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9

14 南 유기농법, 北 사라져가는 주체농법

2014-02-26 23:25 

南 유기농법, 北 사라져가는 주체농법

글 | 박주희 기자


▲ 사라져가는 북한 주체농법 /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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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가 된 현재, 남한사람들은 식생활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마트에서 식재료를 살 때도 유기농인지부터 확인하고 사는 추세이다. 명실공히 유기농 선호 시대이다.

유기농은 화학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법이다. 남한에는 유기농법이 있다면 북한에는 김일성이 고안해낸 주체농법이 있다. 이름에도 있듯이 주체사상을 기본으로 우리식 방법으로 자급자족하자는 농법인데 그 실천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 이 농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산림이나 불모지를 농지로 바꿔 생산량을 높인다는 단순한 이론이다.
여기서 말하는 우리식 방법은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농가마다 자체로 거름을 만들어서 밭에 뿌리는 것이다. 그런데 가을에 수확량이 해마다 줄고 있다. 이제는 북한 언론에서도 주체농법이라는 문구가 사라지고 있다.

2013년 남한에 정착한 김양숙씨는 "처음에 남한 사람들이 유기농을 먹어야 오래 산다고 해서 특수한 비료를 가지고 재배한 것이려니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식재료라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북한에는 잘사는 농가에서만 화학비료를 사서 쓴다. 같은 날에 씨를 뿌려도 화학비료를 친 밭의 농작물은 차원이 다르다. 화학비료를 실컷 써보는 것은 북한농민이면 누구나 갈망하는 소망이다. 간혹 텃밭에 뿌리려고 적은 비료를 사서 보물 묻듯이 정성 다해 뿌린다."고 했다.

김씨는 "밥상에서 식구 중에 누가 맛없다고 말하면 온 가족이 곱지 않은 눈으로 본다. 맛을 논하는 자체가 잘못된 행위로 취급된다. 봄날에 화학비료를 많이 사면 그 집은 수확이 제일 많이 나는 집이다. 농민들은 가을이 되면 다음 해에는 어떻게 하든 화학비료를 많이 장만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어 "북한주민들도 화학제가 몸에 해롭다고는 하지만 가을에 거두는 수확이 많은 것에 더 신경을 쓴다. 식품이 가지고 있는 순수성보다 양적으로 불어나는 현실성에 더 많이 치우쳐있다. 시장에서도 영양가는 없지만 밥을 하면 많이 불어나는 쌀이 입쌀보다 더 잘 팔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주체농법은 물 건너간 농법이라고 말한다. 지금 새 세대들은 주체농법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실리가 있을 때 사람들이 기억하고 그 농법에 맞추어 농사를 짓지만 자그마한 온실에서 실험으로 탄생한 농법이 거대한 자연 지리적 조건을 이길 수 있는 만능농법이 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남한에서 배척하는 화학비료를 사지 못해 안타까워하던 고향사람들의 얼굴이 생각난다. 그들도 언제면 이들처럼 맛과 성분을 따지면서 사는 날이 올수 있을지, 지금 이 순간도 밭에 뿌릴 화학비료를 장만하려고 애쓰는 그들의 모습을 눈앞에 보는 것만 같다."고 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