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1

티베트 불교 신세대 영적지도자,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입니다

연 기 탈 출

무명에서 지혜로 2011. 2. 18. 10:02

티베트 불교 신세대 영적지도자,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
귀에 물 빼기 위해 더 붓고 고 초월 위해 고와 친구
도망친 사슴을 묻는 사냥꾼에게 스님이 말한 답은?

 

수 행자는 무겁고 권위적이어야 하는가. 이런 고정관념을 깬 즐거운 수행자를 만났다. 지난 11일 밤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달라이라마를 이을 티베트 불교의 신세대 영적 지도자인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36)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지 난 9~14일 방한한 그는 히말라야 마나슬루가 보이는 네팔과 티베트의 경계의 누브라계곡에서 위대한 명상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티베트의 고승 두 명이 동시의 그의 몸을 빌어 태어났다는 ‘독특한 환생자(린포체)’로 전해졌지만 어려서부터 소심하기 그지없었다. ‘공황장애’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던 그는 ‘곰’(명상의 티베트말)을 통해 공황장애와 친해져 장애를 극복했다.  ‘곰’은 티베트어로 ‘친해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즉 티베트에서 ‘명상’이란 자신을 괴롭히는 고통이나 장애일지라도 친해진다는 의미다.
 

뇌과학자들 실험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23 살 때부터 세계각국을 돌아다니며 불법을 전하고 있는 그는 오는 5월 세 번째 ‘3년 폐관(외부로 통하는 문이 없는 곳) 수행’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02년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와이즈먼 뇌신경연구소가 주관한 실험한 뇌영상촬영에 응해 손발이 묶인 채 좁은 원통 속에 한 시간 넘게 갇혀 비명 소리 등을 들려주는 동안 그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실험한 결과 뇌과학자들로부터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의 대표저서 <티베트의 즐거운 지혜>(문학의숲 펴냄, 류시화·김소향 옮김)가 2009년 한국어로 출간된 적이 있다.

그는 ‘고통 속에서도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뭐냐’는 첫 질문에 ‘마약’이라고 답하는 등 장난기 어린 소년처럼 농담을 즐겼다. 일문일답이다.
 

 
당신이 나의 비법 알아채버렸으니 슬퍼
 
 -fMRI(뇌자기공명장치)로 뇌파를 찍어서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 별명을 얻었다. 당시 실험 중에 들리도록 한 비명과 울음과 같은 소리가 나는 중에도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드럭. 마약 때문이다.”
 -…?
  “조크(농담). 나는 어렸을 때 공황장애가 있었다. 그 공황장애와 친구가 되었다. 비결은 고를 행복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과 고가 따로 있고, 행복이 고를 이겨내야 한다고 한다면 우리 삶은 주식시장처럼 된다. 올라갔다 내려오며. 내가 11살 때 어느 날 얼굴을 씻다가 물이 귀에 들어갔다. 빼려고 했는데, 스승인 살자이 린포체가 뭐하느냐고 했다. 귀에 물이 잠겼다고 했다. 그랬더니 물을 더 부으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더니 물이 빠져나왔다. 물 대처법은 바로 물이다. 이것은 스스로 해결되는 자가해독법(자가 퇴치법)이다. 고를 초월하기 위해 고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것이 비결이다. 이제 당신이 나의 비법을 알아채버렸으니 아주 슬프다.”
 -바위와 나무는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려도 고통스럽다고 소리치지 않으며 평화를 유지한다. 그 바위나 나무와 당신이 다른 것은 무엇인가.
  “나는 고통을 가지고 있다. 고통은 괜찮다. 고통도 행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고통이 없다면 행복을 찾을 필요가 없다. 고통이 있기 때문에 행복이 있다. 고통이 없다고 해서 행복인 것은 아니다. 고통이 없는 상태가 곧 행복은 아니다. 자아가 없다고 붓다가 된 것은 아니다. 무아(無我)가 곧 붓다라면, 이 테이블이 붓다일 것 아니냐. 자아는 없지만 이 테이블은 지혜가 없어서 붓다가 아니다.”
 

남의 고통 그대로 가져오면 자비 안 생겨
 

 
 -돼지나 소의 비명을 듣는다면 어떤 사람들은 ‘듣기 싫다’고 인상을 쓰고, 어떤 사람들은 ‘불쌍하다’고 돕고 싶어할 것이다.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그런 연민이 수행과 훈련을 통해 개발될 수 있는가.
  “자비는 마음을 여는 것이다. 남을 도우려고 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자비는 지혜가 필요하다. 안 그러면 남의 고통을 우리가 받아들일 때 우리도 고통 받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비를 갖기 어렵다. 고통을 다 겪어서는 자비가 불가능하다. 그냥 남의 고통을 지혜가 없는 상태에서 가져오면 고통은 그대로 머물러 있어서 자비가 생길 수 없다. 지혜가 있다면 남의 고통을 가져와도 거기에 따른 고통을 다 겪지는 않게 된다. 그저 남의 고통을 가져와서 그 고통을 자기도 겪는다면 흔히 말하는 무량자비는 낼 수 없다.”
 
 
이 때 음식이 나오는 틈을 타 기자는 밍규르 린포체의 사진 촬영을 시도했다. 하지만 실내 불빛이 너무 어려워 자동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았다. 한참 카메라를 가지고 고심하는 기자를 보던 밍규르 린포체는 자기 위 전등에 머리가 반사돼 찍혀지지 않는 것일 거라며 자기가 찍어보겠다고 했다. 그는 카메라를 달라고 하더니 반대로 기자를 카메라로 찍기 시작했다. 잘 찍혔다. 그래서 “이제부터 내가 린포체고, 당신이 기자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린포체는 “좋다”고 자기 승복을 벗어서 주는 시늉을 하더니 “우선 머리와 수염부터 밀자”고 했다. 매사가 유머스러웠다. 이때 그 앞에 주문한 식사가 나왔다. 질문이 이어졌다.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이익을 주느냐가 잣대
 

 - 당신은 어려움을 회피하기보다는 주시하고 받아들이는 지혜를 가르친다. 만약 배가 고픈데도 여기서 나온 음식이 도저히 먹을 수 없을만큼 맛이 없고 역겹다면 당신은 배가 부르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있고, 참고 억지로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다시 음식을 주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상황에 따라 다르다.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이익을 주느냐에 따라 따르다. 이 음식을 먹음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면 먹고,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안 먹을 수 있다.
  부처님 시대에 숲에서 스님이 명상을 하는데 사슴이 그 앞을 지나갔다. 그 뒤로 사냥꾼이 지나갔다. 사냥꾼이 수행자에게 “사슴 지나가는 것 봤소”라고 물었다. 수도자가 혼란에 빠졌다. 내가 봤다고 하면 사슴이 죽을 수 있고, 못 봤다고 하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스님은 결국 못 봤다고 했다. 부처님에게 내가 거짓말을 한 것이냐고 물었다. 부처님은 남을 돕는 것이라면 그것은 자비고 괜찮다고 했다.

만약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면 다른 것을 주문해도 좋다. 그렇지만 정말 남을 돕는다면 나쁜 음식이라해도 먹는 것도 좋다. 그렇지만 정말 못 먹겠다고 한다면 나의 자비의 크기에 따라 다를 것이다. 부처님은 내 몸도 기꺼이 호랑이에게 내주었다. 내가 초보보살이라면 하지 말라고 했다.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 후회가 생기면 불도를 닦는데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내가 얼마나 도울 것인가는 수행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실제로 부처님이 전생에 자기 몸을 호랑이에게 보시한 적이 있다.”
 

과학이 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달라이라마와 함께 마음생명협회를 이끌었다. 티베트의 지혜와 현대 정신의학의 만남을 통해 진보한 것이 있는가.
  “서양과학자들이 한 시험에서 피험자 노릇도 했다.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를 살펴볼 수 있다. 과학적인 면에서. 그러나 신비체는 볼 수 없다. 신비체는 조사할 수 없다. 알아차림에 두 가자기 있다. 하나는 사마타이고, 하나는 비파사나와 관련돼 있다. 비파사나 알아차림은 개인 관념을 초월하는 관념 없는 알아차림이다. 과학적으로 조사할 수 없다. 사마타 알아차림은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 신비체(미묘체)보다 지혜의 몸이라고 할 수 있다. 5감에서 벗어난다고 할 수 있다. 오감을 벗어난 것이어서 과학적으로 완전히 규명할 수는 없지만 수행을 할 때 체온의 증가 같은 것은 과학적으로 알 수 있다. 결론은 ‘인텔리전 브레인 웜 하트’(지성적인 머리와 따뜻한 가슴)다.

마음생명협회 끝날 때마다 결론이 냉철한 두뇌와 따뜻한 마음이 만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냉철한 두뇌는 과학, 따뜻한 가슴은 선한 마음이다. 자비로운 마음이 없다면 두뇌를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자비로운 마음은 불교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이 두 개가 함께 만났을 때 인류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의 원인이 복권과 결혼? 더 큰 고통의 시작
 

 
  -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고통을 해소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외부 환경을 바꾸는 것과 마음을 바꾸는 것이다. 요즘은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당신이 한 손에 다이아몬드를 쥐고, 다른 한 손엔 마음을 바꾸는 진리를 쥐고 둘 중 하나를 내게 주려 한다면 나는 다이아몬드를 받겠다. 나는 현명한 것인가, 어리석은 것인가.
 
 “다이아몬드가 마치 행복을 줄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부자는 전혀 고통이 없을 것이다. 바로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제 고향에선 사람들이 늘 웃고 행복하다. 그렇다고 고통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통은 보편적이다. 잡지를 보면 서양에서 찍힌 멋진 사진을 볼 수 있다. 이 사람은 멋진 인생을 살고 있네. 마치 서양이 서방정토인 것처럼 느낀다.

나도 20살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양으로 첫 여행을 해서 프랑스로 갔다. 밤에 늦게 도착해 다음날 아침 에펠타워에 갔다. 서양에 처음 가서 처음 본 게 에펠타워여서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에펠탑은 철조망으로 막혀있었다. 감옥 같았다. 이렇게 멋진 장소인데, 왜 이렇게 꽁꽁 싸놓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불행한 사람들이 와서 자살하기 때문에 해놨다고 했다. 그때 놀랐다. 그래서 ‘문제라는 것은 어디에 가도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행복감에 대한 조사가 있었는데, 행복을 낳는 원인이 뭔가.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에서 행복을 찾았다. 첫번째는 복권에 당첨되는 것. 두번째가 결혼. 복권에 당첨해서 행복한 것은 딱 2년 간다. 그리고나선 그것 때문에 더 큰 고통이 생긴다. 행복의 원인인 결혼에 대해 얘기를 더 해야 할까. 괜히 얘기했다가 나쁜 소식만 가져오는 것 아니냐. 5년 간다고 한다. 한국은 미국보다 더 오래갈 지 모르겠다. 복권이나 결혼만으로 행복해질 수 없고, 다이아몬드만 가지고도 행복해질 수 없다.”
 

포기해서는 안되지만 내려놓아야
 

 - 이제 다이아몬드는 가져가라. 진정한 자유란 삶으로부터 물러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과정에 더 깊이 깨어 참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본주의 경쟁사회에 매몰된 사람들은 잠시도 물러나려 하지 않는다. 쉬면 패배자가 될까봐 두려워한다. 잠시도 물러서 쉴 줄 모르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세계가 국제적인 금융위기를 겪고 있을 때 작년 4월 스위스에 있었다. 경제 박애주의 회의가 있었다. 비즈니스에서 자비란 무엇인가. 마음생명협회의 미팅인데, 달라이 라마도 계셨다. 경영학학자들, 경제 총수들이 있었다. 월 스트리트 사장도 있었다. 토론을 많이 했다. 결론은 국제금융위기를 야기시킨 원인이 3개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첫번째는 탐욕. 더 많이 가져야 되고, 더 잘 돼야 한다는 욕심. 두번째는 이기심. 세번째는 무지. 이 세 가지 때문에 국제 금융위기가 초래됐다고 보았다. 만약 사업하는 사람들이 자비와 지혜를 가지고 한다면 사업에도 좋을 것이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더 그럴 것이다. ‘윈-윈’에 좋을 것이다.”
 -수행자들은 물러서 쉬며 명상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그러나 결혼해서 가족들을 부양하고,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더 많은 문제에 부딪치면서도 쉴 시간이 없고 명상할 시간도 많지 않다. 그들이 어떻게 안식을 얻겠는가.
  “명상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걸으면서도, 먹는 동안에도, 영화보면서도, 회의하면서도, 운동하면서도 할 수 있다. 영국에 갔을 때 텔레비전에서 핸드폰광고가 나왔는데 ‘어디서나 언제든지 쓸 수 있다’고 했다. 그 문구를 사용해 ‘언제 어디서나 명상할 수 있다’는 말을 만들었다. 특히 만약 내 문제를 명상의 도구로 사용한다면 더욱 더 그렇다. 자기 실수에서 배울 수 있다. 나는 공황장애를 가장 좋은 친구이자 스승으로 삼았다. 내가 그 문제를 직면하고 받아들일 준비만 되어있다면 모든 것이 명상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포기해선 안된다. 그러나 내려놓아야 한다. 내려놓는 것과 포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좋은 수행자이면서도 성공한 사업가도 될 수 있어
 
 -명상에 관심있는 현대인들은 주된 관심은 부와 성공과 명예를 잃지 않고, 이를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붓다나 예수와 같은 평화까지 얻을 것이냐다 둘 다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두 가지를 함께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
 -정말이냐?
  “(웃음)농담이다. 네 가지 가능성이 있다. 돈은 없지만 평화로운 사람들이 있고, 돈은 있지만 평화로운 사람들도 있다. 또 돈도 없고 평화도 없는 경우도 있고, 돈도 있고 평화도 있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세번째가 되기 십상이겠지만 티베트에서 보면 좋은 수행자이면서도 성공한 사업가도 많이 있다. ”
 -밍규르 린포체처럼 잘 생겼다면 고통이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외모를 보며 괴로워한다. 왜 나는 밍규르 린포체나 한국의 예쁜 텔런트 김태희처럼 잘 생기지 못한 것일까라며 성형외과 의사들에게 돈을 가져다준다. 고쳐서 열등감을 극복해야 하는가. 아니면 생긴대로 살아가며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키워야 하나.
 “돈이 있으면 성형이 더 쉬운 방법일 수 있다. 명상은 좀 지루할 수 있다. (크게 웃음) 조크(농담)다. 사실 내면의 아름다움을 키워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조사도 있었다. 외면이 아주 예쁜 사람. 그런 사람이 거짓말하는 경우도 있다. 정직하지 못해 다른 사람에게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얼굴은 못생겼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정직하고 남을 돕고 그 두 사람이 있을 때 사람들에게 누가 아름답냐고 물어보면 사람은 처음엔 얼굴이 잘생긴 사람이 예쁘다고 한다. 처음엔 그랬는데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난 뒤 그랬더니 잘 생긴 사람보다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을 골랐다. 사실 얼굴 잘생긴 것 몇 시간 안 간다. ”
 -나는 얼굴만 믿고 살아가는데(웃음).
 =아 엠 쏘리(미안하다. 웃음)

 
주식시장이 오르지도 내려가지도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나
 

 -삶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독이지만,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것 독이다. 한번 실연을 당한 사람은 다시는 사랑하지 못하고, 한 번 사기를 당하면서 누고도 믿지 못한 사람도 있다. 어떻게 피해의식을 극복해야 하나.
  “지혜와 경험이란 두 가지가 함께 필요하다. 첫번째 인생은 주식시장과 같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다. 그리고 인생이 무상하다는 것, 인생이 대양의 파도와 같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다 가지거나 이룰 수 없고, 그렇다고 항상 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색깔이 다채로와진다.
 만약 주식시장이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오르내림이 있으니 사업도 되는 것이다. 오르내림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부처님의 첫번째 가르침이 인생이 고(고통)라는 것이다. 굉장히 우울하게 들릴 수 있는데, 내가 만약 고통이 뭔지 잘 안다면 그것이야말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다. 두번째는 경험이다. 생각으로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내가 아는 것은 실제 경험으로 가져오기 위해선 훈련이 필요이다. 그래서 명상이 있는 것이다. 명상이라는 것은 내가 아는 것을 지적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험으로 체화하기 위한 것이다.”
 

달라이 라마에게 신통력 보여달라고 하자 그냥 얼굴을 긁었다
 

 -소수 수행자들은 깨달음이 관심이지만, 다수는 행복이 관심이다. 깨달았다는 분들이 고집 세고, 화합하지 못하고,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과연 깨달음과 행복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사람들마다 성격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아 깨달았다’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삼사라(윤회)를 싫어하니, (외부세계와) 문을 닫고 나는 깨달을거야’라며 애쓴다. 그런 식으로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격이 달라서다. 그런데 사람들이 ‘나는 깨달았어’라고 한다면 뭔가 이상한 것이다. 깨달은 분이라면 그런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달라이 라마가 타이베이에 갔을 때 신통력을 보여달라며 기자들이 따라다녔다. 그러나 달라이라마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달라이 라마에게 신통력을 발휘해 기적을 보여줄 수 있느냐고 묻자, 달라이 라마가 아무 말도 안했다. 다만 손으로 얼굴 이쪽 저쪽을 긁었다. 그러자 기자들이 거기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달라이라마는 ‘그냥 가려워서 긁는 것’이라고 했다. 특별한 힘이 있다면 가렵다고 긁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였다. 정말 깨달은 사람들은 신통력을 내보이거나 깨달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정말 저의 주위의 위대한 명상가들을 보면 늘 행복하다. 그들은 마음이 좁지 않다. ”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출처 : 대전 위빠사나 명상센터
글쓴이 : 禪河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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