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1

정신철학통편(精神哲學通編)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정신철학통편(精神哲學通編)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정신철학통편 (精神哲學通編)


정신철학통편
도교
문헌
조선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생존한 유학자 · 도교사상가 전병훈이 유교 · 불교 · 도교의 전통사상과 서양철학을 종합하여 새로운 통합사상체계를 제시한 종교서. 철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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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기/펼치기정의
조선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생존한 유학자 · 도교사상가 전병훈이 유교 · 불교 · 도교의 전통사상과 서양철학을 종합하여 새로운 통합사상체계를 제시한 종교서. 철학서.

접기/펼치기내용


6권 2책. 활인본(活印本). 1920년 중국 북경에서 간행하였다. 속 표제는 ‘정신심리도덕정치철학통편(精神心理道德政治哲學通編)’으로 되어 있으며, 권1 정신철학통편, 권2 심리철학, 권3·4 도덕철학, 권5·6 정치철학의 순으로 짜여져 있다.

전병훈은 본관이 정선(旌善)이고 평안북도 출신임이 알려져 있을 뿐 출생지와 생몰연대가 분명하지 않다. 대체적인 약력은 1860년(철종 11) 이전에 태어나 한말에 감리서(監理署)의 감리(監理)와 중추원의 의관(議官)을 역임하였고, 50세 무렵인 1910년 이전에 중국 광둥(廣東)에 건너가 10년 동안 도교의 수련과 ≪도장 道藏≫을 연구한 다음, 61세 때 도를 체득하여 북경에 정신철학사를 세우고 활동하였다는 것이다.

그의 호는 취당(醉堂)·서우(曙宇)로서, ‘서우’란 ‘우주 안의 새로 열리는 서광(宇內之新開曙光)’이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그 밖에도 정신철학사(精神哲學士) 혹은 현빈도인(玄牝道人)이라고 자칭하였다.

그는 북경에서 활동하면서 우남전(于藍田), 서변선유사(西邊宣諭使)인 정몽찰(丁夢刹), 육군중장인 강수기(江壽琪) 등을 제자로 삼았다. 책 머리에 엄복(嚴復)·강유위(康有爲) 등 당대 중국 사상계의 원로들과 전 양광총독(前兩光總督) 장준(張駿) 등 한림 출신 명사들이 이 책에 대한 논평을 싣고 있음을 볼 때 전병훈의 활동 영역과 비중을 엿볼 수 있다.

1918∼1919년 사이에 탈고된 것으로 보인다. 1918년 11월까지 전체가 탈고된 다음, ≪단군천부경 檀君天符經≫이 입수되자 이를 주석하여 권1 정신철학통편의 앞머리에 <단군천부경주해>를 포함시키고, 이 주해에 따라 본문의 설명을 수정, 보완하여 1919년 11월에 완성하였다. 발행된 것은 1920년 2월 이후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유교·불교·도교의 전통사상과 서양철학을 종합하여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새로운 통합사상체계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첫머리에 실린 <단군천부경주해>는 저자가 추구하는 통합의 중심이 한국인의 민족종교적 심성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유불도의 전통사상 중에서 도교의 입장을 중심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저자의 학문적 체계를 정신운용성진철리(精神運用成眞哲理)·정기신운용지철리(精氣神運用之哲理)·현빈위대도진전지리(玄牝爲大道眞傳至理) 등 도교 개념으로 함축시켜 표현한다.

그러나 그는 개인적으로 화선(化仙:신선이 됨)하는 데 목표를 두지 않고 사회 대중 구원의 원리로 발전시키고자 하여 성선지정신학(成仙之精神學)을 제사입성지정신학(濟事入聖之精神學)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정신철학의 기본 과제와 특성으로 삼았다.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등 서양 고대철학자에서부터 데카르트·칸트·몽테스키외·아담 스미스 등 근대사상가에 이르기까지 서양사상을 긍정적으로 섭취하고 있는데, 특히 칸트의 <세계정부론>과 <영구평화론>을 극찬하고 있다.

저자 자신도 <세계일통공화정부헌법9조>를 제시하면서 파리강화회의와 함께 고조된 세계평화 문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 근대사상사에서 매우 특징있는 저술로서, 종교학·철학·심리학·윤리학·정치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 걸쳐 근대 상황에 직면하여 전통적 통합논리를 제시하는 처지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전환기의 사유방법을 명확하게 드러내 주는 의미깊은 저술이라고 여겨진다. 1983년 서울 명문당(明文堂)에서 합책하여 영인, 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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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전병훈(全秉薰)의 정신철학통편」(박종홍, 『열암전집(洌巖全集)』 5, 형설출판사, 1980)
「서양철학의 수용과 전개」(진교훈, 『한국철학사』 하, 동명사,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