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너머, 지금 뭐해?]
이 책은 우리 동네에 있는 ‘대안 특성화 고등학교 산마을’을 졸업한 17명의 20~30대 젊은이들의 산마을 이후의 삶과 그것의 바탕이 된 산마을에서의 체험을 돌아보는 글 모음집이다.
<대안학교는 있어도 대안사회가 따로 있지 않은> 세상에서, “대학 안가도 좋은 삶을 살 수 있어”라는 다 검증되지는 않은 희망과 권유를 받아들이며, 대학을 가든 안가든 무엇이 중한 지를 알아차려가는 인생 여행기다.
2000년도에 설립된 산마을고등학교는 올해로 24년을 맞이한 ‘청년’학교가 되었다. 편저자인 최보길선생은 이 책을 펴내면서, 산마을의 시작부터 함께 하면서 숙제처럼 여겨왔던 산마을에 대한 사람들의 질문을, 산마을과 그 이후를 온전히 살아온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답해보려고 한다. 23년 동안 졸업한 392명의 젊은이들이 고뇌하며 자유를 찾아간 여정의 일단을 그 중 17명의 글을 통해 만난다.
< 장애인 협업농장, 지역 청년협동조합, 여성노동조합, 비영리 청소년 및 평화통일 단체 활동가, 인가 · 비인가 대안학교 교사, 프리랜서 인문학 연구 작가, 문학 작가, 출판기획자, 평화 인권 학습자 겸 기획가, 사회적 경제 부업을 하는 여행생활자(우피), 청년 주거공동체 출신 농부, 철학을 전공한 인터넷 뉴스 PD, 사진 찍는 스타트업 공간매니저, 축제를 연구하는 대학원생, 발도로프 교육에 관심 있는 건축학 전공자 >
참 다양한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산마을에 관한 추억 중에는, ‘기숙생활을 포함한 3년 동안 너무 가까이 살아서, 좋아하고 미워하며, 많은 활동과 대화로, 무던히도 지지고 복고 살아온 시간들이, 졸업 후 시간이 흐르며 자기 삶의 자양분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연 평화 상생 (自然 平和 相生)이라는 산마을 학교가 지향하는 교육 이념이 과연 학생들에게 얼마나 살아있는 것으로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때 생각하고 살아보고 흡수한 것은 아마도 시간이 흐르면서, 때로는 버티는 힘으로, 가끔 열어보는 일기장으로, 길을 잃을 때 쳐다보는 산위의 마을의 등불처럼, 서서히 힘을 발휘하겠지...
돌아보면 나의 고2시절도 미지의 세계에 대한 흥분과 열정과 두려움이 혼재된, 묘한 아름다움의 시기였다고 기억한다. 가능성의 꽃봉오리.
나도 산마을 야학 ‘마이라이프세미나’의 강사로서 9년간, 그들과 소수지만 깊게 대화를 나눠왔고, 둘째 아들도 3년전 산마을고를 졸업하고 지금은 군인이 되었다. 그 시기는 학교 내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인해 페미니즘의 바람이 불고, 인권-성평등-기후위기-채식 등의 공부와 활동이 활발한 때였다. 나는 학부모회장, 학교 운영위원장을 하며 2년 이상 학생, 학부모, 교사들과 질풍의 시간을 함께 했다. 아들은 이제야 그 시기의 심적 부담에서 벗어나 돌아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내가 대학교 때 겪었던 것을 이 친구들은 고등학교 시절에 겪고 있던 것이다.
내가 대학시절에 겪고 의문을 품은 과제들은 나의 평생의 일이 되었고, 그 싹은 이미 고등학교 시절에 트기 시작했었다. 그러니 미지의 이 세상에서 정답을 일찍 결론 내기 보다는, 바른 질문을 찾아내어 돌사탕처럼 오래 입에 물고 슬슬 단맛을 녹여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이 글들은 또한 한국의 대안교육 20여년의 중간보고서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풀무학교와 같은 지사(志士)형 설립자 정신에 의한 개교와는 또 다른, 80~90년대 민주화와 이어진 대안사회, 대안교육운동의 시대정신으로 탄생한 한국의 여러 대안학교들이 어떤 열매를 맺었고, 어떤 길로 가야할 지를 생각해보는 ‘산’ 증거로서의 사람과 글이다.
산마을고는 최근 산마을2.0을 모색해가고 있다. 그 중에 내가 특히 관심이 있는 것은 ‘마을-지역의 학교’로서의 산마을이다. 이미 여러 해 동안, 학교와 마을이 함께 길을 걸어왔고, 마을의 삶에서 실현해가고 있다.
홋카이도 조선학교의 삶을 다큐영화로 만든 ‘우리학교(김명준 감독, 2006)’가 있다. 당시 ‘공동체 상영’으로 산안마을 식구들과 함께 보며, 그 삶의 진정성에 감동해 눈물을 많이 흘렸다.
조선학교는 조총련학교가 아니고, 해방 후 일본에 남게된 ‘조선민족’이 ‘나다움’을 잃지 않으려고 만든 학교다. 북에서도 남에서도 희미해진 ‘조선의 순박함’이 살아있는 ‘마을의 학교’였다. 산마을은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사람다움의 마을학교로 살아있기를 바란다.
산마을은 ‘우리학교’다.
책소개
강화도에는 처음 방문한 사람들이 잘 못 찾는 작은 학교가 하나 있다. 주소는 맞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학교라는 이미지와 너무 달라 바로 앞에 학교를 두고도 전화를 하는 경우가 많단다. 산 밑의 기와집. 그게 이 책의 이야기들이 탄생한 산마을 고등학교다. 사람이 흔히 ‘대안학교’라고 말하지만 인가된 고등학교다. 물론 배우는 과목들이 좀 다르다. 삶과 철학, 강화사의 이해, 지역 봉사, 생활기술, 진로과제 탐색연구, 생태농업, 통합 기행, 학생자치활동과 토론, 창작활동, 문화비평 등을 일반적인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이 배운다. 특히 자연, 평화, 상생이라는 학교 철학에 충실한 동아리 활동과 강좌 개설이 활발하다고.
이 책은 그 학교에서 3년을 지내고 세상에서 10년 혹은 그 가까이의 시간을 보낸 산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10년의 시간은 멀기도 가깝기도 한 시간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의 10년은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나아가는 10년이기 때문에 다들 어찌 지내는지 궁금해지는 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모아 놓으니 다양한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17명의 이야기가 다르고 이야기를 모은 선생님의 이야기도 다르다. 그게 산마을답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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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사
산마을 너머로부터 받은 작은 위로 -정승관 ∙ 4
산마을 너머에 뿌려진 평화 일꾼들의 이야기 -강화정 ∙ 7
머리글
‘산마을 너머’ 너희들, ‘너희들 너머’ 다시 산마을 -최보길 ∙ 10
Ⅰ 산마을
가볍게 쓰는 산마을 –최보길 ∙ 23
Ⅱ 산마을 너머
삶과 철학
불확실한 삶, 확실한 기쁨 –정건화 ∙ 54
새로 이야기 -이슬 ∙ 65
나의 리듬 -공연규 ∙ 71
거북이의 삶은 –이한솔 ∙ 79
공동체 이론과 실제
공존하는 삶 -김희진 ∙ 90
파랑새 찾기 -김정인 ∙ 101
너그러운 세상이 마련해 둔 내 자리를 찾아서 -조희주 ∙ 110
세상의 변화는 ‘나의 변화’에서부터 -이기은 ∙119
지역과 세계
강화도에서 그만두지 않는 방식 -성결 ∙ 130
식물자원에서 생태농업으로 가는 중? -이지수 ∙ 140
만난다는 것 -오민석 ∙ 151
늘보의 배낭여행 -허예린 ∙ 162
문화비평과 창작활동
쓰는 마음 -신은솔 ∙ 176
물살을 가르는 마음으로 -전소연 ∙ 184
필름이 바랠수록 세상은 선명해진다 -여지후 ∙ 189
흐르듯 자연스럽게 -심지윤 ∙ 201
건축학과 10학년 -김서인 ∙ 210
Ⅲ 산마을에 불어오는 메아리
산마을은 어디에나 있다 -안성균 ∙ 224
큰 병이 생겼다 -고경일 ∙ 235
자존감에서 비롯한 남다른 자부심 –오창익 ∙ 239
산마을 너머의 삶을 살펴 ‘보고서’ –최보길 ∙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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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최보길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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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과 ‘역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귀가 솔깃해진다. 특히 두 단어가 ‘강화도’라는 지명과 만나 들려오면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하고, 또 분주한 발걸음을 내딛기도 한다. 밤새워 고민하고 의논해서 함께 그린 교육활동 계획이 현장의 발걸음 위에서 하나씩 실존의 모습을 드러낼 때, 그리고 그 시간을 기억해 주는 산마을 친구를 만날 때면 인생의 절반을 함께해 온 ‘산마을’에 한없이 감사할 뿐이다.
텃밭도 일구고 강화 답사도 다니고, 강화와 관련된 근현대사 인물들에 대해서 관심도 키워간다. 자료를 찾고 글을 쓰는 것은 시간을 들여 품을 ... 더보기
최근작 : <세 개의 시선, 하나의 강화>,<산마을 너머 지금 뭐해?>,<강화도의 기억을 걷다> … 총 3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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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산마을 너머 지금 뭐해?>
최보길(지은이)의 말
‘대안교육’과 ‘역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심장이 조금 빨라지기 시작한다. 특히 두 단어가 ‘강화도’라는 지역명과 함께 움직이면 목소리도 커지고 얼굴색도 변한다. 돌아보니 ‘대안교육’, ‘역사’, ‘강화’는 어느새 오십여 년을 함께해 온 삶의 추억이 되었다.
텃밭도 일구고 강화 답사도 다니고, 요즘엔 강화와 관련된 근현대사 인물들에 대해서도 시선이 간다. 학창 시절에는 몰랐으나 자료를 찾고 글 쓰는 것은 신경 쓰이는 일이지만 내심 좋아하는 일이지 싶다. 십 년 후엔 농사짓고, 여행하고, 글 쓰는 일로 일상을 꾸렸으면 한다. 막걸리 빚는 실력도 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누군가가 찾아가거나 찾아왔을 때 자연스레 꺼내어 놓을 추억의 안주가 많아지겠지.
“강화도의 기억을 걷다”를 쓰고나서 “산마을”의 이야기를 쓰지 못해 못내 아쉬워했다. 그러다 담임교사란 인연으로 지수와 예린이를 만났다. 남미 여행자에서 모교의 농업 교사로 돌아온 지수, 문화기획자로 살다가 가끔 사라져 지구별 여행자로 살아가는 예린! 두 사람의 젊은 인생이 강화에 잠시 머물렀다. 귀한 손길이고 소중한 발걸음이다.
‘산마을 너머 뭐해?’에서 ‘산마을 너머 뭐해!’로 그 본모습을 갖추기까지 밤과 낮, 그리고 한국과 영국을 연결하며 쏟아냈던 마음은 이 책 못지않게 소중한 추억이다. ‘기억’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에 짧은 문장으로라도 ‘기록’해두고 싶다. 두 친구 덕분에 귀한 작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정인, 소연, 지수, 한솔, 건화, 희진, 은솔, 희주,
연규, 서인, 지윤, 지후, 슬, 예린, 기은, 민석, 결
그리고 세상 어디에서든 자신의 빛을 잃지 않는 열일곱의 청춘을 응원한다. 빛은 다양한 색과 온도로 빛난다는 것을 다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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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산마을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뭐하고 살아요?
산마을을 떠난 17인의 10년 이야기
그렇다. 이 책은 17명의 이야기다. 그래서 글을 쓴 사람도 많고 추천사도 많다. 무엇보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도 많고 이 책을 읽을 독자가 가져갈 것도 많다, 이 책에서 보이는 17명의 이야기는 다른 고등학교 졸업생들과 같으면서 다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강화도에는 처음 방문한 사람들이 잘 못 찾는 작은 학교가 하나 있다. 주소는 맞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학교라는 이미지와 너무 달라 바로 앞에 학교를 두고도 전화를 하는 경우가 많단다. 산 밑의 기와집. 그게 이 책의 이야기들이 탄생한 산마을 고등학교다. 사람이 흔히 ‘대안학교’라고 말하지만 인가된 고등학교다. 물론 배우는 과목들이 좀 다르다. 삶과 철학, 강화사의 이해, 지역 봉사, 생활기술, 진로과제 탐색연구, 생태농업, 통합 기행, 학생자치활동과 토론, 창작활동, 문화비평 등을 일반적인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이 배운다. 특히 자연, 평화, 상생이라는 학교 철학에 충실한 동아리 활동과 강좌 개설이 활발하다고.
이 책은 그 학교에서 3년을 지내고 세상에서 10년 혹은 그 가까이의 시간을 보낸 산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10년의 시간은 멀기도 가깝기도 한 시간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의 10년은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나아가는 10년이기 때문에 다들 어찌 지내는지 궁금해지는 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모아 놓으니 다양한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17명의 이야기가 다르고 이야기를 모은 선생님의 이야기도 다르다. 그게 산마을답다고 말한다.
다양한 시간, 다양한 삶, 다양한 이야기.
17인의 10년이라 각각 다른 이야기가 나올 줄은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다 보면 더욱 다양한 삶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나같이 다른 삶들이다. 그래서 대안학교나 교육에 딱히 관심 없는 독자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몇 장이라도 읽다 보면 인생은 꼭 하나의 길이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게 보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어떤 이는 방송국에서 어떤 이는 길 위에서 어떤 이는 사회단체에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다르기도 이렇게 다를 수 없겠다 싶은 17인의 삶이지만 끝까지 책을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쯤에는 이들의 삶이 산마을 고등학교의 교육철학인 자연, 평화, 상생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니 확신하게 된다. 자기만 품고 마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에 그 가치를 전파한다. 이 책 역시 그 씨앗 중의 하나이다.
자연 · 상생 · 평화의 가치를 품고 사는 삶이 되길.
이들의 삶은 특별하지 않다. 남들하고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던 대안학교 졸업생들은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는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자연을 생각하고 평화를 중시하며 함께 사는 삶을 생각한다. 평범하지만 평범한 삶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은 강조해서 이야기한다.
교육의 백년을 생각할 수 없이 정책이 왔다 갔다 하고 한쪽에서는 무너지는 교권을, 한쪽에서는 퍼져버린 혐오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입시 중심인 우리 사회의 교육인지라 학교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사건들도 많이 일어난다. 그래서 산마을 고등학교의 10년은 더욱 가치를 발한다. 17인의 다양한 삶을 보기만 해도 길이 하나뿐이라는 생각은 다시 생각해야 하는 문장이 될 것이다. 이들의 삶을, 우리의 삶을 응원한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