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현 / 서울가향교회 전도사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니라(레25:23)"는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대헌장 가운데 하나로써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정의롭고 공의로운 통치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이 세상에 사는 그 누구도 땅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땅을 사적으로 소유한다는 것은 공기나 햇빛, 물을 사적으로 소유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땅을 선점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땅의 이용료를 받고 불로소득을 누리는 것은 하나님의 복을 독점하고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땅값은 계속해서 오르고, 땅을 가지지 못한 자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더욱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성경은 놀랍게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가상각이 일어나는 토지제도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희년" 제도입니다. 희년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울리면 이스라엘 공동체에는 자유가 선포되고, 그동안 땅을 잃었던 사람들, 남의 종이 되었던 사람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곧 하나님으로부터 사용을 허락 받은 땅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토지의 가격은 다음 희년이 돌아올 때까지 점차 하락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땅 위의 모든 사람과 동물과 식물이 하나님의 복을 받고, 땅으로부터 나오는 소출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성경 말씀대로, 선지자들의 전통을 따라 희년을 선포하시고 부채탕감 운동을 실행하셨음은 실로 놀라운 일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바로 '빚'으로 대변되는 죄로부터의 놓임, 해방, 자유라는 것입니다(마18:21-35, 눅4:16-30). 이러한 관점에서 예수를 따르는 제자도의 삶은 곧 희년 정신의 실천이요, 성경적 토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으로써, 이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전파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죄와 사망의 그늘에 앉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희년이 선포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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