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4

평등하고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광야의 밥상 - 가스펠투데이

[전문가 칼럼] 평등하고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광야의 밥상 - 가스펠투데이



[전문가 칼럼] 평등하고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광야의 밥상
옥장흠 교수
승인 2024.08.06 

출처: The Israelites Gathering Manna in the Desert: Nicolas PoussinLeave a Comment / Baroque / By Art History Co / 이 작품은 1637년에 제작되었으며, 현재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의 여정에서 경험한 만나와 메추라기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필요한 일용할 양식를 공급해 주시는 장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출애굽기 16장과 민수기 11장).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여 광야에서 생활할 때, 식량의 부족으로 하나님께 불평하였다. 그러자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그들에게 만나를 내려주겠다고 약속하신다. 매일 아침, 이슬이 마른 후에 땅 위에 얇고 둥근 것이 나타났는데, 이것이 만나였다. 만나의 맛은 꿀 섞은 과자 같았고, 백성들은 이 만나를 모아 음식을 만들었다. 하나님은 매일 필요한 양만큼만 거두고, 안식일 전날에는 두 배를 거두어 안식일에는 모으지 않도록 명령하셨다. 다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만나를 먹고도 여전히 고기를 먹고 싶다고 불평하자, 하나님은 저녁에 메추라기 떼를 보내 주셔서 그들이 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하셨다. 메추라기는 저녁에 진영에 내려앉았고, 백성들은 그것을 모아서 먹었다. 그러나 일부 백성들은 지나치게 탐욕을 부리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사게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제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만나와 메추라기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만나는 고수(미나리과의 1년생 초본) 씨앗 같이 하얗고 맛은 벌꿀 과자 같았다고 한다. 시편 기자에 의하면, 만나는 천사들의 양식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중동지역의 절벽에서 자라는 이끼(Lecanora esculenta)라고 한다. 이 이끼는 사막의 모래 속에서 자라는데 강한 바람에 떨어져 날려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단맛이 나고 사람과 동물의 먹이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이 만나를 아니스(지중해지방의 미나리과 식물열매)와 같이 파나카피안(panakarpian)이라는 빵을 만들어 먹었으며, 알렉산드리아 대왕도 자주 먹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메추라기는 새의 일종으로, 특히 뀡과의 철새로, 유럽 전 지역과 아시아 서쪽에서 주로 번식하고 있다. 메추라기의 알과 고기는 모두 식용 혹은 약용으로 이용되는데, 동물성 식품이면서 알칼리성 식품이고, 비타민 A와 단백질이 풍부하고 기름기가 적어, 다른 동물성 식품에 비해 저칼로리 식품으로 특히 다이어트와 강장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도 메추라기 고기는 ‘순육’이라고 하는 데 “순육은 오장을 보강하고 힘줄과 뼈를 튼튼히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만나와 메추라기의 이야기는 신학적으로 중요한 주제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하나님께서 일용할 양식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생존에 필요한 양식만을 거두게 하셨다는 점이다. 예수님께서도 마태복음 6장에서 우리가 필요한 일용할 양식을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치셨다.

둘째, 믿음과 순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고 순종해야 했다. 하나님은 그들이 하루에 필요한 만큼만 만나를 모으도록 명령하셨고, 안식일 전날에는 두 배를 모으게 하셨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공급을 믿고 그분의 지시에 순종하도록 하는 훈련이었다. 예수님께서도 요한복음 6장에서 만나의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자신이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떡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영생을 위한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셋째, 불평과 불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하나님께 불평한 것은 그들의 불신앙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을 통해 구원하시고 기적을 통해 인도하셨지만, 여전히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했다. 이 사건은 우리의 삶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불신과 불평에 대한 경고가 된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0장 8~11절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우리가 불평하지 않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넷째, 하나님의 심판과 자비에 대한 설명이다. 하나님은 백성들의 불평을 들으시고 메추라기를 보내 주셨고, 동시에 그들의 탐욕과 불신앙에 대해 심판하셨다. 이것은 하나님은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이시지만 동시에 거룩하고 공의로우신 분임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당연히 여기지 말고 경외심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광야의 밥상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만나와 메추라기를 공급해 주시면서 공정한 분배를 통한 평등한 삶을 살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는 하나님께서 주신 광야의 밥상은 “많이 거둔자도 남음이 없고, 적게 거둔 자도 부족함이 없이 각 사람은 먹을 만큼만 거두었더라(출애굽기 6장 18절)”고 하였다. 사도 바울 역시 “많이 거둔자도 남지 아니하였고 적게 거둔자도 모자라지 아니하였느니라(고린도후서 8장 15절)”라고 하였다.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넉넉하게 주신 양식은 적게 가진 자들의 부족함을 채워 주시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다음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광야의 밥상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삶을 살도록 강조하는 밥상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광야의 밥상인 만나와 메추라기는 적게 거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제약이 없지만, 많이 거두어들인 사람들에게는 남은 만나와 메추라기가 썩어버리는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사건을 통해서, 이 땅에 가난하고 소외당하며 신음하는 사회의 약자들을 보호하고, 이들을 섬기고 나누며, 살아가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밥상이다.옥장흠 교수
한신대학교 교수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