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칠정 자세히 읽기 - 선한 정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한국국학진흥원 교양총서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 2
이상호 (지은이),한국국학진흥원 (기획)글항아리201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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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교양총서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 시리즈 2권. 전작 1권이 사람다움을 추구한 사상적 흐름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동양적 사유에서의 ‘정감情感’의 문제와 ‘사회적 질서의 기원’이 핵심 테마로 다루어졌다. 전자는 개인적이고 즉흥적인 정감을 수양을 통해 이타利他적인 정감으로 만들어온 과정을 주로 다루었고, 후자는 사람 사이의 소통이 어떻게 일정한 형식을 이루고 제도화되는가의 과정을 탐구했다.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는 동서양의 차이를 부각시킨다. 서양의 ‘필로소피philosophy’ 전통에서는 ‘정감情感’은 철학함의 주요 대상이 아니었지만, 동양적 전통에서는 중요한 사유의 대상이었고, 그에 얽힌 수많은 문헌과 논쟁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수천 년의 시공간 속에서 사단칠정과 예와 관련된 주요 문헌과 문장들을 꼼꼼히 리뷰해주는 것이다. 저자들은 해당 주제가 어떻게 처음 역사에 등장하여 서서히 형성되고 풍부한 사유로 자라났는지, 그러한 과정에서 어떠한 여러 사유들이 서로 부딪히고 길항하고 융합되었는지를 정리해나간다.
목차
책머리에
Ⅰ. 해설로 읽는 사단칠정
1. 왜 ‘선한 정감’을 묻는가
2. 정감의 위험성과 선한 정감의 발견
3. 선한 정감의 객관적 근거
4. 사단칠정 논쟁-선한 정감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5. 논쟁의 계승과 전개-조선 주자학의 학파 분리
6. 현대적 계승, 정감 윤리의 정초
Ⅱ. 원문으로 읽는 사단칠정
1. 01단계_ 일반 정감과 정감 윤리의 출발
2. 02단계_ 선한 정감의 발견과 수양
3. 03단계_ 우주의 보편적 이치와 선한 정감
4. 04단계_ 사단칠정 논쟁과 선한 정감의 근거
5. 05단계_ 선한 정감과 퇴계학파의 사단칠정론
6. 06단계_ 선한 정감과 율곡학파의 사단칠정론
Ⅲ. 원문 및 함께 읽어볼 자료
1.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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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상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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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상주에서 태어나 계명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계명대학교 초빙전임강사를 거쳐 현재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전통문화의 현대화를 위해 일반인이 쉽게 전통문화에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및 고문헌 DB 구축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양명우파와 정제두의 양명학』 『심경부주와 조선유학』(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양명학 연론』 『성리학의 개념들』 등이 있다. 대표 논문으로는 「정제두 양명학의 양명우파적 특징」(박사학위논문), 「정재학파 성리학의 지역적 전개 양상과 철학적 특징」 「‘성인됨’을 위한 유학의 기획과 그 철학적 전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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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은 ‘전통을 이어 미래를 여는 국학의 진흥’이라는 목표 아래 전통 기록유산을 중심으로 민간 소장 국학자료의 체계적인 수집·보존과 연구·활용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학 전문연구기관입니다. ‘목판 10만장 수집운동’을 통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조선시대 유교 목판을 보존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그런 기록유산들 속에 알알이 박혀 있는 한국적 스토리텔링 소재를 발굴하여 콘텐츠 제작 현장에 제공하는 일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을 통해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선현들의 지혜를 전승하고, 한문교육원과 유교문화박물관을 운영함으로써 전통문화의 계승과 보급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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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의 종가, 그 현재와 가치>,<한국의 종가, 그 역사와 정신>,<만날수록 정은 깊어지고> … 총 70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국학진흥원 교양총서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 시리즈 2~3권 출간
한국국학진흥원 기획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 시리즈의 2권과 3권이 출간되었다. 동아시아의 삶과 문화를 이끌어온 사상사의 주요 개념을 통시적·계보적으로 짚어보는 이 시리즈는 2011년 1월 동아시아 사상의 슈퍼스타 ‘인仁’을 살펴본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신정근 지음)를 제1권으로 시작되었고, 이번에 제2권으로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문제를 둘러싼 철학적 담론의 역사를 밝힌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이상호 지음)와 제3권으로 인간의 삶을 질서와 억압 사이에 위치시킨 채 끊임없이 조율해온 ‘예론禮論’의 전개과정을 살핀 『예, 3천년 동양을 지배하다』(박종천 지음)를 동시에 펴냈다.
제1권이 사람다움을 추구한 사상적 흐름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동양적 사유에서의 ‘정감情感’의 문제와 ‘사회적 질서의 기원’이 핵심 테마로 다루어졌다. 전자는 개인적이고 즉흥적인 정감을 수양을 통해 이타利他적인 정감으로 만들어온 과정을 주로 다루었고, 후자는 사람 사이의 소통이 어떻게 일정한 형식을 이루고 제도화되는가의 과정을 탐구했다.
이번에 나온 두 책 또한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그 초점은 서로 약간씩 다르다.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는 동서양의 차이를 부각시킨다. 서양의 ‘필로소피philosophy’ 전통에서는 ‘정감情感’은 철학함의 주요 대상이 아니었지만, 동양적 전통에서는 중요한 사유의 대상이었고, 그에 얽힌 수많은 문헌과 논쟁이 존재한다. 『예, 3천년 동양을 지배하다』는 봉건적 예치시스템이 인간을 억눌러온 측면보다는 예禮라는 것이 추구한 인간 사이의 소통의 노력, 삶을 아름답게 꾸미는 미학적 테크놀로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두 책의 구성과 다루는 내용
두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수천 년의 시공간 속에서 사단칠정과 예와 관련된 주요 문헌과 문장들을 꼼꼼히 리뷰해주는 것이다. 저자들은 해당 주제가 어떻게 처음 역사에 등장하여 서서히 형성되고 풍부한 사유로 자라났는지, 그러한 과정에서 어떠한 여러 사유들이 서로 부딪히고 길항하고 융합되었는지를 정리해나간다.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는 1장 ‘해설로 읽는 사단칠정’과 2장 ‘원문으로 읽는 사단칠정’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왜 ‘선한 감정四端’을 묻는가라는 연구 의의를 밝혔으며,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감의 위험성이 먼저 인식되었다는 것, 그런 과정에서 우연히 선한 정감의 발견이 이루어지고, 선한 정감의 객관적 증거들이 제출되기 시작했다는 것, 이후 사단칠정 논쟁이 벌어지고, 조선 주자학 내부에서 논쟁이 어떻게 이어지고 계승되었는지를 살펴보았고, 마지막으로 ‘현대적 정감 윤리’라는 것을 어떻게 정초할 수 있는지를 밝혔다.
2장에서는 총6단계에 걸쳐서 원문읽기가 이뤄진다. 『예기』에 집약된 상고시대부터의 ‘정감’에 대한 사유의 단초가 제시된 다음, 맹자와 주자를 거쳐 조선의 이황과 기대승, 이이와 한원진 등 익히 알려진 계보를 차근차근 밟아가며 소개한다.
『예, 3천년 동양을 지배하다』는 제1장 ‘풀이하는 글’에서 예禮의 기본 의미를 제사의례, 도덕실천, 문화관습, 사회제도로 나누어 살폈고, 예의 구조와 특성, 예의 역사와 예에 대한 비판적 관점 소개, 예의 현대적 가치와 의의 등을 짚었다. 제2장 ‘원전과 함께 읽는 예禮’에서는 『설문해자』 『예기』 『순자』 등의 고대문헌부터 정약용의 『여유당전서』 등 후대의 문헌까지 예를 핵심을 담고 있는 원전을 번역하고 풀이했다. 저자는 예가 ‘근본에 보답하는 의례’에서 출발하여 ‘공동체를 다스리는 질서와 제도’로 나아갔으며 ‘도덕적 실천과 문화적 관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 ‘문화적 제도와 문화적 통치’라는 예법禮法과 예치禮治로 확고화 되었다고 보고 있다. 즉, 4단계로 예가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유의 원전들을 소개한 다음 5단계 ‘예의 비판자들’에서는 노자, 장자, 장유, 루쉰 등을 통해 그것이 어떤 논쟁을 불러일으켰는가도 살펴보았다. 가령 노자의 『도덕경』에서는 예를 상실과 퇴화의 산물로 보았으며, 루쉰은 『광인일기』에서 “예교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표현으로 날선 비판을 응축시키기도 했다.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의 특징과 원문
저자는 지금까지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논의가 누가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가에 집중하는 서양의 필로소피 방식으로만 살펴져왔다는 문제제기를 먼저 던진다. 그에 따르면 사단칠정 논쟁의 목적은 개인적으로 즉흥적인 개인의 정감을 수양을 통해 이타적인 정감으로 만들어가는 데 있었다. 올바른 수양의 방법을 확보하기 위한 이론의 설정 과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의 결과를 통해 제시되는 ‘올바른 수양의 방법’은 실천의 영역이며 동시에 글로 표현될 수 없는 영역이다. 서양 필로소피의 전통에서는 이러한 것을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의 수양이 필로소피의 대상이 아닌 한, 필로소피를 통해 사단칠정 논쟁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인식이다.
저자는 또한 ‘선한 정감’에 대한 이론적 차이가 구체적 수양의 차이를 낳으면서, 이 과정에서 사단칠정 논쟁이 터졌다는 관점을 가지고 논쟁의 의미를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적 차별성이 학파적 양상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조선 사회에서 사단칠정 논쟁의 역할도 살펴보고 있다. 아래는 본문에 나오는 원문의 일부이다.
“나에게 있는 네 가지 선한 정감의 실마리를 넓히고 넓혀서 마음 전체로 가득 채워擴充갈 줄 알면, 마치 불이 처음에는 조금씩 타다가 급격히 번져가고 샘이 갑자기 솟아오르는 것과 같아진다. 이렇게 실마리를 확장하여 마음 전체에 채우게 되면 온 천하를 도덕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러나 이것을 마음 전체로 채우지 못한다면, 부모님도 섬기지 못할 것이다.”(『맹자』 「공손추상」 6)
“본성은 마음이 가야 할 길이자 이치이고, 마음은 몸을 주재하는 것이다. 선한 정감(사단)도 정감情이니, 이는 마음이 정감의 활동으로 드러난 것이다. 선한 정감의 씨앗은 마음에서 발아한 것이니, 이렇게 될 수 있는 까닭은 사람의 본성으로 주어진 하늘의 이치가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주자어류朱子語類』 「성정심의등명의性情心意等名義」)
“선한 정감四端도 정감이고 일반 정감七情 역시 정감입니다. 그런데 이 둘 모두가 정말 같은 정감이라면 굳이 선한 정감이니 일반 정감이니 하면서 달리 부르겠습니까? 공께서 보낸 편지에서 말한 것처럼 ‘가리켜 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치理와 기氣는 서로 짝하기 위해 기다리는 상태가 그 자체가 본질적 모습體이며, 이 둘이 짝하여 합하게 되면 다양한 형태나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用입니다. 진실로 이치 없는 기는 없고, 기 없는 이치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가리켜 말하는 것이 다르다면 구별해야 마땅하겠지요. 옛날 성현들께서는 언제 이치와 기에 대해서 말하면서 이 둘을 뭉뚱그려 하나의 존재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구별하지 않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까?”(『양선생사칠리기왕복서』 「퇴계답고봉사단칠정분리기변退溪答高峰四端七情分理氣辯」
인간은 어떻게 선한 생각을 하고, 그것에 따라 어떻게 선한 행동을 하는가. 조선의 사단칠정 논쟁은 공허한 이론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선한 정감을 해석하기 위한 실제적인 고민이며, 선한 개인의 확장으로 선한 사회를 구현하고자 실천적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현실적인 사유이다.
라파엘 2022-06-21 공감 (37) 댓글 (8)
언제 어디서나 동양철학에 대해 논할때면 항상 나오는 단골주제, 사단칠정에 대한 속시원한 담론
우왕 2014-08-07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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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마이리뷰]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
오랜 논란을 찬찬히 되돌아보며, 현재 우리 시대를 살아가며 가져야 할 ‘마땅함’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영남학파가 자꾸 산으로, 서인들을 조정에서 주로 보게 된 이유도 되지 않을까? 아무튼, 오묘한 기에의 해석을 조금만 서투르게 혹은 의도적으로 오도하면, 현실정치에서 그저 초심을 잃은 자가 될 뿐임을 생각해본다면, 그저 퇴계 선생의 마음가짐을 생각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리야헌처크 2019-05-03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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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지다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발간된 교양총서 중에서 관심있는 주제들을 몇 권 추려서 읽어보고 있다. 논문을 작성할 때는 해당 연구에서 다루는 개념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풀어가야 하는데, 이 교양총서에는 동양철학에서 언급되는 중요한 개념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해당 개념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이해되고 사용되어 왔는지 살펴볼 수 있고, 각 시대와 인물에 따라 그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였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특히, 이 교양총서는 각 개념에 관련된 원문을 정리해서 책에 함께 실어두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단순히 저자의 설명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직접 원문을 확인하고 그 뜻을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논문을 작성할 때는 역사 속의 인물뿐만 아니라 현대의 연구자들이 각각 해당 개념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도 분별할 수 있어야 하고, 기존 연구자들의 해석과 나의 해석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그런데 서양철학과 달리 동양철학의 원문을 다루다보면, 논문을 작성할 때 단지 논증적 글쓰기가 아닌 체험적 글쓰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동양의 고전에서 등장하는 개념들은 단순히 이론적 논의전개의 맥락이 아니라 저자의 체험에 기반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체험적 글쓰기의 필요성은 단지 동양철학만이 아니라 현대의 교육을 연구하고자 할 때도 중요하게 요청된다. 교육학이 교육실천의 장을 다루고자 하는 학문이라면, 교육학 분야의 연구들은 단순히 이론적 논의만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현장의 체험적 글쓰기를 통한 실천적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다만, 문제는 체험적 글쓰기가 학술적 엄밀성을 충분히 갖추고 한 편의 논문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술적 연구에 어떻게 체험적 글쓰기를 담아낼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기존의 훌륭한 연구들을 참고하며 고민하고, 이것저것 시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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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2021-10-01 공감 (5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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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정감 정서 02
* 일반정감, 정서 02
<사랑은 사치일까?> 정서적으로 여성에게 의존하며 얻는 기쁨과 별개로 남성들은 정서적 영역을 평가절하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물론 사랑의 가치절하를 의미했다.
<자연의 배신> p251 그는 ‘과학자들은 꽃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한 예술가 친구의 주장
어떤 사람은 이성적 활동에 정서가 배제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와 같은 이야기를 처음 어린 시절 ‘달 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다. 누군가가 아폴로 우주선, 사람이 달에 착륙하는 바람에 달에 대한 신비감을 없앴고 사람으로부터 달에 정서를 뺐어 버렸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람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내게는 우주선이 달에 갔다 왔어도 여전히 정서적 감흥을 느끼며, 다른 의미에서 우주선이 달에 갔다 온 것이 정서적 감흥을 일으킨다.
시나 소설, 음악을 들을 때는 정서의 인지가 작용하나 수학, 물리학을 공부할 때는 정서가 작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어떤 사람도 있다. 나는 ‘수학 그리고 01’이라는 글을 통해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 수학 그리고 01 http://blog.aladin.co.kr/maripkahn/7180153
나는 어떤 남성이 또는 이성을 주로 사용하는 자연과학자가 정서를 평가 절하했다면, 나는 그를 교양이 부족한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 반대로 이성을 사용하는 집단은 정서를 배제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 교양이 부족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아마 수학, 물리학에서 느낄 수 있는 희열을 한 번도 못 느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 ‘남녀의 차이’를 보면 남아는 공감능력과 정서 반응이 여아보다 떨어진다. 이와 같은 상황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도덕적으로 열등하다는 가치판단이 가능한가?
정서적으로 여성에게 의존하며 얻는 기쁨과 별개로 남성들은 정서적 영역을 평가절하하기 시작했다. ; 이 글은 다음과 같은 패러디도 가능하다. ‘이성적으로 남성에게 의존하며 얻는 기쁨과 별개로 여성들은 이성적 영역을 평가절하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에 의하면 도덕적 기반은 이성도 아니고 정서도 아니다. <바른 마음>의 글쓴이 조너선 하이트는 도덕적 기반을 찾는 것을 포기한다. 대신 사람들이 무엇을 도덕적 기반으로 삼는가를 연구했고, 이 책을 썼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6개의 도덕적 기반 ‘배려-피해, 자유-압제, 공평성-부정, 충성심-배신, 권위-전복, 고귀함-추함’ 중에 정서-사랑 1개만 도덕적 기반이 되어야 할 타당성은 없다고 본다.
사랑만을 사용하면 100%이고 6개를 균등하게 사용한다면 16.7%가 될 것이다. 100%에서 16.7%가 된다면 평가 절하라고 판단할 수 있나? ‘사랑은 사치일까’의 대척점은 ‘이성은 사치일까’가 아니다. ‘이성은 부도덕할까?’
* 인지적 진화의 정향성 http://blog.aladin.co.kr/maripkahn/7118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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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5-06-25 공감 (7)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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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150615
* 讀書記錄 150615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Ⅰ. 해설로 읽는 사단칠정’에 군더더기 없이 사단칠정론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밑줄 긋기는 1장에서만
p87 퇴계학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하나는 선한 정감과 일반 정감을 선함과 선하지 않음이라는 구도로서 대립적 해석을 하고, 이것은 둘째 이치와 기의 관계 역시 대립적 구도로 설정하면서 ‘이치와 기는 섞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여기에 따라 셋째, 이치가 기를 적극적으로 제어하고 통제하는 능동성을 가진 존재로 이해한다./p98 선과 악의 명확한 구분을 극단적으로 밀고 간 결과다.
p91 이이는 ... 이치가 기를 주재하고 기는 그러한 이치를 싣고 운행하는 존재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이치는 기가 아니면 자신을 싣고 운행할 수 있는 것이 없고, 기는 이치가 아니면 어떠한 기준에 따라 운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 리통기국론理通氣局論,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
* 밑줄 긋기
p20 하지만 ‘학문의 대상’이 반드시 이성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에만 머물러야 하는지는 한국에서 한국철학을 하는 필자에게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p21 선한 정감 四端과 일반 정감 七情
p21 사단칠정 논쟁의 목적은 개인적이고 즉흥적인 개인의 정감을 수양을 통해 이타利他적인 정감을 만들어가는 데 있다. ... 사단칠정 논쟁의 형식은 ‘이성적’이지만, 그 주제는 ‘정감’이다. 정감은 사람 행동의 직접적인 이유이며, 따라서 수양의 대상이기도 하다.
p23 많은 사람이 그 마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키워가고 타인의 불행이나 기쁨과 같은 정감에 예민하도록 만들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참으로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사회로 한 단계 더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p31 사실 인류의 역사에서 사람의 정감은 곧잘 부정적인 시선에서 비껴나지 못했다. 정감과 관련된 우울증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기도 하고 분노와 증오는 종종 폭력을 수반한다. 순간적인 성적 욕망으로 인해 .../p32 그러나 전쟁과 폭력을 없애기 위해 정감을 포기했던 사회는 사랑이나 즐거움, 행복과 같은 따뜻한 정감도 잃어버렸다.
p39 사람의 행동은 특별한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할 경우 말고는 대부분 그 날 그 날, 혹은 그때 그때의 정감에 따른다./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도덕적 행위들도 이성적 판단보다는 도덕적 정감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p40 그런데 문제는 정감이 지닌 이중적 가능성에 있다. ... 정감은 일반적으로 개인적 속성에 속하고, 선이나 악과 같은 단일한 속성을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p42 공적公的 정감 ... p43 즉 사단四端/p43 사적私的 정감
p46 예禮라는 강제화된 행동 및 문화 규범의 내면에 인仁함을 배치하면서 탄생한다. ; 다른 분의 설명은 예는 질서
p47 유학은 ‘현실적으로 악한 사회’와 ‘도덕적인 이상 사회’를 동시에 바라보면서 고민에 빠진다.
p48 ‘하늘로부터 받은 것’ ; 순환논리의 모순이다.
p52 맹자가 중시했던 것은 이러한 정감이 ‘선천적’이며, 따라서 ‘누구나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p54 맹자는 이러한 이유에 대해 사람이 가진 선한 감정이 마음 전체에 가득 차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역시 순환논리의 모순이다.
p56 그것이 비록 사람만이 가진 특징으로 정리되고 있지만, 어쨌든 이를 통해 보편적 정감의 실정 가능성을 보여준다./선한 감정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정감을 객관화해가려는 노력이 이론적 결과물로 드러난 것이다. ; 보편적, 객관적으로 단정되지 않는다.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보편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다는 뜻이다.
p59 선한 정감이 영역만큼은 우주 보편의 이치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객관화될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통일된 행동 양식을 만들려 했다.
p60 보편과 특수, 70억 인구가 같고도 다른 이유/사실 보편이나 형이상학 등과 같은 개념어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특수한 사실들과 동떨어져 있다./p62 그러면 이 같은 70억 전체의 각기 다른 특수를 묶어서 하나의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보편적 특징은 무엇일까?
p62 보편과 특수는 결코 떨어져 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하게 동일한 형태로 섞여 있지도 않다./p65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모든 형체나 변화, 운동 등은 ‘변하게 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질서’와 그에 따른 변화가 합쳐진 것이다.
p68 그렇다면 사람에게 주어진 사람의 이치는 무엇일까? 주희는 ; 사람에 불성이 있다고 했던 불교를 차용하고, 맹자를 따라 선한 본성이 있다고 했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p70 ‘모든 사람’에게 강제화시키는 이론으로서는 취약성을 노정하고 있다.
p71 여전히 문제인 것은 선한 정감이 아닌 일반 정감이다. 일반 정감 역시 원론적으로는 본성이 정감의 형태로 그대로 드러난 것이므로 그 자체는 본성을 실현하는 정감이다. 그러나 본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은 선한 정감이므로 이 둘의 관계를 어떻게든 설정해야 하는데, 주자학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p73 <천명도설>에서 선한 정감인 사단四端을 이치理가 발현한 것으로, 일반 정감인 칠정七情은 기가 발현한 것으로 정리하자
p75 사람이 선한 정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객관화하기 위한 이론화의 과정에서 그것을 절대적 선함인 이치의 영역으로 보려 했던 이황의 입장과, 본성이 정감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그 정감의 일부인 선한 감정으로 보려던 기대승의 입장이 부딪친 것이다.
p78 선한 본성으로서의 이치가 선한 정감과 관계하고, 다양한 속성으로의 기가 일반 정감과 관계하기 위해서는 이치가 선택적으로 제어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다시 말해 이치도 능동적인 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인데, 주자학 입자에서는 능동적 속성은 기의 영역이다. ; 이황은 주자의 의견과 다른 주장을 했지만 사문난적으로 몰리지 않았다.
p79 그러면 이황은 기대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한 입장을 견지할까? 그것은 선한 감정의 근거를 명시적으로 확보함으로써 ; 플라톤-노자주의의 지향점이기도 하지만, 완성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항상 약점을 만들게 된다./정감으로 드러난 후 그것이 각각의 상화에 맞도록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율곡학파와는 ; 아리스토텔레스-장자주의 관점이 옳을 수 있다. 그러나 기회주의적인 이기주의자나 악덕에도 같은 논리를 제공해 준다. 율곡학파의 후계자가 서인이 되고, 세도정치를 하지 않았나.
p80 기대승 ; 일반 정감 역시 ‘본성’에 의해 발현된 정감이라는 주장은 여기에서 나온다.
p81 정감을 잘 다스려서 선한 정감으로 만들면 그것이 선한 정감이지, 태생부터 완전히 다른 두 종류의 정감이 사람 마음속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 호락논쟁과도 일맥상통하고 ‘데카르트의 주장한 이원론’의 모순을 떠올리게 한다.
p81 비록 ‘이치와 기가 하나처럼 섞여 있지 않다’고 인정하지만, 그가 중시한 것은 이치와 기는 결코 떨어져 있지 않은 존재라는 점이다. ; 나는 이기일원론을 지지한다.
p85 ‘나는 수영을 배운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 이론은 무언가를 실행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는 것들이 대단히 많다. ; 이런 풍토는 수학을 순수학문을 위축시킨다. 위대한 수학자 가우스도 수학을 수단을 생각했다. 공부는 합격을 위한 수단을 생각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공부 자체를 즐길 수 있는가?
p85 흔히 ‘그렇게 하면 안 돼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 이 말은 이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p86 퇴계 ; 경敬 공부는 자신이 품부받은 본성에 주목하면서, 그것이 사적 정감에 의해 방해받지 않도록 자기의 일반 감정을 제어하도록 하는 공부이다.
p87 고봉 ; 뜻을 정성스럽게 하는 공부인 성성 공부는 바로 자신의 생각을 경전이나 시비지심 등을 통해 점검하여, 그것이 옳게 드러났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살피는 것이다. ; 공교롭게 다른 이유에 의해 남명은 공부 방법으로서 독경讀經을 중시 여기게 된다.
p87 퇴계학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하나는 선한 정감과 일반 정감을 선함과 선하지 않음이라는 구도로서 대립적 해석을 하고, 이것은 둘째 이치와 기의 관계 역시 대립적 구도로 설정하면서 ‘이치와 기는 섞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여기에 따라 셋째, 이치가 기를 적극적으로 제어하고 통제하는 능동성을 가진 존재로 이해한다.
p91 이이는 ... 이치가 기를 주재하고 기는 그러한 이치를 싣고 운행하는 존재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이치는 기가 아니면 자신을 싣고 운행할 수 있는 것이 없고, 기는 이치가 아니면 어떠한 기준에 따라 운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p95 맹자와 순자의 입장까지 모두 집대성한 주자학은 맹자의 입장을 중심철학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현실적인 악의 가능성에 대해 순자의 입장을 부분적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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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150615
* 讀書記錄 150615
<사단칠정 자세히 읽기> 서평 별점 ; ★★★★, 도서관 대출
‘Ⅰ. 해설로 읽는 사단칠정’에 군더더기 없이 사단칠정론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밑줄 긋기는 1장에서만
p87 퇴계학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하나는 선한 정감과 일반 정감을 선함과 선하지 않음이라는 구도로서 대립적 해석을 하고, 이것은 둘째 이치와 기의 관계 역시 대립적 구도로 설정하면서 ‘이치와 기는 섞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여기에 따라 셋째, 이치가 기를 적극적으로 제어하고 통제하는 능동성을 가진 존재로 이해한다./p98 선과 악의 명확한 구분을 극단적으로 밀고 간 결과다.
p91 이이는 ... 이치가 기를 주재하고 기는 그러한 이치를 싣고 운행하는 존재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이치는 기가 아니면 자신을 싣고 운행할 수 있는 것이 없고, 기는 이치가 아니면 어떠한 기준에 따라 운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 리통기국론理通氣局論,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
* 밑줄 긋기
p20 하지만 ‘학문의 대상’이 반드시 이성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에만 머물러야 하는지는 한국에서 한국철학을 하는 필자에게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p21 선한 정감 四端과 일반 정감 七情
p21 사단칠정 논쟁의 목적은 개인적이고 즉흥적인 개인의 정감을 수양을 통해 이타利他적인 정감을 만들어가는 데 있다. ... 사단칠정 논쟁의 형식은 ‘이성적’이지만, 그 주제는 ‘정감’이다. 정감은 사람 행동의 직접적인 이유이며, 따라서 수양의 대상이기도 하다.
p23 많은 사람이 그 마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키워가고 타인의 불행이나 기쁨과 같은 정감에 예민하도록 만들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참으로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사회로 한 단계 더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p31 사실 인류의 역사에서 사람의 정감은 곧잘 부정적인 시선에서 비껴나지 못했다. 정감과 관련된 우울증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기도 하고 분노와 증오는 종종 폭력을 수반한다. 순간적인 성적 욕망으로 인해 .../p32 그러나 전쟁과 폭력을 없애기 위해 정감을 포기했던 사회는 사랑이나 즐거움, 행복과 같은 따뜻한 정감도 잃어버렸다.
p39 사람의 행동은 특별한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할 경우 말고는 대부분 그 날 그 날, 혹은 그때 그때의 정감에 따른다./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도덕적 행위들도 이성적 판단보다는 도덕적 정감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p40 그런데 문제는 정감이 지닌 이중적 가능성에 있다. ... 정감은 일반적으로 개인적 속성에 속하고, 선이나 악과 같은 단일한 속성을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p42 공적公的 정감 ... p43 즉 사단四端/p43 사적私的 정감
p46 예禮라는 강제화된 행동 및 문화 규범의 내면에 인仁함을 배치하면서 탄생한다. ; 다른 분의 설명은 예는 질서
p47 유학은 ‘현실적으로 악한 사회’와 ‘도덕적인 이상 사회’를 동시에 바라보면서 고민에 빠진다.
p48 ‘하늘로부터 받은 것’ ; 순환논리의 모순이다.
p52 맹자가 중시했던 것은 이러한 정감이 ‘선천적’이며, 따라서 ‘누구나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p54 맹자는 이러한 이유에 대해 사람이 가진 선한 감정이 마음 전체에 가득 차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역시 순환논리의 모순이다.
p56 그것이 비록 사람만이 가진 특징으로 정리되고 있지만, 어쨌든 이를 통해 보편적 정감의 실정 가능성을 보여준다./선한 감정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정감을 객관화해가려는 노력이 이론적 결과물로 드러난 것이다. ; 보편적, 객관적으로 단정되지 않는다.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보편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다는 뜻이다.
p59 선한 정감이 영역만큼은 우주 보편의 이치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객관화될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통일된 행동 양식을 만들려 했다.
p60 보편과 특수, 70억 인구가 같고도 다른 이유/사실 보편이나 형이상학 등과 같은 개념어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특수한 사실들과 동떨어져 있다./p62 그러면 이 같은 70억 전체의 각기 다른 특수를 묶어서 하나의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보편적 특징은 무엇일까?
p62 보편과 특수는 결코 떨어져 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하게 동일한 형태로 섞여 있지도 않다./p65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모든 형체나 변화, 운동 등은 ‘변하게 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질서’와 그에 따른 변화가 합쳐진 것이다.
p68 그렇다면 사람에게 주어진 사람의 이치는 무엇일까? 주희는 ; 사람에 불성이 있다고 했던 불교를 차용하고, 맹자를 따라 선한 본성이 있다고 했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p70 ‘모든 사람’에게 강제화시키는 이론으로서는 취약성을 노정하고 있다.
p71 여전히 문제인 것은 선한 정감이 아닌 일반 정감이다. 일반 정감 역시 원론적으로는 본성이 정감의 형태로 그대로 드러난 것이므로 그 자체는 본성을 실현하는 정감이다. 그러나 본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은 선한 정감이므로 이 둘의 관계를 어떻게든 설정해야 하는데, 주자학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p73 <천명도설>에서 선한 정감인 사단四端을 이치理가 발현한 것으로, 일반 정감인 칠정七情은 기가 발현한 것으로 정리하자
p75 사람이 선한 정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객관화하기 위한 이론화의 과정에서 그것을 절대적 선함인 이치의 영역으로 보려 했던 이황의 입장과, 본성이 정감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그 정감의 일부인 선한 감정으로 보려던 기대승의 입장이 부딪친 것이다.
p78 선한 본성으로서의 이치가 선한 정감과 관계하고, 다양한 속성으로의 기가 일반 정감과 관계하기 위해서는 이치가 선택적으로 제어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다시 말해 이치도 능동적인 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인데, 주자학 입자에서는 능동적 속성은 기의 영역이다. ; 이황은 주자의 의견과 다른 주장을 했지만 사문난적으로 몰리지 않았다.
p79 그러면 이황은 기대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한 입장을 견지할까? 그것은 선한 감정의 근거를 명시적으로 확보함으로써 ; 플라톤-노자주의의 지향점이기도 하지만, 완성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항상 약점을 만들게 된다./정감으로 드러난 후 그것이 각각의 상화에 맞도록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율곡학파와는 ; 아리스토텔레스-장자주의 관점이 옳을 수 있다. 그러나 기회주의적인 이기주의자나 악덕에도 같은 논리를 제공해 준다. 율곡학파의 후계자가 서인이 되고, 세도정치를 하지 않았나.
p80 기대승 ; 일반 정감 역시 ‘본성’에 의해 발현된 정감이라는 주장은 여기에서 나온다.
p81 정감을 잘 다스려서 선한 정감으로 만들면 그것이 선한 정감이지, 태생부터 완전히 다른 두 종류의 정감이 사람 마음속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 호락논쟁과도 일맥상통하고 ‘데카르트의 주장한 이원론’의 모순을 떠올리게 한다.
p81 비록 ‘이치와 기가 하나처럼 섞여 있지 않다’고 인정하지만, 그가 중시한 것은 이치와 기는 결코 떨어져 있지 않은 존재라는 점이다. ; 나는 이기일원론을 지지한다.
p85 ‘나는 수영을 배운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 이론은 무언가를 실행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는 것들이 대단히 많다. ; 이런 풍토는 수학을 순수학문을 위축시킨다. 위대한 수학자 가우스도 수학을 수단을 생각했다. 공부는 합격을 위한 수단을 생각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공부 자체를 즐길 수 있는가?
p85 흔히 ‘그렇게 하면 안 돼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 이 말은 이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p86 퇴계 ; 경敬 공부는 자신이 품부받은 본성에 주목하면서, 그것이 사적 정감에 의해 방해받지 않도록 자기의 일반 감정을 제어하도록 하는 공부이다.
p87 고봉 ; 뜻을 정성스럽게 하는 공부인 성성 공부는 바로 자신의 생각을 경전이나 시비지심 등을 통해 점검하여, 그것이 옳게 드러났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살피는 것이다. ; 공교롭게 다른 이유에 의해 남명은 공부 방법으로서 독경讀經을 중시 여기게 된다.
p87 퇴계학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하나는 선한 정감과 일반 정감을 선함과 선하지 않음이라는 구도로서 대립적 해석을 하고, 이것은 둘째 이치와 기의 관계 역시 대립적 구도로 설정하면서 ‘이치와 기는 섞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여기에 따라 셋째, 이치가 기를 적극적으로 제어하고 통제하는 능동성을 가진 존재로 이해한다.
p91 이이는 ... 이치가 기를 주재하고 기는 그러한 이치를 싣고 운행하는 존재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이치는 기가 아니면 자신을 싣고 운행할 수 있는 것이 없고, 기는 이치가 아니면 어떠한 기준에 따라 운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p95 맹자와 순자의 입장까지 모두 집대성한 주자학은 맹자의 입장을 중심철학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현실적인 악의 가능성에 대해 순자의 입장을 부분적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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