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이 계신 하느님, 덜 없는 인간 - 다석(유영모) 신학의 얼과 틀 그리고 쓰임 epub
이정배 (지은이)모시는사람들2017-03-30
종이책 페이지수 464쪽, 약 48.2만자, 약 11.2만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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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함석헌의 스승인 다석 유영모의 사상에 관한 연구서로, ‘다석(多夕)신학’이라는 범주를 통해 다석사상을 새롭게 조명하는 책이다. 필자는 ‘다석신학’이 한국적일 뿐 아니라 충분히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담론이며, 다석이 한국 또는 동양의 신학자가 아니라 ‘(세계)신학자’로 자리매김될 수 있음을 논파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 '‘없이 계신’ 하느님, ‘덜 없는’ 인간'은 다석이 쓴 말(없음, 빔)로, 서구 기독교 신학과 구별되는 다석사상, 다석신학의 근간을 보여주는 개념이다. 특히 필자는 “다석학파”의 성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영모-함석헌의 흐름을 이은 다수한 신학자들의 맥락을 한 아름으로 엮어 내기도 하였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다석신학의 본질과 구조”를,
제2부는 “다석신학의 세계사적인 의미와 보편적인 적용”을 본격적으로 탐구하였으며,
제3부에는 다석사상에 관한 영문논문 2편을 실었다.
본격적인 담론 전개에 앞서 필자는 “다석 유영모의 삶과 사상-어제와 오늘의 의미”라는 에세이를 통해 다석에 임하는 필자의 경건한 신앙적 태도와 학자적 엄숙함을 고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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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부 ┃ 서구 및 아시아 신학의 관점에서 본 多夕신학의 얼과 틀
동서 신학 사조에서 본 多夕의 얼 기독론
多夕 유영모가 본 한글 속의 기독교
천부경을 통해서 본 동학과 多夕의 기독교 이해
多夕과 多夕학파의 탈脫기독교적 기독교
제2부 ┃ 多夕신학의 세계사적 의미와 보편적 쓰임
역사적 예수의 재再케리그마화로서 多夕신학
茶山과 濯斯를 넘어 多夕에게로
개신교적 생태신학의 특성과 多夕신학 속의 생명의식
多夕신학의 빛에서 본 죽음과 생명의 통전
제3부 ┃ 기독교 서구와 소통하는 多夕신학
Finding a way to the Indigenization and Globalization of Christianity…
Dong-hak and Da-Seok’s Understanding of Christianity in Relation to Cheon-bu-gyeong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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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없이 있는’ 하나(빈탕)가 하느님이고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바탈 속에 존재하는 한 인간은 ‘없이 사는’ 존재가 되어야 마땅하다. 다석은 종종 성서가 말하는 ‘거룩’을 ‘깨끗’으로 이해했다. 마음이 깨끗해야 하느님을 볼 수 있다는 성서 말씀 때문이었다.... 다석에게 더러움은 '덜 없음'이었다. 빈탕한 데 맞혀 놀지 못한 상태가 바로 덜없음, 곧 더러움인 것이다. ... 그렇기에 없이 계신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은 ‘덜’ 없는 존재가 돼서는 안 된다. 교회 역시도 자신의 '덜 없음'을 자각하고 깨끗해져야만 할 것이다. 여기에 평화생태신학이 추구하는 해방적 교회의 실상이 담겨 있다.(“개신교적 생태신학의 특성과 다석 신학 속의 생명의식”, 본문 287쪽) 접기
그는 여느 서구신학자들보다 철저한 생태주의자인 것이다. 인간의 자기완성, 곧 절대생명에로의 길은 따라서 ‘있음’이 아닌 ‘없음’에 걸맞게 사는 데 있다. 때문에 다석은 우리 인간이 '빈탕'한 데 맞춰 살기를 간절히 바랐다. 몬(物)에 애시당초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다석이 자신의 삶으로서 제시한 것이 ‘일좌식(一座食) 일언인(一言仁)’이었다. ... 이것은 하루 한 끼 먹고 늘 묵상 기도하며 어디든 걷고 남녀 관계를 줄이는 일이다. 요컨대 '뜻'을 좇아 살기 위한 방편이었다. 빈탕한 하느님이고 그것이 인간의 바탈인 한 ‘일좌식 일언인’은 빈탕한 데 맞춰 사는 인간의 길인 것이다.(“다석 신학의 빛에서 본 죽음과 생명의 통전”, 본문 323쪽) 접기
이상과 같은 다석 유영모의 얼 기독론은 오늘 우리에게 서구 기독교 교리에 대한 안일한 모방적 적용을 피하게 하며 자기 전통에 대한 성실한 참여를 통해 기독교의 자기 변혁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종교 간의 평화 없이는 세계평화를 이룰 수 없으며, 종교 간의 평화는 종교 간의 대화 없이는 성사되지 않는다는 세계 윤리 구상을 직시하면서, 우리는 얼 기독론이 기독교와 동양 종교들 간의 지평융합을 위한 창조적 노력의 결실인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전 지전 지구적 위기 상황 하에서 국가/민족/종교 그리고 제반 이데올로기를 넘어 세계 윤리 구상을 정언적 명령으로 요청받는 시점에서, 얼 기독론이 갖는 초월과 내재를 아우르는 생명 신학적 요소는 역사 현실 속에서 보편적 구속력을 지닐 수 있다.(“동서 신학 사조에서 본 다석의 얼 기독론”, 본문 89쪽) 접기
유영모와 김흥호는 한글 속에서 없이 계신 하느님을 말했다. 우주적 생명의 본질이 본래 있음에 있지 않고 비움에 있음을 깨닫게 하신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비움은 철저하게 '아(我)'의 흔적을 버릴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하늘의 소리에 응답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불살라야 한다는 것이다. 비움 속에서만 인간은 하늘의 소리에 응답하며 그와 하나가 될 수 있다. 이 점에서 효는 없이 계신 아버지 하느님과 하나가 되려는 인간 '살음'의 목적이자 사람의 존재이유가 된다. 비움은 또한 우주생명의 화육을 돕는 생명 원리의 길이기도 하다.(“다석 유영모가 본 한글 속의 기독교”, 본문 127쪽) 접기
동학과 다석의 동양적 기독교 이해는 동서를 아우르는 생명사상으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 '천부경'의 ‘일’과 ‘삼’의 구조에서 보듯 본래 우주는 ‘한 생명’이었다. 우주만물은 절대 생명인 ‘하나’의 화현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동학은 인간이 절대생명인 ‘한울’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의 자각을 말했고 다석은 하나님을 자신의 밑둥(속알)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참나가 우주를 포괄하는 전체임을 말한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모두 자신의 참나를 찾음으로써 근원적 하나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천부경을 통해서 본 동학과 다석의 기독교 이해”, 본문 162쪽)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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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정배 (지은이)
감리교신학대학교 및 동대학원, 스위스 바벨대학교 신학부(Dr. Theol)를 마치고, 1986년부터 2016년까지 30년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였다. 미국 게렛신학교, 버클리 GTU, 일본 동지사대학교 신학부에서 활동했으며, 감신대 부설 통합학문연구소를 창설했고 이끌었다. 기독자교수협의회 회장, 한국문화신학회, 조직신학회 회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종교간대화 위원장, 생명 평화마당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사단법인 나눔문화 이사장직을 수행했고 최근에는 3.1운동 백 주년 종교개혁 연대 공동대표, 국제기후시민종교네트워크(ICE) 상임 대표, 현장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정배의 생명과 종교 이야기』, 『이웃 종교인을 위한 한 신학자의 기독교 이야기』, 『 생태 영성과 기독교의 재주체화』, 『빈탕한데 맞혀놀이-多夕으로 세상을 읽다』, 『없이 계신 하느님, 덜 없는 인간』, 『한국 개신교 전위 토착신학 연구』, 『켄 윌버와 신학』, 『기독교 자연 신학연구』, 『생명의 하느님과 한국적 생명신학』, 『 토착화와 생명 문화』 등이 있고 최근에는 『종교개혁 500년 以 後신학』과 『3.1정신과 以後신학』을 공동으로 엮어냈다. 접기
최근작 : <세상 밖에서 세상을 걱정하다>,<우리는 하느님을 거리에서 만난다>,<참여와 명상, 그 하나됨을 위한 여정> … 총 45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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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책은 함석헌의 스승인 다석 유영모의 사상에 관한 연구서로, ‘다석(多夕)신학’이라는 범주를 통해 다석사상을 새롭게 조명한다. 필자는 ‘다석신학’이 한국적일 뿐 아니라 충분히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담론이며, 다석이 한국 또는 동양의 신학자가 아니라 ‘(세계)신학자’로 자리매김될 수 있음을 논파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 '‘없이 계신’ 하느님, ‘덜 없는’ 인간'은 다석이 쓴 말(없음, 빔)로, 서구 기독교 신학과 구별되는 다석사상, 다석신학의 근간을 보여주는 개념이다. 특히 필자는 “다석학파”의 성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영모-함석헌의 흐름을 이은 다수한 신학자들의 맥락을 한 아름으로 엮어 내기도 하였다.
책의 구성과 내용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다석신학의 본질과 구조”를, 제2부는 “다석신학의 세계사적인 의미와 보편적인 적용”을 본격적으로 탐구하였으며, 제3부에는 다석사상에 관한 영문논문 2편을 실었다.
본격적인 담론 전개에 앞서 필자는 “다석 유영모의 삶과 사상-어제와 오늘의 의미”라는 에세이를 통해 다석에 임하는 필자의 경건한 신앙적 태도와 학자적 엄숙함을 고백하고 있다. 이로써 이 책은 단지 다석에 대한 ‘신학적 접근’을 넘어서는 기도요, 공부가 됨을 알 수 있다.
본론 제1부에는 4편의 논문이 실렸다. 다석신학의 본질이 서구신학의 최근 경향이나, 기독교-불교 간 대화에 근거한 ‘교토학파’의 최신의 기독교 이해에 충분히 견줄 수 있는 선진적인 것임을 논파하였고(“서구 신학의 틀에서 본 다석의 얼기독론”), 소리글자인 한글을 하늘의 소리로 여기고 신학적으로 성찰한 다석의 사상을 조명하였다(“다석 유영모가 본 한글 속의 기독교”). 또 다석사상을 한국 고유의 “천부경”의 맥락에서 이해한 “천부경을 통해서 본 동학과 다석의 기독교 이해”는 2008년 세계철학자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이다. 수운의 동학과 다석신학을 천부경의 시각에서 연계하여, 문명 비판적인 세계사적인 생명담론으로 정리했다. 특히 “다석과 다석학파의 탈(脫)기독교적 기독교”를 통해 다석신학의 독창적인 사조를 구명함과 아울러, 유영모, 함석헌 이후 김흥호, 박영호, 정양모, 이기상, 박재순 등으로 계승/확산되어 온 다석학회 학자들을 아울러 “다석학파”로의 발전적인 전망을 모색하고 있다.
본론 제2부에도 4편의 논문이 실렸다. 다석신학의 빛에서 “역사적 예수 연구 결과와 포스트모던 사조” 등을 논구하였고(“역사적 예수이 재케리그마화로서 다석신학”), 다산 정약용과 탁사 최병헌에서 다석 유영모로 이어지는 유교적 기독교의 전통과 가능성을 탐구한다. 필자는 다석이야말로 다산과 탁사의 한계를 넘어서는 유교적 기독교의 완성자라고 갈파한다(“다산과 탁사를 넘어 다석에게로”). 또한 필자는 다석신학은 최근의 인류사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생태학과 생명학에도 훌륭히 응답하고 있음을 논구하고(“개신교적 생태신학의 특성과 다석신학 속의 생명의식”), 끝으로 종교적 본질이라고도 할 죽음과 생명에 관한 기독교적 시각을 다석신학의 틀 속에서 조명하였다(“다석사상의 빛에서 본 죽음과 생명의 통전”).
이들 논문 중 일부는 오래 전에 발표된 것들이지만, 이 책의 출간에 맞춰 대폭 수정하거나 개작하였다. 또 이 책에는 다석의 오도송과 핵심 사상에 곡을 붙인 두 곡의 노래 악보가 최초로 공개된다.
다석 유영모와 다석신학
다석 유영모 선생은 아직은 “함석헌 선생의 스승”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나마 선생을 안다는 이들도 한국의 간디에 버금가는 성인으로 추앙하는 이들과 이단아로 정죄하는 이들로 양분되어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한국 기독교사의 산맥을 형성하는 초창기 인물 가운데 그의 영향을 받은 이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근년 들어 다석이 새롭게 주목받는 것은 기독교가 표면적인 흥왕(興旺)에도 불구하고 그 속으로부터는 심각한 위기의 국면에 노출되었다는 진단에 대한 한 반성의 결과이기도 하다. 다석의 사상과 삶 속에 오늘의 위기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독교 이해, 새 기독교의 씨앗이 있음을 주목하는 것이다. 나아가 기독교계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우리 시대가 요구받고 있는 새로운 삶과 새로운 사상의 대안이 바로 다석 안에 있다는 공감대가 점점이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다석이 일견 기독교로부터 일탈된 것으로 평가하는 분들도 있지만, 다석은 멀어짐으로써 그 본질에 다가가는 방식을 취하였을 뿐이다. 다석은 그 사상적 다원성과 포용성에도 불구하고 오직 예수만을 자신의 스승으로 고백하였던 것이다. 또한 “다석은 불교의 견성/성불, 유교의 천명지위성/솔성지위도/수도지위교의 빛에서 기독교의 하느님/예수/성령에 대한 이해를 시도했다.”
다석은 하느님을 “없이 계신 분"으로 이해했다. 이는 태극이무극, 진공묘유라는 동양적 사고와통한다. 다석은 “젊지 않은 나이"에 예수를 자신의 스승으로 고백하고 오도시(悟道詩)를 노래했다. 다석은 “십자가의 도를 통해 그리스도 예수는 전체생명이 되었고 우리 인간은 그 생명에 잇대어 살고 있다고 믿었다.”
“다석은 동양적 수행 전통의 틀에서 기독교 십자가를 자속적(自贖的)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그리하여 다석은 하루를 살아도 평생처럼, 그리고 평생을 하루처럼 살았다. “오 늘”이라는 말로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영원을 보았던” 것이다.
“물질은 개벽하고 있으나 정신의 개벽이 요원한 이 때, 아니 어쩌면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금수처럼 욕망 덩어리로 살고 있는 시점에서 수행적 기독교, 십자가의 도(道)를 한국적 방식으로 전하는 다석의 가르침은 오늘의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을 위해서도 새로운 에토스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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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부 ┃ 서구 및 아시아 신학의 관점에서 본 多夕신학의 얼과 틀
동서 신학 사조에서 본 多夕의 얼 기독론
多夕 유영모가 본 한글 속의 기독교
천부경을 통해서 본 동학과 多夕의 기독교 이해
多夕과 多夕학파의 탈脫기독교적 기독교
제2부 ┃ 多夕신학의 세계사적 의미와 보편적 쓰임
역사적 예수의 재再케리그마화로서 多夕신학
茶山과 濯斯를 넘어 多夕에게로
개신교적 생태신학의 특성과 多夕신학 속의 생명의식
多夕신학의 빛에서 본 죽음과 생명의 통전
제3부 ┃ 기독교 서구와 소통하는 多夕신학
Finding a way to the Indigenization and Globalization of Christianity…
Dong-hak and Da-Seok’s Understanding of Christianity in Relation to Cheon-bu-gyeong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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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없이 있는’ 하나(빈탕)가 하느님이고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바탈 속에 존재하는 한 인간은 ‘없이 사는’ 존재가 되어야 마땅하다. 다석은 종종 성서가 말하는 ‘거룩’을 ‘깨끗’으로 이해했다. 마음이 깨끗해야 하느님을 볼 수 있다는 성서 말씀 때문이었다.... 다석에게 더러움은 '덜 없음'이었다. 빈탕한 데 맞혀 놀지 못한 상태가 바로 덜없음, 곧 더러움인 것이다. ... 그렇기에 없이 계신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은 ‘덜’ 없는 존재가 돼서는 안 된다. 교회 역시도 자신의 '덜 없음'을 자각하고 깨끗해져야만 할 것이다. 여기에 평화생태신학이 추구하는 해방적 교회의 실상이 담겨 있다.(“개신교적 생태신학의 특성과 다석 신학 속의 생명의식”, 본문 287쪽) 접기
그는 여느 서구신학자들보다 철저한 생태주의자인 것이다. 인간의 자기완성, 곧 절대생명에로의 길은 따라서 ‘있음’이 아닌 ‘없음’에 걸맞게 사는 데 있다. 때문에 다석은 우리 인간이 '빈탕'한 데 맞춰 살기를 간절히 바랐다. 몬(物)에 애시당초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다석이 자신의 삶으로서 제시한 것이 ‘일좌식(一座食) 일언인(一言仁)’이었다. ... 이것은 하루 한 끼 먹고 늘 묵상 기도하며 어디든 걷고 남녀 관계를 줄이는 일이다. 요컨대 '뜻'을 좇아 살기 위한 방편이었다. 빈탕한 하느님이고 그것이 인간의 바탈인 한 ‘일좌식 일언인’은 빈탕한 데 맞춰 사는 인간의 길인 것이다.(“다석 신학의 빛에서 본 죽음과 생명의 통전”, 본문 323쪽) 접기
이상과 같은 다석 유영모의 얼 기독론은 오늘 우리에게 서구 기독교 교리에 대한 안일한 모방적 적용을 피하게 하며 자기 전통에 대한 성실한 참여를 통해 기독교의 자기 변혁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종교 간의 평화 없이는 세계평화를 이룰 수 없으며, 종교 간의 평화는 종교 간의 대화 없이는 성사되지 않는다는 세계 윤리 구상을 직시하면서, 우리는 얼 기독론이 기독교와 동양 종교들 간의 지평융합을 위한 창조적 노력의 결실인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전 지전 지구적 위기 상황 하에서 국가/민족/종교 그리고 제반 이데올로기를 넘어 세계 윤리 구상을 정언적 명령으로 요청받는 시점에서, 얼 기독론이 갖는 초월과 내재를 아우르는 생명 신학적 요소는 역사 현실 속에서 보편적 구속력을 지닐 수 있다.(“동서 신학 사조에서 본 다석의 얼 기독론”, 본문 89쪽) 접기
유영모와 김흥호는 한글 속에서 없이 계신 하느님을 말했다. 우주적 생명의 본질이 본래 있음에 있지 않고 비움에 있음을 깨닫게 하신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비움은 철저하게 '아(我)'의 흔적을 버릴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하늘의 소리에 응답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불살라야 한다는 것이다. 비움 속에서만 인간은 하늘의 소리에 응답하며 그와 하나가 될 수 있다. 이 점에서 효는 없이 계신 아버지 하느님과 하나가 되려는 인간 '살음'의 목적이자 사람의 존재이유가 된다. 비움은 또한 우주생명의 화육을 돕는 생명 원리의 길이기도 하다.(“다석 유영모가 본 한글 속의 기독교”, 본문 127쪽) 접기
동학과 다석의 동양적 기독교 이해는 동서를 아우르는 생명사상으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 '천부경'의 ‘일’과 ‘삼’의 구조에서 보듯 본래 우주는 ‘한 생명’이었다. 우주만물은 절대 생명인 ‘하나’의 화현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동학은 인간이 절대생명인 ‘한울’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의 자각을 말했고 다석은 하나님을 자신의 밑둥(속알)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참나가 우주를 포괄하는 전체임을 말한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모두 자신의 참나를 찾음으로써 근원적 하나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천부경을 통해서 본 동학과 다석의 기독교 이해”, 본문 162쪽)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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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정배 (지은이)
감리교신학대학교 및 동대학원, 스위스 바벨대학교 신학부(Dr. Theol)를 마치고, 1986년부터 2016년까지 30년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였다. 미국 게렛신학교, 버클리 GTU, 일본 동지사대학교 신학부에서 활동했으며, 감신대 부설 통합학문연구소를 창설했고 이끌었다. 기독자교수협의회 회장, 한국문화신학회, 조직신학회 회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종교간대화 위원장, 생명 평화마당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사단법인 나눔문화 이사장직을 수행했고 최근에는 3.1운동 백 주년 종교개혁 연대 공동대표, 국제기후시민종교네트워크(ICE) 상임 대표, 현장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정배의 생명과 종교 이야기』, 『이웃 종교인을 위한 한 신학자의 기독교 이야기』, 『 생태 영성과 기독교의 재주체화』, 『빈탕한데 맞혀놀이-多夕으로 세상을 읽다』, 『없이 계신 하느님, 덜 없는 인간』, 『한국 개신교 전위 토착신학 연구』, 『켄 윌버와 신학』, 『기독교 자연 신학연구』, 『생명의 하느님과 한국적 생명신학』, 『 토착화와 생명 문화』 등이 있고 최근에는 『종교개혁 500년 以 後신학』과 『3.1정신과 以後신학』을 공동으로 엮어냈다. 접기
최근작 : <세상 밖에서 세상을 걱정하다>,<우리는 하느님을 거리에서 만난다>,<참여와 명상, 그 하나됨을 위한 여정> … 총 45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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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책은 함석헌의 스승인 다석 유영모의 사상에 관한 연구서로, ‘다석(多夕)신학’이라는 범주를 통해 다석사상을 새롭게 조명한다. 필자는 ‘다석신학’이 한국적일 뿐 아니라 충분히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담론이며, 다석이 한국 또는 동양의 신학자가 아니라 ‘(세계)신학자’로 자리매김될 수 있음을 논파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 '‘없이 계신’ 하느님, ‘덜 없는’ 인간'은 다석이 쓴 말(없음, 빔)로, 서구 기독교 신학과 구별되는 다석사상, 다석신학의 근간을 보여주는 개념이다. 특히 필자는 “다석학파”의 성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영모-함석헌의 흐름을 이은 다수한 신학자들의 맥락을 한 아름으로 엮어 내기도 하였다.
책의 구성과 내용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다석신학의 본질과 구조”를, 제2부는 “다석신학의 세계사적인 의미와 보편적인 적용”을 본격적으로 탐구하였으며, 제3부에는 다석사상에 관한 영문논문 2편을 실었다.
본격적인 담론 전개에 앞서 필자는 “다석 유영모의 삶과 사상-어제와 오늘의 의미”라는 에세이를 통해 다석에 임하는 필자의 경건한 신앙적 태도와 학자적 엄숙함을 고백하고 있다. 이로써 이 책은 단지 다석에 대한 ‘신학적 접근’을 넘어서는 기도요, 공부가 됨을 알 수 있다.
본론 제1부에는 4편의 논문이 실렸다. 다석신학의 본질이 서구신학의 최근 경향이나, 기독교-불교 간 대화에 근거한 ‘교토학파’의 최신의 기독교 이해에 충분히 견줄 수 있는 선진적인 것임을 논파하였고(“서구 신학의 틀에서 본 다석의 얼기독론”), 소리글자인 한글을 하늘의 소리로 여기고 신학적으로 성찰한 다석의 사상을 조명하였다(“다석 유영모가 본 한글 속의 기독교”). 또 다석사상을 한국 고유의 “천부경”의 맥락에서 이해한 “천부경을 통해서 본 동학과 다석의 기독교 이해”는 2008년 세계철학자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이다. 수운의 동학과 다석신학을 천부경의 시각에서 연계하여, 문명 비판적인 세계사적인 생명담론으로 정리했다. 특히 “다석과 다석학파의 탈(脫)기독교적 기독교”를 통해 다석신학의 독창적인 사조를 구명함과 아울러, 유영모, 함석헌 이후 김흥호, 박영호, 정양모, 이기상, 박재순 등으로 계승/확산되어 온 다석학회 학자들을 아울러 “다석학파”로의 발전적인 전망을 모색하고 있다.
본론 제2부에도 4편의 논문이 실렸다. 다석신학의 빛에서 “역사적 예수 연구 결과와 포스트모던 사조” 등을 논구하였고(“역사적 예수이 재케리그마화로서 다석신학”), 다산 정약용과 탁사 최병헌에서 다석 유영모로 이어지는 유교적 기독교의 전통과 가능성을 탐구한다. 필자는 다석이야말로 다산과 탁사의 한계를 넘어서는 유교적 기독교의 완성자라고 갈파한다(“다산과 탁사를 넘어 다석에게로”). 또한 필자는 다석신학은 최근의 인류사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생태학과 생명학에도 훌륭히 응답하고 있음을 논구하고(“개신교적 생태신학의 특성과 다석신학 속의 생명의식”), 끝으로 종교적 본질이라고도 할 죽음과 생명에 관한 기독교적 시각을 다석신학의 틀 속에서 조명하였다(“다석사상의 빛에서 본 죽음과 생명의 통전”).
이들 논문 중 일부는 오래 전에 발표된 것들이지만, 이 책의 출간에 맞춰 대폭 수정하거나 개작하였다. 또 이 책에는 다석의 오도송과 핵심 사상에 곡을 붙인 두 곡의 노래 악보가 최초로 공개된다.
다석 유영모와 다석신학
다석 유영모 선생은 아직은 “함석헌 선생의 스승”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나마 선생을 안다는 이들도 한국의 간디에 버금가는 성인으로 추앙하는 이들과 이단아로 정죄하는 이들로 양분되어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한국 기독교사의 산맥을 형성하는 초창기 인물 가운데 그의 영향을 받은 이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근년 들어 다석이 새롭게 주목받는 것은 기독교가 표면적인 흥왕(興旺)에도 불구하고 그 속으로부터는 심각한 위기의 국면에 노출되었다는 진단에 대한 한 반성의 결과이기도 하다. 다석의 사상과 삶 속에 오늘의 위기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독교 이해, 새 기독교의 씨앗이 있음을 주목하는 것이다. 나아가 기독교계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우리 시대가 요구받고 있는 새로운 삶과 새로운 사상의 대안이 바로 다석 안에 있다는 공감대가 점점이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다석이 일견 기독교로부터 일탈된 것으로 평가하는 분들도 있지만, 다석은 멀어짐으로써 그 본질에 다가가는 방식을 취하였을 뿐이다. 다석은 그 사상적 다원성과 포용성에도 불구하고 오직 예수만을 자신의 스승으로 고백하였던 것이다. 또한 “다석은 불교의 견성/성불, 유교의 천명지위성/솔성지위도/수도지위교의 빛에서 기독교의 하느님/예수/성령에 대한 이해를 시도했다.”
다석은 하느님을 “없이 계신 분"으로 이해했다. 이는 태극이무극, 진공묘유라는 동양적 사고와통한다. 다석은 “젊지 않은 나이"에 예수를 자신의 스승으로 고백하고 오도시(悟道詩)를 노래했다. 다석은 “십자가의 도를 통해 그리스도 예수는 전체생명이 되었고 우리 인간은 그 생명에 잇대어 살고 있다고 믿었다.”
“다석은 동양적 수행 전통의 틀에서 기독교 십자가를 자속적(自贖的)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그리하여 다석은 하루를 살아도 평생처럼, 그리고 평생을 하루처럼 살았다. “오 늘”이라는 말로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영원을 보았던” 것이다.
“물질은 개벽하고 있으나 정신의 개벽이 요원한 이 때, 아니 어쩌면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금수처럼 욕망 덩어리로 살고 있는 시점에서 수행적 기독교, 십자가의 도(道)를 한국적 방식으로 전하는 다석의 가르침은 오늘의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을 위해서도 새로운 에토스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