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5

알라딘: [전자책] 논어, 학자들의 수다

알라딘: [전자책] 논어, 학자들의 수다


[eBook] 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김시천 (지은이)더퀘스트201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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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 368쪽

책소개

인간 공자와 그 제자들의 '관계'로 재구성하는 논어 읽기. <논어>는 공자 사후, 그와 관련된 기록들이 모이고 한참 뒤에 편집된 문헌이다. 따라서 <논어>는 기록자의 취지와 편집자의 의도가 개입되어 있는 텍스트라고 볼 수 있다. <논어>의 텍스트는, 오늘날의 우리가 읽기에는 꽤 불친절하다. 이른바 '대화'라고 보기에는 문맥이 뚝뚝 끊기고, 문장의 뜻이 어려운 게 아니라 어떤 맥락에서 무슨 의도로 건넨 말인지를 명확히 헤아리기가 어렵다. 수많은 <논어> 주해서가 존재하는 이유다.

저자 김시천은 통상 <논어>의 조연으로 등장하는 제자들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비중 있게 등장하는 제자 열두 명을 중심으로, 그들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논어> 속 텍스트의 틈새를 스토리텔링하듯 메꿔 나간다. 그 결과, 그 시대 '공자학단'을 이룬 다양한 캐릭터들의 삶은 우리가 기존의 방식으로 <논어>를 읽을 때와 미묘하게 다른 길들을 보여준다. 다 같은 길이 아니라 각각의 길로 갔음을 보여주는 발자국들이 은밀하게 드러난다.


목차
책을 펴내며
프롤로그 《논어》, 사람을 읽다

1부 《논어》, “이 사람을 보라!”

1장 ‘철학’에서 ‘삶’으로 | 《논어》, 인간의 발견
《논어》는 공자의 책인가? / 통계로 본 《논어》의 재구성 / 또 다른 주인공, 《논어》 속 사람들 / 상식의 눈으로 《논어》 읽기 / 《논어》로 《논어》를 읽다 / 사제 모델, 《논어》의 이야기 양식 / ‘대화’에서 ‘이야기’로 / 《논어》 속 인간, 개성의 발견

2장 ‘제자’에서 ‘주인공’으로 | 스스로의 삶을 찾아간 공자의 제자들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공이다 / 언행, 개성의 표현 / 시대마다 다른 《논어》가 있다 / 개념에서 이야기로, 《논어》를 읽는 새로운 눈

2부 :자로와 안회:“운명이여, 안녕!”

3장 자로 | 운명을 바꾼 만남과 의로운 죽음
공자와의 만남, 자로의 운명을 바꾸다 / 변화, 진정한 용기를 배우다 / 속내를 털어놓는 친구가 되다 / 영원으로 통하는 의로운 죽음

4장 자로에서 안회로 | 공자와 또 다른 세계
유랑하는 영혼, 탈속을 꿈꾸다 / 스쳐간 인연, 또 다른 삶의 가능성 / 안회는 정말 공자의 수제자일까? / 안회, 벼슬을 거부하다

5장 안회 | 침묵하는 지식인의 현실과 고뇌
요절한 안회는 어떻게 성인이 되었는가? / 사문의식, 인간의 주체적 자각을 열다 / 안회가 죽자 공자가 통곡하다 / 공자가 안회에게 극기복례를 말한 까닭 / 안회의 도, 《장자》로 이어지다

3부 :성인과 자공:
“메멘토 모리, 죽은 자를 기억하라”

6장 자공 1 | 흐르는 강물처럼
《논어》 탄생의 기원 / 공자가 대화한 유일한 제자 / ‘절차탁마’를 말하다 / 자공의 인정투쟁과 공자의 처방 / 상인의 아들, ‘문’을 가슴에 품다 / 흐르는 강물처럼

7장 자공 2 | 세상으로 통하는 문

공자의 속마음을 읽다 / 문사철을 겸비한 지성 / 더불어 사는 삶의 정치를 배우다 / 장강의 앞물결과 뒷물결 /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8장 자공 3 | 공자학단의 설계자
공자의 유학, 자공의 유가 / 공자, 성인이 되다 / 《논어》, 그 기록의 출발 / ‘문’과 ‘서’의 계승, 유가의 탄생 / 공자마을의 유래

4부 :재아·염구·증삼:
“어디에나 길은 있다”

9장 재아 | 길이 갈라지는 징후, 도의 탄생
재아, 또는 유교의 가롯 유다? / 재아는 누구인가? / 재아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문들 / 재아의 새로운 논리학 / 재아가 본 공자 / 갈라진 길에서 새로운 도가 탄생하다

10장 염구 | 비틀거리며 도를 따라가다
현실주의자 염구 / 뛰어난 실무자 / 스스로 역부족을 말하는 소심남? / 비틀거리며 도를 따르다

11장 증삼 | 전전긍긍하는 유학자의 길
공자 학통의 중심? / 효의 대명사, 증자 / 아내를 내치고 비겁하게 행동했던 증삼 / 반성의 철학자, 그리고 충서

5부 :자하·자장·덕행파:
“나는 나의 길을 간다!”

12장 자하 | 텍스트의 제국, 경학의 탄생
만년의 제자들 / 텍스트의 제국을 열다 / 공자의 가르침 보전, 경학의 탄생 / 너는 네 길로, 나는 내 길로: 논쟁의 시작 / 공문의 ‘학’에서 제국의 ‘학’으로

13장 자장 | 논쟁의 시작, 유학과 유술
학과 술, 유가의 두 날개 / 유술의 탄생 / 역사에서 처세를 배우다 /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스스로를 보전하는 지혜 / 리틀 자로, 자장

14장 민자건·중궁·원헌 | 《논어》에서 《장자》까지, 새로운 삶으로 가는 길
‘노장’에서 ‘논장’으로 / 벼슬을 거부한 민자건 / 군주가 될 만한 천민, 중궁 / 장자로 넘어가는 가교, 원헌

에필로그 십인십색 《논어》 이야기
참고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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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런데 현대 중국과 한국의 많은 학자들은 《논어》가 증삼과 그의 문하생들이 편찬했다는 걸 거의 정설처럼 받아들입니다. 그렇다면 증삼은 이 책에 몇 번 출현했을까요? 〈학이〉편에 2번, 〈이인〉편에 1번, 〈태백〉편에 5번, 〈선진先進〉편에 1번, 〈헌문〉편에 1번, 〈자장〉편에 4번으로, 총 6편밖에 출현하지 않습니다. 특이하게도, 증삼이 5번이나 출현하는 〈태백〉편의 경우에 다른 제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나는 증삼과 그의 제자들이 편찬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논어》 전체가 아니라, 〈태백〉편만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논어》에 접근하다 보니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선진〉편에는 독특하게도 이 책에 등장하는 공자의 제자 29명 가운데 20명이 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달리 말하면 〈선진〉편은 ‘공자의 제자 열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요. 〈선진〉편만 읽어도 공자의 여러 제자 이야기를 한꺼번에 읽을 수 있으니까요. _ 1장 ‘철학’에서 ‘삶’으로 | 《논어》, 인간의 발견 중

우린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을 통해 몇 가지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우선 자로가 공자학단 내에서 이른바 재야在野와 연결하는 모종의 고리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이 점에서 자로가 야인 출신인 점은 특기할 만합니다. 이와 함께 공자학단은 야인의 삶을 부정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반면 공자학단에 속했지만 야인의 세계로 넘어가려고 했던 인물이 있었죠. 학단 내부에서 다양한 요인으로 따돌림을 당했던 안회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나는 안회가 침묵하는 이유가 그런 배경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_ 4장 자로에서 안회로 | 공자와 또 다른 세계

마지막으로, 재아가 가장 재아답게 드러나는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재아의 가정법을 가장 명쾌하게 볼 수 있는 구절입니다.

재아가 물었다. “3년상은 1년으로도 충분합니다. [만약 공직을 맡고 있는] 군자가 3년 동안 예禮를 행하지 않으면 예는 분명히 망가질 것입니다. [또 군자가] 3년 동안 음악樂을 하지 않으면 음악은 분명히 사라질 것입니다. 옛 곡식이 없어지고 햇곡식이 올라오는 것과 [계절마다 바꾸어 사용하는] 불씨 얻을 나무를 바꾸는 데도 1년으로 충분합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선생님이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이렇게 말했다. “[부모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쌀밥을 먹고 비단옷을 입어도 너는 편안하냐?”
[선생님의 반응이 예상외로 공격적인 말로 돌아오자 재아는 결심한 듯이 이렇게 말했다.] “편안합니다.”
[물러설 줄 알았던 재아가 다시 도발적으로 대답하자 선생님도 계속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네가 편하다면 그렇게 해라. 군자는 [부모의] 거상 중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고, 음악을 들어도 즐거운 줄 모르고, 집에 있어도 편안하지 않다. 그래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너는 편하다고 하니 그렇게 하도록 해라.”
재아가 나가자 선생님이 [주위의 제자들을 둘러보면서 혀를 끌끌 차며 이렇게] 말했다. “재여는 어질지 못하구나不仁. 자식이 태어나 3년이 지나야 부모의 품을 떠난다. 3년상은 천하에 통용되는 상례다. 재여는 자기 부모에게 3년 동안 사랑을 받기는 했을까?”

여기서 재아는 “생명은 1년을 주기로 순환합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지켜야 할 ‘상’이라는 예의 기간도 자연법칙에 따라 1년으로 하는 것이 순리 아니겠습니까?”라고 공자에게 물은 겁니다. 그런데 공자는 “너는 부모가 돌아갔는데도 맛있는 게 입에 들어가느냐?”며 쏘아붙입니다. 한마디로 공자가 반칙을 한 겁니다. 거기다 재아의 뒷담화까지 합니다. 만약 공자가 재아의 질문에 바로 “사람이 태어나고 부모 품을 벗어나는 데 3년이 걸린다면, 부모와 헤어지는 것도 3년이 걸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대답했다면, 둘 사이의 이야기는 합리적인 토론이 됐을 겁니다. _ 9장 재아 | 길이 갈라지는 징후, 도의 탄생

《논어》는 공자가 어떤 완벽한 가르침을 남겼는데, 그보다 떨어지는 인간들이 덜 완벽하게 이해하고 행동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 아닙니다. 제자들 각각이 공자에게 가르침을 받았지만, 그 가르침을 각자의 삶 속에 적용하거나 때때로 거부하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색깔을 만들어나갔죠. 이런 다양성을 어떻게 공유하고 만들어나가는지가 새로운 《논어》 읽기의 출발이자 완성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논어》에서 찾아야 하는 진면목은 공자라는 한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네가 되고 내가 될 수 있는 ‘다양한 우리의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기에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을 읽는다는 것은 그래서 그 사람의 삶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고, 삶의 이야기는 늘 다른 사람과 포개어지는 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논어》는 나의 삶, 우리의 삶을 비춰볼 수 있는 하나의 거울이 아닐까요. _ 에필로그: 십인십색 《논어》 이야기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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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시천 (지은이) 

동양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상지대학교 교양대학에서 공부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4년부터 인문학 전문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제작, 진행해 왔고, 2020년부터는 유튜브에서 새로운 인문학을 소개하는 방송 〈휴프렌즈〉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지혜를 모색하는 방송 〈휴애니프렌즈〉에 출연하고 있다. 그동안 쓰고 옮긴 책으로, 『철학에서 이야기로』,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장자』, 『죽은 철학자의 살아 있는 위로』(공저),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공역), 『펑유란 자서전』(공역)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철학에서 이야기로>,<동양철학산책>,<똥에도 도가 있다고?> … 총 4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야기의 틈새를 채우며 읽는 고전 강의
《논어》 속 ‘주연 같은 조연’ 12제자,
각자의 ‘길道’을 찾아가다

성인의 어록을 넘어, ‘나를 찾는’ 고전 읽기의 출발점으로
인간 공자의 그 제자들의 ‘관계’로 재구성하는 논어 읽기

‘이 이야기는 어떤 상황에서 나왔을까?’를 상상하면서 읽는 《논어》
우리는 다양한 얼굴의 《논어》를 만나왔다. 동양 고전으로서, 유교의 경전으로서, 나아가 처세의 지혜를 알려주는 자기계발서의 원형으로서. 《논어》는 누구의 시선으로 읽어 전달되느냐에 따라 빛깔이 오묘하게 달라지는 존재다. 동양철학을 인간의 생동하는 삶과 연결해 해석하는 데 오랜 시간을 바쳐온 저자 김시천은 《논어》를 공자의 ‘제자들’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 옛날 논어가 최초로 편집되던 시기의 관점을 복구해 보고, 나아가 ‘사람’이라는 존재를 읽는 텍스트로서 재조명하려 한다.
‘성인 공자’의 어록이라는 관점으로만 《논어》를 읽는 것은 고전의 수많은 틈새를 똑같은 재료로 메워버리는 것과 같다. 저자는 《논어》 속 문장들의 약 55퍼센트를 차지하는 다채로운 등장인물 중 가장 비중 있게 등장하는 열두 제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 시대 ‘공자학단’을 형성한 ‘개인’들의 철학을 재발견한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고전을 현실에 맞게 읽는 적절한 독법 가운데 하나다.

“자로가 있었기에 《논어》가 조금은 재미난 책이 되었고,
안회가 있었기에 공자가 조금은 덜 외로웠으며,
자공은 공자가 역사 속에서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논어》, 사람을 읽다 ― ‘개인’의 발견
《논어》는 공자 사후, 그와 관련된 기록들이 모이고 한참 뒤에 편집된 문헌이다. 따라서 《논어》는 기록자의 취지와 편집자의 의도가 개입되어 있는 텍스트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지금으로부터 1천 2백 년 넘게 거슬러 올라가는 시기에 이루어진 《논어》의 편찬은, 우리가 오늘날 읽는 책과는 무척이나 다른 공정을 거쳐,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비용과 여러 가지 조건을 토대로 일어난 ‘획기적 사건’이었다. 책을 만들고 그 책에 내용을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었던 것이다.
《논어》의 텍스트는, 오늘날의 우리가 읽기에는 꽤 불친절하다. 이른바 ‘대화’라고 보기에는 문맥이 뚝뚝 끊기고, 문장의 뜻이 어려운 게 아니라 어떤 맥락에서 무슨 의도로 건넨 말인지를 명확히 헤아리기가 어렵다. 수많은 《논어》 주해서가 존재하는 이유다.
《논어, 학자들의 수다: 사람을 읽다》의 저자 김시천은 이 책에서 통상 《논어》의 조연으로 등장하는 제자들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이 ‘주연 같은 조연’ 또는 이른바 ‘씬 스틸러’로 재조명되는 과정이 이 책의 몸통이라 할 수 있다. 논어에서 ‘선생님/공 선생님이 말했다’로 시작하는 문장은 전체의 약 45퍼센트로, 나머지 55퍼센트는 공자의 제자들 또는 다른 역사적 인물들이 하는 말이다. (‘논어’에는 제자만 해도 29명, 공자나 그 제자가 아닌 사람들이 125명 등장한다.) 가장 비중 있게 등장하는 제자 열두 명을 중심으로, 그들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논어》 속 텍스트의 틈새를 스토리텔링하듯 메꿔 나간다. 그 결과, 그 시대 ‘공자학단’을 이룬 다양한 캐릭터들의 삶은 우리가 기존의 방식으로 《논어》를 읽을 때와 미묘하게 다른 길들을 보여준다. 다 같은 길이 아니라 각각의 길로 갔음을 보여주는 발자국들이 은밀하게 드러난다.

나는 《논어》가 소중하게 간직해 온 옛날 옷과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좋거나 나쁜 게 아니라 잘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말하자면, 옛날에 입었던 옷이 오늘날 다르게 변한 내 몸에 맞지 않는 것처럼, 《논어》가 현재 우리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옷을 다시 입으려면 수선을 해야 합니다. 《논어》 읽기에서도 바로 그 수선의 과정이 필요한데, 그 출발점이 전통사회에서 갖는 《논어》의 지위나 의미가 현대사회에서의 그것과 다르다는 점을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_ 프롤로그 ‘《논어》, 사람을 읽다’ 중에서

십인십색 《논어》 읽기 ― 제자들은 공자의 또 다른 얼굴이다
이 책은 《논어》를 새롭게 읽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며 1부의 문을 연다. 저자는 몇 가지 통계를 통해 기존의 시각과 다른 읽기 전략을 펼친다.
이어서 2부에서는 공자의 벗이자 제자였던 ‘자로子路’와 수제자로 알려진 ‘안회顔回’ 이야기를 다룬다. 《논어》를 읽는 사람이라면 가장 많이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 뒤에 숨겨진 삶을 조금은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무인 출신이고 나이도 많았던 자로는 공자의 제자가 되어 새로운 삶을 살지만, 그의 개성과 소신은 변하지 않으며 《논어》의 이야기에 생생함과 재미를 불어넣어준다. 이와 달리 안회는 아주 어린 나이에 공자의 제자가 되어 그 가르침을 철저히 익히지만, 신분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묵묵히 새로운 삶의 길을 개척한다. 이 길은 뜻밖에도 향후 《장자》로 이어지게 된다.
3부에서는 이 책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인물인 ‘자공子貢’이 등장한다. ‘공자학단’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공자 사후 ‘유가’를 확립하는 흐름의 한가운데 선 인물 자공.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추앙하는 위대한 성인 공자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 점에 특히 중점을 두어 3부 3장 전체를 할애해 자공을 다루었다.
4부에서는 세 인물을 다룬다. 유가 전통에서 배반자 취급을 받았으나, 합리적 사유를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사조의 개척자로 보이는 ‘재아宰我’, 공자학단에서 공부했지만 공자의 바람과 다른 길을 찾아간 현실적인 인물 ‘염구?求’, 그리고 공자의 제자들 중 후대의 영향력으로 볼 때 중국뿐 아니라 동아시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받는 ‘증삼曾參’이다. 저자는 《논어》 독자들에게는 매우 친숙할 이 세 인물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관점을 뒤집어볼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5부에서는 공자 사후 유가 내부의 분화分化와 개성을 잘 보여준다. 여러 나라로 흩어져 유학을 널리 퍼뜨리는 역할을 한 자하의 ‘경학經學’과 자장의 ‘유술儒術’ 등을 다루는 한편, 마지막 장에서는 ‘사적인 삶을 향유하려는 독특한 인생관’의 맹아를 보여주는 민자건閔子騫·중궁仲弓·원헌原憲 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여기서 《논어》에서 《장자莊子》로 이어지는 색다른 전통의 실마리를 발견한다.
에필로그에서는 ‘자子(선생님)’라는 호칭이 붙은 공자의 제자들 중 하나인 유약有若을 통해 사상과 종교로서의 유교, 집단이자 학파로서의 유가가 어떻게 형성되어갔는지를 보여준다.
이 모든 제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실상 《논어》는 공자에 대해 가장 다양한 해석을 보여주는 책이 되며, 더 나아가 ‘네가 되고 내가 될 수 있는’ 다양한 우리의 얼굴을 보여주고 삶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된다.

우리는 무엇을 찾아 《논어》를 읽는가?
처세를 논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찾아라
‘제자’에서 ‘주인공’으로, 스스로의 삶을 찾아간 공자의 제자들
:자로:운명을 바꾼 만남과 의로운 죽음
:안회:침묵하는 지식인의 현실과 고뇌
:자공:유가의 진정한 설계자
:재아:길이 갈라지는 징후, 도의 탄생
:염구:비틀거리며 도를 따라가다
:증삼:전전긍긍하는 유학자의 길
:자하:텍스트의 제국, 경학의 탄생
:자장:논쟁의 시작, 유학과 유술
:민자건·중궁·원헌:새로운 삶으로 가는 길
:유약:공자를 대신할 뻔한 제자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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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분포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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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까지 알고있던 ‘공자‘와 ˝논어˝의 모범적이고 도덕적인 모습들과 조금은 어렵게 생각되었던 이야기들 속에서, 그뒤에 숨겨진 공자의 그당시의 상황을 이해하기쉽게 그리고 그의 제자들의 삶을 진솔하고 현실감있게 알기쉽고 재미있는 구성으로 엮은 책인듯하다. 저자의 해학을 느낄 수 있다  구매
Alto 2018-07-23 공감 (1) 댓글 (0)


마이리뷰
  
논어, 학자들의 수다 새창으로 보기

논어를 하면 ‘공자의 말씀’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내 머릿속엔 공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었던 제자들의 존재감은 흐린 편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번에 <논어, 학자들의 수다>를 읽으면서, 공자와 함께한 12제자의 시점으로 공자를 이해하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운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논어에 배경이 되는 시대와 등장하는 인물들을 이해하는 과정을 더하다보니 논어가 간직하고 있는 가치에 재미가 더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씨족사회를 중심으로 했던 고대 중국에서 혈연이 아닌 스승과 제자라는 인간관계를 기본으로 하는 ‘공자학단(孔子學團)’의 등장은 정말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던 것이었으리라. 그래서 10대에 학단에 들어온 안회와 성인이 되서 들어온 자공 같은 인물들이 대비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부분을 잘 알지 못하고 논어를 읽게 되기에, 이 책이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들이 공자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침을 받는 관계라던지, 그의 제자들이 마치 모두가 모두가 성인(聖人)인 것처럼 추정했던 것을 잠시 내려놓고 보니,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와 함께하면서 어떻게 성장해나갔는지가 보이는 듯 했다. 그리고 공자 역시 그 과정에서 끝없이 수양을 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나 내가 주목한 인물은 ‘자로’이다. 사실 나 역시 자로에 대해서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자로의 입장에서 살펴보는 과정이 조금은 충격적이기도 했다. ‘운명을 바꾼 만남과 의로운 죽음’이라는 소제목이 너무나 잘 어울렸는데, 그는 공자의 제자가 되어 정의로움과 더불어 살아가는 힘을 배워나갔고, 또 그만큼 자신을 성장시킨 인물이었기에 그러하다. <춘추좌씨전>에 기록된 그의 죽음은 군자가 지켜야 할 모습이었고, 자신이 배운 것을 실천에 옮겼다는 것에 감탄하기도 했다. 산적에서 군자로의 폭넓은 변화를 이끌어낸 공자였고 그를 실천에 옮긴 자로이기에 공자가 자신의 삶에 흠이 되는 이야기도 소탈하게 털어놀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에 나 역시 동의하기도 했다.


또한 ‘길이 갈라지는 징후, 도의 탄생’이라는 소제목으로 소개된 재아가 있다. 그동안 공자의 가르침에서 어긋나는 인물로 평가되던 재아라는 존재가 공자가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의 견해를 폭넓게 수렴하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자신의 삶에 주인공으로 성장시켜나간 공자의 힘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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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16-04-19 공감(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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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제자들에 초점을 맞춰 논어를 새롭게 이해하게 해준 책 새창으로 보기
최근에 논어를 다시 한 번 읽었지만 논어 속에는 주연이라 할 수 있는 공자 외에도

조연인 공자들의 제자들과 과거나 당대의 여러 인물들이 무수히 등장한다.

상당수는 이름마저 비슷비슷해서 누가 누군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흥미롭게도 공자의 제자들에 초점을 맞춰 논어를 읽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자로, 안회, 자공, 재아, 염구, 증삼(증자), 자하, 자장, 민자건, 중궁, 원헌까지

주요 제자들을 총망라해서 그들의 삶과 공자의 제자들 중에서의 위치를 상세하게 소개한다.

자왈/공자왈로 시작하는 문장의 수나 인물별 등장횟수 등 논어에 대한 여러 통계자료를 제시하는데

자로, 자공, 안회 순으로 등장횟수가 많았다. 먼저 공자의 제자 중에서 삶의 변화가 가장 컸던 자로는

다혈질 성격에 거칠기만 했던 인물이었다가 공자의 제자가 된 후 공자를 따라 배우고자 애쓰는 인물로

변모한다. 공자와의 나이 차이가 아홉 살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로는 공자의 제자이면서 동시에 그의 유일한 벗이라 할 수 있었는데, 천하를 주유했지만 결국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한 공자가 한탄을

늘어놓을 때마다 이를 들어준 인물이 바로 자로였다. 

공자의 수제자로 불리는 안회는 31살의 나이에 요절해서 공자의 탄식을 자아냈는데

다른 제자들과는 달리 직접 대화의 상대로 등장하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 이 책의 저자는 논어의 기록자들이 출사하기를 거부한 안회가 직접 한 얘기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안회가 공자를 특히 잘 따랐고 공자 역시 안회를 총애했는데,

신분도 낮고 나이도 한참 어린 안회가 공자가 시키는 대로 했고 공자의 인척이라 더욱

공자를 거스르기 어려웠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애정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본다. 

자공은 이 책에서 유가의 진정한 설계자라고 평가한다. 자공이 유가를 세웠고 실질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경제적 후원을 했으며, 그것이 후대에 유가라는 사상적 집단을 형성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는 점, 공자 사후 공자를 성인화했으며 다른 제자들이 보통 3년간 했던 시묘살이를 6년간이나

했다는 점에서 자공이 논어라는 책이 편찬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공자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제자로 평가되어 왔던 재아에 대해선 천도사상의 선구자로

공자와는 다른 길을 걸었기 때문이라 보고, 공자학단에서 파문당해 쫓겨난 염구에 대해선

매우 현실적이며 능력 있고 소신 있는 사람이라 공자의 예약에 의한 통치와는 거리가 멀었으며, 증삼은 증자로 불리며 논어 편찬의 주역으로 여겨졌는데 아내를 내치고 비겁하게 행동했으며

전전긍긍하는 유학자의 길을 걸었다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보통 논어는 공자의 사상을 담은 책이거나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록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에선 논어가 그 자체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이정표였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흔히 유가와 도가는 완전히 다른 거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회와 원헌을 거쳐 장자로 이어지는 한 뿌리라고 주장한다.

'논어'와 '장자'는 현실이 개판이라는 공통의 문제의식에서 전자는 현실을 개혁하기 위해 노력한

반면, 후자는 현실을 부정하고 독야청청하자며 서로 노선을 달리한 것으로 '장자'는 '논어' 내부의

좌파라는 기존에 대중이 알고 있는 상식과는 다른 새로운 얘기들을 들려주었다. 

논어를 몇 번 읽었음에도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역시나 고전도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해서 봐야 그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있는데

주연인 공자가 아닌 공자의 제자들에 주목하여 논어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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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2016-04-17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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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학자들의 수다 새창으로 보기
그동안 논어를 공자가 쓴 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공자의 이야기 뿐 아니라 종자의 제자들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공자는 기원전 479년에 죽었습니다. 이 책은 공자의 사상이 담겨진 논어는 공자 혼자서 만들었냐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공자가 제자들을 길러내었던 기원전 4~5세기경이면 책을 쓸수 있는 사람뿐 아니라 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입니다. 지금처럼 누구나 책을 쓰고 출간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습니다. 공자의 제자들 중에는 중궁(仲弓) 과 같이 천민신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공자의 저서로 알려진 논어는 사마천의 사기에 처음 등장하여,사마전의 저서는 기원전 90년 경에 쓰여졌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그건 공자의 사상을 누군가에 의해 다시 재해석 되었다는 의심을 가지게 만듭니다.


이처럼 이 책은 공자와 공자의 제자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논어를 공자 개인이 홀로 쓴 책이냐에 대한 의심에 대해 출발하고 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가 나왔을 당시 공자의 사상은 그 시대에 맞게 다시 쓰여졌으며 지금까지 전해지게 됩니다.  공자와 함께 하였던 제자들은 공자와 동시대에 살았던 장자의 사상에도 등장합니다 논어는 그렇게 12세기 주희에 의해 쓰여진 재해석되었으며 <논어집주>를 바탕으로 성리학이 확립되었습니다. 조선시대는 주희의 성리학을 바탕으로 국가 이념으로 삼으면서 지금껏 살아왔던 것입니다.


이 책은 논어에 쓰여진 공자의 29명의 제자를 다루고 있으며 공자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안회와 자로의 삶,그리고 나머지 제자들의 삶은 그 당시 어떻게 살았는지 논어에 나와있는 이야기를 기초로 하여 제자들의 인생을 비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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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16-06-21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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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학자들의 수다 새창으로 보기
아직 '논어'란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생각만해도 머리가 아픈 어려운 책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김시천작가는 이런 내 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말한다.

논어는 어려운 책이 아니라고 읽는 방법을 달리해서 같이 읽어보자고.
그가 말한 논어를 읽는 방법은 논어속에 등장하는 공자외의 다른사람의 시선에서 생각해보고 그 수많은 '사람'들을 읽어보라고 한다.
이게 과연 무슨 뜻인지 궁금해졌다. 책이 구어체로 되어 있어서 정말 팟캐스트를 듣는 느낌으로 읽어내려갈 수가 있었다.

논어란 과연 좋은 책인가?라는 질문으로 부터 이 책은 시작한다. 좋다면 왜 좋은 책이냐고 묻는 질문에 너무 막연히 '고전이니까 좋겠지' 했던 나의 생각 자체를 흔들어 주었다.
저자는 진짜 나에게, 우리에게 논어가 좋은책인지 그것을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기에 읽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듯 싶었다.


논어 속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공자외에 그의 제자 29명이 주인공, 조연 또는 엑스트라로 등장한다.그리고 제자가 아닌 사람들도 129명이나 등장한다고 한다. 이 수많은 사람이 등장한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의 입장만 생각해 볼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의 위치에서의 그들을 한번 생각해보고 읽어내 보라고 한다.
재미있는 시선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는 12명의 주인공들을 내세워 논어를 재해석 해본다.


읽다보니 참 재미있다. 책으로 전해지기에 미처 몰랐던 이 조연들의 세계가 재미있다. 자로, 안회, 자공, 재아, 염구, 증삼, 자하, 자장 등등등..
공자의 말에 전적으로 따르고 추앙하는 것만이 이들의 역할이 아니었다. 그들은 공자를 '뒷담화'하기도 하고  공자의 가르침을 같이 받아도 제각각 다른 스타일로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시켜나갔다.
책을 읽다보니 나는 정말 이 '사람'들을 읽어나가고 있었다.

사람들을 읽어 나가다 보니 '논어'도 다르게 보인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이 책 덕분에 또 하나의 고전을 새로이 알게 된 느낌이다. 이런 새로운 시각으로 논어를 읽게 되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논어에서 배운 내용들을 조금씩 내 삶에 적용시켜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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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퀸 2016-04-1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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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천, 「논어, 학자들의 수다」 (더퀘스트, 2016) 새창으로 보기
여러 대학에서 인문학을 가르치는 김시천 교수가 참신한 방법으로 <논어>를 읽어냈다. <논어>를 소위 권위있는 ‘고전(古典)’이나 ‘경전(經典)’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공자와 그의 제자들 사이에 대화를 기록한 책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논어>를 막연히 좋은 책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자들도 흥미롭게 다가서지 않겠는가.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동양의 고전에 익숙하지 못해 쉽게 덤벼들지 못했던 나 같은 자가 이 책을 덥석 잡았으니 말이다.

 

저자는 1부에서 논어를 새롭게 읽는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나도 <논어>의 첫 문장만큼은 익히 알고 있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당연히 <논어>는 공자가 한 말 중 주옥같이 유익한 것들을 간추린 것이라 생각했다. <논어>를 영어로 <Analects(어록, 선집)>라고 번역하는 것만 보아도 나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논어>에 대해 틀에 박힌 접근을 했음이 분명하다. 김시천 교수는 <논어>에서 ’자왈(子曰)‘로 시작하는게 불과 45퍼센트라고 지적한다. 나머지는 55퍼센트는 ’유자왈(有子曰), 증자왈(曾子曰) 식으로 소개된 것이다. 그렇다면 <논어>의 주인공이 공자 한사람만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의 삶을 찾아간 공자의 제자들 모두가 <논어>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김 교수는 2부에서 우선 자로와 안회를 부각시킨다. 저자에 따르면, 공자와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자로는 공자를 만나 그의 인생이 극적으로 변했고, 공자가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는 친구가 되었다. 공자가 안회에게 한 말, 극기복례(克己復禮)는 보편적으로는 ’욕심을 버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禮를 따르는 것이 仁을 행하는 것‘이라 해석된다. 그런데 저자는 ’다른 사람이 너에게 (어리고 신분이 낮다고) 예의로 대하지 않더라도 네가 먼저 예의를 잃어선 안 된다‘로 해석한다(p. 140). 당시 상황을 고려한 탁월한 해석이라 생각된다. 이 책, 이런 식이다. 계속 이어지는 3, 4, 5부에서 자공, 재아, 염구, 증삼, 자하, 자장 등,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와 나눈 대화들을 당시 시대적 상황과 처지에 맞게 재해석함으로써, 공자뿐 아니라 공자의 제자들을 부각시켰다. 이로써 <논어>를 聖人의 관념적이고 보편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우리와 동일 사람들의 삶의 고민을 나눈 이야기로 우리에게 제시했다. 책 제목처럼 <논어>는 <학자들의 수다>가 맞다. 참신한 관점으로 <논어>를 설명하는 이 책 덕분에 <논어>는 나에게 훨씬 친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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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7joy 2016-04-1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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