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gok Lee - 조성환 교수의 ‘한국의 철학자들, 포함과 창조의 새 길을 열다’를 일단 다 읽었다. 에필로그를... | Facebook
Namg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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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교수의 ‘한국의 철학자들, 포함과 창조의 새 길을 열다’를 일단 다 읽었다.
에필로그를 보니까, 이 책은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저자가 2013~2020년 강의했던 ‘한국철학사’ 내용을 2019년 서울에서 열린 <개벽학당>에서 <개벽의 관점에서 본 한국철학>이라는 주제로 새로 구성한 원고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큰 흐름은 ‘포함과 창조의 길’로 보이고, 그 길의 목적지는 ‘개벽’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병한과 공저로 ‘개벽파 선언’이라는 책을 내서 ‘개벽’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나도 평소에 간헐적으로만 접해 오던 한국 철학에 대해서 조 교수의 책을 강의를 듣는 학생의 마음이 되어서 읽었다.
그리고 철학하는 즐거움을 느꼈다.
동시에 뭔가 아쉬움이 남는데, 이것은 철학하는 것의 즐거움을 잠시나마 느낀 것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이 아쉬움마저 조 교수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다.
난세(亂世)와 변방(邊方)은 새로운 사상 철학이 창조되기 좋은 환경이다.
그러나 모든 난세나 변방이 위대한 사상을 잉태하는 것은 아니다.
그 때까지의 사상 철학에 대한 충분한 ‘술(述)’의 어깨를 다지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고, 새로운 제국(帝國)이나 문명(文明)과 만나 보편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거친다.
<개벽>은 난세의 변방인 조선에서 자생적인 근대 사상으로 제기되었다.
그 거론하는 시대의 순환 사이클이 5만년을 언급할 정도로 크다.
무릇 정치나 제도의 역사도 그렇지만, 사상이나 종교의 흥망성쇠도 무수히 작은 사이클들로 큰 사이클이 이루어진다.
<개벽>의 사이클이 크다는 것이 사실은 그 내용을 그 크기에 부응할 정도로 채우는 것의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그 동안의 인류 사상 특히 현대의 사조(思潮)들에 대한 충분한 ‘술(述)’의 작업이 필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제국(帝國)이나 새로운 문명과의 교합(交合)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개벽이라는 이름 자체가 자칫 국수적이고 복고적(현재의 삶과 동떨어진)인 것으로 비춰지는 것도 있지만(이름은 바꾸면 된다), 그 내용이 새로운 나라(사회)와 새로운 문명의 바탕으로 될 수 있는 보편성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대(醫大) 돌풍(突風) 심지어 광풍(狂風)이 나타나고, ‘철학과’는 폐과(廢科)되는 지금의 교육 현실을 볼 때, 우리의 위대한 사상들이 새로운 제국(帝國)과 문명(文明)을 만나 꽃피우는 꿈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정치 개혁, 사회 개혁, 교육 개혁, 의식혁명의 절실함을 느낀다.
비록 동토(凍土)지만, 선구자들의 노력이 이 원대한 꿈을 계승시킬 수 있게 하기 바란다.
수운(최제우)이 해월(최시형)에게 한 말을 떠올린다.
조 교수를 비롯한 선구자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다.
‘고비원주(高飛遠走)’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