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8
`"文정부 農政 역대최악...소득성장 외치며 농민은 외면해" [김성훈 前 농림부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 - 디지털타임스
`"文정부 農政 역대최악...소득성장 외치며 농민은 외면해" [김성훈 前 농림부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 - 디지털타임스
"文정부 農政 역대최악...소득성장 외치며 농민은 외면해" [김성훈 前 농림부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 입력: 2018-11-09 12:54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김성훈 前 농림부장관
"문재인 정부의 농업정책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더 망했다고 해도 심한 말은 아닐 겁니다. 올 들어 쌀값이 앙등했다고 말합니다. '앙등'이라니요? 제발 그런 말 좀 쓰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너무 떨어졌던 가격이 정상화되는 과정일 뿐입니다. 그런데 문 정부는 생활물가 안정이라는 이름으로 정부 비축미 5만 t을 시장에 푼다고 합니다. 그것도 추수기에요. 농민들이 버럭같이 화를 내며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당연하죠. 상처에 소금 뿌리는 행위입니다. 농민들은 밥 한 공기에 500원은 고사하고 300원이라도 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150원 하다 이제는 230원 정도까지 올랐어요. 빵 하나에 1500원 하는데 말이죠. 농정이 이러니 문 정부가 하는 다른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기대를 접은 지 오래됩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우리나라 농어민은 약 240만명, 농어업 종사자는 149만 명이다. 국민총생산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안 된다. '찌그러져 있던 농업'이 갑자기 올 들어 국민들의 관심 속으로 들어왔다. 쌀값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쌀값은 최고 수준일 때 작년 대비 4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현재 산지 쌀값은 19만3000원으로 최근 5년 평균가격 보다 21%나 높았다. 이를 기화로 농림축산식품부는 비축미 5만 톤을 시장에 풀겠다고 했다. 아무리 쌀 소비가 줄었다 해도 여전히 쌀은 주곡이다. 소비자들이 대체 '쌀'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심지어 북한 석탄 반입한 배에 정부가 쌀을 실어줬다는 황당한 루머가 돌기도 했다.
답답한 마음에 농업의 현안을 꿰뚫고 있는 농정계 원로이자 거목인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을 만났다. 김 장관은 1998년 3월 김대중 정부의 첫 농림부장관에 취임해 2년 5개월 동안 농정을 책임지며 지금까지 이어지는 굵직굵직한 농업정책을 입안한 장본인이다. 평생을 농업 농촌 농민 '3農'을 위해, 3농과 함께 살고 있는 농경제학자요 농업운동가다. 지금도 아파트 옥상에 채소를 가꾸고 있는 '농부'이기도 하다. 그는 3농 정책을 고리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 등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9월 하순부터 11월 초순까지가 우리나라 국토는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아닌가 합니다. 산은 홍엽으로 물들고 들녘은 황금 캔버스로 변하거든요. 그 들녘의 아티스트가 바로 농민들입니다. 공장에서 농사를 짓는 시대인데요 말이죠.
"인류가 태어나서 200만년 300만년 흘렀습니까? 1, 2, 3, 4차 산업혁명 심지어 5차 산업혁명이 와도 먹을거리 이슈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변함이 없을 겁니다. 인공 소고기 개발에 성공하고 곧 나온다고 하지만 자연이 공급해주는 안전한 먹을거리는 기본이고 영구불변 합니다. 세종대왕께서 민유방본이요 식위민천이라는 말씀을 했습니다. 나라 근본은 백성이고 백성은 식(食)을 하늘로 여긴다. 농업의 가치는 영원할 것이고 치세의 가장 근본에서 떠날 수 없습니다. 농업 정책은 그런 사고 위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올 들어 쌀값이 많이 올랐는데요.
"이제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입니다. 앙등이 아니에요. 현재 쌀값은 2013년 수준을 회복한 겁니다. 100g 한 공기 밥값이 300원 정도만 되도록 해달라는 게 농민들 바람입니다. 150원 하다가 이제 230원 정도 됐습니다. 빵 한 개 값에도 못 미치는 밥 값이 말이 됩니까. 제발 앙등했다는 말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최근 쌀값이 오른 것은 수급문제입니다. 쌀 생산량이 올해 감소할 것이라는 말이 돌고 공급이 주니 자연스럽게 형성된 가격이에요. 저는 문재인 정부의 농정(農政)을 불신합니다. 이 정부 들어와 쌀값 억제정책을 펴왔어요. 쌀값이 좀 뛰자 기재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정부 보유미 5만 t을 풀려고 하는데, 추수기에 시장에 푼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정부의 비축미 방출은 보통 단경기 때인 4,5,6월에 하는 게 상식입니다. 농산물은 공급 탄력성이 떨어져 폭등폭락할 수 있어요.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데,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서 농민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행위입니다. 식당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경감하기 위해 그런다는데, 그것도 문제입니다. 최저임금 무책임하게 올려놓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 뭇매를 맞으니까 엄한 쌀값에 화풀이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최저임금 급등이 농업계에도 그렇게 영향을 많이 줍니까.
"임금 수준이라는 게 연쇄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거에요. 이미 농촌은 일손이 없어서 품삯이 7만~8만원을 넘어 10만원에 육박하는 데가 많아요. 하루 다섯 끼, 네 끼 식사를 제공하고도요. 최저임금이 오르면 농촌의 품삯도 덩달아 오릅니다. 지금 농촌에는 외국인 농업근로자들도 상당수 있는데, 이들도 내국인과 똑같은 임금체계 적용을 받아요.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 최저임금을 다락같이 올려놓아 농가 생산비는 더 오르고 노동 공급은 더 줄었어요. 최저임금을 지역이나 산업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갈수록 문제는 심각해질 겁니다."
-장관님은 진보 쪽 학자로 알려져 있는데, 현 진보좌파 정부의 당국자들이 들으면 서운해 하지 않겠습니까.
"진보도 진보 나름이지요. 어디 잘 하는 게 있어야 칭찬도 할 게 아닙니까."
-현 정부가 들어선 지 이제 1년 6개월 됐는데, 변화의 모습이 보이는지.
"문재인 정부는 총론은 있는데 각론이 없어요. 출세주의자들만 득실거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호는 왼쪽으로 넣고 핸들은 오른쪽으로 돌리고 있어요. '촛불 혁명'을 했다고 하는데, 촛불과 함께 사라져야 할 사람들이 다시 자리를 꿰차고 있어요. 소득주도성장을 한다면서 농민들 소득은 안중에도 없어요. 심지어 이명박 박근혜 정부보다도 못한 것 같아요. 박근혜 정부는 그래도 농업의 6차산업화(농업을 1차 생산, 2차 가공, 3차 서비스 및 유통하는 산업으로 키우자는 6차산업화는 김 전 장관이 농림부장관 재식 시 제안했다고 한다) 하는 시늉이라도 했어요. 그런데 이 정부는 아예 농업 아젠다가 없어요."
-정책을 이끌고 갈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말씀인가요.
"문재인 대통령은 사라져야 할 좀비들이 다시 살아나게 하는 우를 범하고 있어요. 제2의 '노무현 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람을 잘못 쓰고 있어요. 앞에서 아부나 하는 사람들만 많고 소신을 갖고 정책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가 바뀐다는데 이번에는 좀 물정을 아는 사람을 앉혀야 합니다. 농민들 뿐 아니라 자영업자와 중소 상공인들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요. 시장과 현실을 직접 체험하고 문제를 해소할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출세주의자들은 안 됩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말처럼 좀 더 시간을 갖고 기다려보면 나아지지 않을까요.
"저는 기대를 많이 안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싹수가 노래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쌀 목표가격 인상도 농민들 현실과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효과도 별로 없는 일자리 예산으로 54조원을 쓰면서 왜 우리사회의 가장 취약계층인 농업과 농민에 투자하는 것은 그렇게 인색한가요?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한다는 농어업특별위원회는 아직도 설치되지 않고 있어요. 지금 우리 농촌은 멸실돼가고 있습니다. 전남만 해도 한 마을에 20호가 안 되는 농촌 마을이 40%나 됩니다. 농촌이 고령화 단계를 지나 아예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낙연 총리가 도지사를 했던 전남에서 지금 가장 심각하게 농촌마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섬은 거의 비다시피 돼가고 있어요. 저는 이 총리에게 좀 쓴 소리를 하고 싶어요. 농업 지역의 도지사를 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있을 텐데 왜 그런 것을 현 정부에서 활용하지 못하고 있나요. 총리는 그냥 장식물인가요. 대권 후보군으로 올라있던데, 이미지 관리만 하는 건 아닌가요?"
-총리는 사실 실권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 말 마세요. 공직에 있는 사람은 아무리 말직이라도 국민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공직이 일신의 출세를 위한 자리가 아니에요. 다산 정약용 선생은 정조대왕에게 올린 농책(農策)에서 농이란 천하의 근본으로서 때(天時)와 땅(地利), 사람(人)이 화합해야 천지에 힘이 가득해 심고 기르는 것이 왕성하게 되는데, 사람들이 이 근본을 버리고 끝(末 )만 도모하려고 하니 논밭이 묵히고 놀고먹는 사람들만 늘어난다고 했어요. 또 농업은 태생적으로 자연현상 등의 제약을 받으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업, 농촌, 농민을 살리는 3농 정책을 펼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 3농이란 첫째, 후농(厚農)으로 수지맞는 농사가 돼야 한다는 거고 둘째, 편농(便農)으로 정부가 경지 정리, 관개 수리, 기계화 등 농사를 편하게 지을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것이고, 셋째 상농(上農)으로 농민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농정을 맡는 공직자들을 보면 다산 선생의 철학을 찾을 수 없어요. 농정 뿐 아니라 경제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공직에 대한 소신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지 않아요. 총리뿐만이 아닙니다. 전남 전북 자기 고향과 지역을 망쳐놓은 사람들이 이 정부 들어 장차관을 하고 있어요. 참 안타깝습니다."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출세주의자만 득실… 세상물정 좀 아는 인물로 확 바꿔야"
농민은 급감하는데 지원 부처·기관은 급증… 비정상의 극치
'3農' 발목잡는 '5敵' 대오각성해야… 農協의 '귀족화'도 심각
디지털시대 농업이 살길은 친환경, 가족농 스마트팜도 필요
한국농민 부지런하고 영리… '茶山의 上農' 새겨 장점 살려야
-정부가 FTA로 피해보는 농어민을 돕기 위해 농어촌상생기금을 설치하고 기업들로부터 기금을 출연 받으려 하는데요.
"농어민을 돕는 취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어떤 기업이 생돈을 내려고 하겠습니까. 방법이 틀렸어요. 수입할 때 징수하는 등 시장에 녹여서 기금을 만들어야지 현금을 출연하는 방식으로는 저항을 부릅니다."
-농업을 살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식량안보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산업이지만, 전체 국민총생산(GDP)에서 농업 생산은 2%도 안 됩니다. 농어민은 약 240만명이고 농어업 종사자는 149만 명인데, 여기에 무한정 재원을 투입할 순 없지 않습니까.
"현재 농민은 전체 인구의 4% 정도인데 계속 줄고 있어요. 그런데 농림축산식품부는 갈수록 비대해지고 있습니다. 산하 공공기관도 자꾸 생기고 있고 직원들도 증원되고 있어요. 농민이 주는데 왜 농민을 지원하는 부처와 기관들은 늘어나야 하나요. 반대로 줄어야 정상 아닌가요? 농업진흥청 공무원은 아마 7000명 쯤 될 겁니다. 이밖에 농어촌공사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솔직히 없어도 될 공사와 공직자가 너무 많아요. 이런데 들어가는 경상비를 농업 농촌 농민을 위한 데 쓰면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일을 해야 하는데,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아쉽습니다."
-우리 농업에는 5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영부영 무책임한 농업 관련 공직자, 농업을 효율로만 보는 외꾸눈 경제학자, 손에 흙 하나 묻히지 않은 얼치기 농업경제학자, 표만 계산하는 정치권, 무조건 투쟁만 일삼는 농민단체들을 말합니다. 우리 농업 농촌 농민이 잘 되려면 이들 5적이 대오각성해야 합니다. 현재 헌법이 정한 경자유전의 원칙이 무너졌어요. 농지를 투기장화한 결과이기도 하고 정책이 뒷받침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현재 위장된 소작농이 약 70% 가량 되는데, 물론 옛날처럼 소출의 절반을 빼앗기는 그런 소작농은 아니지만 자기 땅을 충분히 갖지 못한 농민들이 많아요. 가령 상속 받은 농지는 영농을 직접 하지 않으면 팔게 돼 있는데, 이게 높은 양도소득세 때문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요. 이런 제도적 미비점을 정책 담당자들이 보완해야 하는데 방치하고 있어요."
-추곡수매 대행 등 정부 농업정책의 시장화를 담당하는 농협은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나요.
"지금 농정이 잘못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농협의 귀족화' 문제입니다. 농민을 위한 조직이 농민을 대상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으로 변했어요. 중앙회장은 무보수 봉사직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중앙회장에 너무 권한이 집중돼있어요. 농협은 금융까지 하면서 이젠 재벌화되어가고 있습니다. 농가소득이 우리나라 평균 가계소득의 60% 정도인 3800만원 밖에 안 되는데, 이들의 평균 연봉은 그 2배나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 생활적페를 청산하겠다고 나섰는데, 농협은 그 첫 번째 대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 농협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슬림화 했는데 그 이후 정권들에서는 이렇다 할 개혁이 없었어요. 농협을 농민들에게 돌려주는 일이 시급합니다."
-내일 모레가 농업인의 날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행사를 크게 여는 것 같던데요.
"제가 농림부장관 재임 시 농업인의 날의 의미를 대대적으로 강조하고 행사를 키웠어요. 11월11일은 한자로 십(十)과 일(一)을 합쳐 토(土)자가 겹치는 날에 착안해 만든 날인데, 이 날 하루 만이라도 농업의 가치를 생각하고 농업을 지키자는 취지로 생기게 됐습니다. 1998년 농업인의 날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 농업의 나아갈 길로 친환경 농업을 선포했어요. 우리 '땅심'을 회복하고 농업이 미래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농업을 새롭게 보자고 했지요."
-요즘 농촌에는 농지와 산지를 파헤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붐이 일고 있습니다. 농외소득 보전이라는 달콤한 말로 농촌 경관을 망치고 있는데요.
"찬성하는 농민보다 반대하는 농민들이 더 많아요. 한번 설치하면 수십년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도 결국은 농민 보다는 태양광 업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독일 같은 경우는 중앙정부나 지자체는 가만히 있고 농민들이 필요하면 자발적으로 설치하고 있는데, 독일 방식에서 배워야 합니다. 지금처럼 중앙정부가 탈원전 무마용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됩니다."
-디지털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 농업은 어떻게 변신하고 발전해야 하나요. 농민 단체들이 반대해 스마트팜은 한발짝도 못 나아가고 있는데요.
"농업은 식량 생산 그 이상의 가치와 기능을 갖습니다. 농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본령의 식량 생산 외에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어요. 그것을 농업의 '다원적 공익 기능'이라고 합니다. 이 개념은 OECD 등 국제기구 등에서도 인정하고 다자간 무역협정에서 농산물은 예외를 인정받고 있어요. 농업은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국가안보적 기능, 농촌사회를 형성하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기능, 가을의 황금 들녘에서 보듯 아름다운 경관으로서 기능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다면적 가치와 기능을 갖습니다. 이런 농업을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우리 농업이 나아갈 방향은 분명히 친환경 농업이에요. 그 중에서도 자연생태계와 공존할 수 있는 유기농의 확산이 필요합니다. 스마트팜이 농촌의 현실을 무시하고 농민을 배제하고 추진되니까 반대하는 겁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건전한 가족농(지역공동체)를 선호하는데, 가족농이 주체가 되어 스마트팜을 하는 것은 괜찮다고 봅니다. LGCNS가 새만금에 추진하다 도중하차 했는데, 이 문제는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농촌 농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해결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인구가 늘고 있고 단위 면적당 농업생산량 증대는 한계가 있는데,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고 유기농으로만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살릴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25% 정도인데 국내 농산물 생산량도 식용으로만 쓰면 충분해요. 가공과 사료용, 공업용을 쓸 수 있는 양이 모자라 수입하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유기농 생산으로도 식량 생산 수급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습니다. 유기농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기농 전환 직후 3년 이내나 그런 것이지, 4년 이후 안정화되면 생산량은 늡니다. 유기농 농법이 갈수록 발달하고 있어 친환경 유기농 농업도 충분히 국가 식량안보를 책임질 수 있다고 봐요. 그리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농산물의 30% 이상이 유통 조리 과정과 먹다 남는 쓰레기로 버려집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IoT와 드론 기술 등을 이용해 유통혁명을 일으키고 AI로 수요공급을 빈틈 없이 잘 맞추면 낭비되는 식량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장관님은 GMO(유전자조작농산물) 반대 운동을 펼치고 계십니다. GMO 추방운동의 대부라도 할 수 있는데요. 아직 GMO의 유해성은 증명된 게 없지 않습니까.
"그것은 몬산토 장학생들의 주장입니다. GMO가 등장한 지 이제 20년 밖에 안 됐어요. 징후가 나타나기에는 시간이 더 지나야 합니다. 쥐에서는 이미 GMO가 해롭다는 실험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봐도 GMO 농산물은 피해야 합니다. EU는 적극적으로 GMO를 관리하고 있어요. 러시아 같은 경우는 GMO를 생산하지도 수입하지도 먹지도 않습니다. GMO는 유전자를 조작해 병충해에 강하게 만든 건데, GMO 콩과 옥수수는 아무리 제초제를 뿌려도 풀만 죽지 작물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아요. 유전자를 조작해 제초제 성분에 대한 내성을 키운 것인데, 그렇게 재배한 콩과 옥수수를 먹으면 그 내성이 사람에게 전이되지 않겠습니까."
-국내 GMO 농산물 유통과 사용 실태는 어떻습니까.
"국내에서는 가공식품에 GMO를 수입해 쓰고 있어요.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소비자가 마트에서 GMO가 들어있는 가공식품을 가려낼 수가 없다는 겁니다. GMO 첨가 표시를 못하게 하고 있어요. 심지어 농민이나 농식품회사가 '우리 식품에는 GMO가 들어있지 않다'고 표시하는 것도 막고 있습니다. 가공식품은 복지부 산하 식약처 소관인데 식약처의 농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어요. GMO 관련 회사들의 로비가 먹힌 것이라고 의심 할 수밖에 없어요. 국민들은 어떤 식품에 GMO가 들어가 알 권리가 있습니다. 어떤 식품에 GMO가 들어가 있는지 알아야 피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식탁이 궁금해요. 혹시 GMO가 들어가 있는 식품이 있지 않을까 해서요."
-한국 농업 농촌 농민 3농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농업은 앞으로 자손만대로 이어질 기간산업이자 안보산업이고 생태계를 지키는 수호산업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고 인류가 진화한다 해도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는 가장 기본 중의 기본 과제입니다. 그것을 담당하는 농업과 농촌 농민을 단순히 산업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다원적으로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한국 농민들은 세계 어떤 나라 농민들보다 부지런하고 영리합니다. 다산 선생이 말씀하신 것처럼 상농을 하게 되면 우리 3농은 미래가 밝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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