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5

알라딘: 기차길 나그네길 평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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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길 나그네길 평화의 길 

서광선 (지은이)한울(한울아카데미)2019-09-30







기차길 나그네길 평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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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양장본144쪽127*187mm202gISBN : 9788946068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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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서광선 교수는 진보적 교육자, 신학자, 목회자로 민주화와 평화통일, 기독교 사회운동에 평생을 헌신해 온 인물이다. 이 책은 그가 자신이 지나온 인생길을 반추하며 쓴 자서전이다. 서 교수는 6·25 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이른바 실향민이다. 설상가상으로 목사로서 반공·반독재를 설파하던 아버지가 전쟁 중에 순교하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그처럼 북한 정권의 탄압을 받아 월남한 기독교인들은 전후 반공·친미 정서를 근거로 한국 보수 기독교계의 한 축을 맡아왔다. 이들은 북한을 증오하고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하며 한반도의 분단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



서광선 교수도 다른 월남 기독교인들처럼 순교한 아버지를 가슴에 묻은 채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 유학 중에 사회참여적인 신학의 세례를 받아 귀국 후 다른 보수 기독교인들과는 다르게 민주화와 기독교 평화통일 운동에 앞장섰다.



이 책은 작게는 서광선 교수 자신이, 크게는 우리 민족이 지난 한 세기 동안 걸어온 길을 나그네길과 평화의길에 빗대 서술했다. 식민과 전쟁으로 얼룩진 나그네길은 끊어지고, 이제 이 땅에도 평화의길이 도래하는 새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소망이 책 전체에 절절히 배어 있다.

목차

이야기를 시작하며



1부 기차길, 나그네길

01 이별과 눈물의 기차 정거장

02 압록강 철교를 넘어서

03 기차 달리는 소리

04 기차와 제국주의

05 기차로 통학하는 신학생 아버지

06 어머니,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07 해방, 귀향길, 다시 피란길

08 분단 한반도의 북조선에서

09 붉은 나라, 붉은 학교, 그리고 평양

10 6·25 전쟁, 피란민 기차



2부 기차길, 평화의길

11 대한민국 해군 소년 통신병

12 미 해군종합학교, 1953년 7월, 정전협정

13 명예제대, 미국 유학 가는 길

14 하버드로 가는 길

15 시카고역, 사랑과 이별의 기차 정거장

16 유니언 신학대학원에서 이화여대로

17 태평양 바닷길, 미국 대륙횡단 기차길

18 지하철, 자가용 차, 그리고 버스

19 일본의 기차 여행, 세계를 누비며

20 영국의 기차 여행, 미국의 통근열차

21 홍콩과 중국, 그리고 아시아

22 평양으로 가는 기차길

23 이어질 기차길, 끊어질 나그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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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9 내 기차 이야기는 나의 피란민 생활, 떠돌이 나그네 인생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이제 죽기 전에 평양에 우리 집 할머니와 아들, 손주, 며느리 모두 함께 기차를 타고 가서, 6·25 전쟁 때 반공 목사로 순교한 아버지의 묘를 찾아 성묘하고, 고향 땅 강계까지 다녀와야겠다는 희망으로, 평생의 꿈을 생시에 이룩해야겠다는 간절한 생각으로... 더보기

P. 17~18 아버지는 기독교인으로서 일본 군대 귀신들을 모셨다는 신사 앞에 가서 절하고 손뼉 치는 해괴한 짓을 할 수 없다고 버텼다. 경찰서에 붙들려 가서 매도 많이 맞고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도 기독교인은 절대로 우상숭배를 하면 안 된다는 종교적인 이유를 대면서 끝까지 저항하셨다. 아버지는 종교적인 이유만이 아닌 것 같았다. 어떻게 한국 민족과 한국 땅을 집어삼킨 일본 군대 귀신 앞에 절할 수 있느냐? 민족정신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신사참배 거부는 종교적일 뿐 아니라 정치적인 것이었다.  접기

P. 30~31 멀고 먼 여행을 위해선 기차가 있고, 만주 각지에 부설된 철도가 고마웠다. 제국주의 억압과 착취와 수탈에 못 이겨 고향을 버려야 했던 식민지 백성에게 그나마 기차가 있고 철도가 있어서 다행이었고, 고맙기까지 했다. 일본제국주의의 피해자들이 가해자가 자기네 목적을 위해서 부설한 철도에 대해 고마워해야 하는 신세는 결코 고마운 것이 아니었다. 구슬픈 아이러니다.  접기

P. 61~62 나는 인민군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집 안 마루를 뜯고 땅을 파고 숨어 있었지만, 결국 끌려가 신체검사를 받게 되었다. 신체검사를 하는 인민군 군의관의 진단이 나의 심각한 기관지염으로 인해 군대에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신체검사 불합격증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체검사장 마당에서 내 바로 밑의 동생과 마주쳤다. 전쟁이 터지자 시골에 숨어 있던 동생이 끌려온 것이었다. 동생과 나는 서로 붙들고 눈물을 흘리면서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그렇게 헤어진 지 어언 70년이 되어오는데 우리는 아직 서로 소식을 모르고 있다.  접기

P. 64 화물차 꼭대기에 기어올라 가 그 많은 어른들과 할아버지, 할머니와 어린아이들 틈에 끼어 앉아 무엇이든 붙들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초겨울의 밤바람은 살을 에고 있었다. 추위와 배고픔과 졸음을 견디지 못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달리는 화물차 꼭대기에서 비명을 지르며 떨어지기도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통곡 소리와 기차 달리는 소리는 전쟁의 비극을 더욱 아프게 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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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서광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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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평안북도 강계에서 태어났으며 대한민국 해군에서 복무했다(1951~1956). 미국에서 철학으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고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석사(M.Div)를 수료했으며 밴더빌트 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Ph.D)를 받았다. 귀국 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1964~1996)로 재직하며 동 대학교 문리대학장, 교목실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정치적 이유로 해직 당했다가(1980~1984) 그 기간 중에 장로회신학대학에서 수학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의 목사로 안수를 받고 압구정동 현대교회를 담임했다. 세계 YMCA 회장(1994~1998)을 역임했고 미국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원, 미국 드류 대학교 신학대학원 및 홍콩 중문대학교의 초빙교수로 활동했으며 홍콩 주재 아시아 기독교고등교육 연합재단(United Board for Christian Higher Education in Asia)의 이사 및 부회장을 역임했다(2001~2006). 저서로는 『종교와 인간』, 『기독교 신앙과 신학의 반성』, The Korean Minjung in Christ 등 다수가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이며 ≪신학과 교회≫ 편집위원장 일을 했다(2014~2016). 접기

최근작 :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기차길 나그네길 평화의 길>,<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양장)> … 총 1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민주화와 평화통일에 헌신한 서광선 교수의 삶과 신앙



교육자, 신학자, 목회자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서광선 교수가 자서전을 출간했다. 서 교수는 일평생 민주화와 평화통일 운동에 헌신해 온 한국 기독교계의 존경받는 원로다. 1931년생으로 이제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를 맞아 서 교수는 한 세기에 가까운 자신의 삶과 신앙의 여정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일제강점기 한반도와 만주에서의 어려웠던 삶, 6·25 전쟁 중에 겪은 아버지의 순교와 부산 피란민 생활, 군사정권을 향해 민주주의를 요구하다 대학 강단에서 쫓겨난 경험, 스위스 제네바와 홍콩, 평양 등을 오가며 진행한 평화통일 운동 등 서 교수의 오랜 발자취가 그가 지나온 기차길을 따라 담담하게 이야기된다.



기차길, ‘나그네길’로서의 기차길



서광선 교수의 삶은 기차길 위에서 기차길을 따라 나아간다. 그 길은 한반도에서 북쪽의 만주로, 고개를 돌려 한반도의 평양에서 남쪽의 서울로, 다시 부산까지 굴곡지게 이어진다. 서 교수의 유년 시절 기차와 철도는 일제가 군대와 군사물자를 만주와 중국 대륙으로 실어 나르는 도구에 불과했다. 엄혹한 시대에 일제에 항거한 목사 아버지를 따라 만주행 기차에 오른 소년 서광선에게 기차길은 고단한 망명자의 길이자 나그네의 길이었다. 압록강 철교를 넘어 통화(퉁화)와 봉천(펑톈, 현재는 선양) 등 만주의 여러 도시를 떠돈 것도 기차길 위에서였고, 폐결핵으로 편찮으신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배웅했던 것도 기차길 위에서였다.



1945년 광복을 맞아 귀국한 뒤에 서 교수가 경험한 기차길은 피란민의 길이었다. 북한 정권의 탄압에도 평양에 남아 복음을 전하던 서 교수의 아버지 서용문 목사는 6·25 전쟁 중에 순교하고 말았다. 소년 서광선은 대동강이 내려다보이는 교회 뒷산에 아버지를 묻고 기차에 매달려 평양을 탈출했다. 어린 그에게 기차와 철도는 전쟁과 침략의 도구이자 바로 그 전쟁과 침략에 시달려 망명과 피란을 떠나는 숱한 나그네들의 교통수단이었다.



기차길, ‘평화의길’로서의 기차길



아버지의 순교 이후 가족과 헤어져 홀로 부산에 피란 온 소년 서광선은 흔치 않은 기회를 잡아 해군 통신병이 된다. 군에 복무하며 미국 해군종합학교에서 연수한 그는 제대한 뒤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며 박사학위까지 받는다. 그러면서 미국 북서부에서 출발해 동부와 남부까지 미국 대륙을 곧잘 기차로 여행한다. 청년이 된 서광선은 유학 중에 만난 반려자와 함께 신혼여행을 겸한 미국 대륙 횡단 기차길에 오르기도 한다.



한국으로 돌아와 이화여대에 자리를 잡은 뒤에 서광선 교수의 기차 여행은 범위가 더 넓어졌다. 1989년 일본에 강연차 방문했을 때는 도쿄에서 혼슈 북부까지 부부가 함께 기차 여행을 즐겼다. 1994년 세계 YMCA 회장을 맡아 런던에 갔을 때도 서 교수 부부는 기차로 영국 곳곳을 여행했다. 어릴 적 만주에서 시작된 서 교수의 기차길 여정이 어느덧 세계 여기저기로 넓어진 것이다.



올해 나이 89세로 아흔을 바라보는 서광선 교수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기차길 위에서 미국 대륙을,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돌아봤지만 수십 년째 한반도의 북쪽은 가지 못하고 있다. 서 교수는 이제 할머니가 된 아내의 손을 잡고 휴전선을 넘어 평양을 거쳐 신의주로 달리는 꿈을 꾼다. 북녘에서 다시 압록강을 건너 만주 벌판을 지나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타고 모스크바로 가 크렘린궁을 바라보고 파리 에펠탑까지 기차길로 밟는 소망을 품고 있다. 아마 이 꿈이 현실이 될 때쯤에는 한반도에 전쟁의 기운은 가시고 평화의 기상만이 가득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광선 교수는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이 있었던 2018년을 아주 특별한 해로 기억한다. 70년 넘게 얼어붙은 한반도의 분단체제를 녹이기에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전쟁과 침략의 기차길이 아니라 평화의 기차길을 꿈꿔도 좋을 때가 아닐까? 부산에서 출발해 저 멀리 유럽까지 뻗어가는 기나긴 기차길을 이야기해도 좋을 때가 아닐까? 식민과 분단의 역사 앞에서 언젠가 오고 말 평화를 이야기하는 한 노교수의 진심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