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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복력 시대
재야생화되는 지구에서 생존을 다시 상상하다
제러미 리프킨 (지은이), 안진환 (옮긴이) 민음사 2022-11-01
편집장의 선택
"제러미 리프킨. 전 세계 동시 출간"
우리가 알던 세계는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인간의 무한한 능력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개발하고 확장하고 뻗어 나가는 것이 곧 옮음이라 믿던 진보의 시대는 파국을 불러왔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제, 사회사상가 제러미 리프킨은 새로운 문명의 서사를 제시한다. 적응과 어우러짐, 생명애 의식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회복력의 시대다.
리프킨은 회복력 시대의 구체적 모습을 상상한다. 그는 우리가 그간 가져온 세계에 대한 상을 산산이 부숴 근본부터 다시 세우길 제안한다. 자연과 문명의 관계, 자본의 작동 방식, 소유권의 주체 등 모든 방면에서의 전면적 변화만이 이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늦었어도 포기할 수 없다. 좌절이 일상이 된 세계에 희망을 눌러 담은 로드맵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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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과학 MD 김경영 (2022.11.08)
7.8
100자평 8편
리뷰 10편
세일즈포인트 516
원제 The Age of Resilience: Reimagining Existence on a Rewilding Earth
파일 형식 ePub(14.89 MB)
가능기기 크레마 PC IOS Android
TTS 기능 지원
432쪽 (종이책 기준), 약 37만자, 약 8.5만 단어
ISBN : 9788937427374
책소개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하고 기후는 따뜻해지고 있으며 지구는 야생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우리 인간 종은 현재 주변에서 벌어지는 대혼란에 대책이 없는 상태다. 산업 발전을 이끈 효율성의 원칙이 우리를 지구의 지배적인 종으로 두었지만 결국 자연계의 파멸을 이끌었다.
어떻게 대멸종을 피하고 삶을 지속할 것인가?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제⬝사회사상가 제러미 리프킨은 『회복력 시대』에서 죽어 가는 진보의 시대를 해체하고 부상하는 새로운 문명의 서사를 제시한다. 8년의 집필 기간 끝에 완성되어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2022년 11월 1일 동시 출간되는 이 책은 그가 50년에 걸쳐 글로벌 경제와 사회, 거버넌스 혁신, 기후변화 등에 대해 연구한 결과가 집대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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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론 9
1부 효율성 대 엔트로피: 현대성의 변증법
1. 마스크, 인공호흡기, 화장지: 적응성이 효율성보다 중요한 이유 21
2. 테일러주의와 열역학법칙 34
3. 현실 세계: 자연의 자본 59
2부 지구의 자산화와 노동력의 빈곤화
4. 대혼란: 지구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클로저 79
5. 궁극의 약탈: 지구의 권력, 유전자풀, 전자기 스펙트럼의 상품화 95
6. 자본주의의 딜레마: 효율성의 증가, 노동자의 감소, 소비자 부채의 증가 135
3부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 지구의 진화에 대한 재고
7. 생태적 자아: 우리는 저마다 흩어지는 패턴 167
8. 새로운 기원 이야기: 생명을 동기화하고 형성하는 생체시계와 전자기장 190
9. 과학적 방법론을 넘어: 복합 적응형 사회·생태 시스템 모델링 214
4부 회복력 시대: 산업 시대의 종말
10. 회복력 혁명 인프라 239
11. 생태 지역 거버넌스의 부상 265
12. 분산형 동료 시민 정치로 대체되는 대의민주주의 287
13. 생명애 의식의 출현 316
감사의 말 364
주석 366
찾아보기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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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17~18
자연을 인간 종에 적응시키기보다 인간 종을 자연에 다시 적응시키는 대전환은 자연의 비밀을 왜곡하고 지구를 우리 종의 독점적 소비를 위한 자원이자 상품으로 보는 데 중점을 둔 전통적인 베이컨주의식 과학 탐구 방식의 폐기를 요구할 것이다. 그 대신 우리는 차세대 과학자들이 복합 적응형 사회·생태 시스템 사고라고 부르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과학에 대한 이 새로운 접근 방식은 자연을 ‘자원’이 아닌 ‘생명의 원천’으로 보며 궁극적으로 궤적을 미리 알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자기 조직, 자기 진화 체계로 지구를 인식한다. 그래서 강제적인 선취가 아니라 예측의 과학과 조심성 깊은 적응이 필요하다.
P.41~42
산업화 시대에 전 세계 표토의 3분의 1이 황폐해졌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의 인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표토가 60년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표토 1인치를 다시 채우는 데 500년이 넘게 걸린다. 과학자들은 또한 기후변화가 대량 멸종을 촉발해 앞으로 80년 안에 기존 모든 종의 50퍼센트까지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지구의 산소는 지난 20억 년 중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 지구 산소의 절반을 생산하는 해양 식물성 플랑크톤이 현재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양 온도의 상승으로 위협받고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른 경우 2100년에 식물성 플랑크톤의 손실에 따라 전 지구적 규모로 해양 산소가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마찬가지로 끔찍하게도, 온난화 배출물이 일으키는 지구 기온의 상승으로 홍수와 허리케인·가뭄·산불의 강도가 빠르게 증가하며 생태계가 불안정해지는 동시에 지구에서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 넓어지고 있다. 2070년이면 지구의 19퍼센트 정도가 ‘거의 거주할 수 없는 뜨거운 지역’으로 변할 것이다.
P.80
우리가 이 역사적 분기점에 도달한 경위와 시간 및 공간에 관한 개념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14세기 중세 유럽에서 비롯해 나중에 현대를 정의하게 되는 두 가지 발전과 더불어 천진스럽게 시작된다. 첫 번째는 기계식 시계가 발명되고 베네딕트회 수도사들이 일상적인 전례에서 엄격한 시간 계획을 세운 것이다. 두 번째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이 미술에서 선형 원근법을 개발한 것이다.
P.200
생체시계가 각 생명체의 내부 활동 패턴을 조직하고 지구의 하루·태음·계절·1년 주기와 맺은 관계를 동기화하는데, 여기에는 각 생물 종의 공간적 패턴뿐만 아니라 시간적 패턴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 구실을 한다고 우리가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한 또 다른 힘인 전자기장도 있다.
P.220
회복력은 정확한 현상의 재정립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간의 경과와 사건은 그 발자취가 아무리 미미해도 사회에서처럼 자연에서도 항상 패턴과 과정과 관계를 변화시킨다. 회복력은 세상 속 ‘존재의 상태’가 아니라 세상에서 일어나는 작용의 방식으로 봐야 한다. 결국 적응성은 시간의 작용이다. 그것을 통해 개별 유기체와 특정 종 또는 그보다 큰 생물학적 공동체가 지구의 미생물군계와 생태계, 생물군계를 구성하는 모든 상호작용 과정과 패턴에 참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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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P.216Bobby
크로퍼드 스탠리 홀링(Crawford Stanley Holling): 캐나다 출신의 생태학자. 1973년에 ‘생태계의 회복력과 안정성(Resilience and Stability of Ecological Systems)’ 라는 제목으로 자연환경의 발생과 작용에 관한 새 이론을 발표했다. (중략) 그 이론이 바로 ‘복합 적응형 사회.생태 시스템(CASES)‘이다.
P.217Bobby
˝인류가 모든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은 그 다음에 일어날 ‘예측할 수 없는 환경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회복하는 일련의 생리적, 행동적, 생태적, 유전적 변화에 착수하는 것이다…시간과 공간 내에서 환경이 균일할 수록 시스템의 변동과 회복력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 C.S. Holling
P.219Bobby
Holling 홀링이 초기 이론을 개진한 후, ‘회복력’은 시스템이 거대한 파괴에 충분히 대응하고 최초의 평형 상태로 되돌아 갈 수 있는 능력으로 잘못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중략) 그러나 자연과 사회, 우주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주체는 결코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상호작용 자체가 아무리 미미해도 역학을 바꾸기 때문이다.
P.220Bobby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증명할 수 있듯이, 회복으로 가는 길은 뒤로 돌아가는 법이 없다. 누구도 결코 되돌아갈 수 없으며 감정적으로 그리고 인지적으로 학습된 교훈이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주체성을 향해 전진할 뿐이다.
P.9Bobby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하고 기후는 따뜻해 지고 있으며 지구는 야생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우리는 오랜 세월 자연계를 인간 종에 적응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자연계에 적응해야 하는 굴욕적인 운명을 직면하고 있다. 인간 종은 현재 주변에서 벌어지는 대혼란에 대책이 없는 상태다.
P.353Bobby
평등의 가장 순수한 표출은 법률과 선언을 통한 인정이 아니라, 가장 단순한 ‘공감의 행위’에서 비롯된다.
P.354Bobby
민주주의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는 능력이다. 공감하는 문화일 수록 사회적 가치와 통치의 관습이 민주적이다. 문화적 공감력이 떨어질 수록 사회적 가치와 통치 제도가 전체주의에 가깝다.
P.195hoonyy
또한 이 내인성 시계는 우리가 존재(being)‘ 또는더 정확히 말해 ‘생성(becoming)‘이라고 부르는 정교한 조화 속에서 동기화된다.
P.195hoonyy
영국 카디프대학교 생명과학대학원의 미생물학자 데이비드 로이드(David Lloyd)는 ˝내부의 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은 본질적으로 기분과활력에 관한 신체의 생화학적, 생리적, 행동적 기능을 조화롭게 제어하는 것˝이라는 말로 우리 몸속 내인성 시계가 맡은 주요 기능에 대한 과학지식의 현재 상태를 요약했다.
P.195hoonyy
가장 일반적인 초주일 주기 시계는 60분 주기 시계 (circahouralian clock)다. 우리 인간 좋은 기본적으로 약 90분의 활동 또는 휴식 리듬이 있으며 이에 관한 자료가 상당히 축적되었다.˝ 반세기 전에 시카고대학교의심리학 교수 너새니얼 클라이트먼(Nathaniel Kleitman)은 인간의 집중력이90분 가까이 지속되고 그 뒤로는 휴식이 시작되는 데 맞춰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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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 제러미 리프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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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회복력 시대>,<글로벌 그린 뉴딜>,<엔트로피> … 총 122종 (모두보기)
현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사회사상가이자 미래학자.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하며 미래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왔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에 나선 유럽연합과 중국이 경제 계획을 수립하는 데 주요한 설계자로 기여했으며, 미국의 인프라 구축 및 개선 계획과 관련해 미 상원 다수당의 리더인 찰스 슈머의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와튼스쿨 최고경영자 과정 교수(1995-2010)를 지냈으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라는 주제로 《허프포스트》가 수행한 글로벌 설문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 사상가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글로벌 그린 뉴딜』, 『한계비용 제로 사회』, 『3차 산업혁명』, 『공감의 시대』, 『소유의 종말』, 『수소 혁명』, 『유러피언 드림』, 『노동의 종말』 등을 포함해 21권에 이르는 그의 저서는 전 세계 3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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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안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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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CD] 난제해결 방정식 - 오디오 CD 1장>,<끌어당김의 지혜>,<끌어당김 Attraction> … 총 386종 (모두보기)
대한민국 출판계를 대표하는 전문 번역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 받는 안진환은 35년간 국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다수의 도서 번역을 해왔다.
그가 번역한 도서는 200여 종에 달하며 100만 부 이상 판매된 도서 중 현재까지 베스트셀러인 대표 도서로 『넛지』,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괴짜 경제학』, 『스티브 잡스』, 『마켓 3.0』 등이 있다. 개인 저서로는 『영어실무번역』, 『한 줄만 잘 써도 COOL해지는 영작문』이 있다. 최근 전 세계 동시 출간된 『일론 머스크』의 역자다.
이번 스노우폭스북스 『세기의 책들 20선 - 천년의 지혜 시리즈』의 전체 번역 감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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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8년간 준비한 신작『회복력 시대』주요 내용
우리의 미래를 위한 문명사의 대전환!
“진보의 시대에서 회복력 시대로, 역사의 중심축이 이동한다”
● 우리는 효율성에서 적응성으로, 금융자본에서 생태자본으로,
생산성에서 재생성으로, 성장에서 번영으로 대전환하는 과정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 세계화가 쇠퇴하는 대신 세방화가 부상하고 있다.
● 생명권 정치학이 추진력을 얻으면서 지정학은 시들어 가고 있다.
● 생태적 지역 거버넌스가 젊은 세대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있다.
● 대의민주주의가 동료 시민 의회와 분산형 동료 시민 정치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 차갑고 무심한 이성이 공감(Empathy)과 생명애 의식(Biophilia Consciousness)에 우선권을 넘겨주고 있다.
● 위기의 인류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 『회복력 시대』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하고 기후는 따뜻해지고 있으며 지구는 야생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우리 인간 종은 현재 주변에서 벌어지는 대혼란에 대책이 없는 상태다. 산업 발전을 이끈 효율성의 원칙이 우리를 지구의 지배적인 종으로 두었지만 결국 자연계의 파멸을 이끌었다. 어떻게 대멸종을 피하고 삶을 지속할 것인가?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제⬝사회사상가 제러미 리프킨은 『회복력 시대』에서 죽어 가는 진보의 시대를 해체하고 부상하는 새로운 문명의 서사를 제시한다. 8년의 집필 기간 끝에 완성되어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2022년 11월 1일 동시 출간되는 이 책은 그가 50년에 걸쳐 글로벌 경제와 사회, 거버넌스 혁신, 기후변화 등에 대해 연구한 결과가 집대성되어 있다.
● “진보의 시대에서 회복력 시대로, 효율성에서 적응성으로”
진보의 시대를 지나오는 동안 효율성은 시간을 조직하는 최적 표준이 되었고, 그에 따라 인간 종은 사회의 풍요를 향상한다는 목표하에 점점 더 빠른 속도와 점점 줄어드는 시간 간격으로 천연자원의 수탈과 상품화, 소비를 최적화하기 위한 끊임없는 탐구에 몰입하게 되었다. 그렇게 자연이 고갈되는 과정에서 공간은 수동적 천연자원과 동의어가 되었고 정치와 경제의 주요 역할은 자연을 재산으로 관리하는 것이 되었다. 이러한 지향성은 인류를 지구상의 지배적인 종으로 올려놓은 동시에 자연 세계는 파멸로 이끌었다.
리프킨은 진보의 시대가 효율성에 발맞춰 행진했다면, 새롭게 부상하는 회복력 시대는 적응성에 발을 맞춘다고 말한다. 효율성에서 적응성으로의 이행은 생산성에서 재생성으로, 성장에서 번영으로, 소유권에서 접근권으로, 판매자-구매자 시장에서 공급자-사용자 네트워크로, 선형 프로세스에서 인공두뇌 프로세스로, 수직 통합형 규모의 경제에서 수평 통합형 규모의 경제로, 중앙 집중형 가치사슬에서 분산형 가치사슬로, 거대 복합기업에서 유동적인 공유로 블록체인을 형성하고 민첩한 첨단기술 중소기업으로, 지식재산권에서 오픈소스 지식 공유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삶의 질 지수(QLI)로, 부정적인 외부 효과에서 순환성으로, 지정학에서 생명권 정치학으로의 전환을 포함한 경제 및 사회의 전면적 변화와 함께 일어난다. 젊은 세대는 이미 성장에서 번영으로, 금융자본에서 생태자본으로, 소비자주권주의에서 환경책임주의로, 세계화에서 세방화로, 대의 민주주의에서 시민 의회와 분산형 동료 시민 정치로 전환하고 있다. 동일선상에서 공감과 생명애가 새로운 규범이 되면서 냉정하고 무심한 이성은 약화하고 있다. 인간 종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절망하고 있는 오늘날, 리프킨은 근본적으로 다른 미래에 대한 창을 열어 주며 지구에서 다시 생명이 번성할 두 번째 기회를 위한 대담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 인류 문명사에 대한 전복적 성찰: 위대한 사람들이 잘못 읽은 세상의 이치
100년 전에는 지구 표면의 약 85퍼센트가 여전히 야생 지역으로 특징지어졌지만, 오늘날에는 인간이 일으킨 변형을 겪지 않은 육지가 23퍼센트 미만이며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이 마지막 야생 지역도 인간의 손때를 탈 것으로 보인다. 지구상에 생명체가 나타나고 35억 년 만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사태의 책임 중 상당 부분은, 경제적 이익을 증진하고 인류의 안녕을 보장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명목하에 세계경제의 작동 방식에 대한 내러티브를 제공한 과학계와 경제학계와 재계에 있다.
그리고 종종 그 이야기는 최초의 근대 철학자로 여겨지는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과학자, 르네 데카르트에서 시작된다. 그는 제한받지 않으며 수학으로 무장한 인간의 사고가 (우주에서 신이 하듯) 지구에서 존재에 대해 질서 있고 예측 가능하며 스스로 영속하는 기계적 유사체를 창조할 수 있다고 믿었다. 다만 모든 기계가 마주하는 중력에 대한 설명이 어려웠는데, 그를 열렬히 지지한 아이작 뉴턴이 중력을 설명하는 수학 공식을 밝혀냈다. 행성이 특정한 방식으로 움직이는 이유와 사과가 특정한 방식으로 나무에서 떨어지는 이유를 법칙 하나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상정한 뉴턴에게 물질과 운동의 우주는 질서 정연하고 계산할 수 있으며 자발성이나 예측 불가능성의 여지는 없었다. 한마디로 질이 없는 양의 세계였다. 그는 수학적 증명으로 자신의 통찰력을 뒷받침해 계몽주의 시대를 수학화했고, 수학은 진보의 시대를 위한 발판을 제공했다. 한편 이들보다 앞서 근대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먼저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 자신을 자연과 분리하고 멀리서 그것을 엄정하게 관찰하고 그 비밀을 캐내 세상에 대한 “객관적 지식”으로 축적하는 능력이고, 그것으로 “가능한 한 모든 것에 영향을 주어 인간 왕국의 경계를 확장한다”고 믿었다. 또한 갈릴레오는 미술가와 건축가에게 원근법의 수학에 관해 배운 것을 바탕으로 모든 과학적 탐구를 수행했다. 초연하고 합리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객관성’은 500년이 넘는 역사 속에 과학이라는 소수만의 세계는 물론이고 대중문화에 대한 지배적 영향력을 유지해 왔고, 이와 함께 우리 모두가 자아를 확보하기 위해 세상을 응시하고 대상화하며 무단 이용하는 자율적 행위자라는 개념이 우세해졌다.
● 산업화의 최전선에서 생태 지역 거버넌스로: 오대호의 어제와 오늘
1969년 6월 22일 정오 무렵 클리블랜드의 쿠야호가강 철교를 달리던 기차에서 튄 불꽃이 강으로 떨어지면서 수면에 떠다니던 산업폐기물에 옮겨 붙었다. 이렇게 일어난 화염이 순식간에 강을 가로질러 번져 나갔고, 일부 지역에서는 5층 이상 높이까지 치솟기도 했다. 오염수를 이리호로 흘려보내던 쿠야호가강뿐 아니라 산업 시대의 전성기에 오염된 물을 모두 오대호로 실어 나르던 일리노이의 시카고강과, 뉴욕의 버펄로강, 미시간의 루지강 등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기름과 용제, 산업용 화학물질, 배설물 등 각종 오염 물질이 지류를 타고 떠내려와 오대호로 흘러드는 것은 오랫동안 ‘일상적인 일’로 여겨졌다.
쿠야호가강의 화재는 1·2차 산업혁명의 요람이던 오대호 지역에서 150년이 넘는 산업 개발의 기간 동안 누적된 부정적 외부 효과, 즉 엔트로피 비용에 관해 대중의 전면적 각성을 촉발했다. 화재 발생 이후 10개월이 지난 1970년 4월, 최초의 지구의 날을 기념하며 근본적인 환경 개혁을 요구하는 평화 집회가 열렸고 20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시민이 곳곳의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1970년 12월, 미국 의회는 환경문제와 개혁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환경보호국(EPA)의 설립을 승인했다. 1983년에는 일리노이와 인디애나·미시간·미네소타·오하이오·위스콘신의 주지사들이 모여 오대호주지사협의회를 창설했는데, 뉴욕과 펜실베이니아가 1989년에 합류한 데 이어 2015년에 캐나다의 지방 수장들까지 정식 회원이 되었다. 지구의 전체 표면 담수 중 20퍼센트를 보유한 오대호 지역의 환경 관리가 호수 주변 지역 시민의 경제적, 사회적 안녕에 중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국경이 없다는 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오대호 지역은 생태 지역적 접근 방식을 구축하고 더 회복력 있는 경제와 사회를 만드는 데 선도적 위치에 있다.
● 차가운 이성 대신 따뜻한 공감이 지키는 생명 공동체
인간이 화석연료에 의존하며 일으킨 기후변화가 우리를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이끌고 있다는 경고 속에 새삼스럽게 깨닫는 진실은, 우리 자신과 동료 생물들의 삶이 과정과 패턴과 흐름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모든 생물이 지구 권역의 확장체다. 대륙권의 미네랄과 영양소, 수권의 물, 대기권의 산소가 원자와 분자의 형태로 우리를 통해 끊임없이 순환하며 우리의 DNA가 규정한 대로 세포와 조직, 기관 등에 거주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는 동안 다양한 간격으로 교체를 지속할 뿐이다. 우리 몸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원생생물, 고세균, 균류 등 다양한 생명체와 공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인체의 세포 절반 이상과 우리를 구성하는 DNA 대부분은 우리가 아니라 우리 몸의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나머지 생물에 속한다. 지구의 종과 생태계가 우리 몸의 가장자리에만 있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 몸 안팎으로 흐른다. 우리는 문자 그대로 그리고 비유적으로 행성 그 자체다. 결국 지구 생명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지구온난화 배출의 형태로 엔트로피 청구서가 남았을 뿐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인간 종은 동료 생물들과 다르게 야누스의 얼굴을 하고 있다. 자연계를 약탈하고 망치는 종이면서 치유자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경 회로에 공감 충동이라는 특별한 자질이 연결된 축복받은 종이다. 공감 충동은 유연하고 무한한 확장성을 자랑한다. 이 희귀하고 소중한 속성은 진화하고 후퇴하고 다시 부상하기를 거듭했다.
최근 젊은 세대가 공감 충동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인간 종을 넘어 우리 진화 가족의 일부인 동료 생명체를 모두 포함하기 시작했다. 생물학자들이 생명애 의식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새로운 길을 향한 희망적인 신호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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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물찬하마 202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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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대 보고 당연히 하드커버인줄 알았다. 아니었다 페이퍼백. 민음사 책값 비싼거 알만한 사람들 다 아는 거지만 도서정가제 시행하면서 장기적으로 책값 내려갈 거라고 입에 침튀기며 말하던 작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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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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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이 떨어지는 번역이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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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건빵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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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것 같은 주제에 흥미로운 내용. 다만..번역의 문제인지 중간중간 이해하기 힘든 문장들이 다수 있음...이 문장들을 만나면 집중이 깨지고 한동안 펴보기 싫어지고...결국 읽는데 한참 걸림..이 비싼 돈 받아먹고 이따구로 만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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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dndnd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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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포기한 책. 돈아까워서 끝까지 볼려고했지만. Chat GPT 가 번역한듯 도저히 문장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포기함. 민음사는 앞으로 거르고 봐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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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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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지구 역사에서 등장한 생물 중 자신들의 번식이란 측면에서 유래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드물어야만 하는 생태계 최고 포식자의 위치를 차지하면서 그 개체수가 무려 80억개에 이르렀고, 주변 환경을 높은 지능과 사회성을 바탕으로 한 문명의 구축으로 자신에게 맞게 완전히 개조하여 사실상 환경에 의한 절멸과 진화 압박에서도 거의 벗어났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성공 뒤에는 그림자도 같이 짙다. 너무 많이 먹어 인간은 상당수의 비만 인구를 갖게 되었고,이로 인한 건강문제와 높은 사망률로 막대한 돈을 쓰게 되었다. 반면 비만으로 고생하는 수를 상회하는 다른 인간들은 굶주림으로 여전히 고생한다. 환경 문제도 발생했다. 비록 지구의 모든 생물이 의존하고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태양에너지가 거의 무한히 공급되지만 물질이나 쉽게 쓸수 있는 에너지는 거의 바닥났다. 그리고 과거의 축적 에너지를 마구 잡이로 쓴 결과 상당한 오염과 기후위기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현재로썬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사회 내에서 인간들 간에 가진 것의 격차도 문제다. 극도의 효율화로 지구에서 착취해낸 부가 그나마도 인간 소수에게 집중되었고 나머진 매우 적은 것을 얻으며 효율화의 논리로 가진 자들에 의해 점점 발전하는 디지털 도구로 강하게 통제되고 있다. 훌륭해 보였던 정치체제인 대의 민주주의도 상당한 한계를 드러내며 실패하고 신뢰를 잃었으며 어느 덧 다음의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인간의 성공과 실패는 우리 종을 유지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의 다른 생물종들과 함께 나아가고 생존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책 회복력 시대는 현재의 문제를 강하게 진단하고 이리 된 역사적 기원과 여러 생각과 변화들, 향후 변화해야할 우리의 생각과 체제, 과학, 생각에 대해 이야기 한다.
1. 인간 사고 방식의 변화
인간은 원래 원시시대 물활론적 사고 방식이 강했으며 다른 생물체들보다는 확실히 환경 적응력이 뛰어났지만 여전히 묶여 있어 자연과 자신을 관계짓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문명의 발전과 사회가 커지고 인간이 자연을 활용하고 착취하는 능력이 강해지며 사고 방식이 점차 변화한다. 중세 봉건사회만 해도 인간은 지구가 신의 창조물이며 아담과 하와의 후손에게 신이 인간을 맡겼다는 인식을 교회가 견지했다. 신이 내림차순으로 물려준 창조물이므로 감히 자연을 소유한다는 개념보다는 점유한다는 생각 정도를 했었다.
529년 몬테카시노의 베네딕트는 베내딕트 회를 창시하고 가장 중요한 규칙으로 게으름이 영혼의 적이라 규정한다. 이는 기록상 시간의 흐름을 희소한 자원으로 인식한 최초의 시도였다. 인간사회에서 효율성을 측정하는 하나의 척도인 시계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순간이었다.
르네상스 시기엔 선형 원근법이 발명된다. 이는 인류가 공간을 인식하는 방법을 바꾸었는데 공간의 수학화에 영감을 주어 현대적 지도 제작의 도구와 기법을 제공했다. 원근법으로 인해 시선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평가되고, 크기가 조정되고 , 포획, 수용, 사유화의 잠재적 대상이 되었다. 인간은 관찰 대상을 응시하고 수학이라는 측정 수단을 통해 연구 중인 현상을 객관화하고 파악하는 초인적 관찰자가 된다. 또한 원근법으로 인해 청각 보다는 시각 우위의 문화가 형성된다. 과거 유럽은 청각 문화가 발달해 대부분의 계약을 증인이 있는 앞에서 구두계약했다. 하지만 시각적 문서로 대체되었고 청각 문화가 공동체 개인간 거리를 좁히는 문화인 반면 시각 위주 문화는 거리를 멀리하고 개인적 공간을 탄생시킨다. 공동체보다 개인의 탄생이 우선시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인쇄술이 등장한다. 인쇄술의 발달로 인간은 시간과 공간을 모두 가두는 변혁을 하게 된다. 인쇄물로 인해 구전땐 없었던 특정 지식에 대한 개인 저작권의 개념이 생겨난다. 그리고 인쇄로 인해 널리 퍼진 책은 시간 자체를 포획하고 격리시켰다. 사실과 진실에 대한 구전 감각은 원근법에 이어 인쇄물로 인해 완전히 주변부로 밀려나게 된다. 인쇄는 다양한 토착어와 방언도 없앴는데 책을 팔려면 아무래도 하나의 공통 언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인쇄혁명 후 농경, 목축, 도시 개발로 유럽은 삼림이 크게 감소한다.
영국은 대안을 석탄에서 찾았는데 문제는 이 석탄을 파기 위해 일정 깊이로 파고 내려가면 반드시 물이 차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물을 퍼내기 위해 증기기관을 발명한다. 그리고 1780년대 석탄 연소 중기기관이 산업에 적용되었고 증기기관차가 등장해 1830년대 시속 98km로 이동한다. 시간의 장벽이 사라지고 이동거리가 단축되었으며 교통과 물류에 엄청난 영향이 왔다. 배송속도, 시간, 계절의 영향과 장벽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새로운 에너지원과 이동 물류방식의 유럽과 미국을 1890년대까지 시공간적으로 강하게 압축했다. 그리고 경제 사회활동을 움직이기 위해 효율성 개념이 사회의 지배적인 주제로 자리매김한다. 이동이 빨라지면서 각 지역마다 제각가인 시간을 맞추기 위해 표준시가 도입되게 된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며 자연에 대한 소유권 개념이 생겨난다. 로크는 사유재산권을 빼앗을 수 없는 자연권이라 주장했다. 그는 지구의 공유지에 대한 지배를 신의 위대한 존재 사슬을 토대로 한 공유에서 각 개인이 지구의 일부를 소유할 수 있는 권리로 바꿔냈다.
20세기초 이 효율성을 극한으로 밀어 붙인게 테일러 주의다. 효율성의 핵심은 마찰, 즉 경제활동의 속도와 최적화를 늦추는 중복과 반복을 제거하는 것이다. 테일러는 이를 위해 경영진이 생산과정 모든 단계에서 모든 노동자의 거의 모든 움직임을 통제하는 분업 시스템을 고안한다. 놀랍고도 당연하게도 테일러주의는 효율성을 신봉하는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간다. 가정에도 도입이 되었고, 학교시스템에도 도입되어 고도로 표준화한 교육이 이뤄진다.
테일러 주의는 포드주의로 이어진다. 포드주의는 빈약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당시엔 혁명적으로 노동시간을 줄이면서도 노동자의 급여를 늘리는 방식을 실시했다. 다만 대량생산에 초점을 두다보니 유연성이 부족하고 실시간 수요 변화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개선한 것이 도요타의 린 생산 방식이다. 표준화한 제품라인의 대량생산에 의존하는 회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최대 역량으로 라인을 돌리게 된다. 시설비가 워낙 많이 들어갔기에 항상 최대로 가용하려고 노력하며 경영진은 생산 차질을 없애려고 추가 인력과 과잉 생산을 재고로 돌려 이를 해결하려 한다. 다만 제품 라인의 교체가 비싸 고객은 대량생산으로 인해 저가의 혜택을 보는 대신 신제품과 다양성을 포기해야 한다.
린 생산방식은 이런 문제점에 주목해 민첩성과 유연성을 도입했다. 시장의 현재 수요에 맡게 생산하면서 고객의 개별 선호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동시에 제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런 유연성을 위해 린 생산 방식은 노동력을 협력하는 팀으로 구성한다. 상명하달식에서 상호대면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다양한 팀이 실시간으로 현장 문제를 해결해 가동 중지시간도 줄어든다. 그래서 린 생산 방식은 결함, 고장, 지연, 관료주의, 재고의 다섯가지를 제로화한다. 린 생산 방식은 효율성을 무척 높이지만 역시 문제가 있다. 여전히 권위가 형성되어 있으며 노동자에 요구하는 사항이 더욱 까다롭게 비민주적이다. 모든 직원은 정신 육체적으로 더욱 착취당한다. 그결과 기업은 더욱 효율성을 높이게 된다. 즉, 린 생산 방식은 테일러 주의의 강화에 불과하다.
현대 기업은 여기서 더 나아가 노동자에 게임 요소 마저 도입한다. 테일러 주의와 린 생산방식에서 노동자는 자신이 착취당하고 있음을 인지한다. 하지만 게임 요소는 이런 착취를 은폐하기에 노동자는 게임 방식으로 적극 참여하기 까지 한다.
3차산업혁명이 가져온 디지털 기술의 발전인 인간 효율화를 더욱 극대화한다. 인간이 개발한 GPS는 지구의 자원을 수용 사유화하고 소비하기 위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합리화도구다. 인간이 구축한 스마트 디지털 인프라는 시간 조정과 동기화로 모든 것을 연결하고 통제한다. 재계와 각국의 정부는 사이버 공간 전반에 걸쳐 과거의 자료를 모두 수집하여 분석하는데 많은 자산을 쓰고 있다. 이는 미래를 그 데이터를 분석한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미래를 예측, 설명, 규정,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런 예측에 의한 선점은 앞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더욱 극대화할 것이 자명하지만 문제가 크다. 이는 타인의 미래를 확장된 잠금 상태로 유지하고 특정 인구가 자기 나름의 의제에 따라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막아 궁극적으로 권한 강탈의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은 인간의 주체성과 능력도 약화시킨다. GPS의 사용으로 인간은 이동방향과 공간을 인식하고 그려내는 능력이 상당히 약화되었다. 또한 몰입형 가상 신세계로 인해 문해력과 어휘력이 급감하였고 이로 인해 의사소통능력이 감퇴하였다. 그래서 정보처리 능력을 증가한 반면 비판적 사고에 중요한 숙고와 분석, 상상력을 줄었다. 때문에 개개인의 인지 주체성은 상실되고 있는 반면 충동성만 증가했다. 전반적 인지능력이 현저히 저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위기와 정치위기, 경제위기가 몰아치고 있다. 커다란 위기상황인 것이다.
2. 과학이 변해야 한다.
뉴턴에게 물질과 운동하는 우주는 질서 정연하고 계산할 수 있으며 자발성이나 예측 불가능성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즉, 질적인 세계가 아닌 계산하고 측정할 수 있는 양적 세계였다. 수학은 세상을 이해하고 착취하는 과학이 디었고 뉴턴은 계몽주의 시대를 수학화했다. 뉴턴의 운동에서 시간은 가역적이었다. 시간은 의미가 없어서 그가 만든 이 탈시간적 도식은 경제활동의 모델링 도구가 되어 경제학을 현실과 동떨어지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근대 과학적 방법론은 몇 가지 함의와 공통 방법론을 갖게 되었다. 우선 체계적 ㅣ실험과 귀납 연역적 추론, 가설 및 이론의 형성 실험이다. 다음은 지식이나 예측, 통제의 목표와 객관성, 재현성, 단순성, 과거의 성공등 모두에게 알려진 일련의 최우선적 가치와 정당성의 동반이다. 그리고 방법론으론 전체 집합을 이해하기 위해 종종 단일 현상을 분리하고 구성요소와 부분의 작용을 관찰하여 이론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이 과정에서 과학자가 편견이 없다고 가정하였다. 하지만 실제 세계는 전체에서 분리될 수 없으며 지구 자체와 지구상의 거의 모든 물질이 완벽한 폐쇄적 체계가 아니기에 부분을 완전히 분리 될수 없다. 또한 과학자 역시 편견을 갖고 과학 연구에 임하며 이 과정에서 지원을 받는 단체에 의해 이득을 취하고 그들을 위해 연구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때문에 과학은 다음처럼 바뀌어야 한다.
우선 자연을 정보와 에너지의 교환을 통한 자신의 구조적 형상을 조직화할수 있는 개방적이고 역동적 시스템으로 봐야 한다. 자연은 새로운 상황과 패턴, 환경, 상태에 맞춰 스스로를 변모시키고 적응한다. 그래서 과학은 향후 부분의 특성에서 시스템 전반의 속성으로, 대상에서 관계로, 폐쇄적 시스템에서 개방적 시스템으로, 복잡성의 측정에서 포착 및 평가로, 관찰에서 개입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불가능한 예측을 버리고 기대와 적응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3. 기업도 변해야 한다.
인간은 문명을 발전시키며 매번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 인프라 패러다임의 변혁은 사회집단의 존립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세 가지 구성요소의 결합을 수반하는데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과 에너지와 동력의 새로운 원천, 새로운 물류 운송 방식이다. 그리고 우린 두 번의 인프라 변혁을 경험하고 세 번째 인프라 변혁을 실시하고 있다.
1.2번째 인프라 변혁은 1.2차 산업혁명이다. 이중 2차 산업혁명은 주로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것으로 중단없는 운영을 위해 돈과 시간, 인력의 광범위한 지정학적 군사적 투입이 필요했다. 1.2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는 중앙 집중형 설계였는데 상의하달 피라미드 식으로 작동하고 지적, 물리적 재산권이 계층별로 사유화되는 경우에 최상의 효율성을 보였다. 이런 중앙집중 인프라는 투자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기 위한 수직적 통합이 요구되었고 그에 따라 자원과 생산수단을 선점한 소수가 신흥 시장을 장악하고 각 산업의 전체 및 부분을 지배했다. 철도, 전신, 전화, 송전, 송유, 자동차 산업등이 이 시기의 것으로 그 개발과 배치, 운영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여 정부 및 일부 가문도 자체 운영이 불가능했기에 주식회사 및 금융자본, 초기 자본가 계급이 발달하게 된다.
1.2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는 기업이 주주들에게 계속 증가하는 이익을 줄 수 있또록 효율성을 최적화하였다. 또한 사실상 제로섬 게임으로 다수보다는 소수가 더 많이 보상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3차 산업혁명은 다르다.
3차는 인프라가 중앙집중이 아닌 분산형으로 설계된다. 이것을 사유화를 피해 개방적으로 투명하게 유지될 때, 그리고 네트워크 효과를 개방적으로 투명하게 유지할 때 가장 잘 작동한다.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더 많은 사회적 자본을 축적된다. 3차 산업의 인프라는 플랫폼에 대한 중앙집중형 명령과 제어를 어렵게 하는 버전으로 계속 자체 진화한다.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 분석과 알고리즘의 관리를 수직적으로 통합된 거대 글로벌 기업에서 지구 곳곳에 분산된 첨단 기술 중소기업으로 옮기는 수평적 공간이동이 강제진행된다.
현재 자본주의의 버팀목은 시장 교환가치다. 고전 경제학자들은 생산에 투입되는 노동력을 물건의 가치와 분리시켰는데 그래서 최적의 시장은 한계비용으로 판매하는 것이 된다. 시장엔 다운 타임이 존재한다. 이는 거래 시간 외에도 판매자가 재고, 임대료, 세금, 급여, 기타간접비를 처리해야 하는 것으로 판매자는 여기에 마케팅, 광고, 구매권유도 해야한다. 이 모든 것을 비용으로 시장 교환에서 더 많은 시간과 비용 추가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한계비용이 증가하는데 디지털시대는 이 한계비용을 거의 0으로 수렴시킨다.
상업활동은 시장의 시작-중지의 거래에서 네트워크의 지속적 흐름으로 바뀐다. 네트워크엔 다운 타임이 필요치 않다.경제는 소유권에서 접근권으로, 시장의 판매자와 구매자에서 네트워크의 공급자와 사용자로 전환된다. 한계 비용은 이 과정에서 디지털 상호연결로 더 낮아지며 네트워크의 지속적인 서비스 공급과 트래픽의 종단없는 흐름으로 한계비용이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지식공유에서 에너지 공유, 차량 공유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활동이 잠재적으로 서비스가 된다. 서비스 제공자는 일반적으로 자산을 소유하기에 과거와 다르게 수명이 긴 고품질의 물건을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시스템은 과거처럼 효율성이 아닌 회복력을 강화할 대리 기능성을 갖춘 공급망과 물류배치에 관심을 두게 된다.
결국 3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경제적 변화가 일어난다. 소유에서 접근으로, 판매구매자 시장에서 공급자 사용자 네트워크로, 제로섬에서 네트워크 효과로, 성장에서 번영으로, 금융자본에서 자연자본으로, 생산성에서 재생성으로, 선형 프로세스에서 인공지능 프로세스로, 부정적 외부효과에서 순환성으로, 수직통합형경제에서 수평통합형경제로, 중앙집중형 가치사슬에서 분산형 가치사슬로, GDP에서 QLI로, 세계화에서 세방화로, 글로벌 대기업에서 유동적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으로 결합한 민첩한 첨단 중소기업으로, 지정학에서 생물권 정치로다.
4. 다양성, 적응성, 회복력의 시대로
2008 경제위기, 코로나 팬데믹, 미중갈등,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인류는 효율성에만 집중한 사회의 대가를 치뤘다. 비용만을 생각한 글로벌 공급망으로 인해 여타 선진국에서는 웬만한 제품하나 생산할 능력을 이미 잃고 있었으며 여러 환경문제와 정치문제, 국제문제에 대해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효율성을 버리고 다양성과 적응성을 기반으로 하는 회복력 시대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당면한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은 매우 회복력이 강한 종이다. 과학계에서는 초기엔 인간이 홍적세에 이미 완성되었고 거의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하지만 이후 인간은 긴 환경 변화를 거치고, 스스로 만든 문명과 공진화하며 상당 부분 또 다시 진화했고 뛰어난 적응성을 기반으로 한 회복력을 보인 존재다. 즉, 회복력은 인간 종의 주요 특성인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발전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시대다. 디지털 시대에는 인간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인 자유의 개념이 변호하게 된다. 본래 자유는 서구에서 인클로져 운동으로 경작지에서 쫓겨난 수백만 농노에게 강제로 주어진게 시초다. 그들은 노동력을 도시의 일터와 공장에 제공할 수 밖에 없었고 그 대가로 보상과 자유계약이 허용되며 자유로운 산업노동자가 되었다. 하지만 당시 그들에게 그 자유는 강제로 주어진, 기존 질서와 정체성을 흔드는 혼란스러운 타율적인 것이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새롭게 해야하는 부담을 가졌기에 초기의 자유는 부정적 자유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이 자유는 배타적 권리와 자급 자족의 원리, 타인에게 예속되지 않은 섬 같은 개인을 양성하는 자유였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자유는 자율성과 배타성이 아닌 접근성과 포용성을 기반으로 한다. 디지털 세대는 확산중인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는 접근성으로 자유를 판단하며 그들에게 포용성은 수평성의 확장이자 성별, 인종, 성적 지향, 심지어 살아 있는 다른 생명체들과의 제휴가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자유는 모든 구성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자유이며 전 세계적 디지털 공유자산으로 축적하는 사회적 자본을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접근성과 포용성은 향후 새로운 정치의 기반은 동료시민정치의 근간이 된다.
앞으로 회복력 시대의 정치는 하향화하여 거주하는 생태지역과 최대한 밀접한 수준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 이는 시민 사회와 대의 정부 사이에서 중개자 구실을 하는 분산형 동료 시민 거버넌스다.
인간은 공감하는 동물이다. 인간의 공감 능력은 인간 인프라가 새로 개발되어 구축되고 전개될 때 마다 그 범위를 확장하여 왔다. 수렵 채집 사회에서는 정령 숭배의식이 공감의 기반이었고, 수자원 농경 제국 시대에는 신학적 의식이, 그리고 산업시대에는 그것을 넘어선 국가, 이념 등의 이데올로기가 그 역할을 했다. 공감의 확장은 인프라의 확대로 인류의 시공간적 연결성이 확대되면서 같이 확장하였다. 그리고 회복력 시대의 공감은 생명애 의식이 된다.
생명애 의식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선 교육의 변화가 중요하다. 생명애 의식은 인간에겐 어느 정도 본능적인 것으로 유아와 미취학 시기에 강하게 나타나다 전통 교육에 편입하면서 점차 사라지게 된다. 생명에 의식은 근복적으로 관계성에 대한 애착이다. 때문에 어릴 적부터 보호자와의 애착 관계, 그리고 사회 안전망 확보를 통해 불안을 제거하고 커다란 사회 역시 애착관계를 사회 구성원 개개인과 형성해야 한다. 아이들은 자연과 밀접한 숲속 학교를 다니는게 좋다 . 숲은 자연에의 애착을 형성하게 한다. 생명애 의식은 공감에 기반하긴 하나 감정적인 접근만은 좋지 않을 수 있다. 공감은 단순한 감정 느낌이라기 보다는 존재의 본질과 그것과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사고를 체계화한 인지 경험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공감 신경 회로는 자신을 초월하고 삶을 경험하며 그것을 활용해 연결을 생성하고 주변의 세상에 적응하도록 끊임없이 자극을 보낸다. 우린 이런 적응성이 있기에 회복력 시대를 열수 있으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지구 공동체의 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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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by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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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자연환경에서 동물을 사냥하고, 야생에 자연적으로 매달린 열매를 먹던 원시시대의 호모 사피엔스는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그 후, 식량을 집단으로 재배하던 농경사회를 거친 인류사회는 마침내 석탄과 증기기관, 전기의 발명으로 개인의 소유를 중시하는 ‘경쟁사회, 효율성이 중시되는 산업화 사회’로 진입한다.
이 시기를 분기점으로 호모 사피엔스들은 지하에 묻힌 석탄과 석유를 채굴하면서 대지를 휘젓기 시작하고, 동족인 인간도 (인적)자원으로 여기기 시작한다. 여기에 더해서 각종 이론으로 무장한 ‘경제학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영구 불변할 것 같은 효율성을 최대의 가치관으로 삼고, 자유시장 지상주의’ 라는 명제 하에 한 몫 단단히 거들기 시작한 이래 지금 21세기까지도 그 논리를 고집하고 있다.
석탄, 석유 등 온갖 지하자원을 헤집는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주인없는 땅(대지)을 소유하고자 도심 외곽지역 개발이라는 명제하에 멀쩡한 땅과 숲을 밀어버리고, 그 자리에 공장, 주거단지, 대규모 도시를 건설하면서 인류는 자본가, 투자가, 경영자에서부터 부채 상환능력이 많지 않은 일반 서민들까지 모두 참여하여 과도한 생산과 소비로 인해 대기의 흐름과 지구의 환경을 바꾸는 주역이 되어 버렸다.
180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그칠 줄 모르는 ‘소유에 대한 욕망’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시장 지상주의’로 무장했던 사람들이 2020년을 전후로 불어닥치기 시작한 ‘기대를 훨씬 벗어난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 흑사병 이후로 최대의 사망자 숫자를 기록한 바이러스인 코로나(Covid-19)사태를 목격하면서 웬만한 ’그들만의 대책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지구라는 대지에 세웠던 인류의 자랑스런 흔적인 도시 건축물, 도로, 주택 등 각종 사회 인프라가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폭염, 폭설, 폭우, 강도 높은 태풍, 녹아내리는 빙하’등의 영향으로 순식간에 황폐화가 되고 있는 현상을 예전보다 부쩍 자주, 그리고 많이 목격하는 중이다.
석탄과 증기 기관차로 대변되는 1차 산업혁명, 석유, 원자력과 자동차, 무선통신,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2차 산업혁명을 지나 인공지능, 자율주행, 스마트 시티까지 진행된 초고속 연결 사회인 3차 산업혁명 시기로 진입하는 동안 축적한 경제 시스템으로 최대의 부자가 되었던 이익집단과 조직, 국가들이 이제는 풍력, 태양광 같은 자연이 공짜로 주는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외치는 시대가 왔다.
호모 사피엔스로 인해 망가진 지구의 하늘과 대지, 오염된 바다, 그리고 인간보다 더 많은 개체로 이루어진 다양한 생물군들은 인류에게 소리없는 외침을 계속 발신 중이다. “이젠 좀 그만하고, 자연의 순리대로 더불어 살자고….그래야 당신들 호모 사피엔스도 우리랑 같이 살 수 있다고…”
책 제목 ’회복력의 시대‘는 단순히 자연의 회복 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호모 사피엔스의 머리 속에 오랜 세기 동안 축적되어 각인된 ’효율성 지상주의로부터의 가치관, 이데올로기, 철학, 사상, 대의민주주의 정치제도, 그리고 개인 생각의 관점‘으로부터의 회복을 의미한다.
기후변화 혹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환경보호도 중요하고, 재생에너지 시대로의 전환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하게 선행이 되어야 할 것은 기존 경제학자들이 끊임없이 주장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세뇌시켰던 ’효율성 지상주의‘라는 인류 스스로 만든 생존 게임의 법칙이 지배하는 생각의 틀’에서 먼저 탈출하는 것이다.
지구의 수 많은 생물군의 먹이사슬에서 최상위 포식자 집단인 ’호모 사피엔스‘가 하늘과 땅, 지하자원, 그리고 살아 움직이는 모든 동식물을 ’쟁취하고 소유해야 만 직성이 풀리는 자원‘이 아니라, 비록 DNA는 다르지만 그들을 인류와 동급으로 대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순간이 비로소 ‘우리 인간의 생존을 지원하고 있는 지구의 생명력이 회복될수 있는 전환시점’이 된다.
그런 후에야 ’지구를 지배하고자 했던‘ 호모 사피엔스(인류)들은 효율성 중심의 시장지상주의와 이를 뒷바침했던 기존의 경제학과 사상, 과학적 방법, 그리고 이 모든 것으로 이루어진 인간 사회의 틀에서 진정으로 벗어날 수 있다.
이에 따른 행동의 결과로 인해 ’인류가 지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선물‘은 ’지구에 적응하는 인류‘가 만들어 가는 ’ 복합 적응형 사회와 생태 시스템‘이라는 이전과는 많이 다른 우리의 새로운 삶이다. 아울러, 그렇게 환경을 같이 만들어가는 동안 ‘지구는 지구대로 스스로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고, ’호모 사피엔스들‘도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회복력’을 갖춘다.
지구가 여러 분야에서 회복력을 상실하면, 첨단 과학기술로 무장한 인간의 무수한 노력들도 결국에는 무용지물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담고 있는 책이다.
총 4개의 장과 13개의 주제, 430여 페이지로 구성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류의 문명사와 문화사, 과학사, 생명공학, 유전공학, 생태학, 그리고 경제학 등을 수시로 넘나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의 폭 넓고 깊이 있는 서술로 인해 각각의 페이지 마다 각종 데이터와 인용하고 싶은 문구들이 넘쳐난다.
지은이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을 일컬어 ‘현재 시대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경제. 사회사상가’ 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 표현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실제로 체험하게 된다. 많은 지식을 갖추지 못한 나로서는 이 책을 읽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문장 간의 호흡이 비교적 긴 편이고, 한국어로 번역된 표현이 나에게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어 조만간 영문 원서를 구매하여 다시 한번 읽어보려 한다.
한글 번역본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페이지를 접했을 때에는 ‘근거없는 성취감’을 맛보았다. 마치, 지식의 향연이 넓게 펼쳐진 낯설은 댄스장에 들어갔다가 프로 댄서가 추었던 멋진 동작 하나를 제대로 배워 나오는 느낌이랄까…
크로퍼드 스탠리 홀링(Crawford Stanley Holling): 캐나다 출신의 생태학자. 1973년에 ‘생태계의 회복력과 안정성(Resilience and Stability of Ecological Systems)’ 라는 제목으로 자연환경의 발생과 작용에 관한 새 이론을 발표했다. (중략) 그 이론이 바로 ‘복합 적응형 사회.생태 시스템(CASES)‘이다.
- P216
"인류가 모든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은 그 다음에 일어날 ‘예측할 수 없는 환경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회복하는 일련의 생리적, 행동적, 생태적, 유전적 변화에 착수하는 것이다…시간과 공간 내에서 환경이 균일할 수록 시스템의 변동과 회복력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 C.S. Holling
- P217
Holling 홀링이 초기 이론을 개진한 후, ‘회복력’은 시스템이 거대한 파괴에 충분히 대응하고 최초의 평형 상태로 되돌아 갈 수 있는 능력으로 잘못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중략) 그러나 자연과 사회, 우주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주체는 결코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상호작용 자체가 아무리 미미해도 역학을 바꾸기 때문이다.
- P219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증명할 수 있듯이, 회복으로 가는 길은 뒤로 돌아가는 법이 없다. 누구도 결코 되돌아갈 수 없으며 감정적으로 그리고 인지적으로 학습된 교훈이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주체성을 향해 전진할 뿐이다.
- P220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하고 기후는 따뜻해 지고 있으며 지구는 야생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우리는 오랜 세월 자연계를 인간 종에 적응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자연계에 적응해야 하는 굴욕적인 운명을 직면하고 있다. 인간 종은 현재 주변에서 벌어지는 대혼란에 대책이 없는 상태다.
- P9
평등의 가장 순수한 표출은 법률과 선언을 통한 인정이 아니라, 가장 단순한 ‘공감의 행위’에서 비롯된다.
- P353
민주주의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는 능력이다. 공감하는 문화일 수록 사회적 가치와 통치의 관습이 민주적이다. 문화적 공감력이 떨어질 수록 사회적 가치와 통치 제도가 전체주의에 가깝다.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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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愚民)ngs01 2023-08-05메뉴
오늘은 이런 시를 만났습니다....다른 옷은 입...
오늘은 이런 시를 만났습니다....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이해인 수녀˝하늘에도연못이 있네˝소리치다깨어난 아침창문을 열고다시 올려다본 하늘꿈에 본 하늘이하도 반가워나는 그만그 하늘에 푹 빠지고 말았네내 몸에 내 혼에푸른 물이 깊이 들어 이제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무더위가 기승인 8월 첫째 주말이네요!물 많이 마시고 작렬하는 태양은 피하라는안전문자 연일 오네요....북플 가족 모두들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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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2-12-28메뉴
[페이퍼] 제러미 리프킨의 미래 : 회복력 시대
효율성이 일시적 가치라면 회복력은 특정한 조건이다. 효율성을 높이면 종종 회복력이 약화되는 것이 사실인데, 이를 해소할 수단이 되는 시간적 가치는 효율성이 아니라 적응성이다. 효율성의 핵심은 마찰, 즉 경제활동의 속도와 최적화를 늦출 수 있는 중복과 반복을 제거하는 데 있다. 하지만 회복력의 핵심은 적어도 본질적으로는 중복성과 다양성이다. _ 제러미 리프킨, <회복력 시대> , p19/345 제러미 리프킨 (Jeremy Rifkin, 1945 ~ )은 <회복력 시대 The Age of Resilience: Reimagining Existence on a Rewilding Earth>에서 기존의 '효율성'을 대신한 '적응성' 을 강조한다. 자연을 타자(他者)로 보고, 이로부터 인류 자신 - 정확하게는 중심부 위치한 존재 - 의 풍요를 위해 이용할 자원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끊임없이 부정적인 것을 외부화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면서 현재의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된 관점이다. 진보의 시대 전체를 이끈 시간적 지향의 근본은 '효율성'이다. 즉 천연자원의 착취와 소비와 폐기를 최적화하고, 그렇게 해서 자연 자체가 고갈돼도 사회의 물질적 풍요를 점점 더 빨리 증진한다는 임무다. 우리 개인의 시간적 지행과 우리 사회의 시간적 박동이 효율성이라는 원칙을 중심에 두고 있었다. 바로 이것이 우리를 지구의 지배적인 종으로 그리고 지금은 자연계의 파멸로 이끌었다. _ 제러미 리프킨, <회복력 시대> , p6/345 이러한 관점은 최근 기후위기, 팬더믹 위기를 겪으며 위기를 경고한 다른 석학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이러한 위기에 대한 해법을 지난 수십년간 자신의 저작에서 일관되게 주장해온 내용과 연계해서 진단과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3차 산업혁명 인프라는 중앙 집중형보다는 분산형으로 설계되었다. 이것은 사유화를 피해 개방적으로 투명하게 유지될 때 네트워크 효과를 최적화하며 가장 잘 수행된다.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모든 참가자가 더 많은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게 되기 때문이다. _ 제러미 리프킨, <회복력 시대> , p193/345 한계비용은 디지털 상호 연결로 더 낮아지지만, 공급자-사용자 네트워크의 지속적인 서비스 공급과 트래픽의 중단 없는 흐름으로 한계비용의 급격한 감소를 만회할 수 있다. 공급자-사용자 네트워크의 새로운 경제 시대에 지식 공유에서 에너지 공유, 차량 공유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활동이 잠재적으로 서비스가 된다. _ 제러미 리프킨, <회복력 시대> , p196/345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에너지원이 점차 고갈되는 상황에서 화석 연료 대신 녹색 경제가 대두될 것이고, 인터넷의 발달로 경제적으로는 향후 디지털로 연결된 세상에서 소유 대신 공유경제가 대세가 되고, 정치적으로는 시민사회가 부상하며, 글로벌(global) 대신 로컬(local)이 활성화되면서 대량생산의 테일러주의 대신 소규모 다품종 생산이 보편화되고, 인간 가치가 높아지는 세상. 제러미 리프킨의 전작들에서 단편적으로 그려졌던 미래들이 '적응'과 '회복력'이라는 화두로 <회복력 시대>에서 묶인다. 회복력 시대에는 모든 대륙에서 문자 그대로 수십억 가정과 수백만 기업, 크고 작은 수십만 지역사회가 일하고 거주하는 곳에서 태양광과 풍력을 붙잡아 만든 새로운 에너지를 마이크로그리드에 저장하고 글로컬 에너지 인터넷을 통해 공유할 것이다. 몇몇 지역에서만 풍부하게 발견되는 화석연료와 달리 태양과 바람은 분산된 에너지로서 모든 곳에 존재한다. _ 제러미 리프킨, <회복력 시대> , p199/345 생태 지역 거버넌스는 그 본질과 취지상 시장이 아니라 공공의 자산이며 그 안에서 인간 주체가 자신이 몸담은 생태 지역을 구성하는 다른 무수한 주체에 끊임없이 적응한다는 사실은 거듭 강조할 만하다. 배타성이 아닌 포용성의 자유라는 새로운 개념, 다시 말해 인간 종을 넘어 우리의 동료 생명체들과 지구상의 다른 모든 주체를 포함하는 연결성은 생태 지역이 지배하는 미래의 결정적 역학이다. _ 제러미 리프킨, <회복력 시대> , p232/345 이런 면에서 <회복력 시대>는 저자 제러미 리프킨 미래학의 결산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책에서 암울한 현실을 지적하면서도, 절망적인 미래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긴박한 현재의 위기에서 우리가 가야할 길이 무엇인가가 더 명확해졌음을 책 본문을 통해 밝힌다. 그렇지만, 이와 함께 팬더믹 이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터져나오는 문제들 속에 새로운 길, 희망 대신 과거로의 회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저자의 주장이 과연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에너지원은 고갈되었지만, 리프킨의 전망과는 달리 원자력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현실,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공유 경제 대신 강화된 소유권과 통제로 인한 중앙집권과 불평등한 세상과 글로벌 공급체인으로 연결된 대기업 중심의 세상. 지난 시간동안 리프킨 전망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세상은 움직여왔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암울한 현재가 과연 변곡점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점을 개인적으로 갖게 된다.이런 점에서 <회복력 시대>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저자 리프킨의 전망과 우리의 현실을 비교하고, 우리가 가야할 길을 독자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보다 의미있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진보의 시대에 평등은 자율성의 파생물로서만 가치가 있다. 자율성에 대한 신념이 전제되지 않고는 평등을 옹호할 수 없다. 스스로 자율적 행위자라고 믿는 만큼 평등을 요구할 것이며 그것이 다반사가 된다는 뜻이다. 모든 개인의 본질이 자율성의 추구라면 평등한 대우에 대한 욕구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p281)... 관계적 자아를 위한 회복력은 자립성과 자율성이 아니라 오히려 '타자'에 대한 개방성과 취약성에서 비롯한다. 그것은 삶의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개방성을 의미하는데, 삶의 긍정적인 경험은 풍부한 관계망을 만들고 풍부한 관계망은 다시 회복력을 강화한다._ 제러미 리프킨, <회복력 시대> , p28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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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yy 2022-11-28메뉴
또한 이 내인성 시계는 우리가 존재 (being)‘ ...
또한 이 내인성 시계는 우리가 존재 (being)‘ 또는더 정확히 말해 ‘생성(becoming)‘이라고 부르는 정교한 조화 속에서 동기화된다.- P195영국 카디프대학교 생명과학대학원의 미생물학자 데이비드 로이드(David Lloyd)는 '내부의 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은 본질적으로 기분과활력에 관한 신체의 생화학적, 생리적, 행동적 기능을 조화롭게 제어하는 것'이라는 말로 우리 몸속 내인성 시계가 맡은 주요 기능에 대한 과학지식의 현재 상태를 요약했다!'- P195가장 일반적인 초주인 주기 시계는 60분 주기 시계 (circahouralian clock)다. 우리 인간 종은 기본적으로 약 90분의 활동 또는 휴식 리듬이 있으며 이에 관한 자료가 상당히 축적되었다.' 반세기 전에 시카고대학교의심리학 교수 너새니얼 클라이트먼(Nathaniel Kleitman)은 인간의 집중력이90분 가까이 지속되고 그 뒤로는 휴식이 시작되는 데 맞춰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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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yy 2022-11-12메뉴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떤 그의 책보다 강렬하고 메시지가...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떤 그의 책보다 강렬하고 메시지가 분명하다.그가 선택한 단어 하나 하나에 결연한 의지와 반성,변화의 모티브가 가득하다. 적어도 이젠 지구가 인간이라는 포유류에게 경고가 아닌 심판과 보복의 기로에 선 것인가?그는 말한다 회복력;Resilience 그리고 적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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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미 리프킨 ‘회복력 시대’
기자명박종선 인문학칼럼니스트 입력 2023.01.04 09:00 호수 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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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은 조금은 무겁다. 팬데믹은 그치지 않고 경기침체는 길어지고 있다. 더구나 많은 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이대로 방치하면 기상이변은 물론, 머지않아 대멸종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과연 인류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이 화두를 붙들고 오랫동안 씨름해온 것이 바로 제러미 리프킨의 ‘회복력 시대’(The Age of Resilience·2022)이다. 우리는 지난 수백 년 동안 효율성·생산성을 앞세워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의 필요에 순응하던 지구가 점점 재야생화(rewilding)하며 우리의 목줄을 조이고 있다. 이제는 효율성·생산성 시대에서 적응성·회복력 시대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절박한 제안이다.
코로나 사태 당시 미국에서는 마스크, 인공호흡기, 화장지 등 아주 기본적인 물품이 부족했다. 효율성만 앞세워 그런 것들을 해외에 의존한 결과, 긴박하게 급증한 수요를 맞출 수 없었다. 효율성 중심 시스템은 예비를 비용으로 본다. 따라서 갑자기 닥치는 재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과거에는 재난이 예외적인 것이었지만, 이제는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
전통경제학은 수많은 가정 아래 각 요인 간의 작용을 다룬다. 가정에 포함되는 요인들은 대개 무시된다. 대표적인 것이 외부효과다. 그러나 이제는 외부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이 경제는 물론이고, 아예 우리의 생존 자체를 위협한다. 무엇보다 지구는 더 이상 만만한 자원이 아니다. 남용으로 병든 지구는 으르렁거리며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비료, 농약, 유전자조작 등을 동원한 녹색혁명도 단기적으로는 식량 증산에 이바지했다. 하지만 토지의 황폐화와 작물의 영양가 감소를 초래했다. 페니실린도 한때는 구원의 약이었으나, 점점 독한 약물내성 박테리아를 길러내고 있다. 오로지 효율성만 앞세워 돌진해온 우리 문명은 이처럼 어두운 한계에 봉착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선택이 불가피하다.
돌이켜보면, 계몽주의를 거치며 인간은 자신이 자율적 존재라고 믿기 시작했다. 자율적 존재로서 인간은 지구의 모든 자원을 효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상업적으로 마구 착취할 수 있는 자산으로 만들어버렸다. 현재 지구 표면의 95%가 “인간의 손에 의해 변경되었다”. 특히 탄소흡수원인 열대우림은 날로 줄어들고 있다. 한편 토양 속에 갇혀 있는 엄청난 양의 탄소는 방출될 위험이 있다. 이런 폭주형 악순환이 현실화하면지구는 절망적인 상태가 된다.
위치측정시스템(GPS)도 우리에게 편리함을 안겨주지만,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주변 공간에 대한 정신적 표상을 형성하지 못하게 만든다. 또한 알고리즘 역시 우리에게 많은 편익을 제공하지만, 그 생성 과정에서 인간은 단지 ‘입력’으로 고려될 뿐, 생각하고 느끼고 변화하는 온전한 존재로 여겨지지 않는다. 즉 각자의 고유성과 개성이 말살된다. 그동안 우리는 효율성이라는 빛만 보고 질주했으나, 이제는 어두운 그림자가 강력하게 우리 앞을 가로막는다.
소비는 필수적인 수요 충족에서 쾌락주의적 갈망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그래서 급여가 아무리 늘어나도 구매 중독을 따라잡을 수 없다. ‘미래를 담보로’ 빚을 내주는 방식을 비즈니스 모델로 채용한 것이 신용카드나 신용대출이다. 한편 로봇, 자동화, 인공지능 등으로 인해 노동은 점점 줄어들고, 소득도 위축되고 있다. 그럼에도 저신용자에게도 마구잡이로 빚을 내주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다. 세계는 아직도 그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듯 욕망은 폭발하지만 노동과 수입은 위축되는 가운데 그 틈을 빚으로 메우게 하며 단기적 효율성에 집착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 경제·사회 시스템의 민낯이다. 한편 기업은 직원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더 많이 요구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자원 사용을 최적화한다. 실제로 애플이나 아마존의 현장 작업 방식은 노동자에게 엄청난 압박을 가한다. 이처럼 ‘미쳐 돌아가는 효율성 게임’은 오늘날 거의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이제야말로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 이르렀는가’를 곰곰이 되새겨 보아야 한다. 진보의 시대가 무르익음에 따라, 우리는 자기 소유로 둘러싸인 문 뒤로 후퇴하여 홀로 자유와 자율을 향유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 홀로 고정된 형태는 없다. 우리 몸의 부분들도 짧게는 며칠, 길어도 몇 년 만에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더구나 우리 몸은 균,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수많은 생명체들이 공존·공생하는 하나의 생태계이자 하나의 행성이다.
또한 우리 몸은 하루 주기, 달의 주기, 일년 주기와 함께, 심장 박동처럼 더 짧은 주기의 규칙적 반복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생체시계가 우리의 심신을 안전하고 활기차게 유지시켜 준다. 그런데 최근의 극심한 기후변화가 동식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체시계까지 교란한다. 이런 면에서 보더라도 지금처럼 효율성만 고집하는 방식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효율성 추구보다는 생태계에 적응하고 그 안에서 회복력을 키우려는 대전환이 절실하다. 이런 자각의 결과로 새롭게 출현한 것이 복합 적응형 사회·생태 시스템 이론이다. 우리 인간은 ‘생명력’인 자연의 일부로서 지구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종 중 하나일 뿐이다. 따라서 얼마나 적응성을 높이고 회복력을 강화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이다.
인간은 여러 차례 빙하기와 간빙기를 성공적으로 헤쳐나왔다. 한마디로 인간은 서식지의 예측불가능성을 배경으로 진화했다. 이제 다시 한번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한 능력을 발휘할 때다. 다행히 오늘날 3차 정보혁명은 농업혁명·산업혁명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그것은 중앙집중형보다는 분산형이며, 참여자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수평적 시스템이다. 이런 특징은 제로섬의 효율성을 추구하기보다 적응성과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정치적으로도 새로운 움직임이 있다. 무엇보다 생태권 중심으로 새로운 거버넌스가 출현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태평양 연안지역의 양국 지방정부가 협의체를 구성했다. 오대호를 둘러싸고도 양국 간의 협의체가 등장했다. 아울러 대의민주주의를 넘어서, 지역사회의 시민들이 더 광범위하고 더 포괄적인 수평형 정치참여 방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도, 주민참여정책제도, 주민교육위원회, 주민치안위원회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지난 수백 년 동안 개인의 이기심이 사회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기술 발전과 자연 정복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이데올로기를 신봉해왔다. 하지만 그런 이데올로기는 점점 유효성을 잃고 있다. 다행히 우리는 이기심 못지않게 공감 능력과 그에 기반한 생명애를 가지고 있다. 생명애는 동료 생물체 및 자연계와 공감하려는 우리의 타고난 성향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을 다시 바라보아야 한다.
어떤 인간도 혼자만의 섬이 될 수 없고, 완벽한 자율적 행위자도 될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지 다른 모든 생명체와 지구 권역의 역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명백한 현실은 생명애 의식을 촉진하는 강력한 원동력이다. 이제 우리는 자연계와의 친족 관계임을 재확인하는 전환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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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은 우릴 멸종으로 이끈다”…‘회복력의 시대’로 돌아온 리프킨
새 책 ‘회복력 시대’ 낸 제러미 리프킨 서면 인터뷰
‘진보의 시대’에 사망선고, ‘회복력’이 새시대 세계관
기자최윤아
수정 2022-11-08 02:30등록 2022-11-07 15:59
제러미 리프킨. 민음사 제공
제러미 리프킨. 민음사 제공
“우리를 ‘멸종 사건’(extinction event)으로 몰고 간 진보(progress)의 시대는 저물고 회복력의 시대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회복력의 시대는 인류를 비롯하여 지구의 생명을 재생시킬 수 있는 두번째 기회일 지도 모릅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사회사상가 제러미 리프킨(77)이 새 책 <회복력 시대>(민음사)로 돌아왔다. 빈발하는 자연 재난, 팬데믹을 겪으며 누구나 ‘종말’을 예감하고 사는 시대, 미래학자는 ‘진보의 시대’에 한 번 더 확실한 사망 선고를 내리고 이전 시대를 대체할 인류의 새로운 세계관으로 ‘회복력’을 제시한다.
7일 국내 언론과 진행한 공동 서면 인터뷰에서 리프킨은 전세계 곳곳에서 회복력 시대로 전환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 전환을 제외하고는 인류의 멸종을 막을 대안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리프킨이 말하는 ‘회복력’의 핵심은 중복과 다양성이다. “생태학을 연구하다 보면, 회복력이란 ‘중복’에서 온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다가옵니다. 번영 정도와 다양성이 높은 생태계일수록 회복력도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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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리프킨은 중복과 다양성이 회복력을 담보한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아몬드 재배를 사례로 든다.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는 한동안 아몬드 재배의 최적지로 여겨졌고, 전세계 생산량의 80%가 이곳에서 나왔다. 가장 효율적인 경작지가 따로 있는데 분산 재배를 하는 건 중복이자 비효율로 여겨졌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이 지역이 사막화되면서 아몬드 재배는 위기에 직면했다. “어떤 사업에서든 단일재배, 즉 한 바구니에 모든 아몬드를 담는 것이 효율적이기는 해도 미래의 알 수 없는 위협에 대한 회복력이 부족하다.” 문제는 이러한 단일재배가 인간을 대상으로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리프킨은 인간에게 해로운 형질을 제거하는 유전자 접합기술 ‘크리스퍼’(CRISPR) 등 생명공학 기술도 아몬드 재배가 맞닥뜨렸던 외부 효과로부터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제러미 리프킨. 민음사 제공
제러미 리프킨. 민음사 제공
이처럼 분명한 결함을 갖고 있는데도 그동안 ‘효율성’은 “신성”이자 “복음”처럼 취급됐다. 리프킨은 페스트로 인해 중세 가톨릭 세계관이 붕괴하면서 그 자리를 효율성이 메꾸었다고 본다. 과학이 판을 깔았고, 재주는 경제학이 부렸다. “뉴턴의 세 법칙은 우주의 모든 힘이 상호작용하고 ‘평형’으로 되돌아가는 방식을 다룬다. (…) 경제학자들은 자율 시장에서도 수요와 공급이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응하고 조정하는 방식으로 움직여 결국 합의와 거래, ‘평형’ 쪽으로 회귀를 이끌어낸다고 주장”했다. 뉴턴에게 우주는 예측·계산할 수 있는 대상이었고, 자발성이나 예측 불가능성의 여지는 없었으며, 이런 관점은 인간의 자연에 대한 대상화, 즉 자원화와 착취로 쉽게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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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제학이 부린 재주는 시간이라는 요소를 감쪽같이 감추었다는 점에서 일종의 ‘눈속임’이었다. 리프킨은 “기존 경제학의 치명적인 결함은(…) 모든 경제적 교환을 시간을 초월하는 진공 상태에 가둠으로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편리하게 무시했다는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은 경제활동의 순간적 가치만을 측정할 뿐, 이에 수반되는 지구의 에너지·천연자원의 고갈, 엔트로피 폐기물 측면에서 비용을 설명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간에 대한 개념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자연을 분리된 ‘객체’로 보아왔지만, 과학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지구의 종과 생태계가 우리 몸의 가장자리에만 있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 몸 안팎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우리 각자는 ‘반투막’이다. (… ) 우리 종이 자연과 어떻게든 분리되어 있다는 개념을 산산이 부숴야 한다.” (책에서)
제러미 리프킨. 민음사 제공
제러미 리프킨. 민음사 제공
효율성 세계관을 지탱해 온 왜곡된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을 바로잡는 것은 회복력 시대로의 선결 조건이다. 리프킨에게 회복력은 ‘원상복귀’가 아니다. 그건 이미 불가능하다. 회복력은 자연과 인간의 끊어진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고, 자연-인간 간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거버넌스의 변화도 필연적이다. “회복력 시대의 거버넌스는 천연자원에 대한 주권에서 지역 생태계에 대한 책임으로 전환된다”. 리프킨은 투표에만 반짝 참여하고 외면하는 대의민주주의로는 자연과 다시 관계 맺기 어렵다며 ‘생태지역 거버넌스’와 ‘동료 시민 의회’를 말한다. 국가, 지자체 구획을 넘어 ‘생태지역’을 중심으로 시민이 깊숙이 참여하는 정치 형태다. 미국 5개 주, 캐나다 5개 주가 협력체를 결성해 생태계를 관리하는 ‘캐스캐디아(Cascadia) 생태지역’이 대표적인 예다. “흥미롭게도 (지역) 거버넌스에서 개개인의 참여도가 높아지면 인류는 더더욱 글로벌한 성격을 띠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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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을 겪은 한국 청년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리프킨은 이렇게 말했다. “거리 시위와 기후위기 선언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중앙) 정치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 여러분은 이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것입니다.”
리프킨은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 애도를 표했다. 그는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도 모두가 놀랐고,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됐다”며 “전세계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데, 보다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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