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28

Namgok Lee | 크릴의 공자 마지막 장 ‘공자와 中華民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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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ok Lee
19 April at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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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릴의 공자 마지막 장 ‘공자와 中華民國’을 읽었다.

쑨원孫文의 제5權(西歐의 삼권분립 이외에 감찰원과 고시원을 두어 5권분립을 주장)의 기초가 되는 고시제도는 공자가 제안한 것이 아니지만, 공자가 그 기초를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공자는 ‘올바른 사람을 승진시키고 덕망있고 유능한 사람의 손에 정치를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거듭 역설하였기 때문이다. 공자는 또 적절한 교육을 통하여 행정책임을 맡을 만한 조건을 갖춘 사람들을 관료로 선발하는데 있어서는 인격과 능력 이외의 어떤 요건도 고려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하였는데 고시제도는 이 원칙을 실천에 옮기려는 시도였다.
쑨원은 유럽과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민주주의 성과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못하다고 확신하였으며 그것은 주로 잘못된 인간평등관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공자나 제퍼슨(미국 독립선언 기안자, 대통령 역임)과 마찬가지로 세습적인 귀족정치를 신봉하지는 않았지만 동시에 공자나 제퍼슨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인간은 본래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실현될 수 있는 평등이란 기회균등 뿐이다. 
“개인 간의 지능과 능력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인간의 절대평등을 고집하기 위하여 뛰어난 사람을 억눌러 버린다면 인류는 진보는커녕 퇴보할 것이다. 그러므로 민주주의의 평등을 논하면서 동시에 세계의 진보를 원할 때는 그 평등이란 자연이 부여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창조한 것이지만, 인간이 창조할 수 있는 평등이란 정치적 지위의 평등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쑨원은 모든 사람이 보통 선거를 통하여 정부를 통제할 수 있는 동등한 힘을 가져야 하지만, 반면에 필요한 지식과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공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모든 사람에게 자격을 갖출 수 있는 동등한 기회는 부여되어야 하지만, 그 자격은 고시제도를 통하여 시험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므로 쑨원은 “모든 관리 지망생은 –그 관직이 선거에 의한 것이건 임명에 의한 것이건 간에, 또 지방관이건 중앙관이건 간에- 필요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를 확인받기 위하여 먼저 중앙  정부가 주관하는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는 안을 제시하였다.
그런 제도에는 정치적 조작이 개재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쑨원은 시험의 관장권을 독립된 정부 기관 즉 고시원에 부여함으로써 이 위험성을 극소화하려고 생각하였다.
이런  쑨원의 구상은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지만, 정치나 행정이 구체적인 사람에 의해 집행되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하나의 항상(恒常)적 테마임에는 분명하다.

여러 테마들이 있다.

지금의 우리를 생각하게 된다.
1. 교육을 통한 자질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 균등이 지금의 체제 안에서 가능한가? 신분세습제도는 사라졌다지만, ’합법적 불공정‘이 지배하는 현상을 어찌할 것인가?  
2. 지적 능력은 공정한 고시제도로 시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덕성은 어떻게 시험할 수 있는가?
3. 고시원 같은 독립된 기관이 정치권력이나 경제권력이나 문화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또 선거로 뽑는 경우 주권자인 선거인단의 높은 선별력이 전제되는데 그것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