 겸손”을 가지고 배움을 멈추지 않기를 소망한다.

3부 〈감각이 머문 곳〉은 영화, 미술, 만화, 문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향유하는 김영민 교수의 예술 컬렉션을 엿볼 수 있다. 왜 예술인가. “육체적 폐활량”만큼 “정신적 폐활량” 키우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문화적 양서류”이고 “문화에 질리면 야생을 꿈꾸지만, 야생에서 오래 버틸 수는 없”기에 “문화라는 몸에 몸을 적셔야” 하기 때문이다. 만화 《슬램덩크》 《플루토》를 비롯해 영화 〈패터슨〉 〈라이프 오브 파이〉 등에 대한 단상, 살바도르 달리, 카라바조, 마르셀 프루스트, 스가 아쓰코 등 예술가에 대한 단상까지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육감이 깨어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이러한 저자의 심미적 식견의 뿌리에는 “멸종 위기에 있다는, 사심 없는 다정함”의 추구, “기다리는 시간이 주는 평화를 사랑”이 있는 터. 그는 도쿄의 메이지신궁을 보며 “인간은 얼마나 큰 위로가 필요한 존재인가”라며 중얼거리기도 하고, 북토크에서 청중과 교감했던 뭉클한 추억을 소회하며 소소하지만 귀한 일상의 누리며 살기를 바란다. “방금 한파경보가 울렸는데, 경보를 통해 모르는 내용을 알게 된 적은 없다. 나를 놀라게 하는 건 경보의 내용보다는 경보 자체. 벨을 울리지 말고 다정하게 쓰다듬어주기를. 그 다정함에 놀랄 수 있도록.”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성찰적 단문이란 무엇인가

성찰적 단문이란 무엇인가. 김영민 교수의 말을 빌려 한마디로 말하면 그것은 “정신의 빈 곳을 가격”하는 짧은 문장이다. 견문하고 반문하고 의문하고 탐문하고 자문하게 이끄는 문장이다. 성찰적 단문은 아집의 울타리를 벗어나 독자 스스로 질문하게끔 하는 견문을 나누며 그의 세계를 확장한다. 억지 언어를 신선하게 비틀고 반문하며 “건조한 사실의 나열”에서 벗어나 본질을 들추며 허위와 혼돈을 바로잡는다. 거짓 세계에 의문을 던지고 현실을 왜곡하는 편견을 경멸하며 헛소리하는 자의 허를 찌른다. “머리를 나쁘게 하는 부류”의 것들과 삶을 병들게 하는 것들의 속내를 탐문하고 나는 어떠한가 자문하게 하며, 그것들을 멀리할 지혜를 전한다.

성찰적 단문은 “바른말들, 고운 말들, 엄격한” 말들과 다르다. 그것은 명령, 조언, 충고와 다르다. 통념을 깨트리는 통찰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통념을 견고하게 만드는 감찰, 사찰하는 언어와 다르다. 목에 힘을 주고 볼문율을 강조해 깊은 한숨을 내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목에 힘을 풀고 불문율을 깨뜨려 자유롭게 심호흡하게 만든다. 대게 “권력자의 무기보다는 저항자의 무기로 더 적합하”지만, 권력자가 자신의 무위와 무지를 깨우치는 도구로 사용하면 효과적일 터.

김영민 교수의 단문집은 이 모든 속성을 적절히 갖춘 문학에 속하며, 그간 우리 문단에서 문학 장르로 제대로 다루지 않은 ‘단문학(短文學)’을 재조명하는 데 역할을 할 터다. 인간사와 세상사의 나태함을 깨뜨리는 전위적 무기가 되기도 할 터다. 지금 우리 시대가 김영민의 단문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김영민의 단문이 존재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책 표지 그림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 책의 삽화를 작업했던 안자이 미즈마루의 작품 〈풋사과〉를 삼았다. 익을 때로 익은 훈계의 언어, 속이 물크러진 “선전의 언어”가 아니라 《가벼운 고백》을 펼쳐 읽으며 머릿속에 청량한 언어를 채우길 바라며.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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꿉꿉한 장마철을 에어컨 바람처럼 습기를 날려 쾌적하게 해준 冊. 드립의 아포리즘. 아포리즘의 드립. (연체동물에게 뼈 때리는 비판을 하는 것 等). ‘가벼운 고백‘을 허무를 다스리는 ‘가벼운 산책‘처럼 읽으며 정신적 폐활량 증진과 사유를 조금이나마 연마하게 해준 책 덕분에 즐겁고 시원했다. 장마니까 하얀 시베리아 백합이나 한단 사야겠다.
appletreeje 2024-07-22 공감 (4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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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겠습니다
2024-07-13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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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치



어그러진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은 삶이 지속되는 한 계속된다. 예컨대 전에 비해 게을러졌다거나 씀씀이가 과해졌다거나 도전 정신이 약해지거나 무기력해졌다는 등 일종의 자기 검열을 거친 후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는 얘기다. 물론 하다 하다 지쳐서 이제는 숫제 손을 놓은 채 '될 대로 되라지'라는 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도 없지는 않을 테지만 그들이라고 자신의 삶을 마냥 방치하고 돌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마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듯싶다. 적어도 정신이 올바른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년 새해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다이어리에 기록된 자신의 계획을 수시로 점검하기도 하는 게 아닌가. 그렇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군기반장처럼 자신의 일상을 점검하고, 반성하며, 심기일전하여 으쌰으쌰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자신의 젊음이 저만치 멀어져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게 보편적인 우리의 삶이라는 걸 깨닫는다면 왠지 어깨가 처지고 기가 죽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르겠다.





"시시포스는 사실 퇴행을 즐긴 것은 아닐까. 퇴행하고 싶어서 열심히 돌을 굴려 올린 것이 아닐까. 능동적 도태, 자발적 퇴행이야말로 기쁨을 준다. 퇴행하기 위해 오늘도 전진한다. 퇴행만 꿈꿀 뿐 전진하지 않는다? 그때는 늙은 것이다." (p.77)





김영민 교수의 단문집 <가벼운 고백>은 제목처럼 혹은 제목만큼 가벼운 책이다. 저자의 이전 저서, 이를테면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나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처럼 독자들이 느끼기에 다소 현학적이거나 깊이가 있는 책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어느 가을날 머리에 문득 떠오른 단편적인 생각, 텔레비전에 출연한 어느 정치인의 연설을 들으면서 품었던 생각이나 느낌, 교수로서 학생들과의 어울림이나 그들로부터 받았던 질문에 대한 짧은 답변 등 일상에서 건져 올린 생각들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 역시 큰 기대를 안고 책을 펼쳤던 바, 기대에 못 미치는(또는 기대와 다른) 책의 내용과 구성에 조금 당황했던 게 사실이다.




"남의 글을 비판할 때 자신의 편견과 무식을 광고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남들을 근거 없이 욕하는 경우를 보면 대개 근거 없는 자기 자랑인 경우가 많다. 합창하듯 자신의 무식을 뽐낸다. 내가 이래 봬도 얼마나 무식한데!" (p.166)





전업 작가가 아닐지라도 자신의 책을 출간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대개 다음에 출간할 책에 대한 욕심이 있게 마련이고 그것에 대한 고민은 자신이 낸 첫 번째 책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시작된다. 게다가 우연히 낸 책이 생각지도 않았던 성과를 거둔 경우라면 자신뿐만 아니라 출판사의 과한 칭찬과 부추김에 의해 두 번째 책에 대한 욕심이 더욱 커진다는 점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함량미달의 책이 세상에는 차고 넘친다는 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김영민 교수의 <가벼운 고백>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이런 종류의 책도 가끔은 읽을 필요가 있고 책에서 건진 한두 문장의 글귀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피가 되고 살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평론은 비평하는 작품을 매개로 해서 성립하는 글이지만, 그 자체로 독립적 작품이기도 하다. 지시하고 비평하는 작품이 무엇이든, 평론은 그 자체로 읽을 만해야 한다. 그 자체에 내장된 동력과 리듬과 통찰과 지성과 정념과 아름다움과 감수성과 '미친 맛'으로, 읽을 만해야 한다. 그리하여 글쓴이 마음의 서랍에서 벗어나 결국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두루 읽히는 하나의 작품이 되어야 한다." (p.215)





며칠 전 옥천에 있는 정지용 시인의 생가를 다녀왔다. 인적이 드문 마을 풍경은 쓸쓸했고, 한여름의 열기만 가득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로 시작되는 '향수'의 감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삶의 허무를 딛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밝게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셀 수 없이 많은 허무를 밟아본 이의 탈속한 경지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글을 쓴다는 것이 혹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글이 항상 깊은 사유의 산물이 아니라 시간이 뱉어 놓는 일종의 토악질, 삶의 배설물일 때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걷는 길이 항상 카펫이 깔린 비단길이 아닌 것처럼 지난 시절에 읽었던 글이 모두 금과옥조가 아니었음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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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24-09-07 공감(3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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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벼운 고백

아직 읽고 있으니 뒤는 다를라나요?가벼운 고백이라서(?) 책이 페이지마다 반씩만 채워져있네요?필사하거나 개인 감상을 써보는 공백인걸까요?책값만큼 글을 달라고하면 글을 찐빵 취급하는 뭘 모르는 사람이 될까 싶기도 하지만...여백이 너무 많아서 배고픕니다.
symg012 2024-07-30 공감(13)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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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민한 김영민, 가벼운 고백 (feat. 드립)






가끔 아주 가끔 책을 읽는 이들의 특징이 있다. 책 한 권을 읽고는 이렇게 말한다. "그 책 참 좋더라"라고. 이런 이들을 압도할 수 있는 말이 하나 있다. 바로 "아, 나는 그 작가 책 다 읽어봤어"이다. 통독 (通讀)이란 그 작가의 모든 말을 생각을 모두 듣고 먹고 씹어 보았다는 것이다. 독서법 중 가장 하기 쉽고, 가장 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김영민 교수는 나에게 몇 안 되는 통독의 대상이다. 가볍지만 무겁고 진지하며, 오솔길을 걷는 듯 하지만 절벽으로 향하는 길로 안내하는 진한 패러독스가 가득하며, 경쾌한 리듬에 그 어떤 '몸치'라도 춤을 추게 만드는, 보기 드문 기인 중 하나 이다. 학력 또한 기이하다. 학부에서는 철학을 전공했고, 정치 사상사로 (그것도 하버드에서) 박사를 받았고, 신춘문예 영화 평론 부문 당선자이기도 하다.












정치사상 (정치 외교학과) 교수임에도, 그는 아이돌의 인기를 누린다. <추석이란 무엇인가> 칼럼으로 아이돌 반열에 올랐다. 이 질문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비수와 같은 질문의 전형 (典型)이 되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공부란 무엇인가>,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의 하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등을 읽었다. 그의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제목 또한 백미요 압권이었다. <가벼운 고백>의 출간 소식을 듣고는 -내용도 살펴보지 않고- 구매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는 글을 쓴다기보다는 '드립'을 치고 있었던 게다. 그렇기에 진한 허무처럼 잔영과 잔향은 오래 남으며, 긴 시간 동안 곱씹게 만들었던 것이다.








'드립'이란 단어를 잘 알지 못했고,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그저 언어유희, 말로 장난을 치거나, 아재 개그 정도의 허무성을 지닌 말로 생각하고 있었다. 김영민 교수의 신간 <가벼운 고백>의 발문을 읽으며, 파란 창에 '드립'을 타이핑하면서 알게 되었다. "애드리브 (Ad lib)의 줄임말에서 유래한 한국 인터넷 은어로 주로 부정적인 또는 긍정적인 의미의 즉흥적 발언, 마법의 말을 일컫는다. 부정적 뉘앙스로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경우가 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영민 교수는 드립을 단순한 언어유희가 아닌, '성찰적 단문'이라고 했다. “정신의 빈 곳을 가격하는 짧은 문장"이라고 했다. 견문하고 반문하고 의문하고 탐문하고 자문하게 이끄는 문장이라고 했다. 아집의 울타리를 벗어나 독자 스스로 질문하게끔 하는 견문을 나누며 그 세계를 확장시킨다고 했다. 비틀고 반문하며 거꾸로 서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의 모든 책들은 바로 이 '드립'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의 드립은 도끼처럼 머리를 가격한다. 아프다는 고통보다는 허를 찔렸다는 허무감, 그래서 더 고통스럽다는 표현이 맞다.

세상을 엄근진 (엄숙, 근업, 진지)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낯선 눈으로 독자의 무지를 일깨우며 껄껄껄 웃고 비웃고 있는 듯하다. 깊은 유머로 엄근진을 압도하고 격파한다. 김영민 다운 글들이다. 글과 영화로 춤을 추게 만든다. 어디선가 만화를 보며 낄낄대는 웃음소리도 들린다. 어떤 때는 세상을 비웃으며 세상을 꽤뚤어 본다.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고찰과 아울러, 그 시대와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때로는 "너희들도 별 수 없지?" "그러니까 너무 심각하게 살지 마" "삶이라는 것이 다 그런 거야"라고 말하며 어르고 달랜다. 그 역시 독자들을 무척이나 좌절시키는 나쁜 작가이다. 글로 방귀 좀 뀐다는 이들과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다리이로 찬물을 껴붇는 아주 질이 좋지 않은 작가이다.

그의 드립 모음집 <가벼운 고백>에서 정철 카피라이터가 연상되었다. 낯설고 불편하게,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고, 생각의 비틀기 등을 통해 글을 쓰는 정철을, 넌지시 속삭이며 따뜻한 눈으로 안아 주는 정철을. 두 작가 모두 일상적이면서도 쉽게 읽히는 문장을 통해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을 지녔다. 겉으로는 가볍고 간결해 보이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글은 닮아 있다. 또한 <가벼운 고백>의 드립들은 곧바로 광고 헤드라인이나 보디의 글로 쓰여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그들의 글은 짧다. 기실 장문보다는 단문을 쓰기가 더 힘들다. 절제가 만용보다 힘들듯이. 완벽이란 무엇을 더할 것이 없거나 뺄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더하거나 빼면 무너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들의 단문들은 완벽에 가깝다. 게다가 비시시 그리고 피식 옅은 미소를 짓게 한다. 그들의 글은 <잠언집>을 방물케 한다. 급소를 푹 찔리는 듯한 고통과 아울러 깊고 아득한 카타르시스도 선사한다.









상이점은 정철은 경제학을, 김영민은 철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는 것이며, 정철은 두 손을 모으고 말하지만, 김영민은 허리에 손을 얹고 어깨에 힘을 주고 말한다는 것이다. 김영민은 진정 얄밉다. 그러나 얄밉지 않은 김영민, 그는 안개 자욱한 절벽에서 만화를 보며 낄낄 웃고 있는 선사 (禪師)와 같다.











책 중에 오랫동안 뇌리에 맴도는 문구가 하나 있다. "기생충을 향한 최대의 복수는 기생충에 기생하는 것이다" 이 말은 복수 중에 2 번째로 악독한 방법이다. 언젠가 어디선가 읽었던 "최고의 복수는 원수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원수가 부끄러워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는 것이다"를 제외하고. 상대의 생존 방식 자체를 역이용하는 날카롭고도 심오한 통찰이며, 패러독스이다. 궁금해졌다. 영화 기생충에서 진정한 기생충은 누구였일까.






언제나처럼 책을 읽고 뒷면에 한 줄의 글을 남겼다. "김영민은 영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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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fano0620 2024-09-05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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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고백



무겁기도 가볍기도 한 삶에서 완전한 희망에도 절망에도 치우치지 않고 절묘한 통찰을 끌어내는 우리 시대의 문장가, 서울대 김영민 교수의 아포리즘집. 2007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17년간 써내려간 문장을 선별해 엮은 단문 365편이 담겼다. 인생의 불전완함을 응시하는 예리하지만 따뜻한 사유, 세계의 진부함을 파헤치며 이면을 들추는 김영민식 위트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군더더기 없이 날렵한 문장은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독자의 심장에 가닿는다. 몇 문장에 인간사와 세상사를 담기란 가히 어려운데 그것을 능히 성취한 책이다.



《가벼운 고백》은 김영민 교수가 최초로 선보이는 단문집으로, 총 3부 〈마음이 머문 곳〉 〈머리가 머문 곳〉 〈감각이 머문 곳〉으로 나뉘어 주제별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발문〉에서 그는 자신의 아포리즘 일부를 ‘드립’으로 표현하는데, “삶은 종종 부조리와 경이를 간직한 모호한 현상이므로, 때로는 구름을 술잔에 담듯 삶을 담아야” 하며, “드립은 바로 언어로 된 그 술잔”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드립을 통해서만 표현되는 생의 진실을 음미하며, 다사다난한 일에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살아가자고 독자를 격려한다.



책 표지는 30여 년간 무라카미 하루키와 작업한 안자이 미즈마루의 작품 〈풋사과〉를 입혀 시각적 촉각적 청량감을 더했다. 풋사과처럼 시큼하면서 달달한 우리네 인생 조각을 품은 《가벼운 고백》을 찬찬히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나라는 허상에 집착해서 쉴 새 없이 자신을 찾아대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아무도 확언할 수 없다. 마침내 찾을때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모르는 게 인생이 아니던가. 무엇을 위해 고단함을 견뎌야 하는지,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이 인생의 전모를 논리적 언어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삶은 종종 부조리와 경이를 간직한 모호한 현상이므로, 때로는 구름을 술잔에 담듯 삶을 담아야 한다. 드립은 바로 언어로 된 술잔이다. p12



취약함은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인간의 특징이다. 인간성을 발견한다는 것은 곧 인간의 취약함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취약하므로, 인간에게는 울어도 될 곳이 필요하다. 그곳을 성소(聖所)라고 부른다. p21



애타게 바라는 것은 대개 오지 않기에,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관건은 무엇을 기다리느냐는 것이다. 무엇을 기다리느냐에 따라 기다리는 동안 하는 일이 달라지고, 기다리는 동안 하는 일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사람 인생이 달라진다. 가장 한심한 것은 남을 흠잡고 싶어서 남이 잘못하기를 기다리며 사는 인생이다. 차라리 고도를 기다르는게 낫다. p29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으로 한꺼번에 번식공동체, 대화공동체, 육아공동체, 일상공동체, 농담공동체, 생존공동체 그리고 스파링 파트너를 만들고자 한다. 그 많은 것이 한 방에 다 성공할 리 있겠는가.

Q:결혼이란 무엇인가.



A: 봉사할 기회를 얻는 것이다. p46




글을 읽다 보면 마음을 가리키는 다양한 비유를 만난다. 마음은 때로 무엇을 비추는 거울이며, 갈아야 할 밭이기도 하고, 흐르는 물이기도 하다. 오늘, 마음의 비유를 묻는다면, “매립지”라고 대답하겠다. 시간이 지나면, 묻은 많은 것이 썩으리라.

형체도 없으리라. 그래도 빛을 발하고 있다면, 당신에게 돌려주겠다. p100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건 삶을 더 잘 누리기 위해서다. 허겁지겁 살 때 누리지 못한 삶의 질감을 느끼기 위해서다. 삶의 깊은 쾌락은 삶의 질감을 음이하는데서 온다. 그러니 공부가 어찌 쾌락이 아닐 수 있겠는가. p107



초심(初心)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종종 초심을 말해야 할 때가 있다. 깊은 성찰 없이 건국한 나라도 건국 정신을 말해야 할 때가 있듯. 제발 초심이 있었다고 이야기해주게. 다만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을 뿐이라고. p133





어젯밤 자기전, 생일을 자축하는 차원에서 <원더풀 라이프>(1999)를 보았다. 천국으로 가기 전 잠시 거주하는 림보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장 행복했던 때의 기억을 떠올려야만 한다. 그런데 상당수의 사람이 그러한 기억을 찾는데 애를 먹거나, 찾았을 경우도 그들이 평생 추구했던 과업과는 거리가 먼 사소한 어떤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 행복감은 무엇보다 '순간'에 깃드는 것이었다. 영화에 따르면, 그 사소한 순간에 맞닿는 찰나에야 비로소 영원으로 떠날 수 있다. p205




〈라이프 오브 파이〉(2012)는 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그 오랜 표류 기간을 견뎌 살아남았는가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뗏목에 호랑이와 함께 탔기 때문이다. 호랑이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그 긴장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고, 그 강함이 그로 하여금 대양을 건너게 했다. 현재 당신이 표류 중이라면, 당신의 호랑이는 누구인가. p211



진정한 여행은 여행 전의 기대와 여행 후의 기억에 있듯 진정한 삶은 살기 전의 꿈과 살고 난 후의 기억에 있다. 그래서 마르셀 프루스트는 쓴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걸작을. p219





무더위와 싸우면 불면의 밤을 보내던 어느날,

자다말고 다시 집어든 휴대폰 속 인터넷서점에 눈길을 끄는 싱그러운 풋사과 배경의

그만큼 또 제목도 산뜻한(?) '가벼운 고백'이 눈에 들어 왔다.

게다가 흠모하며 읽었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의 저자 김영민교수의



첫 단문집이라니 얼른 데려오는걸로...




먼저 이 책을 읽은 친구가 보내온 카톡메세지만으로도

기대가 더 커졌는데

발문 '성찰적 드립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시작으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저자가 17년간 길어올린 아포리즘을 담은

인생이야기가 결코 가볍지 않게 다가와 나또한 머리를 세게 한 대 맞은 느낌이다.

결혼은 봉사할 기회를 얻는 것이다라던가,

오늘, 마음의 비유를 묻는다면 '매립지'라고 대답하겠다던가

짧은 글 속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오늘은 걱정 많았던 초음파검사를 마쳤다.

긴장때문인지 한동안 괜찮던 공황이 찾아와서

어지럼증과 함께 식은땀을 흘렸지만

친절한 선생님 덕분에 무사히 검사를 마쳤고

걱정과는 달리 수술부위도 반대쪽 통증부위도



아무 이상없음을 듣고 감사했고

수술후,

처음으로 한시간 가량 영양수액이라는걸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결재는 김씨의 카드로 하고...

(그돈이 그돈이지만 오늘은 왠지 그렇게 하고 싶었던...)

수액 자체에 큰 기대는 없으나 '플라시보'효과로

남은 더위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믿어본기로 했다.



저녁에 온다는 꼬맹이 기다리며

힘내서 열심히 청소하고



꼬맹이 좋아하는 된장찌개와 쌈채소를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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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son11 2024-07-26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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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다하지만 무게감 있는 통찰




제주에서 삶을 끝내고 안양으로 이사를 한지 6개월이 넘었다.

올라오자마자 직장을 구했고

(이상하게 나는 취업이 잘 되는 편이다. 눈높이가 낮아서 그런가)

아이들과 정신없이 생활을 하면서도 책을 읽으려 노력하고 있다.









김영사 서포터즈 18기로 활동하며 받은 2번째 책은 "가벼운 고백"이다.

호흡이 길지 않은 단문 위주의 책이라, 개인적인 송사로 시끄러운 머릿속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간간이 실소를 하고 울컥하기도 했으며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내 블로그 제목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쉽게 휘발되는 머릿속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끄적끄적 메모를 해두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모르게 알려주기도 했다.




책장 한 귀퉁이를 조그맣게 접어서 나만의 구절들을 만들어두기도 했고

다시 한번 읽으며 접었을 때의 감정을 되새기기도 한다.





골키퍼는 가만히 있었다는 말을 듣기 싫어 일단 몸을 던지고 본다.

인생의 결정이 대게 그러하다.

p.033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건 삶을 더 잘 누리기 위해서다.

허겁지겁 살 때 누리지 못한 삶의 질감을 느끼기 위해서다.

삶의 깊은 쾌락은 삶의 질감을 음미하는 데서 온다.

그러니 공부가 어찌 쾌락이 아닐 수 있겠는가.

p.107




나를 괴롭히던 송사의 한 걸음을 오늘 드디어 내디뎠다.

뒷일이야 어찌 되든 오늘의 한 걸음이 중요했기에 하고 싶지만 못했던 공부도 시작하려 한다.




어지럽고 아프던 내 마음을 위로해 주는 책 속의 수많은 글귀 중에 단 하나만 꼽는다면

이것으로 하겠다.




미국의 작가 매릴린 로빈슨은 고교 시절 선생이 해준 이야기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마음은 평생 함께 살아야 할 대상이니 아름다워야 한다."

p.204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인생은 뜬금없고 예측 불허다. 마치 백허그처럼.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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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aiah 2024-08-1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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