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농법
등록일 2014.02.16
남: 이번 시간에는 입이 있어도 말 못하는 북한 인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속 시원히 풀어드리는 시간입니다.
여: 매주 목요일 보내드리겠는데요, 오늘은 북한의 주체농법에 대해 리태성동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마음껏 해드립니다.
음악: UP/DOWN
타이틀: 리태성의 한바탕 속풀이
입이 있어도 말 못하는 답답한 가슴, 리태성이 풀어드리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주체농법과 새마을운동에 대해서 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농촌의 곳곳에 가면 ‘모든 농사일을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라는 구호가 오래전부터 세워져 있습니다. 주체 농법은 1970년대부터 김일성이 저택에서 시험포전을 통해 창시했다는 농법으로서 적지적작, 적기적작의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포기농사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이때부터 영양단지라는 것이 나와서 군인과 대학생, 심지어는 어린 학생들마저 총동원 하여 농촌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적 지원과 물질적 지원이 안받침 되지 못하다나니 영양단지는 흙 단지로 변하고 농사는 흉년을 거듭했습니다. 그러고도 천오백만 톤 알곡고지 점령이요 뭐요 하면서 가요까지 지어 부르며 떠들썩했던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술이나 물질보다는 인민들의 관심이였습니다. 자기에게 공급이 되지 않는 농장 포전이 흥미가 없는 것입니다.
김정일 시대에 ‘농장포전은 나의 포전이다!’ 라는 구호를 제시하고 새로운 주인다운 자각을 불러일으키려 했으나 결국 수확물은 군대와 간부님들이 책임집니다. 인민들은 생산물을 밭에서 직접, 그것도 몰래 가져 올 때 농장포전은 나의 포전이라는 구호를 깊이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토지를 비롯한 농촌의 모든 생산 수단이 ‘장군님의 것’이고, 이 몸도 ‘장군님의 것’이여서 ‘그분’의 뜻대로 움직여야 하고 생산물도 ‘그 분’의 의도대로 처리해야하니 주민들은 살기 위해 할 수없이 나의 포전에서 훔쳐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농촌은 황폐해지고 토지는 주인을 잃었으며, 한해 식량도 생산하지 못하는 한심한 수준에 떨어졌습니다.
북조선이 농업 생산을 추켜세우기 위해 주체농법운동을 벌렸다면 남조선은 1970년대부터 새마을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1970년 4월22일 한해 대책을 론의하는 장관급 회의에서 농촌새마을 꾸리기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농촌새마을 운동의 삼대정신은 근면, 자조, 협동입니다.
또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과 우수한 농촌 지도자들의 헌신, 지방정권기관의 협력과 방조 등 3대협력이 잘 이루어 졌습니다. 대통령과 정부는 마을을 꾸는데 필요한 시멘트와 철근을 무상으로 지원했으며 성과가 있는 마을에는 더 많은 물자를 추가로 지원했습니다.
이 운동은 락후한 농촌의 근대화는 물론 전 사회적인 근대화에 크게 이바지 하였으며 남조선의 모든 근대화 의식 영역에서 혁신과 급속한 발전을 가져 왔습니다.
그런데 새마을 운동에서도 농법에 대한 문제는 전혀 언급이 되지 않습니다.
농민들은 당연히 자신의 농법을 현시대에 맞게 개선하여 높은 수확을 추구 했을 것입니다.
문제는 방법이 아니라 소유에 관한 문제입니다.
주체 농법은 ‘장군님의 나라’에서 공동토지에 실행되고 새마을 운동은 자기 소유의 토지에서 진행 되었다는 것입니다. 북조선의 농촌도 수령님과 당과 정부에서 지원하고 남조선의 농촌도 대통령과 정부가 지원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소유와 결정권의 차이로 인해 하늘과 땅차이로 나뉘고 말았습니다. 참 자기의 얼도 없이 살아온 지난날이 가소롭기 짝이 없습니다.
최근 하룻밤 자고나니 ‘김정은 동지’께서 갑자기 ‘원수님’이 되셨습니다.
‘김정은 원수님’이 경제 개혁을 하면서 농촌의 분조 규모를 4~5명 기준으로 낮추어 농촌경제 관리 운영 원칙을 개선한다고 합니다. 그 무슨 변화 있는 조치도 조금 있는 가 봅니다.
그런데 인젠 왠지 귀에 잘 들려오지 않습니다.
차라리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하라는 구호를 우리 손으로 철수 하라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농장포전은 나의 포전이라는 구호를 뽑아 버리고 그 자리에 자기 이름이 적힌 패말을 박았으면 좋겠습니다. 좀 인젠 그 무슨 운동이요, 방침이요 하지말구 가만 놔두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마음껏, 능력껏, 농사를 잘 지어 ‘김정은 원수님’도 좀 잡수시라고 드리고 우리아들이 있는 군대에도 좀 보내고 나라를 강성대국으로 만드는데도 좀 쓰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인민들을 나라의 주인으로 내세워 주고 모든 생산수단의 소유권을 되돌려 주면 남조선보다 더 앞선 강성대국이 되었을 텐데 말입니다.
언제까지 참 좋은 인민을 두고도 항상 구걸 해먹고 안주면 협박하는 식의 강도 배처럼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정은 원수님! 김일성 할아버지 대원수님 때부터 구축하여 김정일 아버지 원수님 때에 숱한 형제를 죽이고 억지로 밀어붙이며 가져간 우리의 소유권을 되돌려 주고 인젠 더하지 말고 함께 나라를 건집시다.
정말 안하면 인젠 우리가 합니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그날까지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탈북자 리태성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