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은 촛불혁명의 태동" 윤시윤이 밝힌 '녹두꽃'의 의미 - 오마이스타
"'동학'은 촛불혁명의 태동" 윤시윤이 밝힌 '녹두꽃'의 의미
[현장] '동학농민항쟁' 시대를 그린 SBS 새 금토 드라마 <녹두꽃>
글오수미(breathee)사진이정민(gayon)
19.04.26 17:58최종업데이트19.04.26 17:58
인쇄
북마크
댓글
페북
트위터
공유
확대
축소
▲ '녹두꽃' 무명전사들 화이팅! 배우 최무성, 윤시윤, 한예리, 조정석, 박혁권이 26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이자 들풀처럼 꺾이지 않았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6일 금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조선 최초의 농민 혁명'인 동학농민항쟁이 드라마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125년이 지난 지금, '동학'을 통해 드라마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걸까.
26일 첫 방송되는 SBS 새 금토 드라마 <녹두꽃>은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 형제의 기구한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전봉준 역을 맡은 배우 최무성은 26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녹두꽃> 제작발표회에서 "동학농민운동이 벌어졌던 그때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 게 옳은가, 사람답게 사는 게 뭐지'에 대해 고민했을 것이다. 삶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동학농민운동',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
▲ '녹두꽃' 윤시윤-조정석, 나라 구하는 형제들 배우 윤시윤과 조정석이 26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이자 들풀처럼 꺾이지 않았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6일 금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전라도 고부의 악명 높은 이방이자 만석꾼 백가의 장남 백이강 역은 배우 조정석이, 백가네 막내이자 본처 소생의 적자 백이현은 윤시윤이 맡아 열연을 펼친다. 연출을 맡은 신경수 PD는 "반갑고 기쁜 첫 방송날이다. 좌절과 분노의 시대를 건너 희망과 연대를 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당시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위로, 격려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작품을 준비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사극 드라마에 도전하는 조정석은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당시 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대본에 굉장히 매료되었다"고 말했다. 한예리 역시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마저 선과 악이 모호해지는 순간들이 대본 안에 있었다"라며 "'착한 사람도 없고 나쁜 사람도 없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거구나'라는 걸 느꼈고 흥미로웠다.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녹두꽃>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 '녹두꽃' 최무성, 장군의 위엄 26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 제작발표회에서 전봉준 역의 배우 최무성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이자 들풀처럼 꺾이지 않았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6일 금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 이정민
'녹두 장군' 전봉준은 앞서 드라마, 영화로 다뤄진 적이 거의 없는 인물이지만 시청자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유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민초의 영웅' 전봉준을 표현해야 하는 최무성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최무성은 영웅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전봉준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녹두꽃>은 '이 사람들이 왜 목숨을 걸고 이런 일을 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다. 민초들을 끌고 가는 영웅으로서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전봉준이 영웅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왜 이렇게 행동했어야 하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전봉준이나 백이강이 혁명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백이현은 '조선의 메이지유신'을 꿈꾸는 개화주의자다. 백이현 역을 맡은 윤시윤은 캐릭터 분석을 위해 1884년 조선의 자주 근대화를 꿈꿨던 "'갑신정변'의 인물들을 많이 참고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백이현은) 역사에 없는 가상 인물이다. 그 시대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당시 지식인들이 어떤 고뇌를 했는지 공부했다"라고 말했다. 윤시윤은 그러면서 "새로운 문명이 들어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갑론을박'이 많았던 시대였고, 그 부분을 대표하는 인물이 백이현이라고 생각했다. (혁명에 가담하지 않는다고) 내면의 뜨거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확고한 이성과 사상이 있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봉건제 개혁... 한예리의 고민과 바람
▲ '녹두꽃' 윤시윤, 개화한 미남 배우 윤시윤이 26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이자 들풀처럼 꺾이지 않았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6일 금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 이정민
동학농민항쟁은 아래에서부터 시작된 최초의 봉건제 개혁 운동이었다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여전히 '동학농민혁명'에 대해 실패한 미완의 혁명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결과적으로 혁명을 통해 봉건제를 타파하지 못했고 관군과 일본군에 의해 진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두꽃> 출연 배우들은 동학농민항쟁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윤시윤은 "평소에도 동학혁명을 좋아해, 드라마가 제작된다는 기사를 볼 때부터 출연하고 싶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프랑스 혁명의 '자유 평등 박애' 정신이 유럽 많은 나라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들었다. 유럽 각국 '3색기'도 그 정신을 이어받은 것이다. 동학농민혁명 역시 한국 최초의 시민혁명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시간이 지나서 3.1운동으로 이어졌고 우리 촛불집회로까지 이어진 원동력이었다. 누가 이겼고 어떤 전쟁을 했다는 내용보다는 '과연 이들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어떤 것을 얻고자 싸웠을까, 어떤 정신이 있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다."
▲ 한예리, '녹두꽃'이에요! 배우 한예리가 26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이자 들풀처럼 꺾이지 않았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6일 금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 이정민
그동안 많은 사극에서 여성 캐릭터는 다소 소외되거나 수동적으로 그려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녹두꽃>에서도 역시 백이강, 백이현의 갈등과 형제애가 가장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성 캐릭터가 얼마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어릴 적부터 장사를 하면서 셈에 밝고 이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성 송자인 역을 맡은 한예리 역시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아직 글(대본)을 다 받은 게 아니라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지만, 내가 본 (송)자인은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생각과 이념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내가 뭘 원하는지, 지금 이 시대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어떻게 하면 한 사람으로서 설 수 있는지(고민하는 캐릭터다). 동학혁명 안에서도 도태되거나 소외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이끌어갈 수 있는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 저의 바람이기도 하다."
<녹두꽃>은 최고 시청률 2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열혈사제> 후속으로 방송된다. 배우들은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 뒤에 방송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윤시윤은 "실패한 작품을 바통 터치 받는 것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열혈사제>가) 잘 끝나서 한 번이라도 더 관심받을 기회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