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4

도道 > 동양고전(1980) | 바보새함석헌

도道 > 동양고전(1980) | 바보새함석헌

도 道
 
 
= 道
 
이걸 이왕에 할려면 한문자가 문제 아니오? 한문자가 문제니까 그걸 조금 얘길하고 지나갈려고 그래 저렇게 써놨어요.
도(道)라고 그랬는데 아무래도 도란 글자가 처음에 시작이요, 노자에서는 그러니까 ‘도’자를 저렇게 쓰면 전자(篆字)라고 그러잖아요? 전자로 쓰면 저렇게 쓰는 건데 그거는 이쪽 변이 머리 수(首) 사람의 머리 수고 저짝을 탁바침이라고 그러잖아요?
‘ ’는 사람의 머리털을 표시한 거고 ‘ ’는 사람의 머리라고 하는 글자인데, ‘ ’ 이게 본래 사람의 코를 그린 거야요. 사람이 숨을 쉬는 것이 가장 필요하니까. 그리고 그위에다가 하나를 더해서 ‘머리(首)’라는 겁니다.
머리에 털을 그려서 ‘ ’ 이럭하고 그걸 그리고는 ‘彡’ 이것은 두인 변(彳)이라고 하는 거. 간다고 할 때, 옐 행(行) 그럴 때 이거는 간다는 가야요. 그다음에 ‘止’ 요거는 본래 사람의 발꿈치를 그렸는데 辶요거는 간다는 거고 ‘止' 요거는 멎는다는 거 가다가 멎었다가, 가다가 멎었다가 ’道’ 이렇게 탁받침하는 것,
도(道)라는 건, 길이라는 글자가 많이 있어요 많이 있어도 도(道)는 한번 가다가 돌아오고 그러는 거 아니고, 일단 사통팔달(四通八達)이라, 한편으로 곧장 이렇게 떠나서 여기서부터 가는 그것을 도(道)라고 그래. 한문 주에 그렇게 있어요.
도(道)자 처음이 그렇다는 거나 알라고 노자는 그거를 굉장히 중요하게 썼으니까, 우리말로 번역을 한다면 “길”이라고 번역하는 건 물론 좋겠지요. 이따금 가다가 돌아가신 유영모 선생님의 번역, 우리나라 노자 번역본이 여럿이 나와 있지 않아요?
아마 이거는 참고하기가 어려워 그렇지 번역하는데는 제일 참고가 될 겁니다. 왜 그런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의 결점이 번역을 천지(天地)면 천지라고, 하늘 땅이라고 그렇게 번역해야 옳은데 하늘 땅이라고 그러지 않고 천지라, 오랜 세월을 두고 한문을 써 버릇해서 그것이 우리 글이 돼서 물론 그렇지요. 아주 그렇게 우리말이 된 거는 구태여 이제와서 고칠 수도 없지. 그렇게 되겠어요?
그렇지만 왜 그걸 우리말로 옮겨보도록 힘을 쓰는가. 나는 될수록은 그래 보자는 사람인데 유 선생님은 더구나…… 이 번역에는 순전히 순수하게 우리말로 써 보려고. 우리말인데 우리말이 어디 그대로 잘 쓰여요? 그러니까 옛날에 있던 선생님 쯤 되면 90에 돌아가셨는데 서울에 나셔서 서울에 계시다가 돌아가셨으니까 잘 우리 말수를 안다고 그럴 수 있지요. 나 같은 거는 지방에서 나서 그래도 나이 관계로 해서 옛날 말을 가지고 있는 거 있는데, 지금은 그게 많이 없어져 가니까 아쉽지요 그런데 선생님은 될수록은 그걸 많이 살려 써 보려고, 여기 번역하는 데는 더구나 왜 그런고 하니 이 깊은 뜻을 해석해 보려면 자연히 그럴 수밖에 없어요.
그게 도(道) 도(道), 그러기만 하면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를 것 같은데 도가 뭐냐? 물론 도가 뭐냐 하는거는 노자를 다 읽고야…… 읽어도 한번만이 아니고 여러번 여러번 읽고 난 다음에야 내 나름대로 우리말로 뭐로 하는 거 좋겠냐 그렇게 파악이 될꺼야요.
선생님은 그럭하신 결과 ‘길’이라고 그렇게 번역하셨고 다른 분이 또 거기 따라 그렇게 하신 줄 압니다.
그런데 지금 형편으로 하면은 노자가 특별히 그걸 도를 도(道)라고 한데는 의미를 넣어서 한거니까 서양 사람들조차도 “웨이(way)”라고 번역한 사람도 있어요 Way라고 번역한 사람도 많이 있지만, 또 독일 사람도 그렇고, 영어로 번역하는 사람도 그렇고 '다오(Tao)' 중국 발음대로 '다오(道)' 그대로 번역한 사람도 많이 있어요. 그건 얼마나 도(道)라고 하는 그 글자가 내포하는 의미가 넓고 깊고 여러 가지 사상이 들어있다 하는걸 증거하는 걸로 그저 웨이(way)로 만, way라고 해도 상당히 그것도 넓게 의미를 가진다고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거 만 가지고는 부족을 느끼니까 그랬을꺼요.
우리 말로도 그런지 몰라. 이 번역에서도 우선은, 이담은 또 몰라도 지금까지는 나도 도(道),도(道), 그렇게 해 내려 갑니다.
길이라고 번역하신 거는 물론 생각이 많으셔서 그랬다고 하는건 보실꺼고, 그 말만 아니라 이거를 가지신 분은 물론 좋고 못가지신 분은, 원한다면 과히 어렵지 않게 더 만들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그건 이따가라도 차차 알아서 필요하면 요새 이거나 인쇄를 하려면 쉬우니까.
그럭해서 참작을 하면 알 말도 있고 모를 말도 있고 하여간 참고가 많이 될꺼라고 하는, 그렇게 생각해 보는 동안에야만. 그저 한문으로 이럭하고 의미나 통하면,
 
“도를 가히 도라 할만한 것은 상도(常道)가 아니고(道可道非常道),이름이 가히 이름할 만한 것은 상명(常名)이 아니다.(名可名非常名), 무명(無名)은 천지의 비롯이요(無名天地之始) 유명(有名)은 만물의 어미다.(有名萬物之母)”
 
이렇게만 하는 것보다는 우리 말로 옮겨 볼려고 우리 말에 적당한 말이 무엇일까 그리고 하면 거의 다 죽어가는 말인데도 이제 살려 낼만한 말이 있고,또 다 죽었어도 어느 의미로 다른 말들을 요렇게 모아서 그 의미를 살려 부활을 시켜내 그럴 수도 있고, 그러노라면 그것이 일반 통용에는 아마 잘 안 되겠지요. 늘 써오는 씨도 그런 중의 하나인데, 그래도 씨은 그만하면 잡지로, 요새는 끊켰지만 계속을 해가면 상당히 보급을 해갈 가능성이 많이 있어요.
그건 실례의 하나입니다만 이걸 읽어 가는데는, 선생님이 그저 보통말로 기탄없이 말한다면 선생님으로서도 좀 벽(癖)이 있어. 그렇게 꼭 하고 선생님 자신도 남들이 날보고 궤변이라고 그럴런지 몰라 그러나 “궤변이라도 좋아.” “난 그럭하는 것이 좋으니까 그런다고 그럭하시는 거 있어요.”
그걸 참고해 볼만한 거야요. 아주 독특하게 그저 남 하는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하게 독창성이 아주 강하시던 선생님이신데, 장자는 하신 것이 없고 이거(늙은이=老子)는 해놓고 돌아가셨으니까 좋지요. 알 것도 있고 모를 것도 있지만 참고가 많이 돼요
 
어원(語源)을 캐야한다
그것과 겸해서 하나는 한문자를 이렇게 써 놓은거는, 한문자를 반드시 여러 분들이 자전을 좋은 걸 구해서, 그런데 자전(字典)이 좋은 게 없어요. 우리나라에. 그러니까 그게 참 문제예요. 그런 줄이나 알았다가 이다음에 그런 거라도 한번 사업을 하면 다른 저서도 있지만 자전을 하나 잘 내면 그건 문화에 큰 공이 될 수 있어요 그걸 할라면 공부를 여러 해 많이 해야 될꺼예요 아주 우리나라 자전에 나쁜 것은, 나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만 시비하는 것 같지만 어원(語源)을 당초 찾지 않아요. 왜 그런지. 본래가 우리나라 사람의 난 자꾸 결점 얘기 합니다마는, 다른 데도 있지만 깊이가 부족해 그런지 남의 나라 사전 보면 다 어원이 반드시 있잖아요 이 말이 어째서 뭣에서 나왔다고 하는 건데, 그런 걸 도무지 안 할라고. 알 수가 없어요. 왜 그거 자전을 내지 않는다면 모르지만 한글을 그렇게 오래만에 살려내서, 수백 년 만에 빛을 다시 봐서 살아나게 된 거는 물론 고마운데, 그러면 그게 거의 다 없어져가는 그 어원을 캐서, 그러면, 이 어원 캐는데 그게 그저 글자만 아니라 그게 곧 중국사상이 뭐냐? 동양사상이 뭐냐? 거기서 나와요. 의미가 있어 된거니까. 그렇게 어원 안캐고…… 영어도 보시면 여러분이 반드시 어원 찾아보도록. 할라다가 나도 그렇게 못 하고 있기는 있지만 그래도 말 볼 때에는 될수록은 지금도 찾아봅니다만, 큰 사전 보시오. 반드시 거기는 어원이 어디서 왔다고 그러는거 있지 않아요.
영어도 영국에서 시작만이 아니라 희랍에서 시작된 거 있고 로마나 라틴에서 된거 있고 그걸 찾아 올라가는데 얼마나 의미가 깊어져요? 그런데, 우리 말에는 그걸 당초 안해놓은거. 그런 얘기할라면 자연히 육서(六書)라는 소리 많이 하지 않아요? 한문 글자를 해석 하는데 육서라고 여섯 가지로
 
1. 상형(象形), 한문글자는 모양을 보고 그려서 된거니까, 상형(象形) 2. 지사 (指事), 모양만이 아니고 또 어떤 거는 그 일에, 그 뜻을 그려서 한 것도 있고 3. 회의(會意)는 그런 것도 있지만 그 의미를 붙여서, 4. 성형(聲形), 소리를 어떡하면 표시해서 할까. 그렇게 한거 있고 5. 전주(轉注), 전주는 그 다음에는 위의 네 가지가 거론되는 거고 그 네 가지되는 걸 기초로 해가지고 한문글자를 만드는데 전(轉)은 바퀴가 굴러굴러 간다는 말이고 주(注)자는 물을 붓는거니까 수레바퀴가 차차 굴러서 이리가고 저리가고 하는 모양으로, 물이 흐르려면 이리 흘렀다 저리 흘렀다 하는 모양으로 본래 의미는 이거지만 이것이 굴러굴러서 이런 의미가 되게 됐다 그런 의미로 전주(轉注)라는 거 있고. 6. 가차(假借) 가차라는 거는 음을, 그거는 본래 글자를 어떻게 쓸 수가 없으니까 다른 음을 빌어가지고 그걸 표시를 하는거.
서양에서도 보면 옛날 고대 글자 난데가 여러 곳이 있지만, 서양역사 배우면 이집트에서 난, 그림글자라는 거 상형문자(象形文字)지요. 상형문자면서도 거기 표음문자로, 음(音)을 표시하는 문자로 돼. 그것도 겸해 있어.
또 이쪽에 순전히 표음문자처럼 된 거는 설형문자(模形文字)라는 거.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된 삼각으로 콕콕 찔러서 나온 거. 그 다음 인도에서 산스크릿(sanskrit), 산스크릿에서 여러 가지 갈래로 나온 글도 있고 그렇잖아요. 아라비아는 아라비아 글자대로 따로 있고 우리는 오다가 지금으로부터 한 4,5백 년 전 가서야 비로소 글자가 됐고 그런데 여기는 상형(象形)을 하느니만큼 생각이 많이 들어있어요 실예로 여러분 흥미를 가지고 그러도록 하라고해야 하겠는데, 아까 말대로 자전이 없어. 조그만 옥편이라도 쉽게 글자가 음이 뭔지 그 것만 알고 그만두지 말고 이걸 어째서 이런 이름을 했나? 그런걸 될 수 있는 대로 찾아보는, 그래야겠는데, 우리나라 자전은 그렇고, 우리나라 글을 알려면 간접으로 한문으로 표시하는게 많으니까, 한문만은 할라면 어느 정도 그건 할 수 있어. 중국 사람들은 옛날부터 그걸 했어요 설문(設文)이라는 거 그런 책인데, 후대에 이 사림들이 연구해 내려온 건데, 거기 설명하는 법이 육서(六書)라고해서 이렇게 돼 있으니까 가령 형상(形象)을 된 것을 안써도 다 아는 거지만 예로 들어본다 그런다면 나무 목(木)자라면 나무를 그린거, 해(日)라면 해 대로 그린거,달(月)은 달대로 그린거, 동녘 동(東)자는 나무인데(木) 아침에 해(日)가 올라올 때에 나무에 이렇게 해가 걸려있으면 동쪽(東)이라고, 그런거라든지. 울명(鳴)자는 새(鳥)가 입(口)으로 운다해서 입구(口)를 표시하고 그랬는데, 자전은 우리거는 어원을 설명한 거 없구요. 일본사람의 사전을 구하는 수밖에 없지요 일본사람은 벌써부터 어원(語源)한 것들이 있어요. 그 중에 지금까지 내가 아는 걸로는 보통 큰 대자전(大字典)이라고 한게 어원이 나와 있는데, 수십 년이 됐으니까 반드시 신판(新版)이 있을꺼예요 요새건 나는 보지도 못하고 옛날 것만 가지고 있는데, 그걸 구하시면 일본말은 몰라도 보통사람 보기에도 자세히 아주 재미있는게 많이 있어요. 참고하시면 좋고,
그 다음은 중국 사람이 낸 것도 있는데 중국사전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아 모르겠소마는, 지금 있는 걸로는 대사전이 역시, 내가 일본 가 있을 때도 선생님으로 섬겨 보고 그러고 했던 일이 있는 분이니까 한문도 많이 하셨던 이니까 한화대사전(漢和大辭典)이라고 하는거 모로하시(諸橋)라고 13권으로 된거. 우리나라에 해적판으로 지금도 아마 사려면 살 수 있을까? 요새는 좀 사기 어려울까? 몇 해 전까지만도 샀는데 돈 좀 많이 들죠. 그걸 가졌으면 그걸로도 못찾는 것도 있을런지 모르죠. 하지만 대개는, 웬만치 보는데는 못찾을 것 없이 다 나올 겁니다. 어원만 아니라 비교적 잘 설명된거로 그런거 있어요. 중국말을 배운다면 중국에서 좋은거 많이 구할 수 있겠지요. 보통은 그런데.
어쨌거나 “어원 찾으라”고 하는 그것은 권하고 싶어. 그럭해야 어째서 그런 글자가 됐으며 그런걸 아는 동안에 그 글자의 뜻만이 아니라 간접으로 중국 사람이 이런 애기, 더구나 그렇지 않고 중국사람 학자도 그런 말 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한문자는 사실은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거라”고. ‘한국도교사’ 쓴 이능화(李能和)씨 말을 들으면 자기가 그런 학자를 만나 들었다고 하는 얘기도 있어요. 노상 헛말이 아닌데, 중국 북부, 황하연안에서 먼저 생기잖았어요. 양자강 연안도 있지만 그건 후이고 중국문화가 먼저 발달한 거는 황하연안인데, 황하연안에서 산동지방, 산동반도 그 부근, 공자도 거기서 나셨지, 맹자도 거기서 났고.
거기서 조금 서남쪽으로 가면 한동안 은(殷)나라가 있다가 은나라 후에 주(周)나라가 생겨서 삼대사대에 가장 문화 발달했다고 하는게, 완전히 됐다는게 주나라 시대인데, 그 은나라시대의 문자라고 하는게 지금 제일 고문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왕 하려면 깊이 알아보자
그 은(殷)나라 사람이 상당히 우리나라 사람과 관계가 많아요. 어떤 사람들은 그건 아예 우리 민족이 들어가서 세웠다고 그렇게 말하고 그러는 사람도 있지 않아요? 한동안 소송까지도 일으키고 그러던 사람도, 요새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소만, 꼭 그런지 아닌지는 이거는 좁은 의미의 국수주의가 거기 들어 가지고 그런 점도 있으니까 그런 건 좀 찬성을 못하지만 아무러나 고대걸 찾아보자고 하는 노력은 대단히 좋아요. 그러니까 기자조선 얘기도 그렇찮소 한 동안 말썽이 많았다가 흐지부지 그러고 말았어. 하지만 기자조선을 후대에 와서 잘못돼 가지고 지금 있는 평양에다가 찾을라니까 그게 안 돼. 나는 평양에 어렸을 때 살았으니까 잘 아는데, 기자가 정주했다는 말도 있고 기자의 능도 있고 하지만 그건 후대의 다 가작이고 사실이 아니고, 중국의 사신이 나오니까 그렇게 뵈기 위해 만든거고 그런데, 노상 기자라는 가상이 없는 걸 그렇게 얘기가 있겠어요?
옛날의 우리 글자라든지 문화의 근원을 찾아 생각해보는데, 많이 생각할 점이 있을꺼예요.
보통 말하면 중국서 쓰게 됐고 중국에서 우리가 다시 역수입을 해서 우리도 한문자를 쓰게 됐고, 한문자 쓰게 되는 바람에 우리나라 말 많이 없어졌고 글자도 있었던 것을 쓰지 못하고 있다가 겨우 몇백 년 전에 와서야 한글 다시 쓰게 됐다, 이렇게 된거니까.
그럼 사상적으로 제 본래 근본을 찾아본다고 그러는데서도 국수주의(國粹主義)가 아니고라도, 국수주의 같은 좁은 생각은 아니지만, 어째거나 역사는 근원이 있어서 나오지 중가운데 없는 데서 공연히 우연하게 나오는 그런거 어디 있어요? 그러니까 그걸 찾지 않고는 본래 이렇게 된거를 알기가 어려울꺼야요.
그러니까 모르는 거는 모르더라도 아는데까지만 알아보노라면 직접으로 간접으로 생기는 것이 많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왕 노자 얘기가 나왔으니까 이것도 중국에서도 어려운 고전 중의 하나인데, 보통 쓰는 한문보다는 좀 해석이 어렵지 않소? 그러니까 그게 뜻만 알고 지나간다, 이왕 하는걸 그러지만 말고 일반으로 한문으로 볼 때에는 글자에 어원(語源)을 찾는 그런 버릇을 붙여서, 영어에서도 영어 단어가 나오면 그게 어떻게 돼서 희랍어원이 있고 라틴어원이 있어서 그런게 들어와서 됐는지 그 유래를 찾아보든지 해서 공부하는데 깊이 가 있게 되는, 그게 유익이 될꺼니까 그래 그걸 첨부를 해 말을 합니다.
구하기 어려운 줄은 알지만 나는 나대로 또 이왕 여러분이 오셨으니까 내가 알 수 있는 데까지 찾을 수 있는 데까지는 찾아서, 아는 데까지는 여러분에게 소개를 할꺼요. 하지만 여러분 자신이 찾으면 더 좋은거고. 또 내가 잘 모르는 거 있더라도 서로 피차 알려주고 그러면 좋으니까 그때그때 해간다, 그런 생각을 마시고 이왕 할려면 뿌리깊이 될 수 있는 데까지 깊이 알아보자고 그렇게 노력을 하세요.
그래서 오늘 이왕 그런 말이 나왔으니까 내가 여러분에게 한문자 흥미가 나기 위해서 조금 얘기를 합시다.
 
얼마나 고심해 만든 글자인가
오늘 도가도(道可道) 도는 길이라고 하는데 우선 글자만을 우선 봅시다. 도가도(道可道) 도는 길이란 말인데 길은 이자 사람의 머리를, 사람의 주되는 것은 머리 아니요? 머리를 그리고는 그 다음에는 가다가 멎다가, 가기도하고 멎기도 한다, 탁받침이라는건 그런 걸로 그걸 표시해 그랬다, 그렇게 알면 그게 도(道) 그러던 것보다도 좀 재미가 있지 않아요?
그리고 노자(老子)라고 하는 노(老)자는, 늙을 노자는 어떻게 된 글자냐 하면 그것도 맨 위에는 터럭(毛)을 그리고, 그 다음은 사람 인(人)을 그리고 사람 인은 본래 " ”,그 다음엔(匕) 요거 셋을 요렇게 합했던 것이 지금 늙을 노(老)로 이렇게 됐지만. 위에는 머리터럭을 그리고 사람의 머리가 허옇게 세니까, 아래는 사람 인(人)하고 왜 비(匕) 요렇게 하냐 그러면 요거는 사람 인(人)을 뒤집은 거야요. 사람 인을 정자로 쓸 때는 이렇게 써요 "인(亻)” 이게 사람을 모로 보고 그린건데,"匕” 이거는 “亻” 요것을 뒤집어요. 뒤집으면은 변화(變化)라고 할 때 화(化)자 모양으로 뒈졌다, 죽었다, 나쁜 의미로 뒈졌다, 뒈진다, 그러지만 그거는 지금 말로 하면 아주 물리적인 변화만이 아니라 화학적인 변화인데, 캐미칼 체인지(chemical change), 아주 질이 달라져요(웃음) 형상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달라져. 그런걸 하느라고 될 화(化)자가 사람 인(人)을 하고 사람을 거꾸로 누운 것을 그린 것은 이젠 뒈졌다, 죽어서 아주 달라졌다, 그런 건데 노(老)자는 이제 그런데 가까우니까 그래서 머리털이 허옇게 세서 그런 사람, 차차 몸이 달라져서 죽기에 가까운 그런 뜻으로 노자(老子)라고 쓴거고
그 다음에 도가도(道可道) "可”자가 나오잖아요. 옳을 가(可)자는 뭐냐? 본래는 " ”이렇게썼어. 옳다 글타는 입으로 하니까 옳거니 글커니 말은 입으로 하니까 그래 입(口)을 그리고, 요게 뭐냐 그러면 본래는 “ ” 요렇게 쓴 글자래. 그런데 이것도 “ ” 이렇게 된 것을 뒤집은 거야요. 그러니까 “ ” 이건 뭐냐 그러면 기운이 막혔어. 입에서 기운이 나가는 것을 막혔다고 해서 표시하는걸 이렇게 썼는데, 막힌 것에 반대니까 쑥쑥 잘 나가. 그러니까 옳은 것을 옳다고 그대로 표시한다고 하는 뜻으로 이제 그렇게 가(可)자를 만들었다는거야요.
또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아닐 비(非)자도 왜 이렇게 했나? 이거는 새털을 “ ” 이렇게 그린 거야요.
새란 놈이 하늘에서 날다가 땅에 내려앉으려고 할 때에는 날개를 “ ” 이렇게 했어. 그게 아니라고 하는, 날다가 그만두고 모양이 달라진다고 하는 그런 의미에서 비(非)자라고 하는, 아닐 비자(非)는 그걸 표시 했다는거고.
또 명가명(名可名)이라, 이름 명(名)자는 위에는 저녁 석(夕)자예요 위에는 저녁이고 아래는 입구(口)고, 옛날 불이 없을 때에는 원시시대에 낮에는 서로 얼굴이 뵈지만 밤이 되어 굴 속에 들어가, 너는 이 굴에 들어가고 나는 이 굴에 가고 어드메 들어가 자겠는데, 그런데 무슨 일이 생기면 부득이 하는게 이름을 부를 수밖에 없어. “나 나다! 나야!” 우리 말에 “나는 나다” 그래서 아마 “나”가 됐는지 몰라요. 그래 그 나라고 하는 이름, 저녁 석(夕)을 하고 저녁에는 불도 아무 것도 없으니까 “나”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어. 그러게 입구(口)를 해서 이름(名)이라는 말로 표시했다는 말.
하늘(天)이라는 건 물론 한일(一)하고 큰대(大), 가장 큰 거니까 세상에 있는 것 중에 가장 큰 거라고 하는걸 한일 (一)하고 큰대(大)를 해서 했고
땅이란 따지(地)라, 지(地)라는 건 흙토(土)변에다 잇기야(也)로 했는데, 그건 발음 표시야요 그 다음에 오다가 좀 발달한 다음에 어떻게 됐겠지. 다른 경우에는 요건 “他” 요렇게 할 때는 발음이 타(他)하는데, 그래 지(地)라고 하는거 나왔다는거고.
그 다음에 차양자는 동출이명(此兩者同出異名)이라. 다르다고 하는 이(異)자가 나오잖아요 다르다고 할 때 왜 이(異)자를 이렇게 했나? 본래 요거는 " ” 요러한 글자가 있어요 줄비( )자인데 준다는 글자 두사이에 가운데( ) 요런 손이 둘이 들어갔어. 주는걸 갈라서 여기하나 주고 여기 하나 주고, 그런데서 다를 이( )자가 다르다는 게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그 다음 동(同)이라, 같을 동자는 왜 그렇게 했나? 같을 동(同)에 하나(一) 건너 그은 것은 “ ” 이런 글자가 있고 여기다 입구(口)로 하고 같다 다르다 할 때 물론 입으로 하니까 입구(口)를 쓰고 “ ” 요거는 모든 학자가 뜻이 같애요. 입구 없는 거는 모두 다 의견이 합치한다, 그런 건데 “동(洞)”자나 “합(合)”자나 그런 의미로 그렇게 됐다는거.
그 다음은 마지막에 있는 검을 현(玄)자가 나왔으니까 검을 현자는 왜 까맣다는 걸 "玄” 이렇게 했나? 이건 본래 ‘ ’ 요런 글자예요. 요거는 어릴 유(幼) 자의 “幺” 요것과 마찬가지야. 요거는 뭐이 조그마 해서 잘 보이지 않는 거야요. 요거는 사람의 갓난 애기 난 모양을 그린 거야요 또 그렇잖으면 실타래 엮어서 하는 모양, 요걸 검을 현(玄)자,
그것만 해도 재미가 나지 않아요? 옛날 사람 글자 하나 만들 때 얼마나 고심해 만들었나?
 
 
 
씨알의소리 1990. 9월 116호
저작집30; 24-413
전집20;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