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2

김은호의 황색 그리스도Yellow Christ 혹은 붓다 그리스도Buddha Christ

김은호의 "부활 후"

김은호의 부활 후

lutheroak 2020 4 14 0437

부활하신 그리스도 1962
옥성득 교수의 한국 기독교 역사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 1892-1979 작 
1962년 비단에 채색 79×52㎝
서울 YMCA 소장

1938년 작품이 소실되자 1962년에 재 제작.

이덕주 교수 설명

이당이 붙인 그림 제목은 부활후復活後이지만 나는 이 그림을 
황색 그리스도Yellow Christ 혹은 붓다 그리스도Buddha Christ
라고 부른다 

이유는 전체적으로 그림 색깔이
아시아 색깔인 황토색혹은 금색으로 이루어졌고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전통 불상佛像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당이 이 그림을 그리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 이당은 세필화의 대가로서 순종 황제의 어전을 그렸던 궁중 화가였다 어려서부터 서울 안국동 교회에 출석하였고 서화 미술학교를 졸업하였으며 삼일운동 때 독립신문을 돌리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출옥한지 얼마 안 된 1924년 총독부에서 주최한 조선미술박람회에 부활후라는 작품을 출품
하여 3등을 받았는데 그 때 그린 그림은 부활 직후 그리스도와 함께 좌우에 베드로와 야고보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를 그린 3폭 병풍 형태였다 삼일운동 직후 우리민족의
부활소망을 그린 것으로 여겨진다 이 그림은 1938년 미국 플레밍출판사에서 출판한
「Each with His Own Brush」라는 제 3세계 미술 작품집에 수록되어 한국을 대표하는
토착성화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당은 이 그림을 기독교청년회에 기증하여 현관에 걸려 있었는
데 1950년 한국전쟁 때 건물과 함께 소실되었다

1960년 들어서 기독교청년회관을 다시 세우려는 운동이 전개되었고 그 실무를 맡아 보았던
전택부全澤鳧 총무는 건축 기금 모금운동의 방편으로 유명 화가들을 찾아가 그림을 부탁하
였는데 이 때 이당에게도 그림을 부탁했다 이당은「Each with His Own Brush」에 실린
그림 사진을 바탕으로 30년 전에 그렸던 그림을 다시 그렸다 그러나 이번엔 양쪽의 제자들은
빼고 그리스도만 그렸다 결국 삼일운동 직후 민족의 독립을 그리며 그린 그림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민족 상황에서 재건을 위해 몸부림치는 민족의 의지를 나타낸 그림으로 부활되었다



그림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모습을 살펴보면 이당 특유의 세필細筆로 묘사 된 머리칼과 수
염 그리고 세마포 주름 등에서 중국 북화北畵 전통에 충실한 인물화 양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수염을 제외한다면 그리스도의 얼굴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하기 어렵
고 시선을 어느 한 곳에 고정하지 않도록 처리한 것에서 종교화의 신비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좀더 자세히 뜯어보면 그리스도의 표정이나 자세에서 불교의 아미타불阿彌陀佛 입상
立像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머리 뒤의 배광背光과 왼쪽 어깨를 드러낸 견의肩衣 자연
스럽게 흘러내린 옷 주름과 맨발 등이 그렇다 백제 미소의 압권이라는 서산 마애석불磨崖石
佛의 모습과 흡사하다 특히 그리스도의 손 모습이 불상 이미지다 불상에서는 손의 모양手
印에 따라 그 선포하는 메시지가 다른데 펴서 올린 오른손은 시무외인是無畏印이라 하
여 중생들아 두려워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역시 펴서 아래로 내린 왼손은 여원인
如願印이라 하여 네 소원대로 이루어지리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중에 시무외인은 그리
스도께서 부활 후 여인들에게 나타나 내니 두려워 말라마2810 하신 말씀 여원인은 제
자들에게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면 무엇을 구하든지 그대로 이루어지리라요157고 하신 말
씀을 연상케 한다 다만 불상에서는 오른손 손끝이 어깨 위로 올라가지 않는 것에 반해 이당
은 어깨위로 올렸으며 왼손 역시 불상에서는 손끝이 아래를 향하나 이당은 위를 향하게 하였
다 그리고 손바닥의 못 자국으로 부활 후의 그리스도를 묘사하면서 맨 발을 통해 그의 선
자리가 거룩한 곳출35임을 암시하였다

[이당이 의도적으로 불상을 원용해 그리스도상을 그린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한국 전통불화의 필법에 익숙해 있던 그로서 그리스도를 그릴 때 몸에 익숙한 방식으로 그리다 보니 불상 흔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불상 양식을 그대로 모방하기 보다는 그것을 기독교적으로 재해석함으로 변화된 양식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 그림을 한국 기독교 토착 성화의 걸작이라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스도는 이처럼 우리 문화와 전통에 익숙한 방식으로 재현되어야 한다.]
* 나의 교정
영어 책은 플레밍 출판사가 아닌 플레밍Daniel J Fleming이 편찬 Friendship Press 출
판이다
httpsarchiveorgstreameachwith00flem#pagen5mode2up
Each with his own brush contemporary Christian art in Asia and Africa
archiv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