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30

이찬수 | Garma C.C. Chang의 The Buddhist Teaching of Totality: The Philosophy of Hwa Yen Buddhism

(1) 이찬수 | Facebook

석사과정 중 화엄경(법장의 '화엄오교장') 강독을 하면서 영향을 제법 받았다. 찬찬히 내용 정리도 할 겸 Garma C.C. Chang의 The Buddhist Teaching of Totality: The Philosophy of Hwa Yen Buddhism을 1년에 걸쳐 번역해 <화엄철학>(경서원, 1990)이라는 책으로 출판했다. 내가 첫번째로 낸 번역서였고, 당시 화엄철학 전반을 우리말로 소개한 국내 첫 책이기도 했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도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석존의 연기론적 가르침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화엄오교장을 읽다가 "기둥이 없으면 집이 무너진다(若無椽即舍壞)"와 같은 구절이 몸 속으로 쏙 들어오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그렇지, 기둥이 없으면 집도 없지, 지붕이 있으니 기둥이라는 것도 있지...이런 관계적 사고가 체화되면서 내 안에서는 기독교적 세계관과 불교적 세계관이 조화 내지 종합되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원장이셨던 정헌 박명규 교수님께서 정년퇴임 하시면서 서예전을 여셨다. '이문회우'(학문으로 벗을 만나다)전... 교수님의 작품 중에는 나를 위한, 아니 내가 요청한 글도 있었다. 
"기둥이 없으면 집이 무너진다"(若無椽即舍壞)였다.

그 구절을 만나러, 오랜만에 박교수님을 뵈러 휴가를 내고 서울대 박물관 전시회에 다녀왔다.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저명 사회학자신 것이야 누구나 아는 일이고, 교수님의 서예 작품이야 이따금 보았지만, 막상 다양하고 깊은 필체를 한 자리에서 보니 품격있는 서예가시기도 하다는 사실이 새삼 와닿았다. 확실히 서예는 구도적 예술이었다. 광주과학기술대학의 초빙석좌교수가 되셨다니, 박교수님 제2의 삶을 응원한다. 기억에 남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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