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1

Kang-nam Oh -종교가 개인적 체험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변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14) Kang-nam Oh - 데리다의 현실 인식 방금 배달된 <불교평론> 2024 봄 호에 보니 「불교와 서양철학의... | Facebook

Kang-nam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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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다의 현실 인식
방금 배달된 <불교평론> 2024 봄 호에 보니 「불교와 서양철학의 만남」이라는 특집이 실려 있었습니다. 서양 철학자로 데리다, 플로티노스, 화이트헤드, 들뢰즈, 후설 등이 불교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다루어졌습니다.

이 중에서 미국 아메리칸 대학 철학 및 종교학 교수이면서 북미종교학회(AAR) 회장이기도 한 박진영 교수가 데리다를 다룬 글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데리다는 라퐁텐의 <늑대와 어린 양>을 인용하며 야수가 된 군주의 논리를 제시한다. 이 우화의 시작에서 한 어린 양이 흐르는 냇물로 목을 축이고 있다. 좋은 먹잇감을 본 늑대는 양에게 다가가서 감히 자신이 마시는 물을 흐린다고 양을 다그친다. 겁먹은 어린 양은 자신이 어르신보다 냇물의 아래쪽에서 물을 마시는데 어떻게 물을 흐릴 수 있냐고 변명한다. 논리에서 밀린 늑대는 양에게 그럼 네가 작년에 자신을 욕하고 도망갔다고 다시 호령한다. 어린 양은 작년에는 자신은 태어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늑대는 그럼 너의 형이 그랬다고 다시 호령한다. 어린 양은 자신은 형제가 없다고 답한다. 다시 말문이 막힌 늑대는 그러면 너의 양치기, 아니면 너의 개가 그랬다고 다그치면서 결국, 어떻게 되었든 너는 그 값을 치러야 한다고 결론짓고 어린 양으로 맛있는 식사를 한다. 우스운 소리일 수도 있지만, 논리는 분명하고 메시지 역시 분명하다. 불행하게도 오늘의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힘의 논리다.” (pp. 28f.) 

박진영 교수는 이런 우화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불의한 세계를 종식시키기 위해

“현재 활발히 전개되는 미국 불교학과 불자들은 불교의 가르침을 단지 개인적 차원에서의 수행, 마음 훈련으로 보는 것을 넘어서,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억압, 즉 인종차별, 성차별, 계급주의 등에 의해 형성된 고통으로부터의 구원 역시 주요 불교 수행의 일환이며, 불교 가르침의 목적이라고 강조한다.”고 했습니다.(p. 30)

한마디 덧붙이면 종교가 개인적 체험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변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미국 불교학과 불자들’뿐 아니라 한국 불교학과 불자들, 나아가 신실한 모든 종교인들의 목적이 되어야 하리라 생각됩니다.

김국진
구조 선 속에서 개인 선도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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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향
지금 우리 사회엔 그 야수의 목적에 사주당하여 어린 양들을 현혹하고 기만하는 종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서어서 엄마 늑대가 나타나 늑대의 배를 빨리 가르길 학수고대합니다.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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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이맹영
요한복음 1장
29.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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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Ho Chun
오박사님, 오늘날 불교에 대하여 기본적인 배움에이르는데에 도움이될마놘 입문서격 도서를, 불경외에, 무었을 추천하실런지요? 한 두권만 영문으로 되어있는 책을 소개해 주시면 감샇겠읍니다.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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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Young Ho Chun 기본 교과서는 Richard H. Robinson, Williard L. Johston et al, Buddhist Religion: A Historical Introduction (Belmont, CA: Wadwworth, 2005), 그리스도교의 관점에서 선불교를 본 것으로 Thomas Merton, Zen and the Birds of Appetite (New York: A New Direction, 1968),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책으로는 Erich Fromm, et al. Buddhism and Psychoanalysis(New York: Harper & Row, 1970) 등을 들 수 있고, 한국어로 된 것을 원하시면 제가 쓴 <불교,이웃종교로 읽다>(현암사: 2011)가 있습니다. 즐독하시기 바랍니다.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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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Ho Chun
Kang-nam Oh 과연 대가이십니다! 그렇게 신속히 머리에서 뽑아내시네요! 감사합니다. 저는 내릴 교보레가서 오박사님의 책을 구하려 읽기시작하겠읍니다.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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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일
할렐루야 아멘!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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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Ho Chun
감사드립니다!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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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shik Lee
좋은 사례,좋은 목소리입니다.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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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Dongshik Lee 감사합니다.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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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 Y. Park
오교수님.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불행하게도 미국이나 한국이나 힘의 논리가 판을 치네요. 그리고 사람들은 그 힘의 논리를 정의라고 부르려고 합니다. 불교가 그리고 인문학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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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Jin Y. Park 좋은 글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이 댓글의 마지막 질문은 두고두고 생각해야 할 문제겠지요. 우선 보살정신이나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정신이 더욱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게 하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어려운 일 맡으셔서 수고가 많겠습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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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Eunsil Lumi Lee
깨우침은 개인차원에서 일어나도 그 내용은 개인을 넘어서 인류와 개인의 구별이 사라진 것이므로 딱히 사회적행동을 따로 숙지할 필요는 없겠지요.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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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Eunsil Lumi Lee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불교가 사회 자체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적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는 것 같습니다.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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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인간의 삶을 통찰하는 아름다운 지혜를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으로 사는 삶은 생존을 토대로 하지만 생존이 목표가 되면 각자도생의 짐승과 같은 삶이 되기 싶습니다.
높이 떠오른 인류의식을 지향할 때 헐몬의 이슬처럼 영생(real premium life, 품격있는 행복, 자연스러운 삶)이 흐르는 것을 봅니다.
지금 시대에 개인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생존경쟁을 위해 모두가 매진하는 사회가 아니라 오히려 이런 순수의식과 경계가 사라진 높은 안목이 늘어나는 사회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방과 경제 뿐 아니라 교육과 철학, 종교에서조차 경쟁을 부추기는 대한민국은 행복은 고사하고 생존이 더욱 어려워 보입니다.
이 사회에 더욱 교수님과 같은 담을 허물고 진실을 향해 뚜벅뚜벅 걷는 분들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평안하세요🤗♥️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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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김정훈 좋은 글 감사합니다. 평안한 저녁 되세요.
12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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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연
팔레스타인의 어린양들이 생각납니다 ~
5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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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 Kyung Koh
참으로. 쉽게 후학들에게 이야기 해주는? 대화하는 선배? 가되었으면 합니다
4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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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 Kyung Koh
4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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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ghwan Kim
기독교인들도 동일한 사고를 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이성이 마비되었거나 이성적 능력이 결여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끔 있습니다..ㅠㅠ
4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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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a Kim
결국 늑대가 양을 잡아먹는 힘의 논리, 현실의 참담함이 몹시 진저리쳐지네요.
개인의 캠페인은 매유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교수님같으신 분의 각성과 가르침이 너무 중요하고 저같은 독자에게 던져주시는 일침들이 말입니다. 우화를 더 접하고 싶어요.
4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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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gryul Kim
저도 동감입니다. 개인의 삶은 관계의 삶과 동일합니다.
3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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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예 이미 아시아권에서 시작되어 전개되고 있는 참여불교(engaged Buddhism)입니다.
12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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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Kang-nam Oh
우희종 네, 아시아 권에서도 활발히 전개되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1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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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gryul Kim
우희종 참여불교에 대해서 좀 더 소개해주실 수 있으세요?
10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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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김형렬 일단 간단한 소개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Engaged_Buddhism
Engaged Buddhism - Wikipedia
EN.WIKIPEDIA.ORG
Engaged Buddhism - Wikipedia
Engaged Buddhism - Wikipedia
9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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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 Kyung Koh
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셔요
11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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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덕
각 종교에서 개벽! 이라는 당위가 툭툭 튀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요즘 선생님의 강조하시는 말씀이 조용히 힘을 내어 흐르느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