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31

중국문화의 뿌리는 도교에 있다. <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 특별기획 < 기사본문 - 동북아신문

중국문화의 뿌리는 도교에 있다. < 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 특별기획 < 기사본문 - 동북아신문
중국문화의 뿌리는 도교에 있다.

기자명 김정룡
승인 2008.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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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노신은 “중국문화의 뿌리는 도교에 있다.”고 말했다. 노신 이후의 중국학자들은 모두 노신의 이 관점에 동의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유교는 인문적인 학설일 뿐이고, 중국의 문화예술, 기공, 무예, 의학, 과학, 방중술, 민속, 풍속에 이르기까지 도교를 근저로 형성되고 발전되어왔다.

중국문화를 도교와 유교(불교가 유입되기 전의 토착적인 것) 양대 산맥으로 으로 보고 있는데, 도교는 모계사회의 잔재문화이고 유교는 부권제를 확립하고 실천하는 새로운 문화였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선 도교 후 유교이다.

중국학자들은 도교의 원조를 황제(黃帝)라 보고 한나라 때부터 황제와 노자를 묶어서 ‘황로지학(黃老之學)’이라 불렀다. 또 한나라 때 출간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교삼대계열서(황제·소문경, 황제·영추경, 황제·소녀경)는 모두 황제와의 문답체로 되어 있다.

중국의학은 도교에서 유래되었고 도교의 원조는 황제이며 노자는 황제 때부터 흘러온 ‘도학’을 재정비하여 도를 만물의 본체라 보았고 무위자연론을 주장했다.
맹자가 공자의 유지를 계승했다 하여 유학을 공맹지도라 부르듯이 장자가 노자의 뒤를 이어받았기 때문에 ‘노장학파’ ‘노장철학’이라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한나라 이전에는 공맹을 하나의 학파인 유가라 불렀듯이 노장도 하나의 학파인 도가였다.

그러다가 한나라 때부터 경학통치가 확립됨에 따라 유가가 유교 즉 종교(국교)로 전환되었듯이 도가도 도교 즉 종교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도교는 도를 우주의 본체로 모시고 도를 닦아 신선이 되는 것을 제창했다. 수도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복식(服食)
복식에는 영단묘약을 먹고 장수해지는 것과 음식을 절제해 먹는 두 가지가 있다. 진시황이 만세를 살려고 신하들을 바다건너에까지 보내 장생불로초를 구하게 했다는 유명한 전설이 있듯이 중국인은 장수약에 신경을 많이 써왔다. 과식은 불식(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먹지 않기보다 못하다는 뜻)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도교는 음식을 절대 과식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심지어 도교는 배가 불러 있는 여자와는 성교도 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당나라 때부터 영단묘약이라 해서 먹고 죽은 사례가 많아 복식 장수법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대신 기공수도법이 흥기하기 시작했다.

둘째 기공(氣功)
중국인은 숨을 기라하며 우리말 ‘화를 내다’를 중국어로 ‘썽치(生氣)’라 하는 등 중국인이 말하는 기는 숨, 정신, 영혼 등을 의미한다. 한국 국어사전에 의하면 기를 바람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므로 기는 바람이고 바람을 곧 기라 말할 수 있으며 기공이란 바람을 잘 잡고 조절하고 저장하는 등 수련법이다.

기공은 체내의 기를 조절하여 건강에 이르는 것을 뜻하며 수도(修道)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기공은 또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셋째 방중술
고대사회에 있어서 중국처럼 방중술이 발달한 곳이 없다. 이는 중국인 식과 색이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에 가장 충실했다는 증거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인은 세상에서 요리를 가장 발달시켰으며 심지어 중국인은 먹는 멋에 산다는 말까지 생겨나게 되었던 것이다.
잘 먹고 섹스를 잘하고 참 즐거운 인생이다.

고대사회에서 종교가 보급됨에 따라 수많은 민족들이 성을 단순한 후대번식의 필요로만 인식하였거나, 성을 담론하는 것을 터부시해왔다. 이에 비해 중국인은 섹스를 ‘양생지도’로 여기고 방중술을 연구하고 발달시켰다.

중국인의 방중술을 일명 ‘도교 섹스법’이라 한다. ‘도교 섹스법’을 다룬 책으로서 <<황제·소녀경>>이 있다. 이 책은 남녀 간의 섹스는 건강을 위한 행위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황제와 소녀가 대화하는 형식을 빌어서 다종다양한 체위, 전희부터 성교과정과 사정 및 완성단계까지 자세하게 묘사했고 또 이러한 건전한 섹스를 통해 어떤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까지 제시되어 있다.

중국인이 식과 색에 특별히 신경을 써왔던 것은 임어당의 말대로 “중국인은 문화적으로는 유교를 숭상하지만 본능적으로는 도교를 받든다.”는 것이 진리인 것 같다.

김정룡 kzl09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