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7

알라딘:시어머니 유품정리 - 가키야 미우

알라딘: [전자책] 시어머니 유품정리


[eBook] 시어머니 유품정리 - 어떤 삶이 좋은 삶일까를 떠올리게 하는 이별과 죽음에 대한 따뜻한 위로 
가키야 미우 (지은이),강성욱 (옮긴이)문예춘추사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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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8쪽

책소개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서 홀로 살던 시어머니가 돌연 돌아가셨다. 오십 중반인 며느리 모토코는 시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시어머니 집을 찾는다. 처음엔 스무 평 남짓 집이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유품정리를 시작한 모토코는 집안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방대한 양의 유품들에 아연실색, 이윽고 절망하고 만다.

남편의 초등학교 교과서, 시아버지의 40년 치 월급명세서 다발, 50권이 넘는 앨범과 유통기한 6년이 넘은 식용유는 차라리 처분하기 쉬운 편이다. 방마다 딸려 있는 벽장과 옷장에는 옷가지들이 넘치고, 주방의 식료품을 비롯해 생필품과 전자제품 등 집기들이 온 집안을 점령하고 있다.

시어머니를 원망하며 유품을 정리하는 모토코는 반지 하나만 남긴 채 유품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세상을 떠난 친어머니가 얼마나 사려 깊은 사람이었는지 새삼 감탄하고,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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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간신히 사 층에 도착했다.



시어머니유품정리, 가키야미우, 문예춘추사,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 호루
P. 285 시어머니를 떠올리면 쓴웃음과 화가 교차한다. 지난 일들을 떠올리면 어처구니가 없거나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친어머니를 떠올릴 때의 그 허전함이란……….
조금 더 자유롭게 마음껏 살기를 바랐다. 가끔은 폐를끼치길 바랐다. 시어머니처럼 많은 일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뿐인가, 어떤 성격인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 더보기 - 듀란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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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가키야 미우 (垣谷 美雨) (지은이)

1959년 효고 현에서 태어나 메이지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2005년 『타츠마키 걸』로 소설추리신인상(27회)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소가족과 고령화 사회에서 결혼과 이혼, 여성과 노인 문제, 주택 문제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일상의 문제를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여성의 시선에서 정면으로 다룬 작품들로 공감을 얻고 있다.
저서로 『리셋』 『금연소설』 『남편의 그녀』 『결혼상대는 추첨으로』 『70세 사망법안, 가결』 『마흔 살, 미혼 출산』 『대리모 시작했습니다』 『당신의 인생, 정리하겠습니다』 『그만 헤어져도 될까요』 『정년 아저씨 개조계획』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이제 이혼합니다>,<시어머니 유품정리>,<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 … 총 50종 (모두보기)

강성욱 (옮긴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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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사와 출판사에서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 『전국지』 · 『미야모토 무사시』, 『도련님』, 『일본의 문학상이 된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시어머니와 친어머니가 남긴 두 개의 일기
고독한 현대사회,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의 화해 어린 몸짓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서 홀로 살던 시어머니가 돌연 돌아가셨다. 오십 중반인 며느리 모토코는 시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시어머니 집을 찾는다. 처음엔 스무 평 남짓 집이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유품정리를 시작한 모토코는 집안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방대한 양의 유품들에 아연실색, 이윽고 절망하고 만다. 남편의 초등학교 교과서, 시아버지의 40년 치 월급명세서 다발, 50권이 넘는 앨범과 유통기한 6년이 넘은 식용유는 차라리 처분하기 쉬운 편이다. 방마다 딸려 있는 벽장과 옷장에는 옷가지들이 넘치고, 주방의 식료품을 비롯해 생필품과 전자제품 등 집기들이 온 집안을 점령하고 있다.
시어머니를 원망하며 유품을 정리하는 모토코는 반지 하나만 남긴 채 유품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세상을 떠난 친어머니가 얼마나 사려 깊은 사람이었는지 새삼 감탄하고,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은 날이 갈수록 깊어간다.
그러나 기대도 못 한 아파트 이웃의 도움을 받게 되고, 그들에게 시어머니와의 얽힌 일화들을 듣게 되면서 불신과 원망은 조금씩 풀어진다. 그리고 모토코는 생전에 시어머니가 매일 그날의 일들을 적은 공책을 발견한다.
한편 그렇게 유품정리를 모두 끝낸 그날 저녁, 모토코에게 남동생 부부가 고향집을 처분하면서 발견한 친어머니의 생전 일기장이 도착한다.
시어머니와 친어머니가 남긴 두 개의 일기.
모토코는 두 개의 일기를 통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다 간 것처럼 여겼던 ‘두 어머니’의 가려진 진솔한 삶의 면모를 마주한다.

‘유품정리’라는 의식을 통해 인간관계의 본질을 묻다
다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인생의 메모랜덤

우리의 삶은 무엇으로 이루어지고 있을까.
한 사람을 판단하는 방법이 평소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라고 한다면, 한 사람의 삶을 규정짓는 방법은 그 사람이 죽은 후 남겨진 물건, 즉 유품이 아닐까.
주인공 모토코는 시어머니가 남긴 방대한 양의 유품에 절망하고 시어머니를 원망한다. 여기에 남편마저 힘들게 유품을 정리하는 아내의 마음도 모르고 추억이 담긴 유품을 버리려는 모토코와 갈등까지 빚는다.

“시어머니가 생활한 방은 마치 마계 같았다. 일단 발을 잘못 들여놓으면 그걸로 마지막, 자신의 지난 세월만 뒤돌아보게 된다. 더, 좀더, 아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중략) 끊임없이 반복되는 후회의 쳇바퀴 속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 현실의 수많은 물건에 혼란해 하는 것뿐이라면 괜찮지만 슬픔이 끓어올라 한순간이라도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없었다. 시어머니 집에 오래 있으면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릴 것 같았다. 한시라도 빨리 정리를 끝내야 했다.”(본문 중)

“이 남자는 정말이지 바보가 아닐까. 애초에 남편은 가사에 어두우니 생활이란 게 어떤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에 비해 나는 삼십 년에 걸친 주부생활로 많은 것을 배웠다. 청소의 수고는 물건 수와 비례한다. 그리고 또 하나. 시어머니 집의 유품정리를 시작하고 물건의 수와 집중력이 반비례하는 사실을 배웠다. 아, 실수했구나. 남편한테 숨기고 몰래 버려야 했다.”(본문 중)

한편 모토코가 사는 맨션 옆집에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맞벌이 부부의 아들인 어린 ‘아오’가 있다. 아오는 매일 복도에서 오매불망 부모의 귀가만 기다린다. 모토코는 그런 아오가 늘 마음에 걸리지만 외면하는 일에 익숙하다.

“집의 엘리베이터 구 층에서 내리니 엘리베이터 옆 어둠 속에 아오가 있었다. (중략) 아오는 몇 번이나 현관문에서 얼굴을 내밀고 밖을 살피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까지 와서 이제나저제나 부모의 귀가를 기다린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리다. (중략) 옆을 지나갈 때 아오의 얼굴에 눈물자국이 있는 게 보였다. (중략) 뒷덜미를 잡아당기는 느낌을 뿌리치며 아오를 등지고 돌아섰다.”(본문 중)

현대사회의 고립된 인간관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런 단단한 고립의 관계는 시어머니의 유품정리가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그 한가운데에 ‘아오’가 있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아이러니하게 바로 ‘마계의 소굴’과도 같았던 시어머니의 유품정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저자는 사회가 고도화, 다원화 되어 갈수록 단절되어가는 인간관계의 복원과 화해의 계기를 시어머니와 친어머니의 일기라는 상징을 통해 그려낸다.

“그날은 벽장 안에서 몇 권의 공책을 발견했다. (중략) 시어머니의 독선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언행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와요.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해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후회도 비교적 적은 것 같아요. 시어머니는 안하무인 같은 사람이었고 그래서 행복한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돌아가신 지금도 마음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그 대부분은 ‘시어머니, 적당히 좀 하세요’라고 화만 낼 뿐이지만요. 그만큼 가까운 사람이었어요.” (본문 중)

“어머니 수첩을 훌훌 넘겼다. 그날 있었던 일이 간략하게 한두 줄로 적혀 있었다. 모토코가 태어난 해부터 어머니가 죽을 때까지 거의 사십 년 분, 즉 마흔 권이 있었다. 내가 태어난 날의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첫째 아이 태어남, 모토코라고 이름 지었다. 이로써 내 인생에서 고독이라는 말이 사라졌다. 가슴에 아련히 파고든다. 나도 첫째를 낳았을 때 똑같은 생각을 했었다.” (본문 중)

이렇듯 인간은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소설은 시어머니의 유품을 힘겹게 정리하는 며느리라는 일견 ‘고부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는 소재를 차용하여 오늘날의 인간 세태에 대해 성찰한다.
단지 고독하고,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세상이 되었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손을 내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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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네요.
모토코의 나이와 비슷해서일까,두 어머니의 성향이 책 속의 어머니와 비슷해서일까...
살면서 정리를 하는 게 좋겠다 싶어요.
그런데,오타가 너무나 많아요..
오타 뿐 아니라 문맥 상 단어도 틀리고.
이 분의 번역작품은 처음인데,그 부분에서 실망이 넘나 크네요.

marple 2023-01-13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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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는 평소에

새해가 오면 앞으로는 정리를 해야겠어 하는데, 그런 생각은 잠깐만 해. 정리할 시간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닌데, 왜 그걸 못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 내 물건을 정리할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겠지만, 모르는 사람한테도 민폐 끼치지 않아야지. 그러려면 평소에 정리해야 할 텐데. 게으른 나.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기도 해. 버려도 괜찮은 것도 있을 텐데. 정리보다 버리기를 잘 해야겠지. 내 물건 그렇게 많지 않은데. 오래 쌓여서 늘어난 것 같아. 쌓이지 않게 해야 하는데, 나중에 해야지 하고 ... + 더보기
희선 2024-03-04 공감(18)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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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유품정리 - 가키야 미우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엄마의 유품을 누가 정리했을까. 아마 여동생과 남동생, 아빠가 하셨을 거 같은데, 내게 엄마의 유품 하나 없어 서운했다. 병원 생활을 오래 하셔서 나이 든 사진은 없고, 젊었을 적 사진이나마 휴대폰에 남겨 보고 싶을 때 꺼내 보는 정도다. 어느 날은 몹시도 엄마가 보고 싶어 운 적도 있다.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사셨을까, 엄마의 삶을 생각해본 적도 있다. 우리와는 다른, 힘겨운 삶을 살았을 엄마를 그리워한다.






모토코는 시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유품정리 비용을 아끼려 시어머니가 살던 곳으로 왔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있듯 고가의 물품은 없이 집안 가득 쌓인 시어머니의 물건과 가구를 보니 아득했다. 시어머니가 마치 옆에라도 있는 듯, 살아계셨을 적에 좀 치우지 그러셨냐는 혼잣말하며 정리하기 시작한다. 외동아들인 남편은 일이 늦게 끝나 올 수 없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모토코가 시간이 날 때마다 와야 한다. 도쿄를 가로질러 1시간 반이나 걸리는 시어머니의 집은 버릴 물건이 가득하다. 반면 돌아가신 친어머니는 얼마나 깔끔하고 단정하셨는지 여러모로 비교가 된다. 암에 걸려 돌아가실 때도 수술도 받지 않고 신변 정리를 하셨던 분이다.






시어머니와는 사이가 좋았다고 볼 수는 없다. 모토코는 친구 후유미의 권유와 업체에 맡기라며 찾아온 여성을 보낸 후, 추억이 담긴 물건은 남편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정리하고 싶었다. 집안에는 몇 년 치에 달하는 신문지, 시아버지의 양복과 시어머니의 옷이 가득 있었다. 인형 장식장에는 조개껍데기로 만든 물건 등이 있었고, 시아버지의 몇십 년간의 월급봉투도 있었다. 알록달록한 꽃무늬가 그려진 손수건, 가방 등 절약하지 않고 쓴 시어머니에게 원망 가득한 마음도 들었다.

















시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고 있는데 자치회 부회장 단노 씨가 찾아와 도와주겠다고 한다. 무거운 신문지 등은 남성 자치회 멤버를 불러 아래층으로 내려보내고 키와 체구가 작은 단노 씨가 직접 물건을 나른다. 시어머니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단노 씨의 말을 들으며 몰랐던 시어머니의 새로운 면모를 보게 된다.






평소 성격대로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친어머니에 비해 시어머니는 얼마나 인간적인가. 단 음식을 좋아하고, 촌스러운 꽃무늬의 옷을 즐겨 입은 시어머니는 곤란에 처한 이웃들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었다. 시어머니를 깔보았던 모토코는 시어머니의 다정한 마음을 엿보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이웃집의 아이를 생각한다. 마음이 쓰였지만, 유괴 등의 말을 듣기 싫어 혼자 있는 아이를 모른 척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다. 아마 결혼 전 직장을 다닐 때였던 것 같은데, 퇴근 후 집에 가면 초등학교 1학년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와 있곤 했다. 아빠와 둘이 사는 애였는데 엄마는 그 아이가 안쓰러워 집에 데리고 와 밥도 먹이고 돌봐 주었다. 아마 1년여 동안 계속되었던 거 같다. 우리 아이들 어렸을 때의 일도 떠오른다. 퇴근 후 집에 갔더니 큰 딸아이가 어린 남자애를 데려와 아들과 셋이 놀고 있었다. 아빠와 둘이 사는 아이로 혼자 놀고 있자 데리고 온 모양이었다.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아빠가 돌아올 때쯤 돌려보냈었다. 마치 데자뷔처럼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






일기장을 발견하고 시어머니의 마음을 엿보았듯, 부모님과의 추억이 묻어있는 주택이 팔렸다는 소식을 듣고 친어머니의 일기장을 보며 모토코는 성격이나 행동은 달랐지만 친어머니의 마음을 깨닫는다. 추억이 깃든 물건 등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던 어머니와 생을 즐기며 살았던 시어머니의 다름과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시어머니가 남긴 물건을 일일이 손으로 직접 확인한 일은 귀중한 경험이었다. 시어머니의 방에 있던 수많은 유품은 시어머니의 인생을 응축시켜 보여주었다. (292페이지)






어떤 삶이 더 좋았다고 말할 수 없다.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감정을 배제하고 절제하며 사는 사람이 있다. 나이 오십이 넘으면 정리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너무 많은 물건을 가지고 살지는 않은 지 돌아볼 일이다. 아이들과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고 하여 다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실물로 남길 수 없는 건 사진으로 담아도 된다. 좋아하는 물건이어도 정리하며 단순하게 살 필요가 있다.








#시어머니유품정리 #가키야미우 #문예춘추사 #책 #책추천 #책리뷰 #북리뷰 #도서리뷰 #문학 #소설 #소설추천 #일본소설 #일본문학 #유품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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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eze 2022-12-25 공감(17)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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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돌아보게 되는 ‘유품정리‘ 시간










도둑도 아닌데 살금살금 걸을 필요는 없지만 천정 부근에 시어머니 혼령이 떠다니고 있는 듯한 기분을 떨쳐 낼 수 없었다.
부재일 때 내가 사는 곳을 남들이 보는 건 누구라도 싫기 마련이다. 차를 같이 마시는 친한 친구가 와도 기껏해야 방안을 대충 둘러보는 정도일 테다. 그런데 원래는 남이던 며느리인 내가 서랍 속과 옷장과 벽장 안까지 전부 보려 한다. 하물며 멋대로 필요 불필요의 판단을 내리고, 쓸 만한 물건은 가져가고 필요 없이 여기는 물건은 가차없이 버리려 한다. p.9~10



<70세 사망법안, 가결>, <후회병동> 등의 작품으로 만나온 가키야 미우의 신작이다. 두 작품 모두 평범한 일상 속에서 실재하는 현실을 보여주며 노후에 대해,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였다. 이번 작품은 홀로 살던 시어머니가 돌연 돌아가시고,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찾아온 며느리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도와줄 사람은 없고, 업체를 부르자니 비용이 만만치가 않고,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서 방을 빼지 않으면 비싼 월세를 계속 내야 했다. 하지만 집안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방대한 양의 물건에 아연실색하고, 그 와중에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에서 이상한 일들이 이어진다. 전원을 켜지 않은 코다츠가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고, 열어 두고 간 문이 꽉 닫혀 있고, 시든 야채와 물건들이 사라진 것이다.



마치 어딘가 수상한 사람이라도 숨어 있는 듯한 기분을 지우지 못한 채, 며느리 모토코는 홀로 유품정리를 하느라 고군분투한다. 누군가 만능키를 가지고 있는 건지, 전문털이범이라도 든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기묘한 일이 계속 생겼지만 어차피 훔쳐가도 곤란한 물건은 하나도 없었고, 기분이 꺼림칙하고 혼란스러운 그대로 모토코는 물건들과 가구들을 정리해나간다. 시어머니를 원망하는 마음은 점점 커졌고, 왜 쓰지도 않은 물건을 계속 사들이고, 쌓아 두었던 것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일이 의외로 많아."
후유미가 돼지고기와 베이컨을 넣자 치직하는 소리가 났다.
"부모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죄 많은 존재이기도 해"라고 모토코가 말했다.
"맞아. 내 인생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어. 정말로 성가신 존재야."
후유미는 그렇게 말하지만 어머니를 용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상반된 마음을 청산하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괴로워할지 모른다. p.171



시어머니 집에는 남편의 초등학교 교과서, 시아버지의 40년 치 월급명세서 다발, 50권이 넘는 앨범과 유통기한 6년이 넘은 샐러드유, 잔뜩 쌓여 있는 신문과 잡지와 골판지 등, 뜯지도 않은 통신판매로 구매한 물건들, 식기장에 빼곡히 들어 있는 그릇들... 어디서부터 손대면 좋을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물건들로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접이식 밥상, 석유난로, 에어컨, 청소기, 장식장 세탁기 텔레비전, 냉장고 등등 부피가 큰 전자제품 집기들도 집안을 점령하고 있다. 스무 평 남짓한 공간에 시어머니 혼자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집을 정리하는 내내 모토코는 화가 나서 있지도 않은 시어머니에게 원망을 해대고, 반지 하나만 남긴 채 유품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세상을 떠난 친어머니와 비교를 하게 된다. 그리고 시어머니와 친어머니가 남긴 두 개의 일기를 통해 자신이 몰랐던 '두 어머니'의 삶과 마주한다.



인간이 평범한 일상 속에 얼마나 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놀라울 정도로 현실적인 작품이었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 마련이고, 물건들은 남겨진 가족들에게는 짐이 될 수밖 없을 것이다. 극중 며느리는 유품을 정리하며 생전에는 알지 못했던 시어머니의 모습들을 알아 가며 유머러스한 분위기의 긍정적인 결말로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가급적 죽음이 다가오기 전에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해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부터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우리의 삶이 무엇으로 이루어져있는지,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어 주는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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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2022-12-28 공감(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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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유품정리
















최근 죽은 이들이 남긴 물건을 정리하시는 분이 TV에 나와 화제가 되었고 책을 본 적도 있는데 문득 그 이야기를 보면서 삶이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마감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남은 사람들이 내가 남긴 물건들 때문에 곤란해하지 않도록 해야 겠다 싶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살아야 겠구나 싶은 생각도 했었다.



참 여러가지로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경우라 이번 『시어머니 유품정리』를 보면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특히 이 책의 작가가 선보인 작품들이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시대적인 부분을 반영한 경우가 많아서 흥미로웠기에 더욱 그렇다.






작품 속 주인공인 모토코는 갑작스럽게 운명을 달리하신 시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시어머니가 살던 집으로 간다. 처음 시작은 이 유품 정리에 드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인데 막상 작다고 생각한 집은 생각보다 많은 물건들로 인해 처음 의도와는 달리 힘들다는 생각과 함께 살짝 시어머니를 원망하게도 된다. 도대체 무슨 물건들을 이렇게나 모아두었을까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와중에 모토코는 친정어머니의 기일 때문에 고향집을 찾게 된다. 그러면서 시어머니와는 달리 물건을 남기지 않은 친정어머니가 고맙게 느껴진다. 남겨진 사람들이 자신의 짐을 정리하기에 힘들 것을 배려한 것처럼 느껴진 탓이다.



하지만 다시 시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그녀는 처음 들었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생각과 그리고 의문을 품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은 읽는 과정에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 소중한 이의 부재와 그 이후 남겨질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어 여러모로 감동적이고 의미있는 시간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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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ahbs 2023-01-12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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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 쉽지 않네요.



최근 가장 자주 읽는 일본 작가 중 한 명이다.

감상적인 부분을 많이 차단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아주 간결하게 풀어내는 작가다.

상당히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이번 소설도 읽으면서 부모님과 나의 짐 정리를 한 번 생각하게 했다.

사 놓고 읽지 않고 있는 책들과 정리하지 않은 수많은 잡동사니들을 떠올리면 암담하다.

매년 정리해야 지 하면서 사는 것이 더 많아지는 현실을 생각하면 자신에게 부끄럽다.

결혼 전에 산 물건을 본가에 옮겨 놓은 것은 또 얼마나 많은가.




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상황과 비교하게 된다. 그런 상황과 나이가 된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 모토코는 시어머니가 갑자기 죽은 후 유품정리를 해야 한다.

빨리 정리하지 않으면 계속 해서 월세가 나간다. 업체에 맡기면 빠르게 처리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업체를 부른다고 해도 어느 정도 정리가 필요하다. 홀로 쉬는 날, 휴가를 내어 시어머니의 집에 온다.

이 집에 첫발을 딛는 순간 내뱉은 말 중 하나가 ‘마계’란 표현이다.

많은 짐과 함께 그 속에서 느끼게 될 감정의 혼란 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시어머니의 방에서 다른 사람이 머물다 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오래된 집에는 구석구석 짐들이 쌓여 있다. 꺼내다 보면 이 물건이 ‘여기 있었구나’ 하고 놀란다.

자신의 집도 그런데 낯선 시어머니의 집은 어떻겠는가! 처음에는 작은 집이라고 만만하게 봤다.

그런데 살아온 시간과 쉽게 버리지 못하는 습관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든다.

사용하지 않은 듯한 많은 그릇 등과 가방 등은 의문을 자아낸다. 물론 나중에 이유가 나온다.

오랜 세월 버리지 않은 옷들, 쌓아 둔 신문 등. 그리고 4층이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는 환경.

쓰레기를 마구 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분리 수거를 해야 하고, 대형 가구 등은 개수 제한도 있다.

쉽지 않다. 힘들다. 돈으로 해결하려고 해도 비용이 높다.

이렇게 모토코는 시간을 내어 시어머니의 유품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한다.




유품을 정리하면서 집의 수상한 온기를 옆집 사람의 이야기로 납득한다.

그런데 집에 놓여 있던 물건들이 그녀의 화를 돋군다. 50대 중년 여성에겐 힘든 일이다.

남편이 와서 도와주면 되겠지만 평일에 휴가를 내어 오기가 쉽지 않다.

이 부분은 흔한 변명이다. 주말에 둘이 와서 정리한다면 더 쉽다.

물론 분리 수거한 물건들은 해당일에 내놓아야 한다. 일본의 높은 야근 비율이 하나의 장애 요인이다.

이렇게 많은 물건들을 보면서 모토코는 자신의 어머니와 시어머니를 비교한다.

두 분의 상황이 다르지만 그녀는 어머니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준다.

소설 후반에 가면 새로운 사실들이 나오면서 이 비교는 다른 모습을 가진다.




집안 물건들을 정리하는 그녀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 나온다.

같은 빌라에 사는 자치회 노인들이다. 대단히 열정적이고 힘차게 돕는다.

처음에는 폐를 끼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그들의 도움을 요청하자 새로운 길이 보인다.

여기서 한 가지 재밌고 공감할 부분이 하나 나온다. 바로 남편의 유품 버리지 못하는 감정이다.

자신의 추억이 가득한 물건을 버리는 것은 누군가에겐 힘든 일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볼 때 필요가 없는 물건이다. 남편의 방으로 가져가라고 한다. 포기하는 물건이 늘어난다.

현실과 감상의 중간에서 누군가는 냉혹하게 처리를 해야 한다. 아내의 승리다. 이것이 맞다.




유품정리는 단순히 분류와 버리기와 재활용의 순간만이 아니다.

버리는 순간 추억과 기억이 가슴으로 스며든다. 현실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

단순히 버리려고 한다고 바로 되는 것도 아니다. 버리는데 돈도 들고, 시간도 정해져 있다.

버리기 아까운 물건 등도 있다. 하지만 그 물건을 사용할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자치회 노인들과 옆집 사나에다.

시어머니의 유품 중 그들이 필요한 물건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대화 속에 오해가 풀린다.

시어머니 유품정리와 함께 또 다루는 이야기 중 하나가 지방 도시의 인구 소멸과 낡은 집 문제다.

모토코의 엣집도 동생 부부가 이사를 해야 하면서 팔고 유품 등을 정리해야 한다.

자신의 경험이 올케의 정리를 쉽게 한다. 착한 유경험자의 현실적 판단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모토코의 감정이 몇 번이나 변하고, 오해하는 순간들이 나온다.

유품정리업체의 높은 비용이 천천히 자신의 힘으로 정리를 할 수밖에 없게 한다.

이 과정에 감정은 오해를 넘어 이해와 공감, 연대로 이어진다.

시어머니와 어머니의 글을 두고 두 사람의 성격을 비교한 마지막 부분도 인상적이다.

닫힌 세계에 머물다 열린 세계로 나아가는 순간도 나온다. 이 순간도 힘들게 만들어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현실적 문제와 나의 상황을 돌아봤다.

모토코가 시어머니에 대해 가진 단편적인 정보가 새롭게 바뀌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의 삶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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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01 2023-01-11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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