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9

06 [주체농업에 대한 ‘자아비판’, 실리중심의 과학영농으로 이어져



주체농업에 대한 ‘자아비판’, 실리중심의 과학영농으로 이어져

NK테크브리핑
2006-07-12

북한에‘과학영농’의 바람이 불고있다. 가장 특징적인 점은 김일성이 그토록 강조했던 ‘주체농법’의 틀 내에서 여러 기술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박호철 립석협동농장 관리위원장은“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을 과신한 나머지 변화된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농사를 짓는 경향이 있었다”며 기존 주체농법에 대한 반성을 한 바 있다. 
북한 농업 관계자의 이 같은 비판은 일원적 중앙지도관리체계 중심의 농업에서 실제 생산량 확대를 위한 실리적이고 탄력적인 변화 조치로 이어진다.

최근 조선신보 보도에서는 북한의‘과학영농’의 실상을 좀 더 가깝게 접할 수 있었다. 북한이‘과학영농’의 슬로건을 내세운 것은 저조한 농업 생산량을 극복하기 위한 변화로 보인다.

현재 북한은 평안남도 문덕군 립석협동농장을 국가적인 과학농사 시범단위로 지정하고 있다. 농업과학원에서 파견된 10여명의 과학자들은 이 농장에서 다양한 신농법을 실시하여 실제 생산 도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으며 문제 발생시 필요한 대책을 직접 세우고 있다.

이들이 제시한 대표적인 ‘과학영농’에는

  • 못자리에 모를 길러 모내기하는 대신 물을 댄 논에 직접 싹을 틔운 볍씨를 뿌리는 ‘수직파’,
  • 비닐온상을 이용한 ‘벼영양냉상모’, 
  • 포기 사이의 간격을 균일하게 해 모를 심는 ‘균형소식재배’ 

등이 있다.

먼저 북한에서 직파식(直播式) 영농방법은 90년대 들어 옥수수 농사에서 서서히 장려되기는 하였으나 벼농사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2005)부터 벼농사에서도 수직파가 도입되기 시작하더니 올해에는 더욱 확대, 보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005년 3월 열린 ‘전국 농업부문 과학기술 현상모집 및 기술강습’에서는 수직파 농법의 소개와 이에 관한 교육이 이어졌다. 이어 북한은 올해 5월부터 평남북도 철산군 대계도의 간척지 2천여 정보에 수직파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는 볍씨를 10-15㎜까지 싹을 틔웠을 경우 못자리에서 키운 모를 심었을 때와 사실상 소출이 같다는 농업과학원 작물재배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직파법은 따로 모내기 공정이 없기 때문에 인력과 영농자재를 훨씬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직파 영농법이 보급되면서 자강도 강계농림대학에서는 ‘전파식 논벼 수직파 기계’를 개발해 김매기 작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둘째, 봄철기온이 낮은 북한의 기후사정과 이때의 벼 생육기간이 짧다는 요인 때문에 농업과학원에서는‘벼영양냉상모’의 필요성을 제기하여 왔다. 냉상모는 활착이 빠르고 조기모내기가 가능하여 이른 봄철의 날씨에도 견딜 수 있다. 일단 파종한 벼는 비닐피복을 하고 밤에는 모판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거적 등을 씌우기도 한다. 최근에는 비닐온상을 이용한 방법도 실시하고 있다.

셋째, 밀식(密植)재배를 소식(疎植)재배로 바꾸고 옥수수만을 단일적으로 심는 방법에서 벗어났다. 대표적인 주체농법으로서 밀식재배는 단위면적당 포기수를 늘리고 농지의 모든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한 농업방법이었다. 그러한 이 농법이 오히려 생산량 소출과 지력을 떨어뜨리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이에 북한은 포기와 포기 사이의 간격을 일정정도 벌리고 옥수수의 경우에는 옥수수 양옆에 여러 가지 키 작은 작물을 심어 결과적으로 토지이용율을 높이는 방법 등을 도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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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농업 기술적 측면에서의 변화는 과거 획일적으로 추진된 주체농업의 한계와 문제점을 반증한다.
본래 주체농법은 1970년대 초에 김일성이 한랭전선에 따른 이상기후를 극복하고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적기적작(適地適作), 적지적작(適期適作)의 보장과 밀식재배 등을 주요 농법으로 하여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 위주의 작목 선택을 강요하거나 집약농법을 무차별적으로 적용하여 농업생산의 감소를 초래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따라서 북한은 이러한 문제점을 타개하고자 밀식농법의 완화, 재배작물의 다양화, 개인소유의 확대, 감자 생산량 증산, 이모작, 초식가축에 대한 강조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과학영농을 뒷받침할 조직을 각급 기관에 구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곡산군 협동농장에서는 최신 과학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과학농사도입소조’를 조직하였다. 여기에는 협동농장의 경영위원장이 책임자가 되고 기사장과 도(道) 농업과학분원 실장이 부책임자로 구성된다. 이들은 새로운 영농기술 도입 일정을 확보하고 그 집행 상황을 10일마다 소조에 통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북한 농업과학원 과학지도처장이 조선신보와 한 인터뷰에서, 그는‘과학농사집중단위’를 조직해 농사에 필요한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등 ‘생육예보’를 10일 단위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은‘과학영농’의 추진체로서 농업정보과학기술을 개발, 보급하는데 관심을 돌리고 있다. 최근 북한의 농업동향은 현대적 기술과 설비, 농약과 비료, 가축질병예방, 농자재의 부족 등에 대처하고 친환경적인 영농방식 등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농업정보 과학기술을 생산에 직접 도입한 영농공정집행대장을 실시하고 있고 토지 생산성 종합평가, 농업생태지역 구분, 성장 예측, 품종 배치, 파종, 모내기, 비배관리, 수확고 예측 등에 연구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남한 및 중국, 호주, 러시아 등과 농업과학부문의 교류 강화를 통해 각종 비료와 농기계, 농업 기술 등을 전해 받고 있다.



자료유형

NK테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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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NK테크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