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9

김정은 서울방문으로 남북 농업협력에도 봄 오길 | 아시아엔



김정은 서울방문으로 남북 농업협력에도 봄 오길 | 아시아엔
김정은 서울방문으로 남북 농업협력에도 봄 오길
作者: 편집국 on December 5, 2018.
类别: 1. 칼럼, 1. 한반도
标签: 남북농업협력, 농업, 북한





[아시아엔=백정민 통일농수산사업단 사무총장]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후속 조치로 본격적인 남북교류협력이 각 분야에서 봇물 터지듯 이루어졌다. 농업분야도 지자체와 NGO 등 다양한 채널로 남북교류사업이 시도되었다. 그중 2000년 7월 출범한 (사)통일농업포럼을 중심으로 남북농업협력을 보다 더 진전시키려는 논의 결과 2002년 북고성 남새농장(온실)의 영농자재 지원이 시작됐다. 이어 2003년 11월 금강산 삼일포지역의 협동농장 개발사업을 북측과 합의하면서 남북농업협력이 본격화했다.

정부(통일부) 또한 당시 북한의 식량문제 해결 등 남북교류협력에서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시적이고 수혜적인 식량 및 비료 지원의 틀을 벗어나 북한 스스로 자립적 인 생산기반구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그에 따라 ‘반민반관’ 성격의 (사)통일농수산사업단을 2005년 발족해 본격적인 남북공동 영농사업이 시작됐다.

이는 향후 대규모 남북농업 협력 모델을 제시하는 시범사업으로 재원은 정부가, 시행은 민간이 하는 농업협력사업의 첫 모델이었다. 이를 통해 북측의 이른바 ‘주체농법’과 남측의 ‘과학영농’의 장점을 찾아내 당시 벼 생산량이 2톤/ha에 못 미치는 북측 농법이 남측의 영농기술과 농자재 투입으로 5톤까지 증가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금천리협동농장 개발사업으로 확장된 데 이어 금강산 지역의 삼일포, 금천리 등 10여개 협동농장 1200ha에서 공동영농사업이 진행됐다.

당시 수도작(水稻作)은 물론 시설채소단지, 양돈장, 농기계수리소, 미생물배양공장 등 시범사업이 여럿 이뤄졌다. 이후 금강산 지역의 3개년 사업을 종료하고 개성 지역 송도리협동농장 개발사업으로 확대해 동부축과 서부축의 영농시범사업을 진행하였다.

물론 사업의 진행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령 처음 북측 인사들과 영농방식에 대해 논의하면 “우리는 ‘주체농법’이라는 위대한 영농기술이 있으니 비료나 농약 등 농자재만 지원해주면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즉 기술 문제가 아니고 투입 자재가 부족해 생산성이 낮다는 얘기였다. 이에 우리는 “남측의 영농기술과 북측의 ‘주체농법’을 비교해보자”고 설득해 공동영농사업과 시범사업을 합의·시행했다. 그 결과가 나올 즈음에는 금강산지역 개울에서 직접 잡은 미꾸리탕을 대접받을 정도의 성과를 이뤄냈다.

또 북측 토양상태 분석 결과 유기물 함량과 기초 N.P.K는 물론 미량요소의 함량이 우리 토양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파악돼 퇴비 투입의 필요가 제기됐다. 하지만 남측의 축분 퇴비를 북한으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북측 세관과 검역소 반대로 반려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북측 당국이 “돼지똥이 국경을 넘은 예가 없다”고 반대한 것이다. 이에 우리 측은 여러 근거를 들며 북측 세관과 검역소를 설득하여 퇴비를 보낼 수 있었다. 그후 북측 세관 당국도 우리의 노력을 이해하고 감사해 하면서 영농자재 반입에 협조적이 되었다.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때로는 싸우면서, 때로는 웃으면서 당시 함께 했던 북측 인사들과 농장의 기사장(협동농장 기술책임자), 농장원들의 얼굴이 엊그제 본 것처럼 눈에 선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도보다리 산책


최근 ‘상상 그 이상’의 변화가 남북관계에 일어나고 있다.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이러한 정세 변화는 기존의 남북협력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조치들이 남북한, 미국, 중국 등 한반도 주변에서 나올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남북의 경제교류와 협력이 급진전될 것이며, 이 가운데 농업교류협력이 선두에 설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북한 식량사정이 최근 수년간 개선됐다고는 하나 경제개발의 선행조건인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 북한당국으로서는 절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농업인구가 전체의 32% 정도인 북한 현실에서 경제특구 중심의 개발로 농민들이 산업현장의 노동력으로 투입될 것이며, 이로 인해 농업 노동력 감소로 생산성 저하와 이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기에 그렇다.

필자는 이를 위해 경제특구 배후에 남북농업특구를 지정하거나 남북한 공동으로 북한의 협동농장 개발사업 등으로 농업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동시에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즉 경제 개발은 농업개발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함께 4·27 판문점선언 이후 첫번째 당국간 남북협력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북한 산림복원 또한 농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통계에 의하면 북한 전체산림의 약 30% 정도가 황폐화되었다고 한다. 연료부족으로 인한 무분별한 벌목과 식량부족에 따른 화전 및 다락논의 개간 등이 주요 원인이다. 북한의 산림복원이 지속적으로 성공하려면 선제적 혹은 동시에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바로 ‘에너지’와 ‘식량’인 것이다.

산림과 식량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임농복합개발 형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협동농장별로 주변 산림복원 때 접근성이 좋은 입지의 산에는 유실수를 비롯한 경제림을 조성하고 협동농장의 관리 책임 아래 두는 방식이다. 한국의 지자체가 북한의 협동농장과 연계하여 ‘임농복합협동농장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봄이 왔다. 긴 기다림이었지만 남북영농에도 봄은 다시 찾아왔다. 이제 남북 농민이 함께 일구어 놓았던 통일농업 현장으로 달려갈 기대에 부푼다. ‘한반도 공동식량계획’, ‘한반도 농업지도’를 완성할 날이 당겨지길 학수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