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 괴테와 마주앉는 시간
전영애 (지은이)문학동네202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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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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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15년 문학동네에서 펴낸 『시인의 집』을 통해 여러 시인들과 작가들을 향해 걷는 마음의 기록을 전한 바 있는 전영애는, 이번 책에서 다시 괴테로 돌아가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서·동시집』 등 거대한 작품들에 담긴 아름답고 시적인 격언들을 통해 고단한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
전영애는 현재 “맑은 사람들을 위한 책의 집” 여백서원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여백서원은 전영애가 ‘개집만한 집이라도 좋다’고 생각하며 글을 쓰고 공부할 수 있는 작은 집을 여주에 마련한 것부터 시작되었다.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보니 일이 점점 커졌고, 이제는 ‘괴테 마을’을 직접 만드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단순히 독일의 괴테 마을을 복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괴테의 공간을 구상했다. 현재 서원의 일부인 ‘괴테 오솔길’이나 ‘스무 명을 위한 파우스트 극장’ ‘여백 어린이 도서관’ ‘갤러리 여백’ 등도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차근차근 탄생했다.
목차
머리말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
그대 선에 대하여 보답을 받았던가
시간이 나의 재산, 내 경작지는 시간
가슴 열렸을 그때만 땅은 아름답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이
올바른 목적에 이르는 길은 그 어느 구간에서든 바르다
취해야 하리, 우리 모두! 술 없이도 취하는 게 젊음
서둘러 가라, 내 사랑에게로
하지만 저기 외따로 가는 자 누구인가?
더 크게 지을 수야 있겠지만, 더 많은 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인식했으면, 무엇이 세계를 그 가장 깊은 내면에서 지탱하고 있는지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내가 살아 있는 것, 알게 되었네
책속에서
첫문장
책 한 권을 들고 제가 지키는 서원을 찾아온 한 소년이 있습니다.
P. 13~14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 괴테가 60년을 쓴 그 작품, 『파우스트』 전체를 한 줄로 요약하라면 누구든 서슴없이 택하는 구절입니다. 지금까지는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고 번역되어온 문장이지요. 그러나 이 번역은 ‘노력’에 너무 치우쳐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노력한다’는 말에는 땀냄새가 배어 있습니다... 더보기
P. 19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대사는 어찌나 매끄러운지, 어찌나 옳은 소리만 하는지 읽다보면 파우스트가 아니라 메피스토펠레스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 ‘옳은 말만 하는’ 이성의 인물 메피스토펠레스의 매끄럽고 멋진 대사에서 빠져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P. 25~26 어떤 원인으로든, 현재 상태의 자신의 주인은 자기입니다. 그것을 고치든 고수하든 상승시키든 개선시키든 그 모든 것은 원인제공자가, 설령 백 번 개심을 한다 하여도 이제 와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당사자의 자기연민이나 분노가 해결할 일도 아닙니다. 오롯이 자기 자신의 몫입니다. 자신을 빚어나가는 일을 할 사람은, 자기밖에는... 더보기
P. 41 세상 앞에서 자신을 닫을 수는 있습니다. 누구든 몰리고 몰리다보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그런데 “증오 없이”라니.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시인은 아직 스물예닐곱 즈음입니다. 바이마르에 막 와서,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 하나를 찾아야 하는 나이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혜안... 더보기
P. 71 조개가 연한 살을 내미는 곳은 짠 바닷물입니다. 우리의 세상과의 만남은 연한 살이 소금물에 닿을 때처럼 아플 수 있습니다. 언제나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하면서, 상황에 따라, 그 상황이 어떻든 자신의 사고를 유연하게 열고 옮길 수 있는 힘, 그런 힘이 진정 큰 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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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전영애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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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독어독문과 명예교수. 독일 프라이부르크 고등연구원 연구원을 역임했으며, 독일 고전주의 재단 연구원이다. 유서 깊은 바이마르 괴테학회에서 수여하는 괴테 금메달을 동양 여성 최초로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어두운 시대와 고통의 언어: 파울 첼란의 시』, 『독일의 현대문학: 분단과 통일의 성찰』, 『괴테와 발라데』, 『맺음의 말』, 『시인의 집』, 『인생을 배우다』,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등이 있고, 옮긴 많은 책 중에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헤세 시선집』, 『괴테 시선집』,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시골의사... 더보기
최근작 :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도서관으로 문명을 읽다>,<맺음의 말> … 총 5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평범해 보이는 시간들 속에서 찾아낸
반짝이는 보석 같은 순간들
평생을 학문에 매진한 사람이 있다. 한때 상투적인 것처럼 들렸던 ‘학문에의 매진’이 이즈음엔 매우 드문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만큼 더 귀하게 들린다. 독문학자 전영애는 그런 일로매진一路邁進의 전형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는 여성이 공부를 하는 게 쉽지 않았던 시절부터 학문을 파고들어 마침내 국내 학계에 독문학의 르네상스를 꽃피웠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시골의사』 등 시대를 풍미한 고전들의 빼어난 번역이 모두 그에게서 나왔다. 지금은 여러 출판사들에서 세계문학전집이 출간되어 독자의 선택권이 다양해진 시대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그가 번역한 책을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한 권의 책’으로 꼽곤 한다.
수많은 작가들의 책을 번역해왔지만, 전영애에게 학문의 시작이자 종착지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다. 그가 2011년 독일 바이마르에서 수상한 ‘괴테 금메달Goldene Goethe-Medalle’은 아시아의 학자로서, 여성으로서 이뤄낸 놀라운 업적이다.
2015년 문학동네에서 펴낸 『시인의 집』을 통해 여러 시인들과 작가들을 향해 걷는 마음의 기록을 전한 바 있는 전영애는, 이번 책에서 다시 괴테로 돌아가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서·동시집』 등 거대한 작품들에 담긴 아름답고 시적인 격언들을 통해 고단한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
여백서원에서 온 편지
전영애는 현재 “맑은 사람들을 위한 책의 집” 여백서원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여백서원은 전영애가 ‘개집만한 집이라도 좋다’고 생각하며 글을 쓰고 공부할 수 있는 작은 집을 여주에 마련한 것부터 시작되었다.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보니 일이 점점 커졌고, 이제는 ‘괴테 마을’을 직접 만드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단순히 독일의 괴테 마을을 복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괴테의 공간을 구상했다. 현재 서원의 일부인 ‘괴테 오솔길’이나 ‘스무 명을 위한 파우스트 극장’ ‘여백 어린이 도서관’ ‘갤러리 여백’ 등도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차근차근 탄생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스스로 서원을 돌보며 나무와 꽃모종을 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비료도 주느라 정작 본인의 일인 학문은 뒤로 밀리기 일쑤다. 그는 현재 괴테의 모든 저서를 한국어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주경야독晝耕夜讀이라는 말이 전영애보다 어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가 가장 행복한 시간은 서원에서 해야 하는 일들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늦은 밤, 작은 등불을 들고 캄캄한 후원을 걸어 작은 단칸방 집의 불을 켤 때다.
한국의 서원에 난데없이 웬 괴테냐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다. 그는 그럴 때마다 따지고 보면 옛 서원들에서 “모신” 공자도 외국 학자이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리고 이렇게 첨언한다. 바이마르라는 인구 6만의 작은 곳이 독일의 문화적 역사적 자부심이 되는 것도 인물 하나 잘 키워내어 그렇다고, 우리에게서도 인물 하나 잘 커 나오기를 바란다고. 그런데 그 인물은 누가 키워주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스스로 크는 것이라, 그저 훌륭한 예 하나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이다. 그리고 저 혼자 잘 크는 인물도 부럽지만, 또한 독일에서 나온 괴테, 쉴러, 베토벤 등도 부럽지만 그런 인물들이 있게 한 사람들이 부러워 그 이야기를 많이 하노라고 거듭 말한다.
서원 한쪽에는 흰 연꽃이 가득 피는 연못과 작은 솔밭 사이에 한 사람을 위한 아주 작은 한옥집이 한 채 있는데, 이 집은 우정友亭, 즉 ‘벗의 집’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보통 외국학자, 예술가들이 두어 달씩 머물며 작업하는 장소로 쓰이는데, 멀리서 온 학자들은 이곳에서 책을 완성해가기도 하고, 화가들은 그림을 그려 갤러리 여백에서 전시를 하고 간다. 이렇게 동서의 만남의 한 표본이라 해도 좋을 만큼 긴밀하고 다채로운 만남이 여백서원에서 이어지기도 한다.
전영애가 이 모든 일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그런 사람은 어떻게 자기를 키웠는지 알려주고 싶어서다. 그가 모델로 삼은 괴테는 살면서 위기나 시련을 겪으면 능동적인 사유와 연구, 창작으로 극복해낸 인물이다. 그는 괴테를 알게 된 것이 엄청난 행운이라고 말한다.
종이시대의 가장 생산적인 문인
괴테가 들려주는 간명한 지혜의 말
괴테는 빼어난 작품들로 유명하지만, 그만큼 많은 일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바이마르 공국의 장관이면서 26년간 극장을 이끌었던 연극인이고, 38년간 도서관을 감독하며 세계의 온갖 책들을 끌어모아 작은 나라를 문화의 메카로 만들었다. 대외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면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아서, 그가 써낸 작품들을 모은 바이마르 판 전집은 무려 143권에 달한다. 이 글들은 분야도 다양한데, 시와 소설, 희곡 등 문학뿐만 아니라 식물학, 광물학, 기상학, 동물학에 대한 글도 많고 자연과학에 대한 논문도 있다. 괴테가 남긴 스케치만 2500여 점에, 사는 동안 쓴 편지의 양도 2만여 통으로 추정된다. 긴 생애 동안 그는 한시도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사랑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괴테는 그 모든 일들을 결코 대충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대작 『파우스트』는 무려 60년 동안 쓴 작품으로 유명하다. 실로 크고 넓은 인물의 전형이라 할 만하다.
“눈물 젖은 빵”에 관한 이야기나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 등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유명한 말들에는 괴테가 긴 생애 동안 끊임없이 꿈꾸고 사랑하며 체득한 빼어난 지혜가 담겨 있다.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는 괴테의 작품세계가 워낙 방대하여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독자들을 위해 차분히 이야기하는 말투로, 우리가 괴테에게 배울 수 있는 삶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에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찾아내어, 나지막이, 그러나 단호하게 희망에 대해서 말한다. 험하고 때론 잔인한 세상 속에서, 어떤 어려운 순간이 오더라도 어긋나지 않을 바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전영애의 글에서 완연히 전해져오는 느낌은 따스함이다. 행여 괴테의 의도가 잘못 전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자신의 인생 궤적을 통해 어렵게 알아낸 귀한 깨달음을 섬세한 언어로 풀어낸다. 그래서 이 책은 소중한 사람을 향한 편지를 닮았다.
다시, 책 한 권의 무게를 가늠해보는 일
책이 ‘지식의 보고’로 전해지던 시대가 저물어가고, 이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람들의 무한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시대다. 그러나 전영애는 아직도 부러 무거운 책을 쌓아놓고 한자리에 앉아 오래도록 일어나지 못한다. 괴테가 60년 동안 쓴 『파우스트』를, 그는 45년을 두고 읽었다. 너무 많이 읽는 바람에 나중에는 낱장으로 흩어져 고무줄로 묶어두었다. 천천히 번역까지 해가며 읽은 책 한 권 한 권이, 그에게는 매번 하나의 세계였다.
전영애는 “세상 무엇이든 더이상 놀랍지 않을 때, 그 무감각은, 생물학적 연령이 어떻든 이미 실질적인 삶의 종말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먼 옛날의 위인으로서의 괴테보다 늘 삶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열렬히 사랑하며 “해처럼 맑게” 살았던 친숙한 한 사람과 마주앉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지향이 있다는 것은 갈 곳이 있고 목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목표가 있는 한 방황한다니. 갈 곳이 있기에 길을 잃는다니. 방황하지 않는 인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 방황이 바로, 목표가 있고 지향이 있기 때문이라니! 지금 방황해도 괜찮아. 다 가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 언젠가 어디인가에 닿아. 그런 쉬운 말보다, 말이 될 듯 말 듯한 이 위로가 주는 여운이 큽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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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알라디너님들이 올해의 책을 고심해서 올리고 계시죠. 저는 올해 그닥 많이 읽지는 못했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역시 몇권만 뽑기는 참 어렵더군요. 맘을 독하게 먹고(?) 분야별로 몇 권씩 정해보았습니다. 올해는 총 66권을 읽었는데, 순수하게 '권 수'+'완독' 입니다. 많이 읽은 분야부터 갑니다. 두구두구두구~~ 20... 더보기
독서괭 2022-12-30 공감 (41) 댓글 (28)
친구가 알려줬어요. 오늘 이거 해요, 하고.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메모해놓고 이제 샤워하고 밥 먹을 준비하고 있다가 아는 이들은 알고 모르는 이들은 모르겠지만 링크 걸어놓자 하고 정보 공유차 올려놓아요. 모두 굿밤.
수이 2022-12-29 공감 (36) 댓글 (4)
1. An American Bride in Kabul 밀린 책 읽기에 여념이 없는 요즘이다. 2챕터 남았던 책을 마저 읽었다. 카불의 미국인 신부, 필리스 체슬러는 제2세대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페미니스트 중의 한 명이다. 미국으로 유학 온 아프칸 남성과 결혼해 카불에서 5개월 정도 체류하면서 죽음의 위기 가운데 간신히 카불을 탈출했고, 시간이 지난 후에... 더보기
단발머리 2022-10-28 공감 (3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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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읽을 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가끔 이제 책은 열심히 안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만난 책이다. 이 책에 쓰여 있는 전영애 선생의 생각이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우직하고, 곧고, 바람직하고, 순수하고, 따라하고 싶은 것이 많고, 아름다워서 읽는 내내 많이 울었다.
라로 2022-10-24 공감 (2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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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일상의 삶 속으로 조제해넣어 온 발자취
이제 책 같은 건 없어도 살 듯한 세상이지만, 저는 책이 있어 산 것 같습니다. 책을 통해, 달리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며 사는 사치까지 누렸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좋은 글을 찾아 읽게 되고, 그런 글을 쓴 사람을, 시공과 무관하게 만나게 됩니다. 잠깐 차 한잔을 나누어도 가까워지는데, 누군가가 온 힘을 쏟아, 때로는 인생을 다 바쳐 쓴 책 한 권을 읽는다는 건 실로 엄청난 일입니다. - 195쪽
전영애 선생님이 지난/현재의 삶- 학문을 향한 사랑으로 달려온 길과 꿈을 펼쳐내며 다듬어가는 시간들- 을 소박하고 온화하게 들려주시는 이 책을 읽는 것이 내게는 "실로 엄청난 일"이었다. 나태해진 정신을 번쩍 일으켜주었고 시들했던 열정을 다시 불사르기 위해 불쏘시개를 모을 힘을 주었다. 앞으로 나태해질 때마다 다시 펼쳐보려 한다. 그리고 몇 년 뒤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데리고 '여백서원'에도 방문하고 싶다.
전영애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파우스트> 전체를 한 줄로 요약하라면 누구나 서슴없이 택하는 구절"(13쪽)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는 구절이라고 한다. 그러나 선생님은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고 번역하셨다. 후자가 훨씬 와닿는데??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면, 노력하기 싫은데? 하는 마음이 들지만,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고 하면, 지금 방황하더라도 지향하는 어떤 지점에 언젠가는 가닿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생긴다. 이 첫부분에서 이미 전영애 선생님의 이 책이 좋아졌고, 선생님이 번역한 <파우스트>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집에 민음사판이 있는데, 1권은 확실히 읽었는데 2권은 기억이 안 남.. 완독은 못했던 듯.
『파우스트』에 나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그저 단순한 악이 아닙니다. 이 악마는 내 마음속에 있는 "부정否定만 하는 영靈",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활동은 너무도 쉽게 느슨해질 수 있고/ 인간은 곧 무조건의 휴식을 사랑"하기에, "자극하며 작용하고, 악마로서, 이루어주고 마는 동무"로서 신이 인간에게 주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바깥에서 온 어떤 거대한 악이 아니고, 내 마음속의 꼬여 있는 부분이지요.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작심삼일을 극복하게 하는 조력자로 설정된 것입니다. - 18,19쪽
작심삼일을 극복하게 하는 조력자라고!! 언뜻 생각하기에는 내가 열심히 살려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데, 악마가 와서 속살대며 다른 길(유튜브, 넷플릭스?)로 유혹할 것만 같은데. 너무 느슨해지고 모든 것에 지루해하며 냉소하지 않도록, 영혼에 자극을 주는 존재라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면 좀 이해가 된다. 괴테는 노년까지도 학문에 대한 열정, 세상에 대한 호기심, 여성을 향한 사랑까지 멈추지 않았다고 하니. 괴테는 문인이었지만 장관이기도 했고 다방면의 예술문화에 관심이 많았으며 연구도 많이 한 모양이다. 아니 대체 몸이 몇개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가만히 살펴보면, 문인 괴테는 인간 괴테의 한 면모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 평생, 작은 나라이기는 했지만 바이마르 공국의 현직 4부 장관이었습니다. 교육, 문공, 산업(광산), 세무가 그의 주관 분야로, 산업부흥과 문화증진을 통해, 위로부터의 개혁을 통해 민생을 개선하고 또한 대학을 보살피며 교육을 통해 작은 나라를 이끌어올리고자 했던 정치인이며 26년간 극장을 이끌었던 연극인이고, 38년간 도서관 감독을 하면서 온갖 세계 신간을 모아들여 작은 공국을 문화의 한 메카로 만들면서, 당대의 세계 문물, 세계 지성과 교류를 활발히 했던 전인적 지성입니다.
대체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것도 신기한데, 그런 막중한 사람이 하는 말이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 내가 살아 있는 것, 알게 되었네"라니요. - 200쪽
그 어떤 요인이든 우리 누구나가 어린 시절에 가졌던 그 아름다운 호기심이며 지식욕을 잃을 때, 이즈음처럼 너무도 일찍이 부과되는 것들로 하여 자발성을 상실할 때 그 무덤덤, 무감각, 무신경의 인생은 얼마나 황폐하며, 얼마나 가여운가요. 얼마나 불행한가요. 그 모든 것을 세상 탓이라고 밀쳐놓고 자신을 피해자의 자리로 옮겨놓고 그 자리를 요지부동으로 고수하면서 어딘가를 향해 목청 높이는 삶은 또 얼마나 옹색하고 불행한가요. - 25쪽
이렇게 말씀하시는 전영애 선생님이야말로 작심삼일과는 백만광년 떨어진, 열정과 근성으로 똘똘 뭉치신 분 같다. 얼마전 페이퍼에도 담았지만, 이분이 수십 년 전에 여성으로서 학문을 하기 위해 겪었던 수많은 고난들을 읽고 있으면 스스로가 엄청 부끄러워진다. 그때도 썼지만 선생님은 읽는 이더러 부끄러우라고 쓰신 게 아닐테지만.. 단발머리님 말씀처럼 누워있다가도 벌떡 일어나 무릎 꿇고 정좌하게 된다;; 나태한 자에 대한 죽비인가. 죽비 치고는 부드럽고 조곤조곤 하지만, 효과는 비슷한 듯.
10년이 되어 그간 대략 수합해놓은 책 한 권 한 권의 후기를 복사하여 작은 거실 바닥에다 구불구불 늘어놓고 그 사이를 거닐던 순간이 잊히지를 않습니다. 젊은 날이 참으로 캄캄했었는데, 한 치 앞이 안 보이게 캄캄했었는데, 시간 순으로 늘어놓은 그 구불구불한 종이의 열列을 따라 이리저리 걸어보자니 마침내 길 같은 것이 보인 것입니다.
눈 앞이 캄캄한 채로, 그 어떤 등댓불도 없이, 그러나 눈앞의 일만은 그저 힘껏 했었는데 돌이켜보자니 그 '힘껏'이 길을 만들어놓은 것이었습니다. - 53쪽
'눈앞의 일만은 그저 힘껏'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뭘 하다가도 중간중간 자꾸 핸드폰 들여다보고 딴짓 하는 사람(나)은 이 부분 인용하면서 다시 무릎 꿇는다. 죄송합니다..
위 인용문에서 언급한 후기들을 모아 낸 책이 <맺음의 말>이라고 하는데, 일단 담아뒀다.
그는 유연했습니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입장 중에서 가장 굳을 수밖에 없는 것, 그렇다고 우리가 아는 것, 즉 종교에 대한 태도까지 그러했습니다. (...) 그러나 그런 '열림'이 쉬웠겠습니까. 청년 괴테는, 그의 '열림'이 어떠했는지를 이렇게 썼습니다.
조개들이, 살을 껍질 밖으로 펼쳐낼 때 물에 뜨듯이, 그렇게 나는 사는 걸 배웁니다.
조개가 연한 살을 내미는 곳은 짠 바닷물입니다. 우리의 세상과의 만남은 연한 살이 소금물에 닿을 때처럼 아플 수 있습니다. 언제나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하면서, 상황에 따라, 그 상황이 어떻든 자신의 사고를 유연하게 열고 옮길 수 있는 힘, 그런 힘이 진정 큰 힘인 것 같습니다. - 70, 71쪽
언제든 그 순간에, '현재'에, '지금 여기'에 충실했다는 것입니다. 당면한 문제를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 씀으로써 하나의 이미지로 모아서 문제를 선명하게 파악하고, 늘 그런 식으로 그 한 문제를 넘어섰습니다. (...) 글로 쓴 그림, 그것이 예로부터 시詩 아닌가요. 괴테는 어려운 문제도 그렇게 정리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포착했습니다.
(...)세상의 문제에 원천적으로 답은 없습니다. 답이 있고 해결책이 쉬이 있으면 그게 문제이겠습니까. (...) 그런데 그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 문제의 전모를 바르게 파악하면, 기이하게도 생겨나는, 문제를 감당해가는 힘. 그 힘이, 답은 없지만 그중 답의 근사치일 수 있습니다. - 116, 117쪽
최근 <내 딸이 여자가 될 때>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다소 심난하다. 여자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면서 겪는 많은 정신적 혼란, 문제들을 분석하면서, 그 와중에도 단단한 '진짜 자아'를 가진 아이는 이 시기를 수월히 넘긴다는 것. 결국 내 아이를 어떻게 진짜 자아를 가진 아이로, 자기 삶의 키를 잡고 스스로 조종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울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위 인용문의 '문제를 감당해가는 힘' 그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일전에 어떤 심리학 책을 소개하는 팟캐스트에서 들었는데, 요즘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사소한 좌절'의 경험이라고 한다. 길을 잃어 물어물어 찾아가는 일(스마트폰 지도 켜면 되므로 좌절 없음) 같이, 사소한 실패를 겪고 이걸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회복탄력성을 키워주는데, 요즘 아이들은 미리미리 그런 실패의 경험을 차단하므로(부모나 스마트폰 등이) 그런 경험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영애 선생님이 첫 꼭지에서 얘기하신 에피소드는 서울에서 여백서원(여주)까지 혼자 책 한권 들고 길을 찾아온 열한살 남짓한 아이 이야기다. 내 아이가 이 아이처럼 크면 좋겠다. 하지만 세상이 너무 험해.. 과연 내가 혼자 보낼 수 있을까? ㅠㅠ
제가 보여주려는 것은, 단순히 우리에겐 조금 낯선 인물인 괴테가 아닙니다. 첫째, 사람이 뜻을 가지면 얼마나 크는가. 둘째, 그런 사람은 자기를 어떻게 키웠는가. 그런 것을 보여주고 싶어 생각하는 가운데 계획이 조금씩 세워졌습니다. 서원 안에 있는 '여백 어린이 도서관'을 찾아오는 어린이들이 참 예뻐서, 그런 아이들이 더 커서도 찾아오고 지켜갈 수 있는 곳을 떠올리던 생각의 끝자락에 맺힌 그림입니다. - 149, 150쪽
크게 소리는 못 내는 채로, 한마디 말이 내내 마음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바로 "손 놓지 말고"입니다.
(...) 무엇을 시작하든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세상을 걱정하며 잡았던 서로의 뜨거운 손을 놓지 말고, 무엇보다 누구든 제자리에서 하던 일에서 손을 놓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각자 자기 일을 성심껏 해가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불의에 대해 눈 부릅뜰 줄 알아야겠지만 주변 또한 돌아볼 줄 알고, 분수 넘게 이것저것 사느라 혹은 허겁지겁 남 따라가느라 허덕이던 손길로 제 옷깃도 좀 여며볼 줄 아는 것이야말로 진정 우리의 자긍심을 세우는 일이 아닐까요. 모두가 뜨거운 가슴으로 자기 안의 등불을 켜는 시간이야말로 그 모든 것을 위한 성찰의 시간이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 161, 162쪽
세상 어딘가에 '손 놓지 말고'라는 마음으로 성심껏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든든한 기분이다. 생애 끝까지 깨어 있으며 경탄하는 능력을 잃지 않았다는 괴테처럼, 전영애 선생님처럼, 나도 성심껏 내 일을 하면서 읽고 쓰고, 꺠어있기 위해 노력하며, "내가 받은 유산"인 시간을 소중히 써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꿈을 일상의 삶 속으로 적절히 조제해넣"(113쪽)어 오신 선생님의 발자취가 아름답다. 해외 문사들, 연구자들과 활발히 교류해오신 경험담들을 보고 있으면 와 너무 멋지다..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여백서원' 소개영상을 공유하려고 했는데, 타웹사이트에서 재생되지 않도록 설정된 모양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보시면 좋겠다.
링크: https://youtu.be/TgGtcriXooE
책에 인용된 괴테의 시구들도 얼마나 좋은지. 밑줄긋기로 넣어둔다.
"그대 ‘선‘에 대하여 보답을 받았던가?"
나의 화살은 고운 깃 달고 날아갔다오.
온 하늘 열려 있었으니
어디엔가 맞았을 테지요. - P30
바로바로 보답이 있기 어렵고, 바로 그곳에서 사례하기는 어려운 이 시간 차, 이 장소 차가 어쩌면 세상이 얽혀 있게끔 세상을 지탱해주는 넓은 그물망인지도 모릅니다. 받은 사람이 베품는 사람으로 크는 시간이고, 세상이 넓혀지는 시간입니다. - P82
내가 받은 유산 얼마나
찬란하고 얼마나 넓디넓은지
시간이 나의 재산,
내 경작지는 시간 - P43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건 초조,
더더욱 쓸모없는 건 후회
초조는 있는 죄를 늘이고
후회는 새 죄를 만들어낸다 - P47
가슴 열렸을
그때만 땅은 아름답다
그대 그토록 찌푸리고 서 있었으니
바라볼 줄을 몰랐구나. - P65
올바른 목적에 이르는 길은
그 어느 구간에서든 바르다 - P101
사랑이 빠져 있는 모든 것이 얼마나 공허한지를 괴테는 일찍이 파악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사랑이 참 유난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것이든, 자연에 대한 것이든 다 그랬습니다. 언젠가 한번 마음을 끈 것, 그 마음에 위로를 준 것은 오래오래 사랑했습니다. 눈여겨보았던 꽃에 대해서는 평생 식물 연구가 이어졌고, 언젠가 마음을 의탁했던 바위에 대한 추억은 평생 지질 연구를 하게 했고, 언젠가 한번 신비롭게 본 색채 현상에는 40여 년 동안의 광학 연구가 이어집니다. 남겨진 업적들은 사람과 자연에 대한 그의 사랑으로 요약될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더구나 사랑이야 말해 무엇할까요. 한 사람에게 18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내며 괴테는 말합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 편지의 자모 하나하나가 당신에게 그 말을 할 거예요." - P104
"꿈을...... 일상의 삶 속으로 적절히 조제해넣을 수 있으면 좋겠지요. 꿈과는 까마득히 거리가 먼 삶을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꿈을 실현하겠다고 물불 안 가려선 무리가 따르는 법입니다. 좋은 꿈이라고 해서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을까요. 삶에다, 마치 조제약에다 한 가지를 첨가하듯 꿈을, 어떻게든 조금씩이라도 섞어가면, 삶이 견디기 낫고 사람도 반듯해지고 꿈도 단단해지겠지요." - P113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놀라워함, "전율"이 "인간의 가장 양질의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긴 생애의 끝까지 괴테에서는 이 놀라움, 경탄의 능력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논설이, 문학이, 시가 결정結晶처럼 서서히 맺혔지요. 깨어 있었습니다. 혹은 그렇게 살아 있었습니다. 생애 끝까지 말입니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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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10-05 공감(34) 댓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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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괴테 연구자의 삶과 지향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흠모였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마음보다 좋아하는 사람을 닮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나는, 지금도 책에서 흠모할 만한 사람을 찾고 그에게서 흠모할 만한 점을 배우려 한다. 이 책은 내가 흠모하는 독서가 중 한 명인 팟캐스트 <책읽아웃>의 '캘리' 님이 추천하셔서 알게 되었다. 내가 흠모하는 캘리 님이 흠모하는 전영애 교수님의 존함은 오래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그의 책을 읽은 건 부끄럽게도 이번이 처음이다.
다행히 이 책은 전영애 교수님을 잘 모르는 나 같은 독자가 읽기에 적합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편한 문장으로 소개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전영애 교수님은 한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괴테 연구자로,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1년 바이마르 괴테학회에서 수여하는 '괴테 금메달'을 수상했다. 현재는 경기도 여주에서 '여백서원'을 운영하며 괴테의 모든 저서를 한국어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 괴테가 60년을 쓴 작품 <파우스트> 전체를 한 줄로 요약한 문장이다. 저자에게 있어 인생 전체를 방황하게 한 지향은 단연 괴테였다. 학창 시절 공부하는 틈틈이 읽은 독일 문학에 이끌려 독문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저자는, 군사 독재 정권이 학교를 점거하고 공부하는 여자는 "비극의 씨앗" 취급 당하는 사회 분위기에 굴하지 않고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교수로 임용이 된다는 기약이 없어도 공부하고, 팔릴 가망이 보이지 않아도 책을 쓰고 번역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비결로 저자는 '10년 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든다. 괴테의 책을 원어로 읽고 싶다는 열망이 그를 독문학의 세계로 이끌었고, 제대로 된 번역본이 없는 괴테의 책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다는 꿈이 그로 하여금 번역하고 책을 쓰게 했다. 이제는 한국에 괴테를 읽고 연구하는 배움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백서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이 많은 사람들의 '10년 후'를 상상하게 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저자. 앞으로 그를 따라 괴테를 읽어갈 생각에 마음이 설레고 나의 10년 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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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2022-03-14 공감(1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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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선생의 노후직업은 ‘박수부대‘라고 한다. 누군가 자기보다 커 보이면 미워하느라 나와 남을 괴롭히는 좀스러운 짓을 하지 않고, 큰 걸음을 걷는 이들을 향해 크고 다양한 박수를 치고 싶다고.최근 좀스럽게 사느라 허리가 아팠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잊고 지냈던 것들이 떠올랐다.˝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
알루 2023-02-26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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