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3

알라딘: 딥 에콜로지 - 자연과의 화해를 위한 지혜의 생태학 Bill Devall

알라딘: 딥 에콜로지


딥 에콜로지 - 자연과의 화해를 위한 지혜의 생태학
빌 드발,조지 세션스 (지은이),김영준,민정희,함엄석,박미숙 (옮긴이)
원더박스2022-04-15
원제 : Deep Ecology





기본정보
456쪽
책소개


심층생태학에 대해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심층생태학의 내용과 실천은 낯설지가 않을 것이다. 심층생태학은 1970년대 아르네 네스가 처음 명명하고 정립한 이후 국내외 환경 생태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생협인 한살림 운동, 한국 생태 운동의 한 획을 그은 『녹색평론』, 세계적 베스트셀러 『오래된 미래』, 천성산 도롱뇽 지키기와 ‘강은 흘러야 한다’는 4대강 되살리기의 메시지 등이 모두 심층생태학의 흐름 속에 있다. 자연을 인간이 이용할 도구로 보는 인간 중심적 관점이 환경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라 진단하고, 모든 생명을 존중하며 인간 사회와 온 지구 생명체와의 조화를 촉구하는 심층생태학의 메시지는 환경운동계에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심층생태학은 한편에서는 비현실적인 근본주의 사상이라며 폄하돼 오기도 했다. 하지만 기후위기와 코로나19 등 환경 재난이 갈수록 심각한 양상을 보이면서 심층생태학의 통찰에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관습적이고 개량적인 대응으로는 우리가 마주한 환경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심층생태학의 고전으로, 본격적인 심층생태학 서적으로는 국내에 처음 출간되는 책이다. 영미권 환경 사상 분야의 가장 중요한 저작 중 하나로도 꼽히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심층생태학을 소개하면서 깊은 생태적 성찰과 영감, 그리고 생태적 전환의 길을 제시해 준다.



목차


역자서문
서문

1장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무엇이든 가능하다
2장 비주류 전통과 직접 행동
3장 현대의 지배적인 세계관과 그 비판
4장 개량주의적 대응
5장 심층생태학의 원리
6장 심층생태학적 사고의 전거들
7장 왜 지금 야생인가?
8장 자연자원을 보전할 것인가, 아니면 자연의 온전함을 보호할 것인가
9장 에코토피아 비전의 규정
10장 인격과 문화
11장 생태적 저항

에필로그
미주
부록 A 에코소피 T / 아르네 네스
B 페미니즘과 생태학 / 캐롤린 머천트
C 간디, 도겐 그리고 심층생태학 / 로버트 아잇켄 노사
D 서구의 과정형이상학(헤라클레이토스, 화이트헤드, 스피노자)/ 조지 세션스
E 인간중심주의 / 존 시드
F 의례가 중요하다 / 돌로레스 라샤펠
G 불교와 지구적인 문화의 가능성 / 게리 스나이더
H 『1984』에 덧붙임 / 조지 세션스
참고문헌
색인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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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22전형적인 환경보호주의는 그 지지자들 사이에 기이하고 부정적인 정치적 불만감을 야기해 왔다. 거의 매일 벌어지는 새로운 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그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새로운 각각의 상황들에 대한 규모를 조사하고, 그에 저항하고자 뛰쳐나가고, 앞으로의 재발을 막으려고 기력이 소진될 때까지 캠페인을 벌인다. 물론 가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응급실로만 이루어진 병원을 생각해 보라. 거기엔 임산부 진료도, 소아과 진료도, 앞날이 기대되는 치료법도 없다 그저 심하게 훼손된 외상 환자들뿐이다. 많은 경우 가망이 없거나 시간만 질질 끌어 지치게 만든다. 몇 사람을 구해 내더라도 항상 손 쓸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문으로 밀려 들어온다. 환경을 구하는 일은 범접할 수 없는 살인무기를 상대로 전쟁을 치르면서 싸움에 졌다 싶을 때마다 다른 전장으로 근거지를 옮겨 다니는 야전 응급치료소를 운영하는 것이 돼 버렸다. 환경보호의 도덕적 기초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나, 기본적으로 끝없는 몸부림과도 같은 방어적인 태도는 살육을 완전히 끝내려는 노력에 방해가 된다. 환경운동가들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지만 자신들은 그저 타협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입장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 접기
P. 41~42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생태 의식을 기르는 일은 양날의 검과 같다. 우리는 변화에 대한 우리의 열정에 오도되어 오직 협소한 자아에만 관심이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단지 개인적 구원만을 구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환경을 계속 오염시키는 ‘죄인들’로 분류된 군중들 사이에서 고독한 생태학적 성인聖人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의 변화는 문화의 변화를 필요로 하고, 그 역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개인적 영역도 사회적 영역도 무시하고 지나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프로젝트는 우리들 서로 사이에서, 그리고 지구라는 행성과 우리 자신들 사이에서 조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접기
P. 118~119많은 사람이 개량주의적 환경보호주의의 가장 좋은 부분은 받아들이면서도,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들은 더 깊은 질문을 하고 있다. 그들은 환경과 생태 운동에서 지배적인 세계관과는 다른 가정에 바탕을 둔, 분명한 철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개량주의적 대응의 가장 좋은 부분을 일관된 철학적 관점으로 해 나갈 필요성을, 즉 인간 중심이 아닌 생명 중심적 가정을 기반으로 하는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이 철학은 생태학의 과학에 의지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과학주의에 얽매여서도 안 된다. 또 자연을 인간이 다루는 데이터 조각들의 집합이라고 정의하는 한계에 갇혀서도 안 된다. …… 1972년에 아르네 네스는 이러한 철학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이를 심층생태학이라고 명명했다. 접기
P. 126호주의 철학자 워릭 폭스는 심층생태학의 가장 중심이 되는 직관을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표현했다. “인간이 존재의 현장에 확실한 존재론적 분할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즉 현실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영역을 나누는 경계란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 우리가 그 분계선을 인식하는 한, 우리는 깊은 생태 의식에 미치지 못한다.” 접기
P. 141~142“심층생태학에는 우리에겐 충분한 이유 없이 다른 생명체를 파괴할 권리가 없다는 기본적인 직관이 있습니다. 심층생태학의 또 다른 규범은, 인간은 성숙할수록 다른 생명체가 기쁨을 경험할 때 기쁨을, 다른 생명이 슬픔을 겪을 때 슬픔을 느끼게 될 것이란 점입니다. 우리는 형제와 개와 고양이가 슬픔을 느낄 때 같이 슬퍼할 뿐 아니라, 풍경을 포함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파괴되는 모습에도 역시 비통함을 느낄 것입니다. 우리 문명에는 우리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파괴 수단이 있지만, 우리의 감정은 거의 성숙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인류는 다양한 감정 중 아주 몇 가지의 감정에만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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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빌 드발 (Bill Devall)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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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와 현장을 넘나들며 오래된 숲과 야생지 보호의 필요성을 역설한 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이다. 앨버타 대학교와 훔볼트 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쳤으며, 당시 주류 사회학이 다루던 통상적인 주제들을 벗어나 삼림 관리, 방사성 폐기물, 야생지 문제 등을 강의 주제로 다루었다. 노르웨이의 철학자 아르네 네스의 초기 저작과 미국 시인 게리 스나이더의 작품에 영향을 받아 다수의 심층생태사상 관련 서적을 펴냈다. 주요 저작으로 『딥 에콜로지』, 『수단은 간단하게, 목적은 풍성하게Simple in Means, Rich in Ends』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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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네 네스와 더불어 서구 심층생태사상 운동의 주요 인물로 꼽힌다. 캘리포니아 록클린의 시에라 대학교에서 50년 가까이 재직하며 철학을 가르쳤다. 경제성장과 물질적 팽창에 기반한 서구 문명을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서구 문명의 철학적 기반을 재검토하고자 했다. 그의 환경철학은 주로 1960년대 미국의 ‘생태주의 혁명기’에 쏟아졌던 여러 문헌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해당 시기의 주요 작품들은 저자 자신이 편집·출간한 『21세기를 위한 심층생태사상Deep Ecology for the 21st Century』에 다수 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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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옮긴이)

법학, 생태학, 철학을 전공하고 이 세 가지를 엮는 일에 관심이 있다. 대학 강의, 공무원, 변호사 일을 하고 있으며, 지구법, 통합생태학, 평화학, 커먼즈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최후의 전환』이 있다.




민정희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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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단체에서 국제연대 사업을 주로 맡아왔으며, 기후위기 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환경·경제·사회정책위원회(CEESP)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INEB)의 이사, 국제기후종교시민(ICE) 네트워크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과학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할 때 불교가 할 수 있는 것』, 『적을수록 풍요롭다』, 『단 하나뿐인 우리의 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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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현재 강원도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다. 기후위기의 정책적 대응 모색과 공공조직의 탈관료화가 직업적 관심사이고, 공장식 축산을 둘러싼 문제의식과 담론에 윤리적 관심을 두고 있다. 아이의 미래를 건사하려면 내가 조금 더 불편해져야 한다고 믿으며, 실천의 방편으로 비건을 지향하고 새 옷을 사지 않는다.



박미숙 (옮긴이)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은행에서 20년 일하다가 다르게 살기로 결심했다. 바다를 그리는 화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기후위기를 알리기 위해 기후변화 씨네톡의 상영 영화를 번역하는 작업을 4년째 맡아서 하고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심층생태학이란 무엇인가?

심층생태학은 한마디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 그것은 하나의 학문 분야라기보다는 사상 체계 내지 철학 체계에 가깝다. 역자들은 “엄정하고 수미일관한 학문체계라기보다는 살이 돋고 피가 흐르는 ‘오래된 지혜’에 가까운 것”이라고 표현한다. 아르네 네스는 심층생태학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심층생태학의 본질은 더 깊은 질문을 묻는 데 있습니다. …… 과학으로서의 생태학은 특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어떤 종류의 사회가 가장 좋은가를 묻지 않습니다. 그런 건 가치이론, 정치학, 윤리학을 위한 질문이라고 생각하죠. …… 심층생태학에서는 현재의 사회가 사랑, 안전, 그리고 자연에의 접근과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켜 주고 있는지를 묻고, 그렇게 질문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근본에 깔린 가정들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어떤 사회가, 어떤 교육이, 종교의 어떤 형태가 전체로서의 지구 위 모든 생명에게 이로운 것인지를 묻고, 더 나아가 그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우리는 과학적 접근법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138~139쪽

심층생태학은 과학기술에 기반한 산업 사회의 지배적인 세계관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것이 우리가 겪는 환경 위기의 원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불교, 도교, 북미 선주민 전통, 과학적 생태학, 자연주의 문학, 페미니즘, 하이데거, 간디의 비폭력주의 등 다양한 비주류 전통에서 통찰과 영감을 끌어와 대안적인 세계를 모색한다. 이 책은 심층생태학과 지배적 세계관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지배적인 세계관
심층생태학
자연에 대한 지배
자연과의 조화
인간을 위한 자원으로서의 자연환경
모든 자연은 내재적 가치/생물종의 동등성 지님
증가하는 인구를 위한 물질적/경제적 성장
고아하고 단순한 물질적 필요(자기완성이라는 보다 큰 목적에 부합하는 물질적 목표)
풍부한 자원 비축에 대한 믿음
지구의 ‘비축량’은 제한적
첨단기술의 진보와 그에 따른 해법
적정기술과 군림하지 않는 과학
소비주의
필요한 만큼만 쓰고 재활용하기
국가적/중앙집권화된 사회
비주류 전통/생태 지역으로 묶인 지역

심층생태학은 동서양의 오래된 비주류 전통의 종교와 철학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근본적/급진적(radical)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각성과 전환을 주문한다.

개량주의적 환경보호냐 심층생태적 저항이냐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오늘날 환경보호는 당연한 상식이 되었다. 환경운동단체들은 정부와 사회에 오염물질 배출을 규제하고,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개발을 막고, 야생동식물을 보호할 것을 호소하며, 그 결과 관련 정책들이 자리를 잡았다.
심층생태학에서는 이런 대응들이 의미 있으며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의 한계도 지적한다. 이 책의 표현에 따르면, 그런 식의 환경운동은 “범접할 수 없는 살인무기를 상대로 전쟁을 치르면서 싸움에 졌다 싶을 때마다 다른 전장으로 근거지를 옮겨 다니는 야전 응급치료소를 운영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전쟁터에서 몇 사람을 구해 내더라도 계속해 환자가 밀려들듯, 환경문제도 끊임없이 발생하며 생태계는 계속 위기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그런 시도는 아무리 가치 있더라도 ‘개량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심층생태학의 진단이다.
심층생태학은 그 이상으로 나아갈 것을 주문한다. 환경문제에 대한 개별적 대응을 넘어 현대 사회의 지배적 세계관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성장과 발전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자연을 ‘잘 이용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태도를 바꿔야 생태계를 구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환경운동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심층생태학의 이런 주장을 되새겨 보게 한다.

생태 위기의 시대를 헤쳐 갈 ‘오래된 지혜’를 찾아서

“싫든 좋든, 결국 우리 모두는 이 청록색의 작은 행성에 살아가는 ‘거주민’이다. …… 분명히 지금은 패권 논쟁은 한쪽에 밀쳐 두고, 끊임없이 인간과 자원을 착취하려는 경제학은 외면하고, 지구를 우선시할 때이다.”
지금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듯 생생한 이 구절은 40년 전 생태 시인 게리 스나이더가 한 말이다. 그때도 지금도 패권 논쟁과 끊임없이 인간과 자원을 착취하려는 경제학은 계속되고 있다. 그때도 지금도 지구를 우선시하는 사회는 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때보다 지금 더, 인류는 위기에 처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이제까지와 같은 방식으론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인간 중심적인 태도로는 인간 역시 구할 수 없다는 것도 명백해지면서, 근본적인 변화를 갈망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에겐 생명 중심적인 철학이, 자연과 인간의 연결성을 직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심층생태학의 오래된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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