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0

이 책은 신유물론이다 | 심귀연 - 교보문고

이 책은 신유물론이다 | 심귀연 - 교보문고



이 책은 신유물론이다

브뤼노 라투르, 로지 브라이도티, 제인 베넷, 도나 해러웨이, 카렌 바라드의 생각

종이책15,120원
eBook10,530원
sameBook
심귀연 저자(글)
· 2024년 04월 20일





























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국내도서 >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교양
국내도서 > 인문 > 철학 > 청소년철학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철학/심리



수상내역/미디어추천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문화일보 > 2024년 4월 3주 선정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24년 4월 3주 선정
“핸드폰, 탁자도 살아 있다고?”
‘공생’을 위한 실천, 신유물론 입문서
코로나 팬데믹은 인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몇 년간 코로나 바이러스에 전 세계가 휘둘리면서는 충격을 넘어 공포심마저 품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전에 겪은 적 없는 폭염, 홍수, 추위 등 이상기후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났다. 인류는 이러다 정말 종말이 오는 것 아니냐며,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게 대안적 삶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에서 급부상한 사상이 신유물론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심귀연
인물정보
철학자


경상국립대학교 인문학연구소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오이코스 인문연구소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생태인문학과 철학적 문제들을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 쓴 책으로 《신체와 자유》 《철학의 문》 《몸과 살의 철학자 메를로-퐁티》 《취향》 《내 머리맡의 사유》 《모리스 메를로퐁티》가 있고, 《인류세와 에코바디》 《인류세 윤리》 《신유물론⨉페미니즘》 등을 함께 썼다. 물질이든 비물질이든 그 무엇에도 군림하지 않고 평등한 관계를 맺으며 사는 세상을 바라, 이 책을 썼다. 그것이 공멸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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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물론×페미니즘

서양의 환경생태철학

모리스 메를로퐁티

모리스 메를로퐁티(큰글자책)

내 머리맡의 사유

취향(큰글자도서)

취향: 만들어진 끌림

신체와 자유(큰글자책)

몸과 살의 철학자 메를로-퐁티

철학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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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1장. 물질에 대한 새로운 사유
유물론과 신유물론
무엇이 실재일까
인식론이 보지 못한 것
의인화는 왜 위험한가
생동하는 물질
기후위기가 말해 준 것

2장. 신유물론자들
브뤼노 라투르
로지 브라이도티
제인 베넷
도나 해러웨이
카렌 바라드

3장. 왜 지금일까
임박한 종말
자연을 지배할 수 없다
이분법의 문제들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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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신유물론은 사소하고 사소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그것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의 길을 제시합니다. -6쪽

데카르트의 영향력은 근대를 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간 중심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정신을 가진 인간은 능동적인 주체이고, 물질은 수동적인 객체 혹은 죽은 것들이라는 이분법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22쪽

보통 물질 하면 떠올리는, 수동적이고 죽어 있는 것이라는 개념은 데카르트 이후부터 형성되었습니다. 데카르트의 물질관에 영향을 받은 유물론을 ‘생기 잃은 물질’에 관한 이론, 즉 구유물론이라 불러도 좋겠습니다. 반면에 신유물론은 ‘활력 있는 물질’에 관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유물론을 ‘신물질주의’라고도 하는 이유입니다. -24쪽

신유물론자들은 인간이 자신들이 의식해 포착한 물질만을 인정해 왔다고 지적합니다. 그것은 의식에 포착되지 않은 무수한 물질이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물질은 외부의 어떤 작용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체로 활력을 가지고 있다고 신유물론자들은 주장합니다. -27쪽

바위와 인간은 서로 다른 물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물성은 확장되고 변화하기도 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합니다. 바위와 인간인 나는 모두 물질이지만, 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습니다. -31쪽

라투르도 근대를 비판합니다. 인간 중심주의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지요. 인간은 순수하게 정신적일 수 없으며, 자연과 분리된 문화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사유는 행위자
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 ANT에 담겨 있습니다. -42쪽

근대인은 문명과 질서라는 이름 아래, 이것과 저것을 나눈 후 제거하고 정리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라투르에 따르면 단 한번도 근대인이 꿈꾼 사회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라투르가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고 말한 이유입니다. -47쪽

라투르에게는 행위자들의 연결망만 있을 뿐입니다. 연결망은 “행위자들이 연합한 효과이지 행위자들이 연합한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 라투르의 주장입니다. 여행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여행 가방과 기차와 지도 등이 연합한 ‘효과’입니다. -50쪽

이제 배제되었던 존재들, 예를 들어 돼지, 병아리, 강 등은 수단이 아닌 행위자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라투르의 행위자 연결망 이론은 비인간 존재들의 목소리를 인간과 다를 바 없는 행위 능력으로 간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62쪽


브라이도티는 신유물론적 페미니스트라고 합니다. 남성과 여성,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해체하고 이들 간의 상호 작용 혹은 연결성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지요. 그러니까 인간과 남성의 존엄성과 책임을 보통 강조하는데, 비인간과 여성의 존엄성과 책임도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요. -66, 67쪽

브라이도티는 보편적 주체를 거부하는 대신에 유목하는 주체를 받아들입니다. 주체는 더는 확고하게 자신의 위상을 지키고 있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변신하는 주체로 인해 나와 너, 주체와 객체 간의 경계가 흐려집니다. 다시 말해 유목하는 주체는 보편적인 본질을 품는 변하지 않는 무엇이 아니라, ‘동물-되기’, ‘타자-되기’, ‘벌레-되기’ 등, 경계를 넘나드는 변신하는 존재입니다. -69쪽

불변하는 본질이 없다는 것은 재현을 위한 원본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원본이 없으니 재현이 불가능합니다. 브라이도티는 원본이 없어 재현할 수 없는 상태를 ‘반-재현주의’라고 말합니다. -80쪽

브라이도티는 여성이 그간의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지요. 이것이 브라이도티의 신유물론이 페미니즘과 맞닿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83쪽

브라이도티는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목적과 수단으로 보지 않을 뿐입니다. 즉 인간을 위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과 기술은 서로 협력하여 새로운 모습을 지닌 존재로 나타난다는 말입니다. -87쪽

베넷은 이 지점에서 문제 제기를 합니다. 도구를 생산 수단으로만 삼는 태도는 인간 중심적인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리하여 베넷은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난 일원론의 입장에서 인간과 물질의 관계를 이해하는 생기적 유물론vital materialism을 주장합니다. -95쪽

인간이 버린 쓰레기는 매립지 안에서 ‘사라지지 않고’ 활기 넘치는 화학 물질과 휘발성 강한 메탄 등을 생성합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물질은 스스로 영향력을 미치는 힘을 만들어 냅니다. 베넷이 말하는 생기란 이런 물질의 활력에 관한 것입니다. 전기력도 한 예입니다. 전기의 활력인 것이니까요. -101쪽

사이보그는 인공두뇌를 가진 생명체로, 기계와 유기체가 얽힌 혼종체hybrid입니다. 마치 허구적인 존재 같지만 실제로는 우리 모두가 사이보그라고 해러웨이는 말합니다. 안경을 쓴 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학생, 마이크를 들고 강의하는 교수 등을 떠올려 보세요. 우리는 무수히 많은 사이보그를 만납니다. -117쪽

러므로 우리는 ‘반려종’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개나 고양이 그리고 사람은 이제 식탁에 함께 앉아 식사를 나눕니다. 서로를 응시하며 관심의 대상자로 식탁에 앉게 됩니다. 함께 밥을 먹는 것은 서로에게 감염되는 행위입니다. 이때 개나 고양이는 더는 가축이 아니고, 보호를 받아야만 하는 존재들도 아닙니다. -121쪽

사이보그는 유기체와 무기체인 기계, 물질과 비물질,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부단히 횡단합니다. 〈사이보그 선언〉과《반려종 선언》의 공통점이 이분법을 거부하는 것인데, 신유물론의 ‘새로운 가능성’은 이분법을 해체하면서 열립니다. 즉 새로운 가능성이란 물질의 활력을 인정하는 것뿐 아니라 물질들 간에 무언가 생성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합니다. -124쪽

실뜨기는 상대가 어떻게 참여하느냐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지고 변형됩니다. 이것이 함께 되기, 공동생성의 존재론적 안무이지요. 해러웨이에게 중요한 건 바로 이런 실뜨기의 얽힘과 그 효과입니다. -127쪽

퇴비가 된다는 것은 공동생성을 위한 과정입니다. 퇴비가 되어 다른 싹을 틔우기 때문입니다. 싹은 자라서 줄기와 잎, 열매를 맺고 이윽고 다시 퇴비가 되는 순환 과정을 겪습니다. 그래서 해러웨이는 생명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닌 ‘지속’을 우선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간은 진화의 결과물이지, 인간이기 위해 진화를 거쳐 온 것은 아닙니다. -131쪽

인간과 인간의 소통도 어려운데, 인간과 개의 소통은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래서 ‘훈련’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지요. 소통한다는 것은 훈련의 과정을 거쳐 서로를 변화시키는 행위입니다. 해러웨이는 이렇게 변경된 형태를 ‘이형변이metaplasm’라고 합니다. 변경 목적이 뚜렷하든 아니든 변경된 모든 경우를 이릅니다. -136쪽

바라드는 자신의 철학을 ‘행위적 실재론’이라고 규정합니다. 행위적 실재론은 간단히 말하면, 행위자는 행위함으로써 실재한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행위적 실재론은 ‘실재’, 즉 존재의 ‘행위’와 ‘생성 능력’을 강조합니다. 특히 물질의 능동적인 행위성과, 물질이 의식과 상관없이 존재한다는 것을 근본적으로 강조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행위성이란 인간의 의도와 상관없이 생성되는 과정입니다. 물질은 고정된 속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변화한다는 것이지요. -141쪽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물이 끓고 있습니다. 보글보글 끓어오른 이 물은 곧 커피잔으로 옮겨질 것입니다. 물이 보글거리는 것을 얽힘, 끓어오르는 것을 내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라드에겐 현상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존재론적 단위인 것입니다. 내부-작용을 하는 행위 요소들의 존재론적 분리 불가능성과 얽힘 자체가 바로 현상이지요. -145쪽

바라드는 이론물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과학 연구자입니다. 이런 이력이 다른 신유물론자와 다른 점을 만들어 냅니다. 양자물리학의 주요 개념으로 신유물론을 설명하는
것에서 알 수 있지요. 특히 바라드는 물질과 의미의 얽힘을 행위적 실재론으로 제안합니다. -154쪽

회절적 방법론은 작은 차이들에 주목합니다. 특히 ‘얽힘’ 속에 있는 행위성들의 미세한 움직임과 변화를 살펴보고, 윤리적 절단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바라드가 회절적 방법론으로 차이를 드러내는 것에 집중하는 이유는, 차이를 드러낸다는 것은 무엇이 배제되고 제거되는지를 확인시켜 줌으로써 그런 행위에 책임을 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156쪽

바라드에 따르면 타자에게 응답하는 것은 윤리적 문제입니다. 응답한다는 것은 타자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타자는 자아에 대립해서 존재하는 독립적인 실체가 아닙니다. 그것은 또 다른 나입니다. 바라드는 자기 몸을 만짐으로써 타자를 경험합니다. 몸은 나와 타자들, 자연과 문화, 그리고 과거-현재-미래가 얽힌 행위적 실재이며, 윤리와 정치의 근원이 됩니다. 자기-만짐은 응답의 문제입니다. -159쪽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커 인류세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 시대에, 신유물론은 자연을 비롯한 물질과 비인간 존재들을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는 사회, 문화, 정치 영역으로 확장되어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 중심적인 태도에 대한 일련의 반성과 비인간 존재의 능동성을 인지하게 된 효과라고 하겠습니다. -172쪽

이분법은 주체들끼리 갈등하고 투쟁하게 합니다. 누구나 타자 혹은 객체가 되고 싶지 않아서 상대방이 주체성을 가지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지요. 신유물론은 이런 이분법을 해체하고, 물질의 능동성을 발견함으로써 연대와 협력을 가능하게 합니다. -174쪽

지금 전 세계를 고민에 빠뜨린 기후위기는 우리가 타자임을 부정해 나타난 현상일 것입니다. 우리는 자연이고, 물질이고, 타자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페미니즘은 아주 오랫동안 자연, 물질, 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신유물론은 페미니즘이 확장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174쪽

오랫동안 철학은 이성의 역할과 이성을 가진 인간에게만 집중했습니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는 갈등과 위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신유물론은 이런 철학의 근원적인 문제를 재어쩌면 그것은 존재에 대해 다시 묻는 행위일지 모르겠습니다. -177쪽

신유물론자들이 무엇을 주장하는지는 분명합니다.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겠습니다. 신유물론자들은 첫 번째, 세계를 이분법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거부합니다. 두 번째, 실체 개념을 거부합니다. 실체란 변하지 않으며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개체를 의미합니다. 세 번째, 물질은 실체가 아닌 ‘얽힘’의 관계로 생성된다고 봅니다. -179, 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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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물도 살아 있다

이 책은 브뤼노 라투르, 로지 브라이도티, 제인 베넷, 도나 해러웨이, 카렌 바라드 등 대표적인 신유물론자들의 사상을 중심으로 신유물론이 무엇인지 쉽게 안내하는 입문서다.
신유물론은 ‘물질’에 대해 새롭게 사유하는 철학이다. 구유물론에서는 인간 말고는 다 ‘물질’이었다. 여기서 물질은 인간이 개입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수동적인 죽어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연이다. 인간 세계에서는 여성이고 말이다.
신유물론은 이렇게 물질로 폄하되었던 것들에 주목한다. 그리고 물질들 안에서 능동성과 생기, 활력 등을 찾아낸다. 모든 물질은 스스로를 변화해 갈 힘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의 이상기후 현상은 자연이, 지구가 더는 참을 수 없다고 항변하는 목소리라는 것이다.
이런 시각이 신유물론이 페미니즘과 밀접한 이유이다. 페미니즘은 오랫동안 자연, 물질, 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다. 페미니즘은 여성 문제만이 아니라 배제되어 왔던 다른 한 축에 대한 권리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인 동시에, 주체라고 여기던 것들이 환상임을 일깨워 주었다. 즉 페미니즘은 배제되었던 모든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런 점에서 신유물론을 페미니즘이 확장된 결과로 보기도 한다.

공멸이 아닌 공생을 위하여

신유물론 관점에 따르면,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할 것이 이분법이다. 그동안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며 지구에서 군림해 왔다. 세상을 인간과 인간 이외의 것들로 이분화하고 맨 위 자리를 고수했다. 기존에 폄하했던 물질이 인간처럼 생기를 갖고 있다면, 이제 인간과 물질은 대등해졌다. 이분법을 해체해야 하는 것이다.
신유물론은 이분법 해체 후 인간은 물질로서 다른 물질과 동등한 관계를 맺으며 얽히고설켜 살아가라고 한다. 그것이 공멸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물질과 물질이 자유롭게 어우러지려면 이분법만큼 꼭 깨져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오랜 시간 서양 철학을 지탱해 온 ‘실체’라는 개념이다. 실체란 무엇인가. 변하지 않고 홀로 존재하는 무엇이다. 변하지 않겠다면, 다른 것과 관계를 맺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같은가. 신유물론자들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우리는 단 한번도 같은 물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신유물론은 실체란 개념 역시 폐기해야 한다고 본다.
이분법 해체, 실체 폐기, 동등한 관계 맺음을 통해 신유물론이 이르고자 하는 지점은 ‘공생’이다. 지금처럼 자연 등을 짓밟고 올라선 삶은 결국 그 당사자도 무너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신유물론은 공멸이 아닌 공생을 위한 하나의 실천인 것이다.

5인의 철학자로 만나는
신유물론 입문서

이 책은 대표적인 신유물론자 5인의 사상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신유물론에 입문시킨다. 특히 각 철학자의 핵심 개념을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한다. 라투르의 행위자 연결망 이론, 로지 브라이도티의 유목하는 주체ㆍ반재현주의ㆍ비판적 포스트휴먼, 제인 베넷의 생기적 유물론ㆍ사물-권력, 도나 해러웨이의 자연문화ㆍ반려종ㆍ사이보그ㆍ퇴비, 카렌 바라드의 행위적 실체론ㆍ내부-작용ㆍ행위적 절단ㆍ물질-담론적 실천ㆍ회절적 방법론 등이다. 어렵고 낯선 개념들이지만, 이 개념들이 지향하는 것은 앞서 설명한 내용들이다. 인간뿐 아니라 인간 이외의 것들, 하다못해 핸드폰 같은 사물도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품고 있다는 것, 인간은 물질로서 다른 물질과 동등한 관계를 맺으며 새롭게 변화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그것이 공생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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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ISBN 9791168102538
발행(출시)일자 2024년 04월 20일
쪽수 184쪽
크기
130 * 190 * 18 mm / 315 g판형알림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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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구매자so*******|2024.07.07|신고/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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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물론은 형이상학적 잠재성과 유물변증법을 두 축으로 삼기 때문에, (비)물질 세계의 인지 가능성뿐 아니라 인지 불가능 영역을 전제에 포함하여 세계를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비판적 실재론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 즉 변증법적, 경험적 과학과 형이상학적, 초월론적 비과학이 혼재하면서 연결과 통합을 이끄는 사유틀입니다. 책은 이런 신유물론의 속성을 기본 개념, 성립 배경부터 단계적으로 소개하고, 다차원적으로 진화하면서 비판적 실재론과의 교차점에서 등장하는 그레이엄 하먼, 브뤼노 라투르, 로이 바스카 등의 사상을 친절히 해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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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메로  202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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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물론에 관한 책이 여러권 나와 있지만 가장 친절하고 명료하게 잘 정리한게 이 책의 미덕이다. 입문서로선 아주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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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sh  202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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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물론이 궁금했지만 철학적 지식이 없어 시도해보지 못했는데요! 이 책은 입문서로 좋을 것 같습니다.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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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JK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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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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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벽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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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으로 제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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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아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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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인간 유일의 영혼을 주장하는 문장이 출현한 이래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 식물, 사물(물질) 등 비인간 존재는 위계질서에 의해 객체의 자리로 밀려났다. 근대의 인간중심주의는 이렇게 지구 생태계를 이분법으로 구분하여 인간과 자연, 인간과 동물, 인간과 사물로 갈라놓았다. 그리고는 이들 비인간 존재는 수동적이고 억압당하는 대상화된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홀로 주체의 자리를 누리던 인간은 객체라고 억압되고 이용되기만 기다리던 비인간존재의 활력을 어렴풋 깨닫기 시작했다. 물질인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폭염과 홍수, 가뭄, 해수면 상승 등 지구온난화라는 초객체(hyper-objects)로서 행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자체의 활력도 능동성도 없다고 여겼던 비인간존재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류를 지배해 온 근대적 인간중심주의적 이분법은 이제 자신들이 부여한 오만한 주체의 자리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데카르트 이후 500년에 이르는 ‘정신과 물질’, 이분법에 의한 위계질서는 새로운 사고의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이 책 ‘신유물론(新唯物論)’은 이러한 새로운 사고들에 대한 주요 사유들을 통해 인간 인식 우선에 의해 배제되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던 것들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만물의 궁극적 실재는 물질이며, 정신적 관념적인 것 모두 물질로 환원 설명했던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자들의 유물론에 대해 “물질을 바라보는 태도가 새롭다”는 의미에서 ‘新(New)’ 유물론이다. 다시 말해 “물질은 외부의 어떤 작용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활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보는 이론이다. 물질의 활력과 능동성을 인정하고 그 고유성을 발견하는 노력인 것이다. 20세기 후반기부터 이러한 전환적 사유가 발아하기 시작해 21세기에 이르러서는 객체지향이론, 사변 실재론, 유물론적 페미니즘, 행위자 연결망 이론, 비판적 포스트 휴먼, 비판적 생기론, 급진적 관계주의 지향 이론들이 신유물론적 토대위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적 사고를 해체하고 있다.

 

인간이 판단 통제해야 될 대상으로 바라보는 자연관은 더 이상 지구 생태계의 위계적 관점이 될 수 없다. 실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자연과 인간, 물질과 정신이라는 이분법의 경계를 의심케 한다. 지금 이 순간 함께하는 모든 인간, 비인간 존재는 현실 존재로서 무수히 다양한 행위자로 기능을 하고 있다. 인간은 위기와 두려움을 느끼며 자연의 능동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세상은 무수한 행위자들이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고 힘을 겨루는 곳이며, 인간, 비인간 존재 모두 동등한 권리를 가진 행위자가 되어 능동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통제 관리할 수 있다고 여겼던 인간의 정신은 비인간 존재의 부름에 응답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어쭙잖은 이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인간 존재의 능동성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그 부름에 응답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그 무관심과 무시, 폄하에 반발한 비인간 존재는 생태계 연결망의 한 행위자로서 본래의 불안정성과 변화 동력으로 인간의 오만한 환상을 깨워대고 있다. 이성적인 것만이 합리적이라 생각게 했던 근대의 사고는 인간 자신의 몸이 물질임을 자각하지 못했던 것이며, 동물이고 자연임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삼림의 파괴와 동물과 식물의 멸종, 즉 자연의 멸종은 곧 인간의 종말임을 알지 못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인식을 바꿔야 새로운 패러다임이 가능하다. 비인간의 행위 능력과 존재 권리를 인정해야 하며 스스로 존재에 대한 권리를 지니고 있음을 인식하고 교만의 지위에서 내려와 이분법 구조를 해체해야 한다.

 





인간, 비인간 모두 행위자이며 행위자들은 모두 연결망에서 자신을 드러낸다며 행위자 연결망 이론을 주장했던 ‘브뤼노 라투르’를 출발점으로 하여 미셸 세르, 화이트 헤드의 과정 철학을 경유하여,‘뤼스 이리가레’의 영향을 받아 권력과 억압의 구조를 해체하고 공생방법을 제시했던 유목하는 주체로서 경계를 넘나드는 변신하는 존재를 말했던 유물론적 페미니스트 ‘로지 브라이도티’의‘~되기’의 철학을 검토한다.변하지 않는 것을 진리로 여긴 오랜 근대적 이분법을 탈피하여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갈 유목자의 떠돌아다님의 자유로운 연결,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의 변신을 받아들이는 계급, 연령, 젠더, 인종을 초월한 활기찬 연대의 철학을 소개한다.데카르트식 주체와 객체의 이분법은 여성을 타자로 배제함으로써 멸시해왔다. 개체화되고 대상화된 존재, 즉 물질적이고 기계적이며 수동적인 존재라는 여성 담론을 해체하고 신유물론을 통해 페미니즘을 윤리적 문제로 전위(transposition)시킨 것이다.

 

책은 이처럼 신유물론이 인간 삶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사고로서 세상을 어떻게 보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주요 영향력있는 석학들의 실천적 이론을 안내하고 있다. 사실 유물론 하면 ‘마르크스의 사적(史的)유물론’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사회구조와 역사발전의 원인을 물질에 근거해 파악하여 물적 토대가 곧 사회발전의 근원이라 본 유물론이다. 그런데 이 또한 정치철학자인 ‘제인 베넷’의 지적처럼 인간의 노동과 그 가치를 최우선시 하는 사고라는 점에서 인간중심주의 이론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가구를 만드는 데는 목재와 망치, 못, 톱, 인간의 노동이 각기 그 자체의 활력이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새로운 파급력을 품게 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인간과 비인간은 동등한 존재라는 것이다. 사실 생명에 대해 여전히 합의된 정의가 없듯, 정신과 물질의 이분법 논리는 수상쩍은 것이다. 물질이나 기계는 수동적이고 죽은 존재라는 기계론적 관점을 벗어나면 우리는 인간중심주의에 깃들어있는 자연관에 의구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다못해 인간이 버린 쓰레기조차 매립지 안에서 사라지지 않고 활기 넘치는 화학물질로 휘발성 강한 메탄을 생성하며 스스로 변화한다. 물질은 스스로 영향을 미치는 힘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생기란 이러한 물질의 활력에 관한 것이다. 제인 베넷의 비판적 생기론은 이처럼 신유물론적 사고에 기반을 둔 사유이다. 그녀는 또한 주체와 객체라는 이분법적 위계 권력을 배제하기 위해 브뤼노 라투르의 영향을 받아 ‘행위소’라는 스스로 자신이고자 하는 능동적 힘으로서 물질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분법적 권력질서를 해체하고 자연과 문화, 인간과 기계,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없애고자했던 사상가들은‘도나 해러웨이’,‘카렌 바라드’에서‘그레이엄 하먼’,‘티모시 머튼’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석학들이 등장했으며, 오늘 인류의 인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려종, 사이보그 등 “얽혀 연결된 존재로서 서로 감염시키는 관계에 집중”하여 “개체성이란 관계망에서 생성되는 것이며. 독립적 개체성이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해러웨이의 ‘공동생성의 존재론’이나, 양자역학에 터 잡아 얽혀있으되 분리되지 않은 유동적 상태가 현상이며 이 안의 행위 요소들의 움직임인 내부-작용을 통해 비로소 개체가 출현하는 것이라는 물질을 과정에 있는 현상으로 이해한 카렌 바라드는 이 세상의 모든 인간과 비인간을 실재하는 행위자로서 고려케 한다.

 

이제 우리 인간은 다른 존재를 판단하는 주체의 자리가 가당치 않은 것임을 직시할 시점에 도달해 있다. 주체가 있음으로 인해 객체라는 대상화된 존재가 있어 억압당하고 불평등을 강요당하며 무시되고 배제된다. 이러한 데카르트식 이분법적 사고로는 더는 이 세계에 팽만한 문제들에 접근 할 수가 없다. 물질이고 자연이고 타자라며 자신 역시 하나의 타자임을 이해하지 못한 채 타자의 목소리를 무시한 결과 온갖 사회적 불평등이 만연하고 기후온난화와 같은 재앙이 일상화 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신유물론은 이러한 구분, 남성과 여성, 인간과 자연, 인간 사물이라는 차별의 경계를 해체하고 세계는 더는 수직적이지 않으며 여러 갈래의 복잡한 연결망임을 인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고이다.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시급한 시대이다. 이 책 신유물론은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하나의 철학적 이론이나 사조인 것만이 아니다. 바로 현재하는 인류인 우리들의 일상적 행위를 돌아보아야 할 이유의 직시이다. 책은 이러한 사유의 전환을 위한 첫 번째 문으로 보다 심화된 사유 속으로 이행하는 안내서로 삼기에 적절할 만큼 친절하고 수월한 문장으로 씌어 있다. 늦었다고 여길 때가 어쩌면 가장 빠른 때인지도 모르겠다. 이 세계에 노정된 무수한 불평등과 재앙적 위기를 생각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거대하게 변화하는 사고의 조류에 동승할 기회를 제공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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