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5

“해방신학 이야기”(홍인식 목사, NCCK 인권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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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신학 이야기”(홍인식 목사, NCCK 인권센터 이사장)
가나안교회 특강 현대신학 시리즈로 오늘은 홍인식 목사님으로부터 “해방신학 이야기”를 들었다. 홍 목사님은 다음 두 책, 《해방신학 이야기》와 《엘 까미난떼. 남미에서 해방자 예수와 함께 걷다》의 저자이시다. 다음은 이야기를 요약하면서 글쓴이가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추가한 부분도 있다.(듣고 메모를 한 것이라 명사에 오기가 있을 수 있음)
신앙은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의해 그 성격이 규정되며, 성경도 읽는 방법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해방신학은 하나의 방법이다. 그 방법은 관점, 행하는 자가 처한 삶의 상황, 사회적 배경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 의해 생겨난다. 인식은 관심에 의해 주도되는 인식인바, 해방신학은 가난한 자들의 해방에 대한 관심에 방점이 찍힌다. 전통신학이 가진 자의 신학이라면 해방신학은 가난한 자들의 신학이다. 해방신학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에서 출발한다.
해방신학은 제2차바티칸 공의회(1962-65년) 이후 두 차례 진행된 라틴아메리카주교회의(1968년 메델린과 1979년 푸에블라회의)와 구티에레즈의 《해방신학》(1973)을 언급하는데 사실 16세기 콜롬부스의 정복전쟁 시부터 시작된 것이다.
1)관점의 전복
스페인 군이 도미니카와 쿠바를 점렴했을 때 타미노 추장과 아또웨이 추장이 차례로 화형을 받게 되었다. 종군신부는 화형식을 거행하기 전 세례받기를 권면했다. 추장은 세례받으면 무엇인 유익한지를 물었다. 신부는 죽어서 천당 갈 수 있으며, 형벌이 감형되어 산채로 화형시키지 않고 일단 숨을 끊어놓고 화형한다고 했다. 추장은 또 물었다. 아무런 죄가 없는 인디오들을 죽인 저 옆에 나열된 스페인 병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신부는 그들도 세례를 받았으니 죽으면 천국 간다고 했다. 추장은 나는 너희들이 가는 그런 천국에 가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의연하게 화형을 당했다. 그렇다, 천당은 처한 경험과 관점에 따라 아주 다르다. 그들만을 위한 천당이 있는 것이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천당은 없다.
2)해방신학은 고난의 신학이다. 해방 투쟁의 전선에서 목숨을 잃은 신부들이 부지기수다. 오스카 로메로와 7명의 신부, 돔 헬더 까마라.... 파블로 리차드의 고난
1511년 12월 21일 마지막 대림절 강론에서 도미니크 수도회의 안토니오 몬테시모 신부는 스페인이 어떤 권리로 라틴 아메리카를 침략하고 약탈하며 인디언들을 노예로 삼는지 심가갛게 물었다. 읽은 본문은 요한 1:23 –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하여라. 그 이후 도미니크 수도회는 라틴아메리카 선교에서 배제되었다고 한다.
3)가난한자들에게서 배운다.
한 신부가 브라질 오지의 아주 가난한 동네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교회 박으로 나오자 교회당 저 구석에 한 여인이 세 어린아이를 안고 앉아 있다. 석양 무렵이어서 멀리서 볼 때 빛과 풍경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보이기까지 했다. 가까이 접근하니 젖을 빨리는 젊은 엄마는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 가슴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사흘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했는데 어린아이들이 엄마의 젖을 빨다가 흐르는 피를 먹고 있는 것이다. 엄마는 어린 아이를 펠리컨처러 자기 몸을 먹이로 내어주고 있는 것이다.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사에서의 빵과 포도주는 도대체 무엇인가?
4)성경을 가난한 자들의 경험을 통해 새롭게 읽는다.
①요한복음 4장의 사마리아 여인은 가난의 현실에서 서너 명의 남자들이 애를 놓고 아내를 버리고 떠난 여인의 경험과 일치한다.
②달란트 비유(마 25장)는 성공지향적 경제체제의 관점에서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을 찬양할 것이 아니라, 한 달란트도 겨우겨우 유지하기 어려운 착취가 자행되는 노동자의 체험에서 읽혀져야 한다.
③열처녀의 비유도 미련한 처녀와 슬기로운 처녀가 소통하고 서로 돕는 이야기로 재구성되어 읽혀져야 한다.
"이 세상 재화가 결핍된 상태의 가난은 그 자체로 볼 때 엄연한 악이다"(메델린 문헌 제 14장, <교회의 가난>)
홍인식 목사님은 화해와 전환의 의미를 담은 한국적 상황에서 해방신학을 토착화한 화전(和轉)신학 연구소 개소를 준비하신다고 한다.
Hyun Ju Kim, Paul Dongwon Goh and 84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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