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9

북한농업, 시장경제 적극 도입…온라인시장 형성 - 농민신문



북한농업, 시장경제 적극 도입…온라인시장 형성 - 농민신문

북한농업, 시장경제 적극 도입…온라인시장 형성
입력 : 2018-08-01 00:00

북한 바로알기 (3)북한농업 시장화 실태

협동농장 자율권 확대 생산 주체 계획권 보장

장마당 400곳으로 늘어 도시선 인력시장도 운영

“시장 역할 더 강화할 듯”



북한경제라고 하면, 공산주의 체제 아래서의 통제된 계획경제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북한경제는 최근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겪고 있다. 바로 ‘시장화’의 바람이다.



◆‘시장화’ 어디까지 왔나=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근간을 유지하면서도 시장을 매개로 한 경제운영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생산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자율권을 확대하고, 분배에서도 경제적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시장경제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기업부문에서는 ‘사회주의 기업관리책임제’를 도입해 자체적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했다. 농업부문에서는 ‘포전담당책임제’ 도입을 통해 농장 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물자를 운영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협동농장의 자율권을 확대한 것이다. 또 중앙의 계획 지표를 축소하고 생산 주체의 자율 지표를 확대해 이들의 계획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북한의 시장은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커티스 멜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 전역에 있는 장마당 수는 2010년 200개 정도였으나 2017년에는 400개 이상으로 두배 넘게 늘어났다.

기능적으로도 다양화하고 있다. 소매시장·도매시장·금융시장·노동시장·부동산시장 등 분야별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온라인시장도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북·중 접경지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소규모 지역의 도매시장이 내륙까지 진출하면서 거점 도매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도시지역에서는 일정 장소에 모여 임금을 흥정하는 새벽 인력시장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부문 현황은=협동농장 운영에서도 시장경제적 요소가 대거 도입됐다. 작업반과 작업분조의 틀에 가두었던 협동농장의 조직을 ‘분조관리제하의 포전담당책임제’로 개편했다. 과거 생산·분배의 최소단위는 15명 내외로 구성된 분조였으나 분조 안에 다시 5명 내외(2~3가족)로 구성된 포전담당책임조를 만든 것이다.

협동농장의 자율권이 확대돼 협동농장은 중앙에서 시달된 곡물 생산목표를 달성하면 수입이 높은 여러가지 작물을 별도로 재배해 시장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 또 중앙에서 배정하는 자금을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자체 판단에 따라 민간으로부터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농산물 물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농산물 유통규모는 북한시장 전체의 매대 면적에서 농산물 매대가 차지하는 비중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현재 북한시장에서 농산물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10~20%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산물·가공식품·담배 등을 포함하면 비중은 20%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망은=북한의 새로운 경제 운영방식은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1970년대말~1980년대초)와 비교하면 미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집단경영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경영조직을 채택하도록 했으나, 북한은 아직도 협동농장이라는 틀을 유지하는 등 시장화 수준이 더디다는 평가다.  

특히 협동농장의 활동은 계획경제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농민의 경제적 활동이 크게 제약받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협동조합의 자율처분권이 확대됐다고는 하나 농자재는 여전히 국가공급체계의 틀 안에 갇혀 있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중국 개혁개방이 봇물 터지듯 일시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제도의 적용을 받는 지역이 점차 확대된 것처럼 북한도 이러한 방식을 밟아갈 것”으로 내다본다.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다른 나라 사례에 비춰볼 때 일단 확대된 시장은 과거로 돌아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북한도 향후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시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함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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