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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속에서 핀 행복한 마음공부 이야기꽃
심정섭 기자 승인 2015.12.07 18:04 댓글 0기사공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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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다스리는 마음공부’ / 최혜자 지음 / 운주사
▲ ‘아픔을 다스리는 마음공부’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몇 권을 써도 모자랄 것이다.’
어머니나 할머니에게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지금 나이 70을 넘긴 여인네들의 가슴속에는 그만큼 한이 서린 응어리가 들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게 가슴에 맺힌 게 많은 그네들의 지나온 삶 이야기는 대부분 푸념이고 신세한탄에 머물기 일쑤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 말 그대로 어렵고 힘든 삶을 수행으로 삼은 이들이다.
‘아들에게 남기는 어머니의 마음공부’를 펴냈던 최혜자 씨도 그런 경우다. 연좌제 때문에 제대로 꿈을 펼쳐보지 못한 이야기, 젊은 시절부터 가장의 역할을 해야만 했던 이야기,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청상이 된 이야기, 어린 아들과 외국에 나가 살아야 했던 이야기, 30대 후반 찾아온 불치병과 그로 인해 겪어야 했던 육체적·정신적 고통과 생활고 등 말 그대로 소설 몇 권쯤은 너끈히 써 내고도 남을 만한 사연 많은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 삶을 비관하고 한탄하기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의 방편으로 삼았다. 그녀는 1973년 태국으로 이주한 후 다하짜끄리시린톤 공주의 ‘법구경’ 해설 시집인 ‘불교 격언에 따른 시’를 번역하고 출판하면서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열심히 살아가는 동안에도 아들은 잘 자라주었다. 그러나 종교만큼은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금도 예수의 어린양으로 살아가는 아들이 안타깝게만 느껴질 때쯤, 아들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
어머니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었던 아들이 “어머니가 하는 공부가 어떤 것인지, 지금 당장은 이해하지 못해도 훗날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게 기록으로 남겨 달라”고 부탁을 해 온 것이다. 그래서 마치 아들에게 남기는 어머니의 유언 같은 이야기가 글로 남겨졌고, 그 글을 엮은 책이 바로 ‘아들에게 남기는 어머니의 마음공부’였다.
▲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고통은 우리 영혼의 성장을 위해 꼭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저자가 자신의 삶에 비춰 직접 그린 그림도 마음공부의 일환이다.
저자는 그때의 그 기억을 더듬으며 미처 엮지 못한 원고와 새롭게 탈고한 글을 모아 ‘아픔을 다스리는 마음공부’로 다시 엮었다. 이번에는 저자처럼 한 많은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마음을 바꿔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더불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며 힘들다고, 죽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힘을 내고 삶의 방향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은 사성제, 팔정도, 업, 삼법인, 연기법, 계율, 위빠사나, 참선, 육바라밀 등 불교의 기본적인 가르침들이 저자의 삶에 녹아들어 쉽게 설명되어 있다. 자신의 속내를 좀체 드러내지 않던 저자가 자신의 삶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얼기설기 엮어 지금 이 순간 아프고 고통스럽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마음공부를 통해 행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면서 자신 있게 전하는 이야기다.
저자는 젊은 시절부터 여든을 앞둔 지금까지 불치병과 그로 인한 생활고로 고생하면서도 용기와 지혜를 버팀목 삼아 살았다. 세상에 어린 아들과 단 둘이 남겨진 상황에서 이끌어낸 삶의 의지가 용기였고, 그 용기를 바탕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삶에 적용하면서 마음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마음공부는 곧 지혜가 됐다.
마음공부는 평생 고통을 안겨주던 병도 삶의 동반자로 만들어 주었고, 나이 듦이나 죽음까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해 주었다. 그렇게 욕망과 집착을 내려놓으면서 부족함과 불만이 사라졌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이처럼 저자가 어떻게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되었는지, 혹독하기만 했던 자신의 삶에 비춰 세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절망 속에서 피어난 행복한 마음공부 이야기라 할 수 있다. 1만6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322호 / 2015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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