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 영화 선교사 영화 감독
2020-02-20
한국 최초 영화 선교사 이성수 영화 감독이 캘거리를 방문했다. 2014년 원주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Beautiful Mind’를 들고 캘거리를 찾은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당시, 그는 밴쿠버에서 선교사로 6년을 지내던 중 원주민들의 삶을 보면서 ‘원주민도 우리와 똑같은 하나님 피조물이고 귀한 영혼들일 텐데 왜 그들의 삶은 이럴까? 이것은 결코 하나님이 원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란 애틋함을 갖게 되어 영화를 만들었다.
이번 캘거리를 방문하면서 새 다큐멘터리 영화 ‘용서하기 위한 여행’을 들고 왔다. 일본을 용서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했던 것은 2015년 코스타 30주년을 기념행사를 통해서다. 그때 만난 일본지역 선교사들은 이 감독의 ‘Beautiful Mind’에 감동을 하고 그를 일본으로 초청했다. 도쿄를 시작으로 쓰나미로 원전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까지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이 감독은 일본에 만연해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느꼈던 것. 일본 전역에 8만 개의 신사가 있음에 놀라면서 성경 속의 도시 니느웨를 떠올렸다. 그런데도 한국인의 뿌리 깊은 원한의 대상인 일본을 용서하는 것이 처음부터 쉬운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용서하지 않을 핑계를 찾기 위해 성경 속의 말씀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런 그를 움직인 것은 두 명의 일본인이다. 9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위안부 할머니를 찾아와 끊임없이 용서를 빌어 온 일본 목사가 그 한사람이다. 그는 일본에서도 가장 존경받는 목사로 꼽히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은 일제 강점시대 대한민국 전역에 세워진 1천여 개의 신사를 찾아다니며 회개 운동을 하고 있던 일본 목사다. 한국 기독교인이 해야 할 일을 일본인이 하고 있음을 보면서 그의 마음은 움직였다.
저 먼 과거에서부터 시작된 일본의 만행을 담고 있는 이번 영화 역시 선교가 주목적으로 상업 영화가 아니어서 영화관 상영은 하지 못했다. 따라서 영화를 만들면 이성수 감독은 전 세계 교회를 돌며 영화를 상영한다. 이번에도 역시 일본을 직접 방문해 일본 현지 교회에서 상영했다. 이 영화를 본 일본 현지 목사들은 ‘당신은 우리를 참 부끄럽게 만드는 영화를 만들었다. 학교에서도 가르치지 않은 역사의 진실이 담겨있다. 이 영화가 일본 전국에 상영되어야 한다’라고 했다는 것.
이 감독은 5천 년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이 흥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받은 축복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반해 니느웨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처럼 점점 쇠락해 가고 있는 나라 일본을 불쌍하게 여겨 살리자고 말한다. 피해 당사자인 우리 한국인이 일본을 용서하고 위로해야만 하나님의 역사도 일본에서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이 감독은 구원의 축복을 나 혼자 지니고 있지 말고 나누자면서, 상처받은 치유자로서 우리의 운명을 강조한다. 이순이 지난 지 한참인 이 감독은 그의 마지막 프로젝트로 다음 세대를 위한 다큐멘터리 ‘복음 통일’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