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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일본적 영성
스즈키 다이세츠 (지은이), 박연주, 김윤석 (옮긴이) 도서출판 동연 2023-03-27
정가
12,600원
300쪽 (종이책 기준)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일본의 선불교 학자 스즈키 다이세츠가 그의 불교 연구에 기초해서 집필한 일본문화론이다. 스즈키는 동양의 선불교를 서양에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선(禪: 禅)이 한국식 발음인 ‘선’이나 중국식 발음인 ‘찬’이 아니라 일본식 발음인 ‘젠’(Zen)으로 서구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게 된 데에는 스즈키의 활동이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일본인 학자에 의해 쓰인 책이기에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킨 책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본적 영성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정토계 사상과 선이 가장 순수한 일본적 영성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적 영성의 감정적·정서적 측면에서 현현한 것이 정토계적 경험이며, 지성적 측면으로 출두한 것이 일본적 생활의 선이다. 그러나 불교의 영향으로 일본 민족에게 진정한 종교의식이 당도해 그 표현이 불교적 형태를 취했어도 그것은 역사적 우연이며, 일본적 영성 그 자체의 진정한 몸체는 이 우연한 것을 관통하여 그 아래에서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제언한다.
저자는 자신의 불교적 사상을 ‘영성’이라는 개념으로 수렴시키면서 선적 자각과 정토 신앙을 일본인들의 정신적 고향으로 묘사한다. 당시 일본의 불교인들은 불가사의하게도 불교의 근본적 의미에만 집중하여 스스로의 사명에 세계성을 지니는 것에 무관심했다. 그들은 군국주의의 유행에 따라 보조를 맞추어 권력층의 비위를 맞추느라 애썼고, 자신에게 부과된 역할에 민중성·세계성을 불어넣는 것을 잊고 말았다.
불교에 포함된 철학적·종교적인 요소, 영성적 자각이라고 할 것들을 일본적 종교의식의 가운데서 일깨우는 데 소홀히 했다고 스즈키는 진단한다. 저자는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불교는 ‘일본적’인 것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일본적으로 영성적인 것은 후퇴하게 되었다고 다소 신랄한 비판을 펼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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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제2쇄 서문
<난잔종교문화연구소 연구총서>를 펴내면서
서언╻일본적 영성에 관하여
I. 정신精神의 자의
II. 영성霊性의 의미
III. 영성과 문화의 발전
IV. 영성과 종교의식
V. 일본적 영성
VI. 선禅
VII. 정토계 사상
VIII. 선과 정토계 ― 직접성
제I장╻가마쿠라 시대와 일본적 영성
I. 정성적情性的 생활
II. 일본적 영성의 자각
제II장╻일본적 영성의 현현
I. 일본적 영성의 태동과 불교
II. 일본적 영성과 불교
III. 일본적 영성의 주체성
제III장╻호넨과 염불 칭명
I. 헤이케 가문의 몰락
II. 정토 사상의 측면들
III. 염불과 ‘문맹’
IV. 염불 칭명
제IV장╻묘코닌妙好人
I. 도슈道宗
II. 아사하라 사이이치浅原才市
역자 후기를 대신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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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영성은 보편성을 지니고 있으며, 어느 민족에 한정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漢민족의 영성도, 유럽 제민족의 영성도, 일본 민족의 영성도 그것이 영성인 한 서로 다른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영성의 각성에서 그것이 정신 활동의 여러 사상 위에 나타나는 양식은 민족에 따라 차이가 있다. 즉, 일본적 영성이라고 말할 만한 것이 있다는 말이다.
<서언_ 일본적 영성에 관하여> 중에서
종교는 하늘에서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실질성은 대지에 있다. 영성은 대지를 뿌리로 살아 있다. 돋아나는 싹은 하늘을 가리키지만, 뿌리는 깊고도 깊게 대지에 박혀 있다. 따라서 헤이안 문화에는 종교가 없다. 헤이안인은 땅을 밟고 있지 않은 귀족이다. 교토를 기르던 대지는 어딘가 먼 곳에 있는 것이다. 그 먼 곳으로 떠나는 것은 교토의 귀족에게 달갑지 않은 일이었으며, 하는 수 없이 가는 것이었다. 빨리 싫은 역할을 끝내고 향락적인 수도인이 되고 싶다는 것이 지방관의 바람이었다. 일본인이 오늘날에도 해외에 나가기를 꺼리는 것도 이 시대에 길러진 습성일지도 모른다. 사백 년의 헤이안 시대는 꽤 긴 기간이다. 아시아 대륙으로부터 분리되어 비록 작은 일본이긴 했지만, 아직 미간척된 밭과 토지를 충분히 갖고 있었던 교토의 문화인들은 마음껏 그 ‘문화’ 생활을 즐겼다. 그러나 그것은 대지에 뿌리를 두지 않았다. 거기에 종교적 생명인 영성이 결여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제I장_ 가마쿠라 시대와 일본적 영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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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넨과 신란의 영성적 경험은 실로 대지로부터 획득된 것이며, 그 절대적 가치는 역시 대지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대지적 영성의 활약은 가마쿠라 시대에 비로소 가능했던 것이다. 이때까지 일본 영성은 사이초나 구카이 혹은 그 밖의 종교적 천재에 의해 이미 어느 정도 움직이기 시작했음은 분명하지만, 아직 대지와 충분한 관련은 없었다. 즉, 충분히 구체성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개인적 자기가 초개인과의 접촉·융합을 통해 자신의 존재의 근원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신란의 세계에서야 비로소 가능해졌다. 그는 비록 귀족 문화의 산물이긴 했지만 그의 개인적 자기는 에치고에서 그 근본에 눈을 뜬 것이다. 그는 교토에서 호넨에 의해 첫 입문 의식을 받았는데, 그것은 아직 초개자에게는 닿지 않았다. 후자는 그가 교토 문화가 아직 닿지 않은 지역에 정착했을 때 처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구체적 사실로서의 대지 위에서 대지와 함께 살고 있는 에치고의 이른바 변방 사람들 사이에서 그들의 대지적 영성을 접촉했을 때, 자신의 개인적 자기를 통해 초개인적인 것을 경험했던 것이다. 호넨이 신란에게 어느 정도 믿음을 환기시켰다고 해도 그가 교토 문화 밖으로 나올 기회가 없었다면 과연 타력 본원의 신란이 사이초와 구카이를 뛰어넘을 수 있었을지 여부는 매우 의심스럽다. ‘신란’은 아무래도 교토에서는 성숙하지 못했을 것이다. 교토에는 불교가 있었지만, 일본적 영성의 경험은 없었던 것이다.
<제II장_ 일본적 영성의 현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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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염불 그 자체이다. 일심의 염불만이 중요한 것이다. 잠정적으로 우리는 정토왕생이 현세의 부정을 넘어서 있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나무아미타불에는 왕생과 부정이 진실로 통일되어 있다. 그러므로 6음절 이름 반복의 덕택으로 모든 악업이 제거될 수 있다. 이 제거가 정토왕생이다. 호넨과 그 문도들은 전통적인 길로서 염불 칭명이 왕생을 달성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행동이라고 의식적으로 느꼈지만, 그들의 영성적인 통찰력은 거기에 있는 것일 수는 없었다. 이 통찰력이 아직 완전히 그들에게서 실현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나라, 저 나라’, 부정한 세계의 혐오와 거기로부터의 해방, 정결한 나라에 대한 환희와 추구는 서로 상반되는 것으로 상상되었다. ‘일심염불’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그들의 목적은 언제나 일심성에 고정되었으므로 그들은 왕생에 대해서 말할 때조차도 절대 잊지 않았다.
<제III장_ 호넨과 염불 칭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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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 스즈키 다이세츠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일본적 영성>,<선과 정신분석>,<불교의 대의> … 총 8종 (모두보기)
1870년 이시카와현(石川県) 가나자와시(金沢市)에서 출생했다. 다이세츠는 재가에서 불도를 닦는 그에게 주어진 이름이며, 본명은 테이타로(貞太郎)이다. 1897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선불교에 관한 서적들을 집필하고 출판했다. 1909년에 일본으로 돌아와 1921년에 오타니대학(大谷大学)에 부임하였고, 불교를 서구 세계에 소개하는 데 크게 공헌했으며, 1966년에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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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박연주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시카고대학교에서 석사,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에서 일본 종교-중세 불교를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리노이대학교(Illinois College) 객원교수, 일본 난잔종교문화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동국대학교 문화 학술원 HK+연구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난잔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이며, 중세 일본 천태불교 및 신불습합, 정토종, 중세 불교 문화에 대한 논문을 다수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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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김윤석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대원외고 프랑스어과, 서강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로 유학하여 철학을 수학했다. 현대 서양철학과 일본의 교토학파 그리고 영국의 철학자 로저 스크러턴(Roger Scruton)의 저서에 관심을 가지고 번역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일본 종교 사상적인 맥락에서 찾은 일본적 영성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일본의 선불교 학자 스즈키 다이세츠(鈴木大拙, 1870~1966)가 그의 불교 연구에 기초해서 집필한 일본문화론이다. 스즈키는 동양의 선불교를 서양에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선(禪: 禅)이 한국식 발음인 ‘선’이나 중국식 발음인 ‘찬’이 아니라 일본식 발음인 ‘젠’(Zen)으로 서구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게 된 데에는 스즈키의 활동이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일본인 학자에 의해 쓰인 책이기에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킨 책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본적 영성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정토계 사상과 선이 가장 순수한 일본적 영성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적 영성의 감정적 ․ 정서적 측면에서 현현한 것이 정토계적 경험이며, 지성적 측면으로 출두한 것이 일본적 생활의 선이다. 그러나 불교의 영향으로 일본 민족에게 진정한 종교의식이 당도해 그 표현이 불교적 형태를 취했어도 그것은 역사적 우연이며, 일본적 영성 그 자체의 진정한 몸체는 이 우연한 것을 관통하여 그 아래에서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제언한다.
저자는 자신의 불교적 사상을 ‘영성’이라는 개념으로 수렴시키면서 선적 자각과 정토 신앙을 일본인들의 정신적 고향으로 묘사한다. 당시 일본의 불교인들은 불가사의하게도 불교의 근본적 의미에만 집중하여 스스로의 사명에 세계성을 지니는 것에 무관심했다. 그들은 군국주의의 유행에 따라 보조를 맞추어 권력층의 비위를 맞추느라 애썼고, 자신에게 부과된 역할에 민중성 ․ 세계성을 불어넣는 것을 잊고 말았다. 불교에 포함된 철학적 ․ 종교적인 요소, 영성적 자각이라고 할 것들을 일본적 종교의식의 가운데서 일깨우는 데 소홀히 했다고 스즈키는 진단한다. 저자는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불교는 ‘일본적’인 것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일본적으로 영성적인 것은 후퇴하게 되었다고 다소 신랄한 비판을 펼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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