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9

후원회원게시판 - [나눔세미나참가후기] 배는 물 위에 떠 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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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세미나참가후기] 배는 물 위에 떠 있어야죠.
2003.04.23 | 한수정

[세미나후기] 나눔문화 10차 세미나 '내 안의 평화찾기, 우리 안의 평화만들기'에 참가하고..


"한 사람 한 사람 속에 빛이 있다. 진실이 있다."


어제 저녁(4월 22일)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10번째 나눔문화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움직이는학교"라는 방식으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함께 마음모으기 시간을 가진 후, 박성준 선생의 제안 대로 '일상속에서 느끼는 평화'에 대해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발표하는 것으로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한 사람이 30초에서 1분가량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들은 마음 편히 듣는 시간이었는데, 이 시간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좀 높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성준 선생은 "내가 어떤 말을 할까를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히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줄 것"을 이야기했지만, 아무래도 부담스럽기는 했지요.^^

박성준 선생은 다음과 같은 짧은 '마중물'꺼리를 이야기했는데,
"이번 전쟁을 보면서, '힘만 있으면 다냐?'라는 막막함이 많은 사람들을 괴롭혔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무력감속에서도 희망을 찾기위해 모인 여러분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바로 힘!이라고 생각한다. 평화(平和)에서 화평할 和자는 '벼(쌀)가 입(口)마다 고루 나누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평화는 배고픔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1세계 학자들은 전쟁없는 상태를 평화라고 이야기하지만, 3세계에서는 '전쟁 없는 상태라도 우리에게 평화는 없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이런 소극,적극적 평화의 개념을 넘어서 어떻게 하면 인간마음이 평화로운 상태로 갈 수 있을까가 많은 사람들의 고민으로 등장하고 있다. 증오나 폭력으로는 문제해결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9·11의 메세지였다. 증오와 악순환의 시발점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이런 악마적인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 나도 솔직히 막막하다. 여러분의 지혜를 빌리고 싶다." 라며, 발표자의 임무를 참가자에게 떠넘기면서^^ 난상토론으로 이어졌습니다.

'부시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해 한인교포사회를 조직하자', '대안에너지를 개발하자'는 정책적인 제안부터 자연과학과 경영의 언어로 삶의 지혜를 꿰뚫는 임성원 소장의 '사람 마음이 좋은 것을 원하는 각성의 수준이 임계치에 거의 다다랐고, 그래서 곧 좋은 사회 될 것'이라는 - 물론 이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엄청난 과학과 경영의 예제들을 들이댔었다. - 도담(道談)에 가까운 주장까지 다양한 참가자의 층위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히 다른 나라의 평화운동에 대한 사례들을 이야기할 때는 미국의 퀘이커(Quaker)들에 관련한 이야기가 단연 참가자들의 흥미를 끌었는데요. 퀘이커는 우리나라에는 '무교회주의자'로만 알려져있지만 미국에서 흑인노예폐지운동, 여성참정권운동, 베트남전 반대운동을 제일 먼저 시작한 평화운동의 선구적인 그룹이며, 퀘이커라는 명칭은 재판정에서 판사가 '진리에 몸을 부르르 떠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빈정댄것을 애칭화하여쓰는 것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평화활동뿐만 아니라 이런 평화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그들이 내거는 슬로건은 단 하나,
"모든 사람안에 빛이 들어있다. 진실이 들어있다"가 그것인데요. 이 큰 슬로건 외에는 다른 생각과 종교, 견해에 대해 열려있기 때문에 심지어는 부디스트 퀘이커(Budhist Quaker)가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종교에 기반한 평화운동이 가지는 한계도 있겠지만, '영성에 기반한 운동'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0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사람들을 위해 '공식적인 세미나'를 마치고, 이어 2부리그^^가 진행되었습니다. 본토론에서는 조용히 계시던 ID 살클리님과 송영섭님을 주축으로 지식에 갈증난 7~8명이 모여 진행된 토론에서는 촛불시위부터 반전평화시위까지의 흐름과 성과 등을 되짚어보며, 새로운 평화운동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 심도깊은 이야기를 진행하였습니다. 새벽 1시까지요. (쩝. 자세한 이야기를 이 곳에 다 옮기지 못함이 안타까울 분입니다.-.-)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명쾌한 결론을 얻은것처럼 가볍지만은 않았지만, 나와 우리를 넘어 저 먼 곳의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무슬림들의 고통을 함께느끼며 '세계 평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사실자체가 희망이었던 것 같습니다.

배가 물위에 떠 있어야지, 배 안에 물이 있으면 안되겠지요.
평화를 사랑하는 내가 평화로운 사람이어야지, 전쟁같은 맘으로 평화운동 하면 안되겠지요.
이상 세미나후기를 마치겠습니다.


** 참가하신 다른 분들도 후기올려주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