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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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정치학교 5기/
다시 지리산 실상사에 왔다.
천왕문에 들어서며 이곳에 몇 번이나 들렸을까하는 생각이 스친다.
이곳에 도법스님과 장기귀농학교를 함께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드나들기 시작한 때가 96년 전국귀농운동본부를 만든 이듬해부터이니 그 햇수만 해도 어느새 25년이 훌쩍 넘었다. 그 뒤로 생명평화결사를 시작한지도 올해가 20주년이다. 다시 지리산연찬과 지리산정치학교까지 그렇게 보면 100번은 훨씬 넘었으리라. 이제는 지리산 이름과 관련한 인연이 내 주된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오늘 30일까지 5기 지리산 정치학교 1차 과정이 열렸다. 내년 총선까지 지금의 망국적 정치현실을 전환할 '문명전환 정치학교'를 이어갈 계획이다.
왜 문명전환인가. 왜 문명전환정치인가. 문명전환의 정치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고 연찬한다.
지금 정치학교는 와월당과 수료생들로 구성한 운영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이끌고 있다.
남곡선생, 도법스님과 나는 젊은 도반들을 마중하며 격려하는 역할을 할뿐이지만 매번 학교에 참여한 젊은 벗들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
전환이란 내 식으로 말하면 '살 길 찾기'이다. 지금의 이 길로는 살아남을 수도, 제대로 살 수도 없기 때문이다. 펜데믹과 기후위기와 제로성장경제와 망국적 진영논리에 매몰된 정치가 그 단적인 예이다.
전환의 출발은 각비(覺非)일 것이지만 그 바탕은 사랑이다. 자기 사랑이거나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살길을 위해 삶과 존재를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명이란 사랑으로 행동할 때의 감흥이리라.
2박3일의 짧은 기간에 학교에서 줄 수 있는 것은 없다. 다만 지금 이 길이 살 길, 함께 사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젊은 벗들이 모여 무엇이 살 길인가, 그 길로 전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연찬하는 기회를 함께 갖도록 해 줄 다름이다. 이것이 마중물 되고 민들레 홑씨되어 퍼져나갈 수 있기를 마음 모을뿐이다.
마무리 인사말 차례가 되어 전환 결사의 전사, 물결이 되기를 당부하고 기대한다. 맑은 눈빛과 울렁이는 가슴의 느낌이 따스하게 전해온다.
그렇다. 전환이 곧 개벽이고 전환의 길에 나선 이들이 그 개벽된 세상이다. 전환 세상과 전환 문명이 거기에 달려있다. 그것이 지금 내게는 가장 큰 희망이다.
실상사 경내는 초파일 맞이를 위한 연등을 달아놓아 그 모습 또한 아름답다.
지리산과 덕유산 기운이 하나로 모인다는 이곳이 번성하면 나라 또한 융성해진다고 했다.
그 터에 천년을 자리하신 약사전 철불, 철조여래좌상 앞에 나라와 세상, 뭇생명의 생명평화를 기원한다.
지리산과 실상사와 벗과 이 길에 함께 마음 모으는 도반들이 있어 고맙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