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과 본질
이즈쓰 도시히코 (지은이),
박석 (옮긴이)
위즈덤하우스 2013-04-08
원제 : 意識と本質
18,000원
- 절판 확인일 : 20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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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쪽
책소개
인류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이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 등 나와 내 주변을 둘러싼 존재에 대한 논제를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이 질문을 가장 심도 깊게 연구한 학문이 철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양철학은, 그토록 오랫동안 인류의 가장 직접적인 질문을 연구한 학문임에도 아직 전체적인 흐름도, 통일성도 없이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워낙 동양철학의 뿌리가 깊고 방대한 탓에 감히 하나로 엮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동양철학에 체계적인 흐름이 없다는 것은 간과할 일이 아니다. 동양철학을 삶의 뿌리로 두고 있는 우리에게는 이것이 ‘존재론적 위기’가 될 수 있다.
<의식과 본질>의 저자인 이즈쓰 도시히코는 불교·선불교·노장사상·공맹사상·신유학·힌두교·탄트라·이슬람·카발라 등 동양철학에 속해 있는 갖가지 종교와 민족의 수많은 사상의식을 ‘본질’이라는 서양철학의 키워드를 빌려 동양철학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을 제시한다.
이 책은 동양의 수많은 사상과 깨달음을 학문적으로 재배치하려는 첫 번째 움직임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인류의 다양한 사상적·학문적 연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동양철학을 주체적·실존적으로 이해하는 의미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목차
제1장 본질에 대한 동서양의 다양한 관점
제2장 개체적·구체적 실존, 보편적·추상적 본질
제3장 본질과 존재, 일반화와 개체성
제4장 말라르메와 송대 신유학의 본질론
제5장 신을 위해 본질론을 부정한 이슬람의 원자론
제6장 신이 없어도 본질을 부정한 선종
제7장 선은 고요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다이내믹하다?187
제8장 본질론으로 보는 샤먼과 신비가의 이마주
제9장 《주역》의 원형 이마주, 무의식의 구조
제10장 불교의 만다라와 유대교의 세피로트
제11장 신의 내부에서 펼쳐지는 세피로트 만다라
제12장 이데아론·정명론·보편 본질 실재론
책을 마치며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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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52 본질이 실재하지 않아도, 본질이라는 존재응고점이 없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는 또 그것 나름대로의 실재성이 있다. 본질은 없지만 사물은 있는 것이다. 본질의 실재성을 철두철미하게 부정하면서, 경험 세계에 대해서는 이른바 허무주의가 아니라 분절된 존재에 꿈이나 환상 같은 것으로는 결론 내릴 수 없는 실재성을 인정하는 것은 동... 더보기
P. 67 개념적 본질의 세계는 곧 죽음의 세계다. 싱싱하게 살아서 약동하는 생명은 거기에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 앞에 있는 사물은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자신의 실재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 살아 있는 사물을 살아 있는 그대로 잡을 수 있으려면 자연스럽고 소박한 실존적 감동을 통해 ‘깊게 마음에서 느끼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
P. 103 꽃이라는 이름은 본래는 실재하지 않는 꽃의 본질을 망상적으로 불러일으킨다. 허공에 불러일으킨 그 허구의 본질을 부정론자, 예를 들어 불교사상가는 외적 실재에 근거를 지니지 않는 것으로 여겨 즉시 떨쳐버린다. 반대로 긍정론자, 예를 들어 니야야, 바이세시카 학파에게 꽃이라는 말은 실재하는 꽃의 실재하는 본질을 지시하는 것이다.
P. 126 정좌靜坐와 달리 궁리窮理는 현저하게 존재론적인 것을 제1의 특징으로 삼는다. 모든 존재자의 깊은 곳에는 본질이 숨어 있다는 확신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확신이 없다면 궁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것이 유교가 선종과 전혀 다른 점이다.
P. 378 동양철학에서 인식이란 의식과 존재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뒤얽힘이다. 그리고 의식과 존재의 이 뒤얽힘의 구조를 추구해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해도 본질의 실재성의 문제에 봉착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실재성을 긍정하든지 부정하든지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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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즈쓰 도시히코 (井筒俊彦) (지은이)
1914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게이오대학에서 니시와키 준자부로를 사사했고, 언어학자로서 출발해 그리스 신비사상사, 러시아 문학 등을 강의하는 한편, 『아라비아 사상사』, 『신비철학』, 『아라비아어 입문』 등 초기 대표작을 간행했다. 1949년부터 시작된 연속 강의 「언어학 개론」을 바탕으로 1956년 『언어와 주술』(영문 저작)을 발표했고, 이 책 덕분에 로만 야콥슨의 추천을 받아 록펠러재단 펠로로서 1959년부터 중근동, 구미에서 연구 생활을 하였다. 1959년 코란의 윤리적 용어 구조를 밝힌 『의미의 구조』(영문)를 발행했다. 1960년대부터 맥길대학과 이란 왕립철학아카데미를 중심으로 연구와 강연, 집필 활동에 종사했으며, 『코란에서의 신과 인간』, 『이슬람 신학에서의 믿음의 구조』, 『수피즘과 노장사상』 등 영문 저작을 정력적으로 발표했다. 1967~82년에 거의 매년 스위스 에라노스 회의에서 노장사상과 선 · 유교 등 동양철학에 대해 강연했으며, 일본에 귀국한 뒤로 해외에서 오랫동안 연구한 성과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철학을 일본어로 저술하기로 결심하고 『의식과 본질』, 『의미의 깊이』, 『코스모스와 안티코스모스』, 『초월의 언어』 등 대표작을 발표했다. 1993년 자택에서 서거했다. 접기
최근작 : <이슬람 문화>,<의식과 본질>,<이슬람> … 총 49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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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 (옮긴이)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상명대학교 글로벌인문학부대학 중국어권지역학전공 교수
저서: <두보 초기시 역해>(솔출판사, 공저), <동양사상과 명상>(제이앤씨), <대교약졸, 마치 서툰 것처럼 보이는 중국문화>(들녘), <송대의 신유학자들은 문학을 어떻게 보았는가>(역락), <불가능한 누드>(들녘), <인문학, 동서양을 꿰뚫다>(들녁), <의식과 본질>(위즈덤하우스), <한산 시선>(지식을만드는지식)
최근작 : <참선 잘하그래이>,<인문학, 동서양을 꿰뚫다>,<하루 5분의 멈춤> … 총 2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자크 데리다가 인정한 세계적 석학, 이즈쓰 도시히코의 대표작
이즈쓰 도시히코는 국내에서는 낯선 인물이지만,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거장’이라는 칭호로 존경을 표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이다. 그는 전 세계 종교철학의 경전과 고전의 대표 언어인 희랍어·라틴어·히브리어·산스크리트어·한문 등을 자유로이 구사했으며 아랍어·영어·불어·독어·러시아어 등 20여 개 이상의 외국어를 섭렵한 일본 역사상 전후무후한 천재였다. 주 전공은 이슬람 철학과 이슬람 신비주의로, 이란의 왕립 이슬람사상연구소의 교수로 있었으며, 일본에서 최초로 《코란》을 번역하기도 했다. 그는 그리스 신비주의, 근대 러시아 문학에 관한 저작도 많이 남겼으며 만년에는 유식불교·선불교·밀교·노장사상·주자학·카발라·중세 스콜라 철학까지 관심을 확장시켰다고 한다. 그가 지금까지 이룬 학문적 영역은 누구도 쉽게 따라잡기 어렵다.
《의식과 본질》은 이즈쓰 도시히코의 대표작으로, 일본에서 30년간 꾸준히 읽히고 있는 베스트셀러이며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자의 탁월한 외국어 실력과 방대한 학문적 관심과 지식을 바탕으로 수십 년 동안 동서양 사상계를 분석, 한 권에 통합·정리·집약한 작품이다. 그가 이 책에서 언급하는 동양철학의 범주는 불교·선불교·노장사상·공맹사상·신유학·힌두교·탄트라·이슬람·카발라 등으로,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고금의 사상과 인물을 한 권 안에 모두 담아냈다.
‘본질’이라는 이름 아래 만난 수많은 사상적 거인들
저자는 ‘본질’을 키워드로 동양사상을 한눈에 훑고 있지만, 사실 본질은 중세 기독교 스콜라 철학에서 나온 개념으로 동양철학에서 익숙한 키워드는 아니다. 독자들은 서양철학 특유의 개념을 가져다 동양철학이라는 이름 아래 나열하는 그의 글을 보고 의아해할 수도 있다. 게다가 곳곳에 등장하는 서양철학자들과 그들의 문제의식이 동양철학과 혼합되어 있는 것을 보고 혼란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낯선 시도가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이는 저자의 치밀한 의도 아래 철저하게 비교·분석한 결과다.
예를 들어 저자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이데아가 사물의 변하지 않는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운을 떼다가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어버이는 어버이다워야 한다”는 공자와 맹자의 정명론正名論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곧 바이세시카의 명실론名實論이 주장한 “이름은 그저 개념의 세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것”이라는 독특한 주장을 소개하고 있다. 이는 이데아론·정명론·명실론이 본질을 설명하는 방식은 달라도 같은 사상체계 아래에 있음을 분명히 하는 작업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구토》에서 본질을 어떻게 설명했는지를 중국의 노자의 유명有名과 무명無名 논리를 끌어와 거론하고,
또 공통적으로 본질의 허망함을 인정한 대승불교의 공空사상, 샹카라 베단타 철학의 불이론不二論이 어떤 차이점이 있었는지 비교·분석한다.
이슬람 철학과 중국의 성리학·선종이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설명하고,
주역의 팔괘와 티베트 밀교의 만다라, 유대교 신비주의 카발라에 나오는 생명나무 세피로트가 상징하는 유사성을 설명한다.
그의 이런 시공간을 넘어선 통합적 사고가 철학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하이쿠 시인 바쇼와 독일의 시인 릴케의 시세계가 어떠한 관점에서 본질을 이야기했는지를 설명하고,
중국 초나라의 애국시인이자 샤먼인 굴원의 무속적 정신세계와 장자의 철학적 우화의 세계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비교·분석한다.
또한 프랑스의 상징주의 시인 말라르메의 정신세계와 중국 송나라의 주자학자들이 주장했던 거경궁리居敬窮理의 세계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까지 이 한 권 안에 집약해놓았다.
이 밖에도
- 기독교 스콜라 철학자 둔스 스코투스,
- 에도 시대 일본의 사상가 노리나가,
- 유대교 신비주의 사상가 이사크 루리아,
- 신화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질베르 뒤랑,
- 이슬람 사상가 이븐 알 아라비,
- 원자론의 집대성자 무하마드 가잘리,
- 아리스토텔레스 사상가인 아베로에스,
- 그와 비교되는 이슬람 사상가 스후라와르디,
- 주돈이·정이천·주자 등
다양한 학자들이 사상적으로 연계되어 나오고 있다.
전 세계의 사상·종교·철학의 깨달음을 이렇게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자신만의 독자적인 새로운 사상체계를 정립하는 학문적 업적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독자들은 《의식과 본질》 한 권만으로
동양사상을 포함한 인류의 정신사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수많은 사상적 거인들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 바라보고 있는 이 세상은 과연 진짜일까?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단순히 동양의 종교·사상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것이 아닌,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깨달음과 명상에 관한 가르침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곳곳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 책은 철학서인 동시에 명상서라 할 수 있다.
저자 이즈쓰 도시히코는 학자인 동시에 선수행자였으며, 그의 선불교에 대한 언급들을 보면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적 체험이 통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실천에서 나온 깨달음을 담고 있기에, 이 책에 담긴 글이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독자들은 저자 이즈쓰 도시히코의 실천적 깨달음을 통해,
지금껏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인 사물들이
-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것인지,
- 아니면 본질은 없지만 우리 눈에 비칠 뿐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또한 사물과 현상을 보는 인식이 바뀌어
가치관과 인생관에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는 단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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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포함 글 작성 유의사항
구매자 (1)
‘있는 그대로 보기‘( 실상, 진리, 선불교의 깨달음)에 대한 분석적 고찰. 앵무새 흉내를 내는 여타 대부분의 책들과는 비교되지않는 군계일학적 저술! 실험 데이터적 근거가 없는 점이 아쉬우나, 아직은 어쩔 수 없는 한계일 듯. 구매
그냥 2016-08-31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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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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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과 본질
이 책에서 말하는 의식과 본질에 대한 접근은 너무 어렵다.
오랜 세월 인류는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많은 철학을 발전시켰다.
어쩌면 인간 본연에 관해 파고들었기에 인류가 지금껏 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여기서 말하는 의식과 본질은 눈으로 보이거나 만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정신과 육체의 이어짐을 말하는 것이기에 이 부분에 대해 충분한 고민이 없는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너무 버겁다. 물론 오랜 시간을 두고 고민한다면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충분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용어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용어다 보니까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문장을 읽으면서도 알 듯 말듯하게 감은 오는데 명확하게 한번에 이해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저자가 의식과 본질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온 세상의 모든 철학적 개념들을 더불어 설명한다. 중국, 이슬람, 서양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교와 다양한 사람들이 말하는 철학적 개념들이 등장한다.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층의식과 심층의식에 관한 개념 역시 철학적 소양이 부족해서인지 명확하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또한 문화에 따라 본질을 이해하는 틀이 달라진다는 저자의 말은 더욱 나를 복잡하게 만든다. 과연 그 실체가 무엇일까? 하나로 확고부동하지 않고 주관적인 흐름이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이 개념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된다. 수많은 철학자들의 개념들이 등장하지만 오롯이 알기란 좀 더 내공을 쌓아야 할듯하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다각적인 방법과 접근으로 의식과 본질을 설명하는 저자의 생각의 끝이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보니까 점점 더 조바심이 생긴다.앞으로 이 책을 여러 번 읽는다면 그 의미의 일부를 깨우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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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식님 2013-04-30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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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과 본질 [意識と本質 : 精神的東洋を索めて(1983)] - 이즈쓰 도시히코
1. TV 프로그램들. 특히, 프로야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저 화면에 등장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저 모습이 프로가 낼 수 있는 베스트가 아닐까?' 라고 말이다. 즉, TV를 통해 우리들에게 전달되는 화면은 엄청난 내공이 쌓인 결과물인 것이다.
그런데 이 <의식과 본질>을 읽으면서 TV의 결과물조차도 책에 비하면 미미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의식과 본질>은 뭐랄까... 시각적 외. 모든 감각의 내공. 특히, 내면의 고뇌가 누적된 결과물이랄까?
동양과 서양의 종교와 철학의 개념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책을 통해 설명하고자 하는 본질의 3가지 분류에 따라서 하나의 범주로 묶어내거나 해체하는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음...앞으로 이어나갈 글이 옳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를 적어보기로 한다.
2.
아무리 믿을 수 없다 하더라도 모든 불가능을 배제하고도 남았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실이다.
- 트위터 탐정 설록수, 189p-
토실여왕님의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이 문장은 <의식과 본질>에 따르면 세 번째 본질긍정론에 해당함을 알 수 있었다. 모든 불가능함을 제거하고 남은 것이 진실이라는 의미는 곧, 끊임없이 질문을 하면서 불가능을 제거하고 진실을 찾아가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과 같은 맥락이고, 그것이 바로 본질이 표층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는 세 번째 본질론에 해당했다.
3. 나는 항상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고 생각했다. 책의 개념에 따르면 나는 마히야(보편적 본질의 세계, 플라톤의 이데아)를 버리고 후위야(즉물적이며 경험적인 리얼리티를 표방)로 간 릴케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나 역시 릴케처럼 이 세상의 본질의 유무에는 상관없이 내가 중심이 되어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바로 나를 존재하게 하는 것이라고 봤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어쩌면 오만함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알고자 하는 실존조차도. 실존 자체가 하나의 본질로서 작용함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결국, 내가 실존의 영역에서 보려 했던 것은. 즉, 무의식적인 문화적 학습을 통하여 얻어진 관점이라는 큰 틀로 봤을 때, 첫번째 본질긍정론을 따르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의식과 본질>의 첫 번째 본질론은 표층의식에서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심층의식에서 깊게 사물을 보는 것인데, 그러한 바라봄에 있어서 모든 것을 무로 만드는 단계가 선행하고, 그 뒤에 순간적인 번뜩임이 등장하여 존재가 분절화하여 등장한다고 한다. 또한 그러한 번뜩임이 존재하는 문학이 대체적으로 시 문학에 많이 분포한다. 그래서 시에 등장하는 언어는 언어 그 자체가 사실적이지 않고 상징적인 것이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이한 관점도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4. 참고로 두 번째 본질긍정론은 첫번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심층의식에서 본질을 찾는 것인데, 여기서는 샤머니즘처럼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원형의 본질이 있고, 그러한 본질은 표층의식과 심층의식의 가운데에 있는 M의 영역에서 이마주(상징적 이미지화)된 것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된다고 말한다.
이래의 글은 갈림길을 읽고 적은 '사실'과 '진실'에 관한 생각이다.
소설 내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결과에 의하면 '사실'은 인간이 느끼는 개인적인 관념이다. 헌데 그것은 '진실'은 아니다. '진실'은 인간이 알 수 없는 아주 커다란 개념이다. <갈림길>에 의하면 '진실'이란 신이 만들어놓은 것과 같다고 여겨진다. 그에 비하면 '사실'은 아주 작은 것을 다룬다. 그리고 '사실'이라는 것이 '진실'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사실'을 '진실'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평생 노력하는 존재라고 이해해도 될 것 같다.
여기서 '사실'이란 표층에서 부유하는 인간의 판단이고, '진실'이란 아마도 두 번째 본질긍정론의 본질과 유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진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에 가깝게 도달하고자 하는 인간은 본질을 찾고자 노력하는 인간의 한 모습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 접기
단예 2013-04-26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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