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러셀의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다르게 강의합니다....이종철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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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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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선생님이 버트란트 러셀의 『철학이란 무엇인가 The Problems of Phiiosophy』 (황문수 역, 문예출판사)를 특별한 방법으로 강의합니다. 철학을 처음 공부하는 분들은 본격 철학에 입문하기에. 철학을 어느 정도 공부한 분들은 철학의 문제를 정리하기에 좋은 강좌입니다.
『철학의 문제들』이란 제목으로 번역되기도 한 러셀의 책은 인식론을 중심으로, 현상과 실재, 존재와 사물의 본성, 관념론, 귀납, 보편자, 진리와 거짓, 철학적 인식의 한계와 가치 등 여러 철학적 문제에 대해 묻고 답합니다. 그러면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흄, 로크, 칸트, 헤겔 등 여러 철학자들의 중요한 이론을 자연스럽게 소개합니다. 철학에서 아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철학의 문제를 고민하고 탐구하며 깨달아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독서와 사색, 좋은 선생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토론입니다. 이 수업에서는 일방적인 강의보다 책을 읽은 뒤 선생님과 수강자가 문제를 제기하면 그 문제를 가지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토론으로 발전시켜 나가려 합니다. 그러니까 러셀의 책은 공부를 위한 텍스트이자 토론을 위한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이 강의는 100% 줌을 통한 온라인으로 진행합니다. 열정과 성실한 연구, 흥미와 호기심 유발, 전달력, 지적인 자극, 강의자의 열린 사고…. 전통적인 대면 수업이든 온라인 비대면 수업이든 좋은 강의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비슷합니다. 온라인 수업은 거리에 관계 없이 편안한 장소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수강자의 눈과 귀를 잡아끄는 전달력과 지속성이란 면에서 난관에 봉착해 있습니다. 줌(Zoom)에서 <비디오 중단>을 클릭한 뒤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수강자를 중심으로, 중간 탈락자가 속출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강의는 자극적인 TV나 영화, 유튜브에 비해 단순하고 재미도 없습니다. 이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대안연이 택한 중요한 방법은 참여와 상호 소통입니다. 교실 수업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수강생의 참여는 얼핏 보기에 비효율적입니다. 전문 학자가 요점을 정리해 말해주는 수업에 비해 수강자가 참여하는 수업은 요령부득, 시간 낭비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토론을 강조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방적인 강의는 들을 땐 명쾌하고 그럴듯하지만 대부분 수강자를 스쳐 지나갑니다. 이에 비해 자신이 직접 참여하고 토론한 공부는 몸에 새겨지고 내면화됩니다. 수업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는 관람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과 운동장에서 직접 경기를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프로선수의 화려한 몸동작을 아무리 구경해도 내 근육 하나 움직이지 못하지만 서투르게나마 직접 뛰는 경기는 땀을 흘리며 집중하게 합니다. 내 근육을 탄탄하게 만들며 경기력을 향상시킵니다. 이종철 선생님은 연세대에서 강의할 당시 몇 년 동안 토론 강좌도 열었습니다. 토론 강좌의 성격상 인원 제한이 불가피하기도 했겠지만, 수강 신청이 가장 이르게 마감되는 인기 강좌였다고 합니다. 이 강의에 참여한 학생으로,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 우승자도 여럿 있었다지요. 이종철 선생님의 강의는 달변과 거리가 있지만 알게 모르게 지적인 자극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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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화상 강의에서, 철학 텍스트로, 토론을 통한 사고의 모험 혹은 사고의 실험을 시작하는 이종철 선생님의 강좌에 성원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다음은 이종철 선생님이 보낸 강의계획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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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호기심을 느껴 공부를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헤겔 혹은 실존주의 철학자들이나 구조주의 철학자들처럼 특정 철학자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문제들에 대해 이를테면 Χ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런 Χ에는 삶, 죽음, 실존, 사회, 세계, 인과성, 우주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물론 두 가지 방식이 완전히 별개는 아닙니다. 전자의 특정 철학자의 철학을 공부하다 보면 후자의 철학의 문제들에 대한 그 철학자의 접근과 이해 방식이 드러나게 되고, 후자의 철학의 문제들을 공부할 때도 이런 문제들에 대한 특정 철학자나 철학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으로 요구가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 점에서 이 두 가지 방식은 상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철학자들이나 철학사 중심으로 철학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들이 훨씬 많습니다. 대학의 철학과 커리큘럼도 주로 철학자 중심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이 경우는 철학이나 철학자들에 대한 지식은 많아도 철학의 문제들을 중심으로 파고드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찍이 칸트도 이야기를 했지만 학생들이 철학은 많이 아는 것 같아도 철학함(philosopieren)은 하지 못한다고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철학을 아는 이상으로 철학의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탐구하면서 철학을 깨달아 나가는 것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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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철학이란 무엇인가 Problem of the Philosophy』는 철학을 문제 중심으로 연구하는 데 아주 적절합니다. 이 책을 쓰기 전, 『수학원리』란 책을 쓸 정도로 명쾌하고 분석적인 사고를 하는 러셀이 전통적으로 철학의 핵심문제로 간주돼 온 것들을 대략 15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1. 현상과 실재
2. 물질의 존재
3. 물질의 본성
4. 관념론
5. 직접지에 의한 지식과 기술에 의한 지식
6. 귀납
7. 일반 원리에 대한 지식
8. 어떻게 선천적 지식이 가능한가
9. 보편의 세계
10. 보편에 대한 지식
11. 직관적 지식
12. 진리와 허위
13. 지식,오류,개연적 의견
14. 철학적 지식의 한계
15. 철학의 가치
철학은 문제들을 보는 철학자에 따라 그 내용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점에서 수학이나 물리학 같은 자연과학의 이해와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러셀이 구분해 놓은 문제들에 대해 러셀식의 이해와 설명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합니다. 철학은 이렇게 끊임없이 문제의 지평을 확장하면서 철학적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사고의 실험이기도 하고, 사고의 모험이기도 합니다.
❑ 강의 : 이종철
❑ 일시 : 1월 29일(금)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10시(8강)
* 전체를 마치려면 16강 정도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1세션을 마친 뒤 1주일 정도 쉬고 2세션을 이어갑니다.
❑ 수업 진행 방식
-교재의 관련 부문 사전에 읽고 들어오기/관련 부분을 빠르게 읽고 시작하기/
-교재에서 핵심적인 문제나 쟁점을 이야기하기. 일종의 키워드 확인하기
-문제나 쟁점에 대한 다른 의견이나 이론 혹은 철학들을 검토하기
-발표자/논평자/토론
* 첫 수업에 오기 전, 책의 제1장을 읽은 뒤 문제나 질문, 혹은 토론거리를 간단하게 메모해 오시기 바랍니다.
❑ 참여비 : 16만원(8강)
❑ 이종철 프로필
연세대학교 정법대학 법학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연세대 교원대 숙명여대 등에서 강의를 했고 몽골 후레정보통신대학 한국어과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현재 연세대 인문학 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인터넷 신문 <브레이크 뉴스>의 논설위원과 NGO 환경 단체인 <푸른 아시아>의 흥보대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삶, 사회 그리고 과학』(공저, 동녘)과 <삐뚤빼뚤 철학하기>(동녘, 2013, 공저), <우리와 헤겔철학>(2016, 용의 숲, 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에 『헤겔의 정신현상학 1, 2』(J. 이폴리트, 문예출판사), D. 로즈, 『헤겔의 법철학입문』(서광사, 2015),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2,3,4권(아카넷, 2017, 공역) S. Houlgate의 『헤겔의 정신현상학 입문』(서광사, 2019) 외 다수가 있습니다. 그동안 번역해온 헤겔의 『정신현상학』 번역을 완료하면서 관련 연구서를 내고 그동안 써왔던 글들을 모아 책으로 출판할 계획입니다.
❑ 참여방법
참여비를 납입<우리은행 1002-749-668379 김종락(대안연구공동체)>한 뒤 paideia21@gmail.com으로 참여 과목, 이름,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를 적어 보내십시오. 입금하실 때는 수강자의 성명과 수강과목을 적어 주십시오.(예: 홍길동 철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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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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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와우 시간대가 험난하네요;;;
혹시 다른 요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희망합니다.
만약 요일 변경하시면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실 수 있을 듯합니다.
2021.01.11.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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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살기
아, 그렇군요.
그런데 어느 요일로 하더라도 시간대를 아쉬워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이를테면 월요일은 <서양철학사>, <혜윰>과 와 겹치고, 화 수 목요일은 또 그 나름대로 다른 강좌와 겹치고요...ㅠㅠ
2021.01.1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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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그리고 김종락 선생님께서 적어주신 본문글 내용이 참 좋습니다*.*
2021.01.11.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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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살기
고맙습니다. 밤비 님이 훌륭하신 분이니, 제가 주절주절 쓴 글도 좋아 보이는 듯합니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고 하잖아요.^^
2021.01.1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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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밈
금요일 말고 다른요일은 없나요 ㅎㅎ
2021.01.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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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살기
일단 금요일 수업을 해 본 뒤, 반응이 좋으면 다음엔 다른 요일로 바꾸어 수업을 해 보겠습니다.
2021.01.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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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밈
느리게살기넵:)
2021.01.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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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지
철학사조 철학자 구분없이 담론을 주제를 정해하신다는게 넘 신선. 게다가 황금시간대 금욜 강의 해주신건 엄청 감사드려요
2021.01.2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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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살기
저도 엄청 감사드립니다.
2021.01.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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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
강의 안내를 잘 읽었습니다.
토론 형식으로 강의자와 수강자가 서로 소통하는 방식의 수업은 충분히 흥미롭고 기대됩니다.
그런데 쌍방이 자유롭게 소통하며 수업을 진행해 나가려면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는 수강자들이어야 할 것 같은데, 궁금합니다.
기본적인 배경지식이라는 게 어느 정도 까지인가 하는 문제에 앞서 최소한의 철학적 지식을 가진 사람만 수강이 가능한건지 궁금합니다.
2021.01.2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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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살기
책 자체가 철학 입문에 가깝습니다. 같이 공부하면서 토론합니다. 철학에 대한 지식보다 철학의 문제를 탐구하고 토론하고 깨달아가면서, 철학함을 지향하는 수업...그러다 보면 철학에 대한 지식도 쌓여가리라 봅니다.
2021.01.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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