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1

마성스님 도올 초기불교관 비판/"中道 참뜻 최초 깨달은듯 과장 약간의 지식 있으면 알수있어"

마성스님 도올 초기불교관 비판/"中道 참뜻 최초 깨달은듯 과장 약간의 지식 있으면 알수있어"


마성스님 도올 초기불교관 비판/"中道 참뜻 최초 깨달은듯 과장 약간의 지식 있으면 알수있어"
입력 200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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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문헌연구소장인 마성(摩聖ㆍ46) 스님이 도올 김용옥씨가 최근 펴낸 책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에 드러난 도올의 초기불교관을 비판했다. 이 글은 도올의 최근 활동에 대한 불교계의 첫번째 반응이어서 논쟁이 예상된다.마성 스님은 19일 배포된 현대불교신문에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을 읽고’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도올이 일부 기초적인 지식에서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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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 스님은 먼저 “김씨가 원시 경전인 ‘팔리 삼장’과 ‘한역 아함’의 조직 체계와 그 대응관계는 물론 팔리 율장의 편제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령 책의 1권 주(註) 4에 “이 4부4함과 5니까야의 양전(兩傳)을 대조 연구함으로써”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팔리경장은 다섯 니까야, 즉 5부(部)이고 이에 대응하는 한역은 4아함으로 이뤄져 있으므로 위 문장은 ‘4아함과 5니까야’라고 표기해야 하므로 ‘4부’라는 부분은 명백한 오류라는 것.

그는 또 김씨가 팔리성전협회(Pali Text Society:PTS)에서 발행된 로마자 팔리삼장 즉 PTS본(本)을 4차례나 PTA본이라고 잘못 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성 스님은 이어 “도올의 초기불교 이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초기불교에 관한 새로운 학설이나 특기할 만한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 단적인 예로 김씨는 마치 최초로 중도(中道)의 참뜻을 파악한 것처럼 과장하고 있지만 초기 불교에 관한 약간의 지식만 있어도 중도는 고(苦)와 낙(樂)의 중간이 아니라 고행주의와 쾌락주의를 벗어난 새로운 길임을 알 수 있다는 것. 도올은 책에서 “이(중도) 깨달음이 바로 내가 말하고자 하는 New Way였다”고 적고 있다.

마성 스님은 “김씨가 책과 강연을 통해 ‘붓다가 깨달은 것은 연기(緣起)였다’면서 마치 연기가 불교의 핵심인 것처럼 몰고 가고 있다”며 “그러나 연기야말로 붓다의 가르침이고, 다른 교설은 전혀 가치가 없는 것처럼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어느 한 교설만이 붓다의 핵심사상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또 다른 도그마에 빠지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스님은 “그의 배움에 대한 끝없는 열정, 달라이 라마와 나눈 진지한 대화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낸다”면서도 “지적 우월감에서 나온 비아냥과 남을 무시하는듯한 어투는 인도를 다녀온 뒤에도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1973년 경남 진해 대광사에서 출가한 마성 스님은 92년부터 4년 간 스리랑카 팔리 불교대학에서 초기불교를 연구했다. 현재 가야사 주지로 있으며 팔리문헌연구소를 세워 팔리 경전의 보급과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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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마성스님의 지적에 "건전비판 환영"
입력2002.08.20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02082067028

원시불교에 대한 신간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을 내며 방송강연에 복귀키로 한 도올 김용옥씨가 20일 사전 연락없이 정대(正大) 조계종 총무원장을 방문,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만남을 화두로20여분간 환담했다.

불교 인터넷언론인 '붓다뉴스'(buddhanews.com)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아무런 연락없이 총무원장을 방문, 우리 불교계가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는 문제 등을 화제로 공개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책을 선물했다.

김씨는 "달라이 라마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총무원장의 물음에 "정직하고 깨끗한 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총무원장이 "달라이 라마의 초청 여부는 정치적 문제 등이 얽혀 쉽지 않다"고 하자 "정치적 사안을 떠나 초청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9일부터 시작하는 EBS 강연 '도올, 인도를 만나다'와 관련해, 김씨가 "이번 기회를 한국 지식대중에게 불교를 인식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히자 총무원장은 "불교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학자가 많지 않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씨는 "한국 불교는 이론적 토대와 수행풍토가 서 있고 우리 민족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데 이런 불교는 흔치 않다"고 평했다. 

그는 "달라이 라마가 방한하면 내가통역을 맡겠다"고도 했다.


김씨는 총무원 방문을 마치고 자신의 저서를 비판한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摩聖) 스님의 기고를 실은 <현대불교신문>이 운영하는 서점 '여시아문'을 들러 현대불교신서 시리즈 30여권을 구입했다.

마성 스님의 비판에 대해 김씨는 "건전한 비판은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논쟁이 많으면 많을수록 불교가 그만큼 발전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EBS 강연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마성 스님은 "'붓다가 깨달은 것은 연기(緣起)였다'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이미 교과서에 나오는 진부한 이야기이다"면서 김씨의 신간에서 드러난 오류와 과장을 4개 항목에 걸쳐 지적했다.


'팔리 삼장'과 '한역 아함'의 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됐고 '중도'(中道)가 고행주의와 쾌락주의를 벗어난 '새로운 길'이라는 사실과 '붓다가 깨달은것은 연기였다'는 사실 등은 이미 진부한 이야기라는 게 비판의 요지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